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이 참 이쁘게 나왔다.

이정진도 나이를 먹지만 그것도 나쁘진 않다.

둘의 조합이 괜찮다.

광수는 여전히 구박덩어리지만 참 유쾌하고 기분좋은 사람이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이랑 박중훈이 나왔던 "라디오 스타"랑도 비슷하다.

예전 잘 나가던 걸그룹의 멤버의 후일담이야기 그리고 전멤버들끼리의 갈등 그리고 방송가의 여러가지 루머들  그리고 라디오를 통해 서로 소통하는 사람들 이야기... 등등등

참 많이 봤던 이야기고 상황이지만 그래도 매끄럽게 잘 넘어간다.

뻔하고 식상한 에피소드들이고 상황이고 결국 나오는 헤피엔딩이었지만 연기하는 사람들이 맛갈나게 잘 하고 라디오에서 보던 디제이들을 실제상황같은 장면들이 나름 재미있었다.

 

딸을 키우면서 그렇게 신진아처럼 씩씩하게 당당하게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찾아 갈 수 있다면.. 그렇다면 나도 그 엄마처럼 딸이랑 소맥을 말아먹으면서 그렇게 응원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늙었나보다.. 이쁜 주인공에게 내 마음이 이입되는 것이 아니라 딸처럼 여겨지고 내 딸이라면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아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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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멧데이먼인지 몰랐다. 그냥 가족용 코믹영화에 많이 나오는 그배우인줄 알았다.

그냥 아이들이랑 볼만한 영화라고만 생각했지 누가 나오는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근데 참 많이 본 아저씨가 있다. 누구지.. 아................ 멧데이먼이다.

그 멋진 본이. 이렇게 턱살이 쳐지고 얼굴선이 둥글어진 아저씨가 되다니.. 흑흑..

 

아내를 잃은 벤자민은 아이들과의 관계도 무척 서툴다 아직 달나라 옥토끼를 믿는 일곱살이랑 사춘기에 접어들어 내마음 나도 모르는 아들까지 키우면서 우왕좌왕이다.

영화 초반에 아들과 벤자민의 실랑이가 나오는게 많이 낯익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아버지와 아들이나 딸과 엄마나... 부모는 자식의 말투가 맘에 들지 않고 자식은 아무런 의식없이 말버릇처럼 욕도 아닌것을 듣기에 거슬리는 말을 한다. 그러던지 말든지.. 우짜든.. 뭐.. 등등

아들의 퇴학을 기회로 아내의 흔적이 곳곳에 있는 동네를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한ㄷ나. 딸아이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덜컥 동물원을 사버린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모험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모험안으로 뛰어드는 짓을 해버린다.

영화는 아내의 빈자리를 매우는 홀아비 그리고 가족들의 따뜻한 유대감 그리고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지는 인연들을 보여주는데 나는 과연 벤자민은 아들과 어떻게 갈등을 풀어나갈까가 흥미였다.

아들은 전형적인 사춘기 소년이다. 매사가 심드렁하고 갑작스런 이사도 도무지 맘에 들지 않고 첨 만난 낯선 소녀가 싫은 건 아니면서도 선뜻 마음을 열기도 힘들다

항상 보기에 불만이 가득해보이지만 막상 무 ㄹ어보면 아무것도 불만이 없다는  그냥 그저 그렇다고만 하는 지금의 내 자식이랑 오버랩되고 있었다.

벤자민은  모험에는 익숙하지만 그동안의 모험이 그저 밖에서 방관자처럼 구경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스스로 모험속으로 뛰어드는 건 처음이다. 동물원을 새롭게 개장하기위해 동분서주해야하고 아직은 마냥 천진한 딸내미 뒤치닥거리를 해야하지만 막상 아들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닌데 순위에서 밀려나있다. 엄마손이 필요한 나이도 아니고 이제 스스로를 챙길 수도 있는 나이고 또 아들이고 어쩌면 벤자민도 믿거라 하는 마음에서 아들을 그렇게 방치아닌 방치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동물원을 단장하면서 돈도 떨어지고 여러가지 문제에 처하면서 첨으로 벤자민은 여자 조련사에게 마음을 털어놓는다. 아내와 닮은 아들이 보기가 힘들다고..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어쩌면 모든 큰 아이들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그런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젠 동생에 비해서는 충분히 컸다고 느껴지고 혼자서 잘 해나가리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어서 그렇게 어무니 없는 기대치에 못미치는 것에 실망하기에 급급하게 되는 존재...

둘째는 키워도 키워도 언제 철들지 모르겠다 싶게 아직도 아기같고 첫째는 둘째가 생기는 순간부터 언니고 큰아이라 늘 의젓함을 강요받고 있는게 아닐까.. 덩치가 크고 나이가 많아도 그 속에서는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어린아이의 마음이 들어있는 걸 애써 외면하면서 혹은 잊으면서 그렇게 엄격해지는 것이 큰아이에 대한 부모의 마음일까..

벤자민의 행동들 말을 보면서  아이에게 저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그 모습이 낯설지 않아 은근히 찔리기도 했다.

영화는 영화답게 갈등이 쉽게 풀린다.

그 속의 아이를 인정하는 것... 그리고 부모가 먼저 다가가주는 것 손내미는것 그리고 기다리는 것그런 교과서적인 것이 정답일 수 밖에 없겠다. 실천이 힘들지..

 

영화속에서는 벤자민은 그렇게 동물원개장을 준비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동안 자신이 경험한 모험보다 이렇게 일상에서 가족과 부딪치고 갈등하고 엇나가는 마음이 더 큰 모험이라는 걸 알았을것이다. 편안하고 하루하루가 비슷해보이는 일상 그 자체도 나름 모험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제 혼자서도 식당엘 갈 수 있었고 편안하게 아내를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동물원을 통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면서도 벤자민도 그 아들도 성장하고 있었다.

영화속에서 벤자민이 한 말이 인상적이다.

"딱 20초만 창피할 각오를 하면 된다. 딱 20초만..."

그 20초도 망신당하기 싫어서 거절당하기 싫어서 사람들은 마음을 열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일상이 흘러가고 있다. 지금  이순간도

조금 어설픈 구성도 보이지만 나름 생각할거리가 많은 가족영화다.

더불어 이제 나이먹는 멧데이먼도 조금은 인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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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를 볼 생각은 아니었다. 학부모강연회가 있다고 꾸역꾸역 광화문까지 갔었는데... 날짜가 오늘이 아니란다.. 이런 덴장... 날도 추운데 일찍 서둘렀더만.. 아니라네.. 결국 어쩔까 하다가 씨네큐브로 갔다.

시네큐브... 이제 이사가면 여기 올 일도 없을거 같다. 뭐 사실 막히지 않는 시간에 차로 온다면 1시간도 채 안되겠지만. 일단 내가 뚜벅이고.. 서울과 경기도라는 정서적 거리감이 나를 더이상 이곳으로 유혹할거 같지도 않다..

 

극장에 갔더니 김기덕 감독전이랑 르아브르 이렇게 두편이다.

김기덕의 작품은 왠지 불편했다는 기억으로 쉽게 제외되고 아무런 사전정보없이 이영화를 봤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추운날 일찍 서둔 탓에. 조금 졸았다.

 

내용이 너무 잔잔하고 큰 사건없이 흘러가서일까.. 조금 지루하고 착하기만 하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르 아브르에서 구두닦이를 하는 마르셀은 아내가 병원에 입원하고 우연히 마주한 아프리카 밀입국 소년을 위해 밀항을 도와준다. 그 과정에서 동네 사람들이 하나둘씩 협력을 하고... 뭐랄까 동화같기도 하고 만화같기도 하다.

경찰이 계속 마르셀을 그리고 동네사람들을 추적하고 감시하지만 그건 영 엉성하다.

밀항자금을 위해 자선콘서트를 하고 가짜 신분증으로 살아가는 베트남출신 구두닦이 조차 선뜻 모은 돈을 내밀만큼 영화는 착하고 따뜻하기만 하다.

사실 사는 곳도 형편도 누군가를 도와주기보다는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들인데.. 그들은 생면부지의 아프리카 소년을 엄마에게 보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자선 공연을 위해 남편과 화해하는 미미도 착하고 아내가 돌아왔다고 자선공연을 하는 리틀밥.

그리고 외상값도 못받으면서 빵을 마구마구 안기는 빵가게 아줌마.. 유통기한 지난 음식이라고 하면서 마구마구 음식을 주는 식료품 아저씨.. 그리고 아름다운 바 아줌마...

영화는 착하게 아름답게 동화처럼 흘러가고 마지막 방점을 경찰 모네 아저씨가 찍는다. 소년을 발견하고도 모른척..그렇게 소년은 엄마를 찾아 가고 마르셀 아저씨의 부인은 병이 낫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내용도 착하지만 영화의 전개방식도 참 착하고 소박하다. 조금 과장된 효과음.. 뭔가 어설프면서도 따뜻한 연기들.. 옛영화를 보고 있는 거 같은 나른하고 따뜻하고 편안함 익숙함...

연말이라서 그럴까 어쩌면 진부하고 유치할 수도 있는 영화가 그저 따뜻하고 행복해서 좋았다.

소년도 엄마를 찾을 거 같고 알고보니 모네 형사도 선한 사람이었고.. 마르셀 아저씨도 여느때 처럼 아내랑 행복하게 살거고....

 

가끔은 이렇게 착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행복한 이야기가 좋다..

그만큼 내가 팍팍하게 살고 있나보다...낡은 프랑스 영화를 어둡고 작은 극장에서 옹기종기 모여 보던 기억이 나면서... 왠지 한20년전으로 돌아간 느낌은 낯선 사람들과 옹기종기 영화를 보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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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편하지 않았고 가슴 한 쪽이 먹먹했다.  

그다지 크지 않는 영화관에 드문드문 자리를 채워 앉은 다른 관객들도 그런 느낌이 아니었을까싶었다. 모두가 자막이 올라가는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움직임조차 없이 그대로 앉아 있었다. 환하게 불이 켜질 때 까지 

영화를 보기전 매체들에 나온 혹은 개인적인 블로그에 나온 평을 읽었다. 다들 지루하다고 했고 스토라를 통해서 주제가 나오지 않고 직접 대사를 통해 감독이 자신이 주장하려는 주제를 연설하고 있다고 했다. 지민과 다혜의 이야기도 서로 얽히지 않고 지민을 폭력적으로 대하는 지민부에 대한 설명이 없어 개연성이 떨어진다고도 했다. 다들 연기를 너무 딱딱하게 했다고도 하고 모든 주제가 대사를 통해서 서로서로 직설적으로 튀어나온다고 했다. 하나같이 끌리지 않는 평들이었다. 

그런데 어디서 봤는지는 잊어버렸다. 자주 가던 사이트였던거 같은데..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감독의 만듬새는 엉성하고 매끄럽지 않아도 우리가 살면서 잊었던 것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인데 간과하고 지난 것을 생각케 한다는 짧은 평을 보고 이 영화가 몹시 보고 싶었다. 

아무데서도 하지 않은 영화를 시네큐브에서 한다는 걸 아침에 알고 부랴부랴 나섰다,나중에 경기도로 이사가면 이 영화관이 제일 많이 그리울 거 같다. 혼자서 영화를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 분위기 아무 동행없이 로비에서 서성거려도 내가 전혀 튀지 않는 그런 차분하고 가라앉은 분위기의 영화관인데.... 

영화를 보면서 "밀양"도 생각났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생각이 났다. 살인이 일어났고 범인이 잡혔고 주위에서는 선한 의도로 용서를 하라고 종용하고 피해자는 온힘을 다해 용서를 하지만 정작 가해자는 반성하지 않는다. 이런 부분은 밀양을 닮았다. 나는 아직 용서를 하지못하고 아니 용서를 했어도 이렇게 마음이 지옥인데 정작 가해자는 쉽게 용서를 받고 이해를 받고 법적으로도 감형이 되고 심지어 형을 마치고 나와도 그 사실을 내가 전혀 알 수 없다. 가해자 보호는 이렇게 철저하게 그 인권을 위해주고 모두를 위해 비밀을 유지해주지만 막상 피해자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종교조차 피해자에게 용서를 강요한다. 상대를 용서해야 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고 그것이 마음의 지옥에서 벗어난 일이라고.. 첫부분에서 성당에서 세 사람이 만나 수녀님에게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부분에서 나는 몹시 불편했다. 아직 나는 그 사건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했고 아직도 알 수 없는 죄책감 분노로 일상을 그르치고 사는데 제 삼자가 자신이 성직자라는 이유로 그렇게 용서를 강요하고 심지어 용서를 하는 것이 주님의 뜻인것 마냥 용서를 하지 않는 행동이 더 나쁘다는 듯이 몰아붙이는 거 같았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내 상처를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면서 가해자에게 용서를 강요하는 것 이것은 협박이 아니고 무엇일까..  

다혜도 자신의 용서가 자신을 구하고 가해학생을 구했으라리 믿지만 아니 믿으려고 하지만 쉽지않다, 옆에서 자꾸 제 속을 긁어대는 지민때문만도 아니고 스스로가 속이고 있다는 걸 알기때문일거다. 다혜가 인터뷰하는 사람들도 겉으로는 이미 용서를 한것처럼 보이지만 아무도 가해자에게 사과를 받은 사람은 없다. 그들 마음속에도 가해자가 반성했을거라는 한가닥 믿음 혹은 그들과 마주치는게 두렵다는 것 혹은 원망은 아직도 남아있었다. 

지민도 자신을 폭행하는 부모를 용서하고 싶다고 했다. 한번이라도 사과한다면 잘못했다고만 한다면 그동안의 원망과 두려움은 다 잊고 용서할거라고,. 그러나 반성이 없는데 어떻게 용서가 있을 수 있냐고 소리친다. 

영화를 보는 내내 힘들었다. 이전에 우행시 같은 사형주의 인권에 대한 영화들도 있었다. 그 영확 혹은 책 속에서도 피해자 어머니의 손이 떨리는 분노 용서할 수 없는 증오가 나왔지만 결국 그걸 극복하고 용서하는 아름다운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용서라는 것이 그렇게 쉬울 수 있을까 

아직 내가 입은 상처에서는 피가 흘러나오고 나는 아직도 고통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데 내가 누굴 용서할 수 있을까.  

영화에서 보이는 가해자의 인권부분이 정말 욕나오게 보호해주면서 피해자의 그것에 대한 배려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언제 가해자가 석방이 되는지도 모르고 가해자의 안정을 위해 면회도 할 수 없고 그저 모든걸 신에 맞기고 용서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어라고 강요를 당하는... 

가해자인 부모를 용서하고 싶어하는 지민의 모습이 그래서 더 안타깝고 아프게 다가왔다,  

누구 말대로 이 영화는 피해를 입고 누군가를 용서해야할 사람들이 볼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해를 가하고도 용서를 받고 싶은 사람이 봐야하지 않을까... 그들이 용서를 구하기 위해 먼저 반성이 그리고 사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단 한마디 미안하다 잘못했다.. 그 말이 그렇게 어려울까..  그 하나면 그동안 지옥같았던 내마음이 그리고이렇게 누군가를 찢어죽이고 싶게 미워하던 나의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질거라고.. 단지 그것만 바랄뿐이라는 피해자들에게 위안이  될 수도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 내내 생각이 많았고 생각나는 것들도 많았는데 정리가 잘 안된다..  

지민이를 보면서 자식을 키우는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다혜를 통해서 어쩌면 나도 무언가 진실과 마주하는 게 두려워서 용서라는 이름뒤로 숨어든적은 없었나 그러고도 마음속의 앙금은 아직 계속 남아서 스스로를 괴롭힌 적은 없었나 생각하게 된다. 

나는 사실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녀처럼 그렇게 사형수의 인권에 대해 사형제도 폐지에 대해 주장하는 사람도 우리사회에 정말 필요하다. 죽음이라는 벌을 인간이 내릴 수는 없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그들에 의해 어느날 갑자기 고통을 받고 지옥으로 떨어져버린 피해자들이 먼저가 아닐까.. 누구하나 위로하지 않고 도리어 대중매체에 드러나고 누구나 쉽게 알아 볼수 있고 가정은 깨어지고 고통받는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위로하고 사회적인 대책이 시급하지 않을까... 

감독은 그렇게 우리가 생각하지만 쉽게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하다. 

사족... 정말 감독이 이 영화를 위해 많이 자료조사하고 발로 뛰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혜가 인터뷰하는 대상 한명한명의 말이 너무나 가슴이 절절하게 와닿는다. 그것이 영화속 대사라기 보다 더 직설적인 주장처럼 들리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먹먹했다.  

지민의 아버지의 폭력은 나도 이해되지 않는다. 며색이 젊잖은 판사라는 분이 딸을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폭행할까.. 그건 어쩌면 부모의 여러가지 학대를 하나의 가시적인 상징으로 보여주는게 아닐까하고 스스로 위안해본다. 심리적으로 교묘하게 학대하는 부모도 있을테니.. 그런것보다 확실하게 보여지는 건 물리적 폭력일테니까...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영화속의 신부님과 수녀님이 너무 보기 힘들었다. 너무나 용서를 자비를 사랑을 강요하시는 모습이.. 제발 이제 그만하라고.. 나라도 소리지르고 싶을만큼 이기적이고 집요하게 사람을 몰아가는 모습으로 보였다. 그것이 연기라면 아마 이 영화에서 최고의 배우는 두분일듯하다. 

오늘... 언젠지는 모르지만 내 마음이 편해지는 그날을 천천히 기다리기도 했다던 다혜가.. 오늘 오늘을 그렇게 잘 채워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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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 응모해서 보러가게 된 영화. 몇년만에 혼자 밤에 하는 시사회를 가서 만난 영화 

사실 영화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었고 덕분에 어떤 편견도 없었고 그냥 남자보다는 여자가 많이 나온다는 거 그것말고 아는거 하나 없이 보게 된 영화다. 영등포 CGV의 스타디움은 무척 컸다. 그 커다란 영화관은 예전 대학에 첨 와서 대한극장에서 느낀 크다!라는 느낌과 비슷했다. 그 크다란 영화관에 혼자 달랑 (물론 객석은 찼지만 나는 혼자니까) 앉아서 영화를 보면서 참 많이 울컥했다영화내용자체가 울컥한 면도 없진 않았지만 지금의 나를 비춰보면서 느끼고 배우고 감정이 이입되면서 울컥해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영화는 미국 케네디 시절 아직 흑인차별이 활발하던 시절 집집마다 흑인 하녀를 두고 살던 마을의 이야기다. 다들 결혼하는 것이 목표이고 결혼을 한 친구들 사이에서 아직 결혼을 하지 않고 친구들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있고 머리도 심한 곱슬이라 외모 콤플렉스도 있지만 결혼보다는 일을 좋아하고 글을 쓰고 싶어하는 스키터가 살림정보에 대한 칼럼을 쓰게 되면서 가정부들과 만나게 된다. 아무런 편견없이 가정부들을 대하는 스키터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고 하지도 않았던 그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하고  가정부 일외에 아무것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가정부 "에이블린"과 주인의 화장실을 썼다는 이유로 누명을 쓰고 쫓겨난 활발한 "미나"의 도움으로 책을 써나간다. 

사실 첨에 흑인 가정부와 백인 주인간의 갈등 그리고 그 사이를 이해하는 주인공이 나오고 뭐뭐 그렇구나 했을때 지금 21세기도 십년이나 지나서 이런 이야기가 왜 나올까 이렇게 두 계급간의 갈등이 이어지다가 그렇게 화해하는 그런이야기인가 싶은 생각도 했었다. 남의 나라의 인종문제를 보러 늦은 밤 극장에 앉아있는 건가 하는 조금 꼬인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건 그냥 그때 그곳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영화와 관계가 없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꼬리를 문다.  

어쩌면 지금 2011년부터 앞으로 다시 계급사회가 돌아오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지금의 계급은 신분이나 피부색깔이 아니라  얼마나 돈을 가지고 있는가? 그 돈으로 얼마나 큰 권력을 살 수 있는 가로 나뉘어 지는 건 아닐까.. 가진 사람들은 이제 점점 노골적으로 그들의 울타리안으로 타인이 진입하는 걸 거부하기 시작했고 그 울타리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은 점점 박탈감을 느끼고 분노하면서 둘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그 차이가 점점 명확해지는 것 이게 21세기의 새로운 계급으로 굳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엉뚱하게 들었다. 

저 흑인들이 병을 옮길 수도 있고 불결해서 집에서 일을 시키고 부려먹을수는 잆지만 함께 화장실은 쓸 수 없다는 주장... 없는 사람이 비정규직으로 노동을 하고 귀찮고 더럽고 사소한 일들을 해주는 건 고맙지만 그들과 어울리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언제든 내가 원하면 바로 자를 수 있다는 것 그게 지금 과 뭐가 다를까...  

첨엔 주저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백인여자에게 털어놓는다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 에이블린과 미나는 거절하지만 계속되는 차별과 멸시속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꽁꽁 숨겨놓고 혼자만 앓았던 이야기를 털어놓음으로서 그들 사이에 이해와 공감이 오가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그리고 스키터도 자신을 키워준 하녀에 대한 이야기를 엄마에게 듣게 된다. 

스키터의 엄마 이야기를 들으면서 젤 맘이 아팟다. 그건 쫒겨난 가정부에 대한 슬픔 연민같은 게 아니라 남들의 눈을 의식해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정부를 쫒아내야하는 스키터의 엄마 마음에 너무나 공감이 되어서였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자기보다 우위인에 있는 위원회 사람들이 버릇없고 무례한 하녀에게 뭔가 조치를 해야한다고 강요하고 단체로 몰아세우면서 엄마는 어쩔 수 없이 이게 아니란걸 알면서도 마음과 다르게 행동한다.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나쁜 건, 다 알면서 이해하면서 다르게 행동하거나 입을 다무는 것이다. 차라리 나쁜 짓을 하는 주체보다 옆에서 보면서 모른 척 하고 함께 동조하고 떠밀려 다니는 무리인지모르겠다.  

학급에서 왕따를 주도하는 아이도 나쁘지만 내가 왕따 당할까봐 두려워서 어떤 희생양을 필요로 하고 그 상황에 눈감아 버리는 친구들  좋은 행동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용기있게 나서지 못하고 입을 다물어 버리는 친구들 

세상이 불공평하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이놈도 싫고 저놈도 싫다는 이유로 투표하지 않는것 모른 척 하는 것 뒤에서 말은 많지만 귀찮아 나서지 않는것. 그건 잘못이야라고 말하지 않는것.. 그러면서도 나는 다 알고 있어 뭐가 옳고 그른지... 알기는 알아 하면서 아는 걸로 끝내는 것 정말 나쁜 건 그런 사람들이다. 그러고 그런 사람이 나다.  

주인공 엄마가 어떤 마음인지 오래된 하녀와 아꼈던 하녀의 딸을 쫓아낼 때의 마음이 어떤지 알고 그 마음을 안다는 게 너무 부끄럽다는 생각마저 들어서 그 장면에서 젤 많이 울었던거같다. 나도 참 비겁하게 눈치보면서 살고 있구나.. 그러면서 내가 옳다고 착각하고 살고 있구나..  

결국 책은 성공하고 미나는 새로운 주인과 연대감을 가지게 되고 서로에게 힘이 되면서 새삶을 찾는다. 미나가 힐리에게 먹인 파이이야기는 온 동네를 웃게 만들면서도 할리의 허위의식때문에 드러나지 못하고 있는 장면이 고소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에이블린이 키워주는 백인 아이에게 해주는 말이 참 좋았다.   

YOU ARE KIND    YOU ARE SMART  YOU ARE  IMPORTANT (맞는지...) 

너는 착하고 너는 똑똑하고 너는 소중하다.. 그말을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에게 끝임없이 들려주면서 자존감을 키워조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만든다. 그리고 결국 쫓겨날때 아이는 그말을 에이블린에게 들려줄때 또 울컥했다 아이를 한번도 안아주지 않던 백인엄마대신 아이의 엄마가 되어준 에이블린은 아이를 키우는것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동네에서 왕따를 당하던 여자와 미나와의 관계도 참 좋았다. 가정부를 첨 써보는 시골에서 온 여자는 미나를 그냥 있는 그대로 존중해줬고 미나는 첨으로 주인이면서 자기가 보살피고 돌봐야 할 사람으로 그녀를 대한다. 둘은 서로에게 아픈곳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유대감이 자라고 편견없는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사람이 자신의 눈으로 무언가를 바라본다는 것...  그런 시선들에 대해 이 영화는 이야기 하고 싶었던거 같다 (내 눈에는) 스키터가 바라보는 가정부는 따뜻하고 위로가 되고 아픈 엄마자리를 대신 해준 사람이었다. 그러나 할리의 눈에 보이는 가정부는 그저 힘든 일을 하고 언제든 부려먹을 수 있지만 불결하고 믿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에이블린이나 미나의눈에도 백인 여자들은 요리도 청소도 육아도 못하면서 잘난척하는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두려운 존재였고.. 자신의 처지에서 바라보는 상대는 어쩌면 자신의 편견이라는 틀을 통해 보이는 일그러진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서로가 솔직하게 다가갈때 그들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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