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밑에 꽃다지가 피었어요 - 도심 속 생명이야기 01
이태수 그림 글 / 우리교육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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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꽃도 이파리도 경이롭게 보이는 계절이 봄이 아닌가 합니다.

그것도 길 한쪽 누구의 눈길도 주지 않을 것 같은 구석진 곳에서 애처롭지만 아름답게 피어나 누군가는 발견해 냅니다.

아마도 세밀화를 그리거나 사진을 찍거나 그도 아니면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겠지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저자는 세밀화가라는 말이 더 익숙한 작가로 그의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순간 숨을 멈추게 하는 이유는 살아 있는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 같네요. 주위의 바람소리나 소음까지 들릴 것 같은 착각이 순간순간 드는 마력을 지닌 세밀화. 그래서 세밀화는 팔딱팔딱 숨 쉬는 생명이 느껴집니다.

오동통 물오른 돌나물이며 뽀송한 솜털의 꽃다지가 봄이 왔음을 알려주지만 한쪽으로 꽃보다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더 예쁜 엄마와 아이들의 모습도 담겨있습니다.

까마중이며 메꽃이 여름이 한창임을 알려주고, 소리 없이 부는 서늘한 바람에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옴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어 손닿으면 바스락 거릴 나뭇잎, 훠이~ 하고 소리치면 푸드덕 날아갈 참새의 모습에 한참을 들여다보았지만 아직도 보고 또 봅니다.

글보다 그림에 더 오랫동안 눈이 머무는 것이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질릴 만큼 보게 그냥 두는 수밖에요.

지난봄에 보았던 별처럼 예쁜 꽃이 꽃마리였구나~ 하고 열심히 이름을 외우고,

요렇게 생긴게 먹물버섯이구나 하고 또 이름을 가만히 불러 보게 됩니다.

늘 그 자리에서 피고 지는 꽃, 해마다 날아오는 곤충 등에 대한 관심이 책을 다시 보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게 된 계기가 아마도 아이들 책을 통해서였던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까마중이란 식물의 이름을 알게된 후,

이 책을 보고 어찌나 반갑던지.

ㅋㅋ 한동안은 가로수 밑에 어떤 꽃이 피었을까 땅만 보고 다닐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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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 물구나무 그림책 71 파랑새 그림책 71
송창일 지음, 이승은.허헌선 인형, 이상혁 사진 / 파랑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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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가 팍팍 느껴져 혹여 눈사람이 녹지나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고민을 하게 만든 정말 멋진 그림책.

하얀 눈 위를 걸으면 뽀드득 소리를 낼 정도로 사실적이고 섬세함에 놀라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아 아이들을 불러 모아 나란히 앉아 그림책을 봅니다.

어릴 적 눈이 오면 무조건 좋아라 하며 눈사람 만들던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라 마음에 장작불을 지핀 것처럼 따스함이 느껴지고 촌스럽고 투박함과 소박함이 묻어나는 살림과 아이들의 모습에 절로 웃음 지어지는 기분 좋은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이 두른 실로 정성껏 짠 목도리와 벙어리장갑을 나도 껴보고 싶은 마음이 커다래져서 빼앗아 해 보고 싶은 마음까지 드는 걸 보면 아무래도 나이가 든 것일까요, 아니면 아직 철이 덜 든 것일까^^ㅎㅎ




마당 가득 하얗게 쌓인 눈 위에서 눈사람을 만드는 모습 뒤로 자리한 항아리며 겨울 내내 쓸 땔감을 마루 밑에 쌓아 놓은 것이며 지붕에 매달린 고드름 등 어느 것 하나 신기하지 않은 것이 없고 어느 것 하나 정성이 담기지 않은 것이 없을 것 같아 연신 정교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엄마 어렸을 적엔...“을 적에의 이승은 작가의 첫 그림책이 부디 대박나서 다른 그림책으로도 꾸준히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보다는 제가 더 보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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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Dear 그림책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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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함께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는 존재이며 따로 떨어져 있어도 마치 한 마음처럼 몸이 떨어져 있는 거리가 문제가 되지 않을 때도 있지요.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판단에 앞서 서로의 다른 개성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서로에게 열쇠와 자물쇠처럼 같은 것을 공유하고 의지하고 내게 부족한 것을 채울 수 있어야 겠지요.

완전히 다른 두 개를 똑같은 자로 재고 똑같은 틀에 넣어 규격화 하려는 실수는 절대로 하지 말아야 겠지요. 그러나 이 또한 우리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랍니다.

어차피 혼자 살 수 없는 세상.

나와 잘 맞는 짝을 찾아 서로 같은 방향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이 듭니다.

뭐 같은 방향이 아니면 또 어떤가요?

서로 다른 방향이더라도 같은 공간을 함께 공유할 수 있으면 되지요.

우린 서로 사이좋은 친구로 서로 손 잡고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을 하면 되는 거겠죠.

서로 다른 하나의 결합이 때론 셋이나 넷으로 알까기 할 수도 있는 마법 같은 일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소중한 존재가 될 수도 있는 두 사람.




철학 책 만큼 심오한 뜻을 포함한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은 언제나 신선함과 설렘을 선사합니다. 이번 책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결코 가벼이 휘리릭 넘길 수 있는 책은 아니지요, 그림 하나하나에 모두 의미를 붙여 행간의 숨긴 텍스트를 읽듯 천천히 글과 그림을 읽어야만 소화가 되는 입에는 거친 음식과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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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10-14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새로운 상상그림책 <문제가 생겼어요!>가
최근에 출간 되었습니다.
 
칭찬 받고 싶어요! 미래그림책 86
레베카 패터슨 글, 메리 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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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교실을 가보면 칠판 옆에 아이들의 생활태도나 학습 성취도에 따라 스티커를 주어 평가한 표를 볼 수 있다. 몇몇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월등히 높은 기록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자 많은 반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때로는 아이들뿐이 아니라 몇몇 학부모들의 과열로 아이들에게 경쟁을 부추기기도 하여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뭐 아이들은 스티커를 받기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이기는 하지만, 조금 느린 아이들이나 공부가 아닌 다른 장점이 많은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칭찬 스티커 제에 위축되거나 소외될 수밖에 없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하지~^^

고든은 차분히 앉아 예쁘게 글씨를 쓰거나 찰흙으로 그럴듯한 모양을 만들어 내는데 소질이 없다. 퀴즈시간이 되자 결국 친구들은 고든을 자기 팀에 끼워주지 않고 고든은 울어 버린다.

하지만 고든은 친구들을 재미있게 하고 축구공에 맞아 우는 친구에게 울음을 그칠 칭찬을 잘 하며, 친구도 잘 도와주는 장점도 있다며 친구들이 나서서 칭찬해 주자 선생님은 고든에게 특별한 별 스티커를 준다.




아이들은 매나 꾸중보다 한마디의 칭찬이 훨씬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효과도 좋다.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하여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음에도 칭찬보다 아이의 잘못을 꾸짖을 때가 많다.

아이들은 칭찬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는데 칭찬받고 싶은 아이의 심리를 잘 그려낸 책을 보고 있자니, 뭐든 아이에게 칭찬꺼리를 만들어 칭찬해 주고픈 마음이 든다.

칭찬 많이많이 받고 무럭무럭 자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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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마 형제
이소민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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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지를 넘기면 사랑을 담뿍 받고 있음을 알려주듯 미키의 얼굴엔 뽀뽀자국이 가득하다.

그런데 동생 모모가 생긴 이후로 자신을 미키라는 이름 대신 ‘하지마’라고 부르며 자신은 가족 관계에서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동생이 없던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도 그럴 것이 첫 장의 얼굴에 온통 뽀뽀자국을 했던 대신, 미키의 엉덩이엔 빨간 손자국이 가득하다.

이 부분이 압권이다. 길게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이 간단명료하게 아이의 마음과 양육자의 태도를 쉽게 읽어 낼 수 있게 한다.

그러니 동생을 떼어낼 생각을 하는 큰 아이들의 마음을 탓할 수도 없다.

아이들에게 동생이 생기는 스트레스는 어른인 우리가 짐작한다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울 큰 아이는 동생이 태어나자 자면서 죽어! 라는 충격적인 잠꼬대까지 해 댔으니 얼마나 힘들고 속상했을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자 대단히 격한 표현이었지만 그 강도만은 짐작할 수 있지 않겠는가?

미키는 놀이공원에서 동생을 인형 뽑는 기계 안에 들여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어이없게도 동생이 보고 싶고 허전함을 느낀다.

그래서 부랴부랴 인형 뽑는 기계로 돌아가 어렵게 동생을 구출해 내고 동생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의 닉넴처럼 불렸던 ‘하지마’란 이름이 동생에게로 옮겨 간다^^

재미있는 상상력과 삽화를 보는 재미까지 보태져 어른인 내가 보아도 재미있어 연달아 두 번을 읽게 한다.




이제 한 달 후면 동생이 생길 조카에게 이 책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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