나는 당신의 자매입니다
오드리 로드 지음, 박미선.이향미 옮김 / 오월의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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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퀴어 지식인 활동가, 시인, 도서관 사서, 교수, 전사, 두 아이의 어머니.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 급진적 여성운동, 초기 퀴어운동의 담론 형성에 흑인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전사 엄마. 스스로를 “시스터 아웃사이더” “당신의 자매”라 불렀던 사람.

오드리 로드가 전 지구적 관점으로 흑인 페미니즘을 확장하고 우리에게 남긴 유산인 책으로 수록된 모든 글에는 로드 자신은 물론 자신의 목소리로 대변되는 모든 이들이 여성과 퀴어와 노동자, 흑인의 해방에 기여한 역사적 주체임을 기록해 놓았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며 글을 썼던 로드의 글을 쓰는 주된 이유는 겁에 질려 말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여성들을 위해서였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자신을 보살피는 방법을 글쓰기라고 말하며 두렵고 지친 가운데서도 쓰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격려해 주어 자신의 감정을 쓰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큰 위안을 준다.

"흑인 레즈비언에 대한 공격은 우리가 모든 차이를 두려워하도록, 차이를 없애거나 무시하도록 가르침을 받았던 바로 그 내면 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성 소수자 운동가이자 페미니스트로서 단단함이 묻어져 있으며 소수자들의 삶을 짓누르는 폭력에 저항하고, 그들이 처한 고립과 두려움을 줄이려는 태도의 근본은 분노임을 알려주며 제대로 된 상대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가 느끼는 분노를 인식하고 명명하여 그 분노를 그것이 있어야 할 마땅한 곳에 두는 효과적인 방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다. 나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내 아이들의 생존을 위해서도 말이다."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을 잡을 필요가 있다. 단순히 페미니스트가 아닌 혐오 정치에 맞선 사회운동가로 통찰과 전략을 보여준 전사이자 많은 여성들이 어둠 속에서도 빛날 수 있게 이끌어 준 여성들의 엄마인 오드리 로드, 그녀는 오늘 나에게 내 목소리로 어떤 소리를 내어야 하는지 알려준 최고의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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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은유들
페드로 알칼데.멀린 알칼데 지음, 기욤 티오 그림, 주하선 옮김 / 단추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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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이토스는 강, 플라톤은 동굴, 아우구스티누스는 거울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철학을 은유적 이미지로 풀어내어 철학적 사고의 여정으로 안내하는 그림책이다. 철학이 낯선 사람들에게 상징과 은유를 통해 개념을 명료하게 전달하고 기욤 티오의 그림을 통해 직관적으로 느끼며 예술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지금이야말로 철학의 은유가 가장 필요할 때가 아닐까. 이 책은 단순한 이론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와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은유를 찾아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여 우리가 삶의 의미를 탐구할 수 있게 도와준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 자신만의 철학적 상징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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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34
존 스타인벡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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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분노의 포도>로 퓰리처상 수상의 영애를 안고 이후 사실주의 대표 작가, 현대 미국 문학의 상징 존 스타인벡의 인간의 본성과 비밀, 악의 가장 어두운 심연을 상징적으로 그려낸 우화.

가난한 인디언 키노, 사랑스러운 아들 코요티토가 전갈에 물려 입으로 직접 독을 모두 빨아낸다. 그러나 온몸에 독이 퍼질까 걱정되어 의사를 찾아가지만 진료거부를 당한다. 다행히 아들은 무사했고 키노는 엄청난 진주를 발견한다. 소식을 들은 의사는 뻔뻔하게 자신이 전갈 독을 치료해 주겠노라고 찾아와 진주를 노린다. 과연 키노는 어떤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인가.

흑과 백이 뚜렷한 이 책은 인간 욕망의 무상함, 단순하고도 무해한 자연의 삶과 탐욕적이고 구원이 없는 세속의 삶이라는 구도 안에서 풍성한 상징과 함께 서정적으로 펼쳐진다. 인간의 탐욕을 자극하며 물질의 풍요를 의미하는 진주, 인간이 탐욕 앞에 얼마나 무기력해질 수 있는지, 그 유혹이 얼마나 적나라하게 약점이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탐욕에 사로잡혀 점차 변해가는 키노와 진주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며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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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고민이 있니? 내일의 나무 그림책 3
천유링 지음, 권성지 옮김 / 나무의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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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일러스트레이션 부문 수상작가인 대만 천유링 작가의 어린이를 위한 마음 교육 그림책!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데 생각대로 되지 않는 미나는 마음의 숙제가 생긴다.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미나는 동물 친구들을 찾아가 그들의 고민 이야기를 들으며 조금씩 답을 찾기 시작한다. 각자의 방식대로 고민을 해결하는 동물 친구들을 만난 미나는 더 이상 고민거리가 되지 않게 마음을 바꾸기러 한다.

그림책 속의 고민과 우리의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다. 동물 친구들에게서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며 자기감정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그림책으로 어른과 아이들 모두가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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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문 매드앤미러 4
김유라.엄정진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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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못 보던 문이 생겼다.’

「하루에 오백, 계약하시겠습니까?」 김유라
낮에는 사무직, 밤에는 음식 배달원으로 살고 있으며 삶의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영훈은 퇴근길에 낯선 남자와 마주친다. 그 남자는 하루에 500만 원을 줄 테니 방을 임대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영훈은 엉겁결에 알겠다고 대답한다. 다음 날, 벽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상한 문이 생긴 것을 발견한 영훈에게 진짜로 500만 원이 입금되었다는 알람 문자와 그 문안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경고 문자가 날아온다.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푼 영훈, 과연 꿈틀대는 호기심을 이겨내고 계획대로 큰돈을 벌 수 있을까.

「어둠 속의 숨바꼭질」 엄정진
이선은 어릴 적 살았던 아파트가 재건축한다는 소식에 아쉬운 마음으로 아파트를 한 바퀴 둘러보는 도중 놀이터에서 어린 남자아이를 발견한다. 8살 때 실종되었던 오빠와 똑같은 외형과 옷차림인 남자아이는 순식간에 도망쳐버린다. 이선은 아이를 뒤쫓아 살았던 집 안으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처음 보는 구멍을 발견한다. 순간 이선의 귓가에 음악소리가 들리며 이선은 통로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그 남자아이는 진짜 이선의 오빠일까. 맞다면 왜 아직도 8살 모습 그대로인 채로 나타났을까.

모든 작품을 잇는 매드앤미러의 세계관을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장르의 소설을 만나게 된다. 매미를 찾는 재미와 상대 작가의 일부를 작품에 심었다는 것을 알고 읽는다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두 번째 작품에서 첫 번째 작품의 일부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한 매드앤미러 프로젝트, 이번에도 나의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기대 이상인 호러소설을 찾는다면 매드앤미러 시리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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