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
도리 힐레스타드 버틀러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흉흉하게 거론되는 왕따 문제 그리고 여기저기서 들리는 신종 왕따문제들이랑 연관되면서 관심있게 읽었다,

좋은 뜻으로 학교신문에는 실을 수 없는 우리들만의 솔직한 이야기를 해보자고 시작한 사이트 "트루먼의 진실" 그 의도는 좋았다,

학교 규칙의 문제점 선생님들의 문제들 여러가지 학교 생활의 불편한 점 교과에 대한 것들을 솔직하게 이야기 해보자고 만든 사이트였는데 누군가가 장난을 친다,

학교의 퀸카인 릴리에 대한 악의적인 글과 사진이 올라오고 거짓된 정보가 돌지만 누구도 이것이 문제다 잘못되었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

어떤 의견이든 올릴 수 있다 라는 원칙을 내세우며 모른 척 해버리는 아무르와 제이비

내가 올린 글이 아니니까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학교 친구들

그냥 누군가가 올린 글이니까 흥미있게 읽었고 그걸 아는 친구들에게 보라고 했고 함꼐 봤고 쑥덕거리는거 정도...

그럼에도 전혀 기죽어 보이지 않는 친구가 얄미워서 또다시 안티카페를 만들어서 퍼뜨리고...

그렇게 누구도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이정도야 그냥 장난이잖아 하고 무심하게 넘어가는 동안 릴리는 가출을 해버린다. 상처만 가득한 마음을 품고서

 

요즘 아이들은 왕따도 지능적이라 인터넷에 안티카페를 만들어서 돌리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곳까지 선생님이나 학부모의 감시가 가지 않아서 지들끼리 떠들고 이야기하고는 쓰윽 하는 말 재미로 하는 건데 뭐.... 앞에서 뭐라고 한것도 아니고 때린것도 아니고...

때리는 것, 앞에서 욕하는 것만 잘못이고 상처가 된다고 생각했을까

 

친구에게 장난을 한다 한두번 가볍게 하지마.. 하는 말은 그냥 대꾸 추임새정도로 생각하고 계속되는 장난.. 그리고 점점 심해지는 강도 사실 장난을 시작하는 사람은 그 강도가 점점 심해진다는 걸 모른다. 같은 짓을 반복하면 스스로 따분하고 재미없으니까 조금 더 재미있게 하는 것 뿐인데.. 그렇게 던지는 돌에 개구리가 죽을 수 있다는 걸 모른다.. 그리고 말한다.. 친하니까.. 장난으로 한것 뿐인데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거 아니야?

 

부모들은 말한다. 그걸 이상하게 받아들이는 애가 이상한거지. 그냥 애들끼리 그럴 수 있는 장난인데 뭘 그렇게 정색을 하고 받아쳐

 

선생님들은 말한다. 니가 뭔가 빌미를 준거 아니니? 니가 어떻게 행동했길래.. 아니 어떤 말을 했길래 걔가 그렇게 반응을 하지? 서로가 잘못이 있는거지 누군가가 일방적인건 아니야

 

주위에 이야기 할 수도 없다. 나도 뭔가 문제가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이런것도 혼자 해결못하고 끙끙대냐고 뭐라고 할거같고 무엇보다 내가 이렇게 못나게 구는 걸 우리 부모가 알면 미안히고 죄송하기도 할거고.. 선생님은 자꾸 나만 뭐라고 하고....

 

세상이 꽉 막혔고 어디 하나 하소연 할 곳도 없다. 세상이 나를 힐끔거리고 수군거리고 손가락질하고 키득거리는 거같다.

 

나는 이렇게 외롭고 아프고 죽고 싶은데 다들 그냥 장난이야. 뭘 그런걸가지고.. 그런다.

 

실은 장난이었다. 그냥 재미있는 글이 있길래 봤고 웃었고 아이들이랑 이야기했고 사실일까 아닐까로 수다도 떨었고 괜히 그 당사자를 보니 떨떠름해서 이야기하기도 함께 있기도 뭣해서 자리를 피했다. 싫어서도 아니고 그냥 남들이 나도 그렇게 볼까봐 그게 불편해서 무서워서 피했다

더러워서 싫어서 피한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눈이 더 무서워서 피하고 모른 척 했다. 잘못하면 내가 그 당사자가 되어버릴까봐...

 

문제는 있는데 주체가 없는 사건들이다,

다행히 트루먼 중학교에는 문제의 주체가 있고 반성이 있고 따끔하게 꾸짓는 어른들이 있고 선생이 있었다.

릴리의 가출이후 제이비나 아무르 부모들은 책임질 수 없는 사이트를 페쇄해야 한다고 꾸짖었고 일찍 경찰도 개입되어 학교에서도 알고 어디서 누가 시작했느지 알아내어 범인도 잡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훈훈한게 피해자인 릴리가 가해자인 트레버에게 사과를 한다. 과거 자신이 무심코 한 말이 트레버에게 상처가 되고 트라우마가 되었다는 걸 알고 반성하는 것

그래서 선하게 누구나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지만 그건 책임이 필요하다. 누구나 자긴의 발언을 할 수 있고 주장을 펼 수 있지만 그것이 근거가 있는 것인지.. 그리고 사실이고 근거가 있더라도 그 발언으로 누군가 상처를 입을 수도 있지 않은지... 그걸 생각해야한다고 한다.

자유와 책임...

보이지 않은 익명뒤에 숨어서 거리낌 없이 아무말이나 다 하는 것 그건 자유가 아니다.

비겁하고 옹졸한 짓일뿐...

익명뒤에서 하는 말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당당하게도 할 수 있는 말이어야 한다.

 

왕따 사건이나 이 책에서 더 무서웠던 것..

릴리가 더 힘들었던 것은 그렇게 올라온 글이나 사진이 아니라 그걸 보고 반응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아닐까.. 저건 거짓이야 사실이 아니야 라는 변명의 기회도 없었고 그냥 드러난것은 모두 사실인것처럼 그렇게 되버린거다. 쉽게 남의 이야기를 하고 말을 옮기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그들과 한패가 되어 누군가에게 비수를 꽂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말한다. 인터넷에서 본걸 말하는 것 뿐이야. 그렇게 봤어. 그것 뿐이야. 그래서 전달했을 뿐이고

인터넷에 무수하게 떠도는 ~녀들... 

요즘 떠도는 사건들이 사실으 정 반대의 상황임이 나중에 드러나게되었지만 그 사이에 여기저기 퍼나르고 손끝에서 퍼지는 소문들로 그들은 이미 한번 죽어버렸을것이다. 

그 다음 드러나는 진실.. 그에 대한 반응은.. 아님 말구... 아.. 얼마나 무책임한지

 

한번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으니 말조심해야한다고 한다.

한번 손끝으로 씌여져 사이트에 올려진 글도 마찬가지다. 생각없이 써버리는 리플들 퍼나르는 기사들 그 앞에 누가 당당할 수 있을까..

 

사실 트레버가 범인이라고 드러나도 그 아이를 미워할 수가 없다. 그동안 왕따당한 사실들 그리고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로 가장 상처받은 사람이 그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8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네탓이야.. 랑  나의 미스테리한 일상.. 이 두권을 읽었던거 같다.

심각하지도 않고 뭔가 짜릿하고 긴박함은 없지만 일상에서 일어잘법하면서도 우째 이런 일이 .... 싶은 일들의 소소함을 스케치하듯 그려내는 작가...

사실 미스테리물을 열심히 읽지만 작가를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계보를 쫙 꿰고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와카다케 나나오의 책을 우연히 접하고 참 재미있네 하고 생각한게  전부

이전에 읽었던 것들이 단편이라, 또 내가 좋아하는 장르가 단편이라 (사람이 단순하고 지구력이 없어서 긴글을 읽는게 몹시 힘들다..ㅠㅠ)  의외의 반전 재미있는 비틀기가 좋았었다

이번에도 아무런 지식없이 또 단편모음인가 하고 읽었는데 장편...

 

초반부터 어~ 이게 뭐지 하면서 자꾸 궁금하게 되고 소소하고 일상적인 주변 이야기로 맴돈다 싶었던 것들이 지루하지 않게 치고나오면서 자꾸 책장을 넘기게 했다.

정말 이렇게 재수없는 여자도 있을까  실직해.. 이상한 종교집단에 쫓겨다녀 머물렀던 호텔에서는 불이나.. 마지막으로 모든 걸 정리하고 " 야 이 나쁜놈아!!" 하고 외치려고 찾아온 바다에서 시체를 발견해.. 게다가 참고인으로 어디 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자꾸 일은 꼬이고 시체는 나타나고...

내가 만약 마고토라면 딱 미쳐버리든지 죽어버리든지 아니면 그냥 넋놓고 앉아만 있었을텐데 그녀는 참 씩씩하다. 누구에게나 당당하게 외치고 싸우고 그러면서도 매사 적극적으로 덤벼드는 것..

그 무모해 보이는 행동들이 참 부러웠다.

그리고 또 한명의 씩씩한 여자 방송국의  치아키.. 그녀도 얽혀든 사건에서 도망치지않고 정면으로 맞받아치면서 해결을 향해 간다.

사실 형사가 있고 그들이 수사를 하고 문제를 풀어나가지만  치아키와 마코토가 항상 사건의 전면에 있고 실마리를 제공한다. 결국 범인을 잡은 것도 마코토였고...

 

로맨스전문 헌책방 그리고 아주 시골도 아니고 나름 세련된 바닷가 도시 서로가 잘 아는 상점가 사람들 그리고 그 도시의 명문가 그 속에 숨은 비밀이라는 것이 조금 낭만적이고 달달하게 그러면서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이야기가 전개되어 간다.

 

독하게 피범벅이 되고 원한이 있고 밀실이 나오고 두뇌게임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뭔가 묘하게 책장을 넘기게 하는 힘을 가지면서도 일상적이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이런 류의 미스테리가 나는 좋다.

주인공은 지나치게 낙척적이고 씩씩하고 매사가 해피앤딩이라 어쩌면 현실감은 더떨어질지라도

누구도 다치지 않고 악인도 나름의 이해해줄 구석이 있고 모두가 주위의 누군가와 닮아있어서 더 정감이 가는 이야기..

감동을 느꼈어... 라는 건 없더라도 아~ 참 재미있구나 하는 이야기

 

감동이 없으면 어때.. 재미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이책이 딱 그렇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목련이 피었다 - 2011 올해의 추리소설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강형원 외 지음 / 청어람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스테리 소설을 열심히 코박고 읽었다지만 우리나라것은 거의 없었다.

첨 추리소설을 접한건 누구나처럼 홈즈였고 루팡이었고 그 다음에 미스마플이랑 달걀머리를 가진 포와로에 열심히 몰두했다가 한나 스웬슨의 쿠키단지에 빠져있다가  그 다음 일본 미미여사에게 빠졌다.

물론 그 사이에 한국 추리소설집을 보았고  고전이라고 할만한 김종성의 소설도 열심히 읽었지만 늘 성에 차지 않았던거 같다. 뭔가 밋밋하고 억지로 끼워맞춘거 같고.. 암튼 요리솜씨는 없고 돈은 없으면서 입맛만 까다롭고 취향만 한껏 높아진 미식가처럼 그렇게 꼬투리 잡을 것만 보였던거같다,.

그러다 다시 집어든 우리나라 미스테리 추리소설집..

그동안 너무 남의 것만 보면서 좋아하고 열광했나싶은 마음에 열심히 읽었지만...

전보다는 고르게 좋아진거 같지만 그래도 차이가 많이 난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 나는 추리물이 미스테리물이 또다른 비극이라는 생각을 한다. 고전미스테리가 그렇듯이 아무리 무서운 살인이어도 그 이유가 있었고 슬픔이 있다. 요즘에 나오는 사회성이 강한 미스테리에서도 그렇다. 뭔가 인간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 있고 사건이 있고 슬픔이 배어있는것 ,,, 그래서 조마조마한 마음을 읽거나 주인공과 두뇌싸움을 치르면서도 다 읽고 나면 주인공에게 연민이 가고 깊은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그래서 더 미스테리물에 빠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하나 단편물이 간혹 주는 유머코드도 나를 끌기도 한다. 긴박한 사건이 주는 반전해결속에 든 유머나 허탈한 웃음같은 것도 좋다.

 

이번 작품집에서도 그런 면이 있긴 하다. 젤 맘에 닿은 것은 표제작인 목련이 피었다.

어찌보면 미스테리라기보다 깔끔한  단편소설같았지만 생각거리를 많이 준다. 사소한 일 사건이라고 할 수도 없는 어떤 일을 담담하게 기술하면서 사건 당사자보다 그 주변인에게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다. 피해자가 있고 가해자가 있지만 어쩌면 더 사건을 크게 만들고 피해자를 힘들게 하는 것은 주변인들의 무관심 모른 척 하는 태도가 아닌가 하는 것.. 요즘 크게 문제되는 왕따문제에서도 왕따를 주도하는 한두명의 소수보다 거기에 말없이 동조하고 모른 척 눈감아 버리는 다수들에게 더 상처를 받는 상황과 다르지 않다.

나랑 관계가 없으니까 내가 끼어들다간 괜히 내가 불이익을 당할까봐.. 그냥 모른 척 넘어가는 것

나는 가해자는 아니니까 당사자는 아니니까 하는 행동들...

내가 뭘 잘못했는데,.. 하면서 항변할 수는 있지만 알고도 행동하지 않은 것  알면서 모른 척 하는 것 그게 가장 큰 비겁이고 폭력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라 더  와닿았는지 모르겠다.

개티즌도 요즘 세태를 잘 반영해준다. 우리가 무심코 던지는 악플들  익명속에서 행하는 비겁한 폭언들이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가를 보여준다. 요즘 인터넷을 보다보면 정말 어디서 누가 나를 주시하는지 알 수 없으므로 정말 착하게 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증까지 든다. 빅브라더스는 어떤 권력자나 독재자가 아니라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우리와 많이 닮은 익명의 군중인지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어쩌면 한사람의 독재자보다 그게 더 섬뜩하다

 

섬머킬러는 슬프다. 나 독거미의 거미줄은 어쩌면 귀여운 작품이고

브로드웨이의 비명은 내가 추리물에서 찾는 슬픔을 느끼게도 해준다. 처절한 사랑의 애절함이 드러나는,,,,,,,,,,,,,

 

밤에 혼자 앉아 읽기엔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많은 발전을 바라며 언젠가는 미미여사보다 우리나라의 누군가의 작품을 기다리고 열광하는 그날이 오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정리 편지 창비아동문고 229
배유안 지음, 홍선주 그림 / 창비 / 200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라마를 너무 몰두하고 봐서일까..

자꾸 뿌리깊은 나무가 생각나고 세종이 나왔을때는 한석규의 목소리까지 저절로 음성지원이 된다.

세종이 한글을 만들고 그것이 정말 사람들이 쉽게 쓸 수 있는 것인지 실험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미리 가르쳐 준다., 아주 우연하게.

그리고 그 쉬운 글자를 배운 평범한 소년은 종살이 가는 누이와 편지를 나누고 주위 친구들에게 전하고 모두가 쉽게 배우고..

책속에서 세종은 그 존재가 크지 않다. 왜 한글을 만들었는지 그 동안 어떤 고뇌가 있었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다만 근심이 많고 몸이 고단하여 토끼처럼 눈이 붉어지고 피곤해보이는 할아버지로 등장한다,

그리고 소년은 쌀을 받기위해 처음 한글을 배웠다. 이글을 배우면 쌀을 주겠다는 약속에 시작한 일..그러나 그 글이  재미났고 누이와 편지까지 주고 받게 되고 스스로 알아야 할것들을 적어놓을 수 있게 되고... 여러가지로 편리함을 준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소이와 똘복이가 그러했듯이 세상에서 아래에서 부터 서서히 한글이 펴저나가게 한다. 다만 책속의 소년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한채 한글을 퍼뜨린다.

그것이 쉽고 재미있고 편리하고 유용하기때문이다.

소년의 그런 무심한 행동들 배움이 세종에게는 큰 힘이 되었고 한글반포를 감행하기 된다.

 

배움이라는게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고 힘들게 배워야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한글은 너무 어이없이 다가오지 않았을까 누구나 배울 수 있다 쉽게 익힐 수 있다.. 그것은 학문이 아니고 글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책속의 상수처럼... 어렵게 힘들게 배워서 아무나 누릴 수 없는 것 그것이 배움이다. 그래서 계층의 차별이 생기고 특권이 생길 수 있는 것 그것이 학문이라고

그러나 배움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한다. 누구나 쉽게 익히고 배울 수 있어야 하고 그래서 편리하게 배운것을 써먹을 수 있어야 하는것 그것이 진정한 학문이 아닐까

드라마에서도 이 책에서도 내게 보이는 것은 그것이다. 누구나 배울 수 있고 어느곳에서나 쓰일 수 있는 것 알게 됨으로서 서로가 평등해지고 서로의 지식이 나누어져서 더 커지는 것 그것이 배움이고 학문이다.

누군가에게만 힘이 되고 권력이 되는 것은 더 이상 배움이 아니라고

 

아이와 공부를 하다가 혼자 먼저 버럭 화를 내고 쥐어박고 난 뒤에 읽은 책이라 소년의 배움앞에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다. 그렇게 쉬운 한글로 씌여진 것을 아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건 내 자신이 부족하기때문이라는 걸 몰랐구나 싶었다. 너무 앞서나갔나...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그것이 재미있고 쉽게 다가와야 하고 그 배움으로 내가 한뺨 휼쩍 자랐음을 느낄 수 있는 것 그것이 아니었을까...

한글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흑산 - 김훈 장편소설
김훈 지음 / 학고재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훈의 글은 항상 처음 시작이 어렵다. 쉽지 않은 문장들 감정이나 느낌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무미건조한 문장들이.. 그리고 눈에 익지 않은 단어들 때문에 쉽게 책장을 들추지 못했다.

거기에 묵직한 주제도 한몫한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아무 생각없이 글줄을 따라 눈으로 내려오다보면 그 글들이 스스로 리듬을 타고 이어진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리듬에 얹어져서 글들을 읽고 있다. 글들이 스스로 리듬을 만들어 내고 나도 그 리듬에 올라 앉아 정신없이 읽고 있다. 그렇게 김훈의 책은 제 리듬위에 독자를 태우고 그렇게 흘러갔다.

흑산... 이 책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목이 흑산이라.. 그리고 첫머리에 흑산도로 유배가는 정약전의 이야기가 시작되어 나는 그가 그렇게 유배를 떠나고 그곳에서 겪고 생각하고 느끼는 바가 나오는 이야이일거라고 단정했다. 그러나 그가 주인공이 아니다. 이 사람이 나오는가 하면 저사람도 나온다. 그리고 이야기는 그렇게 단편적인 인물들이 어느순간 서로 이어지고 엮이면서 이어나간다.

사실 누군가의 이야기라기보다는 140년전 그때 서학이 들어오고 그것이 사람들 사이에 뿌리내리고 안개처럼 흩어져서 스며들고 그것을 뒤쫓고 막아내려는 대비를 중심으로 한 인물들의 관계 그것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천주를 믿고 야소의 십자가를 걸어놓고 야소모친의 그림을 향해 절박하게 기도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쫓는 사람들.. 이야기는 그들을 따라 하나씩 하나씩 엮어지고 이어졌다

정약전 황사영 박차돌 문풍세 아리 강상녀 등등의 인물들이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어가며 그때 박해받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건 종교 이야기도 아니다. 사실 종교라는 것이 어떤 종파이든 어떤 종교이든 그 교리는 참 단순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지극히 단순하고 일상적이고  누구나 아는 것을 그렇게 아름답게 이야기하고 그것에 몸을 떨고 지켜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마노리나 육손이 아리가 그 소곤거리고 은밀한 이야기로 서학을 첨 대했을때 느꼈던 단순함 그래서 더 절박하고 깨끗하게 와닿았던 바로 그 느낌이 종교의 가장 깊은 의미가 아니었을까 힘들고 고단한 삶에 어렵고 먼 세상같은 이야기로 속달거리는 것이 아니라 쉽게 단순하게 아침에 마당에 물을 뿌리고 비질을 하는 것처럼 그렇게 당연한 것들이라 더 와닿는것인지도 모르겠다.

담담하고 지극히 건조한 문체가 주는 아름다움이 여기서도 보인다. 천하면 천한대로 고생하고 문을 안다고 하면 아는 것이 어찌그러냐고 고초를 겪는 대목을 읽으면 비단 서학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탄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뭔지는 모르지만 지금 내가 누리는 이 권세 이 기반을 흔드는 무언가가 나타났다는 것이 왕실이나 사대부에게는 두려움이었던 것이다. 제사도 지내지 않고 조상도 모시지 않으며 모두가 평등하다고 하는 저 해괴한 말들이 내가 누리는 이 호사가 옳은 것이 아니라고 다 부정하고 있다고 여기는데서 두려움이 온것이다, 그리고 서학이 그렇게 쉽게 사람들에 다가갈 수 있었던 것도 종교적인 거룩함이나 무엇이 아니라 서럽고 아프고 뭔가 알 수 없는 불평등함에 몸이 고단한 이들이게 위로가 되는 따뜻하고 단순한 말이어서 인게 아닐까

마노리나 아리나 누구나 그렇게 말을 한다. 당연하고 쉽고 옳은 말이라 원래 내 속에 있던 말인 것 처럼 익숙하게 들어왔다고.. 그렇게 내 마음을 어루어 만저져고 위로가 되는 말들 믿음이 그렇게 안개처럼 스며들었던 모양이다.

무슨 대단한 순교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사명감이 있던 것도 아니었지만 지금 고단하고 힘든 내 삻에 단순하고 쉽고 옳게 들어오는 것을 누가 거부할 수 있었을까... 단지 옳고 단순해서 끌렸던 것때문에 매를 맞고 죽고 서로를 이간질하게 하는 것 그게 바로 140년전의 일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어쩌면 또다른 무언가로 그렇게  불안한 사람과 불편한 사람이 있구나

 

" 죽지 않기를 잘 했구나.. 저렇게 새로운 시간이 산더미처럼 밀려오고 있으니...."

물안개를 보면서 정약적이 읋조린  저말이.. 이 책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가장 맘에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