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되겠지 - 호기심과 편애로 만드는 특별한 세상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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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들으면서 첨 알았다. 김중혁이라는 작가...

사실 이전엔 소설가라는 것과 김연수 친구라는 것만 알았다. (작가에게 미안하네)

그런데 팟방을 뜰으면서 이동진과 주거니 받거니 하는 말을 들으면서 이 작가의 말이 생각이 참 좋았다. 그냥 나랑 비슷하게 생각하네 싶은 맘도 들었고 너무나 매끈하게 이야기하는 이동진에 ㅣ해 버벅거리고 얼버무리는 경향이 많지만 그래도 뭔가 자기 주장을 해야할테는 투박하고  솔직하게 자기를 드러내는 게 좋았다.

그래서 책이 궁금했는데 소설은 제목을 보니 사실 끌리지 않았고  이 책은 나올때부터 제목이 끌렸다.

그래 뭐라도 되겠지... 안달할거 뭐있나 싶은 마음에 제목이 정말 와닿았다.

그리고 미루고 미루다 도서관  장장 에약까지 하면서 본 책

우선 이렇게 두꺼울 지 몰랐다.

사실 어느 정도에서 잘랐으면 좋았겠는데 내용물이 너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모든 글이 고르지 않았다. 특히 후반부

두번째 요즘 젊은 작가들의 경향이기도 하지만 하루끼 풍의 문체가 자꾸 걸린다.

물론 이 작가으이 방송을 듣다보면 이 작가의 목소리가 저절로 재생되어 나와 문체랑 말투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자꾸 하루끼가 연상된다.

조금은 가볍고  아니면 말고 식이거나.. 중간에 개입해서 (괄호속에 들어갈 말들이 튀어나오는) 뭐 그런 것들이  걸렸다.

하지만 내용이 공감이 가는게 많다.

자기를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단점도 감추지 않고 소심하고 꾸준하지도 못하고 게으르고 방만한 성격이지만 그래도 뭔가 이루지 않았는가.. 이렇게도 살 수 있지 않은가 하고 이야기한다.

그렇지 그래... 우리 아이들도 나중에 뭔가 되긴 되겠지? 하는 무한 긍정을 마구 샘솟게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래서 뭐... 결국 이 작가는 그래도 뭔가가 되었지만 다들 이렇게 뭔가가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하는 의심과 불안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기도 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따라하기엔 왠지 미심쩍고 불안하고 위험해 보이는...

어쩔 수 없는 학부모의 마음이 자꾸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대단한건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작가가 .. 나도 이랬어 그런데 괜찮아.. 하는 말을 읽으면서 나자신은 공감이 가지만.. 이걸 우리애들는 금서로 해야하지 않나 나는  이중성을 마구 드러내게하는 책이었다.

그래서... 애들이 보면 좋겠지만.. 나중에 어느정도 걸러낼 이성이 생길때 보면 좋겠다는 욕심이...

 

하지만 뭐 이런걸 다.. 혼자 생각하고 말지.. 했을 것들을 모두 세세하게 기록하고 글로 풀어내는 그 부지런함과 정성에는 감동했다. 별 건 아니지만  누군가 술자리에서 수다떨고 말 이야기들에서 그래도 뭔가를 꺼집어 내는 걸 보니 작가구나 싶고 참 사람 좋을거같다는 생각도 들고... 암튼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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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만찬 - 공선옥 음식 산문집
공선옥 지음 / 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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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좋은 부모는 아니란걸 나도 안다.

변덕도 심하고 아직도 미성숙한 부분이 많이 남아서 아이랑 싸우면 꼭 이겨 먹으려고 하고

내 마음이 다치는게  아이가 다치는 것보다는 더 싫고 자존심도 상하고

뭔가 내가 더 중요하다면서도 아이가  가져다 주는 뿌듯함 , 통속적인 행복 우쭐함도 함께 누리고 싶다.

한마디로 손대지 않고 코풀고 싶은 심리가 있다.

 

정서적인 안정감

언제나 모범이 되는 뒷모습

아이의 성장에 맞추는 잘 짜여진 육아계획과 실천들등등

그런건 하나도 못하지만 아쉬운 건 없지만 단 한가지

아이가 엄마를 기억할 때 엄마.. 하면 떠오르는 맛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요리를 썩 잘하지도 않고 즐기지도 않지만 그래도 때가 되면 먹어야 하는 건 아이의 기호와는 전혀 상관없이 내 솜씨와도 전혀 상관없이 해주고 싶었다.

설에는 떡국을 먹고 정월 보름에는 오곡밥과 나물을 먹어야 하고 부름도 깨야하고

복날에는 삼계탕도 먹어야 하고

동지에는 팥죽도 먹어야 하고

명절때는 동그랑 땡이나 전을 태워가며 모양이 엉망이 되어도 먹어야 하고

암튼 그런 무모한 욕심이 있었다.

입맛이 다른 아이에겐 그런 음식에 대한 기억도 취향도 없다.

사실 아이가 좋아하는 메뉴가 아니라는 걸 나도 알지만

뭐랄까 이런날은 이런 음식.. 이라는 기억을 아이에게 주고 싶었다.

함께 나눈 시간 따뜻한 정 기분 좋은 냄새 같은 게 아니더라도

먹기 싫은데 엄마는 무얼 저리 많이 만들어 먹이나 싶은 기억이라도

아... 이런 음식도 있구나 이럴때 먹는 구나.. 하는 그런 지겨운 기억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박이래도 할 수 업고..

 

 

울 친정 엄마가 음식 솜씨가 좋은 건 아니지만 내가 기억하고 좋아하는 엄마 음식이 참 많다.

엄마가 해 준거니까 마늘을 많이 넣어도 간이 좀 강해도 그건 늘 맛있었다.

모양이 보기가 그렇고 먹어도 질리지 않고 그리운 맛이다.

때마다 먹었던 절기 음식이나 자랄땐 그렇게 지겨웠던 명절음식 제사 음식도 지금은 그립고 아쉽다.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엄마는 모습이나 소리와 함께 맛도 함께 있다.

 

그래서 내 아이도 나의 모습이나 소리이외에 맛도 함께 기억해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잘 하지는 못하더라도 때가 되면 주저리주저리 투덜거리면서도 그 음식을 기억하는 몸으로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게 작은 바람이다.

 

그 바람속에 읽었던 이 책은 내게 꼭 친정엄마같다.

물론 나는 작가보다는  나이가 덜 먹어서  그런 경험은 없지만 그래도 작가가 기억하는 음식에 대한것들은 공감이 간다.

한없는 갈증속에서 정말 기갈나게 쬐끔씩 얻어먹었던 맛

지겹게 먹어서 물리기까지 한 맛들

그땐 어려서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먹었던 맛들이

사실 별거 아닌 재료 그대로의 모습으로 대충대충 만들었던 맛들을 정말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맛깔나게 표현해내고 있다.

고구마 쑥  부추 (내겐 정구지. 작가에겐 솔) 메밀 호박 쌀 등등...

이젠 듣기만 해도 정겹고 따뜻한 재료들이 만들어 내는 맛과 기억을 펼쳐내고 있다.

전라도 곡석 가시내의 기억이나 그로부터 몇년 뒤에 태어난 부산 가시내나 뭔가 맛을 기억한다는 건 참 따뜻하고 행복하다는 걸 알 고 있다.

그래서..

그런 행복한 기억이 내 아이들도 있기를 바라면서

지금도 지겨워하면서도 야무지 못한 손끝으로 여전히 맛을 빚어내고 있다.

다만... 고백하자면

함께 만든 음식만큼 함께 키득거리며  소곤거리며 먹는 길거리 음식  식당 음식도 기억이 되리ㅏ 믿는다는 것.. 조금은 게으른 엄마의 변명이기도 하다.

 

내가 경험하지 않은 작가의 경험을 읽는 것만으로도 코끝이 찡하고 뭔가 가슴 저 아래가 아릿하면서 간질간질해지는 기분을,,,, 내 아이도 먹지 않은 음식이래도  뭔가 뭉클해지는 기억을 가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소박한 재료가 나오기 까지의 자연과 사람의 정성

그 재료가 음식이 되어나오기까지의 요리하는 사람의 무심한 정성과 마음

그 모든 것이 어우러 진 걸 우리가 먹는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살아가기를 바란다.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그냥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괜히 입가에 웃음이 배실배실 베어나와서 괜히  멋적기도 했다.

이런  경험.. 이런 기분을 내 아이도 꼭 경험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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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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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생기면 제일 먼저 자전거 앞자리에 태우고 싶었다. 어렸을 때 내 얼굴에 부딪히던 그 바람과 불빛과 거리의 냄새를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아버지에게 받은 가장 소중한 것 , 오랜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것. 집이 있어 아이들은 떠날 수 있고 어미새가 있어 어린 새들은 날갯짓을 배운다. 내가 바다를 건너는 수고를 한 번이라도 했닫면 그건 아버지가 이미 바다를 건너왔기때문이다. 나도 이제 열무를 위해 먼저 바다를 건너는 방법을 배워야 겠다. 물론 어렵겠지만..."  p 30-31

 

 

 

.그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다른 어떤 동물도 죽을 줄 아는 길로 걸어가지 않는데 왜 사라만은 그게 자기를 파멸시키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눈을 찌르는 것일까.....p49

 

 

 

'.... 키친 테이블 노블이라는 게 있다면 세상의 모든 키친 테이브 노블은 애잔하기 짝이 없다. 어떤 경우에도 그 소설은 전적으로 자신을 위해 씌여지는 소설이기때문이다. 스텐드를 밝히고 노트를 꺼내 뭔가를 한없이 긁적여 나간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들은 짖장에서 돌아와 뭔가를 긁적이는 것이다. 그러고 이상한 일이지만 긁적이는 동안 자기 자신이 치유받는다. 그들의작품에 열광한 수많은 독자들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키친 테이블 노블이 실제로 하는 일은 그 글을 쓴느 사람을 치유하는 일이다. "  p 60

 

 

"그렇다면 왜 쓰는가? 사회를 개선시키기 위해? 문학을 쇄신하기 위해? 인류를 사랑하기위해?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질문에 부정이 계속되었지만 그 해답은 찾을 수 없었다. ..........)중략) 그렇게 한달 정도 썼을 때쯤 이었다. 컴퓨터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었더니 밤하늘이 보였다. 문득, 고독해졌다. 나는 지금 소설을 쓰고 있다. 오직 그문장에만 해당하는 일을 나는 하고 있었다. 그 소설이 어떤 평가를 받을 ㅣ 그 소설로 인해 내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그런 생각ㅇㄴ 하나도 들지 않았다. 그저 ㄴ는 지금 소설을 쓰고 있다. 그 문장뿐이었다. 그리고 그때까지 살아오면서 받았던 모든 상처는 치유됐다. 파스칼ㄹ의 회심과 같은 대단한 일이 일어난것은 아니었다. 나는 다만 나는 지금 소설을 쓰고 있다 라는 문장에 해당하는 행위가 어떤 것인지 단숨에 깨달으면서 파스칼의 지복과 비슷한 감정을 잠시 느꼈다는 말이다."p66

 

 

"..다음날 이삿짐 트럭을 타고 언덕길을 내려가면서 나는 그 언덕에서의 삶이 내겐 봄이었다는 사실을 ㄲ개달을 수 있었다. 꽃시절이 모두 지나고 나면 봄빛이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천만 조각 흩날리고 낙화도  바닥나게 되면 우리가 살았던 곳이 과연 어디였는지 깨닫게 딘다. 청춘은 그렇게 한두 조각 꽃잎을 떨구면서 가벼렸다. 이미 저버린 꽃을 다시 살릴 수 있다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  p 152

 

 

 

" ....살아오면서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영어 가정법 문장을 어떻게 만드는지도 배웠고 3차 방정식을 그래프로 옮기는 법도 배웠다. 하지만 내가 배운 가장 소중한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일 수 있는지 알게 된 일이다. 내 안에는 많은 빛이 숨어있다는 것 어디까지나 지금의 나란 그 빛의 극히 일부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일이다. .....(중략)연잎이  주름지고 또 시든다고 하더라도 한때 그 푸르렀던 말들이 잊히지는 않을 것읻. 내게도 그처럼 푸르렀던 말이 있었다. 예컨대 글을 잘 읽었다. 라든가.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네가 어떤 시를 쓸지 꼭 보고싶다. 같은 말들.. 그런 말들이 있어 삶은 계속되는 듯하다.p196

 

 

 

" 김시습이 맞닥뜨린 어둡고 어두울 정도로 어두운 밤은 아니었지만 중학교 2학년 시절 나도 어둡고 어두운 어둠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어둠을 보지 못했더라면 나는 아주 하찮은 조각에 불과알지도 모른다. 어둠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으면 그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제몸으로 어둠을 지나오지 않으면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어둡고 어두울 정도로 가장 깊은 어둠을 겪지 않으면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그건 중학교 2학년생에게는 너무 가혹한 수업이었지만 또 내 평생 잊히지 않는 쉅이기도 했다." p 202

 

한권의 책을 읽고 누군가를 안다고 한다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는 잘 알고 있지만 이 한권을 읽고 나니 이 작가라기 보다는 인간 "김연수"에 대해 조금 알거 같다는 건방진 생각이 들었다.비슷한 때에 학교를 다녔고 같은 노래를 들었고 얼추 닮은 경험치를 가져서는 아니다.

 

어쩌면 살면서 가장 비루하고 찌질했던시절에  한줄의 글이나 한권의 책이 준 위안을 풀어놓은 이 책이 그땐 나도 그랬다는 그리고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 나도 이렇게 한권으로 위안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걸 배운다.

작가가 앞에서 다시는 이런 글을 쓸 일이 없을거 같다고 한 것 삶을 설명하는데는 한문장이면 충분하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 것처럼 나도 더 이상 돌아볼 시간은 없다.

돌아본다고 되돌릴 수도 없고 그 모든것이 다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흘러도 추한 것은 여전히 추하고 비루한 것은 비루하며 부끄러운 것은 낯도 들지 못하게 부끄럽다. 그래도 어쩌랴 그게 모두 내가 살아오고 저지른 나의 삶인 것을

작가는 그렇게 자기의 단편들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아련해지기도 하고 희미하게 미소짓기도 하고 많이많이 미안해하기도 한다. 나도 함께 였다.

왜 김광석은 그 젊은 나이에 죽었는지.. 왜 꽃잎이 피는 것이 지는 것 보다 더 처연하게 보이는 때가 있는 것인지 나무나 사소한  일에 분노하고 너무나 사소한 일에 위로받는 것이 과연 괜찮은 것인지  왜 즉석떡볶이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맛이나 요리 폼새가 달라지는 것인지.. 내가 부모에게 받았던 것들이 나중에 내가 부모가 되어서야 이해가 되어버리는 것인지 나도 작가와 함께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된다.

 

소설 쓰는 사람에게 참 할말은 아니지만 다른 어떤 소설보다 더 좋았다.

이전 읽었던 이후 작품인 지지않겠다는 말.. 보다도 좋다. 내게는..

어쩌면 가장 겸손하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글은 어느 순간이 아니면 영영 나오지 않은 것이여서인지도 모르겠다.

아뭋든 내게도 푸른 청춘은 있었다는 걸 문득 알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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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쓰는가 - 글로 먹고사는 13인의 글쓰기 노하우
김영진 외 지음 / 씨네21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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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어떻게 쓰는가? 무엇을 쓰는가?

어떻게 하면 잘 팔리는 글을 잘 읽히는 글을 쓰는가?

결국 답은 일단 써야한다는 거다.

무엇을 쓰든 어떻게 쓰든  길게 쓰든 짧게 치면서 쓰든간에 일단 쓰고 볼일이다.

일단 써야 누군가가 읽을 것이고 뭐라고 평이라도 할것이고 그것이 돈이 되든가 밥이 되든가 할게 아닌가.

여러권의 글쓰기 책을 읽었지만  그런 책을 읽는다고 해서 모든 이론을 섭렵했다고 해서 글을 잘 쓸 수 없다.

일단은 쓰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이책의 장점을 꼽으라면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소설가나 작가 뿐 아니라 철학자 평론가 칼럼니스틀 그리고 기자들의 기사 판사의 판결문 그리고 목회자의 설교까지 모든 것이 글로 시작해서 글로 끝난다.

글을 쓴다는 직업이 이렇게  많다는 걸 세삼 느낀다.

예전이  일찌기 알았더라면 내가 진로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그래서 이 책은 질로고민을 하는 청소년에게 읽히는 것도 나쁘진 않을거란 생각도 들었다.

글이라는 게 작가만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걸 이제사 알게 되다니..

 

글을 가장 잘 쓰는 방법은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거라고 믿는다.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말한다.

사실이더라.

여기에 실린 모두가 자기의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았겠지만 그 중에도 독자의 입장에서 이 사람은 정말 자신의 일을 모두  진실되게 고민하고 고민해서 털어놓았구나 싶은 글이 있었고 역시 몰입해서 읽었다.

물론 나는 서투른 독자이므로 내 판단을 모두 믿을 수는 없지만 암튼 그렇다.

그렇게 해서 와닿은 글은 기자의 글 동화작가의 글 그리고 예전 판사의 글이다.

내가 얼마나 내 글앞에서 고민하고 고민하는지가 행간에서 읽혔고 내 글이 가지는 책임에 대해 무거워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나혼자 잘 사는게 무슨 소용이냐고 고민하던 동화작가의 글에서 괜히 뭉클하면서 어정쩡한 인생을 살아온 내가 미안해졌다.

 별거 아닌 책이랄 수 있는 글쓰기 책에 모든 자기의 비밀을 털어놓고 자상하게 조언해주는 기자의 글도 좋았다. 짧게 끊어서 써라. 작은 것에 집중하라  사람을 드러내고 그 성격을 드러내라  담담하게 써라...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떤 사고를 하고 어떤 자아를 가졌는가를 보여준다는 것

글을 쓴다는 것이 무섭고 두렵다는 것 그래서 더욱 매혹적이라는 걸 보여주었다.

 전직 판사의 글은 한때 내 아버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어서 개인적으로 좋았다.

남들이 볼때 명예롭고 부럽고 모든 걸 가졌을 거라고 믿는 사람이 가지는 책임감의 무게를 알게 해주었고  원칙과 법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재판도 인간의 일이라 사람에 대해 고민하는 부분이 감동적이었다. (어쩌면 얼마전까지 재미있겍 본 드라마의 영향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이 책에서 내가 건진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글을 쓰든간에 솔직하게 나를 드러낸다는 건 큰 감동까지는 아니어도 소소한 울림은 충분히 줄 수 있다는 거다.

그렇다고 다른 필자들이 위선적이고  가식적이란건 아니다.

나의 앎의 깊이가 얕아서 미처 이해하지 못한 걸테니까../

상업적인 글이건 문학적인 글이건 실용문이건 글쓰기 앞에서 사람은 진지해지고 솔직해진다.

목욕탕 거울앞에 선 기분과 같지 않을까 한다면 너무 통속적이겠지만 그만큼 자신을 들여다 보는 일이 아닐까.

글쓰기는 그래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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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지음 / 마음의숲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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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지지 않는다는 말이 반대시 이긴다는 걸 뜻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이었다. 지지 않는다는 건 결승점까지 가면 내게 환호를 보낼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 아무도 이기지 않았건만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그 깨달음이 내 인생을 바꿨다.

 

 

유행가의 교훈이란 이런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가장 좋은 것을 좋아하자 하지만 곧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이 나올텐데 그때는 그 더 좋은 것을 좋아하자. 물론 더 좋은 것도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다른 더 좋은 것을 좋아하자 아무튼 지금 여기에서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것만 좋아하자.

....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최고의 삶이란 지금 여기에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삶을 사는 것이리라. 물론 가장 좋은 삶이라는 건 매순간 바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런 식으로 제대로 산다면 옛날 좋아했던 유행가를 들을 때처럼 특정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경험들을 많이 할 것이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없다고 해서 하기 싫은 일을 반드시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없으니까 하기 싫은 일은 더구나 하지 말아야지.

 

아마도 어른들이 나중에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 지금은 공부하라고 말하는 때의 그 나중에 얼마든지 할 수 있다던 그 일을 할것이다,이건 지금의 나에게도 해당하는 일이다. 인생은 왜 이다지도 긴 것일까 그 이유는 긴 인생의 눈으로 조망할 때에만 지금 이 순간의 의미가 분명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야 하고 어른들은 말하지만 그건 다 뻥이다. 애들은 싸우면서 서열정하는 법과 복종하는 법을 배운다. 아마도 어른들은 자란다는 것은 질서에 복종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 생각없이 펴든 책에서 날카로운 송곳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무심코 집은 책에서, 그냥 설렁설렁 눈으로 훓어가다가 한구절에 마음에 와서 콱 박혀버리는 순간.. 사실 다시 돌아가 읽어보면 별 말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 순간 그 구절에 내게 와서 꽂혀버렸다는 건 내가 감추고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린 내 가장 약하고 부끄러운 부분과 맞아떨어졌기때문이 아닐까 한다.

 

한때 벌떼처럼 몰려서 누구나 손에 들고 인용하던 하루끼를 부끄러운 말이지만, 읽지 않았다.

처음 나왔던 노르웨이의 숲을 손에 들었지만 영 진도가 나가지 않았고 그의 문체가 자꾸 겉돌기만 했다. 세련되고 현대적이고 감각적이라던 그의 글들이 촌스럽고 고지식한 나에게 맞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의 단편들이나 소소한 에세이는 열심히 많이... 아마 전부 읽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그의 단순하지만 경쾌하고 쿨한 사고방식이 어떤건지 알았고 작가이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 달리기를 하고 샐러리맨처럼 시간을 정해 글을 쓰고 요리를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는 생활방식도 맘에 좋아하게되었다. 흔히 작가라고 하면 날밤을 새고 쬐죄죄하고 헝클어진 머리를 가진 종류라고 생각하고 반듯하고 시계추같은 생활은 절대 하지 않을거라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라는게 나름 나에게 충격이었다. 그리고 아.. 반듯하고 성실한 사람이 뭘해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하루키가 생각났다. 그의 달리기에 대한 몇몇 책들과 해외거주시 썼든 에세이들 일상생활에 대한 담담한  소감들을 쓴 글들이 자꾸 오버랩된다.

그렇다구 누가누구를 따라하고 모방했다는 생각이 든건 아니고 이 지구상에 바슷한 사람도 많ㅇ고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도 만히고 같은 일을 하면서 같은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들도 있구나 했다.

그리고 그의 몇몇 문장들이  이유없이 내 속살을 찔러대고 있었다.

저 위의 구절이 어째서 나를 찔러대는건지는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그래 그랬지 하는 공감도 있었고 지금 내가 고민하는 것을 단순하고 경쾌하게 진단해주는 경우도 있었고 내가 생각하면서도 뭐라고 표현하지 못한 걸 쉽게 글로 나타내기도 했다. 다만 그것뿐인것이 약해있는 나를 찔러 상처주고 있었다.

원래 체력이 떨어지면 감기도 쉽게 걸리고 쉽게 상처입고 쓰리지는 법이니까

우연히 나랑 같은 동네에 사는 어떤 젊은 (이제 젊다고 할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작가가 내가 다녔덨 곳을 이야기 하면서 내가 고민하고 혹은 고미하는 지도 모르면서 힘들었던 어떤 문제에 대해서 경쾌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샘나고 속상하고 부끄러운거였던거 같다.

그러고 보면 나도 이 작가의 소설은 읽은게 없고 이런 에세이만 두권째 읽고 있다.

이제 조금씨 소설을 찾아봐야겠따는 생각이 든다

왠지 하루끼때와는 달리 조금은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하는 끌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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