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 드 홈즈
전건우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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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가 나왔던 드라마 '추리의 여왕'도 생각나고...

남들은 보잘것 없다고 믿어도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겨도 누구든 꿈이 있고 열정이 있고 잘 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 자기조차 몰랐을지라도...

그리고 공동지성은 무엇이든 이뤄낸다.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웃을 지키기 위해 돕기위해서라는 소소하지만 소중한 가치를 위한 움직임이 세상을 바꾸는거다.

거대한 공약이 결국 공약으로 끝나는 그런 구호가 아니라 ...

 

하루만에 다 읽을만큼 몰입이 잘 된다.

바바리맨이라는 어쩌면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어봤거나 무서워했거나 혹시나 하고 뒤를 돌아본 경험이 있는 것을 소재로  익숙한 이웃들이 등장해 사건을 풀어나간다.

남자들로 상징되는 경찰은 대단한 사건을 뒤쫒아가며 우리 이웃 누군가의 실종은 그냥 가출이라고 치부하고 별 거 아니라고 하지만 모든 단서는 그런 별 거 아닌데서 나온다. 세상 어떤 일도 소소하지 않다. 누가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네명의 탐정단도 매력있지만 그들에게 이용당하면서  도와주는 맘약하고 귀가 얇은 우리의  광규씨도 너무나 매력있는 인물이다.,

다만.... 이렇게 잔인하게 사람을 해치는데 아무도 죽지도 않고 며칠의 입원으로 멀쩡해진다는게  흔한 히어로물같아 싫었지만...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은 전혀 다른 종자가 아니다. 유감스럽지만..

악한 사람은 그렇게 태어나지 않는다.

그렇게 키우지 않으려고 애를 써도 그렇게 될 수 있고  반대로 기를 쓰고 악인으로 키우고 싶어도 실패할 수도 있다. 사람은 선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악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게 좋은 사람이 모두에게 좋은 사람은 아닐 수 있다.

 

그리고 범죄자를 악마니 뭐니 하면서 이름을 붙이지 말자

그들은 그 명칭조차 훈장으로 여길것이고 어딘가 약하고 삐뚤어진 누군가는 그것을 갈망할지도 모른다. 어떤 스토리도 만들어 줄 필요가 없다.

그는 그냥 범죄자고 나쁜 놈이고 처벌받아 마땅할 뿐이다.

 

어려운 책을 읽느라 머리가 아프거나

일에 치여 쉬고 싶은 활자중독자거나

지금 이 시점에 너무나 무료하고 답답한 누군가에게 권한다.

단 너무 기대하진 말고... 사람마다 취향은 다를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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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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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말해야 할까

정말 우리가 싸워야할 대상은 어디에도 없다.

뚱하고 하는 일 없는 아르바이트생 혜미를 잘라야 하는 건 중간간부의 몫이다.

위에 눈치를 보고 불쌍하고 가난한 알바생의 눈치도 봐야 한다.

누구 하나 똑 부러지게 그녀에게 지시하지 않는다. 그냥 슬쩍 뉘앙스만 뿌릴 뿐이다.

가운데서 전전긍긍하는 그녀는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다.

그냥 그가 선 위치에서 보이는대로 그리고 자기하나 방어하려는 작은 의도하나로 선하게 생각하려는 마음을 자꾸 모질게 먹을 뿐이다.

혜미는 그냥 법대로 자기 권리를 물어보고 요구했을 뿐인데 그걸 지키지 않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건 분명 거대한 조직이고 책임자들인데 그들은 전혀 알지 못하고 그냥 중간간부인 그녀만 혼자 죄책감을 느꼈다가 배신감을 느꼈다가 점점 마모되어간다.

 

모두가 좋은 사람이고 제대로 일하고 싶을 뿐이다.

정해진 매뉴얼대로 정해진 규칙대로

당일 배송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당일 배송이 되어야 하고 고장나지 않은 기기는 고장난게 아니라고 꼭 말을 해야 하고 고객을 납득 시켜야 한다. 고객조차 민망하고 부담스러운 배웅은 그대로 행해져야 한다. 그걸 규칙이랍시고 만든 사람들은 데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을까? 현장을 전혀 알지 못하면서 현장을 관리하고 좌지우지 하는 사람들은 매뉴얼을 만들고 인건비 절감을 위해 만능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하는 현장 사람들은 일도 하고 고객도 맞고 매뉴얼도 따라야 한다. 다들 선하다. 화가 나고 억울하지만 내가 화를 내며 감정을 터뜨려야 할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그래서 쉽게 화를 낼 수도 없다.

어디선가 입장이 바뀌면 내가 무의미한 매뉴얼을 읋어가며 누군가의 분통을 터뜨릴 것이고 그리고 그 사람이 터져버린다면 그 감정 찌꺼기를 고스란히 내가 뒤집어써야 한다. 우리는 어디서든 그 상대의 입장이 될 수 있다. 매뉴얼이란 규칙이란 그걸 지키는 사람은 전혀 참여할 수 없다. 다만 부리는 사람 마음이다.

 

 

같은 동네에 서로 마주보고 서 있는 빵집들은 제살깍아먹기에 여념없다. 뻔히 아는 사실이지만 누구도 먼저 멈출 수 없다. 먼저 멈추는 쪽이 지는 것이고 지는 건 죽는 것이다.

함께 공생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작은 내 이익과 손실계산이 늘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아니 떠나 보낼 수 없다. 여차하면 작은 손실에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우리 동네에는 빵집이 몇 개가 있을까 세어봤다. 다들 장사는 잘 되는지.... 그래도 그들은 지금도 웃으며 고객을 맞이 하고 있다. 어두운 바다 오징어잡이 배처럼 불을 밝히고

 

 

경력직은 경력을 가진 사람들을 뽑으려고 하는데 아무도 뽑아주지 않으면 경력을 가질 수도 없다. 그래서 뭐든 해보려고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시도하고 경험하면 닳고 닳아서 신선한 맛이 없다고 또다시 탈락시킨다.

어떤 일이든 쉽게 되는 건 하나도 없다. 그런데 누군가는 너무 쉽게 가지기도 한다.

공감없는 이해는 잔인하고 이해없는 공감은 공허하다.

 

마음을 주고 공감하다보면 아무것도 내 손에 남는게 없는 허탈감이 들고 하나하나 따지고 들자면 내가 왜 이렇게 삭막해지나 싶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등을 두드리며 괜찮아 괜찮아 하는 말은 공염불과 다르지 않고 뭐든 잘잘못을 따지고 하나하나 짚어 나가는 그 똑똑함에 섬뜩하게 살의를 느낀다.

뭐든 마음에 드는 게 없다.

쉽게 판단할 수 없고 쉽게 마음을 나눌 수도 없다. 그리고 삶은 점점 사람을 소외시킨다.

산업이 이제 노동으로 이루어지는 부분보다 사람을 배제하고 기계화되고 조직화되어 사람도 작은 부품이고 하나의 과정으로 대상화되어버린다.

나는 사람인데 너도 사람인데

서로 잘 살아보려고 하는 일인데

아니 그냥 평범하게 행복해지고 싶을 뿐인데

너무 사는게 힘들고 두렵다.

 

기사의 글은 그저 머리를 스치고 지워지지만 이렇게 이야기로 만들어진 글을 마음에 박힌다.

내가 이해를 했든 경험을 했든 이건 타인의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야기는 힘을 가진다.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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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가능하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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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은 후 나는 예전과 같지 않다라는 말을 쉽게 한다.

예전과 같지 않을 경험들은 쉽게 오지 않는다.

그건 삶이 흔들리는 커다란 충격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사소한 어떤 만남이거나 깨달음이거나 스치듯 지나갔던 경험일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시간이전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

이 책의 인물들은 그런 순간을 겪는다.

대단한 사건은 아니다.

그냥 스쳐지날 순간들에서 문득 든 생각들이 그렇게 통찰을 준다.

어쩌면 그들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냥 그렇게 순간 느끼고 말아도 그만인 일일테니까

삶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내가 선택하는 것들의 연속이기도 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나를 끌어당길지는 알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니까

 

삶의 진정한 비극은 우리 자신의 상처 때문에 타인의 상처를 들여다볼 눈을 가리고 자신의 상처에 매몰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우리의 고통을 이해해주기를 바라면서도 정작 스스로는 타인의 고통을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가까운 가족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가까운 사이에서 주고받은 상처들은 더욱 사람을 단단하게 닫게 만든다. 믿었던 만큼 내 편이라고 내가 다 안다고 생각했던 만큼 나의 기대와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받은 충격은 대단하다.

어머니가 어느 순간 가족을 버리고 다른 남자를 택하고 떠나버렸던 순간의 공포 그건 나이를 먹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그 나이가 되고 내가 그런 삶을 살아가면서 어쩌면 그건 그럴 수도 있다고 인정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런 인정을 해버리는 자신을 말리고도 싶다. 내가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는 건 그 가까운 타인- 엄마가 준 상실과 빈 자리때문이라는 것이 너무 선명하기 때문이다. (미시시피 메리)

오랫동안 믿어왔고 의심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또 다른 실체를 알게 된 순간의 충격은 그 존재를 부정하고 싶어지며 내가 봤던 것 믿었던 것들이 무엇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눈의 빛에 눈멀다)

서로 다른 길을 갔던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거를 기억하는 때 서로의 기억이 다르고 서로의 기억이 모여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는 순간 느끼는 전율같은 것. 그것은 기쁨일 수도 있고 슬픔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어쩌면 이제는 이해가 되는 타인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는 자기 스스로의 말랑말랑해진 감정선에 감동할지도 모른다. (동생)

전쟁의 경험으로 순수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동시에 그것을 갈망하는 남자는 낯설지만 따뜻하고 안전하다고 믿는 민박집에서 예상치 못한 위로를 받기도 한다, (엄지치기 이론)

어려운 시절을 견디고 성장한 남매는 이제 안정되었다. 오빠는 부유한 사업가로 일에서 가정에서 성공했고 동생은 안정된 민박집을 운영하며 타인에게 위로를 주고 있다. 지금은 안정된 그 남매가 가난한 시절 쓰레기통을 뒤지며 음식을 구걸하는 기억을 간직하고 지금의 부유함이 주는 죄책감과 미안함을 지니고 있는 한 그들은 타인에 대한 마음을 가진 따뜻한 사람일 수 있다. (도티의 민박집/ 선물)

내가 평생 믿어왔던 것 그것이 하늘의 계시였다고 믿었던 어떤 신념. 그 창을 통해 세상을 보았던 어떤 믿음이 어느 순간 깨질 때가 있다. 그렇다면 그동안 살아온 나의 삶은 어떻게 될까? 부정해야만 할까? 하지만 현명한 아내는 그걸 굳이 깨어야 할까라고 반문한다.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일은 순간이지만 그걸 다시 되돌리는 것은 어쩌면 나의 마음일지 모르겠다. (계시)

아무도 내색하지 않아서 그렇지 누구나 깊은 곳에 상처를 숨기고 살고 있을지 모른다. 나만 그런것도 아닌데 다들 입을 닫고 있으니 알 수 없고 내 상처에 침잠할 수밖에. 나의 이웃들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되면 그들에게도 고통과 상처가 깊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것만으로 살아갈 일이 괜찮아질 수도 있겠다. 그건 누군가보다 비교우위를 갖는 속물적 마음일 수도 있지만 모두가 다르지 않다는 엉뚱한 연대감일 수도 있겠다 (풍차)

    

당신은 누구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나요? 왜 그랬을까요?

당신 속의 상처는 어떤 건가요? 

하나를 고르기는 참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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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 진화하는 페미니즘
권김현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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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롭고 예민하게 구는 일이 거추장스럽거나 시비를 거는 일이 아니다. 누구든 소외되고 상처받을 수도 있다. 내가 아는 것 경험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래서 늘 깨어있고 생각하고 말해야 하는 것이다. 나 역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고 싶지 않다. 페미니즘은 모두가 잘 살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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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속으로 - 언니에게 부치는 편지
원도 지음 / 이후진프레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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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인생을 망치는 건 한 사람으로 족하지만  그 망가진 인생을 구원하는 건 수많은 사람의 힘이 필요한 일이야.

 

 

드라마 <러아부>를 보면 경찰도 그냥 사람이고 직장인이었다.

취업이 힘든 세상에서 그래도 공무원이라 안정적이라는 메리트가 있고

작지만 안정적인 수입과 정년이 보장되는 직업으로 청춘이 경찰에 몸담는다.

뭐 대단한 사명의식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제복을 입어서 폼이 나고 그래도 뭔가 사회에 기여하는 직업이라는 것 나름 보람있으리라는 기대가 일단 경찰학교의 빡빡한 시간표앞에서 좌절되고 그리도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다시 취준생이 될 수 없다는 악으로 깡으로 버텨서 지구대에 발령이 나면 그냥 정신이 없다.

그나마 드라마에서도 책에서도 같은 동료끼리의 갈굼이나 갈등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물론 사람 모여있는 곳이 다 그렇듯이 빤질거리는 놈도 있고 꼰대같은 놈도 있고 의리가 있고 사명감이 있지만 부담스러운 사람도 있다.

뉴스에서 보거나 사람의 입을 타고 전해지는 말 속의 경찰은 아니었다.

대단한 사명감으로 존경의 대상도 아니고 작은 권력하나로 마구 휘젓는 견찰도 아니고 그냥 직장인이고 생활인이었고  이웃이었고 가족이고 그냥 보통 사람이었다.

나쁜 놈을 보면 화가 나지만 이성적으로 대해야 하고 피해자가 안쓰러워도 해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휘두를 권력은 쥐꼬리 만하고 그것 조차 누군가를 다치게 하면 , 설령 그게 가해자거나 범죄자라 할지라도 그 책임은 오롯이 경찰이 지고 배상하고 경위서를 써야 한다.

경찰도 폭력이 두렵고 미친듯이 덤비는 범죄자가  무섭고   아무 잘못도 없이 재수없이 당하는 피해자가 안쓰럽고 안타까워도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사실 드라마를 보거나 영화를 보면 죄지은 놈은 반드시 벌을 받고 작은 피해도 법으로 충분히 처벌이 가능하리라 믿었는데 세상은 참 허술하다.

관련법이 없어서 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허다가호

문자빙을 넘지 못하는 법은 가정폭력 데이트 폭력을  그냥 보고 있을 수 밖에 없고

내 잘못이 아닌 성폭력앞에는 무지막지한  이차가해가 기다린다.

일이 터져서 누군가가 죽어나지 않으면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너무나 허다하다.

가정폭력에서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가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데

내 집에 내가 가겠다는 걸 막을 수가 없고 쉽게 구속시킬 사유도 없거니와 그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당장 가장이 없으면 먹고 사는 일 아이들 키우는 일이 막막할텐데 하는 마음에 아무런 변화없이 고대로 도돌이표가 된다.

폭력에 방치된 아이들

찾지 못한채 잊힌 실종 아이들

어디에도 호소할 수 없어 그냥 스스로를 죽여버리는 사람들

법을 너무 잘 알아서 마음껏 휘두르는 사람들

그들 앞에서 사실 경찰이 해줄 수 있는 건 순간적인 제복의 권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리고 그 권위도 반복되는 쉬워지고 우스워진다.

 

 

누군가를 탓하고 책임을 지우는 일은 쉽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고 해결책이 아니다.

 

아주 오래전 자녀교육을 들으러갔을 때 딱 와닿은 문장이 있었다.

아이를 잘못되게 망치는 일은 아주 쉽지만 그렇게 망가진 아이를 되돌리는데든 아이 나이의 곱절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식을 위한답시고 했던 행동들이 아이를 망치는 건 순간이지만 그 아이를 다시 제대로 돌보고 보살펴서 되돌리는데는 아이가 나이 먹은 시간의 곱절이 필요하다고 .. 그러니 아이가 더 나이 먹기 전에 내 양육을 돌아보라는 뜻일텐데

이 책에도 비슷한 구절이 나온다.

한 사람을 망가뜨리는 건 순간이고 단 한사람이 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을 회복시키는 건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고

그러니 처음부터 누구도 망가지지 않아야 하는 것 그것이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하는 것

순간의 실수나 사고로 나락으로 떨어지더라도 단단한 안정망을 가지는 일

그것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소소한 시시비비를 전부 법으로 해결하고 경찰을 동원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게다가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은 그 말단의 공권력에게

결국 대다수는 그 말단의 공권력이라도 의지하고 믿고 싶은데 그들도 힘이 없다.

 

읽고 나면 괜히 서럽고 기운이 빠져 그만 읽고 싶었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다 읽는다.

알고 기억하는 일

어디선가 누군가는 비리를 저지르고 그 작은 권력을 휘두르며 상처를 입힐테지만 그가 전체는 아니라는 것 여전히 묵묵히 자기 자기를 지키는 보통의 경찰이 더 많을 거라는 믿음

그것밖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 그게 참 분하고 분하다.

 

좋은 글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구든 읽어볼 가치가 있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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