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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지오의 ‘신체 표지 가설somatic maker hypothesis‘에 따르면 신경계에서 감지된 정보는 느낌으로 인지되며 감정은 그다음에 온다. 화가나서 숨을 거칠게 내쉬는 것이 아니라 숨을 거칠게 내쉬는 행동을 뇌에서 ‘화‘라고 해석한다는 뜻이다. 
- P372

문자가 만들어지자 상상은 한 단계 도약한다. 문자는 단순히 말을기록하는 기호가 아니다. 문자로 된 글은 생각의 지도다. 글은 생각을시각화하여 그 구조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 P377

지구 표면의 70퍼센트가 물, 즉 바다지만, 바다는 지구 표면, 즉 지각위에 있다. 지구가 사과라면 지각은 사과 껍질이다. 지구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바다는 없는 거나 다름없다.
- P386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은 종류도 많고 복잡하기 이를데 없지만 본질은 같다. 원자들을 재배치하는 것이다. 원자는 사라지거나 만들어지지 않는다. 원자는 보존된다. 일군의 레고 블록으로 자동차를 만들었다가 분해해서 다시 비행기를 만들 듯이 원자들은 탄수화물에서 이산화탄소로 그냥 새롭게 재배열될 뿐이다. 이것이 화학의핵심이다.
- P390

이렇게 서로가 다른 분야로한 발짝씩 내딛다 보면 언젠가 모두가 모든 것을 이해하는 날이 오지않을까.
- 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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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유지하려는 목적을 지속적으로 완수하기는 힘들다. 세상은 위험으로 가득하고 예기치 못한 일들이 언제나 일어나기 때문이다.
한 번의 실수로 죽을 수 있다면 자신을 
유지하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기막힌 답이 있다. 자신의 복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형이상학적인 문제가 있다. 복제된 내가 나인가?

- P266

좌우대칭 동물은 운동의 결과로 나타났다. 운동은 이동을 자유롭게 해준다. 자유롭게 움직여 ‘먹이‘를 찾는다는 것인데, 여기서 먹이란정확히 무엇일까? 생명을 이루는 물질은 비슷하다. 단백질, 지질, 탄수화물 등이다. 따라서 다른 생물을 그냥 삼키는 것이 최고의 먹이다. 주변을 탐색하고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능력은 다른 생물을 잡아먹는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 P296

어떻게 포유류가알을 낳느냐고 물으실 분도 계실 거다. 진화에는 방향이 없다. 그때그때 필요하면 변화가 오는 것이다. 그 결과로 얻어진 여러 생물을 인간이 만든 기준에 따라 엄밀하게 칼로 자르듯 말끔하게 종류를 나누기는 힘들다.
- P301

사실 멸종은 끊임없이 일어났으며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화석으로 남은 생물의 대부분이 지금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아도 그 많던 생명체가 모두 사라져버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멸종은 진화를 이루는 중요한 축이다. 환경 변화에 적응하여 진화한다는 것은 적응하지못하는 생물이 멸종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들이 죽어 생긴 빈틈을조금이라도 적응을 더 잘한 다른 생명체가 메꾼다. 백악기 대멸종이있을 때 공룡이 진화하여 포유류가 된 것이 아니다. 공룡은 모두 죽었고, 이미 존재하고 있던 포유류가 그 빈자리를 메웠다.
- P303

더욱더 나쁜 것은 인간의 활동으로 지구의 평균 온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기후 변화는 생태계를 훨씬 극적으로 교란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생물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것이다. 하지만 대멸종이 일어날 때, 최상위포식자는 언제나 멸종했다. 참고로 지금 최상위 포식자는 인간이다.
- P304

인문학이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면, 인문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문학‘을 하는 사람이 인간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할지 모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 
- P306

사랑은 우연을 먹고 자라나지만, 결혼은 우연을 제거하고 예측가능성을 선물하는 일이다.
- P312

그들은 얼룩말이나 들소같이 한데 뭉쳐 집단을 이루고 힘을 합쳐 대응해야 했을 거다. 힘없는 자는 뭉쳐야 사는 법이다. 무리를 이루게 되자 다른 이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 P325

 물리학자가 보기에 인간이 만든 허구의 체계를 연구하는 학문이 인문학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문학에서는 이유를 알수 없지만 ‘인간‘이 가장 중요하다. 인간과 돼지 가운데 하나를 죽여야 한다면 망설임 없이 돼지를죽여야 한다. 인간은 돼지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인간이돼지보다 중요한지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객관적인 이유가없다면, 돼지도 비슷한 논리로 인간보다 돼지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할수 있을 거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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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위에 1억 개를 늘어세울 수 있는 원자의 10만분의 1밖에 안 되는 작은 공간 내에서 총알보다 수십만배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입자를 상상해보라. 상식이 통하지 않는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사실 양성자와 중성자가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유지하며 존재하는지도 불확실하다. 아니 양성자나 중성자의 모습이 무엇인지, 모습이라는 단어가 적절한지, 이런 스케일에서 움직인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 P158

 태양이 복숭아라면 헬륨은 복숭아씨에 해당하고 복숭아 과육에 수소가 있는 셈이다.
이제 이 부분의 수소가 융합하며 탄다. 중력이 충분히 강하다면 헬륨도 짓눌려 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제 헬륨도 수소 역할을 하는것이다.
- P161

사실 우리가 사는 지구표면이야말로 우주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정말 희귀한 환경이라 할만하다. 아무리 추위도 영하 100도 이상이고 아무리 더워도 100도 이하라니! 더구나 물이 액체로 존재하다니!
- P166

소설 《삼체>의 외계 생명체가 바로 이 알파 센타우리에 산다. 그들이 지구를 점령하기위해 우주 함대를 보내는데, 지구인을 벌레라고 부를 만큼 앞선 문명을 가지고 있지만 우주선이 오는 데 300년의 시간이 걸린다. 이 긴 시간 동안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이 소설의 주된 내요이다. 이처럼 별들 사이의 거리는 빛의 속도로 몇 년씩 걸리는 게 보통이다. 태양은 정말 가까이 있는 별이다.
- P169

밤하늘에 보이는 우리은하의 별들 가운데 멀리 있는 별은 수만 광년 떨어져 있는 것이니, 그 별빛은 인류의 역사가 구석기 시대였을 때 출발한 셈이다. 우리은하만 해도 그 크기와 별들 사이의 거리는 인간의 시공간 감각을 훌쩍 뛰어넘는다.
- P170

하지만 우주가 끝없이 팽창하기만 한다면, 왜 특정 순간부터 팽창을 시작했는지설명이 필요하다. 무한히 열린 시공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어렵다. 이런 우주에서 존재와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다음은 밀란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나오는 문장이다.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있을까?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복된다고 의미가 생기는 것은 아니겠지만, 현재의 우주론은 우주가 단 한 번의 빅뱅으로 생겨나 끝없이 팽창하는 단 한 번의 삶을 살아간다고 말해준다.

- P181

이처럼 물리학은 표준 모형으로부터 우주 전체까지 세상 모든 것을 정합적으로 이해하려는 인류의 거대한 노력이다.
- P191

물리학자에게 죽음이란
우주는 죽음으로 충만하고 우리는 원자로 영생한다
- P192

죽음은 정의할 필요 없다. 원자의 집단이갖는 자연스런 상태가 죽음이기 때문이다. 흙, 돌, 바다, 공기, 지구, 달,행성, 태양, 은하 등은 모두 죽어 있다. 아니, 살아 있는 특별한 상태에있지 않다. 즉 유지와 복제의 특성을 갖지 않는다. 물질이 존재하는 자연스런 모습 그 자체를 우리가 죽어 있다는 특별한 용어로 부르는 것이다. 죽음은 생명의 반대말로 정의되지 않는다. 생명이야말로 그 자체로 특별한 상태다.
- P194

생명은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자로 되어 있지만, 우주는 죽음으로충만하다. 생명은 지구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것이니 (지금까지는 지구 밖에서 생명이 발견되지 않았다) 우주 전체를 통해 보면 죽음이 자연스러운 것이고 생명이야말로 부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으로 충만한 우주에 홀연히 출현한 생명이라는 특별한 상태. 어쩌면 우리는 죽음이라는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잠시 생명이라는 불안정한 상태에 머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죽음은 이상한 사건이 아니라 생명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 P194

죽음이 우주에서 자연스러운 상태라는 이야기는 막상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마주한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생명이 없는 우주에서는 생명이 놀라운 일일지라도, 이미 생명을 가진 존재에게 생명은 당연한 것이라 죽음은 인간에게 속수무책의 재앙일 뿐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물리학적인 죽음에서 소소한 위로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 P196

죽음이란 원자의 소멸이 아니라 원자의 재배열이다. 내가 죽어도 내 몸을 이루는 원자들은 흩어져 다른 것의 일부가 된다. "인간은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라는 말은 아름다운 은유가 아니라 과학적 사실이다. 이렇게우리는 원자를 통해 영원히 존재한다.
- P196

시아노박테리아는 수십억 년 동안 정말 열심히 일을 했고, 그 결과 지구는 산소로 가득한 행성이 되었다. 산소 호흡하는 생물들에게는 천국이 구현된 것이지만 산소를 이용하지 못하는 생물에게는 재앙이었을 것이다. 산소는 반응성이 강한 원자다. 만약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한다면 유독 가스로 가득한 위험하기 그지없는 행성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 P206

전자전달계, 양성자 저장, 양성자로부터 ATP 생산이라는 모든 과정이 일어나는 장소가 미토콘드리아다. 우리는 미토콘드리아 없이 한순간도 생존할 수 없다.
- P228

생물은 정교한 생화학 기계다. 이 기계는 수많은 원자로 되어 있고 물리 법칙에 따라 작동된다. 수많은 원자가 관여하는 이상 실수는 반드시 일어난다. 예측 불가의 불확실성은 원자 세계를 기술하는 양자역학에 내재된 본질적 특징이다. 제법 큰 규모의 원자 기계에서는 열역학적 요동이 실수의 이유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류가 누적되고 고장이 잦아지다가 생화학 기계는 결국 작동을 멈춘다. 우리는 이것을‘죽음‘이라 부른다.
- P231

 세포가 마이크로미터의 크기니까 이런 속도라면 1초에 세포를 여러 번 왕복할 수 있다. 바로 이 때문에 각종 분자가 적시 적소에 존재하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망치가 필요해서 망치를 찾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 항상 망치가 날아다니는 셈이다. 결국 생명의 화학 반응들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세포 안에는 재료가 될 물질이 충분히 존재해야 한다. 당신이 날마다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이런 재료를 부족함 없이 보급하기 위해서다.
- P246

물리학은 우주에 의도나 목적이 없다고 말해준다. 그렇다면 생명은 우연히 생겨난 자기 복제기계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 지구 밖에서 다른 생명체를 발견하는 날이 문제에 대한 중요한 단서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외계 생명체의 화학 체계가 지구의 생명과 유사하다면 생명의 보편 원리가 존재할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보편 생명에 대한 이론을구축해야 한다. 지구 밖에 생명체가 없다는 것은 우주 전체를 샅샅이 확인할 때까지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외계에 생명체가 없다고 가정하면 우리는 그냥 엄청난 우연의 산물일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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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언젠가는 다시 <붉은 돼지>나 <마녀배달부 키키> 같은 낭만과 감성으로 충만한 진짜 하늘을 나는 꿈을 그린 작품을 들고 짠! 하고 나타나주기를 바라본다.
- P95

비 내리는 버스 정류장
흠뻑 젖은 도깨비가 있다면
당신의 우산을 씌워주세요
숲으로의 여권, 마법의 문이 열릴 거예요

이미 세월의 때가 잔뜩 묻어버린 탓일까, 아니면 사츠키와 메이에게 있는 순수한 동심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나에게 ‘숲으로의 여권, 마법의 문‘
은 결코 열리지 않았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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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 2호는 지구로 영원히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보이저 2호의 과학적 탐사 결과와 역사에 길이 남을 보이저의 발견들은 여행자의 이야기로서 결국 전파를 타고 우리에게 전해질 것이다. 
- P299

수차례에 걸친 연결과 중계의 최종 결과가 한 장의 인화지 사진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는것이다. 유로파의 놀라운 광경도 이런 과정을 거쳐서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1979년 7월 9일 아침에 전송돼온 유로파 사진의 배후 사연이며 전후 사정이다.
- P302

 단지 엄청난 가스와 구름의 층들이 보일 뿐이고, 표면이라고 딱히 짚어 이야기할 만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 우리가 목성에서 본 모든 것들은 다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 P305

 보이저 호는 전진에 전진을 거듭해 아마 21세기중반에는 이 태양권계를 넘어설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다른 항성계에들어서는 일이 없이 별들 사이에 펼쳐진 무한의 공간을 향해 미끄러지듯 나아갈 것이다. 영원히 방랑할 운명의 우주선이 ‘별의 섬‘들로부터멀리 떨어져 나와, 엄청난 질량이 묶여 있는 은하수 은하의 중심을 한바퀴 다 돌 때쯤이면 지구에서는 이미 수억 년의 세월이 흘렀을 것이다. 인류의 대항해epic voyage 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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