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그래픽 노블)>를 리뷰해주세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공보경 옮김, 케빈 코넬 그림, 눈지오 드필리피스.크리스티나 / 노블마인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이제는 너무나 많이 알려져 그 내용에 대한 언급마저도 하기 어색한 노인으로 태어난 벤자민의 거꾸로 가는 인생을 다시 만나게 된다. 영화의 개봉에 맞추어 몇몇의 출판사에서 발간한 동일 제목의 책이 발간되었고 이미 한 권을 읽어 보았기에 뭐 새로운 느낌이 들까하고 펼친 노블마인의 벤자민은 먼저 그래픽 노블이라는 만화의 형태로 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컷으로 연결된 소설은 색다른 느낌을 주었고 다시 한번 벤자민의 일생을 따라가게 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브래트 피트라는 너무나도 유명한 배우가 나와서 그랬을까?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개봉이 되기 전부터 화두에 올랐다. 아니 배우보다는 70의 노인으로 태어난 아이의 일생이 엄마의 뱃속에서 자라는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그 쇼킹한 내용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일반인이라면 상상 할 수도 없었던 것을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피츠제럴드는 멋진 솜씨로 풀어 내었다. 수수한 영상과 배우들의 열연이 곁들여진 영화를 맛뵈기로 보았었기에 기대가 컷던 첫 읽기가 단지 단편이라는 이유로 살짝 실망 했었던 기억이 난다. 건조한 문체를 보면서 원작과 영화의 다름을 또 한번 실감했었던 때였다. 

같은 책을 두번 세번 읽으면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큰 시간차를 두지 않고 읽게 되는 책은 너무나도 많은 내용이 머리속에 담겨 있기에 혹시라도 대충 읽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좋다. 아이가 태어난 후 노인의 모습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의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들이자 노인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당황스러움과 황당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웃고 싶으나 웃을 수 없고 아이구 허리야 아이구 다리야 소리가 절로 나올 듯한 구부러진 모습의 벤자민이 시간이 지나면서 허리가 펴지고 얼굴에 주름이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나 자신은 정작 다른 생각에 빠져 들기도 한다. 

사람은 태어나 아이의 시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인지도 모른다. 엄마의 젖을 먹고 그저 튼튼하게만 자라다오라는 말처럼 건강하고 심성 고운 아이로만 커가기를 순수의 눈으로 바라보던 어른들의 시선은 학교를 가고 사회를 알게 되면서 이기적이고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야 할 듯 맹렬히 일하는 모습을 원하는 시각으로 바뀌어 버린다. 그러다 늙어 노인이 되어 가면 다시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투정도 부리고 관심을 받길 원한다. 만약 정말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면? 죽음을 앞두었을 때 이제껏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며 고통과 행복의 순간을 되돌아 보는 최악의 순간을 맞기 보다 아무것도 모른채 엄마의 뱃속으로 다시 돌아가는 최고의 순간을 겪게 된다면 더욱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벤자민의 일생을 함께 하면서 주변의 따가운 시선만큼이나 벤자민 스스로도 혼란스러웠음을 짐작할 수 있다.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힘겨워하지만 그 역시 거꾸로 가는 세월의 흐름을 비껴갈 수는 없었다. 거꾸로 가는 인생 속에 스스로를 적응시킨 벤자민이지만 점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가는 한 젊음이의 열정적인 사랑과 성공적인 인생이 결국은 요람으로 돌아가 버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쟁처럼 살아 가고 있는 우리네 인생이 죽음 앞에서는 한줌의 재처럼 허무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책을 펼치는 순간 그래픽 노블에 빠져들수 있다. 물론 뒷부분의 원작 소설을 통해 글읽기의 즐거움도 놓치지 않고 가질 수 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막스티볼리의 고백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영화를 보았거나 보지 못했거나 책을 읽었어도 그 감동을 다시 느끼고픈 분들은 그래픽 노블이라는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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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를 리뷰해주세요.
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6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인생이 내 의지대로 되지 않을때가 있다. 난 그저 열심히 살 뿐이고 사랑을 하고 싶을 뿐이고 세상과 함께 어울리고 싶을 뿐인데 어떤 식으로든 어떤 면으로든 색안경을 끼고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면 심한 스트레스에 사로잡혀 며칠을 고민하게 된다. 그저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인데 어느 순간 나는 안좋은 일들에 엮여 있고 사람들의 시선에서 툴툴 벗어나고 쉽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내 생각이 바뀌기 힘든 만큼 다른 이들의 생각도 바뀌기 어렵다고 인정하고 살 뿐이다. 

어딘선가 솔솔 빵내음이 밀려온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거나 먹거나 이다. 잔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살이 찐다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달달하고 향 좋은 먹거리들이 입안에서 살살 녹아 나갈때면 어느새 머리속은 행복한 상상으로 가득차게 된다. 그런 책이었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 마법의 세계와 현실 세계가 적절히 녹아들어가 머리속에서 달달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만을 바라보게 해주어 짝사랑을 벗어 나게 해 주는 빵이나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불행이 오도록 하는 빵이나 원하는 대로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빵이 있다면 어떨까? 나는 그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빵을 주문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게 욕심을 부릴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정말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일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랑이던 일이던 생활이던 시간이 지나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일을 겪는 순간만큼은 죽을만큼 힘들 수 있다. 그 때 짜자잔.. 마법처럼 나를 도와주는 힘이 있다면 아마도 의지하고 싶을 거 같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그런 곳이었다. 

"언제나 옳은 답지만 고르면서 살아온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당신은 인생에서 한 번도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없나요?"

"틀린 선택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게 아니야. 선택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라는 뜻이지. 그 선택의 결과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너의 선택은 더욱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란 말을 하는 거야........" p112

책을 읽는 동안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이 멍해졌다. 나는 내 선택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지고 있는가 하는 부분에 대한 물음에 입을 다물어 버린다. 어릴 적 티비에서 방영되었던 이휘재의 인생극장을 보면 두가지의 결정중에 한가지를 선택함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주었다. 어떤 것이 맞다 아니다를 말하기 앞서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길이 더욱 화려하고 안락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미련으로 남고 결정에 스스로에 대한 질책과 후회를 동반하게 된다. 지금 나는 그런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가.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만든 것이라는 말처럼 과거에 연연하는 나를 보고 한숨짓기 보다는 오늘 내일 그리고 알수 없는 미래에 도전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내가 되기를 원한다. 보이지 않는 힘에 의지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것은 없다고 생각하며 말이다. 

성장소설쪽에 가깝지 않을까.. 그런데도 끌리는 이유는 어른인 내게도 많은 생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흔한 소재지만 작가의 탄력적인 구성이 돋보이는 책이라서 쉼없이 읽어 나갈 수 있었다. 부조리함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라며 선택은 나의 몫이라는 데 그 선택에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모습을 보기를 바란다. 재미있게 읽었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적당한 판타지와 현실의 공존속에 배울 점이 있는 것이 좋았어요.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청소년, 살짝 좌절하고 있는 어른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언제나 옳은 답지만 고르면서 살아온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당신은 인생에서 한 번도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없나요?" 

"틀린 선택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게 아니야. 선택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라는 뜻이지. 그 선택의 결과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너의 선택은 더욱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란 말을 하는 거야........" p112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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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리뷰해주세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마크 트웨인의 "“인간이 여든 살로 태어나 18세를 향해 늙어간다면 인생은 무한히 행복하리라.”는 명언에서 영감을 얻어 썼다는 소설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누구나 상상 할수 있는 세계는 아니었다. 영화로 먼저 접했다는게 섭섭하기는 했지만 원작을 안 읽어 볼 수는 없었다. 강렬하게 남아 있는 브래드 피트의 연기를 머리속에서 지우려 노력하며 눈에 들어 오는 주황색의 표지를 펼쳤다. 작가가 위대한 개츠비를 썼던 F. 스콧 피츠제럴드 였다는 것은 더더군다나 마음을 들뜨게 했다. 

책은 영화와는 좀 달랐다. 영화에서와 같은 벤자민이 일생을 걸려 찾아낸 사랑이야기를 기대했던 내게 책은 담담히 벤자민의 거꾸로 돌아가는 시간을 이야기 한다. 일흔이 족히 되어 보이는 노인으로 태어나 아이로 되돌아 가는 그의 일생 안에는 이어질듯 끊어질듯 그 인연의 고리를 놓지 못하던 힐더가드와의 로맨스도 없었고 자신의 처지를 고민하고 때론 고통스러워 하던 벤자민의 심리묘사도 없었다. 그저 우리의 인생이 그렇듯 물 흐르듯 흘러가는 벤자민의 삶을 그리고 있을 뿐이었다. 

늙어간다는 것은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의 기복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때론 서글픔을 동반한다. 어린 시절 그저 어른만 되었음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지만 한살 두살 들어가는 나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얼마나 우스웠는지 돌아보게 된다. 언제나 젊을 수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련을 가지고 사는 것이 인간이라면  벤자민의 모습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소설도 영화도 벤자민의 삶을 부럽게는 만들지 않았다. 인생은 아니러니다..

장편일 거란 생각이 머쓱하게도 40여 페이지의 단편이라는 사실과 함께 영화와는 다른 전개에 조금은 실망스럽게 읽어 내렸다.역시 영화를 먼저 보는게 아니었다...ㅠㅠ 하지만 아직은 위대한 개츠비를 읽을 때의 감동을 기억하고 있기에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춤과 파티, 꿈과 로맨스의 작가 피츠제럴드는 미국의' 재즈시대'를 상징하는 존재다

책 표지에 써 있는 작가에 대한 한 줄 소개의 글이 마음에 든다. 1925년 위대한 개츠비로 문화적 천재로 칭송받았던 그지만 실제로 그의 인생은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 자신이 낭비벽이 심했고 사교모임을 즐겼으며 늘 돈에 쪼들리게 된다.생활유지를 위해 많은 돈이 필요했고 그래서 돈을 위한 대중적 작품으로 단편을 선택한다. 그의 작품들 속에는 이런 생활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묘사되어 진다. 마치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듯 욕망과 환상에 젖어 사는 허영덩어리들을 그리고 아름다운 여자들과 성공을 향한 집착을 드러내게 된다. 

그의 작품 모두가 다 걸작일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다만 삶을 위해 선택했던 160여편의 단편속에 1920~30년대의 시대상이 드러나 있다는 것을 안다면 피츠제럴드의 작품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열편의 단편으로 그의 작품 세계를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위대한 개츠비의 감동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젤리빈, 낙타엉덩이, 리츠칼튼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등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끄는 이 책은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단편집임에는 분명하다는 생각을 한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영화와비교하면서 읽을 좋은책, 위대한개츠비의 작가 피츠제럴드를 기억한다면 읽어볼 만한책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위대한 개츠비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위대한개츠비의 매력에 빠진 분들이라면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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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시에인션 러브>를 리뷰해주세요.
이니시에이션 러브
이누이 구루미 지음, 서수지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뭐야? 다시한번 읽어야 하는거야? 

가슴 뛰던 첫사랑, 얼굴 빨개져가며 움찔거리다 처음 잡아보던 손 그리고 첫 입맞춤 어쩌면 요즘의 초 스피드 시대에서는 말도 안되는 망설임이고 순진함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옛 어르신들처럼 빵집에 앉아 소개팅을 하던 때는 아니었지만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살짝 지어지는 시절이 있었다. 제목인 러브라는 단어만으로도 가능하게 했다. 두근대던 설레임과 함께 그런 아련한 향수속으로 빠져들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제목에 생소한 단어인 이니시에이션이 있는것일까? 무엇일까 궁금해 찾아보게 된다.

"이니시에이션 (initiation):미개 사회에서, 청년 남녀에게 부족의 성원으로서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을 주기 위하여 행하는 공공 행사나 훈련. 때로는 엄격한 고행과 시련 따위를 수반한다." 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하고 때론 댓가로 혹독한 시련이 있으니 그런 것일까? 

두사람 사이에 생기는 엇갈림이 의미하는 것은 과연... 마지막 세줄로 모든 것이 뒤바뀐다!

반전이란 추리소설이나 아님 구회말 투아웃서 벌어지는 짜릿한 역전승 또는 부저가 울림과 골이 동시에 들어가는 농구경기에서나 가능한 것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말이지. 반드시 두번 읽고 싶어 지는 소설이라 했겠다. 무엇이 두번 읽도록 만드는 매력일지 복잡한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내 취향도 있겠지만 소설을 시간차를 두지 않고 두번 읽는경우는 거의 없기에 호기심이 인다.

헉 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허탈함이랄까 지금까지 읽어 온 부분에 대한 배신감이랄까 그런 생각을 정리하기엔 머리속이 너무나도 혼란스럽다. 이상한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Side A에 펼쳐지는 내용들은 정말 연애소설같은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인 단순이야기가 아닐까  했고 특별한 복선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설이 마무리 된 후의 작품의 트릭이란 설명이 있는 페이지에 접어 들고는 이게 뭐야? 하고 소리낼 수 밖에는 없었다. 미팅자리에서 만난 마유와 스즈키의 시작하기도 힘들고 끝내기도 힘들었던 순수했던 하지만 모든 것이 설레임만이 아니었고 호기심 만이 아니었던 신체적으로 감정적으로 사랑에 성숙해져 가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애틋함이 그래서 오래도록 남아 있을 법한 아련함이 조각조각 나 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렇듯 많은 것을 나는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쳐 버린 것일지 쓴 웃음이 입가에 번진다. 

함께라는 것이 익숙해져 갈 때쯤이면 사람들은 가정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아이를 생각하고 그래서 결혼이라는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작가는 그들의 사랑을 스즈키의 도쿄출근을 통해 시험한다. 학생인 스즈키와 직장인인 마유의 금요일 데이트에서 주말 데이트로 변하고 점점 뜸해지더니 이제 서로의 시선에서 멀어지는 것을 발견하게 됨을 아는 순간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이런 것이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는 것인가?  

웅성이는 인파속에 사그라지는 가느다란 목소리 

내가 사랑한 건 누구였는지.(p185)

보물찾기라고 표현되어 있는 곳곳에 숨어 있는 의미를 발견하게 되고  Side B를 읽으며 알지 못했던 복선들이 하나씩 다가오는 것은  비슷한 시간대에 일어나는 두 이야기를 이해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을 읽는 동안은 깨닫지 못했다는 것을 밝혀 둔다. 반드시 두번 읽고 싶어 지는 소설이란 것은 이 책에 대한 해설을 읽은 후 내가 놓쳐버린 조각들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알게 되는 순간 그들의 순수한 사랑이 왜 그렇게 어두워 보이는지. 얼룩져 있는 그들의 사랑은 어쩜 이것이 현실속에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일텐데 나는 미련스럽게 첫사랑의 깨끗함을 기대했나 보다. 그래도 믿고 싶다. 처음이라는 단어가 함축하고 있는 설레임을 ........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처음 읽어보는 독특한 소설이라는 거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책을 정말 꼼꼼히 읽어 숨겨진 반전을 찾아내는 것을 즐기는 독자?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웅성이는 인파속에 사그라지는 가느다란 목소리, 내가 사랑한 건 누구였는지.(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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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을 리뷰해주세요.
눈의 여왕 - 안데르센 동화집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5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김양미 옮김, 규하 그림 / 인디고(글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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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먼 추억속으로 들어간다. 어린시절 그림형제의 그림동화와 함께 즐겨읽던 동화집의 작가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재 구성된 『눈의 여왕』을 읽게 되다니 가슴이 뛰는 것을 멈출수가 없다. 안데르션의 주옥같은 동화 여섯편 『눈의여왕』『인어공주』『나이팅게일』『백조왕자』『장난감병정』『성냥팔이소녀』를 담았다. 누구든지 어린시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있을 것이다. 내게는 잠자기 전에 아버지가 읽어주시던 안데르션 동화집에 대한 향수가 있다. 집 어딘가 그 손때 묻은 동화책이 있을지도 모를텐데..

마이클 더다는 그의 책 『고전읽기의 즐거움』에서 동화란 어른들은 잠들기 전에 읽는 이야기,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여 '그리고 그들은 그 후에 행복하게 살았더라'는 비현실적인 결론으로 끝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다. 비 현실적이라.. 그래서 더욱 끌리는 것이 아닐까? 

동화란 읽는 사람의 나이에 따란 받아들이는 것이 달라진다고 한다. 신데렐라 이야기를 함께 읽어도 아이의 눈에는 그 사랑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그리고 가슴조일만큼 다가오지만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있을수도 아니 있다하더라도 너무나도 웃기게 우연적인 일들의 연속이라는 생각에 쓴웃음을 짓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물론 어른들이 이미 현실에 때가 묻어 상상력이 많이 퇴색되고 순수한 마음이 많이 가려져 있기는 할거다. 하지만 그래서 더 마음이 안타깝고 따뜻하고 권성징악에 열광하게 되지는 않을까 한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한번 나를 어린시절로 이끄는 안데르센의 매력에 빠져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어쩜 인간 차갑고 냉정한 이기심이란 것이 눈에 들어간 악마의 거울의 조각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카이를 사랑하기에 눈의 여왕 궁전으로 찾아가는 게르다 처럼 우리에게도 주변의 따뜻한 마음과 너그러운 시선 그리고 항상 믿어 주는 사람들의 눈물과 사랑으로 인해 조각이 녹아 내릴 수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백조로 변해 버린 오빠들을 다시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 마녀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말 한마디 없이 쐐기풀을 발로 으깨서 실로 만든 다음 긴판 스웨터 열한 벌을 짜야 했던 엘리자의 고통에 찬 모습도, 사랑하는 왕자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었던 인어공주의 이야기도 이제는 가족의 사랑도 연인의 사랑도 조건이 우선이 되어 버린 현실과는 달리 너무나 순수해 절대 잊을 수 없는 안테르센의 동화이다. 

동화란 그런거 같다. 재미있는 스토리로부터 즐거움을 얻고 교훈을 얻으며 공감을 하고 미래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것 짤막한 동화안에는 이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이렇듯 아름답고 따뜻한 동화들이 아이들의 마음에 파스텔톤 꿈을 싶어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책을 선택하고 읽어주는 어른들의 몫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된다. 

오랜만에 읽는 동화에 이 겨울이 마치 푸근한 아랫목 이불 속에 들어간 것처럼 너무나 따스해진다.  좀더 많이 사랑하고 좀더 많이 격려하고 좀더 많이 세상을 따스히 품고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동화집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어릴적 향수에 젖어 볼 수 있다. 어른이 되어서 읽는 동화 그 재미가 솔솔한데..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한핏줄까지는 아니지만  일어버린 것들의 책. 색다른 동화의 세계다..조금은 끔찍한..ㅎㅎ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어른이 되어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들.. 아이들이 읽어도 무방할 듯..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기억이..... ^^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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