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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 프로젝트 - 15주 운동 프로그램으로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김민철 외 지음 / 성안당 / 2025년 10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새해가 되면 우리는 으레 다이어리 첫 페이지에 '운동하기'라는 목표를 적어 넣는다. 헬스장 등록증을 끊고, 운동화 끈을 조이며, 이번에 야말로 달라질 것이라 다짐한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지 않아 우리는 다시 소파에 앉아 과자 봉지를 뜯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일까, 아니면 방법의 문제일까? 건강한 몸을 갖기 위한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유튜브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운동 영상이 있고, 인스타그램에는 완벽한 몸매를 자랑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정보가 많을수록 우리는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떤 운동이 나에게 맞는지, 이 자세가 정확한 것인지조차 알 수 없다. 결국 우리는 압도당한 채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
이번에 읽은 <단단 프로젝트>가 특별한 이유는 운동 동작을 알려주기 전에 마음을 다스리는 법부터 가르친다는 점이다. 이것은 매우 현명한 접근이다. 아무리 완벽한 운동 프로그램이 있어도 그것을 지속할 내면의 힘이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실패를 두려워한 나머지 시작조차 하지 못한다. '어차피 또 포기할 텐데'라는 자기 예언이 실제 행동을 막아버린다. 하지만 작심삼일도 열 번 반복하면 한 달이다.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 후에도 다시 시작하는 용기다. 완벽함이라는 환상을 내려놓고, 불완전하지만 지속 가능한 노력을 선택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다. To Do List를 작성하는 것도 강력한 도구다. 막연한 '운동 해야지'라는 생각을 '오늘 저녁 7시에 플랭크1분 하기'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꾸는 순간, 실천 가능성은 급격히 높아진다. 이러한 작은 성공 경험들이 쌓여 자신감이 되고, 자신감은 또 다른 도전의 발판이 된다.
운동을 할 때 '왜'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다. 누군가 시키는 대로 따라 하는 것과, 이 동작이 내 몸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이해하면서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근육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체중 관리의 원리는 무엇인지, 올바른 자세가 왜 중요한지를 아는 것은 운동에 대한 동기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이다. 프랭크 자세를 유지하며 온몸이 떨릴 때, 이것이 코어 근육을 강화하여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안다면 조금 더 버틸 수 있다. 땀을 흘리며 힘들어할 때, 이 순간 내 몸속에서 근섬유가 재생되고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 고통도 의미 있게 느껴진다. OX 퀴즈 형식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딱딱한 이론서가 아니라 흥미롭게 배울 수 있고, 잘못 알고 있던 상식을 바로잡을 수도 있다. 건강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정확한 지식을 갖추는 것은 스스로를 지키는 힘이 된다. 이론을 아무리 많이 안다 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많은 사람이 좌절한다.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60가지의 운동 프로그램을 15주에 걸쳐 체계적으로 배치한 것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준다. 초보자도 무리없이 시작할 수 있는 쉬운 동작부터 점진적으로 난이도를 높여가는 구성은 몸이 적응할 시간을 준다.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하다가 다치거나 지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내 몸의 한계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QR 코드를 통한 영상 제공은 특히 유용하다. 사진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동작의 흐름, 호흡법, 시선 처리 같은 디테일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마치 개인 트레이너가 옆에서 시범을 보여주는 것 같은 효과다. 잘못된 자세로 운동하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부상 위험도 있기에, 정확한 자세를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준비운동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사람이 귀찮다는 이유로 준비운동을 생략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 차가운 근육을 갑자기 사용하면 부상 위험 이 높아진다. 몇 분의 준비운동이 한 달의 회복 기간을 막아준다고 생각하면, 이를 생략할 이유가 없다.
운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자신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체크리스트는 강력한 동기부여 도구 다. 매일 체크 표시를 하나씩 채워가는 것만으로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일주일, 한 달, 석 달이 지나 체크 표시로 가득 찬 페이지를 보면, 내가 정말 해냈구나'라는 자부심이 생긴다. 복잡한 운동 일지를 작성하라고 하면 그것 자체가 부담이 되어 지속하기 어렵다. 하지만 간단한 체크 표시만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다면, 심리적 장벽이 훨씬 낮아진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기록이 아니라, 꾸준한 실천과 그 흔적을 남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변화는 때로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천천히 일어난다. 매일 거울을 보는 우리는 자신의 변화를 잘 인지 하지 못한다. 하지만 기록을 돌아보면 분명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에는 30초도 버티기 힘들었던 플랭크를 이제 1분 넘게 할 수 있다는 것, 처음에는 5개도 힘들었던 스쿼트를 이제 20개씩 한다는 것. 이런 작은 진보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
운동을 하다 보면 몸뿐 아니라 마음도 변한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힘든 운동을 해내는 과정에서 인내심을 배우고, 어제의 나보다 나 아진 오늘의 나를 발견하며 자존감이 높아진다. 규칙적인 운동은 생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찍 일어나게 되고, 식습관이 개선되고, 시간 관리 능력이 향상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진리다. 몸이 건강해지면 마음도 건강해진다. 반대로 마음이 건강해지면 몸을 돌볼 여유와 의지가 생긴다. 이 둘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선순환 고리를 이룬다. 15주는 약 100일이다. 습관이 형성되는 데 필요한 시간으로 흔히 21일을 이야기하지만, 진정으로 몸에 배어 자동화되려면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 15주는 운동이 특별한 노력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가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