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자격에 대한 회의가 많이 드는 요즘이다.
개와 고양이처럼 다른 두 아이를 맞춰가며 키워야 한다는 건 나로서는 두가지 큰 산이 버티고 있는 것과 같다.
가능한한 성질부리지 않고 다그치지 않고 두 아이를 키우려고 하는데..쉽지 않네
큰아이는 항상 자기한테는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게 불만이고 매사에 대화가 공부에서 시작해서 공부로 끝난다는 것이고 내가 자꾸 저한테 짜증을 낸단다.
사실 아침에 일어나는 문제부터 밥먹는거 교복입는거 그리고 돌아와 학원 숙제나 학교 숙제 할때마다 입에 짜증을 붙이고 있는건 본인이라는 걸 몰라서 그럴까
기왕이면 학원숙제는 미리미리 좀 해놓으면 좋겠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밥먹기 힘들다는건 나도 경험해봐서 이해하지만
교복을 입는데 그렇게 하세월이 걸리는 건 영 이해할 수없다.
그렇다고 외모에 유달리 신경을 써서 거울앞에 오래 있거나 아침시간을 다잡아 먹게 샤뭐를 하는 것도 아니고 달랑 세수 양치 그리고 교복입는게 전부인데 뭐가 그렇게 오래 걸릴까
스타킹 신는것도 툴툴툴
숙제하고 시간이 남으면 이제 중학생이니 학과 공부도 틈틈히 하면 좋으련만
틈틈히 드러누워 계시고 핸드폰 액정만 들여다 보고 있다.
그래도 내가 얼마나 성질을 죽이고 있는데..
그렇게 이야기하고 큰아이를 다독거리면 뒤통수가 따갑다.
작은 아이다.
작은 아이의 불만은 늘 언니랑은 하하호호 이야기도 잘하는데 엄마가 자기랑만 있으면 묵묵부답이라는 거다.
언니랑은 공통된 화제도 많고 이야기도 많이하는데 왜 나랑은 안하냐고
사실 큰아이한테 입에 있는 기운을 다 쓰고 나면 작은 아이랑은 그냥 침묵속에서 공감하고싶다.
사실 전에도 썼다시피 작은 아이는 아직도 마냥 어리게만 느껴져서 뭔가 내 생각이나 느낌을 공감할까 싶어 조금 무시하는 경향도 없지는 않다.
큰아이는 딸이라기보다 친구처럼 키워서 말도 잘 통하고 어떨땐 따끔하고 예리한 지적도 받아서 편하면서도 어려운 존재지만 작은 아이는 마냥 편해서 그냥 그 앞에서는 늘어진다.
일방적으로 아이에게 하듯이 충고하고 배운대로 나 전달법이나 공감하기 정공법으로 대화하는데 그게 자기를 무시하는 말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긴 무심코 재미있는 걸 발견하거나 본 영화이야기등등을 큰애에게는 하는데 작은 애한테는 하지 않는다..
뭐랄까 친구에게 할 얘기가 따로 있고 엄마에게 혹은 아이에게 할 말이 따로 있는 것처럼,.,,,
요즘 가만 들어보면 작은아이도 할말이 많고 관심도 많고 이제 슬슬 사춘기가 오려는지
옷차림 친구문제 하고 싶은 일등등 여러가지로 꿈과 고민이 많았다.
언제 컸나 싶은 마음도 들고 어쩌면 제 나이에 맞게 자라고 있구나 싶기도 했다.
큰아이는 큰아이라서.. 그리고 키도 커서 마냥 크게만 보고 그 나이에 맞는 유치한 짓을 못하고 넘어가서 그런지 늘 아이같지 않더니
작은 아이는 마냥 아기같을 줄 알았는데 제 나이에 맞게 성장하고 있었다.
이렇게 저렇게 이 엄마라는 사람만 아이 성장에 맞추지 못하고 엉뚱한곳에다가 눈높이를 대고 있는 중인가보다.
그렇게 너무나 다른 혹은 내가 너무나 다르게 키운 두 아이를 감당하느라 요새 정말 지친다.
아이를 둘 이상 키우는 다른 부모도 그럴까?
하나만 있다면 선택과 집중이 쉬울텐데 둘로 분산되다보면 내가 정신이 없다.
학원가는 시간도 제각각, 숙제를 봐주거나 하는 시간도 제각각 각각의 스케쥴에 맞춰 텔레비젼을 틀었다 껐다하는 것도 안맞아서 누구는 이제 막 할일 마치고 텔레비젼이나 보고 있자면 한쪽은 나는 이렇게 끙끙대고 수학을 푸는데 놀다니..... 하는 원망이 돌아온다.
하나는 배고프고 하나는 입맛없고
먹고싶은 것도 각각이고 가고 싶은 것도 각각이고 취미도 영 다르고
그렇다고 하나씩 데리고 하기엔 체력도 돈도 모자르고 둘을 다 만족하는 건 그저 놀이공원뿐이니...
하나는 영화가 보고 싶고 하나는 절대 극장은 싫고
하나는 산책을 나가고 싶고 하나는 뒹굴거리고 싶고
하나는 쇼핑을 하고 싶은데 하나는 걷는 건 딱 싫다고 하고
아... 그렇다고 하나만 데리고 가면 도끼눈을 뜨고 혼자 세상 상처 다 받은 듯 우울하고...
빌려온 책이나 읽어야겠다.
그래도 그녀보단 나을테니까.. 이게 위로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