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을 때가 훨씬 좋았어. 계속 커졌다 작아졌다 하지도않고 쥐나 토끼가 이래라저래라 말하지도 않았잖아. 토끼 굴로들어오는 게 아니었어. 하지만 그렇긴 해도...... 이렇게 사는게 더 재미있기도 해! 나한테 벌어질 일들이 너무 궁금하단 말이야! 
- P57

"여기서 나가는 길 좀 가르쳐 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달렸지."
고양이가 대답했다.
"어디든 상관은 없는데......."
앨리스가 말했다.
"그럼 아무 데나 가면 되지."
고양이가 대꾸했다.
"어딘가 도착하기만 한다면야…………."
앨리스가 설명을 덧붙였다.
"그럼, 넌 분명히 도착하게 돼 있어. 오래 걷다 보면 말이야."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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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러하니 국가주의 세계관에만 머무른 시각으로는 여러 세계관을 동시에 가진 복수의 정체성을 가진 핵개인들과 소통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되지‘와 같은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하는 순간 어느새 사라지는 상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봐야 합니다. 
- P46

국경의 문화적 윤곽이 희미해질수록 더 디테일한 ‘구별짓기‘ 체계가 생겨난 셈입니다. 유니버스는 다층화되고 세계관은 넓어지는데 물리적 공간의 구별 짓기는 더욱 세세하게 심화되고 있으니, 인간의 모순성이 새삼 피부로 느껴집니다.
이렇게 도시 안에서도 집값 높고 분위기 좋은 핫 플레이스 단위로 자신의 공간을 세밀화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그것은 소속감과 준거 집단에 대한 열망일 것입니다.
- P51

이렇게 은연중에 계층화에 익숙해지고 특권 의식까지 갖게된다면 세상 구석구석을 채운 다른 가치들을 발견할 기회를 놓치게 되지 않을까요? ‘나는 노력했으니까 드러낼 수 있다‘
라는 인식이 바로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의 함정입니다. 능력주의, 다시 말해 나는 스스로 노력해서 획득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인식입니다.
- P57

우리는 수직적 능력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 수평적 사고의 다양성을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에 와 있습니다. 산업화 시대만큼 경제가 지속적인 팽창을 담보하지 않는 저성장 사회에서는 모든 영역에서 생태계 관점의 지속성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P58

그렇다면 다양성보다 선행해야 할 것이 형평성입니다.
형평성이 보장된 환경에서 안전함을 느껴야 구성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어줘야 또 다음이야기를 이어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형평성이 먼저, 포용성이 그다음, 마지막이 다양성입니다. 다양성은 형평성과 포용성을 바탕으로 맺은 열매입니다.
- P61

사회 참여에 대한 냉담함과 의사결정에서 젊은 층의 참여 포기 등이 나타나는 이유는 현재의 시스템에서 본인의 의사 표현이 전체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에 좌절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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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편리의 반대편에는 온라인 예매로 인해 현금을 들고도 표를 구할 수 없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매표소를 서성이는 그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공정함에 배려받지 못하는 그늘을 보게 됩니다.
- P11

모든것을 스스로 해나가는 사회에서 타자에 대한 도움과 배려는 어느 지점에 있어야 할까요?
- P11

‘지능화‘와 ‘고령화‘ 이 둘이 만들어내는 나선은 앞으로 사회가 자연스럽게 변화해 나가는 방향을 읽을 중요한 축입니다.
- P12

또한 조직의 테두리와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난 중장년들 역시 새로운 개인주의적 삶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것이 고령화가 장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개인에 관한 인식입니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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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기한 일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앨리스에게 평범한 일은 그저 재미없고 시시하기만 했다.
그래서 앨리스는 다시 케이크를 집어 들고 순식간에 다 먹어치웠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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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6월에 딸을 돕기 위해 세인트루이스로 간 이디스는 컬럼비아로 돌아오라고 딸을 설득하려 했지만 그레이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작은 아파트, 프라이의 보험에서 나오는 소액의 수입, 시부모가 있었다. 그리고 행복해 보였다.
- P342

그레이스가 컬럼비아를 떠난 것이 사실은 감옥을 벗어나려는 시도였음을 그는 이제 알고 있었다(어쩌면 임신도 그런 시도일 수 있었다). 그런 그녀가 결코 사라지지 않는 상냥함과 부드럽고 선한 의지 때문에 그 감옥을 다시 찾고 있었다.
- P344

 그것은 정신의 열정도 마음의 열정도 아니었다. 그 두 가지를 모두 포함하는 힘이었다. 그 두 가지가 사랑의 구체적인 알맹이인 것처럼, 상대가 여성이든 시(詩)든, 그 열정이 하는 말은 간단했다. 봐! 나는 살아 있어.
- P350

그가 느낀 연민과 슬픔은 너무나 오래돼서 그의 나이의 일부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는 세상사가 자신에게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세월이 휙휙 흘러갔다. 그리고 그는 세월이 지나가는 것을 거의인식하지 못했다. 
- P351

"시간이 생겨도 난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를 걸세." 스토너가 말했다. "그런 걸 배운 적이 없으니까."
- P352

"홀리, 이미 오랫동안 자네와 알고 지낸 만큼 자네가 나를 나름대로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네. 나는 자네가 내게 ‘줄‘ 수 있는 것이나 내게 ‘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조금도 신경을 써본 적이 없어. 전혀." 
- P356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좀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더라면, 내가 이해할 수 있었더라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는 무정한 생각을 했다. 내가 저 사람을 좀 더 사랑했더라면.
- P381

나는 과연 내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했나? 무엇을 기대하고 있나? 하고. 자꾸 독하고 그악스러운 이야기에만 익숙해지고 있는 우리에게는 이런 성찰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 P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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