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영한 대역본> 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영한대역 (영문판 + 한글판 + MP3 CD)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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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큰 조카가 요즘 공부하느라 너무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아직 초등학교 3학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공부란 것이 인생에서 얼마만큼이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가를 아는 동생으로서는 엄마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라지만 쪼그만 녀석이 수학공부를 하느라 애를 쓰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사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성적이 최우선이 아닐진데 우리는 그것을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모든 것이 숫자로 매겨지는 세상에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읽었다.  <내 영혼이 따뜻해지는 날들>이다. 

포리스트 카터의 자전적 소설로서 인디언 소년 "작은 나무"가 바라보는 진실한 삶을 가진 세상을 담고 있다.  인디언혈통을 이어받은 할아버지가 있었던 카터는 원래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을 몰아내고 마치 처음부터 땅을 소유했던 것처럼 그들을 박해하고 힘겹게 만들었던 백인들을 피해 깊은 산속에서 살고 있는 소년 "작은나무"를 주인공으로 이 소설을 썼다. 읽기 전부터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감동깊게 읽었고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바람의 딸 한비야가 추천했다는 소식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현명함과 지혜로움 그리고 밝고 맑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소소한 행복 이야기에 이토록 빠져들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작은 나무가 겪는 아주 소소한 일상들,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안에서 얻는 깨달음이 왜 그렇게 마음에 와서 닿는지.. 이 조그만 꼬마가 내마음을 아주 많이 흔들어 놓고 있었다. 따뜻함이 있었고 포근함이 있었다. 지금 전쟁과도 같다고 하는 사회속에서 모진 풍파를 거치며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그렇게 살지마 하는 말을 하고 있는 듯하다.웨일즈 할아버지가 작은 나무에게 보여준 것은 크나큰 사랑으로 이루어진 울타리였다.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주의로 똘똘 뭉쳐진 사람들이 사는 세상속에서 감싸안아주는 마치 우리의 부모님이 그렇듯이 말이다. 이런 감동과 더불어 더 좋았던 것은 영한대역판이었다는 거다. 실은 그래서 더욱 읽는 속도가 느렸던거 같다. 영어 한 줄 번역하기도 힘들었지만 그덕분에 깊은 생갈 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고나 할까.  

 메말라져 버린 가슴이 촉촉한 단비와도 같고 알싸한 허브향이 머리속을 개운하게 하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읽다보니 조카녀석이 얼른 컸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이 책을 한권 선물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그러면 그 녀석도 주변의 사물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며 1등만이 최고가 아니란 것을 깨닫고 나누는 함께 하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생의 우선순위를 다시금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오래 기억될 책임에는 분명한 듯 하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 책을 선물해 주어야 겠다... 

  "와인씨는, 정직하고, 절약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을 가치있게 여기는 것이야말로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만일 이런 가치들을 배우지 않으면 기술면에서 아무리 최신의 것을 익혔다 하더라도 결국 아무 쓸모도 없다고 했다."   

나도 마음속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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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외에는>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죽음 이외에는 머독 미스터리 1
모린 제닝스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피시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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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녀의 얼어붙은 시체 - 그 뒤에 숨겨진 검은 비밀
 

한 동안 추리소설을 읽지 않아서 고팠던 것일까? 책을 잡는 순간 정신없이 읽어 내렸다.  차디찬 겨울날 어린 소녀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이 가엾은 소녀의 걸치고 있는 옷들마저도 싹 벗겨가 버리는 황량한 시대에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으려는지 궁금했었나 보다. 페이지 페이지를 넘어가면서 해결되어지지 않는 갈증이 생겼고 덕분에 여름밤 몇 시간 더위를 잊게 만들어 주기도 한거 같다. 꽁꽁 얼어붙은 발가벗은 시체 게다 임신까지 하고 있던 이 소녀가 누구인지 탐문수사를 시작하면서 사건은 또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진다. 나름의 추리를 해 보는 재미라고나 할까, 19세기 품위와 가풍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면에 감추어진 추악한 면들도 드러내며 소설은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셜록홈즈나 아가사크리스티의 소설속에 사건을 풀어가는 한 사람의 똑똑한 탐정이 존재하듯 이 책에서는 사건의 언저리에서 부터 중심으로 파고드는데 머독형사가 등장한다. 머독 미스터리는 세권으로 이루어진 시리즈라는데 아직은 그닥 큰 캐릭터가 형성되지 않아서 일까 머독이 사건을 해결한다기 보다는 이야기의 흐름속에서 얽히고 얽힌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풀어가고 있지만 이 젊고 영민한 형사가 곧 자신의 매력을 듬뿍 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계급사회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19세기 캐나다에는 더욱 분명하게 계급이 존재했음이렸다. 하녀가 있었고 마부가 있었으며 창녀들이 천것 취급을 받으며 거리를 떠돌았고 우아한 부인네들은 희장갑에 드레스를 입고 품위있게 차를 마시는 모습이 어른거린다. 종교와 신분의 차이는 사람들의 인생을 갈라놓았다. 이혼이란 것은 사회의 지탄을 받는 일이고 대접을 못받다 보니 부부가 이미 애정이 없음에도 함께 살았을 것이고 남자들은 겉으로는 고상한 척하지만 클럽을 통해 요상한 (^^) 짓들을 했을 터이고 현대에도 아웃사이더지만 당시 동성애는 감추고 또 감추어야 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머독미스터리1- 죽음이외에는>안에는 이 모든 것들이 등장한다. 한소녀의 죽음을 통해 작가는 참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한 소녀의 가엾은 죽음이라 생각했던 시작은 이제 사회적 관점으로 옮겨지고 머독형사의 추리속에 이기적인 인간들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소녀의 죽음을 무마시키기 위해 또 다른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어쩌면 이미 중반부터 예고된 결말을 보여주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단지 소녀의 배뱃속에 있는 아이의 아버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로즈집안의 아들이 어머니에게 준 충격이라는 것이 내가 생각한것과 달라 살짜쿵 반전이 있었다는 것이 신선하다.  

다음편에서는 머독형사의 매력적인 추리능력과 수사모습을 좀더 긴박감있게 보게되기를 기대하면서 ......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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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정육점>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이슬람 정육점 문지 푸른 문학
손홍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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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에 참전한 터키인 하산은 몸에 총상으로 인한 큰 흉터를 가지고 있는  '나'를 입양하고 '나'의 상처를 보듬으며  한국에서 살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속의 전쟁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고 대신 나는 큰 흉터가 있는 몸으로  그 끔찍했던 시절을 기억한다. 대신 하산은 한국에서 무슬림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피를 묻히는 일 정육점을 하며  자신의 머리속에 남은 전쟁의 기억들에 고통스러워한다. 부자의 끈을 맺게된 둘은 생김새도 생각도 전혀 다르지만 왠지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동질감이 느껴진다. 소설 <이슬람 정육점>이다.

 

올해가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란다. 그래서 그럴까 한국전에 관련된 영화, 소설, 드라마가 러쉬를 이루고 있다. 이 소설도 딱 6월 25일에 맞추어 출간되었다고 한다. 나로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전쟁이지만 아직도 우리의 분단 현실을 보면 그 아픔이 남아 있는 거 같다. 북녘에 가족을 두고 오셨던 어르신들도 이제 많이들 돌아가시고 우리나라 또한 고도의 성장을 이루어 전쟁으로 피폐화 되었던 흔적과 처참함을 찾아 볼 수 없지만 한국인이라면 아직 가슴속에 상흔처럼 남아있을 남북한 대치에 대한 두려움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체험하지 않은 세대로서 이런 소설은 반갑다.

 

흉터를 안고 사는 나나 이슬람인으로 돼지고기를 파는 하산아저씨도 잘 나가는 인생은 아니다. 또한 등장하는 인물들도 지질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 넋나간 사람들의 집합체처럼 남편의 폭력을 피해 도망나와 충남식당을 하는 안나아주머니, 그곳에 매일 어슬렁 들려 눈치를 보다 밥이나 얻어 먹는 그리스인 야모스, 가정불화로 사람하고 대화하기 보다는 동물들과 대화를 하는 것이 더 편한 말더듬이 유정이,  전쟁 트라우마로 인해 기억을 잃었지만 군가만은 잊지않고 허구헌날 목청껏 부르는 대머리 아저씨 등 모두 어딘가 나사 하나 빠진듯하고 인생의 상처가 있는 지질한 인생들인거 같지만 그들의 참 마음만은 너무나 아름다고 착하다. 하지만 내가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것도, 하산아저씨가 배고픔으로 동료의 살점을 먹은 것도, 그리스내전에서 사촌을 적으로 오인 사살한 야모스 아저씨도, 참호가 갇혔다 구조된 대머리 아저씨도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의 큰 줄기는 전쟁이었다. 전쟁은 많은 사람들을 고통속에 살게 만들고 그들의 인생을 막장으로 이끌었다. 모든 것이 전쟁때문이었다.

 

"신은 네 안에서 잔다. 신을 억지로 깨울 필요는없단다. 눈이 부셔 스스로 일어나게 해야지."

"어떻게 해야 눈이 부셔 일어날까요"

"네 영혼을 닦아야지. 마룻바닥을 닦듯 거울을 닦듯 한 점 빛이라도 태양처럼 반사시킬 수 있도록 깨끗하게 닦아야지." p207

 

...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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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쓰리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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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나면 한번 쓰윽 보고 며칠 후에나 읽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어제는 날은 덥고 잠은 안오고 책읽기에는 최적(^^) 의 상황이었다고나 할까. 내 더위를 날려버릴 가벼운 책 한권이 절실했던 때 마침 시원한 선풍기바람과 함께 바람처럼 남의 주머니를 스쳐간다는 손 <쓰리>를 만난것은 어쩜 우연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칫, 잘 생겼다. 그래 이런 모습이 만화책에서 바로 빠져나온 모습이라고 하는건가. 표지의 멋진 청년 또한 시선을 사로잡았음이렸다. 

처음 만나는 작가다. 나카무라 후미노리... 77년 생의 젊은 감각만큼이나 후루룩 책장 넘어가는 소리가 빠르다. 프로 소매치기라는 직업을 소재로 한 것도 독특하지만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메마르지만 따뜻하다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정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 신선하다. 원래 나쁜 사람은 철저히 나쁜 사람으로 그려져야 권선징악의 모습을 보여줄수 있고 세상은 그래도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말해줄 수 있는 건데 죄를 지은 주인공이 악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딱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다. 부자인 놈들은. 그들의 주머니의 묵직한 지갑은 늘 현금과 신용카드 그리고 클럽의 명함들로 가득하다. 그들이 가진 돈 중 얼마 쯤 내게 나누어 주어도 티도 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현금을 제외한 나머지는 얌전히 우체통에 넣어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는가 그래서 죄책감 따위는 없다. 니시무라는 어릴적 부터 그렇게 살아왔다. 습관적으로 남의 주머니를 털지만 그날 번 돈은 그날 다 써버리고 가난한 이의 주머니는 털지 않는다. 이렇듯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쁜 짓이 아닌것이 되지는 않는다. 소매치기 이외에는 특별히 사람을 해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훔치고 있는 모자를 알게 되고 엮기게 되면서 자꾸만 아이에게 신경이 쓰인다. 게다 아무 관련도 없는 이 모자를 볼모로한 거절할 수 없는 제안들은 니시무라의 삶을 통채로 흔들게 되고 이제 진짜 강도나 청부살같은 범죄의 현장에 자신을 떠밀어 헤어날 수 없게 한다. 

부정하고 있지만 아이에게 쏟는 애정은 이 사람이 나쁜 짓을 하고 있음에도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지 않는다. 거부할 수 없는 악의 수렁은 자꾸만 그를 잡아당기고 있지만 아이만큼은 아예 발도 담그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엄마에게 보호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환경에서 자랄 수 없는 아이를 보호시설에 보내고자 하고 아이가 스스로 살기 위해 관심을 갖는 소매치기에서도 벗어나도록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그 마음이 느껴져서 니시무라가 나쁘다 생각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너무나 포장하면 안된다. 나쁜 일은 나쁜 일이고 사회의 규칙과 도덕적 옳고 그름은 분명히 지켜져야 하는 룰이다. 

관심이 가는 작가다. 스스로의 대표작이라 생각할만큼 완전히 집중한 작품 <쓰리>를 읽으며 다른 작품들도 읽어 보자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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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쏴라>를 리뷰해주세요.
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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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세계 문학상 수상작이라며 박현욱 작가의 아내가 결혼했다 를 읽은 것이 엊그제 같다.  

그 독특한 시각과 이전의 소설에서는 볼수 없었던 축구와 연애의 화려한 전개 그리고 알아들을 수도 없고 공감할 수도 없는 내용이었지만 왠지 끌려 결국은 끝까지 읽고 말았던 그 책이 세계 문학상의 독특함을 나타내는 것이려니 하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관심을 갖게 되었던 김별아의 미실이나 백영옥의 스타일은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내 읽고 싶은 책 목록 리스트에 저장되어 있다. 독특함이나 신선함이 다 독자의 시선을 끌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5회밖에 안되는 공모전이 가진 풋풋함과 기성작가들의 허를 찌르는 소재의 참신함이 개성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음은 분명한 듯하다. 그래서 제목마저도 눈길을 끌어 버린 내 심장을 쏴라 라 기대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무대는 정신병원이다.

조금은 낯선듯한 격리된 듯한 이 공간속에서 미쳐버린 아니 미쳐 가는 두 젊은이의 사연이 펼쳐진다. 어머니의 자살로 인해 정신분열증을 앓으며 병원에 수용되어 있는 수명 그리고 유산상속을 둘러싼 가족들의 싸움에 휘말려 희생양이 되어 버리고 만 그래서 멀쩡했던 놈이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미친놈으로 변해가고 있는 승민이 주인공이다. 너무나도 다른 듯한 두 사람이 수리희망병원이라는 격리된 공간속에서 억압된 환경과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진실을 발견해 가면서 우정을 만들어 간다. 그들 뿐만이 아니다. 멀쩡한 사람도 이상해 질 듯한 이 아수라장 같은 병원 안의 식구들인 김용과 만식, 십운산선생, 현선엄마, 한이 지은이 등과 환자들에게 호의적인 최기훈 선생, 반대로 못살게 구는 점박이까지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이 사연을 안고 있고 이곳에 있어야만 했던 이유가 있다. 

정신병원의 세계에는 숫자판이 없다. 허구 , 망상, 환각, 기억, 꿈, 혼돈, 공포 따위의 이름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중략>

미래가 있는 인간들이 사는 곳, 시계의 숫자판이 의미를 가진 세상. 승민을 미치게 하는 시간은 그쪽 세상의 세계에서 소모되는 시간이었다. 오래전 신이 내게서 거둬 가버린 시간이었다. 어쩌면 애당초 주지 않았을지도 모를 시간이었다.p164

힘든 세상이다.

88만원세대라 불리는 젊은이들에게서 희망을 앗아가고 그들의 꿈을 펼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시간을 똑같이 부여 되어 있는데 젊은이들은 기존 사회의 틀에 갖혀 자신들의 시간을 허비하며 깨어날 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소설의 무대가 정신병원이나 이 세상 자체가 정신병원이라는 무대일지도 모른다. 너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을 삶의의 주인으로서 인정해 주어야 하는데 시키는 대로 따라오라는 강요만을 하고 있다. 변화를 무서워하는 수명과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승민은 우리 주변의 친구들인지도 모른다. 자유를 얻고자 하는 행동의 표출은 미진하게 진행되던 앞부분에서 벗어날 수록 빠르게 전개되어 가고 종내는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로 비상하는 승민의 글라이더처럼 자신의 세상을 향해 날아간 자에 대한 경외와 갈곳이 없는 자의 절망 p328 받아들이게 한다. 

이제 빼앗기지마, 네 시간을 네거야..p327

세상에 대고 외쳐라. 나는 나일뿐이라고. 내가 주인이라고. 놓칠 수 없을 만큼의 재미와 감동과 순간순간의 숙연함이 더해진 책이다. 지나온 내 삶을 생각해 보게 하고 어떻게 삶을 살것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역시 세계문학상 수상작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것만으로도 선택할 수 있는 책. 시종일관 놓치지 않고 읽어 나갈 수 밖에 없는 그러면서도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생각을 덧붙여 해 볼 수 있는 책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박현욱 아내가 결혼했다.  / 백영옥의 스타일/ 김별아의 미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삶이란 것이 무엇인지 자아나 자유가 어떤 것인지 고민되는 분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이제 빼앗기지마, 네 시간을 네거야..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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