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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리언이 말했다.

" 내가 원하는 건 둘 다야, 난 다른 시간의 다른 사람을 원해............나는 가운데 끼여서 매일    

  매일 짓눌리고 있어 상처 입을 사람은 바로 나야"

스튜어트가 말했다.

" 남편은 항상 제일 먼저 의심하지만 제일 늦게 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처 입을 사람은 바로 나다"

올리버도 말했다.

" 왜 항상 내가 비난을 받아야 하지? 애정 파괴자 올리 결혼 파괴자 올리...............

  나는 빌어먹을 창문에 머리를 박아대는 빌어먹을 나방이다. 쳐 쳐 세게 쳐  상처를 입을

  사람은 바로 나다"

 

스튜어트와 올리버는 오랜 친구다. 고지식하고 답답하고 매력없는 스튜어트와 자유분방하고 매력적이지만  무책임하기도한 올리버 둘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고 그리고 자기가 상대에 비해 조금은 낫지 않을까하는 속내를 숨기거나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사이

어느날 스튜어트가 질리언을 만나 결혼하기로 하자 올리버는 다소놀란다, 어찌하여 스튜어트에게 이런 행운이.... 그리고 결혼식 날 올리버는 질리언에게 반해버리고 이후 노골적으로 때때로는 은근하게 구애를 하고 우여곡절을 지나고 마침내 질리언은 스튜어트와 헤어시지고 올리버와 다시 결혼한다.. 그리고...............

 

세사람과 간혹 등장하는 질리언의 엄마 그리고 몇몇 주변 인물이 돌아가며 자기 입장을 이야기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세 사람의 발언이 번갈아 나오며 이야기는 진행되는데 같은 상황이 제각각의 입장에 따라 달리 보인다. 스튜어트는 감정에 둔하고 그저 고지식하게 사실을 나열할 뿐이고 올리버는 화려한 언변으로 감정과잉이고 질리언는 자기의 입장만 이야기한다, 누구나 자기의 틀 안에서 상황을 보고 사건을 파악하고 이야기 할 뿐이다,

이야기를 가만  보자니 서로는 서로에게 말하지 않는다. 아니 말했다고 착각하고 있다. 상대가 내가 아는 것을 알고 내가 생각하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믿어버리거나 혹은 상대는 정말 나를 모른다고 오해하거나 할 뿐이다, 독자? 혹은 누군가에게 자기를 하소연하고 방어할 시간은 내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전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책을 읽다보면 서로 이야기를 하고 논쟁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해야할 말은 하지 않으면서 서로서로 자기 말 좀 들어달라고 한다,

그래도 이야기는 진행되고 사건은 일어나서 마무리가 되고 끝나지만 왠지 개운하지 않다.

결국은 귀먹어리개가 차에 치여 죽어버린 것처럼 들리지 않고 듣지 않은 사람들의 비극이 자꾸 걱정될 뿐이다,

 

사실 누구나 그렇다.

내 입장에서 생각할 수 밖에 없고 내 생각과 감정이 우선시 될 수 밖에 없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이다,.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말하지 않았음에도 서로서로 대화를 하고 이해를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서로가 나는 충분히 표현했고 정당하며 때떄로 가장 아픈 건 나라고 여기고 자기의 상처만 들여다 보고 동동거린다,

나도 그렇다.

남편과 이야기하다가 혹은 아이들과 이야기 하다가 놀란다,

아니 왜이렇게 말귀를 못알아듣지? 같은 한국말을 하는데 이렇게 이해가 안되나?

그저 상대방을 나무라기에 급급하다,

사람은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제각각 자기방식의 표현을 한다,

급한 성격의 나는 모든 것을 생략하고 "이거" "그거" 하면 딱딱 알아듣기를 바란다,

성격이 느긋한 아이는 천천히 모든 것을 이야기하다가 정작 해야할 말을 빠뜨리고 이야기를 마치기도 한다. 남편은 자기가 듣고 싶은대로 듣고 받아들인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니 같은 언어를 쓰면서 우리는 제각각 이야기를 하면서도 제발 내 말을 들어달라고  아우성칠 뿐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데 어떻게 안 들을 수가 있지?

서로를 나무란다,

초등 국어가 "듣. 말.쓰"

그러니까 듣고 말하고 쓰기 순서이다,

일단 들어라,. 그리고 말해라... 그리고 난 후 써라

여기서 우리는 듣기도 말하기도 제대로 안된 셈이다,

서로 자기 말을 하며 상대방의 언어를 내 언어로 통역해서 오역한다,

내 말이 오역되고 오해되는 건 전혀 예상할 수없다,

세로운 바벨탑이 여기저기 세워진다,

다시 우리는 듣기를 배우고 말하기를 배우고 나아가 공감과 경청이라는 새로운 풍조를 배워야 한다, 어렵다,

 

키득키득이며 세사람의  막장 드라마같은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괜히 뜨끔해진다,

질리언에 스튜어트에 그리고 올리버에 나와 내가 아는 사람들의 이름으로 바꾸어도 상관없다,

뭐 내가 질리언처럼 매력적이지 않아 두 남자의 구애를 받은 상황은 안 생기겠지만 두 타인 사이에서 오해받고 이해시키지 못해 동동거리며 결국 나 자신의 연민에 빠지드는 일은 종종 있어왔으니까,...

그래서 몹시 외로웠었나보다.

 

 

즐리언 반스가 정말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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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15-05-07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얼마전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재밌게 읽었는데,
줄리언 반스 매력적인 작가인 것 같아요 (^o^)b

푸른희망 2015-05-07 16:43   좋아요 1 | URL
저도 ˝예감은~˝을 읽고 줄리언 반스의 매력에 빠졌지요. 이 책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글을 쓰고 싶었다, 무슨 일을 하든 글을 쓰는 것과 관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었다

그러나 나는 전형적인 머리속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글이란 진중한 엉덩이와 펜 끝에서 나온다는 걸 몰랐다,

그저 머리속으로 집을 수십채를 지었다 허물면서 글을 그려내고 있었다,

늘 생각은 많았다,

아이가 어려서 생각하고 고생하고 자라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런데 늘 이야기는 머리속에서만 맴돌았고 펜끝에서는 늘  손끝이 떨려서 점점점만 나왔다,

나중에 그런 이야기가 성장소설이라는 걸 알았다,

글을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고 들어서 줄곧 읽어댔다, 어떤 원칙도 없이 흥미위주로 읽고 어려워 보이는 책들은 그냥 꾸역꾸역 읽었다,. 그리고 차라리 읽은 책에 대해 글을 쓰면 어떨까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여자가 낸 책을 누가 볼까 싶어 어쩌면 어떤 네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궁리만 하다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한 참 후에 독서에 관한 책들이 쏟아졌다, 유명한 사람도 있었지만 의외로 누구도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드라마를 쓰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드라마를 보면 누구나 그렇듯이

운명적인 사랑이 아니라고 그냥 오래 공기처럼 물처럼 있던 친구가 연인이 되는 이야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밋밋한가 싶었다, 연애경험도 없고 오래된 이성친구 따위는 더구나 없던 내게 이야기는 그저 구름위의 개미집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질투"라는 드라마가 나왔다,

나는  나혼자 늘 몇발 앞서 있었다, 내 생각속에서

글은 여전히 머리속에서 뭉개뭉개 그렸고 노트들은 앞의 몇장만 빽빽하게 채워진 채로 쌓여만 갔다,  한 번은 자원절약 차원에서 앞장을 모주 북북 찢고 새로 이용하기로 했다,

찢어낸 종이뭉치를 그냥 버리려다 한 번 읽었더니 어.. 제법이었다,

버리기 아까웠다, 그리도 혹시나 싶어 파일에 챙겨두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서랍아래서 잊혀지고 있는 중이다,

일단 일기를 쓰기로 했다,'나날이 무료했다. 화끈한 사건도 없었다, 당연히 쓸 이야기도 없다,

나는 나이를 먹도록 초등학교 2학년이상의 일기를 쓸 수 없었다, 하루에 기막힌 일이 없다면 쓸거리가 없어 지루해 하는 단순한 아이 그 뿐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고 여전히 방황하고 꿈만 꾸고 있었다,

글쓰기 책들은 책장에서 새책과 마찬가지의 모습으로 잊혀져 가고  나는 여전히 웹서핑에서 그런 책들만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남이 쓴 책 읽은 이야기도 열심히 읽었다,

그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여겼다, 단지 그는 그 생각이 문장으로 나올 수 있었고 나는 여전히 내 머리 속에서만 맴돈다는 것이 다른 뿐이었다,

읽고 쓰는 일을 멈출 수는 없었다, 어떤 생산성도 없는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이지만 그래도 내 삶의 일부였다, 누가 그랬더라 시간많은 백수가 문화적으로 더 고상하고 수준높은 면이 있다고

딱 내가 그랬다, 일이 없고 시간이 많으니.. 아니 솔직이 내 일을 내팽개치고 났더니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끄적일 수 있는 시간은 늘어났다,

책에 씌여진 이야기처럼 나도 시간을 정해서 무조건 쓰자고 결심한 적도 있었다,

반짝 삼일을 했다, 역시 작심삼일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다, 그것이 오래된 진리라는 것만 깨우치고 끝났다,

나는 계속 읽고 있었고 그 이외의 즐거움이 없었다,

삶이 지루하고 무료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sns가 생겨나면서 세상의 모둔 은둔 고수들이 드러났다,

세상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무지하게 많다,

이야기를 잘 쓰는 사람, 유머있게 쓸 줄 아는 사람, 이성적으로 쓸 줄 아는 사람 멋진 말들을 나열하길 잘하는 사람  라디오 방송의 오프닝처럼 쓰는 사람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며 쓰는 사람 세상에 잘 쓰는 사람은 너무 널렸고 책은 너무 많아졌고 작가는  내 이웃에도 있었다,

갑자기 세상의 나무들이 안쓰러워졌다, 서점에는 이렇게 책이 많은데  그리고 이렇게 쉽게 잊혀지고 있는데 글을 쓴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요즘 케이블이며 종편이며 텔레비젼 보는 맛을 들이다 보면 세상에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많은지 몰랐다, 모든 오디션 프로에 가수를 흉내내는 프로에 계속 사람들이 흘러넘쳤고 그들은 어느 가수 못지 않았다,

이곳 알라딘만해도 작가들은 흘러넘친다,  세상에 숨든 고수들은 어디든 무리지어 있었다, 이젠 고수라고 할 수 없을만큼 글을 쓴다는 것은 그저 흔한 재능의 하나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나는 에전에 책을 많이 읽었고 한때 좀 쓴다고 여겨졌었던 어떤 중년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책읽기와 글쓰기에 대한 책들을 부지런히 모으고 읽고 또 읽고 있다,

문구코너에 갈 때마다 노트는 하나 둘씩 필기구도 하나둘 씩 사 모으지만 그것들은 서랍에서 책장 한 구석에서 먼지만 뒤집어 쓰고 계속 텅 빈 채 잊혀지고 있지만 책들은 밑줄이 그어지고 귀퉁이가 접혀가며 쌓이고 있다,

난 여전히 쓰지않고 쓰기를 배우는 중이었다,

글로 배운 글쓰기 글로 배운 책읽기

나는 전형적인 모든 걸 책으로 배우고 실전경혐은 꽝인 인간형으로 되어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이 목록에 두 권의 책을 더 추가하고 있다,

 

 

 

 

 

 

 

 

 

 

 

 

 

 

 

 

이게 머리로 쓰는 글쓰기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내가 무엇을 쓸지 알 수 없으니 픽션과 논픽션 두가지를 모두 읽기로 한다

문제는 이 두 저자가 글을 잘 쓴다는 거다

굳이 글을 써야한다는 강박없이 그냥 읽어도 재미있다,

이게 글쓰기 비법을 풀어놓은 책인지 그걸 미끼로 던지는 개인적인 에세이인지 그 정체가 모호하기 이를 데 없지만 열심히 줄을 그어가면서 읽고 있다.

글을 쓴다는 건 나를 드러내는 일이라는 걸 이제 비로소 깨닫는다,

나를 꽁꽁 감추고  무언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 다른 사람의 사정을 헤아리며 쓰는 글은 사기도 아니고 뭣도 아니었다. 나는 그동안 나를 드러내는 방법을 몰랐다는 걸 알았다,

나를 드러내는 방식이 지어낸 이야기든 논리적이고 사실적인 글이라 하더라도 두가지에 다 해당된다. 내가 쓴 글에는 내가 들어갈 수 밖에 없다,

허접하고 짧은 식견과 완고하고 오만한 고집도 있고 귀가 얇아 모든 말에 솔직하는 가벼움도 들어갈 것이다. 무엇으로도 가릴 수 없는 그 빈곤함을 드러내는 글이 어쩌면 화려하게 치장하고 감추어 둔 나 자신보다 더 타인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 그걸 두 책의 저자 그리고 그동안 읽은 모든 글쓰기 책의 저자는 이야기 해준다,

 

결국은 쓰라는 거다

나를 드러내든 논리를 세우고 검증을 하며 칼을 갈든 일단은 쓰고 볼 일이다,

글은 머리로 쓰는 게 아니라 엉덩이로 쓰고 손으로 쓴다

뭐라도 끄적여야 글이 되는 거지

 

하루가 지났다 즐거운게 없다. 어제와 같다 끝

하고 공책을 덮어버리는 어린시절 일기처럼 뭐라도 쓴 건 글이 되겠지만 머리속으로 쌓은 웅장한 만리장성은 그냥 허상이다,

 

모든 책을 읽은 결론.. 더 이상 읽을 필요가 없다. 아니 이전 이 모든 책을 읽을 필요가 없었다,

김연수의 글에서 딱 하나가 기억난다,

용기는 동사라고 했던가. 행동하는 것 움직이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했던가 가물가물

그렇다, 일단 쓰고 볼 일이다,

이것이 좋은 글인지 나쁜 글인지는 다 쓰기 전엔 알 수 없는 일이다,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걸 듣고 밑줄 좍좍 그어봐야 아무 소용없다,

너는 너고 나는 나만의 글쓰기 방법으로 쓸 수 밖에,,

많이 비문이 나오고 잡스럽고 문장이 어수선해서 내가 진심을 담아 쓰면 그게 좋은거라고 그렇게 끝을 맺어보자고 그게 모든 글쓰기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이다,

고로 .. 앞으로 쓸데없는 데는 절대 돈을 쓰지 말아야겠다,

안그래도 사고싶은 책은 넘처나는데 굳이 이런 책들은 그냥 가볍게 넘겨야겠다,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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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 김승옥 소설전집 1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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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에게 무진이란 무의식 아래 숨겨둔 "내"가 있는 곳이다,

전쟁중에 나를 보호했던 어머니. 그때 이유없이 나를 떠난 여인 현재 나를 만든 아내

그 모두는 지금의 나를 있게한 은인이면서 동시에 나를 억압하는 존재들이다,

나는 역앞에서 본 미친 여자처럼 그렇게 정신을 놓고 싶고 도랑에서 죽은 창부처럼 그렇게 명을 놓아버리고도 싶었다,

무진은 그렇게 내가 미워하고 두려워하는 사람들로부터 도망치는 곳이면서 내가 외면한 내 본성을 마주하는 곳이다,

나는 그곳에서 무진의 안개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서 존재감을 나타내는  그런 모든 타자들을 떨쳐버리고 싶다, 그러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나의 속물을 보여주는 조와 나의 잃어버린 순수성을 보여주는 박

그들 역시 마뜩치 않고  불편하다

그 중 인숙은 바로 나 자신이다.

이곳을 끊임없이 떠나고 싶어하는 그녀의 안달을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안다.

누군가는 순수하다고 여기지만 또 누군가는 가장 추악하고 속물스럽다고 보는 그 인숙이 나다

나는 보여지는 내가 전부가 아니다, 그저 무진의 안개뒤에서 어렴풋이 느껴지는  존재이고 몇개의 가면뒤에서 불안하게 떨고 있는 어린 아이다,

나는 지금 무진에서 내 민낯과 마주하지만 이곳을 떠난 순간 그 모든 것을 다 잊을 것이다,

잊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부끄럽다, 나의 반성과 성찰이 가뭄 속의 논바닥처럼 얕고 쩍쩍 갈라지는 불온한 것임을 알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부끄러움은  나를 계속 따라다닐 것이다,

그러나 내 뒤꽁무니에 붙언 그 부끄러움을 나는 결고 마주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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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허먼 멜빌 지음, 공진호 옮김,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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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안 하는 것을 선택하겠습니다,

 

 

타자는 불가해한 존재다.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인간은....

바틀비 그는 우리에게 타자였다.

그의 소극적인 저항은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세상으로부터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고자 하는 몸짓이다,

바틀비는 모든 것을 안하는 것으로 선택함으로서 노동과 생존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것을 선택한다, 그 행동은 어떤 큰 파장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세상에 질문을 하나 던지는 것이다,

모든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자주의 구조에 대한 저항.

누군가 만들어 놓아 이젠 익숙해진 사회 구조에 대한 저항

나아가 생존에 대한 저항까지

무엇이라고 이름 불리든 바틀비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긴 일상을 한 번 뒤집어 주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그는 우리에게 낯설고 두려운 타자가 된다,

우리와 다른 사람을 볼 때 우리는 화자인 변호사 처럼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가고 동정하고 이해해 보려고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그 범위 이상은 절대 넘지 않는다,

타인을 어떤 시선으로 볼 것인가,

우리는 주위의 바틀비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나는 누군가에게 바틀비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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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친구 기리시마는 왜 동아리를 그만두는 걸까?

기리시마는 누구지?

그가 동아리는 그만둔다는 건 개인적인 일일텐데 그 파도는 여기저기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물론 기리시마를 알고 있는 사람이건 모르던 사람이건 단 순한 사실 기리시마가 동아리를 그만 두었다는 것에 영향을 받는다 작게 혹은 무심하게,,,

 

이야기는 사실 기리시마와 상관이 없다. 그가 동아리를 그만둔다는 사실때문에 생각이 많아진 배구부의 히로키 이외엔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다,.

히로키는 기리시마가 빠진 자리에 들어가면서 긴장과 설레임 그리고 기리시마와 비교되는 자긴의 플레이에 주눅이 든다, 하지만 기리시마는 기리시마이고 히로키는 히로키다,

브라스 밴드의 아야는 기리시마의 변화로 좋아하는 남학생을 더이상 훔쳐 볼 수 없다, 이미 학교 울타리 내에서 게급이 나누어 지고 위와 아래가 정해진다. 위는 위 대로 고민이 있고 아래는 아래대로 고민이 있고 그건 몹시도 닮아있지만 둘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다,

브라스 밴드부의  아야와 영화부 마에다 료야는 소위 말해서 아래에 속하는 아이들이다,

그러나 함께 음을 만들어 내는 브라스밴드나 렌즈를  통해 세상을 관찰하는 영화부 아이들은 그 순간은 누구보다 빛나고 위 아래의 의미가 전혀 없다,

위 에 속하는 미카도 위의 두 아이와는 상관 없이 고민이 있지만 누구에게 털어놓을 수 없다,

 

그때의 아이가 그렇다 학교는 삶의 모든 부분을 차지하고 그 이외의 생활을 상상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그 생활이 즐겁지 않다., 소설 속에는 입시라는 무게가 빠져 있고 동아리 활동을 하는 아이들이라 조금 편하고 여유롭지만 그들이라고 마냥 행복하지 않다는 거다,

그리고 몹시 순수하고 착하다, 어른이 생각하는 이상....

사실 그 나이의 아이들은 우리의 상상만큼 다이나믹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하루하루 반복되는 날이 이어지고 사소해 보이는 일에 마음 상하고  또  마음이 날아갈 듯 뛰기도 할 것이다, 그런 하루하루가 쌓여가는 것인데 그것이 바깥에서 보면 뭔가 대단한 위기처럼 보이고 터지기 직전의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교실을 채우면서도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자기의 시간을 쌓아갈 뿐이다,

입시와 불안안 미래를 빼버린 청춘의 이야기라 조금은 환상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평범하고 착한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심심하지만 행복하다,

왕따나 폭력 입시 스트레스와 궁지에 몰려 무언가를 꾸역꾸역 집어넣고 있는 아이들 대신 동아리 활동을 하고 소박하게 꿈을 꾸고 맥도날드의 한정판 쉐이크에 열광하고 영화 잡지나 만화  교복 스타일에 목숨거는 그런 평범한 아이들의 모습을 이제 우리는 찾기가 더 힘들어지지 않았을까

그런 아이들이 여전히 우리 주변에 있고 다이나믹하고  화려한 아이들 또는 무시무시한 아이들보다 더 많이 있는데 그들이 소외받는 이유는 뭘까

모든 걸 점점 더 잘 해야하고 조금이라도 무언가 장점을 가지고 자기의 길을 미리 찾아야 하고 그게에 맞춰 자소서를 쓰고 미래를 규정하고 입시에 매달리고 어른 뺨치는 모사와 폭력을 행하기도 하면서, 뭉뚱거려서 중 병이니  미래가 없는 청년이니 하는 집단으로 판단 되어버리는 동안

소심하고 조용하고 자기의 길을 고민하고 웃고 슬퍼하고 화내고 고민하는 아이들은 점점 투명인간이 되어간다, 그 많은 아이들은 어디에 있는가

기리시마의 동아리 탈퇴에  내 마음이 흔들리고 나를 돌아보게 되는 조용하고 얌전한 아이들을 이제 우리가 찾아나서야 할 때가 아닐까

밋밋하고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야기에서 이런 평범하고 보통의 아이들이 지금 더 귀해졌다는 걸 세삼 느끼게 된다,

내 아이가 너무 평범해서 , 우등생은 되지 못하고 존재감이 적은 모범생일 뿐이어서 슬퍼하고 속상해 했던 내가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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