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루한 삶과비열한 죽음 사이에 끼어 하루하루 연명하는 그녀로서는, 겁에 질려달아나는 손자 녀석들은 고사하고 죽고 사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일수 없었다. 그녀의 과거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견디기 힘들었다. 죽음이 결코 망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후로 그녀는 색깔을 중대이는 데 얼마 남지 않은 기력을 다 쏟아부었다.
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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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아에게 감히 명령을 할 수 있다면, 그건 나뿐이다. 2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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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턱에 앉아 있는 네게 율리아가 - 그 동안 그녀가 네게 잘 길들여졌기를 바란다 - 이 편지를 네게 읽어주며 곧 우리가 다시 만나리라는 소식을 네게 전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뭐, 너벌써 가르랑거리는 거니?
몸집 크고 데퉁맞지만 성실한 너의 숭배자 슈테판이
74p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영영 그녀를 철들게 하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여성 흡연자들이 다 그렇듯 율리아의 둔감한 후각으로는 타버린내 마음의 탄내를 백 년이 지나도 못 맡을 것 같다.
77p

어이가 없다. 선량하다고 해서 바보 취급을 당하는 걸 용납해선 안되다. 나는 발톱을 세우고 이빨을 드러냈다. 허물없는 대화가 가능하던 멋진 율리아가 이토록 뻔뻔하고 멍청한 인간이었는가, 아니면 그저 순진한 탓일까? 슈테판이 우리 둘 중 누구에게 카드를 쓴 건지 율리아도 분명히 알았을 텐데.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노릇, 망연자실한 채 순그는 율리아가 제정신이 들도록 얼굴이나 팔뚝을 할퀴어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스타킹에 줄을 가게 하는 정도로 그쳤다.
81p

때때로 인간들이 어떤 특별한 예외 상한에서 아주 따뜻하게 서로에게 기댈 수 있음을 경험한다는 건 고양이의 생애를 걸어도 좋을 만큼 가치와 안정감을 느끼게 하다.
1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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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배하기 위해서 태어났지, 시중을 들자고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다. 14


‘우아한 곡선 다리의 고양이의 등을 비비기에 최상인 둥근 원
탁 하나가 촘촘히 짜여진 베이지색 양탄자 위에 단정히 놓여 있었다.
"내 크림색 털에 그 양탄자가 얼마나 잘 어울릴까, 상상만 해도 평균다. 감각있는 세련된 고양이라씨는 세련된 고양이라면 자신의 외모와 집안 인테리어의 조화를 무척 중요하게 여긴다.

가출, 새로운 주인을 찾아서 21

내 목구멍에서 가르랑 소리가 터져나왔다. 좀더 털을 하고.
레 가슴과 머리를 씻으면서 난 내 소임을 알았다. 그런 안주인이라며(그렇게 부비고 싶은 양탄자를 깔 만한 사람은 여자임에 틀림없다.) 저신도 나를 알게 될 기회를 누리게 해줘야 한다는그녀를 오래 기다리게 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 마침 그녀는 물뿌리개를 들고 밖으로 나와 초록색 화단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모습이 어찌나 눈부시던지! 그녀는 그 소파와 양탄자만큼이나 아름다웠고 폭넓은 긴 벨벳 치마를 입고 있었다. 보드라운 고양이털이 파고들기 딱좋은, 깊은 주름이 접힌 치마였다. 나는 나 자신에게 말했다. 잘 가꿔신 집안에서 뻣뻣한 청바지 대신에 치마 차림의 보기 드븐자림의 보기 드믄 미녀라면 반드시 나를 입양해야 마땅하다고,

23p

그 순간 이미 그녀는 내 손아귀에 들어와 있었다. 나는 허영을 모른다. 허나 굳이 진실을 말하지 말란 법은 없다. 시암 고양이의 파란 눈동자에 반하지 않는 인간은 없다는 진실을.
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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