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이른 아침, 클로너걸에서의 첫 미사를 마친 다음 아빠는 나를 집으로 데려가는 대신 엄마의 고향인 해안 쪽을 향해 웩스퍼드 깊숙이 차를 달린다. 덥고 환한 날이다. - P9
얼마 동안 맡아달라고 하지? 원하는 만큼 데리고 있으면 안 되나? 그렇게 말하면 돼? 아빠가 말했다. 당신 하고 싶은 대로 말해. 어차피 늘 그러잖아. - P15
아빠가 나를 여기 두고 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지만 내가 아는 세상으로 다시 데려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든다. 이제 나는 평소의 나로 있을 수도 없고 또 다른 나로 변할 수도 없는 곤란한 처지다. - P17
"비밀이 있는 곳에는 부끄러운 일이 있는 거야." 아주머니가 말한다. "우린 부끄러운 일 같은 거 없어도 돼." "알겠어요." 나는 울지 않으려고 심호흡을 한다. 아주머니가 내 어깨에 팔을 두른다. "넌 너무 어려서 아직 모를 뿐이야." - P27
우리 둘 다 말이 없다 가끔 사람들이 행복하면 말을 안 하는 것처럼. 하지만 이 생각을 떠올리자마자 그 반대도 마찬가지임을 깨닫는다. - P28
그런 다음 머그잔을 물에 담갔다가 입으로 가져온다. 물은 정말 시원하고 깨끗하다. 아빠가 떠난 맛, 아빠가 온 적도 없는 맛, 아빠가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맛이다. - P30
아저씨가 손을 잡자마자 나는 아빠가 한 번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음을 깨닫고, 이런 기분이들지 않게 아저씨가 손을 놔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 P69
여러 가지 일들이 마음속을 스친다. 벽지에 그려진 남자아이, 구스베리, 양동이가 나를 아래로 잡아당기던 그 순간, 길 잃은 어린 암소, 젖은 매트리스, 세 번째 빛, 나는 내여름을, 지금을, 그리고 대체로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한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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