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인두투스 : 입는 인간 - 고대 가죽옷부터 조선의 갓까지, 트렌드로 읽는 인문학 이야기
이다소미 지음 / 해뜰서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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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류는 언제부터 옷을 입었을까. 이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 존재의 본질에 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성경의 창세기는 흥미로운 답을 제시한다. 선악과를 먹고 자신들의 벗은 몸을 깨달은 아담과 하와가 무화과잎으로 치마를 만들었을 때, 신은 그들을 위해 직접 가죽옷을 지어 입혔다는 이야기다. 이 신화적 서사는 옷의 두 가지 근원적 동기를 암시한다. 첫째는 부끄러움이다. 벗은 몸에 대한 수치심은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 짓는 특별한 감정이다. 둘째는 보호다. 무화과잎보다 튼튼한 가죽옷은 에덴동산 밖의 가혹한 환경으로부터 연약한 인체를 지켜줄 수 있었다. 부끄러움과 보호, 이 두 가지는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가 옷을 입는 이유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인류학적 관점에서 보면, 옷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 도구 중 하나였다. 날카로운 발톱도, 두꺼운 털가죽도, 강력한 근력도 없는 인간이 혹독한 자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취약점을 도구로 보완하는 능력 덕분이었다. 모피는 그러한 도구 중 가장 오래되고 실용적인 결과물이었다. 사냥에 성공해 동물을 얻는다는 것은 동시에 식량과 의복을 확보한다는 의미였고, 이를 통해 인류는 비로소 번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옷은 오래지 않아 생존의 도구라는 본래 목적을 넘어섰다. 사회가 발전하고 계급이 형성되면서, 옷은 권력과 부의 상징으로 변모했다. 모피가 그 대표적인 예다. 한때 추위로부터 몸을 지키던 실용적 재료였던 모피는, 구하기 어렵고 귀하다는 이유로 지배계층의 전유물이 되었다. 고대 이집트에서 파라오가 표범 가죽을 어깨에 걸쳤을 때, 그것은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신의 대리자로서의 신성함을 보여주는 표식이었다. 중세 유럽에서 교황과 추기경이 순백의 어민 모피로 만든 망토를 두른 것은 고귀함과 순결함의 상징이었다. 영국의 에드워드 3세는 왕과 최상위 귀족만 어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제한했다. 조선 시대에도 검은 담비 가죽인 초피는 너무나 귀해서 왕이 신하에게 하사하는 귀중한 선물이었고, 명나라 사신이 공물로 요구할 정도였다. 이처럼 모피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한 상징적 의미를 가지며 발전했다.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은 모피를 차지할 수 있었고, 그렇지 못한 다수는 모피를 걸친 이를 절대 권력자로 우러러보았다. 때로는 경외의 대상이었고, 때로는 증오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모피만큼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자극하는 소재가 또 있을까.

인류 복식사에서 또 하나의 획기적인 순간은 바지의 등장이었다. 몸에 천을 두르는 형태의 옷을 입던 인류에게, 한 다리씩 넣어 입는 바지의 발명은 진정한 혁명이었다. 최초로 바지를 만든 것은 중앙아시아 초원 지대에서 활동한 유목민족 스키타이인들로 추정된다. 왜 그들이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인생의 대부분을 말 위에서 보내는 유목민에게는 보온성과 활동성이 뛰어난 옷이 절실했다. 치마나 튜닉 같은 일체형 복식으로는 빠른 이동과 격한 활동에 한계가 있었다. 바지는 양 다리와 엉덩이를 정확하게 감싸 보호할 수 있었고, 유목 전사에게 기동성과 신체 보호를 동시에 제공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실용적인 발명이 처음에는 '야만적'인 것으로 여겨졌다는 사실이다. 고대 로마인들은 바지를 북방 이민족의 복식이라 생각하며 토가와 튜닉을 고수했다. 중국 역시 바지를 입은 유목민족을 야만인으로 칭하며 거부했다. 하지만 결국 실용성은 편견을 이겼다. 로마에서 가장 먼저 바지를 착용하기 시작한 것은 군인들이었고, 중국의 조나라 무령왕은 북방식 바지를 군사 복장으로 채택해 강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바지의 역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옷의 형태는 환경과 필요에 의해 진화하며, 진정으로 유용한 것은 문화적 편견을 넘어 결국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권력자들에게 옷은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자신의 위엄과 권위를 과시하는 무기였다. 영국의 헨리 8세는 그 극단적인 예다. 키 190센티미터의 장신에 체중 100킬로그램이 넘는 그는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고, 그의 복식은 그러한 자신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초상화 속 헨리 8세는 다리를 벌리고 당당하게 서 있다. 어깨에는 과장되게 부풀린 패딩이 들어가 있고, 황금과 보석으로 치장한 더블릿을 입었으며, 허리에는 황금 단도를 찼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과장된 크기의 코드피스다. 원래 생식기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보호대는 점차 남성성과 생식능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변했다.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냈다. "짐이 곧 국가다"라고 선언한 그는 발레를 사랑했고, 오랜 수련으로 단련된 다리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기 위해 반짝이는 스타킹을 즐겨 신었다. 작은 체구를 감추기 위해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었고 풍성한 가발을 썼다. 그는 궁정의 복장 규정을 엄격하게 세웠고, 자신이 허락한 이들만 특정 색깔의 외투를 입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화려한 옷 뒤에는 백성들의 고통이 숨어 있었다. 루이 14세가 왕권을 강화하고 영토를 넓히는 동안, 국민들은 과중한 세금에 시달려야 했다. 사후 74년 만에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고 그의 후손이 단두대에서 처형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본질을 채우지 못한 아름다움은 덧없다.

'호모 인두투스(Homo Indutus)', 즉 옷 입는 인간. 이 개념은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다. 옷은 인간의 필요와 욕망의 집약체이며, 개인과 시대를 대변하는 문화적 상징이다. 우리는 추위를 막기 위해 옷을 입지만, 동시에 아름다워 보이기 위해,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소속감을 표현하기 위해, 자유를 선언하기 위해 옷을 입는다. 에덴동산에서 신이 지어준 가죽옷부터 스키타이인의 바지, 중세 왕들의 모피 망토, 헨리 8세의 코드피스, 루이 14세의 스타킹, 현대의 미니스커트에 이르기까지, 옷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 형태는 달라졌지만, 본질은 같다. 옷은 우리가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말해준다. 서민에게 옷은 생존의 도구였고, 권력자에게는 지위와 권위의 상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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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높이는 종목 선택법 - 사야 할 주식, 피해야 할 주식
효라클(김성효) 지음 / 황금부엉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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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흔한 착각은 대박 종목을 찾아내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믿는 것이다. 투자 커뮤니티는 온통 '다음 테슬라, '한국의 엔비디아'를 찾는 이야기로 넘쳐난다. 하지만 실제로 수익률을 갉아먹는 것은 잘못된 선택 한두 개다. 열심히 공부해서 10%씩 수익을 낸 다섯 개의 종목보다, 한순간의 착각으로 매수한 한 종목의 -50% 손실이 계좌를 더 크게 무너뜨린다. 이것이 바로 투자에서 '지키는 것'이 '버는 것'보다 중요한 이유다.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 1번이 절대 손실을 보지 마라"이고, 2번이 "1번을 절대 잊지 마라"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손실을 피하는 것 자체가 수익이다. 특히 한국 주식시장처럼 변동성이 크고, 테마와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효라클이 제시하는 '10계명'은 결국 손실을 부르는 구조적 함정을 미리 파악하자는 것이다. 중국과의 가격 경쟁, 총수 리스크, 정치 테마, 실적 발표 전 과열, 노조 갈등 등은 모두 반복적으로 주가를 무너뜨려온 패턴들이다. 이 패턴들을 알고 있다면, 적어도 예측 가능한 손실은 피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수익률은 시장 평균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종종 "이번엔 다르다"고 믿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반복적이다. 같은 실수가 다른 이름으로, 다른 시기에, 다른 종목에서 되풀이된다. 역사를 아는 투자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수익률의 차이를 만든다.


한국 주식시장은 독특하다. 선진국 시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감정적이고 이슈 중심적이다. 미국 시장이 기업의 실적과 미래 현금흐름에 집중한다면, 한국 시장은 '이야기'에 집중한다. 정부 정책 발표 하나, 유명인의 언급 하나에 특정 섹터 전체가 들썩인다. 이런 시장 구조는 양날의 검이다. 단기적으로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함정이 된다. 코스닥 시장이 대표적이다. 나스닥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같은 혁신 기업들이 실제로 성장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코스닥은 테마주들이 번갈아가며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지수만 유지한다. 개별 종목을 보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자리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I 관련주', '바이오 임상, '정부 정책 수혜주' 같은 키워드는 단기간 폭발적 관심을 받지만,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투자자들은 이야기에 매혹되어 매수하고, 실망스러운 실적에 뒤늦게 매도한다. 이 과정에서 돈은 일찍 들어간 소수에게서 늦게 들어온 다수에게로 이동한다. 효라클이 강조하는 것은 이런 착시를 경계하라는 것이다. 뉴스에 나온다고, 커뮤니티에서 화제라고, 유튜브에서 추천한다고 무작정 따라가서는 안 된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장기투자를 한다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리한 게임이다. PER은 높지만 실제 이익은 없거나 미미 한 기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이 시장의 특성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단타와 장타를 혼동하지 말고, 테마주와 실적주를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열광의 정점에서는 조심하고, 침묵의 바닥에서는 용기를 내야 한다.


주식시장에는 역설이 있다. "좋은 실적이 발표되면 주가가 떨어진다." 처음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은 이 현상을 이해하지 못한다. 실적이 좋으면 당연히 주가도 올라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주가는 '미래의 기대'를 반영한다. 좋은 실적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면, 그 기대를 먹고 주가는 미리 오른다. 실적 발표 전 몇 주, 심지어 몇 달 전부터 주가는 상승한다. 그리고 실제로 좋은 실적이 발표되는 순간, '기대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는 것이 확인된다. 그러면 더 이상 오를 이유가 없다. 이것이 바로 '재료 소멸'이다. 셀트리온 사례가 전형적이다. 램시마의 유럽 판매 호조, 트루 시마 허가, 코스피 이전 상장 등 온갖 긍정적 재료가 쏟아졌고, 주가는 30만 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그 모든 재료가 실현된 뒤,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왜? 더 이상 새로운 기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대형주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중소형주, 테마주에서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계약 체결, 정부 과제 선정, 신제품 출시' 같은 뉴스가 나오면 주가는 급등한다. 하지만 그 뉴스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투자자들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다른 종목으로 옮겨간다. 따라서 실적 발표 직전에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미 기대는 주가에 반영되어 있고,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급락하고, 기대를 충족해도 '재료 소멸'로 하락할 수 있다. 오히려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조정받을 때가 진짜 매수 타이밍일 수 있다. 그때는 기대가 아니라 실제 숫자를 보고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 기업의 실적이나 기술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구조적 리스크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구조적 취약점이 있으면 언젠가 그것이 주가의 발목을 잡는다. 첫째, 중국 리스크다. 중국은 더 이상 '짝퉁'을 만드는 나라가 아니다. 정부 주도로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산업을 육성하고, 물량 공세로 가격을 무너뜨린다. 태양광, 배터리,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여러 산업에서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밀려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중국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언젠가 가격 경쟁에서 패배할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이다. 둘째, 총수 리스크다. 한국의 재벌 구조에서 총수는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다. 총수가 구속되면 기업의 의사결정이 마비되고, 출소하면 주가가 반등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과 기록이 있는 총수가 이끄는 기업은 언제든 또다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법과 원칙보다 개인의 판단이 우선시되는 구조 자체가 위험하다. 셋째, 정치 테마 리스크다. 정권과 가까운 기업은 호황을 누리지만, 정권이 바뀌거나 스캔들이 터지면 급락한다. 박근혜 정권 때의 최순실 관련주들, 윤석열 정권의 김건희 관련 의혹 기업들이 겪은 주가 폭락은 정치 리스크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보여준다. 정치는 예측 불가능하고, 감정적이며, 빠르게 변한다. 그런 변수에 의존하는 투자는 도박에 가깝다. 넷째, 노조 리스크다. 강성 노조는 파업과 협상 결렬로 기업 운영을 마비시킬 수 있다. 현대차, 대한항공 같은 기업들이 수년간 노조 문 제로 주가 상승에 제약을 받았다. 노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노사간 소통이 단절되고 갈등이 구조화된 기업이 문제다. 이 모든 리스크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는 별개로 주가를 흔든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고 실적이 좋아도, 이런 구조적 취약점 이 있다면 장기투자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


투자는 확률 게임이다. 100% 확실한 종목은 없다. 하지만 확률을 높일 수는 있다. 그 방법은 불리한 게임을 피하는 것이다. 모 아니면 도 종목은 불리한 게임이다. 바이오 임상, 게임 신작, 신제품 출시 등은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실패하면 쪽박이다. 확률은 50대 50이 아니다. 대부분 실패한다. 성공 확률이 10%인데 성공하면 10배 오른다는 기대로 투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작년에 많이 오른 종목도 불리하다. 이미 기대가 충분히 반영되었고, 신선함이 사라졌다. 한국 시장은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작년의 스타는 올해의 평범이 된다. 에코프로가 그랬고, 수많은 테마주들이 그랬다. 사업 다각화 기업도 마찬가지다. 한 부문이 잘돼도 다른 부문이 발목을 잡는다. 물적분할은 주주 가치를 희석시킨다. 집중된 기업이 더 명확하고 예측 가능하다.

결국 효라클이 말하는 '10계명'은 확률을 높이는 원칙이다. 이 원칙들을 지킨다고 100%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예측 가능한 손실은 피할 수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면, 손실을 피하는 사람이 결국 수익을 낸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한 번의 대박이 아니라 꾸준한 수익이다. 화려한 성공담보다 조용한 복리의 힘이 더 강하다. 그리고 그 복리는 손실을 최소화할 때 극대화된다. 효라클의 접근법은 화려하지 않다. 대박 종목을 찾아주지도 않는다. 대신 무너질 종목을 피하는 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짜 수익률을 높이는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다. 시장의 소음 속에서 침착함을 유지하고, 착시 속에서 본질을 보며, 열광 속에서 냉정함을 잃지 않는 투자자만이 살아남는다. 그리고 살아남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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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명상록 - 평정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민유하 엮음 / 리프레시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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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책이지만, 동시에 일기처럼 읽힌다. 아우렐리우스가 자신에게 건넨 말들이, 마치 나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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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명상록 - 평정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민유하 엮음 / 리프레시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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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책은 시대를 가리지 않는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그렇다. 2천년 전 로마 제국의 황제가 전쟁터와 궁정 사이에서 자신에게 건넨 말들이, 지금 이 순간 스마트폰 알림에 시달리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울림을 준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그것은 고전의 권위 때문이 아니다. 그가 남긴 문장들이 인간 내면의 본질 즉, 불안, 두려움, 분노, 욕망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초역 명상록>은 바로 그 본질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풀어낸 책이 다. 원문의 철학적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인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구체적 감정과 상황에 맞춰 재구성했다. 번역을 넘어 재창작에 가까운 방식이지만, 그 중심에는 여전히 아우렐리우스가 평생 붙들었던 하나의 질문이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아니, 더 정확히는 "어떻게 나를 지킬 것인가?"

철학은 혼란 속에서 필요하다. 세상이 질서정연할 때, 우리는 철학을 찾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정보는 넘쳐나지만 기준은 흐릿해지며, 타인의 평가가 자아를 잠식하는 시대에, 우리는 다시 묻는다. "나는 무엇을 믿어 야 하는가?" <초역 명상록>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외부에서 찾지 말라고, 오직 내면의 평정에서 출발하라고 말한다. 분노라는 이름의 자해.. "분노는 남을 상하게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해친다." 생각해 본다. 분노는 때로 정당하지 않은가? 부당함을 마주했을 때, 침묵하는 것이 오히려 비겁한 것 아닌가? 그러나 아우렐리우스가 말하는 분노는 그런 정의감과는 결이 다 르다. 그는 감정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감정에 지배되는 상태를 경계한다. 분노는 겉으로 보기엔 강렬하다. 상대를 향해 쏟아내는 말과 행동은 마치 내가 힘을 되찾은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 뒤에 남는 건 텅 빈 허탈함과, 스스로를 소진시킨 무력감이다. 분노는 외부를 향한 공격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면을 갉아먹는 과정이다. SNS에서 누군가의 말에 화가 나서 댓글을 단 뒤, 하루 종일 그 생각에 사로잡혀본 경험이 있다면 이 말의 무게를 안다. 상대는 이미 잊었을 일에, 나만 계속 붙들려 있는 것이다. 스토아 철학은 감정을 억누르라는 게 아니다. 감정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분노를 느끼는 순간, 한 발짝 물러서서 묻는 것이다. "이 감정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가?" 만약 그것이 나를 무너뜨리는 방향이라면, 그것은 내가 허락할 감정이 아니다. 아우렐리우스는 이를 '판단의 문제'로 본다. 외부 사건 자체가 아니라, 내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분노를 정당화하는 문화 속에 산다. "화 권리"를 주장하고, "분노 표출을 자유로 여긴다. 그러나 그 분노가 정말 나를 자유롭게 만드는가? 아니면 오히려 나를 그 감정의 노예로 만드는가? <초역 명상록> 이 질문을 계속 던진다. 그리고 그 대답은, 결국 스스로 내려야 한다.

<초역 명상록>이 전하는 핵심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세상을 다스리기보다, 자신을 다스리라."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 전체를 통치했지만, 그가 평생 붙들었던 건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일이었다. 외부 세계는 끊임없이 변하고, 타인은 예 측 불가능하며, 운명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내 마음만큼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평정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매 순간의 선택 속에서 만들어진다. 화가 날 때, 한 발짝 물러서는 선택. 타인의 말에 흔들릴 때, 내 기준을 다시 세우 는 선택. 미래를 걱정할 때,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선택. 이 작은 선택들이 쌓여, 결국 평정이라는 삶의 태도가 된다. 우리는 흔히 평온함을 "외부 조건이 좋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토아 철학은 그 반대를 말한다. 평온함은 외부와 무관하게, 오직 내 안에서 만들어진다. 폭풍우가 몰아쳐도, 내 마음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것이 평정이다. 아우렐리우스는 그것을 "영혼의 요새"라고 불렀다.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오직 나만의 안전한 공간이다.

<초역 명상록>은 그 요새를 세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화려한 수사도, 복잡한 이론도 없다. 오직 "내면을 지키는 데 필요한 정확한 한 문장"만을 남긴다. 그리고 그 문장들은,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왜냐하면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전히 불안하고, 화내고, 두려워하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여전히 평정을 갈망한다. 나는 이 책을 회사 책상에 두고, 하루에 한 번씩 펼쳐본다. 때로는 같은 문장을 여러 번 읽는다. 그럴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어제는 그냥 지나쳤던 문장이, 오늘은 가슴에 박힌다. 그건 아마도, 내가 오늘 겪은 일, 오늘 느낀 감정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철학은 추상적이지 않다. 그것은 매우 구체적으로, 지금 내 삶 속에서 작동한다.

<초역 명상록>은 철학책이지만, 동시에 일기처럼 읽힌다. 아우렐리우스가 자신에게 건넨 말들이, 마치 나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진다. 왜 화를 내는가?""왜 타인의 말에 흔들리는가?" "지금 이 순간, 너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은 2천 년 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 것이다. AI 시대... 흔들리는 시대, 평정을 묻는다. 그리고 그 답은, 언제 나 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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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의 100세 설계 수업 - 3050에게 필요한 노후 준비 참고서
강창희.유치영.신상훈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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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오래 사는 세대가 되었다. 의학의 발전과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평균수명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이제 100세까지 사는 것이 더 이상 희귀한 일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길어진 수명만큼 우리의 준비가 충분한가? 현실은 그렇지 않다. 퇴직 연령은 점점 빨라지는데 은퇴 후 생존 기간은 길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노후 준비의 부족함을 실감하고 있다. 50대 가구의 평균 순자산이 약 5억 원에 달한다고 하지만, 그 대부분은 거주하는 주택에 묶여 있어 실제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는 금융자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과거처럼 자녀에게 노후를 의지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 1980년대만 해도 부모의 노후를 자녀가 책임진다는 응답이 72%였지만, 2023년에는 12%로 급감했다. 이제 노후는 철저히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창희의 100세 설계 수업>은 인생 전체를 조망하는 종합 설계서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 책은 노후 준비를 돈의 문제로만 국한하지 않고, 자산 전체의 구조적 재편과 삶의 방식 자체를 재설계하는 관점으로 접근한다.


많은 젊은 세대들은 노후 준비가 아직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오늘을 살기도 바쁜데 수십 년 뒤를 걱정하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명확하게 말한다. 100세 시대의 노후 준비는 20~30대부터 시작해야 한다. 핵심에는 연금이 있다. 복지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을 보면, 고령자들이 수억 원의 목돈을 보유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소 생활비 정도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복지선진국인 것이다. 미국, 일본,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노후 주요 수입원 중 공적·사적 연금이 60~90%를 차지하지만, 우리나라는 29%에 불과하다. 연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노후자금을 아무리 많이 모아두어도, 자신의 수명보다 그 돈의 수명이 짧으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돈이 바닥날까봐 쓰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은 이유다. 하지만 매월 일정 금액의 연금이 평생 들어온다면, 그 불안감은 크게 줄어든다. 문제는 충분한 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가입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매월 적은 금액이라도 30~40년 장기간 불입해야 노후생활비로 활용할 만한 연금을 만들 수 있다. 책은 3층 연금 구조를 제시한다. 1층은 국민연금으로, 국가가 관리하고 책임지는 공적연금이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지급하는 종신연금이라는 점에서 가장 유리한 금융상품이다. 2층은 직장에서 가입하는 퇴직연금, 3층은 개인이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개인연금이다. 이 세 층을 탄탄히 쌓아나가는 것이 20~30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노후 준비인 것이다. 또한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인적자본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 높은 연봉을 받고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투자다. 본업에서 얻는 수입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큰 투자 엔진이기 때문이다.


책의 강점 중 하나는 인생 단계별로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40대가 되면 건강관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며 운동을 습관화하고, 특수질병보험도 준비해야 한다. 또한 자녀 관련 지출을 줄이고 자녀의 경제적 자립을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녀 교육과 결혼 문제에 대해 부부가 공통된 인식을 갖는 것이 자녀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50대는 가계자산 구조조정의 시기다. 이 시기는 자산도 많지만 부채도 가장 많은 때다. 따라서 부채 상환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특히 자녀들을 모두 독립시킨 부부가 부채를 안은 채로 과다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더욱 서둘러야 한다. 저성장·고령화 시대에 부동산의 장기 가격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50대에 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일은 퇴직 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평균수명이 70~80세일 때는 '공부-취업-은퇴'라는 삶의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인생 100세 시대에는 '공부-취업-공부-재취업'과 같은 순환형 삶의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가장 확실한 노후 대비는 평생현역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퇴직 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60대가 되면 재산을 늘리는 노력보다 현역 시절에 모아둔 재산 정도에 맞추어 살아가는 노력이 더 중요해진다. 진정한 경제적 자립이란 주어진 경제적 상황에 자기 자신을 맞추어 넣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70대가 되면 혼자 살게 될지도 모르는 노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편보다 오래 살 확률이 높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준비가 필요하다.

책은 투자에 대해서도 명확한 원칙을 제시한다. 최근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단기 쏠림 투자 성향이 심화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변동성이 큰 종목에 레버리지를 활용하거나, 가상자산에 과도하게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저자들은 50년 넘는 금융투자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단언한다. 개인이 변동성이 큰 상품을 빈번하게 매매하는 방식으로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책은 금융자산을 용도별로 3개의 주머니로 나누어 관리할 것을 제안한다. 첫 번째는 저축 주머니로, 몇 개월 이내에 지출해야 할 생활비나 비상금을 넣어두는 곳이다. 두 번째는 트레이딩 주머니로, 단기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려는 자금을 관리하는 곳이다. 이 주머니는 '오락용'이라고 생각하고 보유 금융자산의 2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 번째 자산형성 주머니다. 이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노후 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주머니로, 장기투자와 분산투자를 기본 전략으로 해야 한다. DC형 퇴직연금이 대표적인 예다. 30~40년 장기적립식투자를 통해 안정적으로 노후자금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장기·분산투자의 원칙은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는 시장 리스크와 개별 종목 리스크를 방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단기 시황 예측은 전설적인 투자자들도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주가 급락을 누가 예측할 수 있었겠는가? 따라서 좋은 주식을 사서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장기투자가 필요하다. 분산투자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한 종목에 집중하면 그 기업의 고유 요인으로 인한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여러 종목으로 분산하면 어느 한 종목의 손실을 다른 종목의 이익으로 상쇄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주식, 채권, CMA 등 리스크의 정도가 다른 투자 대상에 분산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책은 인생을 등산에 비유하며 자산관리 전략을 3단계로 나눈다. 첫 번째 단계는 자산을 적립하면서 운용하는 단계로,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퇴직하기 직전까지의 기간이다. 이 시기에는 지출보다 수입이 많으므로 남은 돈을 적극적으로 투자상품에 장기·분산 운용하여 자산을 축적해나가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퇴직 직후부터 80세 전후까지로, 모아둔 노후자금을 인출해 쓰면서 운용하는 단계다. 정기적인 급여소득이 없으므로 생활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노후자금에서 인출해야 하지만, 남은 자금은 계속 운용해야 한다. 세계적 평균치로 보면 노후자금 총액의 연 4% 정도를 생활비로 인출하면서 남은 자금은 정기예금리 플러스알파 정도의 수익률로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생활비를 줄이고 연금을 활용하며, 약간의 근로소득이라도 얻으려는 노력이다. 퇴직 후의 3대 불안인 돈, 건강, 외로움을 해소하는 최선의 방법은 바로 '일'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단계는 80세 전후부터로, 자산운용에서도 졸업하여 인출해 쓰기만 하는 단계다. 판단력이 흐려지므로 대부분의 자금을 예금이나 CMA 같은 원금손실 염려가 없는 상품에 넣어두고 인출해 쓰기만 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노후자금이 바닥나지 않도록 생활비를 절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노후의 가장 큰 불안은 결국 '언제까지 소득이 들어올 것인가'다. 이 책은 그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한다. 국민연금을 더 많이 받는 방법으로 임의가입제도, 연기연금제도, 임의계속가입제도, 추후납부제도, 크레딧제도 등을 소개한다. 특히 연기연금은 주목할 만하다.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는 대신 더 인상된 금액을 평생 받을 수 있는데, 1년을 늦추면 7.2%, 5년을 늦추면 36%가 더해진다. 다만 늦게 받는 만큼 수령 기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본인의 소득 상황, 건강 상태, 은퇴 계획을 종합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도 중요하다. 특히 DC형 연금의 경우 가입자가 직접 운용 책임을 지기 때문에 연금자산 운용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운용할 것인지,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형 상품으로 운용할 것인지, 국내에만 투자할 것인지 국제분산투자를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 책은 ISA와 IRP의 차이점도 명확히 설명한다. 사회 초년생이 결혼자금 등 단기 자금 마련을 원한다면 ISA가 적합하고, 장기적인 노후 소득원을 만들려면 연금계좌가 적합하다. 연금계좌는 세액공제 혜택이 있어 연말정산 시 환급액으로 돌려받을 수 있고, 이를 다시 재투자하면 장기적인 자산 형성에 더 도움이 된다.


책은 한 번 읽고 덮어두는 책이 아니라, 인생의 단계가 바뀔 때마다 다시 펼쳐보는 참고서다. 사회 초년생은 20~30대를 다룬 부분을, 퇴직을 앞둔 50대는 자산 구조조정과 연금 설계 부분을 집중적으로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메시지는 명확하다. 노후 준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일찍 시작할수록 유리하다는 것이다. 5060대에 시작해서는 너무 늦다. 그 연령대에서는 주어진 상황에 맞추어 사는 길밖에 없다. 제대로 된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2030대부터 직장생활 시작과 동시에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퇴직하지만, 누구나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의 인생은 더 길어지고, 준비는 늦출수록 더 어려워진다. 막연한 불안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바꾸는 첫걸음, 그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여정의 가장 현실적이고 든든한 안내자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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