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알게된 영화 

여섯명의 여자들이 풀어내는 자신의 이야기. 

40년대 린은 집안에서 정한 혼사를 앞두고 거부감을 느낀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독단으로 자신의 의지는 하나도 반영되지않는 상태에서 반항을 해본다.그동안 착은 딸 좋은 언니였던 린이 자기의 뜻과 상관없이 진행되려는 자신의 인생을 불안해하는 것이다, 

상대를 잘 알고 하는 결혼도 어려운데 하물며 얼굴도 모르고 어떤지도 모르고 해야하는 결혼이라는건 큰 모험이다, 

그리고 시간을 넘어 카나는 꿈도 잃고 사랑도 잃고 뱃속에 아이만 남았다. 피아니스트의 꿈도 결국은 책장으로 바뀌었고 사랑도 없고 아비없는 아이만 덜렁 뱃속에 있다, 

케이는 엄마가 죽음과 바꾼 생명이다. 그래서 엄마몫까지 더 열심히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 카나와 케이는 어쩌면 서로 에게 상처일수도 있는 자매이다,카나는 케이로 인해서 엄마를 잃었고 케이는 죄책감을 안고 태어난 아이이기때문이다. 자신이 결정한 일도 아니지만 스스로 미안하고 그래서 더 열심히 잘 살아야하는 의무감마저 갖고 살아야한다. 그래서 어쩌면 똑똑하고 재능있고 아름아운 언니에게 시기조차 맘대로 하지 못하고 살았을것이다. 누구에게나 웃고 최선을 다하고 다정하게 대하는것 그건 천성이라기보다 케이의 마음구석에 숨은 의무감일런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언니가 아이를 갖고 고민할때 오히려 케이가 엄마처럼 언니를 다독인다 아버지 말처럼 사람이 죽어도 또 자식이 태어나면서 그렇게 생명은 이어지고 가족이 된다고 믿는다. 

이 두자매의 에피소드만으로도 이야기거리는 충분해 보인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그 중간으로 흘러 결혼한 린은 세아이를 두었던 모양이다, 

큰딸 카오루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지만 그의 죽음으로  조용히 살고 있다. 카오루의 에피소드는 약간은 일본스러운 기괴함이 있다. 혼자거 다시 신혼여행때의 옷을 입고 가방을 들고 그때 그 장소로 가서 하룻밤을 묶는다.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을 보여주지만 왠지 여행하는 내내 뭔가 어색했다. 왜 남자는 가방을 들어지주 않지? 앞자리 아이의 표정은 왜 그럴까? 여행지에서 왜 모든 처리는 여자가 할까? 남자가 소심한가?   그러다 더 나아가서 온천씬에서 혹시 카오루가 던진 비누에 맞은건 아닐까? 하는 상상까지 했다. 귀신은 아니지만 모든것이 카오루의 추억이었다. 

동생 미도리는 당시로서는 앞서가는 신여성이었다. 일에서 성공하고 싶어하는 당당하고 용감한 여성이었고 결혼은 생각도 없었는데 막상 청혼을 받고서 망설인다.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늙은 애로작가를 담당하는 미도리는 그 작가와도 격의없이 지내고 있다, 그리고 부엌씬에서 작가에게 초기 작품이 좋았다고  그대처럼 쓰는 걸 다시 보고 싶다고 하고 글씨 쓰는 씬에서 자세는 이상하지만 글씨는 좋고 예전 편지에서 내용은 엉망이지만 글씨체가 또박또박했다는 말을 나누는 씬을 보면서 혹시 미도리가 그 작가를 좋아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그걸 모르고 지내다가 다른 남자에게 청혼을 받고 마음이 복잡해지면서 자신의 감정을 깨닫게 되는 것이었나 생각했었다. 만약 그런것이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막내 사토는 카나와 케이의 엄마다. 남편 이쁜 딸고 행복하게 살다가 결국 둘째를 낳고 죽는다. 그럼에도 가족들이 있어서 행복했다고  엄마의 딸로 둘이 와주어서 고맙다고 편지를 남긴다 

극 전체를 흐르는 린의 장례식이 끝나면서 여자들의 이야기들 그리고 관계들이 보여지고 카나는 아이를 낳아서 그렇게 자기의 가족을 만들기로 하고 케이는 엄마의 편지를 발견하고 죄의식을 씻어낸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린은 결혼식직전에 뛰쳐나오지만 젊은 아빠 젊은 엄마를 기억하고 자신도 엄마아빠의 새로운 삶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극복한 존재라는 것... 엄마랑 아빠의 결혼도 나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자신이 태어남을 알게된다.  그리고 결혼한다. 만일 그때 린이 결혼을 거부했더라면 카오루도 미도리도 사토도 없었을 것이고 그들이 겪을 갈등도 없었을것이다. 

그대신 새로운 가족이 생겨나고 생명은 이어지고 또 아이가 태어나고 상처받고 고민하고 그렇게 성장하면서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영화는 참 밋밋했다. 나름 나도 딸이고 또 딸을 가져서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지만  남자들은 이해를 할까싶고 지루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우연인지 객석도 모두 여자였다, 

엄마와 딸. 자매간. 참 가까운 사이인데 서로를 오히려 더 모를 수도 있고 더 쉽게 상처를 주고 받는다. 여자들이 가지는 질투 시기심  욕심이 가장 먼저 발생하고 더  키워지고  고착되는것이 이런 모녀사이 혹은 자매사이가 아닐까? 

키나와 케이 카오루와 미도리.. 서로 반대의 입장이니 자매가 참 갈등도 없고 다정하기만 하다.서로 상처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것만 나왔는데 두 사람을 더 밀도있게 당겨본다면 그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도 참 많으리라  

일본이나 우리나 비슷한 풍경 비슷한 정서가 많다는 것도 새삼스럽다. 여자들의 패션도 그렇고 사고 방식이나 풍습이 비슷한데 더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사이사이 관계에 밀착하면 좋은 이야기 소재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영화는 볼 때는 감동도 있고 좋았지만... 조금 상투적이다.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여자들의 감정이라는게 몹시도 미묘해서 한마다로 뭐라고 하기 힘들고 참 별거 아닌거지만 깊은 의미가 있기도 하고 상투적이고 밋밋한속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있기마련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야행관람차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7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가의 고백을 인상깊게 읽었다. 여러사람의 시선을 번갈아 가며 보여주는 사건의 진실들 

일본에서 일어나는 교실붕괴 왕따  자살 청소년 범죄 등등이 이젠 더이상 아주 이상한 나라인 일몬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  일본 문학 특유의 서늘하게 다가오는 현실감이 참 충격적이었다. 

이번 책은 미스테리라고 하기엔 긴장감이 떨어진다. 앞선 책에서도  그랬듯이 범인이 과연 누구인가가 중요한게 아니고 이미 등장한 시건 범인들 을 보여주면서  그런 일이 왜 일어났으며 주위 사람에게 어떻게 보여지는가를 치밀하게 보여준다. 

부유한 동네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그 사건에 유치하고 천박한 관심을 보이는 이웃들 남의 뷸행을 통해서 나의 행복을 가늠해보는  수준낮은 행동들... 그리고 이유없이 대중심리에 따라서 우루루 몰려가듯 인터넷에 올리는 악플들. 아무런 생각도 없이 관심도 없으면서 의미도 없이 내뱉는 욕설들과 악플들... 

혹은 나의 무심한 행동들.. 순간의 기분에 의해 보여지는 말과 행동이 상대에게 어떻게 보여지는가 어떤 상처를 주고 어떤  결과를 가져다 주는가를 잘 보여준다. 신지의 의미없는 순간적인 감정에 의한 대꾸들이 아야카에게는 설레이던 선망의 대상의 환상을 꺠게 하고 자신의 열등감을 더 증폭시켜서  마유미의 표현대로 낯선 짐승으로 돌변하게 한다. 

그리고 아야카킄 엄마의 모든 말들을 자신의  처지 열등감 자격지심을 입혀 상처받고 상처입히고 미친 짐승처럼 날뛴다. 엄마인 마유미도 그런 딸의 반항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어쩔 수 없는 일 그냥 견뎌야 만 하는 일로만 여긴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받는 상처들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반항적인 딸 어쩔 줄 몰라하는 엄마 무심하고 도망가고 싶어만 하는 아버지.. 그렇게 콩가루 같은 집안의 맞은편에는  

즐거운 나의집 그 자체인 가족이 있다. 의사인 아버지 미인인 엄마 의대생 아들 명문중고에 다니는 딸과 막내...  예의 바르고 잘생긴 외모까지...  

그런 집에서 생기는 살인사건... 그것도 정말 사소한 이유로 우발적인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한방울 한방울 떨어져 알게 모르게 수위를 높여가던 소통불능 자격지심 무심함 자신도 몰랐던 오만함들이  아주 사소하고 무심한 한방울의 대립으로 그만 임계점을 넘기고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진다. 

명문 중고 대를 위한 입시 공부의 압박. 그리고 알게 모르게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 속으로 스며드는 빈부차이.. 그런 비교당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세상이 나를 향해 기울어져보이는 소외감이 자신의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순간의 임계점에 다다르면 누구나 사건의 주인공이 되고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몰두해서 읽다보면 이게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아니라 곧 우리 현실에도 일어날 있는 아니 어쩌면 벌써 일어나고 있는 일들인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이건 아닌데 하면서 아직은 초등학생을 학원으로 공부로 시험으로 몰고가는 나자신을 보면서. 혹은 아파트 평수를 비교하면서 나도 모르게 움츠리고 우울하고 화가 치솟는 감정들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그렇게 사람이 아니라 짐승같다고 스스로 느낄때가 있다는 것이다. 

내 딸이 아야키가 될 수도 있고 신지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내가 나자신을 억제하지 못하고 끝임없는 비교로 다급해지면 마유미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혹은 우아함을 가장한 남의 일을 엿보고 꼬투리를 잡을넌 그 늙은 여자처럼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내가 아는 사람 혹은 내 속의 어떤 자아가  책속의 등장인물처럼 보여서 그 낯익음이 몹시나 두렵다.  

결국 사건은 죽은 사람만 억울한 상황.. 어쨌든 산 사람은 살아야만 하는 정황으로 끝이 난다. 

어쩌면 그게 맞을 수도 있다. 죽은 아버지가 겉으로는 온화하게 아이들을 존중하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속깊은 부정을 가장한채 무시하고 무관심하고 자식을 포기해버린 이웃집 가장과 다름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왠지 억울하겠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회전하는 관람차의 위치에 따라 달라보이는 풍경들처럼 자기의 위치에서 보이는 대로가 진실이라고 믿으면서 오해하고 자기의 관점만을 강요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거기서 나도 예외는 아닐것이다 

일본 소설을 읽으면 일본 특유의 냉정하고 치밀하고 집요한 느낌이 들면서 동시에 그게 낯선 이국적인것이라고만 할 수 없다는 것... 그게 참 두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오유란 옮김, 베아트리체 리 그림 / 오래된미래 / 200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꾸뻬씨가 발견한 행복의 조건 

 

1.행복의 첫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것이다. 

2. 행복은 때떄로 뜻밖에 찾아온다. 

3.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이 오직 미래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4. 많은 사람들은 더 큰 부자가 되고 더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5. 행복은 알려지지않는 산길을 걷는 것이다. 

6. 행복을 목표로 여기는 것은 잘못이다. 

7.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있는 것이다. 

8. 불행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다. 

9. 행복은 자기가족에게 부족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10.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11. 행복은 집과 채소밭을 갖는 것이다. 

12. 좋지 않는 사람이 통치하는 나라에서 사는것은 행복한 삶을 살기가 어렯다. 

13. 행복은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쓸모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14. 행복이란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15. 행복은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16.행복은 살아있음을 축하하는 파티를 여는 것이다. 

17.행복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다. 

18. 태양과 바다는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준다,. 

19 행복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20 행복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달려있다. 

21.행복의 가장 큰 적은 경쟁심이다. 

22. 여성은 남성에 비해 다른 사람의 행복에 더 배려할 줄 안다. 

23.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위 사항들 중에   내가 알고 있었던 것 행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요즘 참 많이 불행했고 왜 내가 이런 고통을 겪어야하는가 하는 불안과 화가 난 상태가 계속되고있었다. 나는 나 자신이기 이전에 내 아이들의 엄마였기에 나의 불행속에 빠져서 허덕이고 있을 여유조차없었다. 그게 정말 싫었다. 

난 이렇게 힘든데,.. 누구에게 알릴 수도 없고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기 않기 위해 늘 웃고 외로움을 고통을 감추어야 한다는 내 고민 테두리에서 한치도 나갈 수가 없었다. 

사실 행복과 불행은 종이 양면과 같다. 행복조건 20번 처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에 달려있는 것인데.. 그게 참 뜻대로 되지 않는다, 

꾸뻬가 세상을 돌면서 얻어낸 여러 배움들은 사실 모두가 알고 있고 참 사소한 것들이다. 

그러나 그게 진정한 보물이라는 걸 사람들은 잘 모른다는거다. 나역시 

아이를 행복하게, 그늘없이 키우려고 내 고통이나 힘듬을 감추어야 하는 걸 불행으로 여겨야 한다는 게 잘못된 것이었다. 

나 스스로 행복하다고 믿고 조금은 이기적으로 나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 그것이 어쩌면 아이들을 행복하게 키우는 방법의 하나일 수도 있다. 

흔한 말로 행복한 엄마가 행복한 아이를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지금 이시간 여기서 행복을 찾아가야 하는 것.... 

거기서 나의 행복이 시작되고 내 아이들의 행복이 시작된다. 

참 쉬우면서 어려운 실천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봄날은 간다를 본게 결혼 후였고 30대 중반즈음이었기 때문일까? 

상우의 행동들이 그저 귀엽고 그땐 그럴때다 하고 덤덤하게 넘기기 쉬웠다. 안절부절하고 불안하고 지나치게 진지하고 열정적이던 그의 사랑방식이 조금은 부담스럽고 저러다 제풀에 지치지 싶은 안쓰러움마저 느끼면서  

그저 계산적이고 주춤하고 이기적인  그 여자의 사랑법이 참 와닻았다.쉽게 마음을 주지 않고 망설이고 이리저리 재어보고 변덕부리는 것... 가끔 그렇게 사랑도 계산되어야 한다는 게 그때의 나의 생각이었다. 

사랑도 했고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고.. 살아가다보면 사랑 그 열정만으로 되는 것보다 그 이사의 것들이 필요하다는 이유도 알게 되었고.. 이젠 뭔가를 위에서 내려다 보면서 '쯔쯔쯔 저럴때가 있긴하다만 다 지나고 보면 부질없는 것들.."이런 오만스러운 생각도 있었던거 같다. 

그러나 그때부터 10년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돌이켜보면   그렇게 무작정 진지하고 열정적이고 내 모든것을 쏟아보을 수 있던 때가 있었다는 것..그럴 수 있다는 것이 참 소중한 자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이상 쏟아 부을 것 없이 내속의 열정 힘 애정 믿음 등등 모든것을 쏟아내고 텅 비어 껍데기만 남은 나를 보면서 지치고 허탈해지고 배반감 마저 느끼는 것.... 그런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깊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것만 남은.. 어쩌면 그 순간은 올라올 기력마저 없어 그대로 바닥으로 끝없이 내려가기만 할듯한 절망 불안들이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내 아이가 자라서 스무살이 되고 상우의 나이가 된다면 .... 이영애같은 영악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영화속 상우처럼  자신의 모든것을 다 쏟아부을 수 있는 실패를 했으면 한다. 시대가 바뀌어서 지금은 영악하고 계산을 해야하는 시대이긴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사랑을 그 불안한 열정을 믿고 싶다. 

그러나 그렇게 불안하고 맹목적인 사랑도 언젠가 변한다는 걸 알아버리는 성숙이랄까... 체념도 배웠으면 한다. 시간도 변하고 나도 변하고 주위도 변한다.. 

어떻게 그 속에서 사랑이 그때그대로 있을 수 있을까? 변하는게 당연하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렌이라는 여자가 있다. 14살에 아이를 낳고 바로 입양을 시켰다. 그리고 누구와도 마음을 열지않고 부치지도 못할 편지를 떠난 딸에게 쓰면서 벽속에 자신을 가두고 산다. 

 엘리자베스라는 여자가 있다. 태어나서 바로 입양되었고 양부모의 사정으로 17세부터 혼자 살면서 유능한 변호사가 되었다. 그러나 사랑따위는 믿지 않고 필요할때 욕구를 해소하면서 한곳에 정착하지도 못하고 떠돌면서 자신을 스스로 지키고 산다고 믿고 있다.  

또 다른 여자 마리아는 불임이다. 그녀는 간절하게 아이를 원하고 엄마가 되고 싶어한다. 그래서 입양을 결심하지만 마지막 순간 남편은 망설이고 입양이 어ㅡ긋한다. 그래도 우여곡절끝에 엄마가 되지만 그 길도 쉽지만은 않다.  

모성이란 저절로 생기는 걸까? 어떤 글에서 보면 모성이라는 이데올로기자체가 여자를 구속하고 희생을 당연시 하는 것,,, 그것이 없다는 게 결코 죄스러운 것이 아닌 어쩌면 당연한 것임에도사람을 옥죄는 것이라는 걸 본 적이 있다. (정확하진 않지만 그렇게 이해했다)  

카렌도 자기가 입양보낸 아이에겐 부치지도 못할 편지를 구구절절 쓰면서  자신에게 다가오는자에게는 면박을 주고 마음을 닫고 매일 집에 오는 가정부의 아이를  귀찮아한다.  혼자 외롧고 힘들다고생각하고 스스로를 가두고 살고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가 죽고 그제사 엄마가 자신보다 가정부 모녀를 더 끔찍히 생각하고 속내를 털어놓았다는 걸 알고 오열한다. 왜 내게 직접 미안하다 내탓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하고... 스스로의 상처에 갖힌 카렌은 누군가가 다가오기를 스스로 거부하고 있다는 걸 몰랐던 거다.  

엘레자베스 그렇다. 버림받았다. 세상엔 나뿐이다.. 라는 생각으로 독하게 살아오면서 사랑을 비웃고 애정받기를 두려워한다.  임신을 하면서 자신의 엄마에 대해 생각하고  엄마도 그때 이런 마음이었을까 하고 공감하기 시작한다. 

아이를 갖는다는 건 참 신비하고 경이롭고 축복받는 일인 동시에 굉장히 불안하고 두렵고 도망치고 싶은 일이다. 더구나 아버지 없이 싱글맘이 되어야 한다는 상황이란  더욱 그럴것이다. 

영화는 참 아프고 슬프다.  그러나 보는 이로 하여금 눈물을 짜내게 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자신을 돌아보게한다. 관객이 여성이라면... 그는 누군가의 딸이면서 또 누군가의 어머니일테니까 둘은 서로를 그리워하는데 결코 내색하지 않는다. 원망하지도 미안해하지도 않는다. 적어도 겉으로는  

엄마가 죽고 마음을 열고 결혼을 한 카렌은 용기를 내어 딸을 찾고 임신을 한 엘리자베스도 몸의 변화를 느끼면서 엄마를 찾는다.  

그러나 작은 실수로 둘은 만나지 못하고 결국 엘리자베스는 아이를 낳다가 죽고... 마리아를 매개로 카렌은 자신의 손녀를 볼 수 있게 된다. 

엄마가 된다는 것 나도 경험한 일이지만 그건 그저 행복하고 경이로운 일만은 아니다. 

아직도 나는 내가 엄마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딸이 둘이나 되고 엄마경력이 10년이 되었지만 나도 아직은 딸들이 무섭고 버겁고 귀찮을 때가 있다. 한때 그 아이가 내 몸속에 있다는 이물감에 힘들었고 그런 마음을 품는다는게 또 힘들었다. 하지만 잠든 딸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아니면 그 아이들이 내게 보여주는 한없는 사랑과 애정을 느끼면서 내가 이런 과분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나 또 두려웠다. 자식때문에 살고 자식때문에 죽을 수도 없고... 또 반대로 자식이 눈에 밟혀 함께 죽어버리는 여러가지 엄마들의 사연이 남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 

엄마가 딸을 그리워하고 딸이 엄마를 그리워하는 것,, 그건 어쩌면 사람속에 사람이 들어있는 기이하고 신비로운 경험을 나누었기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또 경험을 나도 누군가와 나눈다는 것.. 배속에서 함께 한 그 10개월의 시간이 예사로운건 아닐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우리 엄마 내 딸들이 떠올랐다. 나를 통해서 관계를 가지게 되는 여자들의 관계 .. 엘리자베스를 통해 카렌과 엘자가 관계를 맺게 되는 것처럼.. 여자들간의 처연한 공감대는 동서양이 다르지 않는 모양이다. 엄마를 통해 내가 있고 나를 통해 세상에 있는 딸들 서로에게 감사하면서도 애증의 관계가 미묘한... 그런... 

다행히 영화는 눈물을 강요하지도 않고 참 쿨하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끈다.  카렌이 가정부를 통해 죽은 엄마의 마음을 알고 우는 장면외에는 참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 

사실 요사이 여러가지 주체못할 감정들 사건들로 울고 싶은 마음으로 갔었는데 울기는 커녕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는 호통만 듣고 나온 느낌이다. 내가 엄마라서 어쩌면 세상을 더 품으면서 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어처구니없는 생각도 든다.  

엄마라는 거 참 그리운 말이다. 그리고 참 따뜻한 느낌인데.. 

우리딸들이 부르는 엄마라는 이름에도 그런 것들이 들어있기나 할까? 

모성이 별게 아닐지도 모른다. 마음을 열고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용기, 받아들이고  감사할 줄 아는 겸손함 그리고 자신의삶을 열심히 살아내는 것 그게 결국은 모성이 아닐까 싶다. 

사족... 아네트버닝... 예쁜 사람은 늙어서 꾸미지 않아도 무지 예쁘다. 질투나게... 

         내 딸이 엘리자베스 처럼 독립적이고 강단있었으면.. 단 그렇게 쓸쓸한 속내는 닮지 말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