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3. 화폐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오리진 시리즈 3
윤태호 지음, 홍기빈 교양 글, 조승연 교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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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화폐의 기원 화폐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지만.. 결국 속물인 나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어~ 라는 고상한 말을 돈에 깔려서 정신을 못차리는 경험을 한 후에 우아하게 뱉고 싶을 뿐이고.. 왜 윤태호의 인물들은 다들 열심히 애쓰는데 마음이 짠할까? 학습용으로만 읽으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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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교실 구르는돌 6
김고연주 외 지음, 수신지 그림 / 돌베개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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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공부도 필요하다. 또 내가 아는 것을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는 것을 정리하고 누군가에게 전달할 때 버벅대지 않고 꼬이지않고 쉽게 공감되게 전달하는 것도 필요하다. 쉽게 읽히지만 많은 것을 담고있고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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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세계라면 - 분투하고 경합하며 전복되는 우리 몸을 둘러싼 지식의 사회사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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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몸이 세계라면

 

기생충에서 영화만큼이나 흥미로운 부분은 영화기사나 개인적인 글 아래 달린 댓글들이었다.

누군가의 말처럼 내가 있는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 내가 바라보는 풍경이 무엇이냐에 따라 영화에서 느끼는 흥미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고 감정도 달랐다.

 

나는 어떨까?

처음 봤을 때 몹시도 경악스러웠다.

어쩌면 나 혼자 고민하고 걱정하고 동동거렸지만 누구에게도 티내지 않았던 내 속의 불안이 쑥 화면에 펼쳐졌다,

나도 저렇게 반지하로 떨어질 수 있고 더 깊이 빛이 한줌도 없는 지하로 떨어질 수 있다

그 가능성이 나에게도 있다는 불안과 두려움이 있었고

뻔뻔하고 사기성이 강한 기택 가족의 행위를 좋아할 수 없지만 왠지 자꾸 면죄부를 주고 싶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내가 싫었다.

어떤 방법으로 들어왔든 그들은 박사장네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가?

그런 극악스러운 상황에 마주하지 않았다면 약간의 거짓과 위선을 섞을지언정 받는 돈에 응당한 댓가를 치르며 살지 않았을까 하며 편을 들어주고 싶었다.

박사장이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손해보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하는 마음?

누군가 이 정신없는 아수라장을 만들어 놓고 혼자 킬킬대고 있을 존재가 있을거 같고 그 존재를 모른 채 연교나 기택이나 정신없이 휘돌리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킬킬대는 누군가의 목을 졸라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

 

그리고 두번째 봤을때는 그냥 슬펐다.

이룰 수 없다는 게 뻔한 꿈을 꾸는 기우가 슬펐고

그렇게 언제 탈줄 할지 알 수 없는 지하생활을 계속해야하는 우택이 슬펐고

순간 드러낸 민낯때문에 죽어버린 박사장이 허무했고

죽는 순간까지 리스펙을 외치는 그 남자도 짠했다.

누군가가 죽어버리는 것만큼 앞으로 아무런 꿈도 꿀 수 없다는 막막함에 더 서러웠다.

어떻게든 발버둥쳐도 늘 제자리라는 사실이 서럽고 서럽다.

 

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하고 이것이 이루어지면 좋고 이루어 지지 않았더라도 내가 조금 더 노력하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다는 건 어마어마한 행운이었다.

모든 것이 세팅되어 있는 세상에서 내 노력 한 방울 더하는 것  그건 축복이다.

단 한 번의 실패도 용납이 되지 않은 빡빡한 삶에서 태어나 한 번도 " 가지고 싶은 거 아무거나 골라"  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고 "꼭 필요한 거 하나만 골라"라는 말만 듣고 살았다면

아무 거나 골라서 이건 쓸모가 없구나 가치가 없구나 하는 걸 경험할 수 없다.

제일 좋지 않아도 중간쯤은 될 수 있는 것 내가 알고 있어서 익숙하고 실패할 수 없는 것만 선택한다. 모험이라는 건 누군가에게는 사치다.

많이 따지는 가성비라는 것이 그래서 때로는 슬프다.

써야할 재화는 한정되어 있는데 가장 효율적으로 소비해야 한다.

최고의 만족은 아니지만 최하는 아니어야 하고 적정하게 만족하고 그 값어치에 비해 이만하면 되었다 하는 정도?  무난한 색상 무난한 기능 무난한 디자인 어디에서 사용가능한 동시에 어디에서나 애매한 존재 그런 걸 고를 수 밖에 없다.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보이는 풍경이 세상의 전부라고 알고 있는 상황에서 내 눈에 보이는 것 내가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때로는 슬프다.

 

예전에 이과를 가기 위해 필요한 재능이 상상력이라고 했다가 판잔을 들었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과학을 공부하는데 왠 엉뚱한 상상력? 이라고 했다.

내 딴에는 일단 지구가 둥글지도 모른다는 상상  태양이 지구를 돌지도 모른다는 상상  저 지구 밖에 또다른 생명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시간과 공간이 뒤섞인 다른 세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상상의 가설에서 실험하고 관찷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게 과학이 아니냐고 지극히 문과적인 관점에서 생각한 것이다.

돌아온 답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원리와 원칙 뭐 그랬던 거 같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결국 상상력이 어디든 필요한게 아닐까 생각한다.

우주를 날아가는 택시 같은 상상력도 필요하고 내가 아닌 타인이 어떤 마음일지 상상해보는 상상력도 필요하고 세상에는 내가 모르고 있는 다른 세상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상상력

내가 알고있는 것이 전부가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상상력이 필요한게 아닐까

 

가끔 생각했다.

세상은 내가 아는 것을 뺀 나머지 어마어마한 부분이 존재할 거라고

내가 보고 겪고 안다고믿는것은세상의한 점뿐일거라고 말이다

나는 내가 모르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걸 망상이라고 믿고

내가 모르는 사람들은 원래 없던  존재라고 생각한다

가게에 종업원대신 기기가 주문을 받을 때  몇번 버벅거리면서 투덜거렸고

아이에게 용돈을 주며 사먹어라고 했더니 이젠 돈받는 주문은 잘받지도 않아서 카드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기가 서툰 사람들 그리고 신용카드나 체크카드가 없는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햄버거를 사먹고 국수를 사먹고 차를 마실까?

그저 종업원의 고용문제라고만 생각했던 기기주문이 단순히 기기가 불편하고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뿐 아니라 수없이 존재하고 있을 신용카드나 여타 카드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배제하고 있는 셈이다.

원칙이 그렇다고  정해버린 규칙은 누가 만든 것일까?

그 원칙이 불편하고 불안한 누구가는 그저 깐깐하고 까다로운 사람이거나 문제가 있는 사람일뿐일까?

내가 누군가 타인을 볼때 내가 가진 얄량한 정보와 기준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고 지적하고 충고하는 일이 과연 상대방에게도 공정하고 정의로운 일일까?

어쩌면 내가 못나서 불편했던 것들이 내 문제만이 아니라 세상이 무심하게 정해놓은 기준탓은 아닐까

 

 

사실  길게 리뷰를 썼는데 저장이 잘못되었는지 다 날라가고 ... 밑줄 그은 부분도  다 지워져서 이제 더 쓰고 싶지 않다 ㅜㅜ

그냥 최근에 본 영화 그리고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늘어놓을 뿐이다.

 

저자의 첫책도 좋았고 지금의 책도 참 좋다.

세상을 또다른 시각을바라본다는 것도좋았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일거라고 믿는 과학  역시 누군가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의 일이라는 것과 그 합리성의 빈틈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어떤 제도나 규칙 학문적인 논리도 결국 사람이라는 것을 이해하는데전부가 될 수는 없다

사람을위한연구나사람을 위한제도가결국 어딘가 누군가를 소외시키고 없는 사람으로 없는 행위로 없는 부분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 늘 생각하고 의심하고 한 번 도 질문하는 자세를 다시 배운다.

책을 읽는 이유는 세상에 대한 답을 구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일이다.

침착하고 조곤조곤한 어투로 단정하게 씌여진 글들이 좋았다.

저자의 다음 책을 기대한다.

책을 가득 채운 내용들도 버릴 것 없이 좋았지만 마지막 계속해보겠습니다 라는 말이 가장 좋았다

 

그러기에 이러한 연구의 결과물을 두고서 그 타당성을 다지는 데서 멈추면 안됩니다. (중략) 그와 함께 이러한 지식의 생산 과정에 대해 질문해야 이 현상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왜 그 시기에 그 사람들이 그 질문을 던졌는지 그 질문을 답하기 위한 연구들은 어느 기관의 지원을 받ㅇ아 어디에 발표되었는지 그리고 그러게 만들어진 지식은 이후 어떻게 활용되었ㄴ느지를 물어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그 연구의 결과물을 시공간을 초월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지식이 아닌 역사적 사회적 맥락속에서 구성도니 산물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일제 강점기의 인종주의 과학은 실증적 정량적 측정이라는 측면에서 과학적인 외피를 둘렀지만 결론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통치해아하는 이웃집 원주민 조선인에 비해 일본인이 인종적으로 우월함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식민 지배의 합리화라는 정답을 정해놓고 그에 부합하는 근거를 수집하는 작업이었던 것이지요. 오늘날 오리가 이 연구들을 과학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입니다.    86 

 

어떤 사회에서도 소수자에 대한 인권 감수성이 그냥 주어진 역사는 없었습니다. 다수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사회의 많은 부분이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존재하고 있다고느끼기때문에그세계의ㅈㄹ서가누군가를 상처입힐 수있다고생각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때리는 줄 모르고 던진 돌도 맞는 사람입장에서는 아프기는 매한가지지요그래서 다수자 입장에서는 과돠다고 생각되는 문제제기가 계속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소수자의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자존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생존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혹시라도 왜 그리 불편한긴장을 계속 감당해야 하느냐고 묻는 다수자인 한국인이 있다면 한반도만 벗어나면 한국인은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소수자라는 사실을 함께 기억했으면 합니다. 177

 

한 걸음 더 나아가 암의 종류를 불문하고가난한  사람들이 암으로 더 많이 죽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암 사망의 불평등이 명확한 한국 사회에서 그 부령등에 영향응ㄹ 미치는 사회적 요인은 쉽사리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암으로 사람이 죽었을 때 개인의 불운으로 그 원인을 돌리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에게 '왜 가난한 사람이 더 운이 나쁜지' 되물어야 합니다.

의사가 암에 걸린 환자를 진료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암과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쉽사리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병원은 기본적으로 개인인 의사와 개인인 환자가 만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집요하게 캐묻고 대책을 요구하지 않으면 운과 유전자와 개인의 생활습관만 부각되고 암은 어쩔 수 없는 일이거나 당사자의 잘모으로 인해 발생한 불행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물어보지요. 한국인 사망 원인 1위인 매년 8만 명에 가까운 목숨을 앗아가는 , 아마도 당신과 나를 사망ㅇ 이르게 할 이 질병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203

 

 

사회가 공유하는 상식이나 우리가 몸으로 경험해 얻은 직관이 틀릴 수있다는 점을 기억하는일은 중요합니다. 그것이 과학의 출발점이지요. (중략)

그래서 더욱 오늘날 우리가 상시기라고 생각하는 이론이나 직접 경험했다는 이유로 확신하는 사실들 역시 우리시대의 천동설일 가능성을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 내 생각이 틀린 것일 수있다는 비판적 사고는 인류가 과거의 상식과 맞서 싸우며 이 세상과 인간에 대한 더 나은 설명을 제공할 수 있었던 거대한 원동력이었습니다.

누가 뭐래도 지금 이순간 지구는 돌고 있으니까요    316

 

 

그동안 실내 온도를 21도로 맞추었던 관리인과 과도한 용량의 수면제를 처방했던 의사는 여성을 차별하거나 아프게 할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보고 배운 메뉴얼과 교과서의 내용에 충실하게 행동했을 뿐이지요. 문제는 메뉴얼과 교과서 역시 누군가의 관점에서 생산된 과거의 지식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지식의 생산 과정에는 과거의 편견과 권력 관계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몸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사실로 여겨지는 상식에 대해 우리가 왜 의심하고 질문해야 하는지를 말해줍니다.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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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누군가에게 끌리는 여자가 등장하는 드라마가 있다.

  둘의 연애가 점점 선명해질수록 현재 남자친구에게 눈길이 간다.

  그는 딱히 나쁜 남자가 아니다.

  외모도 괜찮고 안정된 직업도 있고 사회성도 좋다.

  게다가 집안도 좋고 경제적 여유도 있어보인다.

  누군가가 이런 사람은 어때? 라고 물어온다면 괜찮다고 결혼상대로 좋다고  열에 여덟 아홉은 대답해줄 사람이다.

  그는 나쁜 사람은 아닐 것이다.

 여태 봐 온 것으로도 그는 폭력성도 없고 도박을 하지도 않고 술 담배를 중독될 만큼 하지도 않는다.

 성실한 직장인이고 틈틈히 여자친구를 만나고  만나지 못하면 치킨을 보내줄 만큼 자상하고 결혼을 서두르고 싶지 않다는 여자친구의 말을 잘 들어준다.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면 좋은 사람일까?

여기서 조금 망설여진다.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하기엔 뭔가 조금씩 걸리는 것이 있다.

어쩌면 뭐라도 트집을 잡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프로 불편러라서 ... 라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그가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좋은 사람이라고 하기엔 조금 망설여졌다.

오래 사귄 사이라 프로포즈가 근사한 이벤트가 되지 않았다고 툴툴거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오늘은 간짜장을 먹을까? 하는 어투로 이제 슬슬 결혼을 할까 하는 말은 싫다

오래 사귀었으니 당연히 결혼하는 거? 라는 발상이 불편하다

우리 만난 시간이 꽤 되고 손도 잡고 키스도 했고 가벼운 스킨쉽도 했으니 섹스로 넘어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요구하는 것 만큼 당혹스럽다.

결혼을 좀 더 생각해보고 싶다는 여자친구의 요구에 수긍해주고 툴툴거라는 말투나 뚱한 표정을 아무말없이 받아준다고 좋은 사람이라고 ?

여자친구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음을 알아채고 여자친구에게 집착하고 내가 사랑하고 있었음을 알았다고 채근하는게 정말 사랑일까?

어쩌면 익숙해져서 이젠 '내 것'이어야 마땅한 것에 대한 권리주장이고 자존심만 남은 건 아닐까

여자친구를 배려하는 행동들이 어쩌면 내가 편해서.. 그게 내 생활을 더 유지하고 바꾸지 않아도 되는거라 배려하는 척 내 실속을 차린 건 아닐까

집안에서 반대한다는 건 표현하지 않음으로 배려한다고 생각했을 테지만 그건 현실회피일 뿐이고 알지만 꺼집어 내서 불편하기만 한 주제들은 감추고 모른 척하며 덮고만 넘겼을 거다.

그런 사람이 좋은 사람일까?

회가 거듭할수록 자존심이 강하고 당연히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남자가 어떻게 폭주할지 걱정스럷다.

그는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사람은 아니다.

아니다 그만하면 좋은 사람 아니까? 뭘 그렇게 깐깐하게 따질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직장동료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상사에게 좋은 사람이 연인에게 나보다 어렵고 보잘것 없는 사람에게도 좋은 사람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 다른 드라마에서는 자기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하면서도 스스로 어떤 원칙은 지키고 싶어하는 여자가 등장한다.일에서 성공하고 멋진 삶을 살고 적당히 타협을 하고 술수는 쓰지만 그래도 내가 지키고 싶은 원칙이 있고 선은 넘지 않아야 한다고 믿는 인물이다.

스스로 말했듯 내 욕망을 알고 그 욕망에 거창한 대의명부을 달지 않지만 그래도 그걸 인정하고 수용하는 사람이다.

그는 딱히 좋은 사람같지 않다.

안하무인처럼 보이기도 하고 잘난 척 하기도 하고  해야할 말은 참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가 좋은 사람이 아니어서 나쁜 사람일까?

그 드라마에서 딱히 그 주인공 말고 주요 등장인물들을 보면 다들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기 조금 걸리는 사람들이 나온다.

충동억제가 되지 않아 폭력성이 빈번하게 나오는 인물도 있고

자기 위치를 위해 뭐든 할 수 있는 조작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도 있고

되게 멋있는 것처럼 보이지막 배려없이 직진하는 젊은 남자도 있ㄱ

적당히 타협하고 맞춰야 한다는 상사도 있다.

은근 꼰대이기도 하고 속물이기도 하고  자기의 결함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버려서 일면 재수없이고 하다.

그렇다면 그들은 모두 좋은 사람은 아니다.

다른 누군가와 늘 부딪치고 불편하게 한다.

그렇다면 나쁜 사람인가?

쉽게 답하기 힘들다.

 

# 심리학은 사람을 어떻게든 구분짓고 특징지으려고 한다.

 대부분은 맞기도 하고 그런 이론으로 인간을 이해하고 바꾸려고 애쓰기도 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인간은 어쩌면 어떤 이론으로도 설명이 가능한 존재이면서 동시에 어떤 이론도 넘어서는 존재다. 선과 악의 직선위에 어디에도 위치한다.

절대선도 아니며 절대악도 아니다. (물론 극수소의 누군가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지독하고 경멸스러운 상사이기도 하고

세상에 그럴 수 없어 화통하고 대인배라고 여겨지는 사람이 가족앞에서 더 할 수 없는 폭군에 찌질한 사람일 수도 있다.

내 연인에게는 입속의 혀처럼 다정하고 곰살맞지만 친구들에게는 냉랭하고 이기적일 수도 있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한 두 면만 보여주고 나도 누군가의 한두면만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한다.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다각체보다 한두개 이상의 면을 더 가지고있다.

그리고 그 다양함은 시간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나는 좋은 사람일까? 나쁜 사람일까

나는 소심한 사람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나쁜 소리는 가능하면 안듣고 싶어서 몰래 욕을 하고 몰래 험담을 하고 혼자 삭인다. 그럼 나는 나쁜 사람일까?

나는 가능하면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은 하고 싶지 않다. 편의점 알바나 식당 종업원에게 반말을 하지 않는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나보다 어리다는 이유로 혹은 어려보인다는 이유로 말을 놓지 않는다. 가능하면 남에게 신세지지 않으려고하고 내 일은 내가 해결하고 싶다.

도와주는 쪽이 편하고 누구가에게 도움 받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좋은 사람일까?

나는 내 욕망을 잘 모른다.

쉽게 내가 원하는 걸 표현하지도 않는다.

가끔 타인에게 배려하고 존중하지만 진심이 아닐 때도 있다. 이마에 붙은 포스트잇처럼 그렇게 습관처럼 익숙하게 나오는 행동일 때가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여태 누군가 타인이 흥미로웠었는데

문득 드라마에 빠져들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몹시 궁금하다.

나는 좋은 사람인가? 그렇다면 왜?

나는 나쁜 사람인가?   어떤 면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나는 내가 지금 이 순간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만이라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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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인질이다 열다 페미니즘 총서 3
디 그레이엄.에드나 롤링스.로버타 릭스비 지음, 유혜담 옮김 / 열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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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롬 증후군과 남자 여자의 관계 그리고 사랑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신선하고 새롭다

왜  피해자는 가해자를 떠나지 못할까

남편의 폭력을 신고하고 남편이 구속되고 기소되어 재판까지 간 상황에서도 눈물을 흘리며 남편의 팔에 매달려 퇴장하는 여자를 안타까워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었다

가정폭력이라는 것이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 자녀 문제도 있고 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가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서 그저 어떻게든 봉합하고 덮어서 가정을 유지해아하는 것이 가정폭력특례법의 취지라고 해도 이해하기힘들었다

그러나 솔직히 내 경험을 비추어 봐도 그 여자와 다르지 않다.

이렇게 살아도될까 하는 마음을 가질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이유로 가정을 깬다는 것도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있고 당장 현실적인 문제도 있고  가만 보면 내 남자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도 한다. 어쩌면 내가 내 남자에 대해 불만과 불쾌감을 가지고 맞서려고 하는 것처럼 그의 입장에서도 나라는 사람은 늘 감사하고 마땅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입장 바꿔 서로의 입장을 공감하면 되는 일이 아닐까 그렇게 늘 생각한다

부부 싸움을 했다고 모든 부부가 갈라서는 건 아니지 않은가... 하며 위안하면서

 

어쩌면 나도 인질범에게 잡힌 인질이 아닐까

나의 안전과 존재감을 느끼려면 그의 보호가 필요하다.

뉴스로 들려오는 험악한 세상밖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래도 남자의 보호 아래서 사는게 가장 편하고 안전하다는 생각을 가끔 하기도 한다

남편이 없어 무시당한다는 말

여자 혼자라고 쉽게 본다는 말들

흉흉한 소문들 그리고 내 아이에게 아빠라는 존재를  생각하면서 지금 이런 갈등은 아무것도 아니라고생각한다

 

세상에서 남자가 좋은 사람이 될 경우는  참 많다

여자를 때리지 않고 돈을 따박따박 벌어오고  술 담배 노름에 중독되지 않았고

바람을 피우지 않으며 가정을 잘 지키기만 한다면 충분히 좋은 사람이될 수 있다.

아니다 그건 나쁜 남자가 아니라는 뜻이지 좋은 남자라는뜻은 아닌데

세상에서 나쁜 남자만 아니면 누구나 좋은 남자라고 생각한다.

그건 인간으로 당연히 가져야할 에의이고 본성인데 말이다

여자는 집안일을 잘 하고 절약하고 아이들을 잘 돌보고 시키는 일을 잘 하고 복종하면서

동시에 상냥하고 잘 웃고 애교있고 섹시하기까지 해야한다

좋은 남자는 몇가지만 하지 않으면 가능하지만

좋은 여자는 몇가지중 한가지만 빠져도 불가능하다.

 

드라마에서 그것도 말랑말랑한 멜로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인 웃지 않고 뚱한 표정을 하며 따박따박 따지는 것도 안될 일이다.

사랑받아 마땅한 사랑스러운 여주인공은 늘 웃고 다정하고 헌신적이어야 하는데

자기 문제에 걸려 예민하게 굴고  누구든 마음에 들지 않는 이에게 화를 내고 따지듯 덤비는 일이마음에 들지않는모양이다 

멋대로 결혼을 몰아대는  아버지  그 사이에 낀 엄마  아버지의 강권으로 결혼한 언니의 행복하지 않은 생활과  제멋대로 부모 몰래 유학에서 돌아온 여동생까지 집안문제만 해도 머리가 아프고

오래 사귄 남자 친구와의 관계도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른 인물이 나타나 마으을 설레게 하지만 그  관계 역시 세상에서는 인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늘 방실거리고 상냥한 사람이란 머리에 꽃을 꽂은 사람이 아닌 이상 찾기 힘들지 않을까

누구든 24시간 내내 웃고 상냥하지 않을 텐데 그걸 하지 않은 여주인공이 걸리는 사람들이 참 많은 모양이다 난 그런 주인공이 참 현실적이라 생각이 든다.

 

 

책은 스톡홀롬 증후군에 대해 설명하고  지금의 남녀 관계가 세상이 그런 관계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인질범에게자빈 인질이 살아남기 위해 인질의 감정에 호소하고 동화되어 가는 것을 남녀관계에서 오는 차별을 설며안다. 불안과 공포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인질범에게 잘 보이게 만든다.

고립되고 폭력 상황에 노출되어있고 나의 생사 여탈을 가지고 있는 인질범과 함께 생활하는 동안 아니 그 관계가 끝이 나도 인질은 인질범에게 동화되고 고분고분하게 그의 권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그 아래에서 안정감을 느끼기까지 한다.

가정폭력과 데이트 폭력 그리고 여타 권력관계에서 파생되는 폭력관게에서도 이런 관계를 대입할 수 있다 나아가 저자는 일반적으로 여자가 여성성을 가지고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현재의 모든 남녀관계에서도 스톡홀롬 증후군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일부 수긍이 되기도 하면서 반발도 든다.

 

남녀관계 모든 것을 스톡홀롬 증후군에 끼워맞추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발감도 들고

이 책이 연구 논문을 기반으로 씌여진 것이라 쉽게 읽히지 않은 부분도 있고 너무 길게 중언 부언 한다는 것도 있다.

드러난 폭력 관계에서는 수긍이 가는데 일반적인 관계까지 확장을 한다는것은 거부감이 든다고 할까

어쩌면 나도 결국 한명의 인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쑥 불쑥 들어서 더거부감이 들었을 수도 있다. 나는 나 스스로 존재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존재라고 믿고 있는데 내 것이라고 생각한 내 생각과 언어와 행동이 어떤 제약속에서 내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스물스물 올라오기도 했다.

 

나는 내가 잘못한 것과 남자의 잘못을 구분할 수 있고

부당한 상황에 대해 정당하게 분노할 수 있고

누군가 함께 나눌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내가 나의 언어로 내 마음과 느낌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고 믿고 있지만

조금 흔들렸던 거 같다.

 

내가 물리적 폭력의 상황이 아니어서

내가 안타까운 타인과는 다르기 때문에

나는 괜찮다는 생각을 다시 생각해본다.

 

아직 인질과 인질범의 관계를 모두 적용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곰곰히 나의 관게들과 나의 생각과 정서를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매력적이지만 여전히 불편한 독서였기에 그 불편한 지점에 대해 오래오래 생각할 것!!!

 

다만 군데군데 번역이 틀린 부분이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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