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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우형 인간 스톡형 인간
김정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준 충격적 사실은 아주 간단한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바로 'r > g'이다.
저 간단한 수식을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 어떤 사람은 '자본주의는 잘못되었다'라고 외치며, 어떤 사람은 '가만있다가는 나도 거지가 되겠군'이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하나의 현상을 다양하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자본주의에 수정을 가하는 것도 옳은 것이고, 적극적으로 자산을 모으는 것으로 대응하는 것도 옳은 것이다.
다만, 'r > g'라는 것을 미처 알지 못해 그저 열심히 일만 하면 낙이 온다는 생각에 빠져 있는 것은 위험하다. 묵묵히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 당연히 이 세상은 일한 만큼 현금흐름(플로우)로 보상해 줄 것이고, 거기에 만족하면 된다고 믿는 순간. 우리 뒤에서는 엄청난 녀석이 눈사태를 일으키며 다가온다. 점점 커지는 눈덩이는 돈이 돈을 벌어다 주는 자산(스톡)이다.
우리는 이미 지식의 눈덩이에 뒤통수를 맞았다. 평생 쌓은 지식을 노인이 되어서도 써먹을 수 있었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고, 작년에 배운 지식이 올해에는 쓸모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문명을 기록한 이래 쌓아온 지식의 양이 매년 2배가 되고 있다. 앞서가는 지식을 쫓아가지 못한 사람은 현재 소외된 느낌을 받고 있다.
자산의 눈덩이는 소외된 느낌 정도가 아닐 것이다. 내가 알던 지식이 쓸모없는 지식이라는 충격을 넘어, 내가 평생 쌓아온 재산이 별반 가치가 없다는 충격은 상상하기 힘들다.
신간 '플로우형 인간 스톡형 인간' 김정래 교수의 신작이다. 젊은 시절 문부성 장학생으로 일본 동경대에서 직접 일본 버블 경제를 체험하고, 공부한 그는 스톡형 경제에 먼저 도달한 일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플로우형 경제와 스톡형 경제는 매우 다르다. 사고방식이 아예 다르다. 닥치면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사고방식 자체를 바꿔야 대응할 수 있다. 지금까지 플로우형 경제에 살아온 우리는 점점 커지고 있는 스톡에 잠식 당할 좋은 먹잇감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일찍 준비하는 사람은 큰 자산가가 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r > g'라는 공식이 깨지기 전까지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