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초등교사입니다. 자격미달 교사 얘기 나오면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고 교사라는 직업군을 싸잡아 욕하는 분위기 저도 익히 압니다. 저는 그동안 그런 글들을 봐도 욕먹을만한 교사도 있으니 저런 소리 나오겠지 생각했고 나만 똑바로 하면 저런 말 안 듣는다, 쓸데없이 오지랖 부리지 말자 싶어 읽기만 하고 패스하는 편이었습니다.




5-6년 지나면 면역이 생긴다고 말씀하신 분도 계신데 경력 15년이 되어도 '6학년'에 대한 면역은 좀처럼 생기지 않습니다. 초임 때나 15년차인 지금이나 6학년은 여전히 힘듭니다. 아이들은 점점 거칠어지고 ‘대화’가 불가능한 일방통행의 학부모들도 점점 늘고 있거든요. 게다가 문제는 6학년이 그 정점에 서 있을 뿐이지 3,4,5학년 중에도 그런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아이들은 좋은 교사를 만나야 1년이 행복하지만 교사도 똑같은 이치입니다. 저 역시 6학년을 맡을 때마다 2년 연속은 절대 못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신입교사, 초임교사가 6학년은 담당하는 것은 어느 학교나 불문율처럼 지켜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득권(?)이 있는 선배 교사들이 선뜻 하겠다고 인심쓸 만큼 만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지 못하지요. ‘6학년 담임’은 신입 교사에겐 당연한 관문이 되는 거지요.




4학년밖에 안된 아이가 스스로 자해를 하고 납치를 당했었다고 거짓말을 하는가 하면 자신을 혼낸 교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도서실에 몰래 들어와 책꽂이의 책을 다 빼서 바닥에 내동댕이 쳐놓고 소변까지 갈기고 가는 아이도 있답니다. 안티카페를 만들어 교사들 비호감 서열을 매기는가 하면 들으란 듯이 교사에게 대놓고 욕을 하는 아이도 있고, 교사를 교실 바닥에 눕혀 놓고 아이들 보는 앞에서 어퍼컷을 날리는 아이도 있어요. 내 아이가 그렇게 맞았다면 학부모는 당장 교육청이나 경찰청에 전화하지만 교사가 그런 폭력을 당했을 때는 사회적인 통념상 덮어주고 용서해야 하지요. 그런 일이 신문이나 방송 매체에 기사화되면 좋을 것 없으니 상급자들은 어떻게든 쉬쉬하고 몰래 수습하려고만 합니다.




저도 한 때 저를 너무 괴롭혔던 6학년 남자 아이 때문에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고 교직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렇게 악몽을 꾸다가도 어느 날은 그 아이가 정말 착한 아이로 변해서 제가 너무 너무 행복해하는 꿈을 꾸기도 하지요. 꿈에서 깨어 출근하면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그 아이 때문에 가슴이 옥죄곤 했지요.




그 땐 그 아이만 극복하면 될 것 같았지요. 그러나 놀랍게도 어느 학교를 가든 6학년 교실엔 그런 아이들이 몇명 씩 있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정말 힘들지만, 사실 문제의 아이들 뒤에는 대부분 문제의 학부모가 있습니다. 이건 거부할 수 없는 진실입니다. 자녀에게 무관심하거나 자녀에게 휘둘리는 학부모들이 그 배경에 있습니다. 자식이 어디 부모 뜻대로 되느냐고 따지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자식을 그 지경까지 만든 데에는 부모의 책임이 90%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학급에 학원 안 다니는 애들이 거의 없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학원 다녀서 효과를 보는 아이들은 30%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학원도 보내고 과외도 시켜주고 스마트폰도 해주고 노스페이스 점퍼도 사줘야 부모로서 책임을 다한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이들 인성과 정서를 위해서는 그만큼 애쓰지 않지요.




폭력적인 아이 뒤에는 폭력적인 학부모가 있고 나태한 아이 뒤엔 나태한 학부모가 있습니다. 밤새 야동을 보느라 피곤해 9시가 넘어 등교하는 4학년 아이의 뒤에는 생계 때문에 자식을 잘 돌보지 못하는 부모가 있지요. 자식은 부모의 모습을 닮고 부모의 그늘에서 자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아이 뒤에 있는 그 애들의 부모를 탓하다보면, 또 그 부모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지요. 너무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전 근본적으로 이 사회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를 원어민처럼 못하고 어려운 수학 문제를 좀 못 풀어도 기죽지 않고 학교 다닐 수 있는 풍토, 공부를 잘 하는 아이와 노래를 잘 하는 아이가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풍토, 부모의 경제력이나 직업이 썩 자랑스럽지 못해도 저마다 나름의 행복과 보람을 찾으며 살 수 있다는 철학 같은 걸 아이들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보람 있게 가꿔가고, 물질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추구하는 태도를 길러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를 힘들게 하는 아이들을 보면 정말 암담하고 오늘이라도 이 일을 그만두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이 일을 그만 둔다고 해서 현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 내가 눈 감고 있는다고 해서 나아지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제 아이도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습니다. 제 아이가 앞으로 10년 이상 다녀야 할 ‘학교’라는 곳을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내가 앞정서야 한다는 투지(?)로 출근을 합니다. 복도에서 만나면 허리 숙여 인사하는 저학년 아이들을 보면 ‘지금의 6학년 아이들도 몇 년 전에는 저렇게 귀엽고 착한 아이들이었겠지. 이렇게 사랑스러웠던 아이들이 어쩌다가 저렇게 거칠어졌을까...’ 생각하면 왠지 눈물이 핑 돌고 그 아이들을 어떻게든 변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더 능력을 키우고 마음 수련을 해서 그런 아이들까지 감화시키고 변화시키는 날이 올 때까지, 어쨌든 되는 데까지 해보자 하는 심정으로 삽니다.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들보다 힘들겠는가,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하루하루 끼니 걱정으로 사는 아프리카 사람들만큼 힘들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엄마들이 자녀 교육에 관해 조금 더 넓은 안목과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저 역시 부족한 엄마, 부족한 교사라서 이런 글을 올리기에 부끄러운 생각이 들지만 제 생각에 공감하는 분들도 간혹 계실 것 같아 용기를 내어 글을 올립니다. 내 아이를 위하는 만큼 교사도 존중해주시길, 내 아이 키우는 게 힘든 만큼 30여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의 어려움이 크다는 것도 이해해주시길...... 아이들이 공부 잘 하는 것보다 바른 마음을 가진 아이로 성장하도록 더 살펴봐주시길.... 작은 것 때문에 정말 큰 것을 잃고 있지는 않은가 한번쯤 되돌아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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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지 않겠다 창비청소년문학 15
공선옥 지음 / 창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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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 책을 골랐을때 이것이 청소년 도서라는 생각을 못했다. 공선옥이라는 소설가의 책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의 책을 읽은것도 참 오래되었는데 가난하고 힘든 삶이 글 속에 보였고 그 속에서 누구를 원망하고 미워하기보다 참 담담하고 씩씩하다는 느낌... 그때 그런 걸 받았다 

이 책속의 주인공들도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들이다.  가난한 엄마와 가족을 위해 학교 공금에 손을 대는 정희 하지만 한푼도 허투루 자신을 위해 쓴 건 없고 엄마의 수금액을 맞춰주고 가족을 위해 고구마를 사고 ... 그 돈때문에 죽겠다는 생각까지 하지만 결국 제목처럼 나는 죽지 않겠다고 결심을 하고 세상에 나간다. 

민수는 가난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그 돈을 받을 수 없다. 아르바이트 했던 떡볶이집 주인도 가난하고 그 돈을 받으려는 자신도 친구도 가난하고 그돈을 받아 도움을 드리고 싶은 부모들도 가난하고..  

엄마를 닮고 싫지 않은 승혜는 결국 엄마와 비슷한 길을 가게 되지만 그래도 자신이 엄마를 미워한게 아니라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엄마가 구질구질하고 못나보이고 싫었지만 그래도 엄마는 자신과 할머니를 책임졌던 가장이라는 걸 알게 된다.  

책속의 주인공들은 다들 가난하다. 정말 이런 현실에 살고 싶지 않을만큼 가난하다. 요즘 상황이 어쩌면 나도  이런 상황으로 떨어야지 할지 모를 때라 이야기속의 주인공들이 더욱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부지런하지만 무능한 부모 지겹게 쫓아다니는 가난 비어버린 주머니 그리고 주위사람들의 무심한 시선들 그런 상황을 이제 나이 먹은 나도 두려워지는데 갑자기 당해야하는 아이들은 어떨까 하는 마음이 자꾸 겹쳐지면서 책을 읽었다가 놓았다가 다시 들었다가를 반복한다 

가난으로 바빠진 부모는 아이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마음이 없거나 정성이 없는 건 아니다 그냥 잘 지내기를 믿으며 그렇게 내버려두고 아이들은 그 무방비속에서 홀로 슬프고 처절하다. 그러나 속부터 자라버린 아이들은 그런 투정을 할 여유가 없다는 걸 너무나 잘알아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을 간직한채 그 비밀의 무게에 눌려서 어찌할 줄 모른다.  

그래도 다행이다. "나는 죽지 않겠다"라고 하니까.. 어쨌든 살아낼것이고 이길 순 없더라도 맞서볼 것이고 견디어 내야한다는 걸 안다. 너무나 솔직하고  환상같은 해피앤딩이 없이 현실을 그대로 날것으로 보여주는 소설을 읽으면서 어쩌면 이것이 공선옥 이 작가의 힘이 아닐까 싶다. 내가 온몸으로 겪어온 가난 치욕 고통을 그대로 글로 보여주면서 거기에 어떠한 환상도 입히지 않고 헛된 희망도 없지만 그렇다고 끝없이 떨어지는 열등감이나 모욕이 없이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정직한 표현들이 책 갈피마다 숨어있다. 현실은 이렇지만 살아봐야 하지 않겠니?  

어쨌든 살아내는 것은 각자의 몫이므로 우리는 읽었고 이제 결정하고 살아가는 일만 남았다. 

P.S 지금 공선옥 작가는 어디서 무얼할까 궁금해진다. 독일로 갔다는 말도 있던데,., 다음의 씩씩한 문장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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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관우가 떨어지고 너무 우울해서 나가수는 그만본다 선언했다가  

조규찬이 나온다는 말에 다시 맘을 바꾸고 텔레비젼앞에 앉았다.  

지난번 첨 나와서 조규찬이 7위를 했다. 나도 충격이고 그도 충격이었을거다.  

이럴 수가 지르지 않으면 담백하게 노래를 표현하면 이렇게 되는 건가? 

그리고 이번 주 제발 하는 마음으로 텔레비젼앞에 앉는다.  

호주 야외무대 이천이상의 관중들 게다가 일번... 

무든 악조건속에 선곡도 "이별이란 없는거야" 아....  저 노래를 아는 사람이 저 속에 얼마나 있을까 

저 노랫말이 얼마나 아름답고 슬픈지.. 그러면서도 강한 슬픔을 나타낸다는 걸 누가 알고 있을까 

반주가 나오고 노래가 나오고 눈도 깜빡이지 않고 본다 듣는다. 빠진다. 

잘했다. 정말 조규찬이구나.. 섬세하게 표현할 줄 알고 편곡도 세련됬고.. 등등등 

 그다음 다들 질러댄다.교민들의 마음을 건드릴 노래들 표현들 퍼포먼스들... 아 점점 잊쳐지고 있구나... 

그리고 5위 다행이다. 알아주는 사람이 있구나. 

종합순위  7위 탈락.. 

아직 나는 그의 노래를 두곡밖에 못 들었는데 또 듣고 싶은데.. 이건 아닌데 

초반 이소라가 진행할때 그녀가 그렇게 말했었다. 다음주에도 이 가수의 노래를 또 듣고 싶다면 꼭 투표해주세요... 그렇다 오늘 젤 잘한건 아닐지 몰라도 다음에 또 듣고 싶은건 그 가수인데 

오늘 누군가 잘했지만 다음에 또 듣고싶다? 그건 아닐 수 있고 오늘 좀 미진하거나 어 이 가수가 누구지? 이 노랜 뭐지 했지만 자꾸 알고 싶고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고 듣고 싶은 노래가 있을 수도 있는거 아닌가? 

그런데 퍼포먼스도 없어서 기억에 남지 않아서 아는 노래가 아니어서 그렇게 그는 떨어졌다.  

이렇게 성대 자랑을 하고 질러대고 무대를 장악하고 보여줄 거리에 치중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이제 나도 그만봐야겠다.  나 하나 안본다고 뭐 인기가 떨어질 것도 아니고 나머지 여섯가수가 뭐라고 할것도 아니니까... 아 그래도 김경호는 봐야하는데... 어쩌나.. 

담주 예고편 그동안 나왔던 가수들의 무대란다.. 무심코 보다가 이소라를 본다... 누가 뭐라든 자기 색깔로 자기의 노래를 들려주던 그녀를 보면서.. 아 담주까지는 봐야지..  

질러대고 소리쳐서 내가 내 의식으로 무언가 적극적인 몸짓을 하지 않아도 귀에 저절로 들리는 노래들 소리들은 이제 지겹다.  

내가 스스로 주체가 되어 귀를 기울이고 나도 뭔가 노력을 하고 내 의지로 다가가서 알고 싶은 것 잘 몰랐지만 첨엔 귀에 잘 들어오지 않고 낯설지만 조금 노력하고 인내해서 들어보는 것 그래서 나의 "아는 것' 범주에 뭔가를 더 채워넣을 수 있는 것 그런걸  나는 원한다. 조용히 읆조리더라도 인내하고 귀를 쫑긋 기울이게 하는 무언가.. 그냥 주저앉아 듣고 싶은 소리들 수줍게 혹은 나즈막히 들리는 그 소리들을 듣고 싶었는데.. 물론 모든 무대를 그렇게 채울 수는 없을지라도 한두 부분 정도는 그런 소리들도 원했었는데... 그냥 수동적으로 듣기만 보기만 하고 열광하기만 하라니... 

지난번 조관우가 떨어지고 이번에 조규찬이 떨어지고... 아 아주 전에 이소라도 떨어지고 김연우도 떨어지고 김동욱도 나가고...  

내가 듣고 싶은 귀 기울이고 싶은 노래가 아니라 그냥 들려주는 걸 들어야햐는 건 그만 해야겠다. 

근데 나는 정말 담주만 보고 안 볼 수 있을까?  그건 장담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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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1-10-2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 마음이 님마음 ㅡㅜ 조관우 떨어지고 안 봤는데, 조규찬 나온다고 해서 다시 봤어요. 이번 공연 '이별이란 없는거야' 노래 진짜 좋아서, 계속 맘에 남고, 오늘 오전 내내 듣고 있어요. 담 주에 누구 나오나요? 전 또 한동안 나가수를 놓을 것 같아요.

푸른희망 2011-10-24 16:16   좋아요 0 | URL
담주는 호주에 함께 간 나가수 조상님들 공연이래요. 김범수 윤밴 박정현 이소라 김연우 등등 그동안 나왔던 가수들이 공연하는거라 그것만 볼거예요.. 저도 오늘 비도 오는데 내내 이별이란 없는거야만 듣고 있었네요... 노래 너무 좋은데... 이제 못본다니 너무 슬퍼요
 

  

드디어 봤다. 재미있다. 책을 보고 느낀점만큼 깨알같은 재미가 있고 감동이 있고 느낌이 있고 더구나 책에 없는 훈훈한 배우가 있다..  

다문화 가정 장애인 아버지 모태가난 공부는 바닥 주변이 다 찌질하고 너저분하고 게다가 똥주선생까지 자신을 못괴롭혀서 안달인 상황에서... 완득이은 참 잘 자란 소년이었다. 아무리 밉고 맘에 안드는 아버지라도 누군가가 욕을 하면 참을 수 없고 가난하고 하나도 볼거없는 집구석이라 가출을 해도 결국 다시 돌아오고 첨보는 이방인 엄마도 그냥 뚝뚝하지만 다정하게 맞아준다. 친구의 느닷없는 고백이나 하소연도 그냥 묵묵히 들어주고 선생님의 억지나 완력도 그냥 견딘다.  

어쩌면 엇나가도 한참을 나갔을, 그래서 역시나 그럴 수 밖에 하고 예상하게되는 수순을 밟지 않고 아직은 순수하고 반듯하게 그렇게 그 자리에 있다. 예전 드라마'꽃보다 아름다워"에 김흥수라는 배우가 연기한 아들이 그랬었다 공부도 못하고 주먹질 하고 엄마나 누나한테 대들고 영 맘에 안들게 구는 녀석이었는데 이상하게 그 아들을 보면 그래도 참 반듯하게 잘 자랐다는 느낌을 줬다., 그건 배우가 주는것도 있겠지만 그 역활이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 어쩔 수 없는 근본적인 천성 순함 착함 바름이 드러날 수 밖에 없어 보이는 뭔가가 있었다.  공부를 잘하고 성공을 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고 고운 말을 쓰고 법을 지키고 욕도 안하고 뭐 그래서 반듯한게 아니라 욕도 하고 주먹질도 하지만 그래도 어른 말을 들을 줄 알고 지킬건 지킬 줄 알고 있는 기본은 다 가진 느낌의 반듯함  뭐 그런게 완득이에게도 느껴졌다. (어쩌면 내가 유아인이라는 배우를 너무 이뻐해서 생기는 착각인지는 모르겠다) 

김윤석은 그 자체가 똥주선생이다. 도데체 공교육에서 무얼 가르치는지 알 수 없는 인물이지만 사실 학교가 대입을 위한 입시학원은 아니지 않는가.. 사실 수업에 충실히 하는 것이 선생님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일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어른으로 존재하는 것 그것도 선생님의 의무가 아닐까.. 그렇게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봐주고 믿어주고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는 걸 안다면 어떤 아이들이 삐뚤어 질 수 있을까.. 그게 부모든 선생님이든 아니면 이웃집 오지랍넓은 형이나 아저씨라도 " 나는 너를 믿는다."라는 든든한 눈길로 나를 간섭하고 때리고 다독이는 누군가만 있다면 아이들은 외롭지 않을거같다.  

완득이는 그런 사람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삐뚤어지지않고 반듯하게 자란건지 모르겠다.똥주 선생이나 아버지 모자라는 삼촌 그리고 집나간 어머니조차 그를 믿어주고 지켜봐 준다는 느낌이들었다. 

완득이와 똥주선생님의 관게는 참 따뜻하게 재미있게 책만큼이나 잘 묘사되어있는데 아버지는 조금 죽은 느낌이다. 책에서 아버지가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완득이와 대화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참 의외이면서도 좋았던 기억이 있다. 동주선생과 완득이의 관계에 더 집중해서 일까 의외로 완득이에게 툭툭 던져지듯 조언을 해주고 지켜주는 다른 사람은 조금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나 삼촌 그리고 격투기 관장님등도 완득이에게는 좋은 어른이었는데 

영화는 책과 다르지 않게 흘러가고 그다지 큰 굴곡없이 넘어간다. 사실 완득이 정도면 그렇게 절망적이란 느낌이 들지 않을만큼 따뜻하고 원만하게 흐른다. 그리고 끝도 해피앤딩이고   그래서 조금 편치 않는 것도 있고 다행이다 싶은 점도 있다.  

극장아 완득이 또래 혹은 조금은 어린 학생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어떻게 봤을까.. 학교 생활 장면에서 공감하는 웃음도 많이 나왔었는데.. 이 아이에게도 누군가 똥주선생이 있을까 

나와 함꼐 본 내 아이들에게도 똥주선생처럼 껄렁거리면서도 정의롭고 든든한 누군가가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는 생각지 못했던 것 이건 청소년용 책이나 영화가 아니라 어른들이 보고 조금 뜨끔해지고 얼굴이 붉어져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연 아이들에게 (내가 낳고 키우는 아이를 포함해서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일까 그들이 든든하게 믿을 수 있는 어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쁜 길로 빠지고 유혹에서 흔들릴때 지켜봐주고 잡아 줄 수 있는 그런 믿을 수 있는 어른 일까.. 아니 어른이기는 할까.. 

요즘 아이들 어쩌고 저쩌고 하기전에 내가 요즘 어른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지 내 기준이 있는 건지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다.  

그리고 완득이는 무엇보다 너무너무 재미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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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그래
교고쿠 나쓰히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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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도발적이다...  

어떤 상황이면 저런말이 불쑥 튀어나갈 수 있을까? 

여기나오는 모든 사람은 자기의 상황을 남의 탓으로 돌린다., 나는 이런 걸 원한게 아니었는데 가족이 아내가 자식이 남편이 이웃이 애인이 선배가 세상이 다 나를 몰라주고 이렇게 몰고간다.,부조리하고 나쁜건 세상탓이고 그사람탓이고 나는 억울한 피해자다. 

나도 살면서 그런 말을 한다. 세상이 엉망이야 나만 잘하면 뭐해 알아주지도 않는데... 저애가 먼저 깐죽거렸으니 안때릴 수 있어? 먼저 날 못본 척 무시했으니 어떻게 가만있어?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보고 계속 무시할거 아니야.. 무례하게 굴고  떼뗵거리고  안하무인으로 나오니까 그런거지.. 가만있으면 내가 왜그래? 나 그런 사람아니야 

그렇게 모든게 나만 억울하고 나만 피해자이고 모두가 나만공격한다고 한다, 그때 어리석고 바보같고 찌질해보이는 그가 한마디 내뱉는다.  

"차라리 죽지 그래?" 

그렇게 억울하고 힘들고 괴롭고 살기 싫으며 죽으면 되잖아? 하지만 누구나 그말에 몸서리를 치고 " 내가 왜 죽어야 하는데.. 싫어.. 왜 내가 죽어? 

사실 그게 인간적이기도 하다. 추하고 모순투성이지만... 

대사위주로 나오는 소설이라 읽기가 힘들었다. 이게 누구의 대사인지 헷갈리기도 하고 주눅들고 어리석고 바보같다고 스스로 말하는 켄야가 갑자기 돌변해서 냉정하고 차갑게 반말을 지껄이는게 첨엔 익숙해지지도 않았다. 각자 첨보는 사람에게 스스로 경계를 풀고 자기 넋두리를 하게 만드는 것 그게 켄야의 힘일까? 아니면 사람의 본성일까...  

다 읽어도 아사미는 왜 죽었을까 잘 모르겠다. 그렇게 불행하지 않았고 스스로  누구탓도 하지 않고 다들 고맙고 감사하다고 하면서 감사하고 행복한 채로 죽고 싶다고 미소지으며 죽어갔다는게.. 아직 잘 모르겠다. 그것조차 켄야의 시점에서 바라본거니까...  

 

지난 수욜 들었던 볍륜스님 말씀이 생각난다. 누군가를 탓하기전에 나를 돌아보라는... 일단 내 마음을 다스리고 나를 편안하게 하는것이 먼저라고....     그게랑 연관되는지 모르겠지만 생각이 나네..  

누군가 나에게 그러면 차라리 죽지 그래? 한다면...  

나는 뭐라고 구절구절 말을 널어놓을까? 아니면 그냥 멍하니 입만 벌리고 있을까?  

세상에 이렇게 말한다면... 그렇게 엉망진창이고 맘에 안들면 죽지그래?  

죽기는 악착같이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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