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우울이 찐덕찐덕 떨어질 줄 모른다.

벚꽃이 비처럼 날리는 화려한 봄을 만끽하는 건 희망일 뿐이던가.

작년 이쯤에도 난 고관절 수술 후 치매가 심해진 시어머니 병원을 들락거려야 했는데,

올핸 피를 토하는 폐렴으로 시작된 시아버님 병원을 지키는 것으로 봄을 시작한다.

작년엔 간병인을 썼고 어머님이라 뭐든 할 수 있었는데 이번엔 간병인도 안 쓰고

사타구니에 관을 꽂아 이런저런 검사가 끝나 보호자인 내가 지혈을 해야 했는데

아버님이나 나나 서로 무안하고 불편하기만 하다. 소변을 받아 내는 것도 그렇고.

딸들은 코빼기도 볼 수 없다.

어찌어찌하여 당분간 퇴원상태긴 한데 이달 중순에 다시 재입원해서 검사를 해야 한다.

그 와중에 아버님은 힘이 없다고 전화가 와서 어제 들여다봤더니 입맛이 없어서인지 반찬이 없어서인지 식사를 거르셨고 저혈당이 왔나 싶어 얼른 혈당 체크하고 식사를 챙겨 드렸다.

아침엔 출근하는 남편과 함께 집을 나서서 또 갔더니 벌써 아침을 드시고 계심.

약 챙겨드리고 끓여간 닭곰탕과 반찬을 냉장고에 넣고 그냥 왔다.

 

책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뭘하지. 나야말로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의욕도 없다. 점심은 라면으로 간단히 떼웠건만

배는 부른데 정신적 허기는 어쩔~?

꽃상가라도 나가 나를 위한 선물로 꽃화분이나 하나 살까?

아님 도봉산 입구까지만이라도 걸어갔다올까?

그것도 아님 어디를 뒤집어 청소를 해 볼까.....

 

주말엔 비까지 온다고 해서 걱정이다.

우울이 더 깊어질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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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3-04-08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님 진짜 고민이겠다.

희망으로 2013-04-08 21:30   좋아요 0 | URL
그래서 오늘도 도봉산 둘레길 잠깐 걷고 왔어요. 깝깝해서....
그김에 살이나 빠지면 좋겠어요^^
 

#

대선 후휴증이랄까....나이든 사람이나 젊은 사람을 보면 때때로 화가 날 때가 있다.

과반이 넘는 표가 참 우울하게 했다.

그게 정말 민심이란 말인가 싶어.

그리고 얼마전 모임에서 나도 그 사람 찍었다며, 되려 넘 미워하지 말라고 한다.

 

 

##

애들이 크니 크리스마스라고 해도 기분이 나지 않는다.

커다란 트리를 꺼내고 장식하는 것도 귀찮아 안 꺼낸지 몇년은 된 것 같다.

애들이 커서라고 했지만 몇년 전부터 거리를 나가도 예전처럼 캐롤이 들리지도 트리를 볼 일도 많이 줄었다.

 

 

 

 

 

 

 

벌써 6년전이구나.

그때는 이런 짓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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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2-12-24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이들은 나이를 먹어도 크리스마스에 열광하네요,,ㅎㅎㅎㅎ
올해는 해든이와 만드신 집을 함 만들어봐야겠어요!!! 땡큐~~
메리 크리스마스~~~~희망으로님!!
 

30点かあさん2

 

울 딸 책 받자마나 읽더니 무지 재밌다고 하네요. 아따맘마 스탈이라 엄마도 재밌어하겠다고 하는데 저야 뭐 까막눈이나 다름없으니.ㅠㅠ

 

찾아보니 다카기 나오코의 번역본 책이 들어와 있기는 하더라구요.

아직 빠르게 읽지는 못해도 바로바로 읽힌다고 좋아했어요.

JLPT 2급 합격 소식과 함께 감사 인사 전해요~~~

 

울딸이 꼭 전해달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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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2-08-31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희망으로 2012-08-31 22:30   좋아요 0 | URL
일본어과로 진학하고자하는 딸애에게는 기쁜 소식이었답니다.
한 달 가량 공부해서 불안해했거든요^^ 감사해요~

아영엄마 2012-09-05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시험 합격했군요! 축하해요~~. (^^)/

희망으로 2012-09-07 00:22   좋아요 0 | URL
앗~ 감사해요.^^ㅎㅎ
동화책 속 프랑스 여행 잘 다녀오셨나욤.
담주까지는 아니 당분간은 또 바쁠 듯해요-.-;;
나쁜 일은 아니고 그냥 일이 많이 생겨서요~

아영엄마 2012-09-08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님~ 바쁜 일 마무리 되시면(당분간이시라니 추석 지나고 난 뒤려나?) 날자 함 잡자 연락주셔요. ^^

희망으로 2012-09-17 11:31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추석 지나야겠죠~~^^

기억의집 2012-09-13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거 지금에야 봤어요. 희망님 덩실덩실 춤추고 싶었겠다. 페이스북처럼 좋아요 있으면 백개는 누르고 싶다는. 울 언니도 갖다 읽고는 돌려주면서(책 소유 안 하는 사람이라) 재밌었어, 했던 책이었어요! 다음에 일급 따면 삼권 선물해 주어야겠당~

그럼 이번달에는 못 만나는 거에요. 다음주는 애들 중간고사 있어서 그렇죠. 전 울 아들 중간고사와 아무런 상관 없지만. 추석 지나면 시월인데....추석 끝나고 보는 것으로 알께요.

희망으로 2012-09-17 11:33   좋아요 0 | URL
셤보고 커트라인은 넘긴거 같다고 해서 그런줄 알고는 있었어요.

저도 중간고사의 영향은 그닥 없어요. 밥만 챙겨주면.
조금 피곤했다고 저도 방광염이래요.ㅠㅠ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

오늘 딸냄 담샘과 상담을 했다고 한다.

알라딘에 오래동안 둥지를 틀었어도 특별히 알림 신청을 따로 해 본적은 없었다. 그런데 지난번에 이 책을 얘기하길래 일단 개정판이 나올 것 같아 신청했더니 재까닥 문자로 띵~똥 하고 알림 벨이 울린다.

할인된 가격이 무려 37,800원.

특별한 정보도 없는데 책을 사야 할까....

저녁에 딸내미가 한 말이 걸린다.

자기는 다른 곳에서 얻을 정보도 없는데 담쌤에게 의지하겠노라고.

어학특기자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쌤도 알아보신 것 같다.

 

개정판이 나왔다고 알려주니 작년 것은 교실에 있다고 한다. 담샘이 가져다 놨다고.

어차피 다 읽을 것도 아닌데 서점에가서 앞 부분만 읽어볼까....

여러가지로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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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2-08-22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고민되시겠어요,,,그런데 입시 한 엄마들이 그러는데 엄마들의 정보력도 아주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희망으로 2012-08-22 21:14   좋아요 0 | URL
담임은 부모의 정보가 같은 성적이라도 인서울이냐 아웃서울이냐가 결정된다고 하네요. 정보가 많다고 해서 고민이 덜 되는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자신의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이제야 뒤 늦은 후회를 하네요....간절함이 보여 안타까운거지요.
 

시험 끝나는 날은 나도 홀가분하다.

그동안 발디딜 곳 없이 늘어놓은 딸아이 방을 보고도 마구 다그치지도 못했다. 오늘은 좀 치워줘도 별 말 없을꺼야^^

뒹굴어다니는 옷가지를 정리하고 책상위에 널려있는 책이며 프린트물 온갖 펜들을 정리한다.

시험 마지막 날이면 딸애 친구들이 올지도 모르는데 이렇게라도 대충 치워줘야 한다. 안그러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잠깐만을 외치며 총알같이 방으로 튀어들어가 대충 치운다음에야 자기 방에 친구들을 들인다. 그 모습이 얼마나 웃긴지.

친구들도 익숙하다. 평소 학교에서의 모습도 다르지 않으니까.

 

엄마, 친구들 왔어....하고 들어오는데 오늘은 못 보던 아이가 보인다.

커다란 비닐 봉지를 들고오는 게 아무래도 우리집에서 뭘 해먹기로 한 모양.

꺼내놓은 걸 보니,

오징어, 새우, 밀가루, 부추, 깻잎, 버섯, 청양고추, 자두, 과자, 음료, 양파. 대충 이정도.

요리하기 좋아하는 **의 지시하에 야채를 다듬거나 씻거나 다진다.

평소에 예뻐라 하는 아이들이다. 가끔씩 우리집에 와서 떡볶이도 해 먹고 볶음밥도 해 먹고 쿠키도 만들던. 얼마나 잘하는지 칼질이 예사 솜씨가 아니다. 또 쿠키를 만들 때도 따로 계량하지도 않고 툭툭 털어넣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히다. 그래서 엄마가 음식 잘하냐고 물었더랬다. 역시....

그리고 또 역시....그래서 울 딸도 내 솜씨를 물려 받았나보다. 급 좌절이다.

청양 고추가 얼마나 매운지 콜록콜록. 다른 아이들은 칼질도 서툴고 야채를 다듬는 것도 처음이라 급기야 내가 나섰다.

다진 야채와 밀가루와 계란을 커다란 양푼에 넣으니 굉장한 양이 된다.

언제 다 부칠래....

거실 탁자 위에서 하겠단다.

울 딸은 젓가락만 들고 얼른 구워지기를 기다린다. 다른 몇몇 아이들도 후라이팬을 중심으로 둥글게 모여 앉아있다. 이쁜 것들.^^

드뎌, 짜짠~~

 

그렇게 먹더니 좀 있다가 보니 조용~ 다들 여기저기서 잔다. 쇼파에서 한 명, 책상 위에 엎드려 있는 아이, 바닥에 누워 자는 아이....

일주일간 시험보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겠지.

깰까봐 치우지도 못하고 나도 안방에서 나도 한 잠.

좀있으려니 두 아이가 먼저 간다고 인사. 그리고 또 좀 있으니 세 녀석이 웃으며 간다고 인사를 한다.

울딸은 언제 침대위로 올라갔는지 제 방에서 잔다.

 

부디 이 아이들이 이 여름 지치지 않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를....

오늘 하루라도 셤끝났으니 홀가분하기를~

 

고3의 아이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늘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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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7-06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엔박이에요^^
너그러우시다. 희망님 다시 봤어요.저는 누가 내 살림 만지는 거 싫어하는데,,,딱 질색이에요.
울 아들은 시험 끝나면 친구집에 놀러가 라면 끓어먹고 왔다고 해서 제가 뭐라고 했는데, 그 엄마가 좋아하겠냐고 그랬더니 엄마가 맞벌이라 집에 안 계시대요. 그래서 더 뭐라고 했다는.
난 음식 솜씨 제로잖아요.애아빠가 불쌍할 때가 있어요. 시모도 음식 솜씨 별로인데, 부인까지 그러니....^^

희망으로 2012-07-06 20:46   좋아요 0 | URL
애들이 무지 착하고 예뻐서 용서가 되요~
딸애 친구들도 조심해주고요, 어머니 냉장고 열어도 되요? 하고 묻고 꺼낼 거 있음 울 딸한테 시키구요. 정리를 안하고 깔끔하지 못하니까 창피하기는 하죠.
저도 살림엔 취미없어요. 어젯밤 딸애한테 엄마가 살림에 취미좀 붙여볼까 했더니, 그건 일이잖아! 하던데요^^
그러면서 요리에 취미가지래요.ㅋㅋ
전 맛은 떨어져도 사먹는 것 보다 건강하고 깨끗하다는 걸 강력이 주장합니다.

울보 2012-07-06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3,,
참 힘든 시간이지요,
그래도 이리 옆에서 챙겨주는 엄마가 있어서 얼마나 좋을까요,
사촌 오빠아들이 올해 고3인데 얼마전에 만났는데 그아이는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더라구요 엄마 아빠는 오이농사며 농사를 지으시는데,,공부잘하는 아들이 집에 와도 밥도 제대로 못해주는것 같더라구요, 농사일에 바빠서,,
그래도 정말 공부잘하는 그녀석이 참 대견해 보였습니다,
춘고에서 전교3등이라면 얼마나 노력을 한것일까 철원정말 산골에서 고등학교에 와서 정말 열심히 노력했을 그아이를 보니 괜실히 내마음이 짠해지더라구요,,
그런데 이렇게 딸의 마음을 이해하고 챙겨주는 엄마가 있어서 따님은 참 좋겠어요,
저도 같은 마음으로 바랍니다, 고3학생들 모두가 올 여름 지치지 않고 잘 견디어주기를,,,

희망으로 2012-07-06 20:50   좋아요 0 | URL
울보 님 반갑습니다.^^
고3이라지만 그동안 공부에 올인했던 아이가 아닌지라 이제야 후회하더라구요. 저도 다그치지 않았고요. 그래서 스트레스 안주는데 고3되니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더라구요. 챙겨주는 건 하나도 없어요.
남의 애라도 정말 대견해요. 얼마나 노력했을까요. 내자식이든 남의 자식이든 짠한 고3이예요. 대한민국에서 고3으로 살기 정말 힘든 것 같아요.
염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