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비밀 하나 - 3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 3-1(나) 수록도서 작은도서관 38
박성배 지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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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옷을 입고 나온 <행복한 비밀 하나>는 제목도 그림도 흥미로워 보였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보자면 낡고 고루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아름답고 좋은 내용이라지만 척 봐도 교훈적인 메세지가 곳곳에 드러나 재미를 반감시켰다. 

교과서에 실렸다고 해서 모두 교육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의도했던 그렇지 않던 간에.

<외짝 꽃신의 꿈>은 권정생 님의 <강아지 똥>이 연상되는 내용이기도 했고 <고추잠자리 꿈쟁이의 흔적>은 철학적이기 까지 하다.

세상 살면서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고추잠자리를 이해하기엔 난해하다. 과연 책을 읽는 주 독자층인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을런지. 내가 살았던 흔적을 말끔히 지우고 사라진다는 생각은 노인네들이 할 법 하지 않은가.

<무엇이 꽃으로 피나?>에서 내가 가진 것에 대한 감사나 고마움은 마흔 넘은 내게도 익숙치 않은 어려운 일이다. 종교를 갖게 되면서 주위를 보면 예쁜 꽃이 핀 것을 보고 감사하는 마음을 얘기 할 때면 난 마치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 이질적인 느낌을 가졌다.

죽음을 목전에 둔 잠자리 한 마리, 그것이 꽃이든 날개든 멋진 잎이든 햇살이든 평소 누구나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소중하고 고맙게 생각하는 일이 정말 가능할까....내공도 부족하거니와 내 그릇이 이것 밖에 안되서라고 밖에는.... 머리로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가슴까지 내려오지 않는다는 게 맞겠다.

<달밤에 탄 스케이트>나 <행복한 비밀 하나>와 같은 작품은 매우 재미있다.

문득 나는 현실이 많이 반영된 작품을 더 선호하는 것은 아닌가? 혹은 내 속에 쌓인 부정적인 것이나 편견 등이 비워지면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순수함, 서정성이 가미된 작품의 참 맛을 알게 되려나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아름다운 글이고 구성도 탄탄하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일개 리뷰어가 교과서에 이렇게 많은 글이 실린 작가의 글을 어찌 평하겠냐만은 내 느낌은 그랬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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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중에 어떤 게 더 좋냐고 한다면 참 어렵다.

쭉 목록을 살펴보니 대체적으로 오래된 책들이 더 많이 마음에 자리를 잡고 있음을 알았다.

청소년 필독서로 자리 잡아 널리 알려진 <유진과유진>도 대표작이긴 하지만 <너도 하늘말나리야>나 <도들마루 깨비>, <영구랑 흑구랑>과 같은 동화가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는 책이지 싶다.

딱 이금이 작가의 사람 냄새, 흙 냄새가 나는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세련된 현대물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님.^^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절판된 구판으로 소장하고 있는데 참 많이 울었다. 두 번인가 읽었는데 한 번더 읽어야지 하고 책장에 고이 모셔 두고 있는 책!!!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 

 

연작시리즈로 이빨이 빠진 것처럼 한 권이 빠진 채 자리를 잡고 있다.

큰돌이나 영미나 모두 내 자식 같은 마음이랄까.ㅎㅎ

  

<사료를 드립니다>

최근에 읽은 책으로 매우 유쾌한 단편.

특별한 아이들이 아닌 주위의 보통의 아이들을 잘 포착하여 따뜻함으로 성장을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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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를 드립니다 - 제8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27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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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든 청소년 대상의 책이든 그녀의 작품엔 기본적으로 따뜻함과 인간적인 냄새가 짙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접하는 소소한 것을 놓치지 않고 독자와 함께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다. 따뜻한 소박미와 더불어 계산하지 않은 감동과 탄탄한 스토리를 끌어가는 능력말이다.^^

 

다섯 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의 첫번째로 실린 <조폭 모녀>는 얼마전 10살 조카로부터 좋아하는 남자 친구에 대한 얘기가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났다.

어찌됐든 딸들과는 호된 사춘기를 겪는 와중에도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 티격태격 싸우지만 결국은 서로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이르기도 하고.

집에서 보는 아이와 밖에서 보는 아이가 다르듯 엄마의 모습도 안과 밖이 확연히 다르다. 학습지 교사를 하는 엄마이기에 민지는 엄마에게 공부를 배우며 머리를 쥐어 박히기도 하고 온갖 구박에 시달려 조폭 엄마라 생각했다.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 친구 영민이가 엄마에게 공부를 배운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민지는 좋아하는 마음을 접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디 마음이 종이 접듯 깨끗히 접히냐고.

딸의 꿈을 응원할지라도 겉으로는 전혀 티내지 않는다면 엄마가 설령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말을 했더라도 믿지 못하는게 당연하다. 오히려 흉을 봤다고 뻥이라 믿는다.

민지와 엄마는 그렇게 모녀지간이란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영민이로부터 수줍게 '좋다'는 말을 듣는다.ㅋㅋ 충분히 공감가고 똑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경험을 한두번쯤 했으리라 생각한다. 울 딸도 친구들이 엄마를 좋게 생각한다는 사실에 분노까지 하지 말이다.^^

 

<건조 주의보>는 자신만 가족 속에서 동떨어진 것 같은 소외감을 느끼는 건우가 꼭 우리 아들 같았다. 혼자 자기만의 상상으로 엄마와 아빠가 누나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유치함. 다른 가족들은 가볍게 여기지만  정작 본인은 굉장히 심각할 수 있다.

그렇기에 책 속에서도 자신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윤서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고 "넌 마음이 너무 건, 조, 하다구."하는 말 속의 '건조'라는 단어에만 꽂힌다. 아빠는 피부 건조증, 엄마는 구강 건조증, 누나는 안구 건조증. 이제 그 건조증의 대열에 합류하여 가족의 대열에 당당히 낄 수 있게 됐다는 기쁨에 "아싸, 나도 건조증 걸렸다!"를 외치는 윤서. 딱 유아기적 상태에서 머무르고 있는 우리 아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두 편의 작품이 매우 유쾌했다면 <사료를 드립니다>는 이보다는 좀더 무겁다.

동화라는 것을 염두에 두긴 했지만 장우가 키우던 장군이를 데려간 성달 씨네 집에서 장군이가 잘 못 됐을까 싶어 불안불안했다. 김성달 씨가 개장수를 했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사람을 믿지 못하는 불신이 더 크진 않았나 되돌아 보게 했다.

개를 데려가면서 "걱정하지 마, 이젠 아니니까. 우리 애들 친구 삼으려고 데려가는 거야. 잘 키울 테니 나중에 보러 와." 라는 말에도 믿지 못했다. 장우가 성달 씨네 집으로 찾아가 빈 밥그릇을 봤을 때도 내 생각은 나쁘게 흘러가고 있었으니까.

비록 장군이가 장우네가 보내주는 사료를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 할 만큼 어려운 환경이지만 새 주인집의 부모 없는 아이들 곁을 듬직하게 지켜주는 가족으로 있는 것이 결코 나쁘다고만 볼 수 없음을 깨닫는다. 결국 장우는 장군이를 두고 간다. 마음은 아프지만.

'말 못하는 동물이니까 보살펴 줘야 한다는 생각에 장군이에게 주려고만 했지 나누려고 한 적은 없었던 것이다. 장우는 장군이와 두 아이가 서로 나누고 지켜 주고 돌봐 주며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 됐음을, 아프지만 인정하지 않으 수 없었다.'

 

역시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는다. 이래서 늘 이금이 작가의 신간을 기다리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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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1-05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눈이 번쩍 하더라고요

희망으로 2012-01-05 22:46   좋아요 0 | URL
그렇죠.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뜨면 뭐가 됐든 정말 궁금증이 일어나서 못 참겠더라구요^^

2012-01-05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5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99% 학부모가 헛고생하고 있다 - 잔혹한 입시전쟁, 길 잃은 학부모를 위한 최강의 지침서
최영석 지음 / 꿈결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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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 정녕 피해 갈 수는 없단 말인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전형으로 부모들은 길을 잃고 학원이니 컨설팅이니 하는 곳에 의지하려든다. 그나마 작년에 수능을 치른 이웃에게 물어도 딱히 속시원한 답도 없고. 결국은 이러한 학부모의 불안을 먹고 부피를 키우는 사교육은 공공의 적이 된지 오래다.

제목대로라면 나 역시 헛고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관심 없음의 영역인 입시가 이제야 관심 있음으로 들어오고 있으니 어쩌냔 말이다. 이것이 대한민국 학부모의 현실인것을.

어쩌면 내 자식이 1등급이나 2등급을 줄곧 유지하는 그래서 공부 잘하는 집의 학부모라면 시시때때로 바뀌는 입시 정책이니 정보들을 그냥 흘려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인 나 조차도 공부로 들볶지 않았고 또 아이들도 스스로 알아서 해 주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들이다. 아니 평범은 아니다. 이정도면 방치일런지도 모른다. 그러니 수능시험을 앞두고 자살을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을거라며 위로아닌 위안을 받는다.

사실 어떻게 보면 대학은 이제 경쟁력이 없어진지 오래다. 90쪽에 실린 통계 자료를 보더라도 알 수 있듯 1996년 이후 일정한 설립요건만 갖추면 대학을 세울 수 있게 되자 대학생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났고 이에따라 고학력의 실업자가 양산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대학을 목표로 온 나라가 들썩일 정도로-수능 당일 경찰차가 동원되고 비행기 운행시간이 조절되고 공무원들의 출근시간이 조정되는 등 이렇게 유난을 떠는 나라는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대학에 목을 맨다.

그뿐인가 학교의 내신은 더 이상 변별력이 없다고 보는 대학들이 부지기수다. 주요대학들이 자신들만의 산출 방법으로 변환된 표준 점수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암암리에 알려진 사실이고 이런저런 정책들이 외고를 비롯한 특목고에 유리한 것임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근래의 사교육은 이런 특목고를 중심으로 과열되어 왔다.

'막간을 이용해서 살펴보는 입시의 역사 5'편을 보면 학원 브랜드와 관련하여 생존의 몸부림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참 재미있거니와 이 역시 그와 관련이 깊다. 여기서 말하는 유레카, 박학천, 초암은 대치동 3대 메이저 논술학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 학원 간판을 내리게 된 경위 또 수학 중심의 페르마, 청산, 학림, 뉴스터니, 하이스트, 글맥 등의 학원은 내가 사는 동네에서도 기업화된 대형 학원으로 통원 버스만 봐도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그 외에 토피아나 아발론 등의 학원들이 특목고 입시 브랜드로 성장하여 최고 강자로 군림하게 되는데 특목고 합격생 1천 명의 배후에는 특목고 입시생 1만 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사실 이 대목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함과 동시에 크게 한숨이 쉬어 진다. 그렇다고 본다면 특목고가 아닌 입시를 앞둔 보통의 더 많은 수의 아이들은 이러한 상위 그룹 아이들의 들러리란 말을 농담처럼 주고 받았던 것이 떠올랐다. 그리고 내 아이가 결국은 그 들러리가 될 것이며 나 역시 1%가 아닌 99% 학부모에 포함되고 있으니 헛고생임이 뻔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럼에도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딱히 없다. 확실한 대안조차 없다.

입학사정관제의 도입 의도가 아무리 좋았던들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상위 그룹의 아이들을 뽑고자 함은 벌써 공공연히 드러났다. 교육청에서 실시한 극히 일부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성균관대 입학사정관제설명회에서조차 결론은 성적이었음은 말해 무엇하랴.

우리 사회는 공공연히 아동 학대를 아무렇지 않게 집단적으로 저지르고 있다.

언제쯤이나 이런 입시전쟁에서 벗어 날 수 있을런지. 애들만 불쌍한게 아니라 학부모도 힘들고 불쌍한 건 마찬가지다.

여하튼 책은 입시에 대한 여러가지를 알려주고 있고 사교육의 맹점과 제대로 사교육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책의 중간 쯤에는 입시에 성공한 아이들의 성공스토리를 담은 책을 쓴 저자들의 비법을 파헤쳤는데 이들이 주장하는 자신의 평범은 절대 아니라는 것. 솔직히 이들이 평범하면 그렇지 않은 대다수는 바보란 말인가. 공부에 있어서는 지독한 악바리이며 근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 아이들에겐 그러한 끈기, 자기통제력, 목표에 대한 집착 등을 갖추고 있는 독종이다. 요즘 절대적으로 요구하는 자기주도형이 확립된 아이들임은 물론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공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일부는 맞는 얘기이고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그것이 수능에서 수학의 변별력이 높은 이유가 되고 있다. 영어는 부모의 경제력이 유리한 조건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수학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로 출제되고 있어 이것은 공부방식이나 질의 문제로 가정 경제에서 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러한 주장은 책의 앞부분에서도 언급됐던 부분이다. 외고를 비롯한 특목고에서 영어가 아닌 수학으로 아이들을 선발하려는 것이 이 부분에서 보다 명확히 설명된다.

 

책은 무조건 학원으로 돌리라거나 공부는 혼자해야 하는 것이라며 강요하지 않는다. 충분히 납득 가능하고 공감하는, 그리고 객관화된 자료를 제시하며 정리해주고 있어 학부모들에게 도움이 된다. 특히 부록에 실린 성적표의 예시를 들어 원점수, 표준점수, 백분위 등을 설명한 것은 고입을 앞둔 부모들에게 유익하리라 생각한다.

아흑~ 어쨌거나 공부가 아닌 다수의 아이들에 대한 방향은 어떻게 지도 해줘야하냐고.ㅠㅠ

아무리 경쟁체제라지만 상위 그룹을 위한 책이나 정보만 수두룩한 것은 참으로 아쉽다.

입시가 전쟁이 아닌 상식이 통하는 수준을 바라는 일, 아직은 무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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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엄마 사랑해, 안 사랑해?"

"당연히 사랑하죠"

"그럼 평생 지금처럼 엄마한테 뽀뽀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줄 수 있어? 엄마는 너희들한테 다른 거 안 바래. 돈 많이 버는 거 출세하는 거.... 엄마는 그런 거 필요 없어. 언제나 너희들이 엄마 볼 때마다 반가워하고 행복해하고 엄마 볼에 쪽 소리 나게 뽀뽀해주면서 엄마, 사랑해요. 이렇게만 말해주면 돼. 그렇게 평생 해줄 수 있어?"

"그럼요, 걱정 마세요."

"좋아, 그럼 우리 증거로 각서를 한 장씩 쓰자." (64쪽)

 

 

 

 

후회된다. 나도 뽀뽀 각서 받아 둘껄-.-;;

코팅해서 보험증서처럼 두고두고 뿌듯하고 행복해 할 수 있었을텐데...

각서 쓰자고 할 때, '그럼요'하는 대답이 즉시 나올 수 있는 때를 놓쳤으니 통탄할 노릇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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