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에게 보내는 스무 가지 약속
(예비 엄마아빠가 아이를 위해 쓰고 그린 이야기)
구아바 (지은이), 시니 (그림) 구아바북스 2020-04-10, 154쪽, 에세이

🧚‍♀️엄마가 뱃 속에 아이가 태어나길 기다리며 쓴 책 (아빠는 그림)을 럭키북페어에서 만났다. 흥미로우면서도 예쁘다 싶었던 건 목차와 글의 방향. 목차는 한 살부터 스무 살까지 스무 개의 챕터로 이루어졌는데, 글은 태어나지 않은 딸이 해마다 그 나이가 될 때 해주거나 같아 하고 싶은 일들을 담았다. 나무 심기라던가 자전거 타기, 친구들과의 파티 같은. 제목의 의미를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 엄마, 아빠가 궁금해진다. 아이가 똑똑하고 훌륭한 사람이 될 것 같은 것 보다, 캠핑 도서관 영화관 여행 등을 자신의 계획으로 할 수 있는 삶을 만들려고 약속한다. 그리고 그 시절의 친구와 경험 (심지어 상처까지)은 오롯이 아이의 시간이기에 조언을 하되 최대한 간섭하지 않으리라 한다. 대한민국 교육 세계관서 쉽지 않은 약속. 그리고 아이가 믿음을 갖길 바라고 인권 활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삶을 약속한다. 아이가 소수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 심지어 아이가 그 주인공이라도 응원하겠다는 약속에서는 대단하다는 말하기에도 부족한 먹먹한 느낌.

🧚‍♀️ 나는 아이가 없기에 책을 읽을 때엔 내가 경험하지 않은 세계의 이해와 연대하고 싶은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그러나 읽다보니 엄마가 자녀에게가 아닌, 나 혹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해 주는 약속이어도 좋을 내용들이 많았다. 아주 소소한 것이든 어떤 것이든 취미를 가지길 바라는 챕터에서는, 취미가 자신을 이해하고 아껴줄 힘이 되어준다고 엄마는 말한다. 그리고 한참을 멈출 수 밖에 없는 말이 이어 나온다. 취미는 자신을 위로하고 나 자신을 덜 불행하고 더 행복하게 만드는 비법이라고. 그리고 인연과 인권, 주도적인 마음은 내가 우리가 자신에게 말해도 좋을. 우리 모두는 언제든 다시 시작하고 성장할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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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너도 너의 세상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인연을 맺으며 때로는 힘이 되어주고 때로는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가겠지.
- P87

그 그리움을 함께 공유하는사람들은 그때 그 시절로 잠시나마 돌아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 주는 힘을 갖고 있단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그 시절의 사람들만이 갖는 특별함이지.
- P88

어쩌면 너 자신이 소수자로 태어날 수 있고,
어떤 계기로 인해 소수자가 될 수도 있고, 또 그렇지 않더라도 너의 소중한 사람이 소수자일 수도 있어. 그래서 점점 더 넓은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존중하고 공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 P120

우리는 네가 그 용기를 응원하기 위해서 작은 목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 그리고 혹여 네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된다면 많은 사람이 너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도록 엄마아빠는 너와 끝까지 함께 할 거야.
- P122

이제 넌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그에 대해 책임지게 되었는데,
그 녹록하지 않은 시간이 정작 네가 원하지 않은 타의들로 채워진다면 너무 억울하잖니. 그러니 네 멋대로 맘껏 살아보렴. 어차피 네 인생은네 거니까.
- P136

결국, 엄마와 아빠는 너의 옆에서 조언 이상의행동은 하지 않기로 했어. 어디까지나 너의 인생에서 중요한 건 너의 생각과 바람이고 우리는 너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를알고 있는 사람이나 경험을 만나게 해주는 역할을 할 거야.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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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좀 더 소중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으면서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는 건 너를 조금 덜 불행하고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인생의 비법을 한가지얻게 되는 거지.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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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임표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유추해 독자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라고 하는 듯하다. 독자는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에 말려드는데, 이는 저자와 독자가 맺는 계약의 한 부분이다.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정확히 말해주는 다른 문장부호들과 달리, 줄임표는 읽은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공유하게 만드는 신비롭고 비전형적인 문장부호다. 마침표는 그 어떤 모호성도 허용하지않는 반면 줄임표는 자기 생각으로 침묵을 채우라 말한다….
- P142

"세상에는 연속 쉼표를 수용하는 사람과 수용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것만 말하겠다. 절대로 술을 마시고 이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지 말라."
우리 사이에 바다가 있어 천만다행이다.
- P164

확실히 표지가 갖추어야 할 속성이다. 사람들을 설득해 글을 읽게 하고, 글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독자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색깔이든 이미지는 타이포그래피든 튀면 튈수록 좋다.
- P294

새로운 독자를 유인할 수 있는 상징이 뭔지 생각하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사람들이 ‘이 책은 왜 표지를 이렇게 디자인했을까?‘ 하고 궁금해하면 좋겠어요. 
- P312

쉽게 말하자면 그만큼 세상은 글 천지라는 이야기다. 너무 많아서 문자 문화에 의미 있게 참여하려면 구텐베르크 은하계를 맴도는 모든 글을 선별하고 분류해서 좋은 것과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을 구분해야 할 정도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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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경험, 시험, 훈련, 상식 퀴즈, 사소한 탐닉, 집착, 취해서 혹은 맨 정신으로 나누는 대화도 교열 편집자에게 허비되는 것이란 없다. 수년간 어지럽게 쌓아온 지식의 파편들이 결국 쓸모를찾아가기 때문이다. 
- P111

나는 ‘줄임표dllipsis‘라는 단어의 기원설을 무척 좋아한다. 이 단어는 누락, 부족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어떤 이든 인생에서 한 번쯤은 부족함을 느껴본 적이 있지 않을까? 인간의 실패를세 개의 작은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니, 얼마나 간편한지, 더 흥미로운 점은 줄임표가 유예의 점으로도 알려져 있어서,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우울과 갈망의 느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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