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뿌리깊은 나무에서 

똘복이 대궐로 들어가 왕과 대립하며 악을 쓰면서 하던 말 

천한 것들은 글을 몰라서 죽는게 아니다. 글을 몰라도 죽고 알아도 죽고 맞아서도 죽고 때려서도 죽는다. 그렇게 죽을 뿐이다. 글을 안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다. 알면서도 죽는게 우리 천한 것들이다.  

그때 왕이 흥분해서 하던 말이..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알아서도 죽는다고 해도 몰라서 죽는 것과는 다르지 않겠느냐.적어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고 글을 안다는 것이 세상을 아는 것이니 어떤 대비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딸내미가 뭐라고고해서 대충 들었지만... 둘의 그 불쫓튀는 대화를 보면서 참 맘이 뭉클했다.  

그동안 생각못했던 것을 드라마가 많이 생각하게 만든다. 

글을 안다는 것은 단순히 안다는 것 이상이다. 글을 안다는 것은 정보를 얻고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문이 열리는 것이다. 설령 그 정보와 지식이 나의 밥과 목숨과 아무런 상관없는 별세계의 겻일지라도 내가 무언가를 알고 생각하고 고민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고 사는 것과는 천지차이인 것이다. 

내가 글을 통해 배움을 얻고 지식을 얻고 생각을 하고 깨닫게 된다면 설령 내가 서 있는 이곳은 아무런 변화가 없을지라도"나"는 변해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고 스스로 자존감을 가지고 나를 귀하게 여기게 되고 그리고 새로운 꿈을 꿀 수도 있다. 그것이 이루어지느냐 마느냐는 지금 중요하지 않다. 꿈을 꾼다는 것과 꾸지조차 못한다는 것은 다르다. 

글을 배우고 책을 읽는것 

그것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그 자체가 즐거움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건 변함없다 

다만 그 다음 내가 글을 알고 책을 읽으면서 세상을 넓혀가고 나의 무지를 알게되고 지식을 얻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그것이 그 다음의 중요한 일이다, 

아직 내가 뭐가 되고 싶은지 잘하느지 알지 못한다면 그래서 아직 막연하게 전공을 정할 수 없다면 그리고 너가 만약 문과라면... 물론 법학이나 경영학 통계학 외교학 등등 세상으로 나가는데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그게 아니라면 가장 기초적인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 

철학 역사 언어 문학 수학 자연과학등 기본적인 학문을 공부해두는 것 그건 지금은 미약해보일지 모르나 나중에 어디서 어떤 일을 하고 꿈을 펼칠때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줄 수 있을것이다 

한낱 구름잡는 이야기 밥이 되지 않는 탁상공론이라고 무시하거나 천대받고 있는 인문학이지만 그것들은 공기처럼 물처럼 삶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이기에 사람들이 그 가치를 모를 뿐이다. 그것들이 뒷받침 되어 있어 인간에 대한 예의를 알고 자연을 경외할 줄 알고 역사를 통해 배우고 반성할 줄 안다는 것은 가장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세상에서 성공하고 출세하고 스펙을 쌓고 페이가 높은 것도 정말 좋은 일이지만 (정말 좋단다 그런건....)그 아래 든든한 인문학적인 배경이 있고 그것을 고민하고 실천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다면 금상첨화 아닐까 한다. 기본이 된 다음 성공을 꿈꾸는 것이지 기본을 무시하고 성공을 향해가기만 한다는 건 의미가 없고 그것자체가 사회에 해악이 될 수도 있응니까. 

뭐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건 나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건전한 사고와 가치를 가지고 사회가 지향하는 바와 일치하며 나가는 최선과 열정은 옳지만  그릇된 방향과 사고를 향해나가는 최선과 열정은 게으름보다도 더 나쁘고 무서운 것이니까.. 

지금 세상에도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부지런한 분들이 많지만  어쪄면 그 분들께서 조금 게으르고 느린 것이 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잖니  

인문학이란 그렇게 세상살이에 기본이 되는 공부이면서  동시에 세상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부이기도 하단다. 게다가 나만 행복한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공부라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해 알고 인간에 대한 예의를 배우고 자연에 감사할 줄 알게 되는 것 그리고 나만 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 틀린 것들이 아니라 다른 것들과도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예쁜 중기때문에 보기 시작한 드라마지만  보는 내내 뭔가를 생각하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아는 세종대왕 그 분께서 우리가 아는 것 이상 위대하고 대단한 분이었다는 것을 세삼 깨달아가며 보게된다. 바보가 도 깨치는 소리라고 하는 "아하!'를 연발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되었구나. 

그렇게 고민하고 지옥같은 시간속을 견디면서 만든 한글 (물론 드라마라 더 극적이고 자극적인 것으로 과장되었겠지만) 이 얼마나 훌륭한 발명품이고 위대한 것인지를 세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해야할 것 너희들이 해주었으면 하는 것들을 정리하게도 된다. 

그분덕분에 쉬운 글자로 편하게 볼 수 있는 책을 이제는 조금 더 깊은 시선으로 함께 읽어나가면 좋겠다.  

글을 안다는 것 그 것은 세상으로 나가는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와 같다. 

그 문이 열린다고 해서 내가 달라질 것이 없을 수도 있다. 문을 열고 새로운 세상을 본다고 해서 내가 그 속으로 들어갈 수 없을 수도 있고 그저 그 세상을 부러워하고 열망하면서 스스로를 자학할 수 도 있겠지만 ... 그래도 그 문을 열어본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설레는 일이 아닐까.. 

후회는 나중에 하고.. 지금은 그 문을 열어보고 싶은 열망만 가득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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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나름 꽤 쿨한 성격이었는데 무심하고 무덤하고 감정의 기복이 없던 사람이었는데 

요새는 조금만 화나고 슬프고 나를 건드려도 눈물부터 나고 감정이 앞서면서 말이 데데데....하게 되고 내몸속에서 언어들이 마구마구 꼬이면서 나도 이해할 수 없는 논리가 튀어나오고 ................암튼 그렇다.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 갱년기 증상인걸까? ' 

감정들이 모든 숨구멍에서 마구 뿜어져 나오고 모든 수분들 눈물 콧물 침등등이 수시로 분출되고 내가 스스로 통제가 안된다. 게다가 막강 소화력을 자랑하던 위도 요즘 조금만 까칠해지면 더부룩하고 소화장애를 일으킨다. 

나이를 먹으면서 유순하고 여유로와야 되는데 점점 쌈닭이.. 그것도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면서 털만 날리고 침만 질질 흘리는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닭대가리 같은 모습만 보인다. 

아 부끄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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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우리 둘째.. (아직 초2다) 

책읽는 게 너무 싫고 도서관 좋아하는 지 언니 절대 이해 안되고.. 외할머니가 푸념삼아 책많이 읽고 똑똑한 것들이 잘난척 하면서 세상 다 말아먹는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자기는 그저 착하게 책읽지 않는 삶을 살겠다는 주장인데.. 

우연히 밥먹다가 지금 고3인 이종사촌언니 이야기가 나와서 초등학교를 마치면 중학교를 가고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를 가고 고등학교를 마치면 대학을 가는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중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라 당연히 가는 거고 고등학교는 의무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이 기본적인 교양과 상식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려면 고등학교는 나와야 하고 대학은 공부를 못하거나 공부에 뜻이 없다면 꼭 가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했었다.  

그랬더니 한참을 고민하더니 자기는 대학교는 안가겠단다. 그렇게 오랫동안 공부를 해야하는 것도 자신이 없고 꼭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될거 같아서... 

그땐 그말을 그냥 웃으며 흘려들었다. 한때는 똘똘한 친구랑 몇번 놀더니 자기는 그 친구따라 하버드 대학을 가겠다길래,, 그 대학은 미국에 있고 거기 갈려면 영어도 잘 해야한다니까.. 그럼 하버드는 그만두고 서울대학"이나" 가겠단다 (그친구가 하버드니 서울대니 그런말을 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며칠뒤 허물없는 아이친구 엄마들을 만나 웃으면서 그얘길 했다, 

"우리 *빈이는 대학을 안가겠대" 

그랬더니 반응들이 

"우린 고졸 며느리는 좀 그런데... (한때 이집 아들내미랑 우리딸이 결혼할거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래도 세상에 살려면 대학은 나와야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오면 스스로 자격지심도 있을거고 살아가는데 많은 핸디캡도 있고..." 

웃자고 한 소리에 심각한 답들이 달린다. 그렇다고 이 모임이 다들 아이들 교육에 극성인 엄마들도 아니다. 아이들 벌써부터 공부공부하면 얼마나 힘드냐 왠만하면 놀리자... 조금이라도 덜 시키자 하는 교육관을 가지고 있는 엄마들인데.. 그래도 마음속으로 마지노선으로 그어놓은 것이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한다..는 거였다. 

나도 내 아이는 공부를 잘하면 좋겠다. 공부를 잘 해서 **엄마는 좋겠어요. 어쩜 저렇게 애가 똑 소리나게 잘 해요? 비결이 뭔가요? 하는 그런 인사치레말을 듣고 싶은 속물엄마다.  

그게 아니라면 무던히 잘하고 잘하고 싶어하는 아이였으면 좋겠고 기왕이면 서울에 있는 2호선 라인의 대학에 괜찮은 과에 들어가고 나와서 남들이 다 아는 곳에 취직을 하거나 전문직을 가졌으면 좋겠고.. 그리고 잘 살았으면 좋겠고 그런 직장과 생활이 아이를 즐겁게  기쁘게 하는 거였으면 좋겠고 나아가 이 사회에 해악이 되는 일은 아니었으면 좋겠고.. 등등등 그런 소망이 있지만 

내 아이라고 내맘대로 되는 건 아니지 않는가. 사실 세상에 어떤 아이도 학생도 공부도 못하고 욕듣고 비난을 듣고 싶어하는 아이는 없을것이다. 그런 어른이 없는것처럼 

다들 잘 하고 싶고 뛰어나고 싶지만 그 분야가 공부가 아닐 수도 있고 다른 기술일 수도 있고 어른들의 눈에는 하찮고 어이없는 일일수도 있지만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거라서 하고 싶은 아이도 있을거다.  

또 내가 무얼 잘 하는지 하고 싶은 지 모르는 아이들도 있다. 사실 어른들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내가 무얼 하고 싶은 지 잘 하고 싶었는지 언제 알았는지.. 사실 40이 넘은 지금도 내가 가장 잘하는게 뭔지 지금 하고 싶은게 뭔지 잘 모르겠다. 

세상에 아이들이 다양하면 좋겠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 공부를 잘 하고 싶어하는 아이 

공부는 죽어도 싫은 아이 다른 관심사에 더 몰두 하는 아이 

몸으로 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 빈둥거리면서 생각이 많은 아이 

끄적거리고 밍기적 거리는 걸 좋아하는 아이 

먹는 걸 좋아하는 아이 보는 걸 좋아하는 아이.. 

그렇게 다양한 아이들이 다양한 길로 가는게 세상살이가 아닐까 

모두가 한방향으로 한쪽을 향해 전력질주해야하는 건 그건 무슨 소시지공장도 아니고....  

다만 부모로서 내 아이가 내가 원하는 걸 원하는 아이가 아니라도 인정해줘야 한다. 

밍기적 거리고 아직 아무런 꿈도 없고 도데체 머리속에는 뭐가 들었는지 알 수 없는 녀석이 내 자식이라고 내 눈앞에서 알짱거려도 그 아이를 기다릴 줄 알아야겠지...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공부는 해야하지 않을까.. 가 아니라. 

그러나끼 요리를 하고 싶고 그러니까 춤을 추고 싶고 그러니까 게으르고 싶은 아이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어른들도 많아지면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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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y 2011-11-09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이예요..^^
 

 

우연히 보게된 짝이라는 프로그램 

첨엔 그냥 예능프로인줄 알았다. 이전에도 사랑의 짝대기 프로그램이 많이 있어어서 조금 새로운 그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봤다, 결혼 적령기라고 하기엔 지금으로서는 조금 이른 20대 중후반 처자들과 총각들이 나와서 서로를 탐색하고 재보고 저울질 하고  짝을 찾는 프로그램 

첨에 본게 돌싱편이었는데 한번 아픔이 있던 사람들이라 참 현실적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거 같았고 그게 나름 진정성도 있어보이고 재미가 있었다. 그담 다시 본 젊은 사람들은 역시.. 여자는 얼굴이고 남자는 나름 스펙이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요즘 저렇게 박하게 이것저것 따지고 재고 하는걸 보면 참 결혼하기 힘들겠다 싶었고 나중에 내 자식들도 어떻게 결혼시키나 싶었다. 

그렇게 안보다가 다시 본게 노처녀 노총각 특집.. 거기나온 남자 7호를 보면 맘이 참 그렇다. 

결혼을 해서 살아보니 여자든 남자든 학벌이라는 건 참 중요하지 않다, 그걸 통해 안정된 직장을 얻고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입으로 연결되어 생활의 안정을 찾는 게 살아가는데 참 중요한 일이기는 하다. 하나 학벌이 꼭 경제력이나 안정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살면서 학위 뜯어먹고 살 것도 아니다. 내가 보는 것도 프로그램이 다지만 화면안에서 보여지는 7호는 참 진중하고 한결같아 보인다. 쉐프라는 직업이 학력이 중요한게 아닐거고 자신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몰두하고 노력하고 즐기다가 어느 정도 안정된 위치에 올랐다는 건 대학을 나오고 학위를 따는 것 이상 값진게 아닐까.. 거기다 성격까지 좋다면 더 볼게 뭐가 있을까 

살아보니 느끼는 것 만약 내가 다시 20년 전으로 돌아가서 배우자를 고른다면 어느정도 나랑 어울리는 스펙등등을 보겠지만 정말 중요한건 그 사람이 얼마나 자기 일을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가 그리고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가.. 그리고 하나더 나중에 아이가 태어난다면 그 아이들이 아빠를 존경할 수 있을까 하는거. 아빠가 대단한 위치에 있고 돈이 많은 것이 아니라 살아온 모습이나 삶에 대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있는 사람 끊임없이 자기를 돌아보는 것 그래서 우리아빠처럼 사는 사람이 좋다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7호는 학위가 없지만 보여지는게 진실이라면 나중에 자녀들에게도 좋은 아빠가 되고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사람이다.여자도 나름 모범생으로 정도를 걸어온 사람들이라 오히려 이것저것 재야하는 것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한번도 선을 넘어가보지 못한 삶을 살아왔던 터라 조금 자기랑 다른 사람앞에서 움츠리고 망설이는 거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적어도 학력이라는 건 결혼식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뒷담화거리정도만 제공할뿐이지 행진이 끝나고 식장을 나온 순간 하나도 중요한건 아니다. 하긴 아이가 학교가면서 가족사항을 써 낼때 조금 우울해질 경우도 있겠지만 그것도 내 가족이 거기에 크게 개의치 않으면 상관없다. 

살아가는 건 두 사람이 마음을 맞추고 함께 한곳을 바라보아야 한다.  

결혼이라는 건 두 사람도 중요하지만 나중에 생기는 두 사람의 자녀에게도 좋은 울타리가 되어야 하는 것인 만큼 내 아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남이 아닌 내 아이 눈에 비치는 내모습에 더 신경을 쓰고 배우자를 선택하고 존중하고 함께 일구어가야하는 거라고 믿는다.  

간혹 내 선택에 후회가 될 날도 있겠지만 아이가 내 아빠는 내 엄마는 참 좋다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그 선택이 잘못된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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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입맛없어한다는 이유로 곧잘 빵을 먹였다. 마흔이 넘도록 아침잠이 많은 엄마라 아침에 일어나 바지런하게 아침을 지어 먹이는 일이 나에게도 참 고달픈 일이었단다. 

다행히  너희 둘다 아침잠이 많아서 입맛이 없어해서 빵을 먹는 거에 거부감이 없어 아니 오히려 좋아해서 다행이라고나 할까.... 

한때는 식빵이 주 아침이었는데 토스트로 굽든 잼을 발라 먹든 샌드위치나 핫도그를 끼워서 만들든 아침에 먹을 빵.하면 바로 식빵이었잖니. 가끔 모닝빵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요새는 그게 질렸는지 영빈이는 소보루를 좋아하고 수빈이는 크림빵 혹은 여러가지 파자타에 소스 찍어 먹거나 등등등 식빵을 안산지 꽤 된다. 

영빈이가 투정부리면서 하는 말.. 나는 잘하는게 하나도 없고 반에서 존재감도 없어, 나라고 하면 아 뭐뭐 잘하는애 하고 알 수 있는 특징도 없고.. 공부도 고만고만 손재주도 없고 달리기도 고만고만 피아노도 고만고만 다른 악기는 다룰 줄 아는 것도 없고... 툴툴 툴 

 

나도 우리딸하면 뭘까 곰곰히 생각했는데.. 그래도 공부 잘하고 키크고 이쁘고 진득한거.. 그게 참 장점인데 뭐 잘하는 아이 그렇게 할 말은 없구나 주위에 보면 이미 누구누구는 수학은 기가 막히게 잘하고 누구누구는 살다와서 그런지 영어 발음이 죽이고 벌써 여러가지 영어 급수시험도 다 따고 누구누구는 오케스트라라서 바이올린이다 플룻이다 연주도 잘하고 누구누구는 아이돌 뺨치게 노래랑 춤이 수준급이고 등등 그런데 영빈이는.. 책을 좋아하고  수학문제 성실하게 풀고 영어 학원 잘 다니고.. 그런데 뭘 잘할까?? 

문득 영빈이가 식빵같다는 생각을 했다.  

식빵하면 떠오르는 아무런 맛도 없고 모양도 없는 밋밋하기 그지없는 빵이지 특징도 없고 쉽게 손에 쥐어지지 않는빵.. 그러나 그 식빵의 변신은 무궁하지 않니? 위에서도 말했듯이 잼을 발라 먹거나 토스트로 구워 먹거나  토스트도 어떻게 구워 먹느냐에 따라 브런치용토스트일 수도 있고 길거리표 토스트도 가능하고 속에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어떤 샌드위치든 가능한게 수만가지잖니 

하지만 화려한 케잌이나 달콤한 팥빵 크림빵은 만들어지는 순간 그 정체성이 정해져 버려서 더 이상 다른 것으로 변신할 수도 없지. 더우기 케익은 그 화려함에 비해 쓰임이 너무나 한정되어있고 

식빵은 무미하고 특징이 없지만 그 가능성은 무한하단다. 

영빈아 지금 무슨 재주가 없다고 특징이 없어서 존재감이 없다고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너에게 무지무지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너가 무엇에 꽂혀서 집중을 하느냐에 따라 무엇이든 될 수 있고 할 수 있는 거야. 

만화가가 되거나 화가가 되거나 하기위해 멋짓 그림솜씨를 가지고 태어나면 더할 수 없이 좋겠지만 설령 재주가 없더라도 요즘은 그림을 잘 그리는 만화가만 전부는 아니야. 그림이 개성이 있으며 더 좋고 또 컴퓨터가 발달해서 컴으로도 얼마든지 그림그리기가 가능하지.. 그래도 역시 손으로 그리는 그림솜씨가 필요하겟지만.. 그건 노력이라는 걸로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타고난 재주가 없으니 그만큼 노력할 기회가 많아질테니까... 

무엇을 하든 내가 가지고 있는 재주에 의지해서 살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노력해서 얻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김연아라고 태어났을때부터 스케이트를 신고 나온것도 아니고 박태환이 수영을 하며 나온것도 아니겠지. 그들의 보여지는 재주가 바로 뒤에 숨은 많은 노력의 결과가 아닐까 한다 

식빵같은 영빈아 많은 가능성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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