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늙은 여자 - 알래스카 인디언이 들려주는 생존에 대한 이야기
벨마 월리스 지음, 짐 그랜트 그림, 김남주 옮김 / 이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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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에는 찬 공기가 적막하고 광활한 땅 위에 펼쳐졌다.

부족은 춥고 허기진 상태였다.

냉정한 겨울 먹을 것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어딘가 있을 동물들의 흔적을 따라 또 다시 짐을 챙겨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 부족의 족장은 어려운 결심을 한다.

부족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두 여자를 두고 떠나기로 한다.

그들의 텐트와 물품은 두고 떠났다고 하지만 결국은 두 사람의 죽음을 묵인하고 떠나는 것이다

 

이제 남은 그들이 선택해야 한다

사실 선택지가 있는 건지도 므르겠다.

나이가 들고 더 이상 부족에게 쓸모가 없다고 여겨지고 여기 죽음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두 늙은 여자는 한동안 망연자실했고 스스로 현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다.

누구를 원망해도 소용이 없고 이대로 받아들이기도 억울하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야 할 때는 아직 멀었어

  친구야

  어차피 죽을 거라면 뭔가 해보고 죽자고 "

 

두 여자는 죽음처럼 버려진 곳을 떠나기로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짐을 꾸리고 두 여자중 칙다이크의 손자가 남긴 칼과 딸이 주고 간 가죽끈을 챙겨 들고 길을 떠난다.

예전 지금보다 젊은 시절 많은 사냥감이 있고 물고기가 많았던 강가를 찾아 길을 떠난다.

이미 일흔해 를 넘게 계절을 보낸 두 여인이다.

이 곳에 남는 것과 떠나는 것 어떤 것이 더 위험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다만 이곳에 있다면 죽음만이 다가 올 뿐이다.

떠난다면 죽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두 늙은 여자는 짐을 꾸리고 발이 푹푹 빠지는 길을 걷고 또 걸어서 앞으로 나아간다

긴 여정 뒤에 잠자리를 마련하면 이제 더이상 깰 수 없을 만큼 피곤한 깊은 잠에 빠지고 차가운 세벽 공기에 눈을 뜨면 도무지 펴지지 않을 것같은 다리를 펴느라 오래 끙끙거려야 한다.

그리고 한참을 주위를 걷고 나서야 다리는 풀리고 제대로 보행이 가능하다.

그리고 다시 길을 떠난다.

가는 도중 다람쥐를 사냥하고 덫을 놓고 토끼를 잡는다.

길을 떠나고 둘만이 모든 생활을 감당하게 되면서 젊은 시절 몸으로 익혔던 감각들이 하나씩 살아난다. 그때의 감각이 나이듬에 따라 얻어진 노련함이 더해져 두 사람은 두 사람만으로 삶을 지속하고 길을 걷는다.

오랜 기간 다져온 노동의 양은 몸에 그대로 축적되어 몸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두 여자는 그동안 부족안에서는 없었던 일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 전까지는 서로 알지만 알지 못했던 사이였는데 함께 길을 가고 서로를 의지하게 되는 동안 서로의 과거를 이야기하고 살아온 삶을 이야기하면서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간다.

함께 노동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잠이 들고 길을 걸으면서 둘은 점점 나이와 상관없이 삶이 익숙해진다.

목적지에 닿아 풍부한 먹거리에 편안하게 지낼 수 있지만 한번 부족에서 쫓겨났던 경험은 그 두 여자에게 두려움을 준다. 늑대나 곰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이었고 그 중에 자기 부족 사람을 다시 만나는 일이었다.

당연히 죽었어야 할 두 여자는 아직 살아있고 많은 식량을 축적하고 아늑한 보금자리까지 만들었다.

우여곡절끝에 그 여자들을 두고 떠난 자기 부족을 다시 만났고 버리고 떠난 일에 대해 족장은 깊이 후회하고 있었으며 긴 겨울을 이겨내고 그 부족원들보다 더 풍요롭게 살아남은 두 늙은 여자들은 부족의 존경의 대상이 된다.

이제 두 늙은 여자는 부족과 함께 그러면서 동시에 부족과 떨어져 지내는 지례를 갖게 된다.

 

스토리는 단순하고 다행스럽게도 익숙한 헤피엔딩으로 끝난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뭔가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당연하게 이어지는 삶은 없다.

누구나 태어나고 성장하고 나이 먹고 늙고 죽겠지만 그 사이 긴 여백은 계속되는 원인과 결과 결과로 인한 또다른 원인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문 시간들이 이어진다.

 

에전 전화 상담으로 통화를 하게 된 어떤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내 나이 오십엔 내가 이리 오래 살지 몰랐지. 곧 죽을 거라 생각해서 병원에서 치료받을 생각도 못했고 내가 좀 바뀌어야겠다는 생각도 못했지 그땐 이 나이까지 살지 몰랐으니까

지금 돌아보면 오십 그거 정말 젊은 나이더라"

 

내가 삶을 바꿀 수 있는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내 능력이 어디까지인지도 내가 써 보기 전엔 알 수 없는 일이고....

 

사족

왜 항상 현자는 인디언이거나 알레스카에 사는 원주민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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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문장
구병모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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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의 소설을 특히 단편들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읽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채근하는 것도 아닌데 자꾸자꾸 급하게 리듭을 재촉하며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 뒷 문장이 결과가 궁금해서도 아니다. 어찌부면 무지하게 길고 느린 호읍을 가진 문장들인데 자꾸 자꾸 빠르게 급하게 읽어간다

그냥 읽어치우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오르는 이유가 뭘까

사실 그의 단편들이 편하게 읽히는 건 아니다

뭔가를 먹어가며 햇살 좋은 창가에서 사부작 사부작 읽기에 좋은 건 결코 아니다.

크게 마음을 먹고 시간을 비우고 단단히 다짐을 하고 읽어야 한다.

별 이야기 아닌듯 시작하지만 늘 읽고 나면 힘들고 아프고  숨이 가빠진다.

 

작가가 썼고 독자가 읽는다.

이야기의 완성은 결국 찯작이 독자를 찾아야 이루어지는 것이다.

누구도 읽지 않은 글은 결코 완성될 수 없다.

소설이든 시든 기사이든 블로그의 글이든 쓰여진 글은 누군가에게 닿아야 한다.

스쳐지나다고 괜찮다.

그냥 쓰윽 읽고 말아도 그 뿐이다.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는 만나보지 않았고 말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그의 글을 읽고 이야기를 읽는다는 건 늘 해치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을>  <지속되는 호의> 를 읽으며 사람과 사람사이의 거리에 대해 생각한다. 공동체의 좋은 점 이로운 점을 알고 있지만 그 공동체가 가하는 악의 없는 폭력도 생각하게 된다. 좋은 의도 선한 마음과 예의와 배려가 때로는 아프게 다가오기도 한 법이다.

딱히 따지고 들자면 따지는 쪽이 악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들 그래서 입다물고 있는 게 낫고 모른 척해주는게 나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배려가 감사로 돌아오지 않고 그저 만만한 상대로 치부되는 경우도 있고

좋게 좋게 하는데 왜 그렇게 꼬아서 받아들이느냐는 막무가내가 되기도 하니까

거리를 적당히.. 그건 가장 어려운 일이다.

 

<미러리즘>은 참 웃기고 고소함녀서도 어딘가 찌릿한 맛을 남긴다.

쉽게 자기 위치에서 한 발 더 걸음을 뗄 생각없이 딱 그곳에 발을 붙이고 나는 너희를 이해한다. 내가 보는 관점에서. 내가 선 위치에서.. 라고 말 할때 그 화자는 얼마나 뿌듯하고 스스로 막 대견할까. 다만 그렇게 상대의 입장을 안다고 하면서도 자기 위치라는 걸 한 번 더 생각하지 않은 태도가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가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를 쉽게 보여준다.

발랄하고 회개망측한 이런 전복적인 이야기가 아니면 도데체 이해할 수 없는 족속이 세상에는 여전히 있다. 나 역시 내 위치가 아닌 곳의 타인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대가리만 굴리며 안다고 믿고 있을지도 모른다.

 

<웨이큰> 은 아픈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3일간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음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 모든 구조가 민간 기술자들에게만 부담을 지운다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한 피해와 고통은 나몰라라 한다는 것 , 사람의존재를 쓸모로만 판단하는 것 컨트롤 타워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결국 가까운 그때의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한국말이 서툴러서 문장이 어눌하고 어딘가 부족해보이는 필리핀 아내의 입을 빌어 그 상황을 표현하는 방식이

어떤 말이냐 보다 누가 하는 말이냐? 얼마나 그럴 듯한 말인가에 더 현혹되는 세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가상체험> 에서 일어나는 사고가 그저 환타지의 소재가 아니라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다는 공포도 함께 느낀다.

어떤 말이든 누가 하는 말이든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 세삼스럽다.

 

<사연 없는 사람> <곰에 대해  생각하지 말것><어느 피시주의자의 종생기>는 글을 쓰는 일에 대해 생각한다. 이야기에 대해 생각한다.

누구나 이야기가 있고 그럴 이유가 사정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하고 세상에 소리치는 사람 작가가 그런 사람이다.

소설가가 아니라 글을 쓰는 작가라면 누구나 세상의 이야기를 공평하게 인정하고 귀를 기울이고 빈여백을 채워가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세상에는 이런 일도 있다.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다고 내가 아는 세상을 제외한 더 큰 우주가 엄연히 존재한다. 더구나 바로 당신 곁에 조금만 고개를 돌리고 몸을 뒤틀면 보이는 그곳에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들

그리고 독자는 그 이야기를 듣고 내 세상을 조금씩 밀어내어 넓혀가는 사람이다.

누군가의 글에 대해 쉽게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쉽게 판단하지는말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니터를 통해 손에 쥔 가상세계속으로 쉽게 뱉어낸 말때문에 누군가는 곰을 두려워하고 곰과 관련된 모든 것이 두려워질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제 그만 쓸 수도 있다.

 

글을 쓰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아이를 키우고 일상을 살아가며 조금씩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

글을 읽으며 그 속에 단하나 내가 지지할 수 있는 문장을 찾는 사람들

쓴 사람에서 읽는 사람으로 이어지는 단하나의 문장들에 대해 생각한다.

글을 읽는다는 것

소설을 읽는다는 것이 저마다 다른 의미가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누구든 나와 다르지 않다는 안도감과 그럼에도 누군가 다른 사람이 있다는 기대감 그리고 이 책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게 할 한개의 문장이다.

매번 모든 책이 나쁘지 않았다고 믿는 나는 수준있는 독자는 아니어도 적어도 꽤 진지한 독자는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대체로 큰 희생의 결과로 위대해지곤하지만 그걸 치르겠따고 결심하는 순간에는 의외로 작고 평범하며 개인적인 이유가 작용하기도 한답니다.
- P182

나는 말이지요 세상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나 뛰어난 위인 있어도 그건 어디까지나 이리 툭 튀어나온 송곳처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뭐 낭중....
가죽을 뚫고 나온다 하던데 그러나 뚫고 나오면 뭐할거냐고, 수틀리면 잘라내버리지 않나, 나는 한 개 한 개의 송곳이 유난히 튀어나오기보다 그 걸 감싼 가죽이 튼튼하길 바랍니다. 한 개의 송곳이 뾰족 뚷ㄱ고 나오지 않아도 되는 질기고 억센 가죽 주머니를 윈해. 사람이 이대하지 않고서도 사랑이 위험하지 않고서도 그 꼴이 유지되거나 아루어지는 자리를 바래요. 그 누구도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복면을 쓰거나 전진 타이즈를 입지 않더라도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곳을 요
- P183

그러나 당신은-- 세상에 있는 사람의 수만큼 이야기가 존재하고 그 누구 할 것 없이 자신이 하번 입을 열기 시작하면 대하장편으로도 모자란다는 이들이 숱하며 제아무리ㅣ 어떤 사고뭉치나 가해자였더라도 아름다운 대상으로 화장하여 경의의 대상으로 등극시키는 다양한 술법들이 횡행하는 가운데 어째서 당신에게만 이름이 없고 아무런 이야기가 없는가 어째서 당신은 그 어떤 남루하고 상투적인 대상조차 되지 못하는가--여기 누운 사람 중에 그 만한 사정 없는 사람도 다 있나? (중략)
나는 눈앞의 사람에게 온 힘을 다해 존재의 이름과 더불어 새로운 서사와 질서를 부여한다. 그것이 세상 어디서도 온전한 자신의 몱을 인정받지 못하는 대필작가이자 기획작가이며 짜집기 전문 이야기꾼으로서 집필노동자인 내가 이 세상에서 건넬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다.
- P213

자부하기도 민망하지만 나는 내가 그동안 그녀를 비롯한 여성들을 댇함에 있어서 꽤 모범적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지금도 그렇다. 여자를 돈 주고 사본적도 없고 원하지 않는 여자를 건드린 적 없다. 따로는 여자가 원하더라도 술에 취한 사람은 손대지 않았다. 아이돌 몰카 동영상 같은거? 그래 그거 좀 친구들끼리 구워 보고 돌려 보고 품평했따. 직접 찍어 돌린 것도 아니고 출처 모를 걸 받아다 돌렸는데 그 정도도 안하는 남자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취기로 내 목소리가 내 귀에 안들리는 바람에 점점 언성이 높아졌는지...(중략) .. 말 끝마다 여자가 같은 소리도 팀원들에게 습관적으로 뱉어본 적 없어. 치마 길이에 핀잔을 준 적도 없고 회식때 술 쏟아서 닦아준 것 외엔 무릎에 손대보 적 없고 그마저도 내가 일부러 쏟은 게 아니라고..그런데도 자꾸만 내가 모르는 장소에서 나도 모르게 잘못한 게 뭐가 있지? 같은 생각을 하게 돼. 그럴 만한 일 뭐라도 확 저질렀어야 조금이라도 덜 억울할 거 같- P153

뭐 알고 지내온 동안 네가 평타 이상 치는 사람이었다는 건 인정하겠는데 말이야 그건 이 사호가 말하는 평타의 허들이 워낙 낮아서가 아닐까 너 나름대로 퍽 준수하다고 여겼던 그거 옵션이 아니고 기본인 건 알지? 그거 인정하고 싶니? (중략) 하지만 그렇다고 칭찬받을 일도 아니지 그전까지 네가 나름대로 애썼다고 자부심을 피력한 부분은 사실 ‘고작‘ 내지는 ‘최소한‘에 속하거든 그걸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은근히 있다는 것부터가 에러라고 그리고 피해자가 되는 건 반드시 그럴 만한 일을 해서가 아니야. 내가 삼십오년동안 너희 김팀장 같은 자들의 마수에 얼마나 자주 노출되었는지 너는 상상도 못할걸 아니 이제는 짐작가능 하려나? 네가 가졌으면서도 호읍만큼이나 당연한 까닭에 가진 줄도 몰랐던 반푼엋 권력을 박탈당하고 나서야 비로소 말이야. - P154

누구도 정주를 알지 못하며 정주 또한 그들을 모르는 세계에서의 불안과 서로에 대해 잘 안다고 믿어 의심치 않으나 실상은 아는 것이 없는 세계에서의 안식 가운데 선택을 요하는 ㅁ누제에 불과했다. 환멸과 친밀은 언제라도 뒤집을 수 있는 값싼 동전의 양면이었고 이쪽의 패를 까거나 내장을 꺼내 보이지 않은 채 타인에게 절대적 믿음과 존경과 호감을 얻어낼 방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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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매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8
김금희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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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프라이빗한 것이지만 동시에 쑈잉이기도 하다.

 

사랑은 두 사람만의 관계이고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에너지의 흐름이며 충돌이며 생성과 소멸 그 사이의 여러가지 과정들이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 드러나는 모습이기도 하다

사랑을 하는 것은 당사자 둘이지만 사랑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주변인 그리고 그 주변의 불특정 다수가 될 수 있다.

지극히 사적인 관계인 동시에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관계이다.

사랑이 생성하고 자라고 갈등하고 다시 서서히 소멸해가는 과정은 그래서 두 사람의 에너지만큼이나 주변 사람들이 눈길 간섭  지나가는 한마디를 빼고 말 할 수 없다,

사랑이 보다 싱싱하고 건강하게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둘의 에너지와 열정 못지 않게 주위의 여러가지 환경적인 요인이 필요하다.

밀실에서만 꽃을 피울 수는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재훈과 매기의 사랑은 일단 두 사람의 프라이빗한 관계에서 시작하지만 쇼잉으로 나갈 수 없다.

물론 예전 재훈이 입대하기전 짧게 두 계절을 사귀었던 사이였지만 다시 만나 사랑하는 관계에서 재훈은 나이를 먹었으나 그 환경이 그대로라면 매기는 (우리는 여기서 그의 다른 프라이빗을 전혀 알 수가 없다) 결혼을 했고 아이가 있는 상황으로 환경이 변했다.

속된 말로 유부녀와 총각의 그렇고 그런 얼레리 꼴레리한 사랑은 누구에게든 자랑스럽게 내 보일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조금 제정신이 아닌 다음에야...

둘은 늘 걸었다고 한다

함께 나란히 손을 잡고 같은 건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고 그냥 사이를 두고 늘 한 손은 주머니에 넣은 채 우리는 아무 사이가 아니어요~ 하는 포즈를 취하며 그렇게 걷고 걷고 또 걷다가 지치면 어딘가에 앉고 머무르고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처럼 섹스를 하고 헤어지는 사이

제주도에서 일 때문에 올라오는 매기는 른 무거운 보스턴백을 들고 다니지만 아무사이도 아닌 것처럼 보여야 하는 재훈은 한번도 그 가방을 들어 준 적이 없고 매기도 들어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고 그 가방의 무게만큼 그리고 두 사람이 멀찌기 떨어져 걷는 거리만큼 그리고 그렇게 무심하게 걷고 걸어온 거리만큼 벽이 있고 울타리가 있다.

사랑하는데 사랑한다는 걸 누구도 알아서는 안되고 누구도 눈치채게 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정해야 하는 룰도 많고 복잡하다.

사랑인데.. 사랑처럼 보이지 않는것

아니 연애인데  연애처럼 보여서는 절대 안 되는 것

그래서 확 타오를수는 있지만 지속되긴 어렵다.

꽃이 피려면 줄기와 가지와 뿌리도 필요하지만 바람도 햇살도 새들도 벌레들도 필요하다.

꽃이 피지 않은 연애란 그냥 서걱거리는 몸짓에 불과하다.

어쩌면 주변 모두가 연애의 냄새를 맡고 짐작하고 침묵할 뿐인데 정작 둘만 모르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비밀연애가 그렇다. 둘만 비밀이라고 지랄지랄을 하지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것.

 

당연히 첫 장 첫 문장에서 부터 흐르는 그 비밀 스러울 수 밖에 업슨 불륜같은 (아니 불륜 그자체)의 연애는 오래가지 못한다. 끝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이런 관게가 계속 될 수는 없다.

에전 매기의 편지 글처럼 미래라는 것은 지금 현재의 지속되는 상태일 뿐인 것처럼

둘은 현재는 있지만 미래가 없다.

따로 아주 눈이 뒤집혀서 끝까지 가는 연애가 있기도 하지만 그럴 경우는 철저하게 당할 것을 각오하고 쇼잉해버려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쇼잉에 몸을 사리는 매기와 그런 태도에 별 불만이 없는 재훈의 관계는 이렇게 뜨뜻미지건하다가 끝내는 게 맞다.

이게 끝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가도 너무나 허무한 지점에서 그냥 끝! 하고 마감되는 것이다.

이렇게도 지리멸렬한 관계속에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다가가기 위해 치뤄야 하는 셈이 있고 견뎌야 하는 무게가 있다.

쉽게 연애하는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엔 묵직하게 떨어지는 무언가가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누가 연애하는 걸 알아보는게 싫었던 적이 있었다.

분명 두 사람은 좋아 죽었고 한시라도 안보면 유치하게 애타던 시간들을 보냈지만 딱 그건 두 사람의 문제이지 누군가에게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은 적이 있었다.

그렇게 누구에게도 쇼잉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동시에 언제든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의미였다. 어짜피 끝이 날 것인데 소문 날 필요없고 호사가의 입담에 오르내릴 필요도 없고 모두가 짐작은 할지 모르겠으나 드러내놓고 말하기엔 뭣한 그런 것으로 묻어두기로 하고 시작하는 연애

그건 끝을 알지만 그 끝이 참 씁쓸하다.

누구때문일까

끝 난 연애를 두고 두고 생각한다.

이렇게 찌질하게 끝나버린 연애를 두고 그 책임공방에 혼자 머리가 시끄럽다.

차라리 만나지 말았어야 할 것을

그때 스쳐가버렸어야 할 것을

재미 삼아 몇번 만나고 말일은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으면서 언제든 끝낼 수 있다고 믿었으면서

막상 끝에 다다르면 그 책임을 누군가에게 묻고 싶고 누군가에게 따지고 싶고 그리고 스스로 몸서리치게 후회스럽고 분하다.

그 순간 그냥 딱 그 시간만큼을 잘라서 태워버리고 싶을만큼  이를 뿌드득 갈며분하고 억울해서 밤을 꼴딱 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한 참 후에 다시 생각한다.

그 시절 그 시간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내 삶이 시시했을까?  얼마나 따분하고 밋밋햇을까

짧았지만 누군가를  미친듯이 사랑했던 기억들, 그래서 제정신이면 하지 못할 행동들과 말들을 기억하며 혼자 얼굴을 붉히기도 하지만 그 유치찬란하게 에너지가 끓어 넘치던 시간들에 감사한다. 좋은 기억을 주어서 고맙고 그 시간을 혼자 견디지 않게 해주어서 고맙고 그리고 사랑한다는 느낌 그 자체에 푹 빠질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누군가 대상없이 감사할 뿐이다.

 

재훈이 제주도까지 내려가 오래오래 유기농 가게  맞은 편에서 지켜보고 있던 시간들이 언젠가는 참 따뜻하고 충만하게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만나 결혼식 부페를 먹으며 소화가 안되는 시기를 거칠지라도

조금 더 살고 조금 더 무뎌지고  늙어가면서 좋은 시간이었노라 할 때가 분명 온다.

사랑은  그리고 연애는 안하는 것 보다는 하는게 낫다.

그 순간 찌질하고 힘들고 억울하고 미쳤을지라도...

 

사랑이 연애가 성공이냐 실패냐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결혼까지 이어지면 성공이고 헤어지면 실패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그리고 그 시간이 채워졌는가 그것으로 충분하다.

당근의 무게 무의 무게처럼 휘청거리는 순간을 견디며 짊어지고 가는 것

개미들처럼 무엇이 목적인지 모르채 다들 가는 길로 낑낑거리며 기어가는 것

삶은 그런 것일진데

연애가 없어서야...

그것이 사랑이든 아니든  그 무게가 삶을 다 나쁜 길로 인도했든 아니든

삶은 누구나 그렇게 견디고 그 견딘 시간을 기억할 뿐이다..

 

재훈의 입장에서 본 매기 말고

매기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500일의 썸머>에서 썸머가 모든 남자들에게 쌍년으로 남았던 것처럼 어쩜 매기 역시 책을 읽는 남성독자에게는 그렇게 기억될 수도 있겠다.

그러면 좀 어떤가..

꼭 찌질한 것들이 헤어진 연인을 그렇게 기억하고 스스로 정신승리하더라만...

매기의 연애는 재훈과 어떻게 달랐고 어떤 무게로 견딘 거였는지 몹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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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 심윤경 장편소설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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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그냥 새해 첫날 아기들을 보러 간 거였어 네가 그냥 조용히 왔다면 나는 어쩌다 가끔씩 주말에 너를 보러 가다 그냥저냥 끝났을 거야 나는 먹고 살 일을 찾아야 했을 테니까. 네가 그 방송에 나갔기 때문에 갑자기 기부금이 쏟아져 들어왔고 풀잎 보육원은 큰 보육원이 되었어.그리고 나는 아기들을 돌보고 부엌일을 하면서 작은 월급을 받을 수 있게 된 거야. 설아, 네가 입양 가서 없을 때도 나는 풀잎 보육원에 있었어 그냥 그 곳이 내 일터였으니까 그래서 네가 두 번이나 돌아왔으르 때 거기서 너를 맞아 줄 수 있었던 거야 원장님이 보육원을 그만 두실 땐 애원해서 너를 우리 집으로 아예 데리고 왔어 이런저런 형편때문에 나는 위탁모로 일할 자격이 안 된다고 하더라 원장님이 어떻게 손을 써주신 거지 설아, 그건 모두 다 그 기부금과 원장님 덕분이었어, 그게 없엇다면 우리는  오늘까지 이렇게 같이 있을 수 없었을 거란다. "

 

 

나는 나도 모르게 의미없는 덧셈과 뺄셈을 무한히 반보하곤 했다 나에게 부모가 있었다면 , 나에게 곽은태 선생 님처럼 훌륭한 부모가 있었다면, 나에게 기부금이 없었더라면, 나에게 그 음식물 쓰레기통이 없었더라면, 가능하지도 않은 덧셈뺄셈에 병자처럼 집착해, 날마다 셈이 달랐다 어떤 날은 어짜피 부모도 없는데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했따가 어떤 날은 부모가 없으니 다른 건 하나도 밑질  수 없다고 발악했다, 셈이 남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떤 날은 크게 밑지고 어떤 날은 적게 밑졌다.

그 모든 덧셈과 뺄셈에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는 숫자가 바로 이모였다. 하나 번도 변한 적ㅇ없이 내 곁에 있어서 의미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그 존재조차 의심해 본 적이 없는 한 사람이었다.

 

 

한 아기가 새해 첫 날 음식물 쓰레기 더미에 버려져 있었고 그건 새해 첫 뉴스로 전국에 전파를 탔고 그  보육원은 기부금과 봉사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그렇게 새해 첫 뉴스를 탄 아이는 자라서 입양이 되었지만 번번이 파양되었고 지금은 위탁모 이모와 함꼐 살고 있다

누구보다 영리하고 예민하고 똑똑한 아이는  파양으로 인해 전학할 수 밖에 없다는 어른들의 결정에 따라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우상 초등학교라는 명문사립으로 전학을 한다

딱 한학기만 죽은 듯이 누구의 눈에 띄지않고 견디면 된다는 생각으로 간 그 학교에서 그 아이는 누구의 눈에 당연히 띌 수 밖에 없는 아이였다.

살아 남기 위해 진한 화장을 하고 누구보다 악착같이 공부를 하고 독기를 품고 아이들 틈에 서 살아남았지만 그 삶이 쉽지는 않았다. 결국 반에서 폭력사태가 일어나고 그 가해자 학생의 집이며 동시에 가장 믿었고, 한 때 아버지가 되었으면 하는 의사 선생님의 집으로  위탁을 간다,

그 과정에 아이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입양과 파양이 아이의 의사가 아니었고 전학 역시 아이의 의사가 아니었으며

뒤늦은 전학으로 항의하는 학부모를 달래기위해 혼자 덩그러니 자격시험을 봐야하는 것도 그 아이 설이의 의사는 전혀 물어보지 않았다. 아무도...

그리고  폭력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이 가해자가 피해자의 위탁모가 된다는 웃기지도 않은 판단 역시 설이에게 물어보지 않고 어른들이 결정한다

그 집에서 부유하고 여유있는 생활도 잠시 그 누구도 설이 의사와는 관계없이 단지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영재학교입학을 위한 트랙에 오르고 학원을 다니고 산더미같은 숙제를 한다. 설이같은 재능을 가진 아이는 당연히 영재학교에 입학해서 그 재능을 꽃피워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영재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학원을 다녀야 한다는 괴상한 논리가 설이를 옥죈다

만약 니가 공부를 잘한다면

만약 니가 영재학교에 입학하게 된다면

만약 니가 학원 최고 반에 입학할 수 있다면....

모든 사랑은 이렇게 조건문을 꼬리표처럼 달고 쏟아진다.

내가 바라보는 모습 내가 상상하고 기대하는 모습이 그 아이의 모습이라고 어른들은 생각한다.

누군가는 늘 웃고 편하게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을 하면서도

그 누군가가 내 아이라면 열심히 누구보다 뛰어나게 살아가길 바란다,

 

설이는 누구앞에서도 당당하고 표독스럽게 가시를 세울 줄 알았지만 동시에 누군가 자기를 무한히 사랑하고 품어주기를 바랬다. 이모가 아무 조건없이 품어준 사랑이 있지만 설이는 남들이 가진 부모와 여유와 그리고 부모가 주는 사랑을 상상하고 그리워한다.

벼려진 아이.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 부단히 문제를 풀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

본능처럼 알아가는 눈치로 사방에 가시를 세우지만 늘 지치고 힘들었다.

 

풀잎 위에서 자란 것도 괜찮았다. 그 풀잎을 지키려고 애썼던 원장님의 투쟁과 이모의 순박한 사랑 그리고 참을 수 없이 싫었던 음식물 쓰레기통까지 그 무엇도 빼거나 더할 수 없이 하나인 것을 이제는 알겠다. 많이 흔들렸지만 나는 엄마가 나를 내려놓은 그곳에 두 발로 섰다. 그것을 생각하면 자꾸 콧대가 높아졌다 새해 첫날 나는 언제나 얼굴을 찌푸리고 지냈는데 이렇게 웃으며 맞이한 새해는 처음인 것 같았다.

 

내가 가지 못한 것들 내가 후회하는 지난 일들 되돌아가 가서 되물리고 싶은 많은 기억들 시간들 만약 내게 그게 없었더라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그런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 곳으로 가지 않았더라면 내가 그 선택 대신 저 선택을 했더라면 수많은 계산을 하며 우리는 한가지를 잊고 있다. 내가 아는 가장 후회스러운 순간을 빼버리면 내 지난 시간과 기억은 와르르 무너진다. 그저 하나 제일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을 뺀 것이지만 그 하나의 시간이 지탱하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는다. 그 시간과 순간을 빼고나면 오롯이 완전한 나머지가 남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기억하는 그 시간과 삶들은 사라지고 낯설고 다른 모습의 시간과 삶이 나타난다.

그 낯선 모습이 더 나을지 더 나쁠지는 알 수 없다.

내 욕심대로 필요없는 것을 빼고 필요한 것을 더해서 삶을 다시 만들 수 없다.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린다면 그 가장 나빴다고 믿는 순간은 사라지며 동시에 그로 인해 가질 수 있었던 행복한 순간이 함께 무너질 수도 있다.

어쩌면 원장님의 그 위선때문에  많은 기부금으 들어올 수 있었고 그 돈으로 보육원 원생들이 조금이라도 풍족하게 지낼 수 있었을 것이고 엄격하지만 스스로에게도 고지식했던 원장님이기에 자기를 위해 한푼 남겨놓은 게 아니라 보육원을 이해 모든 돈을 쏟아 부었을 것이다,

원장님의 잔소리와 통제가 설이를 어디서든 자신있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부모도 없고 초라하지만 누구보다 똑똑하다는 자부심도 있었을 것이고 기억인지 상상인지 알 수 없지만 새해 첫날 쓰레기통을 열고 자신을 바라보던 원장님의 눈길과 품에 안았을 때의 느낌 그때 내렸던 눈의 질감까지 그건 아프지만 따뜻한 기억일 수도 있다.

무심하고 무지한 이모역시 어떤 조건제시문도 붙이지 않고 설이를 믿고 방치했기에 설이는 자유롭고 편안하면서 안정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어떤 나쁜 기억은 어떤 좋은 기억과 등을 기대고 있고 때로는 엉뚱한 결과로 좋은 일이 뒤따리그도 하고 나쁘 일을 견디게도 하는 법이니까

 

이야기는 한 불행한 아이의 성장기를 말하지만 꼭 설이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누구든 삶을 되물리고 싶고  자라면서 상처를 받고 자라고 또 자라서는 그걸 잊고 때로는 그것이 전부여서 똑같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힌다.

그 상처가 아픈 이유는 상대가 나에게 상처를 주겠다는 순수한 악의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아는데 있다,

나를 사랑한다고 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인데... 그게 사랑이라고 주는 상처들이라 너무 아프다. 곽은태와 곽시현처럼 말이다

설이는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

힘들 일이 있겠지만 적어도 잘 해쳐나갈 수 있을 거란 믿음이 든다.

그가 경험했던 일들이 아픔이었든 행복이었든 그걸 잘 받아들이고 품어내는 깊은 속을 가졌고 잘 삭혀 내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사족....

이 책을 고른 이유가 책 광고에서 동구 이야기가 나와서였다.

늘 견디고 참아내는 동구를 너무 믿고 착하다고 내버려두지 않았나 한다는 마음과 그 반대로 사납고 거칠고 버릇없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쓰고 섶었다고 반항하고 일방적인 소통을 거부하는 아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말에 끌렸다,

설이는 충분히 반항하고 거칠지만.. 이 아이도 견디고 참아내는 부분이 있었다.

동구와 다르지만 그 아이 방식으로

많이 기대했는데 기대가 너무 컸던 모양이다.

별 생각없이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싶었지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정하고 그 방향으로 글을 쓴다면 이렇게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도 하겠구나 하는 건방진 생각을 잠깐 했다

설이는 참 매력이 많은 아이인데 설이가 부닺치는 상황이 너무 상투적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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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다시 여름, 한정판 리커버)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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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떤 문장은 스쳐지나갔고 어떤 문장은 마음으로 들어왔다.
다시 읽으니 왜 이 문장을 놓쳤을까 다시 담은 문장이 있고 이 문장이 왜? 싶은 밋밋함도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떤 마음으로 읽느냐에 따라 문장 빛깔이 변한다.
운다고 달라질 건 없지만 가끔 울어도 괜찮고 버텨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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