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시크릿 시리즈 세트 - 전5권
제니 하딩 외 지음, 김영설, 박영배 옮김 / 해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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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가 부터 웰빙을 사람들이 외치기 시작하더니 행복의 조건 중 하나로 건강을 꼽기 시작했다. 우리의 어머니 시대에는 먹고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었는데 이제 어느정도의 경제력이 생기니 제몸 챙기기를 시작한 것이다. 사실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부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점의 건강책 코너에 하루가 멀다하고 신간들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젊거나 나이가 들거나 병은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특히나 환경오염이나 스트레스지수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기에 스스로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관심을 앞으로도 점점 증가하지 않을까 싶다.

 

경희대학교 의대와 한의대 교수가 추천하는 세계적인 건강 요법 시리즈를 만나본다. 총 5권으로 이루어진 건강의 시크릿 시리지는 '요가', ' 손발마사지'. ' 컬러힐링',' 아로마테라','알렉산더 테크닉'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화 ·균형·활력·휴식·에너지를 선사한다는 그들만의 특별한 건강 시크릿이 궁금했다. 인위적이거나 화학적으로 몸을 다스리고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방법으로 몸을 회생시킨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병원이라면 그 냄새만으로도 하루가 불쾌해지는 편견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땀흘리는 운동이라면 고개도 손도 절레절레 흔들어 대는 게으름의 소유자였기에  더욱 좀 더 편하게 나 자신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았던 거 같다. 그 때 딱 눈에 들어온 책이다.

 

우선을 두 권 요가와 손발 마사지를 훑어본다. 요가는 운동은 싫어하지만 뻣뻣한 몸을 좀 유연하게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한 3개월정도 해 본 적이 있기에 반가웠다. 책 안 가득 담겨 있는 사진들과 자세한 자세의 설명들 또한 기억을 새록새록 돋아나게 하고 특별한 도구나 장비 없이도 티비를 보면서 자기 전에 몇 동작 해 볼 수 있는 스트레칭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 선뜻 선택하게 된다. 숨을 헐떡거림은 없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음을 안다. 다리만 쫙 펴도 허리만 굽혀도 난리를 치는 온몸의 근육들과 지방덩어리들의 반란은 아마도 당분간 계속될 듯 하지만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꾸준히 하라는 저자의 당부가 고마워서라도 해 볼 작정이다.

 

손발마사지는 태국이나 중국에 여행을 갔을 때 발 마사지를 여러번 받아본 기억이 있어 선택했다. 배워두면 나도 좋을 거 같고 가족들을 위해서도 좋을 거 같았다. 온 몸의 기가 손과 발로 연결되어 있다니 너무나도 신기하다. 로 엄지손가락을 통해 압력을 가하여 손발을 자극하고 그 자극을 통해 몸이 건강상태를 조율한다고 한다. 특히나 잘 체하는 내게 아주 유용한 몇 군데의 반사구는 꼭 기억해 두어야 겠다는 생각이다.

 

먹는 것 자는 것 일하는 것 모두가 불규칙적인 현대인에게 아유 유용한 책이 아닐까 싶다. 더구나 손에 쏙 들어오는 책 사이즈와 풍부한 사진으로의 설명은 초보자도 쉽게 따라하기 편하게 편집되어 있다. 신체 부위별, 질병, 연령별로 적용할 수 있으니 우리몸의 건강상태를 최적으로 만드는 일등공신이 될 듯 하다. 몸의 건강이 정신의 건강이다. 아프지 않아서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즐거운 매일을 보낼 수 있다.  스스로 몸을 지키기 위해 한번 노력해 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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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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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약해? 집에서 너무 오냐오냐 키우기 때문이쟎아.. 정말 버릇도 없고 싸가지도 없고 내 새끼면 콱....

ㅎㅎ 늘상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현장에 있다 보니 아이들과의 생활이 일상이다. 어릴적 어른한테 예의없다고 공부 안한다고 엄마한테 맞는 일이 다반사였던 나였기에  그 반항심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나 도에 지나친 듯 보이는 요즘의 아이들을 보노라면 화가 치밀곤 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세상, 남과의 비교가 상처가 됨에도 스스로의 생각과는 달리 평가되어 지는 현실속에서 우리의 아이들은 매일매일을 살고 있다. 말로는 공부할 때가 제일 편하고 좋은거야 하지만 어려도 나름의 생활과 인격이 있기에 그들만의 세상을 인정하고 보듬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갑자기 왜 아이들 이야기냐고 ? 오늘 읽은 김려령 작가의 <우아한 거짓말> 덕분에 마음이 편치 않아서이다. 공부를 가르치는 사람이니 윽박지르며 아이들에게 우리의 살길은 공부다 공부를 열심히 하자를 외치고 있지만 깊숙한 대화를 하다보면 이 짜증나는 세상에 더욱 화가 난다. 친구와 함께 있고 싶고 연예인 얘기도 실컷하고 싶고 어른인 나도 그런데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고 풍부한 청소년기의 친구들은 어떨까. 학교에 학원에 치이면서도 깔깔 웃는 그 모습이 얼마나 이쁜지 모를거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에게 고통이 있다.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던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의 신작 <우아한 거짓말>을 통해 친구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주고 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왕따라는 이름으로 사회문제가 되었었지만 내 자식의일이 내 주변의 일이 아니란 이유로 등한시 했던 무거운 주제를 다시 한번 들추게 된다.

 

천지가 바보같았다. 그깟 따돌림 정도가 뭔데 사랑하는 엄마와 언니를 두고 열네살의 나이에 세상으로 가버렸을까, 엄마와 언니에게 말하고 힘겨움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던 걸까? 미련스러운 것 하고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그러다가도 아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청소년시절의 거의 모두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는 친구문제인데 정말 죽을만큼 아팠겠다 하니 안타까움과 슬픔이 밀려온다. 아침결에 엄마에게 최신형 MP3를 사 달라던 천지 빨간 색 털실에 목을 맨 천지의 모습은 가엽고 애처롭다. 가해자인 화연이 또한 그렇다. 너무나도 미워지던 그 친구도 어쩜 피해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따돌려 지지 않기 위한 필사의 노력 먼저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한 최선의 방어였을 수도 있다. 퍼즐조각처럼 맞물려 가지만 하나가 없어져 완성될 수 없는 것처럼 천지와 화연은 평행선에 서 있는 그런 친구였던거 같다.

 

떠난 사람은 슬픔을 모른다.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남은 것이 얼마만큼의 고통인지는 가늠할 수 없다. 갑작스러운 천지의 죽음에 그 이유를 캐기 시작하는 언니 만지가 맞닥드린 현실은 모두를 힘겹게 한다. 사는것이 힘들었던 엄마, 동생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만지가 있었고 자신의 아빠와 천지의 엄마의 관계에 천지가 곱지 보이지 않아 화연의 이중성에 찬성을 하지도 않았지만 반기 또한 들지 못했던 방관자 미란 모두 깊은 상처를 받는다. 제목처럼 <우아한 거짓말>이 사람을 살릴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천지의 죽음 뒤에 밝혀지는 진실 때문이다. 하지만 천지는 모두를 용서하려고 떠난다. 살아서 미움과 슬픔으로 얼룩진 인생을 살기 보다는 떠남으로서 모두를 이해하고 용서하려는 것이다.

 

작가는 작가의 말 중 어른이 되어보니 세상은 생각했던 것처럼 화려하고 근사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생보다 미리 세상을 버렸다면 보지 못했을 , 느끼지 못했을 소소한 기쁨을 이 세상은 품고 있다고 한다. 나도 말하고 싶다. 얘들아. 한때의 힘겨움은 시간이 지난 후에 추억이란 이름으로 회상하게 되는 날이 있단다. 그 힘든 시간들이 너희를 더욱 강하고 튼튼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자라게 하는 비료가 될거다. 마음의 근육을 만들어 좀더 힘차게 나아가 보자꾸나하고.. 세상에 가치가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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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스호퍼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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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슬럼버><중력 삐에로>등의 작가라는데 이사카 고타로 내게는 처음 만나는 작가다. 요즘은 일본 작가의 작품이 좀 뜸해서 그랬을까 궁금함 호기심 설레임등이 인다. 제목마저도 그래스호퍼다. 우리말로 메뚜기.. 어린시절 들판에서 논두렁에서 볼수 있었던 메뚜기는 추억의 곤충이기도 하다. 작가는 도대체 메뚜기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여기 뺑소니로 아내를 잃은 수학교사 스즈키가 있다. 잔인하지 못한 그지만 아내의 복수를 꿈꾼다. 덩치 큰 자살유도 킬러인 구지라도 있다. 청부살인임에는 분명하지만 절대로 손에 피를 묻히는 법이 없다. 누구든 그에게 눈을 맞추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거두는데 거부할 수가 없다. 이제 마지막으로 온가족 몰살 킬러인 세미다. 자신과 아무 상관도 없는 한 가족을 죽이면서도 눈도 깜박하지 않는 그다. 이 세 사람이 자신이 겪어가는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하고 이들 이야기의 중심에는 밀치기에 의한 데라하라의 아들의 교통사고가 있다. 데라하라의 아들이 누구냐고? 바로 스즈키의 아내를 죽게 한 뺑소니의 장본인..

 

어떻게 생각하면 좀 끔찍하고 잔인한 소재일 수 있다. 청부살인자들의 이야기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뒷골목 인생의 이야기니까. 그런데 어디하나 음산하거나 어둡거나 칙칙한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이런 소설은  긴장되고 손에 땀이 나야 하는데 마치 아무 일도 아닌듯 책을 읽어 내려가게 된다. 뭐 그렇다고 따뜻한 이야기도 아니다. 아주 평범한 인물로 스즈키가 나오고 그가 만나게 된 밀치기에게서 서로 의지하며 사랑을 나누는 한 가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삶과 죽음의 교차가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어둠의 조직과 암흑가의 최고 킬러들이 주인공이다.

 

이사카 고타로 독특한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캐릭터 속에서 이렇듯 잘 포장되어진 그들만의 세상을 통해 인간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밀치기 아사가오와 스즈키의 대화를 통해  메뚜기는 군집되어 살고 있고 밀집해서 살기에 변종이 생기기 마련이고 개체수가 많아지면 먹이가 부족하고 다른 장소로 옮기는 능력이 강해지며 지 성질에 못이겨 난폭해지면 메뚜기의 습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인간 또한 일정한 공간속에서 복닥거리며 살다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정말 그렇다. 또한 구지라에게 죽어야 하는 사람들의 입에서는 가진자들의 권력남용과 이기심 그리고 정치가들의 야심 등이 튀어 나온다. 우리의 사회현상들이 글 속에 스며 있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되는 매력이 있다.

 

독특한 직업군 속에서 별난 캐릭터를 지닌 인물들의 등장이다.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쓸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단숨에 읽어 내렸다. 어쩜 밋밋할 수도 있는 이야기였을 텐데 읽고 난 후 한참을 책 근처에서 서성이게 한다. 전혀 다른 조직이었지만 하나의 사건에 연결되어 있는 세 사람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 버렸다고나 할까. 일본 작품들의 톡톡튀거나 밤에 뒤척이게 만들 정도로 스릴감있는 이야기가 아니었음에도 인상에 깊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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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브리티
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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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를 꿈꾸다. 뭐 그래 어린시절에야 제가 제일 이쁜줄 알고 세상의 모든 남자들이 나를 좋아해줄 거 같고 그런 마음이 있었을 수도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이현처럼 내가 공주이니 세상의 모든 왕자들에게 편지를 띄어 보리라 하고 실행한 거 까지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에 나와 모진 풍파(^^)를 겪다보면 스스로의 위치가 참 한심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만 그랬나? ㅋㅋ어쨌든 이 세상에 모두 이쁘고 몸매좋고 머리좋은 여자들만 있는 것이 아니듯 남자들 또한 같다. 내 주변의 남자들을 돌아보다 티비속의 멋진 놈들을 보면 눈 돌아가게 좋아지는 것이 그런 이유일터다.

 

셀러브리티를 꿈꾸다. 이미 공주는 되기 글렀고 내 자신이 변할 수 없다면 어디 남자 하나 잘 잡아 신분상승을  꿈꿔볼까? 멋진 남자들은 너무나도 멋진 여자들을 많이 봐서 느낌이 없는 걸까? 그리 이쁘거나 튀지 않아도 성격 하나만큼은  신기한 여자들에게 끌린다. 톡톡 튀는 매력을 가졌다고는 하지만 일에서 만큼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점수를 줄수 있을지언정 현실속에서는 푼수고 감당할 수 없는 주책을 또는 대책없는 뻔뻔함을 가지고 있는 여자들에게 마음을 주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이 대부분이란 말이지. 그래서 혹시 나도? 라는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되는 가 보다.

 

칙릿소설에 빠지다.  <블링블링><압구정다이어리>의 정수현의 신작 <셀러브리티>에서도 그런 21세기의 여심을 자극하는 소재들이 등장한다. 최고의 한류스타인 유상현, 공주를 꿈꾸다 현실에서는 셀러브리티의 가십을 파헤쳐 기사를 쓰는 잡지사 기자 덜렁이 이현, 그 둘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가리워진 조카 이환의 실체와 더불어 처음의 대중의 눈을 속이기 위한 눈가림에서 시작된 설정이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에 평범한 여자의 매력에 빠져가는 스타의 모습이 담겨있다. 물론 쑥쑥 페이지는 넘어간다.

 

유명인들을 만나보다. 린제이 로한, 패리스 힐튼, 빅토리아 베컴, 안젤리나 졸리 제니퍼 애니스톤, 다이애나비 이름만 대도 다 알수 있는 셀러브리티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손짓하나에도 사람들은 관심을 갖고 패션 파티 영화 사생활까지 파파라치의 표적이 되는 그들을 주인공 백이현은 특집기사로 다루고 있다. 백이현의 에피소드와 셀러브리티들이 잘 맞물려 이야기의 흐름에 도움을 주고 있다. 더구나 한 때 동경의 대상이었던 다이애나비와 화려함의 최고봉이었던 배우와 나이들어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있는 할머니로서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매치되어지는 오드리헵번의 이야기가 있어 행복해 진다.

 

가볍지만 즐거운 이야기가 있다. 소녀팬들부터 아줌마까지 열광시켰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꽃미남들처럼 머리속에 상상되어지는 장면장면은 슬며시 지운 웃음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감각적인 언어로 독자들을 매혹시키는 정수현만의 독특함이 살아있는 것이다. 무겁거나 주제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 아니다. 아주 현실적인 트렌드를 반영한 소설일 뿐이다.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스러운 책이다. 정수현 작가의 말처럼 소소한 이야기를 다루어 주고 끊을 수 없는 커피믹스의 맛이 그대로 살아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평단의 평가는 중요치 않다. 내가 즐거웠다는 것에 별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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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
로스 도널드슨 지음, 신혜연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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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리온, 어디선가 들어보기는 했으나 책을 읽기 전에는 지구상에 그런 나라가 있다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

라사열, 신종플루로 온나라가 들썩이고 있어서 세상에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의한 병들이 생기고 있구나 하는 정도의 짧은 의학정보만을 접하고 있었을 뿐 책을 읽기 전에는 그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한 나라가 아니 세계가 공포에 휩싸여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깨끗한 환경과 안전한 음식, 그리고 풍부한 물과 함께 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권리이며 당연히 주어져야 하는 것임을 너무나도 풍요로운 생활 덕분에 망각하고 살고 있었다. 내가 샤워를 하는 동안 흘려 보내는 많은 양의 물과 아무 생각없이 틀어 놓고 자 버리는 TV가 먹어버리는 전기는 어쩜 지구의 반대편 사람들에게는 하루를 연명할 수 있는 생명의 구원줄이 될지도 모른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지를 못했다. 봉사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자신이 받은 것을 되돌리는 사람들의 행동은 그저 대단하다는 선에서 끝이었고 연말이 되면 구세군 남비에 넣는 몇 푼의 동전에 그저 뿌듯함을 느끼는 것이 나였다.

 

그러다 <청년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 라는 책을 만나게 된다.  한 젊은 의사의 눈으로 보고 느끼게 되는 세계 최빈국의 실상 라사열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의사 로스 도널드슨은 서아프리카의 열대 우림지역의 치사율 90%, 백신도 없고 해결방법도 없는 풍토병 라사열에 대한 연구를 위해 2003년 시에라리온으로 떠난다. 오래 전부터 라사열에 감염된 환자들을 돌보며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던 애니루 콘테 박사의 병원에 합류하고자 함이었다. 젊고 순수했고 열정이 넘치는 청년이었지만 막상 도착한 시에라리온의 사정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창궐한 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속에 죽어가고 아름다움에 열광하는 다이아몬드를 둘어싼 내전으로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고 장난감 대신 무기를 맛있는 음식 대신 마약을 달고 사는 아이들이 있으며 보석의 가치보다도 대접받지 못하는 인간 생명의 경시는 세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보급품의 원할치 않은 보급으로 시에라리온이란 한 나라를 불행의 구덩이로 몰아가고 있었다.

 

참 잘 풀어내었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너무나도 무거운 주제일 수도 있는데 읽으면서 시에라리온 나라에 대한 관심도 끌어내고 의료봉사를 하는 분들의 고생과 어려움 그리고 그들과 현지인들과 마음의 교류를 하는 과정 그 따스함 등이 느껴지게 한다. 끔찍한 가난과 전쟁, 그리고 손쓸 수 없는 병은 나라 전체를 위협하고 이 젊은 청년의 목숨마저도 위험하게 한다. 그런데도 잘사는 나라들은 관심이 없다. 이해관계들이 얽혀있고 내 입장에서만 역설하는 나라들의 모습에 화가 나게도 한다. 그러면서도 나 또한 마찬가지가 아닌가 하는 반성도 된다. 인생이 힘들다고 삶이 버겁다고 불평하는 내 자신의 어리광이 부끄러워지게 된다.

 

좀 더 알려졌음하는 생각도 들었다. 백신이 개발되어 있는 신종플루에 대해서도 온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예민해졌었는데 치사율이 90%라는 라사열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어느 영화의 소재로 등장해 알게 되었던 애볼라 바이러스처럼 치명적인 이 전영병에 대한 많은 홍보가 있었으면 한다. 지금의 남의 나라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만 어느 순간 라사열이 예전 흑사병으로 유럽인구의 1/3이 죽었던 것처럼 온 세계로 퍼져나갈지 누가 알겠는가? 청년의학도의 멈추지 않는 도전 라는 글귀가 참 마음에 든다. 그대들이 있어 세상이 좀 더 아름답고 따뜻하고 인간적이지 않은가. 자신을 무장해제시킨 채로 라사열이란 독에 노출시킨 저자에 대해 끝없는 박수를 보낸다.

 

나는 인생의 숨은 의미를 찾는 데 지쳐버렸다. 그런 의미를 찾는 대신, 차라리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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