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제목만 봤을 땐 게이들이 모여 사는 가상의 도시를 무대로 한 일상물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레인보우가 그 상징의 레인보우가 아니었어요.본래도 채팔이 님은 소재 선정이 출중했지만 이번 소재는 매우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소재에 기대 얄팍하게 전개하고 마무리하는 것도 아닙니다. 조금만 더 읽자고 생각했을 뿐인데 금세 한 권의 끝이 됩니다. 집중력 저하로 아무리 재밌는 소설이라도 얼마 못 가 딴짓을 하게 되는데 레인보우 시티를 읽으니 집중력이 떨어진 게 아니라 재밌는 소설을 못 찾은 거 아니었나 싶습니다.내용 자체도 말할 거 없이 재밌지만 전개 방식이 뒷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합니다. 왜 그럴까 생각했는데 이야기 속 시간 배치가 보통의 소설보다 영화에 훨씬 더 가깝다는 걸 깨달았어요. 소재 선택만이 아니라 이야기를 다루는 능력이 완전히 정점에 오른 상태입니다.비엘은 취향이 가장 중요하지만 어떤 취향이든 채팔이 님 필명을 지나칠 수 있는 비엘러가 있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사실 저는 좀비물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그게 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에 있어서는 중요하지가 않습니다. 취향을 넘게 하는 작가님의 솜씨는 여기서 더 어디로 발전할 수 있을까 짐작할 수 없습니다.이렇게 비엘 소설로서는 큰 이벤트를 하는 출판사와 서점의 자신감이 매우 당연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