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견문록 - 외교관 임홍재, 베트남의 천 가지 멋을 발견하다
임홍재 지음 / 김영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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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여행을 다니면서 한가지 꼭 기념으로 사는 것이 있다. 냉장고에 붙여 놓는 자석으로 대부분은 그 나라의 지도나 국기모양이다. 뭐 아주 많은 나라를 여행한 것은 아니지만 냉장고 문을 열때면 잠시 과거로 돌아가 추억에 잠기는 것은 즐거움이다. 베트남도 그랬다. 동남아 배낭여행 중 생각없이 들린 곳이다. 예정이 되어 있었던 곳도 아니고 베트남에 대한 정보라고는 전쟁을 한 나라라는 것 그리고 우리나라에 처자들이 신부감으로 많이 온다는 것 정도였다. 캄보디아를 넘어 베트남으로 가는 길은 길고 험했었다. 그래서 도착한 첫날 하노이는 그닥 예뻐 보이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일찍 눈을 떴었다. 그건 숙소밑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부산스러움 덕분이었다. 창밖으로는 어스름 밝아오는 하늘과 함께 분주한 사람들의 움직임이 있었고 그 이른 시간 장이 서고 있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참 부지런하구나를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을 만큼 아주 빠르게 정돈되며 장이 섰고 하루가 시작되었다. 
 

오래만이었다. 베트남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 것은 .. <베트남 견문록>을 읽으며..

베트남의 전통의상인 아오자이와 강한 햇빛을 피하기 위해 쓰는 고깔 모양의 전통모자 논(Nonh)이 생각난다. 길바닥에 주저앉아 먹던 쌀국수,젊은이들 사이에서 너무나 유행하던 오토바이로 꽉 메워졌던 도로도 인상깊게 남아 있다. 이런 여행자의 눈으로 보았던 베트남의 기억을 가지고 있던 내게 외교관과 학자의 눈으로 본 베트남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새로왔다. 단순히 그들의 일상과 관광지에서의 바쁜 하루, 하롱베이의 감탄스러운 모습만이 전부가 아니며 우리만큼이나 전쟁으로 얼룩졌던 그네들이 삶과 산천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2010년은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한 지 18년이 되는 해라 한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가 대립하는 전쟁을 겪었지만 근면하고 성실하며 재능있으며 배움에의 열정이 가득한 젊은이들 덕분에 나라가 발전을 하고 나라의 경제력과 외국과의 무역이 급 상승하며 신흥 경제국으로 선진국들이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불교의 영향을 받았으며 유순하지만 때론 적극적인면을 지닌 그들만의 문화를 2007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베트남 대사로 근무했던 임홍재 전(前) 베트남 대사의 소개로 만나볼 수 있다.  

우리는 베트남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을까? 오히려 베트남국민들이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여행을 하면서 베트남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를 보았으며 한국 아이돌의 음악이 거리를 휩쓸고 있었고 시골의 광고전단지에 조차도 우리 연예인들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그들은 한국으로 일을 하기 위해 한국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데 열심이었고 한국인에게도 무척이나 호의적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베트남 견문록>을 읽으며 새록새록 베트남이란 나라에 대해 알아간다. 베트남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국부 호찌민의 정신으로부터 우리나라로 시집 온 3만 7천여명이 신부들, 용을 숭배하는 문화와 베트남전쟁, 이제는 우리에게도 인기 만점인 웰빙 음식인 월남쌈과 쌀국수, 물줄기처럼 부드러운 베트남 사람들의 천성, 일찌기 혜초스님의 왕오천축국전에까지 언급될 만큰 길게 이어진 역사 그리고 이제  21세기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베트남의 숨은 매력뿐만 아니라 외교전략까지 역시 외교관 다운 날카롭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인해 책을 읽으며 낯선 나라가 아닌 저자가 칭했던 것처럼 사돈의 나라로서의 가까움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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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날이 차가워지고 마음도 메말라가고.. 이럴때 일수록 더욱 따뜻한 훈기가 몸안에 마음안에 필요할 터... 12월의 에세이로 마음을 녹여볼까.. 

 1. 박칼린의 그냥.. 

예능 프로 한편으로 그녀가 떴다고 생각지 않는다.  

오랜 시간동안 그녀가 지녀온 지켜온 것들이 이제야 빛을 발하는 것은 아닐까 ... 

그래서 더욱 궁금했다. 감동과 사랑과 카리스마를 모두 보여주고 있는 그녀의 삶은 어떤 것일까? 

 

 

 

2. 반성- 되돌아 보고 나를 찾다 

늘 이맘때면 한해를 돌아보면서 왜 그랬을까를 되뇌인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 법... 

그러니까 잘해야지...ㅠㅠ 

명사들의 반성은 어떤 것일까? 그들도 나같이 평범한 사람들처럼 지우고 싶은 되돌리고 싶은 기억이 일상이 있을까.. 

좋아하는 작가들의 반성의 시간을 살짝 들여다 보고 싶다. 

 

3. 공지영..

그녀만큼 감성을 잘 자극하는 저자가 있을까. 

읽으면 읽으수록 눈물샘을 자극하는 그녀의 글에 빠져들게 된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로 감동의 물결을 엮어 나갈까. 

겨울 눈내린 산을 바라보는 분위기 있는 이야기를 기대해도 되는 걸까?  

 

 

4. 공책  

공효진.. 늘 반듯한 연기를 하는 그녀.  

언젠가부터 연예인들이 책을 내기 시작했고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그들의 인기만큼이나 반가운 책이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 아쉬웠었는데 ... 

좋아하는 배우 공효진 .. 그녀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을까. 

그녀의  연기만큼이나 좋은 글들을 만나보고 싶다.  

 

 

5. 시를 읊노라니 감흥에 젖어라.   

정약용..  

사실 성균관스캔들을 보면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걸오가 가장 좋아했다는 정약용의 글.. 

정조와 그의 문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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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훈의 그랜드투어 : 동유럽 편 - 사람, 역사, 문명을 찾아 거닐고 사유하고 통찰하는 노블레스 여행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송동훈 지음 / 김영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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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투어란 17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유럽, 특히 영국 상류층 자제들 사이에서 유행한 유럽여행을 말한다. 주로 고대 그리스 로마의 유적지와 르네상스를 꽃피운 이탈리아, 세련된 예법의 도시 파리를 필수 코스로 밟았다고 한다. ( 네이버 백과사전 발췌) 지금 생각해도 유쾌한 이 여행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바로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시리즈이다. 여행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내게 있어 꼭 가보고 싶다 생각하는 곳이 바로 유럽이다. 꿈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늘 동경하고 기대하고 있다. 첨단과학이 빛을 발하는 현대에서도 그 위엄을 잃지 않으며 유구한 역사를 숨쉬며 지켜본 웅장한 건물들, 예술가들의 손끝에서 피어난 멋진 조각들, 그림들,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 등 상상만으로도 짜릿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미리 떠나보는 투어라고나 할까.. 그래서 즐겁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한 나라를 늘 평화로움과 안락함 그리고 발전이라는 공간속에 두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랬을까 러시아와 오스트리아 독일로 떠나는 여행에서 이제껏 몰랐던 그네 나라들의 역사 속 인물들, 사건들과 마주하게 된다. 사실 큰 관심이 있지 않고서야 남의 나라 역사를 꿰고 있을 수는 없다. 더구나 러시아 오스트리아 독일과 같은 서양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와 맞물리는 부분들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러시아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세계최초의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어 내었으며 공산당의 대부인 레닌이나 도스도예프스키나 푸스킨 등의 세계 대문호의 나라라는 것, 오스트리아는 음악의 나라라는 것, 독일은 제 2차세계대전의 주인공인 히틀러와 우리와 같은 분단의 나라였다는 정도 이외에는 너무나 낯설었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트크, 모스크바, 빈 , 베를린 등 저자의 말처럼 제국이 탄생하고 예술을 꽃피우며 혁명이 시작된 그곳들을 방문하며 느끼게된  벅찬 가슴은 이 나라들이 지니고 있는 특별함에 감동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유럽의 상류층들은 이미 특별함에 감동받는 이 마음을 경험했었을 것이다. 그랬기에 치안과 교통, 통신과 위생이 열악했음에도 불구하고 길게는 6~7년이라는 긴 시간을 여행에 소모하면서 대학교육을 마다하게 만들 정도로 가치있고 내실있는 이 여행이 얼마나 자녀들에게 중요한지 이로 인해 확립되는 가치관과 태도 그리고 삶의 목표가 세워질 것이라 확신했었던거 같다. 책을 읽다보니 그런 마음이 이해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른이 나 조차도 그들의 품위와 멋, 그리고 혼돈의 역사속에서 피어나는 애국의 정신, 조상에 대한 믿음과 신뢰 그리고 자랑스러움등이 마음에 와 닿으며 우리의 역사공부를 돌아보게 된다. 역사와 문명의 중심지인 명소들을 여행하면서 보고 배웠을 생생한 현장의 모습들, 그곳과 관련된 사람들의 삶이나 역사속의 숨은 이야기들을 통해 유산을 소중히 여기고 지키며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지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리런 생각에 책상앞에 앉아 암기식 공부만을 하고 있는 우리의 학생들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국적인 풍경과 모습 ,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역사들과 사진들은 사실적인 일들만 나열해 지루함을 주는 역사책이나 저자 자신의 감상에 빠져 헤어나지 못했던 기행문들과는 다른 이 책만의 매력이다.  몽골의 추종자처럼 보이지만 조국과 민족을 지키기 위해 고개를 숙일줄 알았던 러시아의 영웅 넵스키의 진정한 용기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도 하고 오스트리아 슈테판 대성당의 화려한 내부에 입이 딱 벌어지기도 하며 하인리켄슈타트 숲을 걸어 가다 중요한 악상이 떠오른듯 심각한 표정을 한 베토벤과 만나기도 한다.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았다는 종교개혁과 마르틴 루터,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의 냉철한 현실주의에 감탄을 하기도 하고 제 2차세계대전과 유대인말살이라는 인류의 비극에 대해서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을 잠시 하게도 된다.  

자 이제 동유럽을 돌아보았다면....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서유럽편을 보면 어떨까. 얼마나 흥미롭고 배울 거리들이 있을지 여행을 기대해 본다.  

알렉산드로 넵스키는 우리에게 정말 현명하고 용기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며, 더 큰 가치를 위해 일시적인 굴욕을 감내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용맹을 뽑내는 만용은 진정한 역략이 아니다. 영웅은 순간의 굴욕을 참아 후세에 위대한 전설을 결국 남기는 자이다.p30 

당면한 문제가 많고 중요할 수록 근거 없는 낙관주의나 철없는 이상주의를 경계하고 비스마르크처럼 냉철하게 현실을 바라보는 힘을 길러야 한다.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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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껫 100배 즐기기 - 2011~2012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한혜원.성희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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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은 두번 가 보았다. 한번은 홀로 나선 여행길에 머리를 식히고자 또 한번은 가족들과 함께 패키지 여행을 통해서였다. 두번의 여행 모두 목적은 달랐으나 느낌은 좋았다고 해야 할 거 같다. 그만큼 관광지가 아닌 휴양지로서의 푸켓은 매력이 많은 도시였다. 바다를 보면서 쉴수도 있었고 따뜻한 태양아래 여유도 찾을 수 있었으며 스노콜링이니 섬탐험이니 하는 볼 거리도 많아 긴 시간은 아니지만 즐겁게 보내다 올 수 있었다. 그런 기억이 있어서일까 마음이 답답해지고 어디론가의 탈출을 꿈꾸면 나는 푸켓을 떠올리곤 했었다. 그러더니 이번겨울에 결혼하는 지인이 푸켓으로 신혼여행을 간다고 하니 한국의 차가운 바람보다 푸켓의 따뜻한 햇살이 그리워 더더욱 가보고픈 마음이 생겼던 거 같다.

 

보통의 샐러리맨들이 며칠씩 휴가를 내서 여행을 가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바쁜 일정, 새로운 장소나 사람에 대한 호기심에 비해 짧게 누릴 수 밖에 없는 시간에 대한 조급함이 더해져 흘러가는 초침소리조차도 아까워지기도 한다. 그래도 여행은 사람을 너그럽게 만든다. 전쟁같다는 표현을 쓰는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래서 여행을 떠나는 황금같은 기회에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정보를 캐고 캔다. 이럴 때 도움을 주는 책들이 바로 여행가이드북이다.

 

가이드북 하나 없이 무작정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무슨 배짱으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숙소도 여행할 곳에 대한 정보도 어디 하나 도움 받을 곳도 아무것도 모르면서 겁없이 떠난 여행은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하지만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남기기도 했다. 더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는 여행은 늘 불안과 위험에 대한 걱정을 동반하곤 했기에 요즘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여행장소에 대한 사전정보를 충실히 찾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 <100배 즐기기>는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숙박과 관광지의 볼거리 할거리, 그리고 교통과 나라에 대한 소개등은 가이드 북의 생명이라 할 수 있다. 100배 즐기기는 이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다고 해야 해나 그래서 애용하는 책이기도 하다. 더구나 매년 업그레이드 시키는 통에 그 정보는 생생하고 따끈하다 할 수 있겠다.

 

푸켓 100배 즐기기... 여름 휴가철도 아니지만 겨울에 떠나는 더운 나라로의 여행은 환상일 듯 하다. 공항에 도착해서 긴 코트를 맡기고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비행기에 오르는 즐거움을 만끽해 보고 싶지 않은가. 무거운 머리와 스트레스로 인한 짜증은 한국땅에 두고 가볍고 편안한 차림만큼이나 룰루랄라 신나게 푸켓을 여행해 보고프지 않은가. 신혼여행으로 많이 가는 섬 푸켓, 쾌청하고 아름다운 해변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색을 가진 바다, 이 세계적인 휴양지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책이 꼭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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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산티아고 가는 길
세스 노터봄 지음,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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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산티아고 길을 알게 된 것은  도보 여행가 김남희의 책 <소힘하고 겁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2- 스페인 산티아고 편>에서였다. 뭐 그렇게 지나갔던 산티아고 순례길을 진지하게 걸어보고 싶다고 여기게 했던 책은 독일 코메디언 하페 케르켈링의 <그길에서 나를 만나다>였다. 두권의 책을 통해 산티아고 길이 스페인의 도보여행자들에게 각광을 바다고 있는 2천년전 예수의 제자였더 야고보가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예수살렘에서 부터 걸었던 길이라는 것을 알게 했고 이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까지 되어있다는 정보도 찾게 했다.

이번에는 네델란드의 작가 세스 노터봄의 스페인 여행기 산티아고 가는 길을 만났다. 처음 듣는 작가다 했는데 77세의 노장으로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여러번 거론이 되고 있으며 국내에도 첫 유럽여행을 바탕으로 썼던 소설<필립과 다른 사람들>(1955)뿐만 아니라 <의식><계속되는 이야기>등의 책들이 번역되어 있다 한다. 여행작가인 그가 바라보는 산티아고 가는 길은 어떨까 500여 쪽에 달하는 분량이 살짝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역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는 다르다. 외롭게 홀로 걸어도 그 외로움을 즐길 수 있고 걷다가 낯선이를 만나도 함박 웃음으로 인사를 할 수 있는 그리고 곧 오랜 친구 같은 사이가 되어 버리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 하지만 걷는 것에 대한 행복이나 그로 인해 얻을 수 있었던 배움 그리고 자신과의 솔직한 대화를 펼쳐 놓은 산티아고 여행길에 스페인의 작은 마을 구석구석의 때묻지 않고 현대 고도로 발달된 과학문명의 혜택은 받지 않았지만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교회나 수도원등에 대한 감상이 남다르다. 관광객들의 왁자지껄한 방문이 아닌 순례자들의 차분하고 조용한 발걸음속에 천년의 시간을 지나온 스페인을 옮겨놓았다.  저자는 바르셀로나에서 종착점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교회에 이르는 동안의 여정을 통해 애정이 듬뿍 담긴 필체로 스페인을 소개한다. 

어린 시절 여행을 할 때 나는 여행을 가면 많은 것을 보고자 노력했다. 마치 다시는 그 도시를 그 마을을 그 장소에 올수 없는 사람처럼 두 눈에 될수 있는 한 많은 것을 담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놓치는 것들이 많은 듯 했다. 구름이 흘러가는 푸른 하늘, 여유롭고 한가한 오후의 커피 한잔, 과거와 현재를 품고 있는 건물들 그리고 그것을 지켜려 하는 사람들, 눈망울이 선한 아이들,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산천들 말이다. 관광과 여행은 다르다는 것을 어느 순간 조금씩 알게 되면서 눈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것들에 대해 더욱 공감하게 되었던 거 같다. 노버톰의 산티아고 가는 길> 빽빽한 글씨와 잘 모르는 스페인의 인물들과 역사적 사실들 때문에 조금은 읽기 힘들기는 했지만 그런 가슴으로 느끼는 여행을 한 듯 하다.  여행을 하다 만나게 되는 성당과 수도원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어느새 고대로 중세로 시간이동을 해 있고 몰랐던 건물들의 양식이나 그림등에 얽힌 이야기속에서 스페인의 역사와 정치를 알고 문학을 알며 그들의 문화를 보게 되면서 과거를 만나고 함께 하게 된다. 사진들이 도움이 되었음이다. 

또 한번 흔들린다. 그곳에 가 보고 싶다. 

돌연, 시간이 멈춘듯, 끝난다. 나그네는 바닥들을 딛는 자기 발소리를 듣는다. 탑들과 경이로운 궁전들로 쏟아지는 달빛을 본다. 저 역사의 방벽 너머에는 또 다른 스페인이 있음을 나그네는 안다. 나그네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어쩌면 알아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없을지도 모르는 스페인, 나그네의 에움길은 끝났다. 그의 스페인 여행은 막을 내렸다. p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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