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방인
알베르 카뮈 (지은이), 김화영 (옮긴이) 책세상 2012-06-20
🍊 현대 사회는 거짓말을 전혀 못 하는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뫼루소 같은 사람이 조직에 있다면 사회성이 없거나 극 아웃사이더로 취급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적절히 잘한다고 해서 성격이나 사회성이 좋은 건 아니지만. 뫼루소는 그럼에도 나름 사람들과 잘 지내고, 나름 다른 사람에게 맞춰주는 걸 보면 사회성이 없거나 아싸도 아니다. 미국판 서문이 정확한 묘사라는 게 새삼 느껴진다. 뫼루소는 삶을 간단하게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
🍊 이방인의 첫 문장이 추후 소설 에 끼친 영향이 많을 듯. 와..정말. 십 여년 전 읽었는데 왜 기억이 안나는 것인가. 뫼루소. 그렇게 아무것도 엮이지 않고 살았는데도 인생의 갑작스런 소용돌이에... 별장 초반까지만 해도 알베르 카뮈의 ‘결혼.여름‘에세이 느낌이었는데 갑작스런 1부의 엔딩은 과히 충격적이다.
🍊 약 십여년 전에는 분명 이 책이 어렵고 지루하기 짝이없었는데, 2부를 늦게 읽기 시작했지만 일단 읽고나서는 손을 놓을 수 없었다. 그 때보다 문해력이나 지식이 늘어난 것도, 감성적이 된 것도 아닌데 받아들이는 게 왜이리 달라졌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두 가지였던 게 아닐까 싶다. 하나는 그 때엔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바쁜 반면 지금은 퇴사 후 시간이 있다는 것. 그리고 미래와 관계와 평판에 상관없이, 어쩌면 답답함을 떠나 너무 위험할 정도로 뫼루소가 지금의 본인 감정, 사실만 입각해 말한다는 것에 대한 부러움과 두려움이었다.
🍊 부록으로 실린 작품해설 세 편이 본문 작품보다 길고 어려웠다.. 어쩐지 알베르 카뮈 조차 내 작품이 그런 의미였냐고 되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심오한 해설의 바다에서 어느 순간은 감탄하고 대부분은 헤매고 있을때였다. 두 번째 해설 피에르-루이 레의 해설에서, 작자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혹은 반대로 작품이 뒤늦게 갖게 되는 의미들을 서로 구별짓는 다는 구절을 읽다가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왜 지금 내가 작품해설을 읽어야하는지 이유를 말해주고 있었다. 친절하고, 고맙게도. 해설은 각자의 몫이지만 해설을 읽고나서 <이방인>을 다시 읽어보고, 세 달전 읽었던 일부 뒷부분을 완독치 못한 카뮈의 에세이 <결혼.여름>도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작게 결심했다.
🍊 메모해 둔 구절이 너무 많아 좀 추렸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있지도 않은 것을 말하는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특히 실제로 있는 것 이상을 말하는 것, 인간의 마음에 대한 것일때는, 자신이 느끼는 것 이상을 말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건 삶을 좀 간단하게 하기 위하여 우리들 누구나 매일같이 하는 일이다.
그런데 뫼르소는 겉보기와는 달리 삶을 간단하게 하고자 하지 않는다. 그는 있는 그대로 말하고 자신의 감정을 은폐하지 않는다.
7-8 (미국판 서문)
🌱그냥 이야기 속에서는 잘 버티고 서 있을 수 있는 인물이 연극 무대의 세찬 조명 아래서는 완전히 무너져 앉아버리는 수도 있는 것입니다.
11 (이방인에 대한 편지 - 이방인을 연극으로 각색하여 상연하고자 하는 계획에 대한 카뮈의 회신)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21 (첫문장)
🌱잠에서 깨어나자 나는, 이틀 동안의 휴가를 청했었을 때 왜사장이 못마땅한 기색을 보였는지 그 까닭을 알아차렸다.
오늘이 바로 토요일인 것이다. 이를테면 나는 여태껏 그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던 셈인데,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그 생각이 문득 떠오른 것이다. 사장은 자연히 내가 그렇게 되면 일요일까지 합쳐서 나흘 동안 쉬게 될 것을 생각했을 것이므로, 그것이 그의 마음에 탐탁하게 여겨졌을 리가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엄마의 장례식을 오늘 치르지 않고 어제 치른 것은 내 탓이 아니고, 또 다른한편으로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나는 어차피 쉬게 되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장의 심정을 이해할 수 없는 바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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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무려 프랑스는 1940년대 중반에 이미 주 5일제가 있었구나! 새삼 놀래며 그래서 저 단락을 통으로 가져왔다. (사회생활 초기, 주 6일 근무하던 사람임..)
🌱그건 내 탓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그런 소리를 사장에게도 한 일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고 그만두었다. 그런 말을 해본댔자 무의미한 일이었다. 어차피 사람이란 조금은 잘못이 있게 마련이니까.
저녁때가 되자 마리는 모든 일을 다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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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일요일이 또 하루 지나갔고, 어머니의 장례식도 이제는 끝났고, 내일은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겠고, 그러니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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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아니 왜 1940년대 유럽이나 현대의 무기력한 직장인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인가...
🌱조금 뒤에 마리는 나에게 자기를 사랑하느냐고 물었다. 그런 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이지만, 사랑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나는 대답했다. 마리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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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침대가 삐걱거렸다. 그러고는 벽을 통해서 조그맣게 들려오는 괴상한 소리로, 나는 그가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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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뫼루소가 무조건 감정에 무딘 사람은 아니었다. 그리고 영감은... 짐작할 수 있었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반려견을 사랑하고 있었다.. 아...
🌱나는 사장의 비위를 거스르고 싶지는 않았으나, 나의 생활을 바꿔야 할 하등의 이유도 찾아낼 수 없었다. 곰곰 생각해봐도 나는 불행하진 않았다. 학생 때에는 그런 종류의 야심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학업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었을 때, 그러한 모든 것이 실제로는 아무런 중요성이 없다는 것을 나는 곧 깨달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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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또 묵묵히 있다가 그녀는 말하기를,
나는 이상스러운 사람이라고, 아마 그 때문에 자기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 테지만, 바로 그 같은 이유로 내가 싫어질 때가 올지도 모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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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짤막하고도 요란스러운소리와 함께 모든 것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나는 땀과 태양을 떨쳐버렸다. 나는 한낮의 균형과, 내가 행복을 느끼고 있던 바닷가의 예외적인 침묵을 깨뜨려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나는 그 굳어진 몸뚱이에 다시 네 방을 쏘았다. 총탄은 깊이, 보이지도 않게 들어박혔다. 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린 네 번의 짧은 노크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
88
🌱그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원망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게 없다는 것, 조금도 다른 게 없다는 것을 그에게 강조해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것은 결국 별로 소용이 없는 일이고 또 귀찮기도 해서 단념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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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전히 좀 피곤한 표정으로 내가 한 행동을 후회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잠깐 생각을 하고 나서, 진정한 후회라기보다는 차라리 일종의 귀찮음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나는 그가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99
🌱그때 나는 바깥 세상에서 단 하루만이라도 산사람이면 감옥에서 백 년쯤은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추억할 거리가 있어 심심하지는않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건 유리한 일이었다.
109
🌱한나절이 얼마나 길고 동시에 짧을 수가 있는 것인지 나는 알지 못했던 것이다.
지내기는 물론 길지만 하도 길게 늘어져서 하루는 다른 하루로 넘쳐서 경계가 없어지고 마는 것이었다. 하루하루는 거기서 이름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었다. 어제 혹은 내일이라는 말만이 나에게는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110
🌱그렇다. 그것은 이미 오랜 옛날 내가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던 그런 시각이었다. 그러한 때면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언제나 가볍고 꿈도없는 잠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무엇인가 달라져버린 것이 있었다.
왜냐하면, 내일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이제 내가 다시 만나는 것이 나의 감방이니까 말이다. 마치 여름 하늘 속에 그려진 낯익은 길들이 죄없는 수면으로 인도해 갈 수도 있고 감옥으로 인도해 갈 수도 있는 것처럼.
129
🌱그때 나는 검사의 말을 이해하는데 한참 시간이 걸렸다. 그가 ‘그의 정부‘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마리였을 따름이다.
132
🌱지금의 나의 관심거리는 메커닉한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불가피한 것으로부터 빠져 나갈 길이 있을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일이다.
143
🌱그들이 새벽녘에 온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결국 나는 밤마다 그 새벽을 기다리며 지낸 셈이다. 갑자기 놀라는 것을 나는 언제나 싫어했다.
148
🌱너는 죽은 사람처럼 살고 있으니,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조차 너에게는 없지 않느냐? 나는 보기에는 맨주먹 같을지 모르나, 나에게는 확신이 있어. 나 자신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한 확신. 너보다 더한 확신이 있어. 나의 인생과, 닥쳐올이 죽음에 대한 확신이 있어. 그렇다, 나한테는 이것밖에 없다.
157
🌱 내가 살아온 이 부조리한 생애 전체에 걸쳐, 내 미래의 저 밑바닥으로부터 항시 한 줄기 어두운 바람이, 아직도 오지 않은 세월을 거쳐서 내게로 불어 올라오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더 실감난달 것도 없는 세월 속에서 나에게 주어지는 것은 모두 다, 그 바람이 불고 지나가면서 서로 아무 차이가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거다.
157
🌱참으로 오래간만에 처음으로 나는 엄마를 생각했다. 엄마는 왜 인생이 다 끝나갈 때 ‘약혼자‘를 만들어 가졌는지, 왜 생애를 다시 시작해보는 놀음을 했는지 나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 생명들이 꺼져가는 그 양로원 근처 거기에서도, 저녁은 우수가 깃들인 휴식시간 같았었다. 그처럼 죽음 가까이에서 엄마는 해방감을 느꼈고,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마음이 내켰을 것임에 틀림없다.
159
🌱마치 그 커다란 분노가 나의 고뇌를 씻어주고 희망을 가시게 해준것처럼, 신호들과 별들이 가득한 밤을 앞에 두고,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159
🌱즉 그의 주인공은 선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도덕적인 사람도 부도덕한 사람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범주는그에게 어울리지 않고 그는 다만 작가가 부조리라는 이름을 할애하는, 매우 특이한 종류에 속한다.
164 (해설, 장 폴 사르트르)
이 문제들은 17세기 이래 메마르고 단견적(短見的)이며 관조적인 - 이것은 매우 프랑스적인 면이지만-이성을 가진사람들이 지적해온 것으로써, 고전적 회의주의의 흔해빠진 단골 주제로 쓰이던 것이다. ‘연약하며 반드시 죽게 마련인 우리들 조건의 이 자연적인 불행, 너무나 비참해서 그 문제를 조금만 자세하게 생각해보아도 위로가 될 것이라고는 찾아볼 길 없게 될 불행‘ 에 대하여 강조한것은 파스칼이 아니었던가?
165
🌱그러나 그의 진정한 스승들은 딴 데있다. 그의 추론 방식, 그의 생각의 명쾌함, 에세이스트다운 스타일의 양태, 어떤 종류의 음산하면서도 태양이 밝게 비치며, 정돈되어 있으면서 엄숙하고 동시에 황량한 정서 등 모든 것이 한 고전적인 인간, 지중해적 인간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167
그의 독창성은 바로 자기 생각의 극한점에까지 밀고 나가는 데 있다.
167
🌱《이방인》은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증명하는 책도 아니다. 부조리의 인간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묘사한다. 카뮈는 다만 제시할 뿐, 원래가 정당화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인 그것을 정당화하려고애쓰지 않는다.
171
부조리한 것으로 우리에게 소개하고자 했던 이 세계, 세심한 배려를 다하여 인과율을 제거한 이 세계 속에서는 가장 조그만 사건조차도 그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모든 요소들 중에서 주인공을 범죄와 사형 집행으로 몰고 가는 데 기여하지 않는 것이라고는 한 가지도 없다. 《이방인》은 부조리에 대하여,
부조리에 반대하여 창작된 고전적 작품, 질서 있는 작품이다.
192
이야기란 설명하고, 재현함과 동시에 정돈하며 시간적으로 진행된 앞뒤 관계에 인과율의 질서를 대치시키는 것이다. 카뮈는 이것을 ‘소설 roman‘이라고 명명했다.
193
🌱얼른 보아서는 소설과 관계가 적은 것 같은, 1937년 8월의다음과 같은 메모. 흔히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두는 곳(결혼, 출세 등)에서 삶을 모색하는 사내. 그런데 그는 돌연, 유행잡지의 카탈로그를 읽다가 자신이 얼마나 자기의 삶(유행잡지의 카탈로그 속에서 고려되고있는 그런 삶)과 무관한 존재인가를 알아차린다.
200 (카뮈와 이방인, 피에르-루이 레)
비록 이야기는 일 년에 걸쳐 있지만 실제로 서술된 이야기 내용은 모두가 여름철, 더 정확하게 말해서 6, 7월에만 진행된 일들이다.
213
남는 것는 어떤 유리창을 선택하느냐이다. 여기서 선택된 유리창은 ‘이방인‘의 의식이다. 실제로 그것은 하나의 투명체이다. 그 의식이 보는 것이면 우리들에게도 다 보인다. 다만 그 의식은 사물에 대하여는 투명하고 의미에 대해서는 캄캄하게 되도록 조직되어 있는 것이다.
218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뫼르소의 태도는 사장에게 매우 이상하게 보인다. 결혼에 대한 그의 무심한 태도는 마리를 놀라게하고 그의 몇 가지 행동들은 변호사를 당황하게 만든다. 작품의 형식-즉 앞에서 설명했듯이, 어떤 바라보는 거리를 허락하지 않는, 따라서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는 형식-으로 인하여 생긴 ‘인물‘
의 이해 곤란한 면에, 이번에는 이 인물이 노출시켜주도록 되어 있는
‘인간‘의 심리적 난해성이 추가된다.
226
이방인으로서의 그의 인격의 핵심이다. 저마다 말로 대가를 치르려 하고, 감정을 과장되게 표현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려 드는 세계에 대하여 그는 이방인이다. 뫼르소는 이중인격자가 되는 것을거부한다. 그는 자신의 실제 됨됨이와 상치되는 외관과 언어를 거부한다. 뫼르소가 유죄선고를 받은 것은 바로 언어의 코미디를 연출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231
그렇다면 이제 남은 문제는 뫼르소가 살인을 저지르는 순간 왜 자신의 불행을 예감했는지(˝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린 네 번의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 설명하는 일이다. 살인사건이 저질러지는 정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는 자신이 어떤 고의적 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에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계의 균형을 본의 아니게나마 파괴했기 때문에 죄인이라고 여기는 것이 분명하다.
233
인간은 ‘자연‘ (혹은 본연의 모습)과 혼연일체가 될 때 다른 인간들에 의하여 이방인으로 규정된다는 것을 그는 깨닫게 되었다.
227
🌱그러나 작자가 명백하게 의도했던 의미들과, 작자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그리고 때로는 그 의도와는 반대로 작품이 뒤늦게 갖게 되는 의미들을 서로 구별짓는 것이 비평의 여러 가지 목적들 중 하나다.
240
기이하게도 그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가장 성과가 적은 쪽은 그가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뫼르소에게 그의 인격을 계시하여 주는 것과 동시에 그 인격을 손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심판사가 그를 개종시키려 할 때 뫼르소는 귀찮다고 느낀다. 부속사제의 행동은 그를 불편하게 만들고 끝내는 그를 폭발시킨다.
241
최근 미국의 여론은 감방 안에서 회고록을 쓴 어떤 사형수의 편을 들었다. 그 사형수에게 재능이 있다고 해서 죄가 덜어지는것일까? 그 일화와 《이방인》은, 어떤 사람의 내면을 속속들이 알게 되면 거의 필연적으로 그를 이해하고 용서하기에 이른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여준다. 우리는 사형집행인의 역할은 맡고 싶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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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유머는 소설의 끝으로 갈수록 줄어든다. 사람들이 자기를 재판에서 따돌리고 있다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뫼르소는 거의 의식적으로 그 불의의 부조리함을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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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어떤 비평가는 말했다. 위대한 시는 항상 ‘자연의 감각과 정신적 감동 사이의 혼연일체‘에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이방인》의 끝에 가서 뫼르소가 도달하게 되는 것은바로 그 혼연일체다. 자신을 충만하게 의식함으로써 뫼르소는 또한 시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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