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고 행복하게 1 - 시골 만화 에세이
홍연식 글 그림 / 재미주의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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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서울에서 태어나 한 번도 서울을 떠나본적 없는 나 조차도 가끔은 아주 가끔은 한적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상상을 한다. 물론 상상이다. 내가 시골에서 농사를 지을 수도 없고 아직은 애들도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라 꼭 이곳을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생존의 문제인 밥벌이를 어쩌지 못하는 것이 도시를 떠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다른 것에서 충족할 수 있는 행복한 것들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오로지 선택의 문제다. 아니 어떤 것을 버릴 것인가 하는 것이 더 맞겠다. 우리의 경우 밥벌이를 버릴 수는 없으니까 복작거리는 도시에서 살고 있는 것이겠지.

 

경제적 어려움에 도심의 삶을 버리고 포천 죽엽산 속으로 들어간 가난한 만화가 남편과 동화 작가 부인.

그곳 생활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겨울의 추위 앞에서 나는 저 끝자락으로 무너진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내게 도심에서의 겨울도 끔찍한데 온통 꽁꽁 얼어붙은 죽엽산은 생각만으로도 몸서리쳐진다. 말이 좋아 전원생활이지 마을과 외따로이 있는 집에서 고독과 외로움은 필수.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매일 빨빨거리며 나가는 타입도 아니건만 한적한 곳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는 일이 쉬워 보이진 않는다. 매일 보는 산과 들과 바람이 매일매일 달라보이고 기막힌 감탄을 자아낼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만원 이만원의 비상금을 털어 먹고 싶은 고기를 사다 구워먹으면서도 이들 부부는 많이 심각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오히려 웃는다. 그래서 처량맞거나 비굴해보이지 않는다.

행복 앞에서 웃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정말 쪼들리고 일이 안 풀릴 때 웃는다는 것은 아무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히 부인의 느긋한 여유는 그 시간들을 절대 행복으로 만들고 가꾸어 내는 크나큰 에너지원이 된다.

 

출판사에서 이것저것 지나치다 싶을 만큼의 원고 수정을 요구하거나 선인세 받아 컬러 빼고 펜터치 빼면 결국 먹고 살수 있는 생활비도 되지 않을 것 같은 얘기들도 매우 흥미로웠다.

창작에 대한 욕구는 점점 멀어져가는 주인공이 안타깝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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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고 행복하게 2 - 시골 만화 에세이
홍연식 글 그림 / 재미주의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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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부부의 2년간의 시골 생활은 긴 후휴증을 남기고 만 셈.

결국 이들은 도심 언저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어려운 시골 생활에 적응을 하고 자신감 마저 생길 즈음 타의에 의한 이사를 결정해야 할 때는 집주인이 너무하다 싶었다. 이래서 가진자들은 그렇지 못한 자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작은 평수의 집이라도 소유하려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세입자나 더 나아가 비정규직인 사람들도 똑 같은 인격체인데 전혀 헤아리지 못한다. 무시해도 좋을 존재가 아니란 말이다!

 

1권에 이어 관심갔던 것은 저자의 아내가 어떤 책을 쓴 그림책 작가인가였다. 처음엔 단순하게도 그림에 쓰인 '이소미'란 이름으로 검색했더랬다. 그러나 그림 속 이름이 아닌 책 제목 <라이카는 말했다>를 쓴 이민희 작가임을 곧 알게되었다.

이 과정에서 그림은 한 수 위라고 생각했던 남편이 아내의 그림에 대해 평가해고 자신이 배운 방식 그대로 가르치려 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장면이 나온다.

그림책을 오래동안 관심 가지고 봐오며 느꼈던 아쉬움이 바로 이러한 것에서 비롯된다. 어쩌면 그러한 것이 그림작가에게 상상력을 제한하지는 않았을까나~~

그리고 안타까웠던 하나는 도시나 시골이나 개발이나 편리 등의 이유로 시멘트나 철골 구조물을 드러내며 집을 짓는 일, 또 죄없는 개인 참돌이를 끌어가 쇠파이프로 때리고 겁을 준 것에 증오와 적개심을 드러내는 주인공의 마음이 내게도 똑 같이 느껴졌다.

 

이런 저런 탈도 많았지만 부부는 죽엽산에서의 생활을 맑은 물처럼 달큰했다고 느끼는 만큼 이들에게 그곳에서의 시간은 힐링이었다고 말한다.

딱 그정도의 고생이라면 해 볼만한 것도 같은데 역시 밥벌이로 인해 거주지를 옮기는 일은 쉽지 않다는데 발목이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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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이 백 개라도 꿰어야 국어왕 - 교과서 속 옛이야기로 보는 국어왕 시리즈 1
강효미 지음, 최윤지 그림 / 상상의집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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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만 해도 속담이 자주 쓰였던 것같은데 요즘은 속담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책에서나 볼 수 있으려나???

따라서 속담은 교과서에서나 배우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사실 속담을 외우기보다는 생활속에서 자주 써먹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런 고민을 간파하였는지 '속담이 백 개라도 꿰어야' 한다는 제목으로 뽑은 듯^^

속담이 가진 뜻을 무작정 설명하려면 재미없지~, 그래서 옛이야기 속에 속담을 꿰어 넣었다고 보면 된다.어려서부터 많이 들었음직한 이솝우화라든가 우리 옛 전래동화, 혹은 설화나 탈무드 등 짧으면서 교훈이 될만한 재미난 이야기 속에 끼워 넣었다. 굳이 따로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한다면 그 속담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속뜻까지 잘 알게 된다. 그뿐 아니라 그와 비슷한 관련 속담도 각각의 챕터 말미에 적어두고 있다.

가령 '자랄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열매 될 꽃은 첫 삼월부터 안다'로 바꿔 쓸 수 있다거나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나 '푸성귀는 떡잎부터 알고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안다'와 같이 뜻은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목차에 50개의 속담을 알려주고 있지만 사실은 이렇게 더 많은 속담을 책 속에 담았다.

책에 소개된 속담은 교과서에 실려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고!

 

나중에 자기소개서를 쓴다거나 논술과 같은 글쓰기에 이러한 속담을 끼워 넣으면 글이 반짝반짝 빛남은 물론이다. 말도 마찬가지로 힘이 실린다.

 

옛 이야기도 읽고 속담도 배우고, 일석이조, 꿩먹고 알먹고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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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것들
필립 지앙 지음,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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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아픔에 공감한다고 하지만 사람은 늘 자기중심적이라 자신의 생각을 부수기가 참 힘들다.

그래서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한다. 어쩜 너무나 당연하다. 같은 사물을 봐도 각기 다른 면을 보고 있으니 말이다.

 

실종된 알리스를 찾으려는 것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교통 사고로 부인과 딸을 잃은 60초반의 주인공. 죽음은 결과적으로보자면 매우 큰 스트레스이자 상처임에 틀림없다. 남은 딸마저 자신에게 추잡한 인간이라며 외면하고 경멸한다. 거기다 재혼한 아내 쥐디티가 자신의 동창의 아들 제레미와 불륜에 이른다. 그것이 자신에 의한 것이든-의처증- 그렇지 않든 주인공은 예순 살이나 되어서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내뱉으며 자조 섞인 삶을 뒤죽박죽 떠올리며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과거의 기억이 툭툭 튀어나오는 방식의 전개를 취하고 있다.

자기 혼자 배신감에 몸을 떨며 자기가 만들어 놓은 고치에 웅크려 위태위태한 자신의 인생을 염세적인 목소리로 들려준다.

한때는 유명했지만 십 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글을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한 쉼 없이 글 타령을 하는 프랑시스는 완성도 높은 소설을 완성시키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실추된 명예을 회복시켜주는 것이라 믿는다.

그것은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자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도피처는 아니었을까?

누구도 용서하지 못하고 가장 사랑해야 할 사람조차 증오한다. 자신 또한 그들을 용서하지 못하는 옹졸함을 보이고 있음을 잘 안고 있다. 원제 '용서할 수 없는 사람들'은 그래서 상처에 대한 용서가 이뤄지지못한 것이 전체를 이어가고 있다. 전처 조아나가 자신을 일기장에 나쁜 인간으로 묘사해놨을 거라 믿는 것이 결국은 모두가 나쁜 것들로 통칭되는 것이리라.

 

작가인 필립 지앙, 그는 삶의 궤적을 소설 속 프랑시스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흘리고 있다.

60, 인생의 허무를 알게되면 이렇게 어둑어둑한 자조에 이르게될까. 그리고 누군가를 용서하기에 앞서 자신의 아픈 실수에 대한 용서가 가능하기나 할까? 이 물음에 대답하기 위한 고심에서 누구도 빠져나가기 힘들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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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비들의 국토 기행
원영주 지음, 이수진 그림, 권태균 사진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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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읽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기행문을 통해 들여다 볼 생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는 순전히 아동책에서 기행문이 드물었기 때문이라고 하고 싶다. 어쩜 내가 모르고 있었을지도 모르고^^

기행문은 아마 교과서에서나 배우는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요즘 많이 나오는 여행서가 아니라면.

그런데 기행문과 여행서는 뭐가 다른거지???^^

 

어쨌거나 제목도 표지도 매우 흥미로웠다. 우선은 교통수단이 없던 시절이니만큼 옛 선비들의 국토기행이라면 당연히 주구장창 걷는 것외에는 달리 방법도 없었을테고 그만큼 힘들었을 것은 당연. 쉬엄쉬엄 천천히 걷는다는 것은 그만큼 자연을 감상하는 것이 여유로웠을테니 멋진 풍경을 묘사하는 것도 남달랐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중 흥미로웠던 것은 임진왜란 때 불타 버려 폐허와 다름없는 경복궁을 묘사해 놓은 부분이다. 근정전 앞에 세 단으로 된 계단만 휑하니 남아 있는 모습과 계단 모서리에 조각되어있던 석상에 대한 부분이 그것이다.  유득공의 <춘성유기>에서 일부분이지만 함께 동행했던 이덕무의 "어미가 죽으면 새끼가 대를 이어 궁궐을 지키라는 의미인 것 같군."에서 보여지듯 슬픈마음과 더불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또하나 눈길을 끈 것은 남효온의 <유금강산기>에서 당시 양반이었을 선비가 도포자락을 휘날리며(?사실 도포를 벗었는지 입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뭇가지를 꺾어 그 위에 올라앉아 폭포의 물결을 따라 물썰매를 타는 모습은 영 그리지지 않는다. 선비라지만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니만큼 재미를 쫓고 싶은 마음이야 다를까 싶었다.

이렇게 우리 나라 방방곡곡, 지금은 갈 수 없는 북한지역까지 기행문을 통해 조금이나마 머릿속으로 한 폭의 동양화를 그리는 시간을 갖게 한다. 무겁지 않은 글에서 호연지기나 인생에 대해서 선조들의 생각과 생활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전문이 아니라 일부라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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