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안에서 - 1%의 차이가 만드는 좋은 사진과 나쁜 사진 프레임 안에서 1
데이비드 두쉬민 지음, 정지인 옮김 / 정보문화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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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디지털 카메라 한 대가 절실할 때가 없다. 필름카메라는 정말 옛날 것이기도 하고 필름값을 감당할 수 없으며 (^^) 가지고 있던 카메라는 이미 수명을 다한지 오래라 인상깊은 또는 남기고 싶은 또는 기억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면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두고 있다. 하지만 화질나쁜 휴대폰의 소유자로써 이마저도 탐탁지 않음은 어쩔 수 없다.

 

사진.. 여행을 좋아했던 내가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은 얼마되지 않은 일 같다. 사진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그닥 달가워하지 않았었는데 티벳을 여행하면서 네팔의 히말라야를 올라가면서 사람들을 자연이 눈에 들어와 정신없이 고물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대면서 사진에 맛을 들인거 같다. 여전히 사진을 잘 찍지도 못하고 사진기의 종류도 잘 모르지만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던 거 같다.  <1%의 차이가 만드는 좋은 사진과 나쁜 사진>이라는 부제가 눈데 들어 온 것은 이런 마음의 끌림이 아니었을 까 싶다.

 

사진은 말을 한다. 사람들의 표정에서 행동에서 하늘의 색에서 공간의 느낌에서 건물들의 건조함으로 말한다. 시대가 담겨있기도 하고 세월의 고단함이 담겨 있기도 하다. 이런 것들을 한 컷의 사진에 담아 낼 수 있는 능력과 기술은 어떤 것일까를 궁금해하고 배우고파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를 설명한 사진책들의 출간이 러쉬를 이루고 있다. 이 책 <프레임안에서>를 읽게 되었을때는그런 책 중의 하나일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사진 한장에 작가가 원하고자 하는 의중을 함축시킬수 있고 모두가 찍고 싶어 하는 이미지를 어떻게 포착할 것인지에 대한  여러 스킬들이 나온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것은 사진을 잘 찍고 싶었서 알고 싶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사진을 왜 잘 찍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 주고 있음이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경험과 다양한 사진들을 담아내고 그 사진 한장한장에 묻어있는 작가의 땀과 정성들을 소개해 낸다. 단지 와~ 멋진 사진이구나 하는 감탄만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호소력을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을 말하고 있음이다.

 

같은 것을 보았지만 서로 보는 느낌은 다르다. 한장의 사진이 배경이 무언인지 주변의 소품들은 무엇이 있는지 작가와의 소통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몰랐었다. 여지껏 사진이란 그저 추억을 기념하기 위해 찍거나 열심히 셔터를 눌러 수많은 사진 중 한 장 정도 건질 수 있다면 좋다는 생각이었다. 이 풍광을 이 사람들의 사진을 정말 잘 찍고 싶다는 욕망이 그리 많았던 것은 아닌거 같다.

 

저자가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가 여기에 있다고 한다. 사진을 단순히 테크닉에 의한 예술적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대상을 사진에 담아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게 하는 것,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더 의미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 데이비드 두쉬민이 월드비전등의 인도적 구호단체를 위한 홍보사진을 찍으며 자신의 렌즈에 담긴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존경하고 함께하는 세상이라는 것을 좀더 강력하게 말하고 싶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진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 책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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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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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작가로 굉장히 유명한 소설가임엔 분명하고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있음을 알고 있지만 내게는 <흑소소설><예지몽>에 이은 세번째 만남이다. 한 때 무지하게 일본 소설을 읽었고 그 중에서도 추리나 스릴러는 흠뻑 빠져들었던 적도 있는데 이상하게도 <백야행>이나 <용의자 X의 헌신>같은 영화화되기까지 한 작품들을 써낸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많이 접하지 못하고 흘러갔던 거 같다. 그래서 이번의 만남이 더욱 기대가 되었나 보다.

 

교통사고.. 이 하나의 소재를 통해 히가시노 게이고는 6편의 연작스릴러를 만들어 낸다. 하나하나 독특하고 흥미로우며 살짝은 교훈적이기까지 한 내용들에 단숨에 읽어 버렸다. 운전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어 보았을 에피소드와 운전을 하지 않도라도 들어봤음직한 낯설지 않은 소재들을 자신이 몸담았던 자동차 엔지니어의 경험을 살려 적절히 스릴러와 결합시켜 역시 미스터리의 강자임을 인정하게 만든다.

 

앞이 보이지 않는 소녀의 신비한 능력을 보여준 <천사의 귀> 교통법규의 맹점을 이용 법망을 빠져나가는 얄미운 인간의 이야기 <분리대> 누구나 겪어봤음직한 초보운전의 두려움에 위협을 가한 <위험한 초보운전>아무 생각없이 늘상 하던 불법주차가 위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다른 사람의 목숨에 영향을 주는지 생각하게 한 <불법주차> 혹시 나는 그러지않았을까 돌아보게 만든 달리는 차에서의 쓰레기 투척을 그린 <버리지마세요> 외국을 나가면 가끔 겪게 되는 운전방향이 다른 도로에서의 당황때문에 벌어진 사건 <거울속에서>가 모두 짜릿한 기분을 갖게 한다.

 

인간에게 자동차란 뗄레야 뗄수 없는 필수품이 되었다.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한 자동차지만 때론 아주 위협적이고 목숨을 앗아 갈 수 있기에 저자는 소설속에서 운전자들의 태도를 통해  인간들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모습과 생각들, 이중적인 행동들을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교통경찰의 고민의 흔적도 들어 있고 사망자들의 유족이나 친구들의 아픔도 느낄 수 있어 단지 미스테리 연작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별다른 죄의식 없이 저지른 교통법규 위반과 단순 사고들에 대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경각심을 보여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 

 

재미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 책이 10년전에 간행된 것이고 다시 10년이 지난 후에 작가가 후기를 썼다는 것을 보고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자동차 = 사고 때문에 만들어 지는 사건들은 변함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번역자의 말처럼 타고난 스토리텔러로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연방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소설<교통경찰의 밤>을 써 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더구나 이 책이 소설가로서의 자포자기를 하는 중에 소재를 찾은 거라니 그 때 저자가 소설쓰기를 포기했다면 우리가 어찌 이런 소설들을 만나볼 수 있었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단편은 무언가 아쉬움을 남기며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교통경찰의 밤』의 단편들은 완성도가 있음에 하나하나가 모두 좋다. 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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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돌아온 셜록 홈즈, 그의 마지막 인사, 셜록 홈즈의 사건집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아서 코난 도일 원작, 레슬리 S. 클링거 주석, 승영조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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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키언( sherlockian :) 을  위한 주석달린 셜록홈즈라. 처음 보게되는 어마어마한 두께의 홈즈 이야기에 우선 기가 죽었다. 어릴적 코난 도일의 홈즈와 아가사 크리스티를 좋아했던 나지만 역시 단권으로 읽게 되는 그들과의 거리에 익숙해져 있던 탓일까 아님 나 자신이 셜록키언이 아니라는 생각에 주눅이 들어서있까 멋진 책이다 라는 감탄과 함께 한손에 만져지지도 들리지도 않는 이 책을 과연 어떻게 읽어 나갈 수 있을까 망설이고 또 망설였다.

뭐 천천히 읽어가면 되겠지. 학교 다닐때 두꺼운 원서 읽는 기분으로 가보지 뭐,출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아아.. 1월 6일일 셜록홈즈 생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고 보니 얼마전 셜록홈즈라는 영화도 개봉되었군.

이처럼 영화로까지 만들어질 만큼 셜록홈즈 시리즈는 지금도 세계인의 사랑을 넘치도록 받을 만큼 인기가 있는 캐릭터이다.  그래서 이 책 『주석달린 셜록 홈즈 Ⅱ』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홈즈 탄생 150주년을 맞아 방대한 주석을 달아 펴낸 책으로  홈즈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1권의 평이 좋았기에 많이 기대되었다. 마치 백과사전과 같은 두께에  <돌아온 셜록 홈즈>, <그의 마지막 인사>, <셜록 홈즈의 사건집>으로 32편의 이야기를 묶어 셜록 홈즈의 결정판 같은 시리즈를 탄생시킨다.

 

1권을 읽지 못한 채 2권으로 막바로 진입하였지만 단편들을 모아 놓았기에 전혀 어색함이 없으며 이 책의 자랑인 주석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1903년 부터 1927까지 '스트랜드 매거진'에 발표된 이야기들에 삽화까지 곁들여져 있으며 진정 셜록키언들을 위한 색다른 해석들이 담긴 주석들에 신기함을 느끼게 된다. 도대체 이런 주석을 달은 사람은 누구일까 싶어 검색을 해보니 레슬리 S 클링거라는 셜록홈즈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유명한 셜록키언이라 한다. 우와아..

 

참 셜록키언이 누굴까 궁금해 하는 분들을 위해 셜록키언 이란 셜록 홈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모두 실존하는 인물이고 이야기도 왓슨 박사의 기록을 친구인 코난 도일이 정리하고 다듬어 소설로 만들어 내었다라는 가정으로 셜록홈즈와 왓슨의 행적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라 한다. 그래서 그럴까 책 안의 주석들은 감탄을 금할 수 없을 만큼 상세하고 다양한 셜록키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때론 본문의 내용을 방해할 만큼 진지하다. <셜록키언을 위한 주석달린 셜록 홈즈>라는 부제에 걸맞게 홈즈와 왓슨의 행동에 설정을 하고 해석하며 오류를 지적하고 코난 도일의 머리위에서 이야기를 분석하는 주석을 보는 것은 사실 셜록키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을 듯 하다.하지만 왓슨은 결혼을 몇번 했을까? 와 같은 생각지도 못한 재미를 주는 질문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 책은 시리즈이니 당연히 『주석달린 셜록 홈즈Ⅰ』에도 욕심이 나며 다른 독자들처럼 『주석달린 셜록 홈즈 Ⅲ』도 기다려진다. 이 책만 있다면 나도 셜록키언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셜록키언이라는 한정된 독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보기에는 소장하고도 싶고 쏠쏠한 재미를 느끼게 되는 책인거 같다. 다만 읽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도저히 휴대하고는 읽을 수 없는 두께하는 것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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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김영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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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어렵다. 학교 다닐때 부터 그랬다. 미술의 사조도 어려웠고 색감도 디자인도 미술의 모든 분야는 내게 좌절만을 안겨준 해결 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블랙홀이었다. 이 정도 얘기하면 아마 미술이란 과목을 내가 얼마나 싫어했는지 알 듯 하다. 그림을 보면 다 그게 그거 같았고 조각을 봐도 뭐가 특이한 건지 몰랐고 왜 사람들이 미술작품에 감탄하는지 대작이라 칭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내게 없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내왔던 거 같다.

 

미술이란 것에 관심을 가진 것은 어느 재벌 기업의 사모님께서 유명 현대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것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부터가 아닌가 싶다. 미술작품이 무엇이길래 몇 천년정도 지난 골동품들도 아닌데 그리 비싼 건지 궁금해 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반인들이라면 꿈도 못꿀 환상의 금액을 매기기에는 현대 미술가의 작품이라면 더더군다나 더 아직 평가받기에는 이른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미술 서적을 읽기 시작했던거 같다. 미술을 알기 위해서는 화가들에 대해 작품들에 대해 알아야 할 거 같았고 그러다 보면 미술을 보는 읽는 눈도 생긱지 않을까 해서 잡았던 책들이 이제 여러 권이 되어 간다. 아직도 무디지만 아직도 서툴지만 조금씩 미술가들과 작품들의 선잇기가 되는 것을 보면서 뿌듯해 하고 있다. 오늘은 <현대 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이란 책을 통한 공부다.

 

제목마저도 독특하다. 발칙한 저항이라. 하긴 그럴수도 있겠다. 현대 화가들의 작품을 보면 과거 대가들의 작품과 비교해 너무나도 난해하다. 이것이 과연 작품인가 싶을만큼 어이없기도 하고 광고인가 엽기인가 싶은 것도 있고 지극히 화가 개인적인 듯한 생각도 들어 내 머리속으로는 도저히 해석불가한 것들이다. 정말 현대 미술은 일반인들이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거 같다. 이 책은 그런 내게 조금의 빛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책에는 유명미술가들의 작품들이 등장한다. 자전거의 안장과 손잡이를 이용해 황소를 만들어 낸 파블로 피카소, 변기에 자신의 가명사인인 mutt를 써 넣고 미술작품이라 칭한 마르셀 뒤샹, 자신의 변을 깡통에 넣고 예술품으로 판매한 피에로 만초니, 매릴닌 먼로를 그린 작품이 경매에서 자그만치 740억이라는 경이로운 가격으로 낙찰된 앤디 워홀등 뭐 이걸 예술작품이라 해야 하는 걸까 싶은 작품들이다.

 

이런 독특한 작품들에 저자를 쉬운 해설을 곁들이고 있다. 좀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고 멋진 작품을 최고라 말할 수 있는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너무 이해하려 노력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보여지는 그대로를 느끼도록 도와준다. 현대 미술가들이 이제껏 틀에 박혀 정형화되어 있던 미술기법들을 탈피하고 미술의 개념을 확~ 바꾸어 버린 것을 알수 있다. 그리고 현대미술을  멀리했던 일반인들의 의중을 꽤뚫는 한마디도 전한다. 읽는 순간 그래 바로 이거야 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일반인들은 이제 평론가의 설명없이는 짐작도 하기 어려운 현대 미술에 대해 더욱 더 침묵하기 시작했다. 잘못 떠들면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 뻔했기 때문에 ..p70 

 

우리는 너무나도 획일적인 미술공부를 해 왔다. 모든 분야에서 개성을 강조하고 중요시 하는 시대다. 미술과 음악과 같은 분야는 고전이 더욱 대접을 받기도 하지만 현대 미술 어쩌면 몇 백년이 흐른 후에 또 다른 관점에서 시대를 거스르는 획기적인 시도였음을 평가받을 지도 모른다. <현대 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 현대 미술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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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나는 당신 안에 머물다 - 그리며 사랑하며, 김병종의 그림묵상
김병종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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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며 사랑하며, 김병종의 그림묵상..

신앙이라는 것, 참으로 오래 가지고 있었으나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인거 같다. 어린시절부터 십자가를 보고 자랐고 기도문을 외웠으며 내게 힘겨운 일이 생길때마다 하느님을 목놓아 외치지만 정작 나 편하고 좋을 때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 그런 마음이었던 거 같다. 죄스러운 마음이었을까 그래서 누군가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말하면 은근슬쩍 그 자리를 떠나고 보는 것이 내 자신인데 저자의 이름 석자 만으로 선택한 책이 그림 신앙 묵상집이라는 사실에 당황스러웠다.

 

저자와의 만남은 『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으로 시작된거 같다. 라틴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은 여행 희망 나라들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글과 그림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하지만 솔직히 책은 읽어 보지 못했다. 너무 읽고 싶어서 벼르고 벼르고 있었는데 참 인연이 거기까지인지 지금도 생각으로만 읽고 싶은 목록에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다 이 책 『오늘밤 나는 당신안에 머물다』가 발간된 것을 알았다. 이번에는 꼭 .. 이란 마음으로 손에 넣고 책을 휘리릭 넘기니 여기도 그분의 그림이 그득하다.

 

『오늘밤 나는 당신안에 머물다』는 김병종 교수가 일년 여 국민일보에 실었던 인기 칼럼 <김병종의 생명이야기>를 하나로 모아 엮은 책이란다. 그림만으로도 따스함이 느껴지는데 거기에 신춘문예에 당선된 적도 있는 저자의 글솜씨가 더해지고 가족과 여행지에서 본 자연과 이 모든 것을 주신 그분에 대한 사랑이 아주 포근하게 녹아 있다. 생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그분에 대한 경외심은 삶에 대한 태도를 겸손하게 하며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이끌어 낸다.

 

당신이 그리신 아름다운 세상에 담긴 그림들에 참 눈이 많이 간다. 푸르름보다는 초록빛이라 함이 더 어울릴 카리브 해나 물의 숨소리와 평화가 느껴지는 에게해의 모습, 판이나 한지등에 먹과 채색을 이용해 투박하지만 정감이 느껴지는 행복하고 밝은 사람들의 모습은 그림속의 장소에 가보고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열망을 만들어 낸다.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히말라야의 하얀 눈봉우리는 이 모든 것을 만들고 보고 계실 분에 대한 감탄과 지키지 못하고 망가뜨리고 있는 인간에 대한 씁쓸함에 가슴한켠이 싸해 오기도 한다.

 

색채는 나만의 기도이고 붓질은 나만의 찬송입니다.

저자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달란트를 주신 그분께 감사를 했다. 그럼 나는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그분에 감사를 한다. 인생에 대해 불평불만을 수없이 내 뱉던 나의 잘못을 돌아 보고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고마워하며 행복해 하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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