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쓰기 싫은 날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24
김은중 지음, 강경수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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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아이들이 격하게 공감할 제목이지 않은가^^

9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논술의 영향으로 독서가 의무감이나 억지로 공부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장단점들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논술이란 과목이 하나 더 추가된 것만은 분명하다. 아이들도 독서가 좋다는 것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익히 알고는 있다. 말로 내 뱉는 순간 잔소리가 될 것이다.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싫은 건 아닌데도 독서가 달갑지 않은 것은 독서후 이어질 독후감 때문은 아닐까.

여튼 학원을 뺑뺑이 돌리고 남과 비교하기 좋아하는 엄마의 등쌀에 못이겨 도서관에가서 독후감을 써야 하는 지웅이. 독후감 쓰기가 세상에서 제일 싫은데 어쩌나. 이러다간 논술 학원까지 추가로 등록할 기세다. 자발적인 글쓰기가 아닌 억지로 해야 하는 글쓰기는 정말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하물며 작가들조차 산고의 고통과 같다는 비유를 종종하지 않는가 말이다. 글쓰기의 고통을 기쁘게 맞지는 못하더라도 마음에 돌덩이를 얹은 느낌이거나 끔찍하게 싫어서야 어찌하냔 말이다. 피할 수 없는 일인 걸. 정말 이 세상의 책이 모두 사라지게 해 달라는 소원이 정말로 이뤄진다면 어떻게 될까? 단순히 독후감 뿐 아니라 교과서까지 없어지면 공부에 대한 압박도 사라지는 건 아닐까? 상상만으로도 신 나는 일 아닌가.ㅎㅎ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형상화 하는 거창한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독후감 쓰기 때문에 책을 읽는 기쁨까지 놓쳐서는 안 될 일이다.

독후감 쓰기를 지긋지긋해 하는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지만 작가의 의도대로 끔찍한 독후감 쓰기가 책을 읽고 얼마나 좋아질지는 알 수 없는 일.

개그는 개그 일 뿐이라는 말처럼 책은 책일 뿐^^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판타지적 재미를 온전히 느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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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54
김영리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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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우 고민의 무게가 크기가 커서 지금 당장 해결하지 못할때면 혼자 끙끙거리다 잠을 잔다.

잠이 그 고민을 해결해 주지는 않지만 잠시 잊고자 할 때는 최고다.

그런데 요즘 내 고민은 시도때도 없이 잠이 온다는 것이다. 아주 심할때는 걸어다니는 와중에도 비몽사몽.

기면증까지는 아니더라도 병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아주 잠깐씩 때때로 한다.

 

주인공 용하는 감정 폭풍에 휩싸이면 발작 전조 증상으로 얼굴이 일그러지고 이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쓰러져 잠에 빠진다. 빚보증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용하는 자신이 기면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가족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하고 숨긴다. 뿔뿔히 흩어져 살던 가족은 이모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여관을 최소한의 손을 봐서 게스트하우스로 간판을 내걸고 함께 산다. 

이후 공간적 배경이되는 게스트하우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이모할머니의 친아들이 나타나 소유권 주장에 나서기 시작하고 학교에서는 기면증을 빌미로 괴롭히는 재수탱 녀석들로 골머리를 썩는다. 그리고 랄라랜드에 관심을 가지며 다가온 나은새와의 사건이 중심이되고 있다. 랄라랜드는 고된 현실과 도피하고 싶은 탈출구로서의 요즘아이들의 극에 달한 스트레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그동안 많은 아동도서를 읽으면서 너무나 편중된-이혼, 가출, 왕따와 같은-내용의 책들이 식상을 넘어 지겹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가운데 기면증이니 게스트하우스니 하는 소재는 매우 흥미롭고 신선했다.

게스트하우스란 단어는 마음을 붕 뜨게 하고 꿈을 꾸게 만든다. 추억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지 않은가.

사실 기면증은 대단히 위험한 병이다. 책에서는 그것을 유쾌하게 풀어냈지만 책을 읽는 독자들은 기면증이 아닌 일상의 쉼표나 휴식처같은 랄라랜드가 꿈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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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교실 문학의 즐거움 39
사나다 고지마 지음, 최진양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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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이들이 주인공인 책에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글감이 부모의 이혼, 첫사랑, 친구와의 갈등은 이제 너무 흔한 소재가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은 이전의 다른 책들과 조금 다른 특별함을 가진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뤄진 이야기는 각 단편의 주인공이 가지는 고민도 모두 다르다. 그럴밖에. 서로 다른 개체와 인격을 우리는 모두 청소년이나 요즘 아이들이라 뭉뚱그려 보는 경향에서 벗어냐야 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특히나 이 책은 너무 극단적이거나 자극적이게 몰아가지 않는다.

긴 호흡의 글이 아니라서 생기는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담담히 자신이 처한 고민과 일상을 이야기했다.

앞서 말한 특별함은 5학년 2반 아이들의 생김생김이 다르듯 고민의 크기나 모양이 다름은 이야기 했고 담임 선생님인 미즈시마 선생님이 어릴 적 친구 게이코를 만나 자신의 결혼이 깨졌음을 털어놓고 문제를 객관화시키고 친구 관계 속에서 소통함으로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아이들만 고민과 걱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른의 걱정과 고민을 숨기지 않고 아이들에게 솔직히 말함으로서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당당히 헤쳐나가려는 모습이야말로 어떤 충고나 위로의 말보다 아이들에게 멘토와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본다.

 

'학원에 안 다니고도 친구들을 이길 자신 있어? 지금부터 친구들보다 뒤떨어지면 앞으로도 계속 실패뿐인 인생이라고.'

아이들에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주는 이런 말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어떤 것도 실패는 아니다. 비록 성공적이거나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지 못했더라도 그것을 통해 더 크고 소중한 경험을 얻었을테고 그 경험이 더 단단한 기반을 만들어줄 수도 있을테니까.

또 책 속 어른들의 부끄러운 모습 하나,

"하여간 꼭 아파트 단지에 사는 애들이 쓸데없는 얘기를 한다니까." 미네기시 선생님의 이같은 말은 나도 용서해주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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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 푸른도서관 53
문영숙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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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나라이기때문에 부당하게 겪는 일이야 부지기수일 것.

세월이 흐르면 국가가 나서서 최소한의 보상과 위로는 당연히 이뤄져야 하지만 고려인이라 불리는 까레이스키는 관심을 끌기조차 어려웠다. 여전히 잊혀진 존재로 남았다. 몇번 방송을 통해 그들의 어려움에 대한 프로를 잠깐씩 본적이 있기는 하지만 곧 기억속에서 사라지기 일쑤.

그때마다 미안할 뿐이다. 자국에서도 기억해주지 않는다면 얼마나 슬프고 허망할까.

 

1924년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의 신한촌에서 카레이스키로 태어난 어린 소녀 동화가 화자가 되어 가슴아픈 우리의 역사이자 까레이스키의 비극적이고 한스런 삶을 성장소설적 기법으로 이야기한다.

 

내무인민위원에서 나온 사람은 까레이스키 전체에 이주 명령이 내려졌다고 사흘 후 블라디보스토크 역 광장으로 모이라 한다. 이에 앞서 동화 아버지를 비롯한 지식인들이 끌려갔지만 생사조차 알 길이 없다.

그렇게 급작스럽게 시베리아 횡당 열차를 탄 17만여 명의 까레이스키들은 추위와 배고픔은 물론 생리적 욕구도 해결되지 않는 가축 운반용 차량에 실려 가다 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다.

만삭이었던 동화의 엄마도 뱃속의 아이도 그렇게 목숨을 잃지만 변변히 시체를 갈무리하지도 못하고 눈밭에 덮는 정도로만 처리하고 다시 기차에 오를 수 밖에 없었다. 오빠는 이대로 가면 모두 얼어죽을 것을 염려해 반항을 하고 그 과정에서 친구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죽자 죄책감에 정신마저 온전치 못하게 되었다가 결국은 죽음을 맞는다.

연해주를 떠난 40여 일만에 도착한 곳은 허허벌판의 눈 세상이자 황무지 우슈토베.

당장 짐을 부릴 곳조차 없는 얼음 구덩이와 다름 없는 이곳에 버려둔 것은 죽으라는 것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까레이스키인들의 성실함과 부지런함으로 농사를 짓고 살아간다. 연해주를 출발할 당시 공민증을 빼앗긴 이들은 허가장이 없으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감시 당하는 적성이민족으로 분류되어있었다.

이는 곧 죄인들과 같다는 말과 다름없다.

그런 가운데 소비에트 공화국 연방은 공동으로 농사를 지어 공동으로 경작하는 꼴호즈(집단 농장)로 바뀌어 수확을 늘리고자 한다. 동화는 아버지의 소식을 알고자 노력영웅이 되려고 일벌레가 되기를 자처한다.

1953년 스탈린 사망 소식이 전해진다. 그후 3년이 흐른 어느 날 공민증을 돌려주지만 이는 유형 기간이 8년이나 지난 56년에서야 되돌려 받게 된 것. 이주당한지 20년이나 흘렀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그렇다고해서 적성이민족으로 분류된 것이 풀린 것도 아니다. 그즈음 아버지가 강제 이주 전에 즉결 처형을 받

았다는 통지를 받게 된다.

동화는 자식들이 까레이스키의 아픔을 겪지 않게 하고자 한다. 그 한가지로 조선어 사용을 금지시키려고 책을 모두 회수 했을 때 몇권 남겨둔 조선어 교본을 꺼낸다. 모국어를 가르쳐 아버지의 뜻을 잇고자 함은 물론 레닌 훈장을 받으려 열심히 일한다.

 

조국이 해방되었는지조차 모르고 감옥과 같은 생활을 해 온 까레이스키.

소련이 무너지고 위성 국가들이 하나둘 독립을 하자 까레이스키들이 발붙일 곳이 없어져 방랑하는 유랑 민족으로 전락해버렸다. 그 안타까움을 어찌하리....

소련의 잘못된 정책으로 60년 가까이 억울한 삶을 살아온 까레이스키들의 보상은 어떤 금전적인 것으로 갈음되지 않는다.

조국조차 관심 밖에 있었으니 우리가 같은 조국의 국민이라고 과연 말 할 수 있을런지....

 

작가의 작품 중 <에네껜 아이들>도 같은 맥락에서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으로 선정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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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학습 도감 -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곤충의 모든 것 자연 학습 도감
한영식 지음 / 진선아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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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들이 근래들어 가장 흥미를 보인 책이다.

일단 진선에서 도감이 나왔다고하면 궁금하다. 도감이 나오는 출판사 몇 출판사 중에서 괜찮은 책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판형이 커서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 편리한 책은 아니다.

사진으로 구성된 책으로 땅, 잎, 꽃, 나무, 물, 도시, 논밭과 같이 서식처에 따른 구분을 하였고 마지막에 부록으로 곤충 지식 사전을 배치해 곤충에 대해 기본 지식을 알게 하였다.

도감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은 항상 중요한 법이니까.^^

곤충의 의사소통 방법, 특이한 형태의 집, 사냥법이나 방어법 등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나 도감이 가지는 한계로 인해 자세히 나와있지는 않다. 간략하게 알려주는 식으로 사진으로 보여준다. 더 알고 싶다면 도감이 아닌 다른 책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나온 팁인 별도의 정보는 곤충에 특별한 관심과 애정이 없더라도 매우 흥미있는 내용이 가득하다.

사실 꽃이나 나무보다 곤충의 이름을 하나하나 알기 어렵다.

그것은 식물처럼 뿌리를 내리고 움직이지 않고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때론 날아다니기까지 하는데 어떻게 자세히 관찰을 하는게 쉽지 않기에.

그래서 이름을 뭉뚱그려 아는게 대부분이다.

누군가 이게 뭐냐고 물어오면 매미 종류인데...노린재 같은데...와 같이 말끝을 흐리기 일쑤다.

얼마전 추석에 조카가 와서 하룻밤 자고 갔다. 그때 동네 도봉산 입구에 가서 놀면서 한참 도토리를 관찰했다. 도토리나무라고 부르는 것이 사실은 참나무이고 도토리도 모양이 다 다른데 상수리 나무의 도토리는 어쩌구.....라며 아주 얕은 지식을 알려줄 수 있었다. 그런데 조카가 곤충을 가리키며 "이모, 이거 뭐야?"하는데 알 수가 있나.

'김춘수의 시중에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의 시처럼 꽃의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흥미와 관심이 생기는데 대답을 해 줄 수가 없었다. 

이젠 걱정없다. 이 책이 그 고민을 해결해 줄 것이다.

이제 너희들의 이름을 불러주마. 기다려라^^

지난주 풀밭에서 찍은 곤충 사진이 있는데 책을 뒤져 네 이름을 찾아주마.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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