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소하고 소소한 잔소리 - 엄마가 딸에게 해주고 싶은 세상의 모든 이야기
정희경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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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 좀 치우고 가지 그래?"

오늘 아침에도 여느 날과 똑같이 반복되는 말.

자식을 키우면서 무진장 많은 잔소리를 한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순전히 잔소리'일테지만 엄마가 보자면 충고이자 조언일게다. 이러니 접점을 찾을 수 없나보다. 쩝~

적어도 고등학교를 마치고나면 잔소리가 줄어들 줄 알았다. 그러나 그건 대단한 착각이었다.

남친이 생긴 이후로 늦은 귀가 때문에 잔소리를 하고 늘 정리가 안 되는 방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잔소리의 내용은 많이 달라진다. 특히 딸에게는.

'옆에서 딸을 돌봐주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을 담았다. 남자를 선택하는 방법에서부터 혼자서 살림하는 방법, 여자로서 꼭 알아야 할 것들,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 방법까지 하나하나 엄마의 마음으로 알려준다.' 는  책소개글에 많은 엄마들의 마음이 동할 것이다. 전업주부인 나도 그럴진데 맞벌이라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떨어져 살았다면 그 마음은 더 클 것이다.

적어도 딸에게 이러이러한 점은 엄마가 알려줘야 할 거라는 뭔가 모를 부담감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많이 궁금했다. 나 대신 누군가가 대신 해 주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엄마가 하면 100% 잔소리지만 다른 누군가의 말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결론적으로는 내가 해 주고 싶은 이야기와 저자가 생각하는 바는 많이 달랐다. 어쩌면 사소하거나 소소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고 엄마의 성향이나 가치관의 차이 일 수도 있겠다.

인생에 대해 남자에 대해 사람에 대해 그외에도 여행이나 여자에 대한 다방면의 이야기를 하고는 있다.

다 큰 딸래미에게 애둘러 말하기 보다는 돌직구가 오히려 듣는 이도 편할 거라 생각한다. 때에 따라서 달라질 때도 있기는 하지만. 나만 그럴까?

그래야 가식적이지 않고 솔직히 말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인지 내게 있어 이 책은 밋밋했다.

 

다만  블로그 활동을 하는 주부들이 많으니 블로그를 통해 그때그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기록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나는 딸에게 무엇을 말해줄까, 어떤 맛을 전해줄까 하고 구체적으로 생각하면 자신이 없어진다.

나만의 특별한 비법도 없고 치열한 삶이 아니었기에 보여지는 것과 다르다고 할까.

 

어쨌거나 잔소리가 됐든 아니든 엄마는 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비슷한가보다.^^

 

*오탈자가 너무 많이 눈에 띈다.

일일이 다 표시하지 않았는데 그 중 몇가지만 옮기자면,

- 75쪽 위에서 여섯번째 줄 : 그러나 내 생각은 조금다르다.

- 282쪽 아래에서 세번째 줄 : 이게 추운 날

- 293쪽 위에서 일곱번째 줄 : 장소에 대한 마음

 

그 외에도 오자나 띄어쓰기 틀린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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뱁새족 - 박경리 장편소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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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뱁새족은 '뱁새가 황새 따라갈려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란 말에서 비롯됐다. 뱁새가 상징하는 것처럼 썩 좋은 느낌은 아닐터. 허세나 찌질함 등을 내포하였다고 봐도 무방하리라.

60년대 쓴 작품이니만큼 당시의 시대상을 담고 있기도 한데, 소위 지식인이라 불리는 유학파인 유병삼의 관점에서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을 냉소적인 시선으로 관찰하고 있다.

인간의 세속적인 욕망이야 다양한 곳에서 나타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물질적인 것을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유신애가 다이아몬드를 삼킨 것이 오버라고 생각되지 않는 것은 지금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명품 가방을 갖고 싶은 욕망이 짝퉁으로 둔갑해 사람들 손에 들려 자신의 품격을 한 단계 업 시켜줄 것이라는 대단한 착각은 어떠한가 말이다.

물욕이 아니더라도 뱁새족의 욕망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엉터리면 어때? 상관없어. 외국 여잔데 뭐."

 

가랑이가 찢어져도 상류사회에 입성할 수만 있다면 아니 보장된다면 찢어진 가랑이쯤이야 별거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그것이 뱁새의 비극이라 보지 않는데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예전과 달리 개천에서 용나지 않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장을 딴다고해서 취업이 보장된 것도 아니고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서민들이 허리를 졸려가며 들인 등록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참담함과 패배감을 느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은 아닐까.

문제는 욕망이 유한하지 않고 무한하기 때문에 통칭 뱁새족을 비판하는 것일 것이다.

 

어려운 문체가 아니었음에도 그동안 국내 소설을 읽지 않아서인지 쉬이 읽히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김약국의 딸들도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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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매창
윤지강 지음 / 예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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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

추풍낙엽에 저도 나를 생각하는가

천 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라.

 

조선 명기 황진이에 버금가는 이가 바로 매창이 아니던가.

그녀는 미인은 아니었으나 시문과 거문고에 뛰어나다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그녀가  비천한 신분이었던 시인 유희경을 향한 연서를 담은 소설이다.

기생이라는 신분으로 살아가야만 했던 매창은 사랑만큼 삶도 짧게 불태웠다.

사랑이 마음에 슬픔을 키우는 것이라 했던 말처럼 그녀는 행복한 시간보다 기다림으로 외로운 시간으로 점철된, 그래서 짠하다. 후에 생모를 만나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얘기며 생부가 따로 있다는 출생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드라마틱하다.

 

재간이 있어도 딸자식이 박복해질까 무서워 글도 거문고도 일부러 안가르치려 했고, 기녀를 거부하려 열세 살에 남복을 입고 여자인 것을 숨겨야 했던 매창. 그래서 천민 여자의 아름다움과 재능은 차라리 죄악이란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당시 매창과 교류했던 문인들이며 임난과 같은 시대적 상황,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 했던 양반이나 천민과 같은 신분제 등도 엿볼수 있어 또다른 재미가 있다. 당대의 최고 문호라 할 허균과의 교류가 그러한데 특히나 허균과의 사랑, 그것이 정신적인 것이든 육체적인 것이든 이들의 로멘스가 끼어들었다면 훨씬 풍부한 스토리가 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역사적 사실 하나만으로도 상상력을 동원해 풀어내지만 실제 기생으로서 절개를 지킨다는 일은 어려웠을 것이다. 성적 자기 경정권이 없었던 기생의 세계에서.

책은 매창이 유희경만을 품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이는 좀 현실감이 떨어지지 않나?

 물론 마음으로야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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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금지 느림보 그림책 43
백미숙 글, 오승민 그림 / 느림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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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주택가 좁은 골목길 주차때문에 다툼이 인 에피소드 쯤 일 거라 생각했다.

돌부리에 걸려 터진 똘이네 자동차 바퀴는 주차금지란 이름이 만들어진 후 자신의 본분을 다 한다.

"여기 서지 마세요! 주차금지예요!" 하고 말이다.

매일 같은 자리를 지키는 주차금지는 심심할테지. 지금까지는 늘 이곳저곳 굴러다니며 세상구경을 했을테니까.

주차금지는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랴! 동네 트럭이나 포클레인 하다못해 자전거에게까지 내가 네 바퀴를 하면 안되냐며 부탁하지만 모두에게 거절당한다.

꿈속에서는 신나게 달릴 수 있었지만 현실은.ㅠㅠ 주차금지는 달리고 싶었다~~~~

겨울이 되어 많은 눈이 쌓이자 똘이는 주차금지를 끌고 언덕 위로 올라간다.

드뎌 고대하고 고대하던 씽씽 달릴 기회가 온 것이다. 똘이랑 종일 미끄럼을 타도 힘들기는 커녕 신나기만 하다. 그러나 주차금지에게 좌절의 시간이 다시 찾아왔다.

쌩쌩 달리던 주차금지는 전봇대를 들이받고 쓰레기들 속에 파묻히게 된다.

마침 고물 줍는 할아버지가 주차금지를 발견했다. 그리곤 손수레가 제멋대로 달리지 않고 버틸 수 있도록 손수레 아래쪽에 달았다.

누군들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지 않을까만은 자신이 이렇게 보람있는 일을 하게 될지 어떻게 알았을까?

우리 삶의 고난은 매 순간마다 찾아온다.

어떤 보잘 것 없는 일이라도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면, 일반적인 생각의 틀을 깨면 충분히 행복해 질 수 있다. 주차금지는 남들과 똑같은 바퀴가 하는 일이 아닌 좀 더 특별한 일을 하고 있고 거기서 보람을 느끼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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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이들이 온다 사계절 1318 문고 83
윤혜숙 지음 / 사계절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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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책이 흔해지고 어렵지 않게 책을 빌려볼 수도 글을 읽는 일이 어렵지 않으나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문화적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이자 만능 엔터테이너는 아니었을까? 아님 말고~^^

시대가 변해 앞으로는 종이책도 사라질 질지 모를 위기에 처했다. 교과서도 전자교과서로 바뀐다는 발표도 있었잖은가. 그러니 책을 읽어주는 행위 자체가 매우 낯설어질 수도 있겠다.

 

1920년 근대, 식민지 시기의 경성은 이제 막 무성영화가 들어와 변사가 지금의 아이돌처럼 인기를 끌던 때이다. 누군가는 새로운 것을 꺼리낌 없이 받아 들일테고 또 다른 사람들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타까움이나 의리로 고민해야 했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이야기꾼인 전기수가 종로통이나 청계천 근처에서 목소리를 바꿔가며 맛깔나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온 사람들로 부터 전해지는 목격담은 직접 보기 전엔 믿기 어려울 만큼 신기함에 영화를 동경하게 된다.

서양의 문화를 끌어와 연애나 전쟁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영화라는 것은 엄청난 문화 충격이었으리라. 마치 날 것 그대로를 보여 주듯. '금방이라도 옥양목을 뚫고 나올 것 같던 기차'란 표현에서 짐작 할 수 있듯 당시 사람들에게는 새롭고 신기했고 당연히 그곳으로 눈이 쏠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변사의 인기는 새로운 직종으로 인기가 높았을테고.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거지, 눈이나 귀를 홀리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라는 말이 동진에게 와 닿기는 커녕 오히려 스승에게 반발심만 생기고 전기수를 그만두고 변사의 길로 가려한다.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이야기에도 힘이 생긴다'는 동진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책이 됐든 다른 것이 됐든 아이들은 책보다는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에 의해 보여지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책의 세계로 끌어들일까는 그래서 고민인 것이다.

 

<뽀이들이 온다>는 '전기수'라는 다소 낯선 직업에 대해서 또 강점기에 일본은 공연장까지 감시의 눈길을 뻗었고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 저항하려 했는지 등을 엿볼 수 있다. 또 방정환이 번역한 세계명작집 <사랑의 선물>이란 책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온 동화책이란 것도 설명되었다.

 

"두고 보라고. 책보다 영화가 대세인 세상이 될 테니까. 전기수는 지는 해고, 변사는 뜨는 해야"(21쪽)

비록 전기수는 사라졌지만 책은 여전히 굳건히(?) 존재한다. 책의 생명력을 믿고 싶다. 아직은 손끝에 만져지는 종이의 느낌과 책장을 넘기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전자책보다는 더 좋다.^^

 

사라지는 직업도 무척 많고 새로운 직업도 매우 많다. 그렇기에 책은 이렇게 묻는다.

너 앞으로 어떻게 살래?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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