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믿고 읽는 작가라서 9권이나 되는 분량도 괜찮겠거니 생각했는데 힘들어요. 많이 힘듭니다. 일단 2권 초반까지 읽고 살짝 기운이 빠졌어요. 이야기 재밌거든요. 필력 정말 좋거든요. 그런데 잘 읽히지가 않습니다. 뭐 하나 문제가 없는데 잘 읽히지 않아서 지금은 때가 아니구나 싶어 멈췄습니다. 다음에 꼭 다시 도전해 보려고요.
분량이 세 권이라 짧다고 생각했는데, 읽으면서 왜 되도 않는 오해를 하고 삽질을 하며, 술을 먹고 상대의 말을 듣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해 쉬운 길을 돌아가는가 싶어 읽는 내내 속이 터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경과 사랑은 다르다는 걸 깨달은 안락이 대견하고, 아주 오랫동안 상대를 의식하고 사랑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은 명예겸이 안타까웠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