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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없다
댄 바커 지음, 공윤조 옮김 / 치우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사람은 신앙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종교를 떠나 상식선에서 보자면 마땅하고 그래야 된다는데 의견이 없을 줄 안다. 하지만 일부, 솔직히 일부라고 했지만 대다수의 종교인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특히 기독교라고 말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흥분을 하고 비난의 말들을 쏟아낼까 겁난다. 그래서 몇년 전에 세례를 받은 카톨릭 신자임을 먼저 밝힌다. 세례를 받았다고는 하나 신자라는 단어앞에서는 마음이 편치 못하다.
안착하지 못하고 종교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며 믿음이 커지지 않기 때문이다.
창세기와 탈출기(출애굽기)와 같은 성경공부도 시작해봤다.
종교와 과학이 충돌함에 있어 그것을 일일이 따지려 하는 마음 같은 것은 애초에 없었다. 그냥 종교는 종교일 뿐이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랬음에도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인지 남는 것이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종교인들의 편협함을 목격하게 된다. 그것은 집단이기주의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점점 확고해질 뿐이다.
책에서도 말한바와 같이 종교는 시간과 에너지 돈을 요구한다는데 동감하는 바이다.
'신앙인들이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저승의 신화를 선호함으로써 이승의 삶을 손상시킨다.'(187쪽)
증거가 없는 신앙에 매달리는 것은 결국 일종의 회피이며 패배라는 댄 바커의 말이 좀 과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으나 그것은 일부이고 더 많은 부분에서는 그렇다고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신앙인들은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에 영적인 것이라 의미를 부여한다. 나는 도대체 이런 것이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세상이 모두 하느님을 중심으로 돌아가며 심지어 하느님의 계획에 꿰 맞춰 모든 뉴스를 해석하려한다고 할까. (63쪽)
저자인 댄 바커는 19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을 복음을 전파하러 다닌 열혈 전도자였다. 그런 그가 무신론자가 되었을 때 주위의 질타와 본인 스스로의 갈등이 컸으리라. 종교들은 자신의 삶 전부가 종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 신자들이 그러할진데 목사란 신분이었으니 신을 거부한다는 게 어디 쉬웠겠는가.
할애된 지면의 많은 부분은 자신이 유신론자에서 무신론자가 되기까지의 고해라 할 수 있다.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슨처럼 과학적인 접근이 아니라 설득력은 좀 떨어질지라도 그가 잘 아는 성경의 모순과 그것에 대한 반박을 조목조목 하고 있다.
일부 깨인 종교인들은 진화론을 거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듯 종교를 믿든 그렇지 않든 서로 인정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이기도 하다.
종교에 자유가 있는 것처럼 믿지 않을 자유 말이다.
내겐 신이 있고 없고는 그 다음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