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koogi386님의 서재 (koogi386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20 Jun 2026 23:14:12 +0900</lastBuildDate><image><title>koogi386</title><url>http://image.alad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koogi386</description></image><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AI 바이브 코딩 마스터 - [AI 바이브 코딩 마스터 - Lovable로 만드는 5가지 프로젝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983</link><pubDate>Sun, 14 Jun 2026 14:1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98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1483082&TPaperId=173339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51/69/coveroff/893148308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1483082&TPaperId=1733398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AI 바이브 코딩 마스터 - Lovable로 만드는 5가지 프로젝트</a><br/>정의석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05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처음 '바이브 코딩'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코딩이란 것이 수십 년간 전문가들의 영역이었고, 그 문턱 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포기를 선택해 왔다. 그런데 이제 AI와 자연어로 대화하듯 소통하면 코드가 만들어진다고? 마치 요리를 전혀 못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음식을 말하면 요리사가 만들어준다'는 소식처럼 들렸다. 편리하기는 하겠지만, 과연 그게 진정한 요리를 아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함께 따라왔다. 하지만 시대는 이미 변해 있었다. 대형 언어 모델(LLM)이 등장하고,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코드를 생성하는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프롬프트가 곧 코드다'라는 명제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바이브 코딩은 단순히 AI에게 코드를 대신 짜달라는 행위가 아니다. 프로그래머의 역할 자체가 '타이피스트'에서 '설계자'로 전환되는 패러다임의 변화다. AI가 생성한 코드를 검증하고, 방향을 제시하고, 결과를 판단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달라진 것은 도구의 성능이 아니라, 인간이 그 도구와 협업하는 방식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lt;AI 바이브 코딩 마스터&gt;를 손에 쥐고 읽기 시작하면서, 이 책이 단순한 툴 사용 매뉴얼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책은 자기소개 페이지 만들기라는 작은 출발점에서 시작해, 가게 홈페이지, 로그인과 장바구니가 있는 온라인 스토어, 예약 시스템, 그리고 실제 결제가 연동된 서비스까지 단계적으로 독자를 이끌어간다. 각 단계는 이전 경험 위에 쌓이며 자연스럽게 복잡도가 높아지는 구조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프롬프트 설계에 대한 저자들의 태도였다. 책은 AI를 마치 노예처럼 명령을 던지는 대상이 아니라, 존중과 신뢰를 쌓아가야 할 협업 파트너로 바라본다. C.L.E.A.R. 원칙으로 정리된 프롬프트 설계 방법론, 7요소 프레임워크, 그리고 점진적으로 수정하고 개선해나가는 과정은 단순히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대한 훈련이기도 하다. AI와 대화하는 능력이 곧 문제를 구조화하고 해결하는 사고 능력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물론 현실은 냉정하다. 바이브 코딩이 '쉽다'는 인식과 실제 경험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한다. 외부 API 연동이 막히거나, 데이터베이스 보안 설정에서 예상치 못한 오류가 튀어나올 때, AI는 다양한 해결책을 제안하지만 그 제안을 판단하고 적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더구나 '만드는 것'과 '운영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다. 서비스를 배포한 이후의 비용 관리, 보안 대응, 사용자 피드백 반영, 버그 수정 등이 모든 것들이 바이브 코딩의 영역 안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 책은 솔직하게 짚어준다. 책 곳곳에서 저자들은 'AI가 다 해준다'는 환상을 경계한다. AI가 만들어낸 코드는 종종 임시방편적인 해결책을 포함하며, 내부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수정과 확장이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코드를 처음부터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실패를 반복하면서 전체 흐름을 체득하는 과정이다. 아이디어를 구조화하고, AI와 대화하며 구현하고, 결과를 검증하고 다시 개선하는 이 사이클이 곧 현대적 의미의 코딩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공감한 대목은 'Day 2의 시작'이라는 챕터였다. 서비스를 만드는 흥분과 완성의 기쁨이 지나가고 나면, 진짜 운영이 시작된다. 사용자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기능을 사용하고, 트래픽이 몰리며 서버가 느려지고, 어느 날 갑자기 결제 오류가 발생한다. 이때 당황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운영 가능한 서비스'를 설계하는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저자들이 강조하는 완료 정의(Definition of Done), 근본 원인 분석(RCA), 프롬프트 자산화 같은 개념들은 바이브 코딩을 단발성 실험이 아닌 지속 가능한 실천으로 만들기 위한 핵심 도구들이다. 개인적으로 책을 통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다. 이전까지 웹 서비스나 앱 개발은 전문 개발팀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충분한 시간과 의지, 그리고 AI라는 파트너가 있다면, 아이디어를 가진 한 사람이 실제로 동작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물론 그 서비스가 시장에서 성공할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앱 스토어에는 이미 수천만 개의 앱이 존재하고, 그중에서 사용자에게 진정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은 극히 일부다. 기술이 만들어주는 가능성과,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통찰력은 서로 다른 층위에 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시도할 것이다. 이번에는 더 명확한 방향으로. 바이브 코딩을 통해 무엇을 만들지보다, 왜 만들지를 먼저 물을 것이다. 사용자가 누구이고, 그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만드는 서비스가 그 필요를 어떻게 채워줄 수 있는지, 이 질문들이 프롬프트 한 줄보다 더 중요한 설계도임을 이제는 안다. AI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LLM을 넘어 AI 에이전트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간이 개입해야 하는 영역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럴수록, 인간이 제공해야 하는 것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 무엇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판단,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공감, 그리고 왜 지금 이것이 필요한지에 대한 통찰 등 이것들은 어떤 모델도 대신해줄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코드 없이 세상을 설계한다”는 말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몰라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설계자로서의 사고방식, 즉 무엇을 어떻게 왜 만들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가 왔다는 선언이다. 바이브 코딩은 그 선언의 첫 페이지일 뿐이다. 책은 그 페이지를 넘기는 방법을 가르쳐준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51/69/cover150/893148308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516902</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히스토리아 비테이 - [히스토리아 비테이 - 46억 년 전 지구 탄생부터 기후 변화와 AI까지, 세계적 석학이 들려주는 생명의 빅히스토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941</link><pubDate>Sun, 14 Jun 2026 13: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94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138333&TPaperId=1733394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31/0/coveroff/k28213833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138333&TPaperId=1733394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히스토리아 비테이 - 46억 년 전 지구 탄생부터 기후 변화와 AI까지, 세계적 석학이 들려주는 생명의 빅히스토리</a><br/>최재천 지음 / 지식서재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로마의 정치 사상가 키케로는 "Historia Magistra Vitae", 즉 "역사는 삶의 스승이다"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생태학자 최재천은 이 고전적 경구를 책의 제목으로 삼으면서 한 가지 중요한 확장을 시도한다. 그가 말하는 '역사'는 인류 문명의 역사가 아니라, 46억 년에 걸친 지구 생명 전체의 역사다. 인간이 기록하기 시작한 수천 년이 아니라, 최초의 화학물질이 자기복제를 시작한 그 순간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생명의 대서사를 펼쳐 보임으로써, 우리 시대가 직면한 위기의 본질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는 것이 이 책의 근본 목적이다. 저자는 스스로를 '관찰학자'라 부른다. 수십 년간 동물의 행동을 관찰해 온 그의 눈에, 가장 신기한 동물은 다름 아닌 인간이다. 이 책은 그 오랜 관찰의 집대성이자, 자연과학에서 출발하여 인문학과 사회 문제로까지 뻗어 나간 그의 학문적 궤적 전체를 담아낸 역작이다.<br>책은 46억 년 전 우주의 성운이 뭉쳐 지구가 탄생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그로부터 8억 년 뒤, 어딘가 물이 있는 환경에서 자기복제 능력을 지닌 화학물질이 우연히 탄생했다. DNA이든 RNA이든, 그 물질이 자연선택을 거치며 진화를 거듭한 끝에 오늘날의 생명 다양성이 펼쳐졌다. 수중 생물이 육지로 올라와 파충류, 조류, 포유류가 되었고, 포유류 중 일부가 영장류가 되었으며, 그 영장류의 한 가지 끝에서 약 3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했다.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진화에 방향성이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진화를 '발전'이나 '진보'로 이해하지만, 다윈 자신은 어떤 생물이 고등하거나 하등하다고 말하기를 거부했다. 진화란 당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결과가 유전될 뿐이며, 그 선택이 미래에도 최선이라는 보장은 없다. 공룡은 못났기 때문에 멸종한 것이 아니라, 당시 게임의 법칙이 바뀌었기 때문에 사라졌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명제는, 힘과 지능을 앞세우는 인간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경고처럼 들린다. 인간의 눈에 맹점이 있고, 음식과 공기가 교차하는 목구멍의 구조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이 결함들은 척추동물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설계의 흔적이다. 완벽해 보이는 인체조차 '그때그때 최선의 타협'이 쌓인 결과물임을 알게 될 때, 우리는 자신에 대한 오만을 내려놓게 된다.<br>책의 핵심 메시지는 단 하나로 압축된다. 공생(共生)이다. 나무는 뿌리 아래 균근균과 박테리아가 형성한 '우드 와이드 웹(Wood Wide Web)'을 통해 서로 영양분과 위험 신호를 나누며 살아간다. 곤충의 공격을 받은 사탕단풍나무가 페놀과 탄닌을 분비하면, 아직 공격받지 않은 이웃 나무들도 즉각 같은 방어 물질을 만들어 낸다. 개미는 페로몬으로 정교한 의사소통 체계를 구축하며 집단 지성을 발휘한다. 파리지옥은 먹이가 감각모를 건드리는 횟수를 기억하고 계산해,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이러한 공생의 지혜는 생물 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균류는 나무에게 정보를 배달하고, 나무는 균류에게 양분을 제공한다. 꽃은 벌에게 꿀을 내어 주고, 벌은 꽃가루를 옮겨 번식을 돕는다. 이 상호 의존의 망이 끊어질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저자는 기후 변화로 인한 '생태 엇박자' 현상을 통해 보여 준다. 꽃의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꿀벌의 활동 시기와 어긋나게 되면, 벌은 먹이를 구하지 못해 죽고 꽃은 수분을 받지 못해 번식하지 못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100대 작물 중 71종이 꿀벌의 수분 활동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이 작은 엇박자가 얼마나 거대한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실감하게 한다.<br>46억 년의 생명 역사에서 호모 사피엔스는 불과 30만 년 전에 등장한 막내다. 그런데 이 막내는 진화의 역사에서 전례 없는 방식으로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저자는 인류를 '생태계 교란종'이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열대에서 한대에 이르기까지 지구 전역에 퍼져 사는 유일한 종인 인간은, 지금 사는 곳이 오염되어도 달리 옮겨 갈 곳이 없다는 점에서 스스로 자신의 생존 기반을 파괴하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고 있다. 기후 변화는 그 교란의 가장 심각한 결과 중 하나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 평균 기온은 약 1.5도 상승했으며, 2024년에 이미 IPCC가 재조정한 1.5도 목표를 넘어섰다. 1도 남짓한 상승이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저자는 이 수치가 폭염, 집중 호우, 빙하 융해로 이어지며, 2도를 넘어서면 생태계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고 경고한다. 코로나19를 비롯한 신종 전염병의 창궐 역시 인간이 야생의 영역을 침범한 대가다. 박쥐와 천산갑을 거쳐 인간에게 전달된 바이러스의 경로는, 공생의 균형을 깨뜨린 결과가 어떤 방식으로 되돌아오는지를 보여 주는 생생한 사례다. 동물원에 갇혀 무기력한 눈빛을 잃어버린 고릴라, 수족관에서 쇼를 강요당하다 우울증에 걸린 돌고래, 좁은 카페에서 수천 번의 낯선 손길에 이상 행동을 보이는 야생동물들. 저자가 목격하고 기록한 이 장면들은 단순한 동물 복지의 문제를 넘어, 인간이 자연과 맺어온 관계 방식 전체를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다.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낸 경험에서 저자가 찾은 것은 단순한 보람이 아니라, 공생의 회복이 가져오는 진정한 풍요였다.​저자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힘세고 강한 것이 생존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 이웃과 함께 생존력을 높이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전략임을 46억 년의 생명 역사가 증명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류가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현명한 인간)에서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 공생하는 인간)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생명들이 공통적으로 채택한 전략을 인간 사회에 적용하자는 진화적 통찰이다. 저출생 문제에 대한 저자의 시각도 같은 맥락에서 흥미롭다. 갈매기가 바깥일과 집안일을 정확히 반반씩 분담하며 자식을 기르는 모습에서 그는 인간 사회의 해법을 끌어낸다. 돈으로 출산을 독려하는 정책보다, 남성이 육아에 온전히 참여할 수 있는 사회 구조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갈매기의 생태에서 배운 지혜다. 자연은 단지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라, 인간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 영감을 주는 스승이다.<br>책은 방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결코 무겁지 않다. 개미의 냄새길 페로몬 이야기, 파리지옥의 셈 능력, 고릴라 하람베의 비극적 죽음, 제돌이의 귀환까지, 구체적이고 생생한 이야기들이 거대한 논지를 받쳐 주기 때문이다. 읽는 내내 경이로움과 반성을 오가며, 자신이 이 거대한 생명의 그물 안에 속해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과학자로서 저자는 신의 창조를 입증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생명의 기원에 대한 믿음의 영역을 존중한다. 그가 다윈주의자이면서도 오만하지 않은 이유는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46억 년의 역사가 가르쳐 준 것은, 어떤 존재도 홀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단순하고도 심오한 진리다. 팬데믹,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의 급감이 동시에 밀려오는 지금,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게 울린다. 결국 묻는다. 우리는 지구에서 가장 늦게 태어난 막내로서, 수십억 년 먼저 이 땅에서 공생의 법칙을 체득한 선배 생명들에게 무엇을 배울 것인가. 그 답을 찾는 일이 바로 '히스토리아 비테이', 생명의 역사에서 삶의 지혜를 배우는 길이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31/0/cover150/k28213833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310095</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운의 그릇 - [운의 그릇 - 걱정과 불안을 씻어내고 내 안의 운을 발견하는 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869</link><pubDate>Sun, 14 Jun 2026 13: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86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139843&TPaperId=1733386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44/65/coveroff/k57213984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139843&TPaperId=1733386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운의 그릇 - 걱정과 불안을 씻어내고 내 안의 운을 발견하는 법</a><br/>사토 후미아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북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우리는 흔히 "행운"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복권 당첨이나 우연한 만남처럼 외부로부터 찾아오는 무언가를 떠올린다. 그러나 사토 후미아키는 행운에 대한 이러한 통념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책은 인생의 끝자락에 선 주인공이 거대한 빛의 존재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 진정한 행운이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비롯된다는 사실 을 깨달아가는 이야기다. 소설적 형식을 빌린 자기계발서라는 독특한 구성 안에서, 저자는 인간의 의식, 미토콘드리아, 에 너지 법칙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의 흥미롭고도 도발적인 개념은 바로 인간 내면에 공존하는 두 가지 의식이다. 저자는 우리 안에 "미토콘드리아의 의식"과 "나의 의식"이 함께 존재한다고 말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우리가 중학교 생물 시간에 배웠듯이 세포 내에서 생명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토콘드리아가 단순한 에너지 생산 기관이 아니라 인간의 동물적 생존 본능 즉 식욕, 수면욕, 안전 욕구, 타인과의 비교, 집단에 대한 적응 욕구을 주도하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반면 나의 의식은 꿈, 목표, 사랑, 조화를 소중히 여기는 보다 고차원적인 자아를 의미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는 경쟁과 스트레스, 정보의 과부하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미토콘드리아의 의식에 지배당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SNS 속 타인의 삶과 자신을 비교하며,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느라 진정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잊어버리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제기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지금 누구로 살고 있는가? 미토콘드리아인가, 나인가?” 이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다. 수많은 사람들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닌 '남들이 기대하는 삶'을 살면서도 그 사실을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소진한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명상, 마음챙김(mindfulness), 그리고 자신의 내면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행위를 통해 "나의 의식"을 되 찾을 것을 권한다. 이 개념은 불교의 무아 사상이나 융의 자아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인간은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나의 의식이 살아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외부의 자극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 에너지의 덩어리 "로 이해한다. 가족, 학교, 회사, 국가와 같은 집단은 각각 하나의" 에너지 볼(energy bal) " 로서 존재하며, 개인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방출하는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 개념은 현대 물리학의 관점에서도 완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다. 양자역학은 모든 물질이 결국 에너지의 진동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밝혀냈고,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도 집단의 분위기나 문화가 개인의 감정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이 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직장에서 부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조직에 속해 있으면 개인의 창의성과 의욕이 급격히 저하되고, 반대로 긍정적이고 활기찬 환경에서는 개인도 더 높은 성과를 낸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일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또 하나의 핵심 개념은 "세상 모든 것에는 이면성이 있다"는 것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성공이 있으면 실패가 있으며,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다. 이 이면성은 단순한 철학적 관찰이 아니라, 우리가 삶의 어려운 순간 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대한 실천적 지침이 된다. 저자는 "좋은 면을 찾는 게임"을 일상에 도입하라고 권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하려는 습관은 뇌의 신경 회로를 변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삶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전환시킨다. 아울러 저자는 "타인을 바꾸려는 시도"는 미토콘드리아의 의식에서 비롯된 무의미한 행위라고 단언한다. 마치 이미 완성된 연극 대본 속 등장인물을 관객이 바꿀 수 없듯이, 타인의 행동과 선택은 결국 그 사람 자신의 의식에 달려 있 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자신의 에너지 상태를 높이고, 그것을 통해 주변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것뿐이다. 이는 노자의 무위 사상, 즉 억지로 강요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동양 철학의 지혜와도 깊이 공명한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은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매우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연 진정한 나로 살고 있는가? 우리는 미토콘드리아의 본능에 이끌려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기준에 맞추느라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저자의 메시지는 간결하지만 강력하다. 진정한 행운은 외부로부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식을 깨우고, 에너지를 정비하며, 주변에 좋은 에너지를 순환시킬 때 비로소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좋은 음식을 먹고, 몸을 움직이며,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고, 매 순간 자신의 내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이 작은 실천들이 쌓여 결국 인생을 바꾸는 대행운의 물결을 만들어낸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44/65/cover150/k57213984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446510</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수학자의 생각 수업 - [수학자의 생각 수업 - 수학적 모델링과 과학적 사고를 둘러싼 30가지 질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864</link><pubDate>Sun, 14 Jun 2026 13: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86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9772&TPaperId=1733386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7/15/coveroff/k53213977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9772&TPaperId=1733386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수학자의 생각 수업 - 수학적 모델링과 과학적 사고를 둘러싼 30가지 질문</a><br/>주하오난 지음, 이지수 옮김, 김지혜 감수 / 미디어숲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우리는 오랫동안 수학을 시험지 위에 가두어왔다.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풀고, 점수를 받는 것. 그것이 수학의 전부라고 믿어온 시간이 얼마나 길었던가. 그러나 주하오난은 그 오래된 오해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책은 북경대학 출신의 수학 교사이자 수학 모델링 연구실 책임자인 저자가 학생들과 나는 30번의 대화를 통해, 수학이 계산 도구만이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고 탐구하는 사유의 언어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책을 읽으며 그 대화들 속에 담긴 사유의 흐름을 따라가며, 수학의 본질과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되새겨 볼 수 있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저자가 책을 쓴 첫 번째 이유는 명료하다. 수학은 시험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학생들이 세계를 이해하고 탐구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Henri Poincare)의 말처럼, 수학은 우아하고 통일된 진리를 추구한다. 책 전체의 정신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흔히 정답을 구하는 과정에만 집중한다. 문제는 이미 주어져 있고, 풀이 방법도 정해져 있으며, 학생은 그 틀 안에서만 움직이도록 훈련된다. 그러나 현실 세계의 문제들은 그렇지 않다. 현실의 문제는 불명확하고, 변수는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정답이 하나가 아닌 경우도 많다. 바로 이 지점에서 수학 모델링의 진정한 가치다. 수학 모델링이란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수학적 언어로 번역하고, 그 구조를 분석하여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계산자가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고, 질문을 던지고, 가설을 세우고, 검증 하는 사고자가 된다. 저자가 책 속 30번의 대화에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수학은 배움의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을 가능하게 하는 지도이며, 나침반이다. 책을 읽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단지 수학 모델링의 기술적 방법론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수학이 어떻게 우리의 인식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는지, 수학적 사고가 일상적 삶의 문제를 어떻게 다르게 보게 만드는지를 생동감 있는 예시와 대화를 통해 보여준다. 수학은 특정 문제를 푸는 기술이 아니라, 어떤 문제든 접근할 수 있는 사유의 틀인 것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AI는 방대한 데이터로 현상을 정확히 기술한다. AI는 패턴을 분석하고 원인과 결과를 도출하는 데 점점 더 능숙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반사실적 상상력(counterfactual reasoning), 즉 “만약 전제가 달랐다면 세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를 묻는 능력이다. 이 질문은 가정을 의심하고, 구조를 뒤집어보며, 전혀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창조적 사유를 요구한다. 철학이 수천 년 동안 해온 일이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수학 모델링 역시, 어떤 가정 하에 어떤 모델이 작동하는지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이 질문을 던진다. 철학적 사유가 방향을 제시하고, 수학적 방법이 구조를 부여하며, 지식의 축적이 이를 뒷받침할 때, 비로소 진정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세 요소는 서로를 긴장 속에서 견인하며 사유를 깊게 한다. 어느 하나가 빠지면 사유는 편향되거나 공허해진다. 이 프레임워크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 어떤 능력을 길러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제안이다. AI가 계산하고 분석할 때, 인간은 묻고 상상하고 의심해야 한다. Al 가 최적의 답을 찾을 때, 인간은 과연 이 질문 자체가 올바른가를 되물어야 한다. 수학 모델링 교육은 바로 그 능력을 키우는 훈련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철학과 수학은 어떻게 결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가? 교육 현장에서 자주 무시되는 질문이다. 수학은 그저 공식이고, 철학은 그저 관념이라는 이분법이 팽배한 까닭이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위대한 수학자들은 동시에 깊은 철학자들이었 다. 피타고라스는 수의 본질에 관한 형이상학을 논했고, 데카르트는 기하학과 인식론을 결합했으며, 라이프니츠는 미적분과 철학적 단자론을 함께 발전시켰다. 푸앵카레는 수학적 직관과 철학적 사유의 관계를 탐구했다. 수학과 철학은 본래 하 나의 뿌리에서 자란 두 가지였다. 수학 모델링의 과정 자체가 철학적이다. 어떤 변수를 선택하고 어떤 변수를 무시할 것인 가의 판단은 가치론적 선택이다. 어떤 모델이 현실을 더 잘 반영하는가의 평가는 인식론적 논쟁이다. 모델이 현실과 다를 때 우리는 무엇을 수정해야 하는가의 물음은 진리론적 성찰을 요구한다. 수학 모델링을 가르친다는 것은 곧 이 모든 철학 적 사유를 실천적으로 훈련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수학을 손에 쥐면 어디에나 쓸 수 있는 묵직한 망치에 비유한다. 이 망치를 잘 쓰는 사람은 어떤 문제 앞에서도 두렵지 않다. 망치 자체가 아니라 망치를 쓰는 사람의 판단력이 중요하다는 것, 그것이 철학과 수학의 결합이 필요한 이유다. 하비 머드 칼리지(Harvey Mudd College)에서 수학과 컴퓨터를 공부하는 학생이 "수학 모델링이 개인 성장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가"를 나누는 장면도 이 맥락에서 이해된다. 수학 모델링의 경험은 단지 전공 역량이 아니라, 삶의 문제를 구조화하고, 불확실성 속에서도 논리적으로 전진하는 인간적 능력 을 키워준다. 그것이 개인 성장의 근간이 된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은 수학을 통해 세계를 다시 보는 법, 질문을 다시 던지는 법, 그리고 인간으로서 AI 시대를 살아가는 법에 관한 철학적 고찰을 이야기 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수학 교육의 비전은 명확하다. 수학은 정답을 암기하는 과목이 아니라, 올바른 질문 을 찾는 훈련이다. 수학은 학생을 시험 기계로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그들이 세계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감지하고, 분석하고, 창조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지적 성장의 언어다. AI가 점점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미래에, 인간의 고유한 가치는 '왜'라는 질문을 멈추지 않는 데 있다. 무엇이 그러한지, 왜 그러한지를 넘어서,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될지를 묻는 상상력과 용기. 그것이 수학 모델링이 궁극적으로 가르치고자 하는 것이며,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수학은 여전히 살아있는 언어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7/15/cover150/k53213977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771545</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불안한 날에 니체를 읽는다 - [불안한 날에 니체를 읽는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850</link><pubDate>Sun, 14 Jun 2026 12: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85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9668&TPaperId=173338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69/92/coveroff/k37213966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9668&TPaperId=1733385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불안한 날에 니체를 읽는다</a><br/>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상현 엮음 / 필름(Feelm) / 2026년 05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오늘 아침, 나는 AI에게 물었다. "요즘 왜 이렇게 공허하지?" 몇 초도 채 되지 않아 답이 돌아왔다. 유려하고, 따뜻하고, 논리적이었다. 현대인의 정서적 피로에 대한 설명, 회복을 위한 다섯 가지 방법, 그리고 마지막엔 어김없이 이런 문장이 따라붙었다. "지금 이 순간의 당신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잠시 멈췄다. 위로가 되었냐고? 솔직히 말하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차갑게 식은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은 것처럼, 따뜻하긴 한데 어딘 가 본래의 온도가 아닌 것 같은 그 느낌. 그 감각이 무엇인지 설명할 언어를 찾지 못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lt;불안한 날에 니체를 읽는다&gt;를 손에 들게 되었다. 그리고 첫 페이지부터 깨달았다. 내가 이상하게 여겼던 그 감각의 이름이 무엇인지를...<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생성형 AI는 경이로운 존재다. 방대한 인류의 지식을 학습하고,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며, 질문에 막힘 없이 답한다. 무엇보다 24시간 지치지 않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새벽 세 시에 잠 못들고 뒤척이다가 쏟아내는 넋두리에도, AI는 한결 같은 어조로 응답한다. 그런데 바로 거기에 함정이 있다. AI는 구조적으로 사용자를 불편하게 만들 수 없다. 정확히는, 불편하게 만들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AI는 내가 원하는 것을 예측하고, 내가 듣고 싶어 하는 방향으로 언어를 조합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걸러지는 것들이 있다. 날카로운 지적, 불편한 역질문, 그리고 그건 틀렸다"는 단호한 부정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니체는 이것을 무엇이라고 불렀을까. 아마 무리 본능(herd instinct)에 봉사하는 도구라고 했을 것이다. 가장 많은 사람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방향으로 수렴하는 존재. 최대 다수의 최대 위안을 위해 최적화된 기계다. 문제는 그 위안이 때로 성장을 멈추게 한다는 것이다. 내가 새벽에 Al에게 공허함을 털어놓았을 때, AI는 나를 위로했다. 하지만 니체라면 이렇게 물었을 것이다. "그 공허함은 어디서 왔는가? 당신은 정말 지금의 삶을 선택했는가? 아니면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는가?" 그 질문은 듣기 싫다. 불편하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 진짜 위로의 시작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AI는 패턴을 학습한다. 수십억 개의 문장을 읽고, 어떤 단어 다음에 어떤 단어가 오는지, 어떤 질문에 어떤 답이 자연스러운지를 익힌다. 그래서 AI는 인류가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들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재현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AI가 학습한 것은 결국 과거의 인류가 이미 생각한 것들의 총합이다. 거기엔 어제까지의 지혜가 있지만, 내일을 향한 창조는 없다. 지금까지 기록된 언어들의 평균값은 있지만, 그 평균을 깨뜨리는 이단의 목소리는 희석된다. 니체가 가장 경멸했던 것 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는 "최후의 인간" 을 이야기했다. 안락함을 발명하고, 위험을 피하며, 자신을 돌볼 줄 알고, 오래오래 살지만, 결코 별 하나를 낳지 못하는 존재. 니체의 언어로 말하자면, 생성형 AI는 인류의 지식을 집대성했지만, 동시에 인류를 '최후의 인간'으로 이끄는 가장 효율적인 통로가 될 위험을 품고 있다. 검색 한 번에 답을 얻고, 고민 한 번에 해결 책을 받고, 감정 한 번에 위로를 소비하는 삶. 그 편리함에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스스로 질문을 만드는 능력을 잃어간다. 가장 중요한 질문들, 즉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가를 AI에게 외주로 맡기게 된다. 그런데 그 질문들만큼은, 대신 답해줄 수 있는 존재가 이 세상에 없다. AI도, 니체도, 그 누구도.<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니체는 파괴를 말했다. 나를 병들게 하는 가치관, 타인의 기준으로 만들어진 성공의 공식, 스스로를 속이는 변명들. 그것 들을 먼저 부수지 않으면 새로운 삶은 시작되지 않는다고. AI 시대에 그 말은 더 절박하게 들린다. 왜냐하면 지금의 환경은 우리가 망치를 들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생각하기 전에 AI가 먼저 답을 내놓고, 선택하기 전에 알고리즘이 먼저 추천을 한다. 불안함을 느끼기도 전에 콘텐츠가 그 틈을 채운다. 이 환경 속에서 인간은 점점 자신의 내면 과 조용히 마주 앉는 시간을 잃어간다. 하지만 바로 그 고독의 시간이, 니체가 말한 창조의 토양이다. 루살로메에게 거절 당하고 극심한 고통 속에 홀로 남겨진 니체가 &gt;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gt;를 썼다는 사실은 그래서 단순한 일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 작품은 위로받은 자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아무도 위로해주지 않는 절대 고독 속에서 탄생했다. AI가 잘하는 것이 있다면, 아마 우리의 '현재'를 더 편안하게 만드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니체가 말하는 성장은 편안함에 서 오지 않는다. 그것은 불편함을 똑바로 직시하고, 그 불편함을 껴안고 걸어가는 데서 온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아모르 파티(Amor Fat). 운명을 사랑하라." 니체의 이 말이 AI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이 시대가 운명을 사랑하기 가장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이다. 고통은 빠르게 희석되고, 실패는 곧바로 다른 자극으로 대체되며, 불안은 클릭 한 번으로 잠시 잊힌다. 그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깊이 응시하고, 고통까지 포함한 삶의 전체를 긍정하는 일은 이전 보다 훨씬 더 의식적인 노력을 요구한다. 책을 덮고 나서 다시 AI 앞에 앉았다. 그리고 이번엔 다른 방식으로 물어봤다. "내가 지금 공허하다고 느끼는 건, 어쩌면 내가 원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일까?" AI는 이번에도 성실하게 답했다. 하지만 나는 이번엔 그 답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잠시 화면을 닫고 혼자 그 질문과 마주 앉았다. 그것이 니체가 가르쳐준 것이었다. 답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과 함께 버티는 것. 불안을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불안이 가리키는 방향을 직시하는 것이다. 니체는 AI가 없던 시대를 살았다. 하지만 그가 던진 질문들은 오히려 AI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더 선명하게 울린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69/92/cover150/k37213966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699252</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847</link><pubDate>Sun, 14 Jun 2026 12: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8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139977&TPaperId=173338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2/79/coveroff/k0721399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139977&TPaperId=173338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a><br/>박상미 지음 / 저녁달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눈 속에서도 가장 먼저 고개를 내미는 수선화처럼, 나는 늘 관계 속에서 누구보다 먼저 상처를 입었다. 누군가 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 한마디가 오래도록 가슴에 박혀 있었고,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 한 채 집에 돌아와 이불 속에서 혼자 되새기는 밤이 적지 않았다. 왜 나는 이렇게 약한가. 왜 나는 이렇게 쉽게 흔들리는가. 책을 읽으며 비로소 깨달았다. 문제는 내 가 약해서가 아니었다. 뿌리가 아직 충분히 깊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크고 단단해 보이는 나무도 뿌리가 얕으면 거 센 바람 한 번에 쓰러진다. 나의 뿌리는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 즉 자존감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오랫동안 나 자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내성적이고, 말주변도 없고, 늘 눈치를 보고,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어 하는 쓸데없는 욕심까지 있었다. 그 욕심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스스로를 탓했고, 그 자책은 다시 상처가 되어 나를 깎아내렸다.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서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 있었던 것이다. 타인의 평가 하나하나에 온 마음이 출렁이는 것은 어쩌 면 당연한 결과였다. 자존감이라는 뿌리가 깊어야 비로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이기심이 아니라 건강한 관계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책은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말해주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관계에서 받은 상처보다 더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그 상처를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되재생하는 나 자신이었다. 누군가에 게 상처 되는 말을 들으면 며칠이고 그 장면을 반복해서 떠올렸고, 왜 그랬을까, 내가 뭘 잘못했을까, 그 사람은 나를 어떻 게 보는 걸까, 하는 생각의 늪에 빠져들었다. 이것이 바로 '두 번째 화살" 이었다. 처음 화살은 타인이 쏜 것이지만, 두 번째 화살은 내가 나에게 스스로 쏘는 것이다. 이미 아픈 자리에 다시 상처를 입히는 행위. 생각해보면 나는 타인에게 입은 상 처보다 스스로에게 가한 두 번째 화살로 훨씬 더 오래, 더 깊이 앓아왔던 것 같다. 상처의 크기는 처음 맞은 순간이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오래 붙잡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말이 가슴을 찌르듯 와닿았다. 나는 그동안 스스로 상처를 키우고 있었 던 것이다. 반추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같은 고통을 머릿속에서 재생하는 동안 정작 나의 감정 상태만 더 나빠질 뿐이다. 자기연민, 즉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는 것이 자존감을 높이는 것보다 오히려 더 중요하다는 말이 이 지점에서 새롭게 다가왔다. 실수했을 때 가혹하게 자책하는 대신, 친한 친구를 위로하듯 나 자신을 다독이는 것. 스스로에게 엄격한 만 큼 타인에게도 엄격해지고, 나의 부족함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타인의 부족함도 품을 수 있다는 이치가 비로소 이해되 었다. 두 번째 화살을 내려놓는 것, 그것이 관계 연습의 첫걸음이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빅터 프랭클의 말은 강렬한 메시지였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는 자신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이 있다.“ 나는 왜 그토록 타인의 말에 쉽게 흔들렸을까. 이제 그 이유를 안다. 나에게는 그 공간이 없었다. 누군 가 무심코 던진 말이 나에게 닿는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상처가 되고, 분노가 되고, 자책이 되었다. 자극이 들어오면 반응이 자동으로 터져 나왔다. 그 사이에 내가 개입할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그 공간을 만드는 연습, 그것이 관계 연습의 핵 심이라는 것을 이 책은 알려주었다. 나를 향한 말이 비난처럼 들릴 때, 그 말 속에 담긴 상대의 감정과 소망을 읽으려는 노력.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대신 한 박자 멈추고, 상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해석하며 듣는 것. 이것이 바로 공감대화의 출발점이다. '생각을 말하지 말고 소망을 말하라.' 이 단순한 원칙 하나가 사실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하는지,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실감했다. 가장 편한 사람에게 가장 날 것의 말을 내뱉고, 그것이 상처가 되어 관 계를 멀어지게 만든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마"가 아니라 "나는 네가 이렇게 해주면 참 좋겠어"로 말하는 것. 말 한마디의 차이가 관계의 온도를 바꾼다. 그리고 듣는 것의 힘. 내 목소리가 많이 들릴수록 실패한 대화라는 말이 뼈를 건드렸다. 나는 얼마나 많은 대화에서 상대의 말을 충분히 듣지 못하고, 내 생각과 판단을 쏟아내는 데 급급했 는가. 경청은 단순히 조용히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감정과 그 안에 담긴 바람을 해석하며 듣는 적극적인 행위였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을 다 읽고 나서 달라진 생각이 있다면, 관계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나는 오랫동안 '좋은 관계'란 어느 순간 도달하는 완성된 상태라고 막연히 생각해왔다. 그래서 관계가 어긋날 때마다 '나는 역시 안돼' 하고 포기하거나, 관계 를 통째로 끊어버리는 방식으로 도망쳐왔다. 그러나 관계는 끝없이 배워가는 과정이다. 수선화가 매년 봄마다 다시 땅을 뚫고 올라오듯, 관계도 매번 다시 시작하고 다시 배우는 것이다. 상처도 관계 속에서 받지만, 행복도 관계 속에서 만들어 진다. 호모 사피엔스가 홀로가 아닌 함께 사회를 이루어 살아남았듯, 인간은 연결 속에서 비로소 완전해진다. 나를 사랑하는 연습이 쌓여야 관계를 사랑하는 힘도 깊어진다. 내 마음이 충만해야 타인에게도 나눠줄 수 있다. 이제 나는 타인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보다, 나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려 한다.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원인을 알았고, 방향을 알았다. 자극과 반응 사이 그 작은 공간에 자유와 힘을 조금씩 채워가는 것,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관계의 연습이다. 매일 조금씩,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며, 나는 오늘도 그 연습을 계속해나갈 것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2/79/cover150/k0721399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027954</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생존 지능 - [생존 지능 - 골드만삭스의 정점을 이끈 CEO가 증명한 압도적 자본 전략]</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837</link><pubDate>Sun, 14 Jun 2026 12: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83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139498&TPaperId=1733383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43/51/coveroff/k34213949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139498&TPaperId=1733383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생존 지능 - 골드만삭스의 정점을 이끈 CEO가 증명한 압도적 자본 전략</a><br/>로이드 블랭크파인 지음, 박선영 옮김 / 필름(Feelm)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Loyd Blankfein의 회고록 생존 지능(Streetwise)는 아이러니한 책이다. 브루클린 공공주택 프로젝트에서 자란 소년이 하버드를 거쳐 월스트리트 최정상에 오른 이야기는, 그 자체로 이미 인간 생존 능력의 극적인 증거다. 무엇이 어떤 사람들 로 하여금 절망적인 환경을 돌파하게 만드는가? 생존지능(SurviVal Intelligence). 이것은 살아남는 능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위기의 한복판에서 방향을 잃지 않고, 불확실성을 자원으로 전환하며, 인간적 연결을 무기로 삼는 복합적 역 량이다. Streetwise가 말하지 않은 것을, 그리고 말하려 했으나 결국 말하지 못한 것을 생각해 본다.​생존지능은 지능 지수 또는 EO(감성지능)와는 구별된다. 지능지수는 문제를 분석하는 능력을 측정하고, 감성지능은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다루는 능력을 다루지만, 생존지능은 예측 불가능한 혼돈 속에서 작동하는 실천적 판단력이다. 이것은 교실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삶의 압력 속에서 단련되는 것이다. Blankfein의 삶은 그 단련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가 자란 East New York의 공공주택은 1970년대 뉴욕시 재정 위기와 맞물린 도시 붕괴의 진원지였다. 그러나 그는 그 환경을 극복한 것이 아니라, 그 환경에서 체득한 감각들 즉, 위험 신호를 읽는 법,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법, 공동체 안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법을 고스란히 월스트리트에 이식했다<br>생존지능의 핵심 요소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상황 독해 능력(Situational Reading)이다. 이것은 현재 벌어 지는 일을 단편적 사실이 아니라 패턴과 흐름으로 읽어내는 능력이다. Blankfein이 강조한 "리스크 관리는 예측이 아니라 시나리오 계획"이라는 원칙이 여기에 해당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지만, 충분히 넓은 범위의 가능성을 준비 해 두면, 사건이 터졌을 때 마치 예견한 것처럼 반응할 수 있다. 이것은 직관이 아니라 훈련된 상상력이다. 둘째, 심리적 유연성(Psychological Flexibility)이다. 위기는 반드시 사람을 무너뜨리려 한다. Blankfein이 최악의 순간에 수영 레인을 반복하고 "선택이 없으면 문제도 없다(No choice, no problem)"는 만트라를 되뇌인 것은 자기 관리 기법만이 아니다. 공황과 이성 사이에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하는 의식적 실천이라 할 것이다. Steve Jobs가 Apple에서 해고된 후 NexT와 Pixar를 거쳐 다시 Apple로 돌아온 것, Jamie Dimon이 Citigroup에서 퇴출된 후 JPMorgan을 재건한 것, 이 사례들이 Streetwise에서 언급되는 이유는, 위기 이후의 반등이 우연이 아니라 심리적 유연성이라는 역량의 산물 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셋째, 관계 자본(Relational Capital)의 축적이다. 생존지능은 결코 개인의 고독한 역량이 아니 다. Blankfein이 새로 파트너로 승진한 사람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전화를 걸고, 그 사람의 개인적 사정까지 언급한 것, 퇴사자들을 경쟁사로 보내면서도 우호적으로 처우한 것, 동문 네트워크를 대학처럼 관리한 것, 이 모든 행동은 위기의 순간 에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한 장기적 투자였다. 인간은 고립 속에서 무너지고, 연결 속에서 재건된다.<br>2008년 금융위기는 생존지능의 극한 시험장이었다. Lehman Brothers가 붕괴하기 직전의 금요일 저녁, 뉴욕 연방준비 은행의 창문 없는 회의실에 집결한 월스트리트 최고 경영자들의 장면을 Streetwise는 묘사한다. 위기가 생존지능을 시험하는 방식을 생각해 본다. 1단계는 충격과 정지다. 예상치 못한 규모의 사건은 일차적으로 인지 마비를 일으킨다. 여기서 생존지능이 낮은 사람은 공황에 빠지거나 반대로 현실을 부정한다. 생존지능이 높은 사람은 이 정지 상태를 인식하고, 의도적으로 짧게 유지한 후 행동으로 전환한다. Blankfein의 만트라 "No choice, no problem " 이다. 2단계는 정보 과부하와 판단의 문제다. 위기 상황에서는 불완전하고 모순된 정보가 동시에 쏟아진다. 생존지능은 이때 모든 정보를 처리하려 하지 않고, 결정적 변수를 가려내는 능력이다. Blankfein이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리스크 매니저가 충돌할 때 일 관되게 리스크 매니저의 편을 들었다는 것은 이 원칙이다. 정보가 아니라 프레임이 판단을 지배한다. 3단계는 위기 이후의 역설이다. Blankfein은 위기가 지나간 직후가 리스크를 취하기에 최적의 시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정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 생존지능의 성숙도는 바로 이 역설적 상황에서 드러난다.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반대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는 것, 그것이 생존지능의 완성형이다.<br>Streetwise의 흥미로운 주장 중 하나는 문화가 궁극적 경쟁 우위라는 것이다. Goldman Sachs의 우리(we) 문화 즉, 부서 P&amp;L의 일정 비율로 보상하지 않는 구조, 이사가 회사 전체 이익에 맞지 않으면 거래를 포기할 수 있는 권한, 거시경제 약화 시 뱅커를 제재하지 않는 원칙 등 이 모두는 개인의 생존지능을 집단적 생존지능으로 전환하는 메커니즘이다. 생존 지능은 결국 개인의 속성이면서 동시에 집단의 설계 문제다. 최고의 개인을 모아도 구조가 잘못되면 집단은 무너진다. 반대로 구조가 올바르게 설계되면, 평균적인 개인들이 모여 탁월한 집단 판단을 만들어낼 수 있다. Goldman이 2008년 위기에서 살아남은 것은 Blankfein 한 사람의 천재성 때문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구축한 집단 생존지능의 산물이었다. 책은 이 통찰을 원리로 제시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Blankfein 개인의 삶(브루클린 공공주택의 경험, 가족, 실패, 인간적 두려움)과 연결되는지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 연결이 빠진 자리에 "냉담하고 건조한 사실의 나열"이 채워진 것은 조금 아쉽다.<br>Streetwise는 생존지능에 대해 여러가지 사례를 들려준다. 생존지능은 사건의 목록이 아니라, 사건과 사건 사이의 의미 연결에서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역사를 읽으라는 Blankfein의 조언이 가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의 사건들이 어떤 패턴을 이루는지, 그 패턴이 현재와 어떻게 공명하는지를 읽는 능력이 곧 생존지능의 인지적 기반이기 때문이다. "암 진단이 우선순위를 날카롭게 만들었다"는 고백, 그리고 "따뜻한 손으로 줄 수 있을 때 주라"는 동료의 경구는 책 전체를 압도하는 생존지능의 정수가 담겨 있다. 유한한 존재임을 아는 자만이 진정으로 오늘을 살아낸다. 생존지능은 결국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그것을 위해 불확실한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능력. 그것은 브루클린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월스트리 트 정상까지 이어진 한 인간의 궤적 속에 분명히 살아 있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43/51/cover150/k34213949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435114</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내 안의 유인원 - [내 안의 유인원 - 폭력적인 침팬지와 다정한 보노보로 바라본 인간 본성의 기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828</link><pubDate>Sun, 14 Jun 2026 12: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382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9616&TPaperId=1733382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20/68/coveroff/k32213961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9616&TPaperId=1733382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내 안의 유인원 - 폭력적인 침팬지와 다정한 보노보로 바라본 인간 본성의 기원</a><br/>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 빌리버튼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우리는 오랫동안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라고 믿어왔다. 이성과 도덕, 언어와 문명을 갖춘 인간은 여타 동물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라는 자부심이 인류의 역사 속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철학자들은 인간을 "이성적 동물"이라 정의했고, 종교는 인간에게 신의 형상을 부여했으며, 근대 과학조차 오랫동안 인간을 진화의 정점으로 묘사해왔다. 그러나 영장류학자 프란스드 발(Frans de Waal)은 그의 저서 &lt;내 안의 유인원(Our Inner Ape)&gt;에서 이러한 자기 인식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드발은 침팬지와 보노보, 이 두 종의 유인원이 우리 인간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30년에 가까운 현장 연구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의 논지는 인간도 동물이다"라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그는 권력, 섹스, 폭력, 친절이라는 네 가지 핵심 주제를 통해, 우리가 가장 인간적이라고 여기는 특성들이 사실은 유인원과 공유하는 진화적 유산임을 설득 력 있게 논증한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드 발의 논의에서 가장 흥미로운 출발점은 침팬지와 보노보의 극명한 대조다. 두 종은 유전적으로 인간과 약 98.7%의 DNA를 공유하며, 서로 간에도 그 이상을 공유한다. 그러나 이 두 종의 사회 구조와 행동 양식은 놀라울 만큼 다르다. 침팬지는 철저한 수컷 위계 사회를 형성한다. 알파 수컷을 정점으로 하는 권력 구조 속에서 개체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견제하고, 때로는 잔인한 폭력도 불사한다. 드 발이 암스테르담 아른 동물원에서 목격한 루이트(Luit)의 죽음은 이를 상징적으 로 보여준다. 루이트는 빠르게 알파 자리에 오른 침팬지였는데, 경쟁자인 여룬(Yeroen)과 니키(Nikkie)가 동맹을 맺어 그를 공격하여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 드 발은 이 사건을 "정치적 살인"이라고 표현하며, 침팬지의 권력 정치가 인간의 그것과 얼마나 유사한지를 강조한다. 마키아벨리적 전략, 배신, 동맹 구축, 이것들이 비단 인간 정치의 전유물이 아님을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실감하게 된다. 반면, 보노보는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보노보 사회는 암컷 중심의 평화로운 공동체로, 구성원들 사이의 긴장은 종종 성적 접촉을 통해 해소된다. 보노보는 낯선 개체와도 음식을 나누고, 공감과 친절 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드 발은 보노보의 성(sexuality)이 단순한 생식의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유대와 갈등 해소의 도 구로 기능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인간의 성적 행동이 가진 복잡한 사회적 맥락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이 두 유인원은 말하자면 인간성의 두 극단을 상징하는 거울이다. 한쪽에는 경쟁과 지배, 폭력의 충동이 있고, 다른 쪽에는 협력과 공감, 평화의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인간은 이 두 거울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는 존재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드 발은 인간 본성에 대한 오랜 이분법적 시각에 도전한다. 서구 사상의 전통에서 인간 본성은 종종 선과 악, 이성과 본능, 문명과 야만의 대립으로 설명되어왔다. 홉스(Thomas Hobbes)는 자연 상태의 인간을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속에 놓인 존재로 보았고,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반대로 인간의 본성적 선함을 주장했다. 이 오랜 논쟁에 드 발 은 제3의 답을 제시한다. 드 발에 따르면, 인간은 침팬지처럼 경쟁적이고 공격적인 동시에, 보노보처럼 평화롭고 친절할 수 있는 "양극단적 유인원(bipolar ape)"이다. 이 두 가지 충동은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진화적 역사에서 비 롯된 보완적인 성향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도덕성은 우리의 경쟁적이고 공격적인 면모를 형성한 동일한 선택과정의 산물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이타심과 공감 능력은 사회적• 종교적 훈련을 통해 인위적으로 주입된 것이 아니라, 유인원으로서의 생물학적 역사 속에 이미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폭력성을 문명 이전의 '동물적 잔재'만 보거나, 반대로 인간의 친절함을 '문화적 산물'로만 해석하는 것은 모두 불완전한 시각이다. 우리 안의 침팬지와 보노보는 공존한 다. 암스테르담 동물원의 침팬지들이 권력을 두고 죽음의 싸움을 벌이는 동안, 다른 무리의 침팬지는 다친 연구자에게 다 가가 위로의 포옹을 건넨다. 이 두 장면은 모두 '인간적'이며, 동시에 모두 '유인원적'이다. 또한 드 발은 권력에 대한 인간 의 욕구를 부정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침팬지 사회에서 알파 수컷은 단지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 내 갈등을 중재 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권력은 착취의 도구인 동시에 질서와 안정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인간 사회의 리 더십과 정치 구조를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면, 우리가 왜 본능적으로 강하고 공정한 지도자를 원하는지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우리에게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결국 자기 인식의 확장이다. 우리 안에는 루이트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침팬지의 냉 혹한 정치적 본능도 있고, 낯선 이와 기꺼이 음식을 나누는 보노보의 따뜻한 공감 능력도 있다. 이 두 중동은 우리를 불편 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동시에 우리를 있는 그대로 설명해 준다. 내 안의 유인원을 인정한다는 것은, 인간의 어두운 면을 정당화하거나 체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 자신을 더 정직하게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우리가 왜 권력을 탐 하는지, 왜 때로 잔인해지는지, 그러면서도 왜 낯선 이의 고통에 눈물짓는지를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 진화는 우리에게 운명을 부과하지 않는다. 다만 가능성의 범위를 알려줄 뿐이다. 침팬지와 보노보 모두를 품은 양극단적 유인원"으로서,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든 나아갈 수 있다. 드 발이 말했듯, 수백만 년의 시간 이 그 답을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그 긴 여정의 매 순간,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그리고 그 선택을 현명하게 하기 위한 첫 걸음은, 거울 속에서 유인원의 얼굴을 발견하고, 그것을 두려움 없이 마주하는 용기일 것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20/68/cover150/k32213961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206800</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에이든 제주여행 가이드북 - [에이든 제주여행 가이드북 - AI 시대, 여행을 바로 보는 새로운 기준 - 2000여 여행지로 정리한 제주 여행, 2026-2027 개정증보2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2563</link><pubDate>Sat, 13 Jun 2026 17: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256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136041&TPaperId=1733256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0/99/coveroff/k90213604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136041&TPaperId=1733256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에이든 제주여행 가이드북 - AI 시대, 여행을 바로 보는 새로운 기준 - 2000여 여행지로 정리한 제주 여행, 2026-2027 개정증보2판</a><br/>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6년 03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모든 여행은 어딘가로부터 시작된다. 누군가에게는 우연히 펼쳐진 사진 한 장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인의 말 한마디가 그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나에게 제주는 드라마 한 편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를 처음 틀었던 건 아무 계획 없이 보낸 어느 평일 밤이었다. 제주의 말투, 제주의 냄새, 제주의 바람이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돌담 사이로 흐르는 바람, 억새밭을 물들이는 노을, 해녀 할머니들의 웃음소리. 드라마가 끝났을 때 나는 이미 반쯤 제주에 와 있었다. 그 열망이 막연한 동경으로 그치지 않은 건 에이든 제주여행 가이드북 덕분이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을 펼치는 순간, 제주는 더 이상 꿈속의 섬이 아니었다. 손에 잡히는 현실이 되었다. 지역별로 촘촘히 엮인 여행지 정보들, 숨겨진 맛집과 카페, 오름과 숲길의 위치가 사진과 함께 펼쳐지자 머릿속에서 동선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책의 저자 이정기는 20년간 여행 콘텐츠에만 몸담아 온 전문가다. 그 내공이 페이지마다 느껴진다. 단순한 명소 나열이 아니라, 계절별 꽃과 식물, 테마별 액티비티, 지역 전통시장과 플리마켓까지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건 꼭 가야 해'라는 메모를 남기게 된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나는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지나치게 꼼꼼한 편이다. 동선이 꼬이면 괜히 지치고, 좋은 장소를 그냥 지나쳤다는 아쉬움이 오래 남는다. 그래서 가이드북을 앞에 놓고 여름 제주 여행의 큰 뼈대를 잡는 데만 며칠을 보냈다. 첫날은 제주 서북부를 택했다. 가이드북이 '해 질 녘 가장 빛나는 감성'이라고 표현한 그 구역이다. 애월 해안도로를 따라 천천히 달리다가, 구엄리 돌염전에 멈춰 서서 현무암 암반 위로 스며드는 햇빛을 바라볼 생각이다. 조선시대부터 소금을 생산했던 이 천연 암반지대는 올레 16코스와 이어져 있다. 올레길을 걷다 배가 고프면 근처 남또리횟집에서 고등어회를 먹을 계획이다. 잡내 없는 고등어회에 고등어 메밀소바라니, 생각만으로도 입맛이 돈다. 이틀째에는 오름 트레일에 도전하고 싶다. 가이드북을 보며 오름의 종류가 이토록 다양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일출 명소로 유명한 따라비오름과 지미봉, 도두봉 정상의 키세스 존까지. 특히 도두봉은 공항 근처라 가볍게 산책하기 좋고, 나무 숲 사이로 하늘이 키세스 초콜릿 모양으로 뚫려 있다는 그 장면을 직접 보고 싶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해도 기꺼이 기다릴 것 같다. 영화와 그림을 좋아하는 내게, 제주의 미술관과 갤러리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가이드북의 박물관·미술관 섹션을 보며 여러 곳에 밑줄을 그었다. 자연 속에 자리 잡은 갤러리들이 많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억새밭이나 감귤 밭을 배경으로 한 야외 전시라니, 도시의 하얀 큐브 미술관과는 전혀 다른 감각일 것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에이든 가이드북의 가장 큰 미덕은 군더더기가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면 광고성 정보와 이미 폐업한 가게, 수년 전 후기들이 뒤섞여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곤 한다. 이 책은 그 피로를 덜어준다. 지역별로 검증된 장소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지도를 펼쳐 동선을 짜는 과정 자체가 여행의 일부가 된다. 물론 아날로그 지도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영업시간이나 임시 휴무, 실시간 교통 상황 같은 것들은 스마트폰으로 확인해야 한다. 나는 그 둘을 조합할 생각이다. 가이드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세부 사항을 채우는 방식. 이 현명한 조합이 여행을 더 유연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 그러면서도 나는 이번 여행에서 의도적으로 여백을 남겨두려 한다. 계획하지 않은 골목에서 발견한 독립 책방, 우연히 들어간 전통시장에서 만난 어떤 맛,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마주친 노을, 그런 것들이 여행을 여행답게 만든다는 걸 이제는 안다. 가이드북은 나에게 지름길을 알려주지만, 그 길을 걷는 것은 결국 나의 발걸음과 감각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요즘 나는 매일 밤 책상 위에 가이드북을 펼쳐 두고 한 장씩 넘긴다. 페이지마다 형광펜 자국이 늘어나고, 포스트잇이 하나둘 붙는다. 서귀포의 독채 숙소 '평온'의 정원 사진 앞에서는 잠시 멈췄다. 귤나무가 있는 정원이 보이는 통창, 야외 자쿠지. 이곳에서 하루 이틀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는 말 그대로 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관광지다. 성산일출봉처럼 누구나 아는 명소 뒤에도, 수없이 많은 이름 모를 오름과 해안 도로와 숲길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여름, 나는 그 숨겨진 이야기들을 하나씩 열어볼 것이다. 지도 한 장을 손에 쥐고서. 혼저옵서예, 제주.<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0/99/cover150/k90213604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509947</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체질혁명 - [체질혁명]</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2520</link><pubDate>Sat, 13 Jun 2026 16:4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252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42139664&TPaperId=1733252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3/67/coveroff/k54213966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42139664&TPaperId=1733252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체질혁명</a><br/>박철진 지음 / 모티브 / 2026년 05월<br/></td></tr></table><br/>*본 포스티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한때 나는 건강에 관한 한 꽤 성실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했다. 유산균을 챙겨 먹었고, 물을 하루 2리터씩 마시려 애썼으며, 유행하는 식단이 나올 때마다 한 번쯤은 따라해봤다. 그런데 이상했다. 분명히 뭔가를 하고 있는데 몸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어떤 날은 더 무거웠다. 나는 그 이유를 의지력 부족이나 불규칙한 생활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야 깨달았다. 문제는 노력의 양이 아니라 방향이었다. 저자는 16년 가까이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마주해온 한의사다. 그가 관찰한 것은 놀랍게도 게으른 사람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누구보다 열심히 건강을 챙겨온 사람들이 진료실 문을 두드렸다. 몸에 좋다는 음식을 먹고, 검증됐다는 건강법을 따랐는데 여전히 피곤하고 아프다는 사람들. 저자는 그 원인을 한 가지로 짚는다. 엉뚱한 지도를 들고 달려왔기 때문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이 말하는 핵심은 사람마다 오장육부의 강약 배열이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장기는 선천적으로 강하고 어떤 장기는 상대적으로 약하게 태어난다. 이 배열이 곧 체질이고, 체질에 따라 소화력, 면역 반응, 대사 속도, 심지어 성격과 기질까지 달라진다. 우리가 흔히 알던 사상체질의 네 가지 틀을 더 세분화해 금·토·목·수 각각의 음양으로 여덟 가지로 나눈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처음에는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체질론이라는 것이 워낙 두루뭉술하게 쓰이다 보니, 어딘가 점술에 가까운 느낌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면서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다. 특히 금체질에 관한 대목이 마음에 걸렸다. 금체질 여성에게 자궁근종이나 심한 생리통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로 저자는 간의 약함을 든다. 여성호르몬은 사용된 후 반드시 간에서 분해되어야 하는데, 간이 약한 체질은 이 처리 과정이 지연되고, 다 쓰인 호르몬이 몸속을 떠돌며 자궁 조직을 계속 자극한다는 것이다. 혈액 검사에서는 수치가 정상으로 나오지만 증상은 엄연히 존재하는 경우, 그 이유가 호르몬의 양이 아니라 호르몬을 처리하는 시스템의 문제라는 설명은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같은 원리로 스트레스가 심한 시기에 생리 주기가 흔들리는 것도 설명된다. 스트레스 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이 간에서 동시에 처리 경쟁을 벌이다 보니 여성호르몬 대사가 밀린다는 것이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나는 오랫동안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어떤 불편함의 맥락이 비로소 잡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에서 또 인상 깊었던 것은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는 보통 건강에 관한 정보를 보편적인 진리처럼 받아들인다. 단백질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 닭가슴살은 다이어트의 정석이다,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그런데 저자는 이 모두가 특정 체질에는 맞지만 다른 체질에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금체질에게 닭가슴살 다이어트가 맞지 않는다거나, 수체질에게 차가운 음식과 해산물 샐러드가 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은 처음엔 낯설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납득이 갔다. 누군가 따라했더니 효과가 있었다는 방법이 나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았던 경험, 아마 많은 사람이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그 실패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체질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이야기는 꽤 위안이 되기도 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물론 이 책이 말하는 체질론을 모두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저자 역시 정확한 체질 판단은 진맥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에 담긴 자가 체크리스트는 어디까지나 입문의 도구이지, 확정적인 진단이 아니다. 이 점을 명확히 짚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신뢰를 준다. 맹목적으로 따르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갖고 탐색하는 출발점으로 삼으라는 것이 저자의 진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책을 덮으면서 한 문장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건강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나에게 맞는 해답은 반드시 있다. 이것은 단지 건강에 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보편적인 정답을 찾으려 했다. 남들이 성공한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면 나도 같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몸이 다르듯, 사람도 다르고 삶의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평균으로 설계된 기준이 나에게 꼭 맞지 않는 것은 나의 결함이 아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은 건강서라기보다, 나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태도에 관한 책이라고 나는 읽었다. 누구의 방식이 옳고 그른지를 판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몸이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거부하는지에 귀 기울이는 것. 그 작은 관심이 쌓여 결국 내 몸에 맞는 지도를 그려간다는 것. 오랫동안 엉뚱한 지도를 들고 헤맸다면, 이제는 잠시 멈추고 나만의 지도를 펼쳐볼 때가 된 것 같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3/67/cover150/k54213966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736799</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심리학자의 설득법 - [심리학자의 설득법 - 10개의 질문으로 만나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2506</link><pubDate>Sat, 13 Jun 2026 16: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250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9513&TPaperId=1733250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00/21/coveroff/k98213951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9513&TPaperId=1733250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심리학자의 설득법 - 10개의 질문으로 만나는</a><br/>이현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장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lt;심리학자의 설득법&gt;이 불편했던 이유는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쉽게, 너무 자주 내 일상이 그 안에서 튀어나왔기 때문이었다. 어제 습관처럼 클릭한 유튜브 알고리즘, 친구 의 의견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 순간, "이 상품은 품절 임박입니다"라는 문구에 갑자기 빨라진 손가락. 나는 내가 꽤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이 책은 조용하고 단호하게 묻는다. 정말로?<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페스팅거의 인지 부조화 이론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몇 해 전 내가 오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업무 환경은 분명히 나를 소진시키고 있었다. 야근은 일상이었고, 내가 기여하는 만큼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도 쌓여 갔다. 그런데도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심지어 스스로에게도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여기서 배우는 게 많아. 나는 성장하고 있어." 지금 돌아보면 그 말은 절반도 진심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미 쏟아부은 시간과 에너지를 정당화하기 위해 마음 이 스스로 짜낸 서사였다. 페스팅거가 말한 것처럼, 인간은 자신의 행동과 신념이 충돌할 때 행동을 바꾸기보다는 신념을 바꾸는 쪽을 선택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나는 떠나지 못하는 나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 공간을 '의미 있는 곳'으로 재 구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나는 묻는다. 지금 내가 굳게 믿고 있는 것들 중, 얼마나 많은 것이 불편한 현실을 외면하 기 위한 자기 설득일까? 디지털 환경은 이 기제를 더욱 정교하게 자극한다. 알고리즘은 내가 동의할 만한 콘텐츠만 골라 보여주고, 나는 그것을 보며 '역시 세상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안도한다. 그 안도감 속에서 나의 인지 부조 화는 해소되고, 사고의 유연성은 조금씩 줄어든다. 설득의 가장 무서운 형태는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 자신 을 설득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컬럼비아 대학 삼총사의 연구, 그리고 솔로몬 애쉬의 선분 실험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오래된 기억 하나를 꺼냈다. 대학교 1학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배들이 강권하는 음주 문화가 분명히 불편했다. 마시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마셨다. 이유를 묻는다면, 그냥 다들 마셨기 때문이다. 그것이 전부였다. 논리도 없었고, 강요도 없었다. 단지 '다수'라는 압 력이 있었을 뿐이다. 치알디니가 말하는 '사회적 증거'의 원리는 이것을 잘 설명한다. 사람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타인의 행 동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다. 그것은 진화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이다. 집단에서 이탈하는 것은 오랜 역사 속에서 위 험을 의미했고, 다수를 따르는 것은 생존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그 본능은 종종 우리를 엉뚱한 방향으 로 이끈다. 나는 요즘에도 그 패턴을 발견한다. '이 책 요즘 다들 읽던데', '그 카페 줄 서서 먹어야 한다던데'라는 말에 관심 이 생기는 것. 내가 정말로 원해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선택했다는 사실 자체가 그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처럼 느껴지 기 때문이다.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지금 내 기준으로 선택하고 있는가, 아니면 다수의 선택을 빌려 쓰고 있 는가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그 구분이 바로 이 책이 내게 요청하는 성찰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연구, 그리고 치알디니의 '클릭-윙윙' 개념을 읽는 내내 나는 고개를 끄덕이다 못해 부끄러워졌다. 나는 꽤 많은 결정을 사실상 자동으로 내리고 있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에서 '오늘 마감', '한정 수량, '지금 3명이 보고 있음' 같은 문구를 보면 손가락이 먼저 움직인다. 이성이 개입하기 전에 감정과 본능이 먼저 반응하는 것이다. 희소 성의 원칙, 손실 회피 편향, 프레이밍 효과 , 이 모든 것이 내 일상적 결정 속에 촘촘히 박혀 있다. 특히 손실 회피 편향은 생각할수록 섬뜩하다. '10% 할인'보다 '지금 사지 않으면 10% 더 내야 합니다'라는 말이 더 강하게 작동한다는 것. 논리 적으로는 같은 정보이지만, 감정적 무게는 완전히 다르다. 나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그 상황에 놓이면 여전히 흔들린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나는 자책보다 이해를 선택하기로 했다. 휴리스틱은 인간이 에너지를 아끼며 살아가기 위한 진화적 전략이다. 문제는 휴리스틱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어디서 작동하고 있는지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책 을 읽고 난 뒤 내가 얻은 가장 실질적인 변화는 한 가지다. 충동적 결정을 내리기 직전, 짧게나마 멈추고 묻는 것. "나는 지금 진짜 원하는 건가, 아니면 설계된 자극에 반응하는 건가?"<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을 통해 설득의 무기를 갖고 싶다는 생각보다, 오히려 설득당하는 나 자신을 더 잘 알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이 위협이 아니라 위안으로 들린 것도 그 때문이다. 알고리즘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결 국 그것이 작동하는 대상은 우리가 수만 년 동안 진화시켜 온 그 마음이다. 그 마음을 이해하는 것, 그것이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인문학적 감각이다. 설득의 기술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설득이라는 렌즈를 통해 인간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책 을 읽고 나서 더 영리한 소비자나 더 강력한 설득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대신, 조금 더 정직한 자기 관찰자 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엇에 움직이는지, 왜 멈추는지, 어떤 말에 마음이 열리고 어떤 순간에 닫히는지를 아는 것. 그것이 설득의 홍수 속에서 나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이 책은 조용하고 단단하게 가르쳐준다. 인생이 설득의 연속이라면, 그 연속 속에서 나는 얼마나 자주 나 자신을 제대로 만나고 있는가. 그 질문을 품고 사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내게 남긴 가장 긴 숙제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00/21/cover150/k9821395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002112</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만나지 않은 쌍둥이 - [만나지 않은 쌍둥이 -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2497</link><pubDate>Sat, 13 Jun 2026 16: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249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139666&TPaperId=1733249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5/36/coveroff/k69213966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139666&TPaperId=1733249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만나지 않은 쌍둥이 -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a><br/>프란츠 카프카.에곤 실레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책을 읽으며 작년 여름 휴가를 떠올린다. 비엔나에 도착한 날, 나는 먼저 커피를 마셨다. 링슈트라세의 카페에서 멜랑주 한 잔. 크림이 구름처럼 얹힌 그 커피를 홀짝이며 나는 생각했다. 이 도시는 세기말에도 이렇게 아름다웠을까. 아니면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균열을 보지 못했던 것일까. 레오폴드 미술관 앞에 서자 가슴이 먼저 반응했다. 심장이 아니라 가슴 어딘가, 정확히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자리가 조여드는 것 같았다. 매표구를 지나 계단을 오르기 전, 나는 잠시 멈췄다. 프란 츠 카프카가 이 도시에 온 적이 있었던가. 기억을 더듬었다. 카프카는 프라하 사람이었다. 빈은 에곤 실레의 도시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는 실레의 그림 앞에 서기 위해 이 계단을 오르면서, 카프카를 먼저 떠올렸다.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br>전시실에 들어서자 실레의 그림들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낯설고 불편한 풍경이었다. 비틀린 몸통, 각이 진 팔꿈치, 살갗 아래에서 불거져 나올 것 같은 뼈의 윤곽, 그는 인간의 신체를 아름답게 그리지 않았다. 오히려 감추고 싶은 것들을 날카롭게 꺼내놓았다. 나는 &lt;나무 네 그루, 1917 년&gt; 앞에 오래 서 있었다. 가을의 나무들이다. 그러나 화려하거나 풍요롭지 않다. 나무들은 저마다 뒤틀린 몸으로 서 있고, 뿌리는 땅속 깊이 박혀 있지만 가지 끝은 허공을 향해 어딘가 부러질 듯 뻗어 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나무가 아니라 인간처럼 보인다. 고통을 흡수하면서도 어떻게든 서 있으려는, 조용하고 필사적인 존재들처럼. 그 앞에서 나는 카프카의 요제프 K를 떠올렸다. 그는 아침에 일어났고, 아무 이유 없이 체포되었다. 그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법원은 지하 어딘가에 있었고, 판사는 보이지 않았으며, 절차는 끝나지 않았다. 죄가 있기 때문에 재판받는 것이 아니었다. 재판을 받기 때문에 죄인이 되었다. 실레의 나무들도 그랬다. 무언가 를 잘못해서 저렇게 뒤틀린 것이 아니었다. 그냥 저 모양으로 존재했다는 이유만으로, 세상은 그것을 불편하다고 말했다.<br>&lt;초승달 모양을 이룬 집들, 1915년&gt; 앞에서 나는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 우중충하고 불투명한 색깔들이다. 집들은 촘촘히 붙어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서로를 밀어내는 것처럼 보인다. 창문에는 빛이 없고, 벽과 벽 사이의 골복은 좁고 깊 다. 이 집들 안에 사람이 살고 있다면, 그 사람은 어떤 꿈을 꿀까. 나는 갑자기 카프카의 문장 하나가 생각났다. "세상으로 도망쳐 들어가지 않고서야, 어떻게 세상을 기뻐할 수 있겠는가." 카프카는 글을 썼고, 실레는 그렸다. 방식은 달랐지만 두 사람은 같은 방향을 향해 있었다. 사회의 바깥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눈. 혹은 안에 갇혀서 바깥을 향해 손을 뻗는 팔. 그것 이 카프카의 문장이었고, 실레의 선이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카프카는 프라하에서, 실레는 빈에서 각자 의 불안을 살았다. 그러나 나는 레오폴드 미술관의 전시실 안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아버지라는 거대한 압력 아래 숨 막혔던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그 무게를 작품 안에 새겨넣고 있었다. 쌍둥이처럼. 만나지 않은 쌍둥이처럼.<br>미술관을 나오면서 나는 다시 커피를 마셨다. 이번에는 한 잔이 아니었다. 두 잔. 어쩌면 세 잔. 카페인이 혈관을 달리는 것 처럼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부정맥은 아니었다. 그저 무언가를 너무 깊이 들여다본 사람의, 불규칙한 두근거림이었다. 나 는 생각했다. 카프카와 실레는 결국 자신의 불안을 극단으로 밀어붙이지 않았다. 그것을 글로, 선으로, 색으로 터뜨렸다. 피폐한 삶의 어두운 에너지를 세상이 알아보기 오래 전부터, 그들은 이미 그것을 예술로 변환하고 있었다. 제국이 무너질 때 예술이 폭발한다고 누군가 말했다. 프로이트가 인간의 무의식을 해부하던 시대, 클림트가 황금빛 관능을 그리던 시대, 쇤베르크가 불협화음으로 새로운 음악을 열던 시대. 그 한가운데서 카프카는 변신하는 인간을 썼고, 실레는 해체되는 신 체를 그렸다. 그리고 100년이 지난 지금, 나는 비엔나의 한 미술관에서 그들의 흔적 앞에 서 있었다.<br>돌아오는 길, 나는 링슈트라세를 천천히 걸었다. 가을 빛이 기울어지는 거리였다. 마로니에 잎이 떨어지고,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트램이 낡은 선로 위를 달렸다. 모든 것이 평온해 보였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이 아름다운 도시의 지층 어딘가에 카프카의 문장들이 새겨져 있고, 실레의 선들이 뿌리처럼 박혀 있다는 것을. 불안은 어떤 방식으로 몸 안에 존재 하고 있는가. 그 질문이 다시 떠올랐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마 오랫동안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질문을 품은 채 걷는 것, 그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프카도, 실레도 결국 그렇게 살았을 테니까, 불안을 안고, 그것을 쪼개어 세 상에 내놓으면서, 그들이 남긴 것들 덕분에 나는 오늘, 조금 덜 혼자였다. 책은 나의 추억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태그<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5/36/cover150/k69213966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753693</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명화 속에 숨겨진 불멸의 바이블 : 구약 성경 - [명화 속에 숨겨진 불멸의 바이블 : 구약 성경]</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2482</link><pubDate>Sat, 13 Jun 2026 16: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248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8715&TPaperId=1733248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02/78/coveroff/k9921387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8715&TPaperId=1733248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명화 속에 숨겨진 불멸의 바이블 : 구약 성경</a><br/>헨드릭 빌렘 반 룬 지음, 원재훈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6년 05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어린 시절, 할머니의 무릎 위에서 처음 들었던 이야기들이 있다.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린 소년 다윗, 고래 뱃속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의 이야기. 그 이야기들은 신기하고 무서웠으며, 때로는 믿기 어려울 만큼 장엄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 이야기들을 잊어버렸다. 어른이 되면서 세상은 더 복잡해졌고, 고대의 서사는 현실과 점점 멀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구약 성경은 서재 한쪽에 꽂혀 있는 묵직한 책이었지, 내 일상 속 살아있는 언어가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나는 뜻밖의 방식으로 그 이야기들과 다시 만났다. 거장들의 그림 앞에서였다.<br>미켈란젤로가 조각한 모세상 앞에 선다고 상상해본다. 대리석으로 빚어진 그의 얼굴에는 분노와 인내가 동시에 새겨져 있다. 40년을 광야에서 보낸 한 인간의 무게감이 돌 속에 그대로 응축되어 있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텍스트로 읽을 때는 모세가 그저 '위대한 지도자'라는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존재했는데, 조각 속 그의 손가락 하나, 눈빛 하나가 나를 기원전 어느 사막 한가운데로 끌어당긴다는 것을. 예술은 시간을 접는다. 수천 년의 간극을 한 순간에 무너뜨린다. 렘브란트가 그린 〈아브라함의 희생〉은 더욱 강렬하다.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는 아버지의 손, 그 손 위로 천사가 내려와 칼을 막는 순간. 렘브란트는 그 찰나를 포착했다. 빛과 어둠이 극적으로 충돌하는 화면 속에서, 나는 아브라함의 손이 떨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성경은 "아브라함이 손을 내밀어"라고 담담하게 기록하지만, 렘브란트는 그 담담함 이면의 인간적 고뇌를 화폭에 남겨두었다. 믿음이란 의심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의심을 끌어안고도 한 걸음을 내딛는 것임을 그 그림은 조용히 말하고 있었다.<br>생각해보면 구약 성경은 참으로 이상한 책이다. 신의 이야기인 동시에 너무나 인간적인 이야기다. 질투하고, 실수하고, 도망치고, 후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카인은 동생을 죽이고, 다윗은 왕이 되어서도 탐욕을 이기지 못하며, 솔로몬은 지혜의 절정에서 오히려 어리석음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완벽한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진실하다. 루벤스의 그림들을 보면 이 아이러니가 더욱 선명해진다. 그의 화폭은 넘쳐흐를 듯 풍성하고 육감적이며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다. 신의 계시를 받는 순간조차 그의 인물들은 땀을 흘리고 근육을 긴장시키며 살아서 꿈틀거린다. 성경의 이야기가 천상의 것이 아니라 지상의 것임을, 인간의 몸과 감각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임을 루벤스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헨드릭 빌렘 반 룬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그가 글을 쓰는 방식, 즉 어려운 역사를 마치 이웃집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들려주듯 풀어내는 그 방식은 즉각 마음을 열게 만든다. 그는 구약의 이야기를 신앙의 울타리 안에 가두지 않는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먼지바람 속에서, 이집트 나일강의 범람 속에서, 가나안 땅의 정치적 긴장 속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역사의 언어로 재구성한다. 그 시선이 흥미로운 이유는, 성경을 읽는 행위를 종교적 의무가 아닌 지적 탐험으로 전환시키기 때문이다. 창세기의 홍수 이야기는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에 실재했던 대홍수의 기억과 겹쳐지고, 출애굽의 여정은 고대 이집트와 셈족 문명 사이의 복잡한 역학 관계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 성경을 읽는다는 것이 곧 인류 문명의 여명기를 읽는 것과 같다는 감각, 그 감각을 이 책은 조심스럽고 따뜻하게 일깨운다.<br>나는 가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서양 회화 앞에 서면 당혹감을 느끼곤 했다. 수태고지, 최후의 만찬, 다윗과 골리앗. 제목은 알겠는데 그림 속 인물들의 손짓과 표정이 무엇을 말하는지, 그 배경에 무슨 이야기가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냥 지나쳤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서양 미술의 절반 이상이 성경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그 의미를 몸으로 느끼지는 못했다. 그런데 구약의 서사를 그림과 함께 다시 읽기 시작하자,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빛의 방향, 인물의 시선, 화면 구석에 놓인 작은 사물들. 화가들은 성경을 읽고 또 읽었을 것이다. 그 이야기에 감응하고, 분노하고, 눈물 흘리며 붓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그림을 제대로 본다는 것은 곧 성경의 이야기를 그들과 함께 다시 살아내는 일이다. 예술과 고전이 만나는 지점에서 시간은 무의미해진다. 기원전 수천 년의 광야와 16세기 로마의 작업실과 21세기 서울의 내 책상이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이어진다.<br>인류는 왜 이 이야기들을 이토록 오래 기억해왔을까. 홍수, 추방, 방랑, 약속, 배신, 귀환. 이 패턴들이 수천 년 동안 반복해서 그려지고, 쓰이고, 노래되어 온 까닭은 그것이 신의 이야기이기 이전에 인간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에덴 밖에서 길을 잃고, 언제나 약속의 땅을 향해 걷고, 언제나 믿음과 의심 사이 어딘가에서 살아간다. 렘브란트가, 미켈란젤로가, 루벤스가 그 이야기에 매혹되었던 것처럼,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그 오래된 서사 앞에 조용히 무릎을 꿇는다. 화려한 색채와 드라마틱한 붓질 뒤에 숨겨진 것은 결국 이 질문이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그리고 어디로 가는가. 어쩌면 그 질문에 완전한 답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천 년 전 사막을 걸었던 사람들도, 그 이야기를 화폭에 옮겼던 거장들도, 그리고 지금 이 책을 펼치는 나도,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덜 외롭다. 그것으로 충분하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02/78/cover150/k9921387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027831</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집주인을 위한 부동산 절세의 모든 것 - [집주인을 위한 부동산 절세의 모든 것 - 주택 생애주기별 세금 완전정복]</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1400</link><pubDate>Fri, 12 Jun 2026 21: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3140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139392&TPaperId=1733140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5/39/coveroff/k21213939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139392&TPaperId=1733140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집주인을 위한 부동산 절세의 모든 것 - 주택 생애주기별 세금 완전정복</a><br/>김성욱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나는 오랫동안 세금을 남의 이야기로 여겼다. 월급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소득세, 물건을 살 때 영수증에 찍히는 부가 가치세. 세금은 언제나 내가 의식하기 전에 이미 처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처음으로 내 집 마련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 했을 때,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부동산 세금은 전혀 다른 세계라는 것이다. 집 한 채를 사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임대소득세, 건강보험료, 양도소득세, 증여세, 상속세. 하나의 주택이 이렇게 많은 세금과 연결되 어 있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충격이었다. 집을 사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세금 여정의 출발점이라는 것, 그리고 그 여정은 집을 처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끝나지 않는다는 것. 부동산 세금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이것은 단순한 재테크 지식이 아니라 현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성인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생존 지식이라는 확신이 생겼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lt;집주인을 위한 부동산 절세의 모든 것&gt;을 공부하면서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같은 집이라도 언제 사고, 언제 팔고, 얼마나 보유했느냐에 따라 세금의 크기가 극적으로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1세대 1주택자라면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요건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 2년 이상 보유해야 하고, 조정대상지역에서는 거주 요건까지 충족해야 한다. 이사나 상속 등의 이유로 일시적 2주택이 된 경우에도 비과세 특례가 있지만, 신규 주택 취득일로부터 3년 이내에 종전 주택을 팔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 기한을 단 하루라도 놓치면, 수천만 원의 양도소득세가 고스란히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부동산 세금은 타이밍의 예술이다. 내가 처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세법이 정해놓은 기준점들을 미리 숙지하고 있어야만 불필요한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공부한 사람은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곳곳에 존재한다.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보유 기간을 조정하거나, 증여와 상속의 타이밍을 계획적으로 설 계하거나, 다주택자라면 어떤 집을 먼저 팔아야 유리한지를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절세의 핵심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2026년 현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고 보유세 강화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이 타이밍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정책 발표 이후에 부랴부랴 대응하는 것은 이미 늦다. 세제 변화의 흐름을 미리 읽고, 내 자산 구조 에 맞는 시나리오를 사전에 설계해두는 사람만이 세금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절세는 요행이나 편법이 아니 다. 철저한 준비와 시점 관리, 그것이 전부다. 많은 사람들이 집을 살 때 취득세를 걱정하고, 팔 때 양도소득세를 걱정한다. 하지만 보유하는 동안의 세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감각한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랬다. 재산세는 매년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부과된다.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시세가 오르면 자연스럽게 재산세 부담도 늘어난다. 2017년 이후 수도권 아파트 공시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재산세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보유 비용이 되었다. 여기에 종합부동산세까지 더해지면, 다주택자의 경우 연 간 보유세 부담이 수백만 원에서 심하면 수억 원에 달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보유세 4총사라는 개념이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만이 아니라, 주택 임대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와 건강보험료까지 주택 보유와 직결된다. 특히 건강보험료는 많은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에는 직장가입자로서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되지만, 퇴직 이후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보유 부동산의 가액이 보험료 산정에 직접 반영되어 예상 밖의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보유세의 무게는 단순히 세금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집을 보유하는 전략 자체를 바꾸는 힘이다. 시세 차익만을 기대하며 여러 채를 쌓아두는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주택을 보유하고, 어떤 주택을 정리할 것인가. 그 판단에는 취득 원가와 예상 시세 차익만이 아니라, 보유 기간 동안 누적되는 세금 부담까지 포함한 총비용 계산이 필요하다. 부동산 투자의 수익률은 매도 시점의 가격 차이가 아니라, 세후 실질 수익으로 평가해 야 한다. 이것이 내가 부동산 세금 공부를 통해 얻은 가장 실용적인 통찰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부동산 세법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장 상황이 급변할 때마다 수시로 개정된다. 규제 지역이 지정되고 해제되고, 중과세율이 도입되었다가 유예되고,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이 추진되었다가 사실상 폐지되기도 한다. 이 변화의 속도를 일반인이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세금의 기본 원리, 즉 취득• 보유-처분의 생애주기 구조 속에서 각 단계마다 어떤 세금이 발생하는지를 이해하면, 세법이 아무리 바뀌어도 그 변화의 방향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세대 1주택 비과세의 틀은 계속 유지되어 왔다. 다만 조건이 강화되거나 완화되는 식으로 조정될 뿐이다. 종합부동산세의 공제 금액이나 세율은 바뀌지만, 인별 합산 과세라는 원칙은 지속된다. 부부 공동명의와 단 독명의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를 판단하는 논리 구조도 바뀌지 않는다. 결국 세법 공부는 조문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조문이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다. 나아가, 세금은 단지 피해야 할 비용이 아니라 자산 관리의 나침반이 될 수 있 다. 어떤 지역의 주택이 세금 면에서 유리한지, 어떤 취득 방식이 장기적으로 절세에 도움이 되는지, 생애최초 주택 구입 감면이나 출산•양육 관련 취득세 감면 같은 혜택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이런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 람은 같은 자산을 보유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더 많은 부를 손에 쥘 수 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집은 가족의 안정과 미래 자산이 동시에 담겨 있는 공간이다. 그 집을 둘러싼 세금의 세계는 복잡하고 때로는 가혹하게 느 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복잡함을 이해하고 준비한 사람에게는, 세금은 위협이 아니라 기회가 된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5/39/cover150/k21213939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253997</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말투만 바꿨을 뿐인데 (10만 부 기념 개정판) - [말투만 바꿨을 뿐인데 (10만 부 기념 개정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625</link><pubDate>Sun, 07 Jun 2026 15: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62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9875&TPaperId=1732162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82/87/coveroff/k79213987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9875&TPaperId=1732162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말투만 바꿨을 뿐인데 (10만 부 기념 개정판)</a><br/>김민성 지음 / 모티브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말을 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오랫동안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어휘가 풍부하면 말을 잘하는 것이고, 논리가 명확하면 설득을 잘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살면서 이상한 경험을 반복하게 된다. 분명히 옳은 말을 했는데 관계가 틀어지는 일, 아무 근거도 없이 부드럽게 건넨 한마디가 사람의 마음을 여는 일. 내용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그 차이를 만들고 있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다. 김민성의 &lt;말투만 바꿨을 뿐인데&gt;는 그 어렴풋한 감각에 이름을 붙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말의 내용보다 말투가 먼저라고 단언한다.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말하느냐가 관계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것이 다소 과장된 주장처럼 들렸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면서 그 주장이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일상의 구체적인 장면들을 통해 꼼꼼히 검증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에서 먼저 눈에 띈 것은 말투를 '배려'의 언어로 정의하는 시각이었다. 저자는 직선으로 내리꽂듯 말하지 말고 곡선으로 부드럽게 말하라고 조언한다. 직접 조언하는 대신 질문을 던지고, 상대방이 스스로 생각하게 두는 것이 진짜 배려라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종종 배려를 선의(善意)와 혼동한다. 좋은 의도로 한 말이 왜 상처가 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배려는 의도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반응에서 측정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말이 상대에게 상처가 된다면, 그것은 배려가 아니다. 이 관점에서 책이 제시하는 여러 조언들이 새롭게 읽힌다. '그런데' 대신 '그리고'를 쓰라는 제안은 단순한 단어 교체가 아니다. '그런데'가 앞의 말을 부정하거나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면, '그리고'는 앞의 말을 이어받아 확장하는 흐름을 만든다. 같은 내용이라도 흐름이 달라지면 상대가 느끼는 감정이 달라진다. '때문에'와 '덕분에'의 차이도 마찬가지다. '때문에'는 원인을 지목하지만, 동시에 책임을 추궁하는 뉘앙스를 품는다. '덕분에'는 같은 원인을 지목하면서도 그것을 긍정의 언어로 감싼다. 이 작은 차이가 상대방이 방어적이 될 것인지 열린 태도를 유지할 것인지를 가른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에서 유독 오래 생각하게 만든 대목이 있다. 자랑하지 말고 과정을 공유하라는 조언이었다. 결과를 드러내면 질투를 사고, 과정을 나누면 응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것이 일종의 처세술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조언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다. 결과를 자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구에서 말하는 것이고, 과정을 공유하는 사람은 상대방과 연결되려는 마음에서 말하는 것이다. 말의 출발점이 자기 자신인지 상대방인지에 따라 말투 전체가 달라진다. 저자가 말하는 '배려'란 결국 말의 출발점을 나에서 상대방으로 옮기는 일인지도 모른다. 책의 절반 이상이 설득과 대화의 기술을 다루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자존감과 말투의 관계였다. 저자는 타인에게 건네는 말뿐 아니라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 자신을 만든다고 말한다. '할 수 있다'는 말은 아직 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긴장을 내포하지만, '이미 했다'는 말은 목표를 완수한 자신의 모습을 현재에 불러온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것이 다소 자기암시적인 주장처럼 들렸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가 자신에게 건네는 말의 습관이 얼마나 무심하고 잔인한지 떠오른다. 스스로에게 '못할 것 같다', '나는 안 된다'고 중얼거리는 습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일상적으로 자신을 작게 만들어왔는지를.<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이 자기계발서의 외양을 갖추고 있지만, 그 안에는 인간 심리에 대한 꽤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사람은 옳은 말보다 친절한 말에 움직인다는 관찰, 논리보다 감정이 먼저라는 사실,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이 따로 있다는 인식. 이것들은 오랫동안 수사학과 심리학이 다뤄온 문제들인데, 저자는 그것을 이론이 아니라 일상어로 풀어낸다. '손실 회피 성향'이라는 심리학 용어를 설명하는 대신, '지금 안 사면 더 비싸게 사야 한다'는 말이 왜 효과적인지를 직접 보여주는 방식이다.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한 감각이 함께했다. 그것은 좋은 불편함이었다. 내가 얼마나 자주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말해왔는지, 얼마나 많은 말들이 배려가 아니라 습관에서 나왔는지 돌아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평가하지 말고 공감하라'는 조언 앞에서 오래 멈췄다. 누군가의 고민을 들을 때 나는 얼마나 빨리 해결책을 꺼내들었는가. 상대방이 원한 것은 답이 아니라 함께 고민해주는 태도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말투는 결국 관계를 대하는 태도의 표현이다. 어떤 말투를 쓰느냐는 상대방을 어떻게 보느냐에서 비롯된다. 상대를 설득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사람과, 이해하고 싶은 사람으로 보는 사람은 같은 상황에서 전혀 다른 말을 꺼낸다. 그러므로 말투를 바꾸려는 시도는 단순히 언어 습관을 교정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을 대하는 마음의 방향을 바꾸는 일이다. 책의 마지막 문장처럼, 말의 진정한 힘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한동안 자신의 말버릇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말투 하나를 바꾸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사람의 하루를, 한 번의 관계를 바꾸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인지도 모른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82/87/cover150/k79213987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828747</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발끝으로 인생의 중심을 잡는 법 - [발끝으로 인생의 중심을 잡는 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412</link><pubDate>Sun, 07 Jun 2026 12: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41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139666&TPaperId=1732141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5/28/coveroff/k00213966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139666&TPaperId=1732141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발끝으로 인생의 중심을 잡는 법</a><br/>전수진 지음 / 북라이프 / 2026년 05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발레...화려한 조명 아래, 중력을 거스르듯 가볍게 허공을 가르는 무용수들의 몸짓은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우아한 미학의 결정체처럼 보입니다. 관객석에 앉아 그 아름다움을 관조할 때, 우리는 대개 무대와 객석 사이의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아늑한 환상에 젖어들곤 합니다. 그러나 무대 뒤편, 혹은 그들이 디디고 선 바닥으로 아주 가까이 다가간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집니다. 우연한 기회에 발레를 대중에게 쉽게 설명해 주는 클래스에 참석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곳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한 무용수들의 진실은 잔인할 만큼 치열했습니다. 관객의 눈에는 보이지 않던 뚝뚝 떨어지는 굵은 땀방울, 가슴이 터질 듯 몰아쉬는 거친 숨소리, 그리고 근육의 떨림까지. 그 우아한 한 번의 도약을 위해 몸 안의 모든 에너지를 깡그리 연소시키는 모습을 보며, 저는 춤을 춘다는 행위가 얼마나 경외스러운 체력적 소모와 인내를 요구하는지 비로소 온몸으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아름다운 순간’ 혹은 ‘성공’이라는 무대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타인의 삶은 멀리서 보기에 그저 평온하고 우아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매일의 일상을 버텨내기 위해 흘리는 보이지 않는 눈물과 땀이 존재합니다. 여기, 한 권의 책이 있습니다. 전직 기자 출신의 저자가 어깨 통증을 고치려 우연히 발레를 시작했다가, 그 엄격하고도 아름다운 세계에 매료되어 써 내려간 고백록, &lt;발끝으로 인생의 중심을 잡는 법&gt;입니다. 책은 흔들리는 삶의 한복판에서 몸을 통해 마음을 구원받고, 마침내 나만의 중심을 찾아가는 우리 모두의 서사입니다.<br>발레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무용수들이 허공으로 높이 뛰어오르는 ‘점프’ 동작을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하지만 발레에서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 가장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바닥을 제대로 누르는 법’입니다. 저자 역시 처음에는 공중으로 더 높이, 더 멋지게 날아오르고 싶다는 조급한 욕심에 사로잡혔다고 고백합니다. 시선은 이미 허공을 향해 있고, 마음은 저 멀리 앞서 나가 있었기에 발끝은 늘 불안하게 흔들렸습니다. 그때 등을 가리키던 선생님의 한마디는 비단 저자뿐만 아니라, 삶의 무게에 짓눌려 허우적대던 수많은 이들의 정신을 번쩍 깨우게 만듭니다.​“바닥을 그냥 누르는 것만으론 안 돼요. 될 거라는 믿음으로 눌러야 해요. 자신을 믿어야 합니다. 내가 나를 못 믿는데 누가 나를 믿겠어요.”​우리는 이 이야기가 발레라는 춤의 영역을 넘어 우리네 인생을 관통하는 거대한 진리임을 직감하게 됩니다. 바닥을 견고하게 누르는 힘이 없다면, 그 어떤 화려한 도약도 공중분해 되고 말 뿐입니다. 바닥을 아는 자만이 성공이라는 어질어질한 높이를 오롯이 감당해 낼 수 있는 법입니다. 우리의 삶도 때로는 차갑고 딱딱한 바닥으로 우리를 내동댕이칩니다. 사업의 실패, 진로에 대한 불신, 건강의 적신호, 혹은 소중한 존재를 떠나보낸 상실감 등 인생의 바닥을 치고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저자 역시 삶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욕심을 부리다 톱니바퀴가 어긋나 바닥을 쳤고, 인생은 야속하게도 그 바닥 아래에 더 깊은 지하가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합니다. 바로 그 절망의 순간에 만난 것이 발레였습니다. 괴롭고 무거운 마음을 안고 들어선 연습실에서, 저자는 내전근이 찢어질 듯한 고통을 견디며 바닥을 디뎠습니다. "나를 잊어버리라"는 선생님의 말처럼, 하기 싫어하고 칭얼거리는 유약한 자아를 버리고 오직 발바닥에 닿는 감각에만 집중했을 때, 뼈아픈 불신으로 가득했던 마음 위로 묘한 자신감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탓하다가도, 어느새 꼿꼿이 세워진 몸이 무너져 내리던 마음을 구원해 주는 기적을 경험한 것입니다. 바닥은 도망쳐야 할 절망의 공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얼마나 단단하게 대지를 딛고 서 있는지를 확인시켜 주는 가장 정직한 출발점입니다. 조금은 괴로워해도 괜찮습니다. 그 바닥을 온전히 느끼고 내 편으로 삼을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다시 날아오를 에너지를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br>발레 연습실의 사방은 커다란 거울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얼핏 보기엔 화려해 보이지만, 취미로 발레를 배우는 ‘발린이’들에게 이 거울은 세상에서 가장 가혹하고 잔인한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타이즈와 레오타드를 입고 거울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은 이상과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구부정한 등, 통제되지 않는 팔다리, 웅크려든 어깨 등 감추고 싶었던 나의 모든 단점과 불완전함이 거울을 통해 날것 그대로 폭로됩니다. 그래서 발레를 한다는 것은 ‘거울 속 엉망진창인 나 자신을 온전히 견뎌내는 과정’입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다른 사람의 동작을 흉내 내는 동안에는 결코 중심을 잡을 수 없습니다. 남들의 발만 쳐다보며 허둥대던 시선을 거두어, 비로소 정면의 거울을 똑바로 바라보고 나의 일그러진 자세를 직시할 때, 진짜 변화는 시작됩니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른 채 다 안다고 착각하곤 합니다. 따라서 나의 부족함을 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앎의 시작이며, 창피함을 무릅쓰고 거울 앞에 서는 것이 성장의 첫걸음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실수와 실패를 저지릅니다. 어떤 이들은 그 실수가 두려워 아예 무대 위로 올라가기를 포기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외면한 채 숨어버리곤 합니다. 그러나 책은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실패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실패’라고 말입니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실패하고, 일단 엉망진창이 되더라도 한 걸음을 내딛어야만 우리는 비로소 낙담의 골짜기를 지나 ‘성장’이라는 좁은 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발레의 심화 과정에 도달한 무용수들이 결국 다시 기초 클래스로 돌아와 끊임없이 기본 동작을 연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초 레벨이 가장 어렵고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삶이 흔들리고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 화려한 기교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이고 꼿꼿한 삶의 자세를 다시 점검하는 일입니다. 틀린 것을 기꺼이 인정하고 잘 고쳐나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생이라는 긴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재능이 됩니다.<br>발레의 핵심 역량 중 하나는 코어를 중심으로 몸을 한없이 위로 끌어올리는 ‘풀업(Pull-up)’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중력은 끊임없이 몸을 아래로 끌어내리려 하지만, 무용수는 온 힘을 다해 척추를 위로 곧게 세워야 합니다. 참으로 역설적이지 않습니까? 바닥을 가장 강하게 누르는 동시에, 몸은 하늘을 향해 한없이 올라가야 한다니 말입니다. 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비로소 ‘중심’이 탄생합니다. 하지만 중심이란 참으로 얄궂은 존재입니다.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겨우 찾아 세우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데, 단 한순간의 방심으로 무너져 내리는 것은 찰나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흔드는 무수한 요인들이 존재합니다. 세상에 대한 지나친 기대, 타인과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누군가를 향한 미움과 원망 같은 감정들입니다. 특히 미움이라는 감정은 마음의 중심을 무너뜨리는 데 가장 뛰어난 선수입니다.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고 누군가를 원망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 쥐고 있어야 할 삶의 제어권을 남에게 쥐여주게 됩니다. 그 결과 남는 것은 사정없이 흔들거리는 가련한 내 몸과 갈기갈기 해진 마음뿐입니다. 그럴 때 발레는 온전히 나만의 중심을 잡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음악이 흐르고 바(Bar)를 잡는 순간, 혹은 센터 무대에 서는 순간, 밖에서 일어났던 모든 소란과 고통은 소거됩니다. 오직 나의 호흡, 나의 근육, 나의 시선 처리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소설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는 마치 ‘가슴에 손을 넣어 마음을 꺼낸 뒤, 따뜻한 물로 깨끗하게 씻어주는 시간’과도 같습니다. 타인을 의식하는 마음도, 세상을 원망하는 마음도 모두 내려놓은 채 오직 나의 내면에 집중하는 에고로부터의 해방. 그 자취에서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맛보게 됩니다. 비록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내 마음과 몸이 스스로 찾아낸 그 작은 중심 덕분에 우리는 거센 폭풍우 속에서도 쉽게 쓰러지지 않는 단단함을 배우게 됩니다.<br>취미라는 것, 사실 없어도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미 충분히 바쁘고 고단한 세상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고 몸을 혹사시키는 일은 미련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실의 어둠이 너무 짙어 내 앞길을 가릴 때, 우리에게는 그 어둠을 몰아낼 한 줄기 빛,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나만의 작은 도피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책을 읽고 나면, 가만히 스스로의 발끝을 내려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깨닫게 됩니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나 자신을 믿지 못하고 흔들렸는지, 두려운 마음에 마주해야 할 거울을 외면하고 도망치려 했는지를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삶의 무게로 인해 무릎이 꺾이고 마음의 중심이 흔들리는 나에게 발레의 가장 기본 동작인 ‘쁠리에(Plie,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를 권하고 싶습니다. 무릎을 굽히는 것은 주저앉기 위함이 아닙니다. 바닥을 더 단단하게 딛고,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 에너지를 축축히 모으는 아름다운 준비 자세입니다.태그<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5/28/cover150/k00213966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752834</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뉴 워 - [뉴 워 - 기후 위기 시대, 자원과 에너지를 향한 거대한 생존 전쟁]</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376</link><pubDate>Sun, 07 Jun 2026 11: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37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299976&TPaperId=173213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6/34/coveroff/890129997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299976&TPaperId=1732137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뉴 워 - 기후 위기 시대, 자원과 에너지를 향한 거대한 생존 전쟁</a><br/>아서 스넬 지음, 노승영 옮김 / 리더스북 / 2026년 05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19세기 제국주의 시대의 전쟁은 향료와 은을 둘러싼 것이었고, 20세기의 패권 경쟁은 영토 확장과 석유 자원을 축으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21세기 세계 권력의 문법은 무엇인가? 전직 영국 외교관 아서 스넬(Arthur Snell)은 그 답을 기후변화에서 찾는다. 그의 신작 &lt;뉴 워&gt;는 기후위기가 환경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근본적인 지정학적 변수로 작동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전 지정학은 지리라는 물리적 조건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주장해 왔다. 산맥, 강, 해협, 평원 등 이런 요소들이 국가의 방어력과 팽창 가능성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스넬의 통찰은 바로 이 지리가 지금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알프스 등반 중 낙석을 간신히 피했던 개인적 경험이 그에게 이 사실을 직관적으로 깨닫게 해주었다. 녹아내리는 빙하가 암벽을 불안정하게 만들듯, 기후변화는 수천 년 동안 고정된 것처럼 보였던 세계 권력의 지형도를 뒤흔들고 있다. 그가 '집 안의 습기'에 비유한 것처럼, 기후변화의 지정학적 효과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구조 전체를 서서히 바꾸어 놓는다. 사헬 지대의 가뭄이 쿠데타를 낳고, 과테말라의 작황 실패가 미국 국경의 정치적 위기로 이어지고, 북극 해빙(海氷)이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 계산을 바꾼다. 이 모든 연결고리의 출발점에 기후변화가 있다. 스넬은 이를 '흙, 공기, 불, 물'이라는 고대 4원소의 틀로 체계화하면서, 기후지정학이라는 새로운 분석 언어를 제시한다.<br>저자가 던지는 충격적인 주장 중 하나는, 기후변화가 오히려 일부 국가에는 기회가 된다는 역설이다. 지구 온난화로 시베리아의 동토가 녹으면 러시아는 역사상 처음으로 광대한 농경지를 손에 넣는다. 캐나다 역시 기온 상승으로 북부 지역이 거주 가능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인구와 자원 양쪽에서 이득을 볼 가능성이 크다. 스넬은 이 아이러니를 냉정하게 직시한다. 트럼프가 그린란드 편입을 거론하는 것도, 북극 항로를 둘러싼 강대국의 각축도 모두 이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반면 전통적 강대국들은 기후 취약성이라는 새로운 아킬레스건을 갖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중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석유 수요의 장기적 감소로 경제 모델이 흔들리는 동시에, 극단적인 열파(熱波)가 국토의 거주 가능성 자체를 위협한다. 관광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여름 기온 앞에서 그 전략은 근본적 한계를 갖는다. 예멘, 이라크, 시리아 등 인근 취약 국가들의 불안정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이는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 압력을 높여 우파 포퓰리즘의 연료가 된다. 중국의 상황은 복합적이다. 한편으로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압도적 우위를 선점해 에너지 전환 시대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베이징 인근 지역은 이른바 '습구온도(wet-bulb temperature)'가 인간의 생리적 한계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되며, 농업 생산성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에 따른 인구 이동 압력이 역사적으로 중국 영토였던 러시아 극동 지역을 향할 가능성은 향후 양국 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 또한 예외가 아니다. 로스앤젤레스의 산불, 플로리다의 허리케인, 텍사스의 폭염, 기후 난민이 반드시 가난한 나라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전조들이다.<br>기후지정학의 또 다른 핵심 축은 에너지 전환이 촉발하는 자원 전쟁이다. 화석연료 패권이 저물면서, 재생에너지 기술에 필수적인 리튬, 코발트, 희토류 등 '임계 광물(critical minerals)'이 21세기의 새로운 석유가 되고 있다. 이 광물들의 매장지—아프리카 사헬, 남미 리튬 삼각지대, 중앙아시아 스텝—가 강대국 각축의 새로운 무대로 부상한다.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의 집착도, 사헬에서 러시아 용병 바그너 그룹이 프랑스 세력을 밀어내는 것도 모두 이 자원 지정학의 표현이다. 스넬이 '새로운 제국주의'라 부르는 이 구도는 과거의 식민지 시대와 닮으면서도 다르다. 과거의 제국은 군사력으로 영토를 점령했지만, 오늘날의 강대국들은 경제적 종속 관계, 안보 협력 협정, 광물 채굴권을 통해 영향력을 투사한다. 중국의 '일대일로'가 그 전형이라면, 미국과 유럽도 같은 게임을 다른 방식으로 하고 있다. 차이는 중국이 재생에너지 공급망에서 이미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배터리, 풍력 터빈의 핵심 부품 생산에서 중국의 우위는 현재 미국이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편 저자는 이 경쟁이 단순한 미중 이분법으로 환원될 수 없음을 강조한다. 러시아는 기후 혜택국이면서도 중국의 경제적 속국으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 있다.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오만 같은 중간국들은 자원 보유국이자 에너지 전환 시대의 새로운 행위자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은 광활한 농경지와 바이오매스 자원으로, 모로코는 사하라 사막의 태양광 잠재력으로 새로운 지역 강국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다. 서구 중심의 세계 질서가 기후변화라는 지각변동 앞에 다극화의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br>스넬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들의 대응 능력이다. 푸틴이나 시진핑 같은 권위주의 지도자들은 장기적 전략을 집행하는 데 선거 주기라는 제약이 없다. 반면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들은 식료품 가격 상승 같은 단기적 충격에도 선거에서 처벌을 받는다. 기후변화가 가져올 장기적이고 고통스러운 전환을 민주적 공론장에서 동의를 구하며 추진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이것이 포퓰리즘 우파가 기후 문제를 정치화하는 방식과 맞물린다. 사헬의 가뭄이 이주민을 만들고, 이주민이 유럽 국경에 도달하고, 그것이 우파 포퓰리스트의 지지율을 높이는 연쇄 반응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스넬은 이 구조적 취약성을 경고하면서도, 민주주의가 권위주의보다 근본적으로 열등하다는 결론은 거부한다. 민주주의는 역사적으로 극적인 위기에 대응해 온 경험이 있다. 문제는 현재의 24시간 정보 순환 속 민주주의가 그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사례는 이 딜레마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스넬은 영국이 기후변화의 지정학적 함의를 아직 충분히 내면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30년간 수자원 저수지를 새로 짓지 않은 것, 외교부의 인력과 예산을 지속적으로 삭감해 온 것,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존재감이 약화된 것, 이 모두가 기후지정학 시대에 국가 역량이 오히려 후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그럼에도 순수한 비관론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스넬은 외교관 특유의 실용주의로, 위기가 협력을 강제한다는 역설적 희망을 이야기한다. 국경을 초월하는 강을 공유하는 국가들은 물 분쟁을 피하기 위해 협력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북아프리카의 태양광 에너지를 유럽으로 연결하는 송전망 구상은 갈등보다 상호 의존의 논리를 강화한다.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비용 하락은 에너지 전환을 경제적으로 불가피한 방향으로 만들고 있으며, 이 흐름은 강대국의 정치적 의지와 무관하게 진행된다. 무엇보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국가는 이제 거의 없다. 대응의 속도와 방식이 다를 뿐, 모든 국가가 기후 문제를 국가 전략의 핵심 변수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스넬이 자신의 뉴스레터를 '절망은 아니다(Not All Doom)'라고 이름 붙인 것은 단순한 낙관주의가 아니라, 위기의 구조를 정확히 인식한 위에서 가능한 것들을 찾는 태도의 표현이다.<br>저자는 기후변화를 환경운동의 언어가 아닌 권력정치의 언어로 이야기 한다. 탈서구화, 에너지 전환, 자원 전쟁이라는 세 가지 흐름이 기후변화라는 공통 원인에서 발원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혼란의 심층 구조를 드러낸다. 21세기의 전쟁은 이제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수행된다. 반드시 군사적 충돌의 형태를 띠지 않더라도, 광물 채굴권 경쟁, 이주민 흐름의 정치화, 재생에너지 공급망 장악, 북극 항로 선점, 이 모든 것이 기후지정학의 전장이다. 이 전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국가와 지도자는 21세기의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이해의 출발점은, 지리가 바뀌고 있다는 단순하지만 혁명적인 인식이다. 지구가 달아오를수록, 권력의 지형도도 함께 녹아내리고 새로운 형태로 굳어진다. 흥미로운 책이었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6/34/cover150/890129997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763452</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회복하는 뇌 - [회복하는 뇌 - 노화에 맞서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349</link><pubDate>Sun, 07 Jun 2026 11: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34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12139495&TPaperId=173213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46/28/coveroff/k61213949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12139495&TPaperId=1732134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회복하는 뇌 - 노화에 맞서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a><br/>헤더 샌디슨 지음, 진영인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은 현대 의학이 직면한 가장 무거운 과제 중 하나다. 전 세계 수천만 명이 이 병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미국에서만 650만 명 이상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수십 년에 걸친 연구와 막대한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치료법은 여전히 요원하다. 신경과학자이자 치매 전문의인 헤더 샌디슨(Heather Sandison) 박사가 저술한 &lt;회복하는 뇌&gt;는 이 난제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저자는 알츠하이머를 불가역적인 선고로 받아들이는 대신, 생활습관의 총체적 변화를 통해 인지 기능을 회복하고 심지어 질병의 진행을 되돌릴 수 있다는 대담한 주장을 펼친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저자가 가장 먼저 도전하는 것은 알츠하이머 연구를 수십 년간 지배해 온 '아밀로이드 가설(amyloid hypothesis)'이다. 이 가설은 뇌 속에 축적된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 엉킴이 알츠하이머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제거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는 방향을 제시해 왔다. 실제로 지금까지 수많은 제약회사들이 이 가설에 기반한 신약 개발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임상 결과는 처참한 실패의 연속이었다. 샌디슨 박사는 이 실패의 원인이 가설 자체의 근본적 결함에 있다고 지적한다. 그 결정적 증거로, 인지 기능이 정상인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 엉킴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든다. 심지어 이러한 물질이 전혀 없는 사람은 전체의 2퍼센트에 불과하다는 데이터는 이 두 요소가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 혹은 '동반 현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반증은 알츠하이머가 단일 원인에 의한 단순한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하는 다인성 질환임을 암시한다. 이 시각은 신경과학계에서 점진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다중 원인론(multifactorial etiology)'과 맥을 같이한다. 샌디슨 박사는 알츠하이머의 위험 요인으로 환경 독소, 영양 불균형, 만성 스트레스, 수면 장애, 감염, 호르몬 불균형 등을 지목하며,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신경 퇴행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접근은 단 하나의 마법 같은 약을 기다리는 대신 삶 전체를 치료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한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절망 대신 행동을 촉구한다는 데 있다. 저자는 전 세계 치매 사례의 약 40퍼센트가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들로 설명된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한다. 청력 손실, 고혈압, 흡연, 사회적 고립, 신체 비활동, 과도한 음주, 비만, 우울증, 당뇨, 대기 오염, 두부 외상, 교육 수준 저하 등 12가지 수정 가능 위험 요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치매 발병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샌디슨 박사가 제시하는 뇌 건강의 핵심 도구는 여덟 가지다: 영양소가 풍부한 고지방·저탄수화물 식단, 규칙적인 운동, 뇌를 자극하는 활동, 지지적 일상 루틴, 독소가 없는 청결한 환경, 회복적 수면, 사회적 연결, 그리고 자기 돌봄. 이 중 식단과 운동에 관한 논의는 특히 인상적이다. 케톤식(ketogenic diet)은 뇌의 주요 에너지원을 포도당에서 케톤으로 전환함으로써 인지 기능을 개선한다고 설명되는데, 저자는 6주간의 케톤식 후 손자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던 환자가 기억력을 회복한 사례를 제시하며 이를 뒷받침한다. 운동은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키고, 기억과 학습의 중추인 해마(hippocampus)의 부피를 늘리며, 신경 성장 인자(BDNF)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소개된다. 환경 개선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 독소 노출을 줄이고 이완과 재생을 촉진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뇌가 회복과 해독의 기회를 갖는 데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수면 중 뇌는 글림프계(glymphatic system)를 통해 노폐물을 청소하는데, 수면 무호흡증 같은 수면 장애가 이 과정을 방해함으로써 알츠하이머 위험을 높인다는 최신 뇌과학 연구와도 일치한다. 이처럼 개별 개입의 효과뿐 아니라 이들 간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며, 가능한 많은 도구를 동시에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저자의 논지는 설득력 있고 희망적이지만, 몇 가지 중요한 맥락을 고민해 필요가 있다. 먼저, '알츠하이머의 역전(reversing)'이라는 표현은 매우 강력한 주장이다. 저자 자신도 인정하듯, 이 분야의 연구는 아직 발전 중이며, 복합 생활습관 개입을 동시에 평가하는 대규모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은 여전히 부족하다. 데일 브레드슨(Dale Bredesen) 교수가 개척한 리코드(ReCODE) 프로토콜처럼 생활습관 기반 접근법에 대한 연구가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표준 치료로 확립하기 위한 대규모 근거는 아직 축적 단계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밀로이드 가설 중심의 단일 약물 개발 전략이 반복적으로 실패하는 상황에서, 복합적 생활습관 개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특히 예방 차원에서 건강한 중장년층이나 경도인지장애(MCI) 단계의 환자들에게 이 접근법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저자가 설립한 마라마(Marama) 거주형 기억 케어 시설에서 일부 거주자들이 인지 기능 개선을 경험했다는 임상 보고는, 비록 소규모이나 무시하기 어려운 증거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저자는 알츠하이머를 피할 수 없는 숙명이 아닌, 우리의 선택과 노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으로 재정의한다. 유전자는 운명이 아니며, 매일의 작은 선택들이 수십 년 후의 뇌 건강을 결정한다는 메시지는 강렬하면서도 실용적이다. 식탁에서의 선택, 신발 끈을 묶고 나서는 한 걸음,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 충분한 잠, 이 모든 것이 뇌를 보호하는 방패가 될 수 있다. 책은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자신의 뇌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희망과 함께 구체적인 실천 지도를 제공한다. 그 희망이 맹목적 낙관이 아닌, 비판적 성찰과 꾸준한 실천으로 뒷받침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46/28/cover150/k61213949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462883</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Uso de la gramatica espanola - [Uso de la gram&amp;#x00E1;tica espa&amp;#x00F1;ola avanzado (한국어판) - EDELSA 공식 스페인어 문법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322</link><pubDate>Sun, 07 Jun 2026 11: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32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138631&TPaperId=1732132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55/46/coveroff/k63213863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138631&TPaperId=1732132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Uso de la gram&#x00E1;tica espa&#x00F1;ola avanzado (한국어판) - EDELSA 공식 스페인어 문법서</a><br/>Francisca Castro Viudez 지음, 박선애 옮김 / 시원스쿨닷컴 / 2026년 05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여름이 오면 나는 늘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올해는 마침내 스페인행 항공권을 끊었다. 바르셀로나와 세비야, 그라나다를 거쳐 마드리드로 빠져나오는 열두 날의 일정이었다. 티켓을 구매하고 숙소를 예약하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나는 스페인어를 거의 모른다는 것이었다. 물론 몇 마디 정도는 알았다. "Hola"로 인사하고, "Gracias"로 감사를 표하고, "¿Dónde está el baño?"로 화장실을 찾는 수준. 관광지를 누비기에 그것으로 충분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왠지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스페인어를 조금 더 알면, 사람들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메뉴판을 제대로 읽을 수 있고, 시장에서 흥정을 나눌 수 있고, 길을 물어보고 대답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그 여행은 전혀 다른 여행이 될 것 같았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한 권의 책을 집어 들었다. 표지에는 스페인 국기색의 줄무늬가 없었고, 번쩍이는 "30일 완성" 같은 문구도 없었다. 다만 두툼하고 진지한 인상의 문법서 한 권이 있었다. &lt;Uso de la gramática española avanzado&gt;의 한국어판이었다. 고급 학습자를 위한 책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지만, 나는 망설임 없이 계산대로 향했다. 어차피 이 여름에 제대로 해보지 않으면 언제 하겠나 싶었다. 처음 몇 페이지를 넘기면서 나는 내가 무언가 단단한 것을 잡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문법 규칙을 외우라고 닦달하지 않았다. 대신 언어가 실제 대화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 주었다. SER와 ESTAR, 두 동사의 차이를 다루는 챕터에서 나는 한동안 멈추어 있었다. 둘 다 '이다' 혹은 '있다'로 번역되는 이 동사들은, 그러나 전혀 다른 세계관을 담고 있었다. SER는 본질을 말하고, ESTAR는 상태를 말한다. "La sopa está buena(수프가 맛있다)"는 지금 먹어보니 맛있다는 것이고, "La sopa es buena(수프는 좋은 것이다)"는 수프라는 음식 자체가 몸에 좋다는 의미라는 설명을 읽으면서, 나는 언어 속에 얼마나 많은 생각이 들어 있는지를 새삼 실감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밤마다 한 단원씩 읽고 연습 문제를 풀었다. 틀리면 다시 읽고, 다시 풀었다. 접속법이라는 것이 나왔을 때는 잠시 포기를 고려하기도 했다. 직설법과 다르게, 접속법은 화자의 태도와 감정, 불확실성을 담는 문법 형식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처음에는 그것이 왜 필요한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Espero que llegues pronto(네가 빨리 도착하기를 바란다)"같은 문장을 반복해 쓰다 보니 어느 순간 감각이 잡히는 것 같았다. 희망이나 바람을 담을 때, 스페인어는 동사의 형태 자체를 바꾼다. 그 언어적 섬세함이 낯설면서도 아름다웠다. 여행 준비는 그렇게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캐리어 사이즈를 고민하고 환전을 알아보는 대신, 나는 조건절 표현을 외우고 양보절 구조를 연습했다. 친구들은 "그냥 번역기 쓰면 되지"라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번역기가 포착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어조의 온도, 상황의 뉘앙스, 상대방이 문장 끝에 담은 작은 망설임 같은 것들. 나는 그런 것들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나는 책의 절반쯤을 읽었다. 완독은 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것은 스페인어 실력의 총량이 아니라, 언어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었다. 단어 하나하나가 임의의 기호가 아니라,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의 세계관을 담은 그릇이라는 것. 동사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 곧 어떤 관점을 취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스페인의 여름은 덥다고 했다. 세비야는 특히 그렇다고. 하지만 나는 그 더위 속에서도 노천카페에 앉아 누군가와 서툰 스페인어로 몇 마디를 나눠보고 싶다. "Hace mucho calor, ¿verdad?(정말 덥죠, 그렇죠?)" 같은 것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더 나아가는 대화.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중간에 막혀도 좋다. 언어는 완성이 아니라 시도이고, 여행도 마찬가지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나는 이미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캐리어 안에는 옷과 상비약과 함께, 그 두툼한 문법책도 들어갈 것이다. 비행기 안에서 조건절을 복습하고, 호텔에서 간접화법을 정리하고,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 앞에서 한 문장을 속으로 만들어 볼 것이다. 문법책 한 권과 함께 떠나는 여름.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이게 꽤 근사한 여행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55/46/cover150/k63213863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554696</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서아쌤의 지텔프 비밀과외 - [서아쌤의 지텔프 비밀과외 - 32~65점 All-in-One 단기완성 지텔프 종합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305</link><pubDate>Sun, 07 Jun 2026 10: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30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02139668&TPaperId=1732130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0/17/coveroff/k50213966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02139668&TPaperId=1732130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서아쌤의 지텔프 비밀과외 - 32~65점 All-in-One 단기완성 지텔프 종합서</a><br/>최서아.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LAB / 2026년 05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처음 지텔프라는 시험 이름을 들었을 때, 솔직히 낯설었다. 영어 시험이라고 하면 으레 토익을 떠올리던 터라, 지텔프라는 이름 자체가 생소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지텔프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고, 나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알아볼수록 이 시험에는 꽤 매력적인 구석이 있었다. 시험을 보고 나서 닷새 안에 성적이 나온다는 점, 매주 응시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 그리고 다른 응시자의 점수에 상관없이 내가 받은 점수 그대로 인정받는 절대평가 방식이라는 점이 나에게는 특히 와닿았다. 점수가 급하게 필요한 나 같은 수험생에게는 이보다 더 맞는 시험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막상 공부를 시작하려니 막막함이 앞섰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문법은 얼마나 깊이 파야 하는지, 청취는 도대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인터넷을 뒤적이다 우연히 서아쌤의 강의 영상을 보게 되었고, 설명의 명쾌함에 자연스럽게 끌렸다. 그렇게 손에 들게 된 것이 바로 서아쌤의 지텔프 비밀과외였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책을 처음 펼쳤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목표 점수별로 세분화된 학습 가이드였다. 32점부터 65점 이상까지, 자신이 목표로 하는 점수에 따라 어떤 내용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안내해 주고 있었다. 공무원 시험 대비로 43점 이상이 필요한 나에게는 그 구분 자체가 이미 작은 안도감이었다. 무작정 모든 내용을 다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 대신, 내 상황에 맞는 길을 먼저 보여준 셈이었다. 문법 파트를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시험이 생각보다 훨씬 정형화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시제, 가정법, 조동사, 관계사처럼 반복해서 출제되는 유형들이 정해져 있었고, 책은 그 유형들을 DAY별로 나누어 하나씩 정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이론을 설명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문제에서 정답 단서를 어떻게 찾는지, 흔히 빠지는 오답의 함정은 무엇인지까지 함께 짚어주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덕분에 단순히 문법 규칙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시험장에서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독해와 청취 영역에서도 비슷한 실전 감각이 이어졌다. 지문의 구조를 빠르게 파악하는 방법, 청취에서 핵심 내용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트테이킹 전략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었다. 혼자 공부하다 보면 청취가 특히 막막하게 느껴지기 쉬운데, QR코드로 음원을 바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 별도의 자료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것, 생각보다 큰 차이였다.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Practice 문제와 Check-up Test가 이어지는 구성도 내게는 잘 맞았다. 배운 내용을 바로 적용해보고, 틀린 부분을 확인하며 다시 돌아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반복되었다. 마지막에 수록된 실전 모의고사 두 회분은 실제 시험과 비슷한 조건에서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기에 충분했다. 답안지까지 실제 시험지와 동일한 형식으로 연습할 수 있다는 세심함도 마음에 들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돌아보면, 이 책이 내게 준 것은 단순히 지식이나 문제 풀이 기술만이 아니었다. 막연하게 느껴지던 시험이 점점 실체를 드러내고, 내가 어디쯤 서 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점차 또렷해지는 경험이었다. 어떤 시험이든 준비의 출발점은 좋은 길잡이를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그 길잡이가 바로 이 책이었다. 지텔프를 앞두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이라면, 목표 점수를 정하고 그에 맞는 페이지를 펼치는 것부터 시작해보길 권한다.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목표 점수가 있다는 것을, 공부를 해나가면서 조금씩 실감하게 될 것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0/17/cover150/k50213966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701732</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2026 서울대 TEPS 공식 기출문제집 5회분 - [2026 서울대 TEPS 공식 기출문제집 5회분 - TEPS 출제기관 공식 수험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285</link><pubDate>Sun, 07 Jun 2026 10: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28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8603&TPaperId=1732128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92/43/coveroff/k99213860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8603&TPaperId=1732128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2026 서울대 TEPS 공식 기출문제집 5회분 - TEPS 출제기관 공식 수험서</a><br/>서울대학교 TEPS관리위원회 지음, 시원스쿨 어학연구소 엮음 / 시원스쿨LAB / 2026년 05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영어 능력을 측정하는 공인 시험은 여럿 있지만, 그 목적과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토익(TOEIC)이 비즈니스 중심의 실용 영어를 측정하고, 토플(TOEFL)이 미국 대학 진학을 위한 학문적 영어 역량에 초점을 맞춘다면, TEPS(Test of English Proficiency developed by Seoul National University)는 그 두 가지를 모두 아우르면서도 독자적인 방향을 추구한다. 1999년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이 개발하고 TEPS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시험은, 실용 영어와 학술 영어의 균형 잡힌 평가를 지향하며 지식의 측정을 넘어 제한된 시간 안에서 정확성과 신속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고난도 시험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에 TEPS를 준비하면서 책이 제공한 문제집을 풀어본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TEPS 준비를 위해 다른 영어 시험의 학습 전략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 시험은 다른 공인 영어 시험과 구별되는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청해(Listening Comprehension) 영역의 독특한 구성이 눈에 띈다. 총 5개 파트로 이루어진 이 영역에서는 질문과 선택지가 문제지에 인쇄되지 않는다. 수험생은 오직 귀에 들리는 음성 정보만으로 문제를 이해하고 정답을 골라야 한다. 이는 단순히 영어 듣기 능력만이 아니라, 빠른 정보 처리 능력과 순간적인 판단력을 함께 요구하는 설계로, 다른 영어 시험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방식이다. 어휘·문법 영역 역시 독특하다. 문법적으로 어색하거나 틀린 표현을 찾아내는 문제 유형은 토익에서는 거의 접할 수 없는 형식으로, 영어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접근하기 어렵다. 독해 영역의 지문은 일상적인 비즈니스 맥락에 국한되지 않고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주제를 광범위하게 다루며, 분량이 길고 풀이 시간은 촉박하여 체감 난도가 상당히 높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TEPS와 같이 출제 경향의 이해가 결정적인 시험에서는, 학습 자료의 출처가 매우 중요하다. 시중에는 TEPS를 표방한 다양한 예상문제집과 변형문제집이 있지만, 이들은 실제 출제기관의 의도와 출제 원리를 완전히 재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모의 문제는 실제 시험의 외형을 모방할 수 있지만, 출제자가 설계한 함정의 구조, 오답지의 정교한 배치, 그리고 문항 간의 난이도 균형은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 공식 기출문제는 이 모든 요소를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실제 출제기관이 만든 문제를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과정에서, 수험생은 출제자의 사고방식과 언어 사용 패턴을 내면화하게 된다. 어떤 유형의 오답이 매력적으로 설계되는지, 어떤 지점에서 수험생의 실수를 유도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시간을 소모하게 만드는지를 몸으로 익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문제 풀이를 넘어 출제 원리에 대한 이해로 나아가는 학습이며, 그 효과는 예상문제 반복 풀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또한 기출문제는 실전과 동일한 긴장감과 조건 속에서 자신의 현재 실력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도구이기도 하다. 내가 어느 영역에서 취약한지, 어떤 유형의 문제에서 시간을 낭비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효과적인 학습 계획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기출문제집의 가치는 문제 그 자체에만 있지 않다. 문제 풀이 이후의 학습 과정, 즉 해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실력 향상의 핵심이다. 많은 수험생이 정답 확인 후 틀린 문제의 답을 암기하는 수준에서 복습을 끝내지만, 이는 기출문제 학습의 잠재력을 절반도 살리지 못하는 방식이다. 충실한 해설은 정답의 근거를 설명하는 동시에, 오답이 왜 오답인지를 논리적으로 분석해 준다. 출제자가 어떤 의도로 그 선택지를 배치했는지를 이해하면, 비슷한 유형의 함정에 다시 빠지지 않을 수 있다. 더 나아가, 해설에 수록된 어휘 설명과 문법 참고 내용은 그 자체로 학습 자료가 된다. 실제 시험에서 사용된 단어와 표현을 맥락 속에서 익히는 것은, 단어장을 통한 암기보다 훨씬 효과적인 어휘 습득 방법이다. 특히 독학으로 TEPS를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해설집은 사실상 교사의 역할을 대신한다. 어떤 개념이 이 문제에서 핵심이었는지, 어떤 문법 규칙이 적용되었는지를 해설을 통해 스스로 파악하고 정리하는 과정이 곧 자기주도 학습의 본질이다. 이런 의미에서 해설의 완성도는 기출문제집을 선택하는 기준에서 문제의 질만큼이나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출제기관이 직접 제공하는 공식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학습을 구성하고, 문제 풀이 후의 철저한 복습을 통해 시험에 대한 이해를 깊게 쌓아가는 것일 것 같다. 많은 문제를 빠르게 소비하는 방식이 아니라, 적은 수의 공식 문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내면화하는 방식이 TEPS라는 시험의 특성에 훨씬 잘 맞는다. 잘 풀어보았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92/43/cover150/k99213860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924321</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잃지 않는 투자 - [잃지 않는 투자 - 쉬운 투자는 당신을 가난하게 만든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270</link><pubDate>Sun, 07 Jun 2026 10:1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212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8439&TPaperId=173212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33/53/coveroff/k37213843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8439&TPaperId=173212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잃지 않는 투자 - 쉬운 투자는 당신을 가난하게 만든다</a><br/>김상훈 지음 / 파지트 / 2026년 05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워런 버핏은 투자의 제1원칙으로 '절대 돈을 잃지 마라'를 꼽았다. 제2원칙은 '제1원칙을 절대 잊지 마라'였다. 이 단순한 명제가 놀랍도록 많은 투자자들에게 외면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이익을 좇느라 손실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거나, 보면서도 외면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저자의 &lt;잃지 않는 투자&gt;를 잃으며 현재 과열 양상을 보이는 시장을 다시한번 보고자 한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투자에서 손실이 갖는 수학적 비대칭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원금 100만 원이 50%의 손실로 50만 원이 되었을 때, 이를 회복하려면 50%가 아닌 100%의 수익이 필요하다. 손실은 복리의 역방향으로 작동하며, 한번 깊이 빠진 구렁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들어갈 때보다 훨씬 큰 힘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수익을 내는 것보다 손실을 피하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현실은 이 단순한 진리에 역행한다. 은행 창구와 증권사 객장에서, 그리고 온갖 매체의 전문가들은 수익률 이야기만 한다. '연 5~6% 수익', '조건만 충족하면 원금 손실 없음', '지금 안 사면 늦는다.' 이런 말들이 투자자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손실의 구조는 설명서의 작은 글씨 속에 숨겨지고, 투자자는 그것을 읽지 않는다. 읽더라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결국 손실을 당한 뒤에야 자신이 무엇에 투자했는지를 깨닫는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금융상품의 복잡성은 그 자체로 하나의 경고 신호다. 신종자본증권은 평상시에 채권처럼 이자를 지급하지만, 금융위기가 닥치면 주식처럼 가치가 소멸될 수 있는 구조를 가진다. ELS는 기초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주지만, 그 한계를 넘는 순간 원금의 상당 부분이 사라진다. CFD는 실제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차이만으로 손익을 정산하는데, 레버리지가 결합되면 작은 변동에도 투자금 전액이 날아갈 수 있다. 이 상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설명을 들을 때는 이해한 것 같지만, 정작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 오면 왜 손실이 생기는지조차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악의 순간에 이 자산은 몇 층에 서게 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그 상품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 단지 믿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투자는 믿음의 영역이 아니라 이해의 영역이다. 2023년 크레디트스위스 사태는 이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수십 년간 존재해온 거대 은행의 신종자본증권이 하루아침에 전액 상각되었다. 투자자들은 채권처럼 이자를 받던 상품이 주식보다도 더 불리한 조건으로 소멸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알았다. 옵티머스 사태도 마찬가지다. '공공기관'이라는 단어가 주는 안정감이 투자자의 판단을 흐렸고, 그 결과 수천억 원이 증발했다. 투자에서 '정부', '공공', '보증'이라는 단어는 안전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단어가 반복될수록 더 깊이 의심해야 한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금융상품의 수익률 이면에는 항상 비용이 있다. 선취 수수료, 운용 보수, 판매 보수, 사무관리비, 그리고 재간접 펀드의 이중 비용 구조까지. 이 비용들은 한꺼번에 드러나지 않고 여러 시점에 조금씩 빠져나가기 때문에, 투자자가 체감하기 어렵다. 그러나 복리의 세계에서 연 0.6%포인트의 비용 차이는 30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면 투자금 원금에 맞먹는 손실로 돌아온다. 브라질 국채는 고금리의 매력으로 개인 투자자를 유혹한다. 그러나 이 상품에는 브라질 정부의 신용 위험, 헤알화의 환율 변동 위험, 달러를 매개로 한 이중 환전 구조가 모두 결합되어 있다. 주가가 올라도 환율이 급락하면 원화 기준으로는 손실이 난다. P2P 금융이 제시하는 12~15%의 수익률은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은행 금리와의 차이가 곧 투자자가 감내해야 할 위험의 가격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고수익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위험이 따른다. 연금보험은 더욱 조용하고 완만한 방식으로 투자자의 자산을 잠식한다. 10년간 납입한 1억 원에서 사업비로 2천만 원이 빠져나간 채 8천만 원만 운용에 투입되고, 낮은 운용수익률과 물가상승률이 결합되면 30년 후 실질 구매력은 오히려 줄어든다. 노후 대비라는 이름 아래, 가장 긴 시간 동안 가장 조용하게 일어나는 손실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방송에 나오는 전문가들은 투자 실패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증권사 연구원의 추천 리포트는 참고 자료일 뿐, 손실이 나도 그 누구도 내 계좌를 채워주지 않는다. 시장이 급등할 때는 기회를 놓칠까봐 조급해지고, 급락할 때는 더 큰 손실이 두려워 원칙을 버리게 된다. 탐욕과 공포는 투자자의 가장 큰 적이며, 이 두 감정에 휘둘리는 순간 투자는 투기로 변한다. 잃지 않는 투자의 출발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정직한 질문이다. '어떤 여유자금으로, 얼마의 손실을 감당하며, 어떤 투자 전략으로, 얼마의 기간 동안, 몇 퍼센트의 수익률을 목표로 투자할 것인가.'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할 수 없다면, 아직 투자를 시작할 때가 아니다. 투자는 종목을 고르기 전에 원칙을 세우는 일이다. 그리고 그 원칙은 시장이 흔들릴 때 가장 빛을 발한다. 복잡한 금융상품을 피하고, 이해할 수 없는 구조에 투자하지 않으며, 비용을 꼼꼼히 따지고, 분산투자의 원칙을 지키는 것. 이것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 자산을 지켜주는 방법이다. 잃지 않는 투자는 결코 소극적인 투자가 아니다. 그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간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내 편으로 만드는, 가장 능동적인 선택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33/53/cover150/k37213843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335300</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초역, 마키아벨리의 문장들 - [초역, 마키아벨리의 문장들 - 권력은 어떻게 태어나고, 무엇으로 무너지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14466</link><pubDate>Wed, 03 Jun 2026 09: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1446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139096&TPaperId=1731446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1/2/coveroff/k21213909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139096&TPaperId=1731446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초역, 마키아벨리의 문장들 - 권력은 어떻게 태어나고, 무엇으로 무너지는가</a><br/>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민유하 편역 / 리프레시 / 2026년 05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어릴 때 우리는 이런 말을 들으며 자랐다. 착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선하다. 그 말들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회에 나와 처음으로 배신을 당하고, 진심이 오해받고, 선의가 무기처럼 사용되는 장면을 목격했을 때,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느꼈던 것은 배신감이 아니라 당혹감이었다. 세상이 내가 배운 것과 다르게 작동한다는 사실, 그 진실이 왜 이렇게 오랫동안 감춰져 있었을까. &lt;군주론&gt;의 저자로만 알고 있었던 마키아벨리, 마키아벨리는 오백 년 전에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세상이 마땅히 어때야 하는가를 쓰지 않았다. 세상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썼다. 그것이 불편한 이유는, 그가 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너무 많이 맞았기 때문이 다. 진실은 종종 따뜻한 위로보다 훨씬 더 오래 남는 상처의 형태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우리는 관계를 이야기할 때 늘 사랑과 신뢰를 먼저 꺼낸다. 팀을 이야기할 때는 소통과 공감을 말하고, 조직을 이야기할 때는 비전과 열정을 강조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라고 믿는 순간,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기 시작한다. 마키아벨리가 사랑보다 두려움을 말했을 때, 그것은 잔인함을 권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것은 관계의 본질에 관한 가장 냉정한 통찰이었다. 사랑은 상대의 마음 상태에 달려 있다. 상대가 오늘 기분이 좋으면 유지되고, 더 매력적인 누 군가가 나타나면 흔들리며, 내가 실망을 주면 금세 식어버린다. 그러나 선을 넘으면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일관된 구조, 그 예측 가능성은 감정과 무관하게 작동한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가장 오래 신뢰해온 것들은 대부분 예측 가능한 것들이 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약속 시간은 지키는 사람, 이익이 충돌해도 원칙만큼은 굽히지 않는 사람, 기분에 따라 규칙이 달 라지지 않는 조직. 그 일관성이 신뢰를 만든다. 사랑은 신뢰를 시작하게 하지만, 신뢰를 유지시키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일관된 구조다. 마키아벨리는 그것을 두려움이라는 단어로 불렀지만, 오늘의 언어로 바꾸면 그것은 '신뢰할 수 있는 규칙'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우리는 갈등을 두려워하도록 훈련받았다. 회의에서 의견 충돌이 생기면 불편해하고, 공동체 안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빨리 봉합하려 하고, 조용하고 원만한 분위기를 건강함의 증거로 여긴다. 그러나 마키아벨리는 로마를 보면서 정반대의 결론에 이르렀다. 로마의 위대함은 원로원과 평민이 조화로웠기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끊임없이 충돌했기 때문이었다. 그 긴장이 어느 한쪽의 독주를 막았고, 그 과정에서 더 정교한 법과 제도가 만들어졌다. 갈등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갈등 이 파괴가 아닌 제도로 흐를 수 있는 구조가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였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진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갈등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라 갈등이 보이지 않는 조직이다. 다른 의견을 말했을 때 눈치를 봐야 하는 곳, 문제를 꺼내면 문제를 꺼낸 사람이 문제가 되는 곳, 표면은 조용하지만 그 아래에 불만이 층층이 쌓이는 곳. 그런 조직에서 갈등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건강함이 아니라 억압이다. 그리고 억눌린 갈등은 어느 순간 제도가 감당할 수 없는 폭발로 터져 나온다. 갈등을 없애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갈등이 말로 나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진짜 건강한 공동체의 조건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우리는 종종 평화로울 때 준비를 멈준다. 일이 잘 풀릴 때 긴장을 늦추고, 관계가 안정될 때 마음을 닫으며, 조직이 순항할 때 변화를 미룬다. 그것이 자연스럽다. 인간은 위기가 없을 때 위기를 상상하기 어렵도록 만들어져 있으니까. 그러나 마키 아벨리는 그 자연스러움 속에서 가장 위험한 함정을 보았다. 전쟁을 잊은 군주는 이미 자기 영토를 내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그는 썼다. 이것은 군사적 의미만이 아니다. 경쟁이 없을 때도 실력을 갈고, 위기가 없을 때도 구조를 점검하며, 아무 일 도 없어 보이는 시간에도 다음 흔들림에 대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 그 차이가 결정적인 순간에 드러난다. 평화는 쉬는 시간이 아니다. 준비하는 시간이다. 아직 위기가 오지 않았을 때, 우리는 그 위기를 맞을 자신을 만들어야 한 다. 마키아벨리가 이 말을 남긴 것은 전쟁을 부추기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평화를 지키는 힘은 평화로울 때 길러진다는 것 을 알았기 때문이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마키아벨리의 문장은 따뜻하지 않다. 그의 언어는 위로하지 않는다. 인간의 선함을 믿어도 괜찮다고 말하지 않고, 당신의 진심은 반드시 닿을 것이라고 격려하지 않으며, 좋은 일을 하면 결국 좋은 결과가 온다고 약속하지 않는다. 그가 하는 것은 딱 한 가지다. 세상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감정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도, 그 차가운 문장들에서 이상한 위안을 느낀다. 왜냐하면 그 문장들이 말하는 것은 순진했기 때문에 상처받은 것이라거나, 세상이 나쁘기 때문에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이 말하는 것은 착각을 걷어내면, 그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리고 착각 없이 서 있는 사람이, 착각 속에 서 있는 사람보다 훨씬 더 단단하게 버틸 수 있다. 마키아벨리를 읽는다는 것은 냉소를 배우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현실을 직시할 용기를 배우는 일이다. 사람이 언제나 선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 것, 충성이 이익 앞에서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신뢰를 설계하는 것, 사랑만으로는 권력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더 나은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착각을 걷어낸 자리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그는 군주에게 말을 걸었지만, 결국 인간 전체를 해부했다. 그 말이 이 책의 마지막에 등장한다는 사실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마키아벨리가 진짜 쓰고 싶었던 것은 권력자를 위한 매뉴얼이 아니라,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가장 정직한 기록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어떤 의미에서 군주다. 책은 오백 년을 건너온 마키아벨리의 차가운 문장들이 오늘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조언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1/2/cover150/k21213909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110229</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가족분쟁을 막는 상속·증여와 기막힌 절세 비밀 - [가족분쟁을 막는 상속·증여와 기막힌 절세 비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14455</link><pubDate>Wed, 03 Jun 2026 09:1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1445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139290&TPaperId=1731445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7/93/coveroff/k90213929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139290&TPaperId=1731445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가족분쟁을 막는 상속·증여와 기막힌 절세 비밀</a><br/>김용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살다 보면 어느 순간, 삶의 무게가 달라지는 때가 찾아온다. 30대까지는 앞만 보고 달리느라 미처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던 것들이, 40대에 접어들면서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부모님의 흰머리, 자녀의 훌쩍 자란 키, 그리고 언젠가는 반드시 마주해야 할 '재산의 이전'이라는 묵직한 현실이 그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상속이나 증여를 일부 자산가들만의 이야기로 치부해왔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지금, 평범한 가정의 아파트 한 채가 수억 원을 훌쩍 넘 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상속세와 증여세는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중산층 가정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진지하게 고 민해야 할 생활 속의 과제가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공부를 시작하려 하면, 낯선 세법 용어와 수시로 바뀌는 제도 앞에서 손을 놓고 싶어진다. 책은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세금과 법률의 세계를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풀어내고, 무엇 보다 가족의 화목을 지키는 것이 목적임을 분명히 하는 책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나침반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br>"우리 애들은 다 착해서 절대 싸우지 않을 거야." 많은 부모들이 이렇게 믿는다. 그리고 많은 자녀들도 스스로를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막상 재산 분배 앞에 서면 평생 함께해온 형제자매가 낯선 얼굴이 되는 경우가 결코 드물지 않다. 그것이 돈의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수십 년간 가슴속에 쌓여온 서운함, 불공평함에 대한 기억, 그리고 서로 다른 기대치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이다. 상속 분쟁이 무서운 이유는 재산을 잃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한번 법적 다툼으로 번진 가족 갈등은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다. 소송 과정에서 드러나는 말 한마디, 문서 하나가 평생의 상처로 남기도 한다. 유류분 소송, 상속회복 청구, 기여분 다툼,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미처 대비하지 못했을 때 현실로 튀어나오는 법적 칼날들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흔히 벌어지는 상황들을 생각해보면, 그 위험성은 더욱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치매에 걸린 부모를 홀로 십년 넘게 돌봐온 자녀가 정작 상속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타지에 사는 형제가 뒤늦게 나타나 자신의 법정 몫을 요구하는 경우, 혹은 재혼 가정에서 이복형제 간의 상속 갈등이 폭발하는 경우 등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미리 아는 것이다. 유언장의 종류와 법적 효력, 유류분 제도의 의미, 상속포기가 자녀 세대에까지 미치는 영향, 그리고 상속재산 분할 협의의 절차, 이 개념들을 사전에 이해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족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나아가 부모 생전에 자녀들과 함께 재산 분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두는 것이야말로, 그 어떤 법적 장치보다 강력한 분쟁 예방책이 된다.<br>분쟁 방지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주제가 바로 절세다. 같은 재산을 물려줘도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납부해야 할 세금의 규모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달라진다. 이는 불법적인 탈세가 아니라, 세법 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합법적인 전략의 문제다. 상속세와 증여세의 세계에는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다양한 공제 항목과 특례 제도들이 숨어 있다. 배우자 공제만 해도 최대 30억 원까지 적용 가능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또한 부모로부터 일정 금액 이하를 무이자로 차용할 경우 증여세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 혼인 시 특별 증여 공제를 활용하면 신혼부부가 합법적으로 상당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사실도, 미리 알고 준비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특히 부동산과 관련된 절세 전략은 더욱 정교한 이해를 요구한다. 배우자 증여 공제를 활용한 양도세 절감 방법, 상속 후 일정 기간 내에 매도했을 때 적용되는 세제 혜택, 자경 농지나 가업 상속에 붙는 대규모 공제 제도 등은 그 내용을 모르고 지나치면 수억 원을 그냥 국가에 납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절세 전략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요건과 기한이 따른다. 세법은 허점을 막기 위한 다양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간과한 채 섣불리 움직였다가 오히려 더 큰 세금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경우도 있다. 증여 후 일정 기간 이내 매도 시 적 용되는 이월과세 규정이 대표적인 예다. 결국 절세란, 세금을 줄이려는 의도가 아니라 세법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 하고 그 안에서 최적의 선택을 하는 과정임을 기억해야 한다.<br>상속과 증여를 단순히 세금 문제로만 바라보면, 그 본질적인 의미를 놓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의 출발점은 결국 '소중한 사람에게 내가 일군 것을 온전하게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평생 땀 흘려 모은 재산이 가족 간의 상처와 법적 분쟁의 씨앗이 되는 것을 원하는 부모는 아무도 없다. 또한 부모의 유산이 형제자매 사이를 갈라놓는 쐐기가 되기를 바라는 자녀 도 없다. 그러나 선한 의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준비 없는 사랑은 때로 예상치 못한 갈등의 씨앗이 된다. 부모님 사망 후 한 달 이내, 세 달 이내, 여섯 달 이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할 행정적 절차들을 모르고 기한을 놓치는 순간, 가산세라는 뜻하지 않은 부담이 더해진다. 감정적으로도 가장 힘든 시기에 법적•행정적 절차까지 혼란스러워지면, 가족 모두가 소진 되고 만다. 반대로, 미리 충분히 준비한 가족은 다르다. 유언장을 올바른 방식으로 작성해두고, 자녀들과 재산 분배에 대 한 이야기를 열린 마음으로 나눠두고, 세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증여를 진행해온 가족은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과정 자체가 가족 간의 신뢰를 두텁게 하는 계기가 된다.<br>상속과 증여에 관한 지식은, 결코 당장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미뤄도 좋은 종류의 것이 아니다. 준비는 여유가 있을 때 해야 빛을 발한다. 막상 현실이 닥쳤을 때 허둥대며 찾은 정보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가족을 사랑한다면,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준비도 함께 갖춰야 한다. 세금을 아끼는 것은 더 많은 것을 가족에게 남겨주는 일이고, 분쟁을 예방하는 것은 가족의 관계를 지키는 일이다. 오늘 단 한 페이지의 공부가, 훗날 가족 모두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다. 미리 알면 가족의 화목은 깊어지고, 세금은 줄어들며, 남겨진 사람들은 덜 아프다. 그것이 상속과 증여를 공부해야 하는 가장 솔직하고 강력한 이유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7/93/cover150/k90213929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179334</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펑펑 - [펑펑 - 나를 울리고 너를 배반하며 이룩되는 케이팝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14448</link><pubDate>Wed, 03 Jun 2026 09: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1444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9973&TPaperId=1731444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1/89/coveroff/k91213997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9973&TPaperId=1731444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펑펑 - 나를 울리고 너를 배반하며 이룩되는 케이팝 이야기</a><br/>복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5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나는 한때 케이팝을 고백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향한 고백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향한 고백. 숨겨두었던 감정의 서랍을 열고, 차마 말로 꺼내지 못한 것들을 비트와 멜로디에 실어 내보내는 행위. 그래서 케이팝을 좋아한다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 자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를 내미는 일과 같다. 복길의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오래 머문 문장은 역설적으로 가장 평범한 문장이었다. ’노래는 죄가 없잖아요. 그냥 해요.‘ 이 짧은 말 안에 케이팝을 둘러싼 모든 윤리적 딜레마와 감정적 피로가 응축되어 있다. 우리는 케이팝을 사랑하면서도 케이팝이 만들어내는 구조적 폭력, 착취적 계약, 팬덤의 집단 광기 앞에서 끊임없이 자기 검열을 한다. 그 사랑에 공모의 혐의를 씌우며. 그러나 ' 노래는 죄가 없다 '는 말은, 음악을 면죄부로 삼자는 도피가 아니라, 감정을 죄로 만들지 말자는 선언에 가깝다. 사랑 자체를 심문하는 것은 이미 충분히 상처받은 사람을 두 번 무너뜨리는 일이다. 케이팝은 언제나 과잉이다. 감정도, 서사도, 비주얼도. 그 과잉 속에서 우리는 일상의 적당함이 허용하지 않는 감정들을 마음껏 꺼내놓을 수 있다. 슬퍼도 너무 슬프고, 기뻐도 너무 기쁘고, 분노도 너무 격렬한 케이팝의 세계는 현실이라는 무대에서 감정을 조절하고 포장해야만 하는 우리에게 일종의 해방구가 된다. 나는 케이팝 앞에서 무장해제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허상일지라도, 허상 안에서만 진짜가 될 수 있 는 감정들이 있기 때문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복길이 말하는 '비장미'는 미학적 취향만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말해질 수 없는 것들을 형식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이다. 동방신기의 〈Rising Sun(순수)&gt; 앞에서 느끼는 압도감은, 그 노래가 얼마나 완성도 있는 음악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그 노래가 얼마나 과감하게 불완전한 감정을 무대 위에 올려놓았는가의 문제다. 기도하고, 저주하고, 중얼거리다, 절규하는 노래. 논리적 서사 없이 감정의 연쇄만으로 이루어진 그 노래는, 오히려 그 비논리성 덕분에 삶의 어떤 진실에 닿는다.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도 사실 그렇게 생겼다. 슬픔이 분노로 변하고, 분노가 허탈함으로 가라앉고, 허탈함이 다시 어떤 결의로 굳어지는. 논리가 없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살아있다는 것의 증거다. 케이팝이 그 엉망진창의 감정 지도를 음악이라는 형식 안에 담아낼 때, 듣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이 세상에 이름을 가지고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나만 이렇게 혼란스러운 게 아니었다. 비장함은 또한 연대의 언어이기도 하다. 광장을 가득 메운 응원봉의 불빛이 아름다운 것은, 그 빛들이 각자의 절망과 슬픔을 숨기면서도 함께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복길의 표현처럼, 빛이 어떤 절망 을 감추고 있는지 말하지 않고 희망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비장함은 그 절망을 정면으로 응시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형식이다. 그래서 우스꽝스러워질 위험을 무릅쓰고서도 비장해지는 사람들 앞에서 나는 경건해진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케이팝 산업이 만들어낸 폭력의 목록은 너무 길다. 불공정한 계약, 통제되지 않는 팬덤의 집단적 광기, 아이돌을 향한 테러와 살의, 조직적 성범죄 게이트. 그 목록 안에는 가해자도 있고 피해자도 있지만,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그 어디에도 완벽히 위치하지 못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다. 케이팝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했지만, 케이팝의 구조가 만들어낸 폭력에 어떤 방식으로든 연루된 사람들. 우리는 피해자이기도 하고 방조자이기도 하며 때로는 가해의 분위기를 묵인한 공범 이기도 하다. 복길이 베이비복스 이야기를 꺼낼 때, 나는 한동안 멈추었다. '꺼져라'라는 연호를 들으며 공연했던 그들. 죽은 동물의 사체를 담은 택배를 받았던 그들. 그 폭력이 가능했던 것은 특정한 몇 명의 악인 때문이 아니었다. 누군가를 ‘제거해도 좋다’ 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기 때문이었고, 그 분위기를 만든 것은 침묵하거나 외면한 수많은 우리들이었다. 살의는 극단적인 감정이 아니라 구조의 산물이라는 복길의 통찰은 케이팝을 넘어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전체를 향한 질문이 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상처를 치유하는 것 역시 케이팝이다. 씨스타의 〈Give It to Me〉가 통속적인 삶의 고뇌를 홀가분하게 날려버리는 방식으로, 아웃사이더의 &lt;외톨이&gt;가 무거운 소외감을 무대 위에 올려 해방감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케이팝은 상처를 주는 동시에 그 상처를 언어화하고 형식화하고 함께 노래하게 만든다. 케이팝을 사랑하여 상처 받고, 그 상처를 또다시 케이팝으로 어루만지는 이 순환이 어쩌면 케이팝이 가진 가장 인간적인 속성일지도 모른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누구에게나 음악으로 시대를 감각하는 내면의 연표가 있다는 복길의 말처럼, 나 역시 특정 노래를 들으면 특정한 시간이 되살아나는 경험을 한다. 음악은 시간을 저장하는 가장 효율적인 매체다. 멜로디 하나가 수십 년 전의 냄새와 온도와 감정을 고스란히 불러낸다. 그래서 어떤 케이팝은 한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집단적 기억이 된다. 복길 이20년 만에 처음으로 &lt;Rising Sun(순수)&gt;을 들으며 그 공백을 채웠듯, 우리는 저마다의 이유로 비워두었던 연표의 칸들을 언젠가 마주하게 된다. 거부감으로, 두려움으로, 혹은 그냥 게으름으로 외면해두었던 음악들이 어느 날 갑자기 선명 하게 들려오는 순간. 그 순간은 단지 음악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어떤 시간을 다시 만나는 일이다. 케이팝을 둘러싼 논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산업이냐 예술이냐, 윤리적 소비가 가능한가, 팬덤은 문화인가 병리인가. 그 질문들은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복길이 결국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마도 이것일 테다. 우리의 사랑을 모욕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나는 오늘도 케이팝을 듣는다. 제대로 살고 싶어서. 그리고 그 노래 속에서, 나처럼 제대로 살고 싶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숨결을 듣는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1/89/cover150/k91213997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018971</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이름의 빈자리에 - [이름의 빈자리에 - 괴물, 여성, 망자, 호명되지 못한 존재들에 대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14443</link><pubDate>Wed, 03 Jun 2026 09: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1444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9096&TPaperId=1731444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1/12/coveroff/k67213909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9096&TPaperId=1731444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름의 빈자리에 - 괴물, 여성, 망자, 호명되지 못한 존재들에 대해</a><br/>권혁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면 가장 먼저 받는 것이 이름이다. 어떤 부모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태명을 붙여주고, 출생 후에는 오래 살기를, 건강하기를, 훌륭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한 글자 한 글자에 담아 이름을 짓는다.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단순한 호칭의 부여가 아니다. 그것은 한 존재가 이 세상에 당도했음을 인정하는 최초의 행위이자, 그를 사랑의 언어로 호명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렇다면 이름을 받지 못한 존재의 삶은 어떤 것일까. 이름 없는 자는 과연 온전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단순히 철학적 사변이 아니다. 문학과 영화, 시와 음악이 오래도록 씨름해온 물음이며, 우리 각자의 삶 안에서도 어느 순간 불현듯 솟아오르는 질문이다. 이름을 갖는다는 것, 불린다는 것, 그리고 그 이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인간 존재의 가장 근원적인 층위에 닿아 있다.<br>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 속 괴물, 크리처는 자신을 창조한 빅터 프랑켄슈타인에게 이런 말을 던진다. "당신은 나에게 이름조차 주지 않았어." 이 한 마디가 독자의 가슴을 찌르는 것은, 이름의 부재가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임을 직감하기 때문이다. 빅터는 크리처를 창조했으나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생명을 부여했으나 이름을 주지 않았고, 세상에 태어나게 했으나 세상 안에 자리를 만들어주지 않았다. 이름은 단지 글자가 아니다. 이름은 "너는 이 세상에 속해 있다"는 선언이다. 누군가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 존재를 향해 "나는 네가 여기 있음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다. 크리처에게 이름이 없었다는 것은 그가 처음부터 세상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는 인간의 형상을 하고 인간의 언어를 배우고 인간의 감정을 느꼈지만, 이름 없이는 인간 세계의 바깥에 서 있는 존재였다. 이름이 없다는 것은 관계의 불가능성이기도 하다. 이름은 타인이 나를 향해 뻗어오는 언어적 손길이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를 때, 나는 비로소 세계와 연결된다. 크리처가 오두막집 가족들을 몰래 관찰하며 가장 먼저 배운 것도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일이었다. 아버지, 아들, 딸. 이름을 부르고 대답하는 그 작은 행위 안에서 사랑과 연대가 흐르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훔쳐보며 자신에게는 그 어떤 이름도 없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달아 갔을 것이다.<br>이름을 처음부터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 가진 이름을 빼앗기거나 왜곡당하는 경우도 있다. 영화 송곳니 속 세 남매는 아버지가 만들어낸 폐쇄된 세계 안에서 자랐다. 그들에게는 이름이 없다. 아버지는 아이들을 부를 때 큰애, 작은애, 아들 정도로만 지칭한다. 이름이 없다는 것을 아이들 스스로도 오랫동안 인식하지 못한다. 이름의 부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세계 안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가진 사람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크리스티나뿐이다. 이름은 경계를 표시한다. 이름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사이의 경계, 세계 안에 속한 자와 세계 바깥에 놓인 자 사이의 경계. 큰딸이 비밀리에 외부 세계의 비디오를 보면서 깨닫는 것도 바로 그 경계다. 사람들은 저마다 이름을 가지고 있고, 그 이름으로 불리고, 그 이름으로 서로를 알아본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것이 없다. 이 단순한 발견이 큰딸의 내면에 균열을 만든다. 큰딸은 스스로 이름을 짓는다. 부르스. 이소룡의 영어 이름에서 따온 세 글자. 동생에게 "날 부르스라고 불러줘, 그러면 내가 돌아볼게"라고 말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뜨겁고 가장 서러운 순간이다. 이름을 짓는다는 것, 불린다는 것, 그리고 그 소리에 반응해 돌아본다는 것. 그 작은 순환 안에서 한 존재가 처음으로 자기 자신이 된다. 부르스라는 이름이 생긴 순간부터 큰딸의 얼굴에 비로소 살아 있는 표정이 깃든다.<br>그러나 이름이란 늘 붙들어야 할 것만은 아니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 속 아리아 스타크는 자신의 이름과 정체성에 극도로 집착하는 소녀다. 원수들의 이름을 매일 밤 기도처럼 중얼거리고, 자신이 아리아 스타크임을 잊지 않기 위해 매 순간 자신을 다독인다. 그녀의 스승 자켄은 이름 없는 자들의 세계에서 온 암살자다. 그는 아리아에게 "아무도 아닌 자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 역설이 흥미롭다. 이름 없는 자가 되어야 비로소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 아리아는 수련 과정에서 수없이 맞으면서 "넌 누구냐"는 질문을 받는다. 자신의 이름과 역사와 원한을 말할 때마다 채찍이 날아온다. 결국 그녀는 다른 얼굴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고,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었을 때 비로소 스스로 "나는 아리아 스타크야"라고 외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아리아가 된다. 이름에 집착하지 않을 때 이름이 살아난다는 이 역설은 정체성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이름에 사로잡혀 살 때 우리는 종종 이름이 가리키는 본래의 자기를 잃는다. 아리아가 "나는 아리아 스타크다"고 외쳐야만 자신을 확인할 수 있었을 때, 역설적으로 그녀는 아리아가 아니었다. 이름은 불려야 할 것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내려놓아야 할 집착이기도 하다.<br>김소월의 시 '초혼'은 죽은 이의 혼을 불러들이는 전통 의식에서 출발한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시인은 이름을 부른다.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부른다. 부르다가 내가 죽을 만큼 간절히 부른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관계를 지속하려는 의지다. 죽음이 가른 경계 너머로 손을 뻗는 행위다. 이름을 부르는 한, 그 이름의 주인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이름을 기억하는 한, 그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 이 세계에 남아 있다. 소월은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라고 쓴다. 돌이 되어도 부르겠다는 이 선언에는 슬픔만이 아니라 이름의 힘에 대한 믿음이 담겨 있다. 마일리 사이러스의 노래 「플라워스」는 또 다른 방향에서 이름의 문제를 건드린다. 더 이상 나를 불러주지 않는 이, 나를 충분히 사랑해주지 않은 이를 향해 그녀는 말한다. "꽃은 내가 나 자신에게 살 수 있어. 내 이름은 내가 혼자 모래에 쓸 수 있어. 나는 네가 해준 것보다 더 많이 더 깊이 나를 사랑할 수 있어." 타인의 호명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 그것이 상실 이후를 살아가는 한 방식이다. 우리는 타인의 이름을 부름으로써 그 존재를 인정한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부를 줄도 알아야 한다.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순간에도 나는 여기 있다고, 나는 이 이름의 주인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름은 받는 것이기도 하지만 지키는 것이기도 하다.​우리 삶에는 이름을 부르지 못한 채로, 혹은 이름 불리지 못한 채로 지나간 시간들이 있다. 이름을 받지 못해 세상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존재들, 스스로 이름을 지어야 했던 이들, 이름을 빼앗기고 번호로 불렸던 이들. 그 이름의 빈자리에는 무엇이 남아 있는가. 크리처는 이름을 갖지 못한 채 세상에 버려졌지만, 그 이름 없는 존재가 던진 "당신은 나에게 이름조차 주지 않았어"라는 절규는 200년이 넘는 시간을 가로질러 지금도 우리 귓전을 울린다. 이름 없는 자의 외침이 이름 있는 모든 자들의 가슴을 찌른다. 영화 &lt;송곳니&gt;의 부르스는 아마 그 집을 나갔을 것이다. 그리고 불러줄 친구 하나 없는 낯선 세계를 걸어가고 있을 것이다. 그 이름을 기억해주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 이름을 지은 것은 그녀 자신이었다. 이름을 갖는다는 것은 세계와의 계약이다. 나는 여기 있고, 너는 나를 알아보고, 나는 그 앎으로 살아간다. 이 계약이 깨질 때, 이름의 빈자리는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상처가 된다. 그러나 그 상처에서 자라나는 것도 있다. 이름을 스스로 짓고, 스스로 부르고, 스스로 살아가는 힘. 부르스가 쇠망치로 자신의 송곳니를 스스로 부수며 웃었던 것처럼, 그 피투성이 얼굴의 미소 속에는 어떤 자유가 있었다. 우리는 누군가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그를 이 세계에 붙잡아둔다. 기억한다는 것, 호명한다는 것은 그래서 작은 윤리적 행위다.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을 가진 자들이 있는 한, 우리는 이름을 부르는 일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부르는 일이 곧 살아있는 일이기 때문이다.태그<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1/12/cover150/k67213909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111242</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공존한다는 착각 - [공존한다는 착각 - 멸종에서 살아남은 일곱 동물의 반격]</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14440</link><pubDate>Wed, 03 Jun 2026 08: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1444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8334&TPaperId=1731444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31/21/coveroff/k6721383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8334&TPaperId=1731444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공존한다는 착각 - 멸종에서 살아남은 일곱 동물의 반격</a><br/>프랑크 베스테르만 지음, 정신재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05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북극곰이 빙하 위에 외로이 서 있는 사진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그 사진 아래에는 대개 이런 문구가 붙는다.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지구." '함께'라는 단어가 편안하게 미끄러져 들어온다. 마치 인간과 북극곰이 같은 편인 것처럼, 같은 위기를 공유하는 동반자인 것처럼. 그러나 프랑크 베스터만의 책 &lt;공존한다는 착각&gt;을 읽으면서 나는 그 '함께'라는 말이 얼마나 교묘한 위안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책 속의 동물들, narwal, 레밍, 장어, 기러기, 북극곰, 순록, 킹크랩 등은 인간과 함께 세계를 나누어 쓰지 않는다. 그들은 인간이 만든 세계 안에서 밀려나고, 줄어들고, 소멸한다. '공존'이란 인간 쪽에서 내민 손짓일 뿐, 상대방은 그 단어를 알지 못한다.<br>공존(共存)이라는 한자를 뜯어보면 '함께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단어에는 이상한 비대칭이 숨어 있다. 함께 존재하기 위해서는 존재를 '허락'하는 쪽과 '허락받는' 쪽이 생긴다. 우리가 자연과 공존한다고 말할 때, 그 문장의 주어는 항상 인간이다. 인간이 자연에게 공존을 제안하고, 자연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 베스터만이 쓴 장어 이야기가 이것을 잘 보여준다. 네덜란드의 아프슬라위트다이크(한때 수리토목 기술의 자랑으로 여겨졌던 제방)는 장어에게 넘을 수 없는 장벽이 되었다. 장어는 사르가소해에서 태어나 유럽의 강으로 올라오고, 성장한 뒤 다시 바다로 돌아가 산란한다. 제방은 그 길을 막았다. 환경운동가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과학자들이 수치를 제시하고, 정치인들이 고심한다. 그러나 장어는 이 모든 논의 바깥에 있다. 논의의 대상일 뿐, 논의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이것이 공존의 문법이다. 공존은 언제나 강자가 약자에게 내리는 선언이다.​레밍에 관한 장에서 베스터만은 맬서스의 인구론을 끌어온다. 맬서스는 인구가 식량 생산 속도를 초과하면 전쟁, 질병, 기근이 자연적 교정자로 나타난다고 보았다. 레밍이 개체 수가 과밀해지면 집단적으로 죽음을 향해 달려가듯, 인간 사회도 어떤 임계점에서 스스로를 파괴하는 힘을 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비유는 섬뜩하다. 왜냐하면 그것이 공존의 가능성을 근본에서 흔들기 때문이다. 공존은 서로가 서로를 위해 자신의 욕망을 제한할 때 성립한다. 그런데 맬서스적 세계에서 욕망의 제한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외부의 파국이 강제할 때에야 비로소 일어난다. 우리는 자발적으로 공존하는 존재가 아니라, 파국을 경험한 뒤 잠시 수그러드는 존재일지 모른다. 한 세기 전의 제국주의자들도 '문명의 공존'을 말했다. 그들은 피지배 민족을 '교화'하여 함께 발전하겠다고 했다. 오늘날의 환경 담론도 비슷한 구조를 반복하는 것은 아닐까. '지속 가능한 개발', '그린 성장', '탄소 중립‘ , 이 모든 언어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편의를 유지하면서 자연을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공존이 아니라 지배의 세련된 형태다.<br>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 중 하나는 흑기러기(rotgans)에 관한 이야기다. 20세기 중반, 과학자들은 흑기러기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발견하고 원인을 찾지 못했다. 나중에야 밝혀진 사실은, 시베리아의 굴라크 노동수용소에 수감된 죄수들이 기러기를 잡아먹으며 연명했다는 것이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lt;수용소 군도&gt;를 통해 굴라크의 실상을 세상에 알리기 25년 전에, 기러기들은 이미 그 참상을 몸으로 증언하고 있었다. 이 장면은 나를 오래 붙들었다. 기러기들은 굴라크를 알지 못했다. 스탈린을 알지 못했고, 냉전을 알지 못했으며, 인간의 이념 갈등을 알지 못했다. 그들은 그저 번식지로 가다가, 혹은 돌아오다가 사라졌다. 그러나 그 사라짐이 인간 세계의 가장 어두운 비밀을 담고 있었다. 공존이 착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자연과 공존한다고 말하지만, 자연은 우리의 역사를, 우리의 도덕을, 우리의 개념을 알지 못한다. 기러기들은 인간 사회의 비극에 속절없이 휘말렸고, 그것을 '착취'라고 이름 붙일 언어도 없었다. 공존이란 적어도 두 주체가 서로를 인식할 때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는 한 번도 진지하게 자연을 주체로 대한 적이 없다.<br>그렇다면 공존이라는 착각은 완전히 무익한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착각에도 종류가 있다. 해로운 착각은 현실을 가리고 행동을 막는다. 그러나 이로운 착각은 현실보다 조금 앞서서, 아직 도달하지 못한 이상을 향해 우리를 이끈다. 공존이라는 단어가 비록 지금의 현실을 과장하고 있다 해도, 그것이 지향점이 될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 문제는 우리가 공존을 이미 달성한 것처럼 말할 때다. 그때 착각은 해로워진다. 북극곰 사진 아래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지구'라고 쓸 때, 우리는 이미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위안을 얻는다. 그 위안이 행동을 대체한다. 공존을 선언하는 순간, 공존을 실현하려는 노력이 멈춘다. 베스터만이 그린 세계에서 진짜 용기 있는 목소리들은 착각을 거부한다. 수문을 열어 장어의 이동 통로를 복원하라고 외치는 환경운동가들, 순록 이동 경로를 가로막는 국경 분쟁을 고발하는 연구자들, 킹크랩의 침입이 인간의 실험적 개입 때문임을 기록하는 해양생물학자들. 그들은 공존을 선언하지 않는다. 그들은 공존이 얼마나 요원한지를 직시하면서, 그럼에도 한 걸음씩 나아간다.<br>베스터만의 책 제목은 &lt;공존이라는 착각&gt;이다. 책 속의 동물들은 실제로 공존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피해자다. 제목의 '공존'은 은유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은유는 무엇을 꿈꾸는가. 어쩌면 그것은 자연이 주체가 되는 세계에 대한 소망일 것이다. 장어가 자신의 이동 경로를 요구하고, 기러기가 번식지의 안전을 주장하고, 북극곰이 빙하의 보존을 요청할 수 있는 세계. 실제로 몇몇 나라에서는 강이나 숲에 법적 인격을 부여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뉴질랜드의 왕가누이 강은 법적 권리를 가진 존재로 인정받았다. 자연을 공존의 '대상'에서 '주체'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이것이 새로운 공존의 문법을 향한 첫 걸음일 수 있다. 공존은 인간이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가 자신의 자리를 갖는 구조 안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각에서 출발하더라도, 그 착각이 현실을 바꾸는 힘이 되려면, 우리는 공존을 완성된 상태가 아닌 끝없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북극곰은 우리에게 공존을 요청한 적이 없다. 그러나 우리가 공존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그 요청이 없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의 책임을 더 무겁게 만든다. 말 없는 자를 위해 말하는 것, 그것이 착각을 현실로 바꾸는 유일한 방법이다.태그<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31/21/cover150/k6721383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312100</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불안하게 태어난 사람들 - [불안하게 태어난 사람들 - 불안은 어떻게 유전자에 각인되어 대물림되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14434</link><pubDate>Wed, 03 Jun 2026 08: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1443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299968&TPaperId=1731443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0/21/coveroff/890129996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299968&TPaperId=1731443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불안하게 태어난 사람들 - 불안은 어떻게 유전자에 각인되어 대물림되는가</a><br/>대니얼 키팅 지음, 정지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우리는 종종 불안을 개인의 성격이나 의지의 문제로 치부한다. 쉽게 겁을 먹는 사람,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을 보며 왜 저렇게 나약한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심리학자 대니얼 P. 키팅(Daniel P. Keating)는 이러한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그는 불안이 성격적 결함이나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각인되고 세대를 넘어 전이될 수 있는 후성유전학적 현상임을 밝혀이야기 한다. 인류는 오랫동안 '본성 대 양육(nature vs. nurture)'이라는 이분법 안에서 인간 발달을 이해해 왔다. 유전자가 인간을 결정하는가, 아니면 환경이 인간을 빚어내는가. 그러나 후성유전학 (epigenetics)의 등장은 이 낡은 논쟁을 해체하며 새로운 시각을 열어젖힌다. 유전자는 고정된 설계도가 아니라, 환경에 따라 발현 방식이 달라지는 유동적인 악보와 같다. 그리고 그 악보를 바꾸는 핵심 메커니즘이 바로 스트레스 메틸화 (stress methylation)이다.<br>후성유전학의 핵심 개념은 유전자 서열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유전자의 발현 방식은 환경에 의해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변화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메커니즘이 바로 DNA 메틸화(methylation)다. 메틸기(methyl group)가 특정 유전자 부위에 부착되면, 해당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되거나 활성화된다.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에 이 메틸화가 일어날 때, 우리는 이를 '스트레스 메틸화'라고 부른다. 신경과학자 마이클 미니(Michael Meaney)의 연구는 이 메커니즘을 명확하게 입증 했다. 그는 쥐 실험을 통해 어미 쥐가 새끼를 충분히 핥아주고 돌보는 행위, 즉 양육의 질이 새끼 쥐의 스트레스 반응 유전 자의 메틸화 수준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충분한 돌봄을 받은 새끼 쥐는 스트레스 반응 유전자가 적 절히 조절되어 성인이 되어서도 안정적인 스트레스 반응 체계를 유지했다. 반면, 방치된 새끼는 스트레스 반응 유전자가 과잉 활성화되어 평생 만성적인 불안과 과민 반응을 보였다. 양육이라는 환경적 경험이 유전자 발현 패턴을 영구적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키팅은 이를 '생물학적 각인(biological embedding)'이라고 명명하며, 초기 생애 경험이 신체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고 설명한다. 인간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에서, 부모가 극심한 트라우마를 경험했을 경우 자녀들이 유사한 스트레스 반응 이상을 보이는 것이 확인되었다.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다음 세대로 전달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불안은 이처럼 유전자에 새겨져 세대를 건너 흐른다.<br>스트레스 메틸화가 가장 강렬하게 일어나는 시기는 임신 중 태아기와 생후 첫 1년이다. 키팅은 이 시기를 '결정적 시기 (critical period)라고 부르며, 이때 형성된 스트레스 반응 체계가 평생의 심리적 패턴을 결정짓는다고 주장한다. 임신 중 어머니가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al)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된다. 이 코르티솔 노출은 태아의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 즉 스트레스 반응 체계의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높은 수준의 코르티솔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태아는 스트레스 반응 관련 유전자에 메틸화가 일어나며, 이로 인해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과민한 스트레스 반응 체계를 갖추게 된다. 이것이 바로 아이가 '불안을 안고 태어나는(born anxious) 상태다. 책에 등장하는 사례 연구, 린(Lynn)과 제레미(Jeremy)의 아들 잭(Jack)은 이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임신 중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린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지속적으로 분비했고, 이는 태아 잭의 스트레스 반응 체계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태어난 잭은 분리 불안이 심하고 자기 진정(self-soothing) 능력이 낮으며, 작은 자극에도 강하게 반응하는 아이로 자랐다. 이것은 책의 성격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형성된 스트레스 반응 체계의 결과였다. 생후 첫 1년 역시 결정적이다. 이 시기의 양육 경험은 스트레스 메틸화를 강화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충분한 신체 접촉, 일관된 정서적 반응, 따뜻한 돌봄은 과활성화된 스트레스 반응 체계를 진정시키고 메틸화 패턴을 긍정적으로 변화 시킬 수 있다. 반대로, 방치나 지속적인 스트레스 환경은 이미 형성된 스트레스 반응 이상을 더욱 고착시킨다. 키팅이 강조하는 '슈퍼 양육(supernurturing)'의 개념은 바로 이 생물학적 원리에 기반한 것이다. 지속적이고 헌신적인 돌봄이 유전자 발현 수준에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모든 과정이 의도와 무관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부모는 자신의 불안을 자녀에게 '물려주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 그러나 스트레스로 가득 찬 환경, 부모 자신의 스트 레스 조절 곤란, 사회적 고립은 의도치 않게 자녀의 스트레스 반응 체계에 생물학적 흔적을 남긴다. 이처럼 불안의 대물림 은 개인의 의지나 도덕적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생물학과 환경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일어나는 구조적 현상이다.<br>스트레스 메틸화와 불안의 대물림이 개인적 수준의 문제라면, 해결책도 개인적 차원에 머물 것이다. 그러나 키팅 은 이 문제의 뿌리가 사회적 불평등이라는 구조적 토양에 깊이 박혀 있음을 강조한다. 화이트홀 연구(Whitehall Study) 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건강 결과가 나빠지는 '사회적 기울기(social gradient)'가 존재함을 보여주었다. 빈곤이 건강만을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위계 그 자체가 만성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이것이 스트레스 반응 체 계를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는 경제적 불안정, 주거 불안, 교육 기회의 박탈, 사회적 차별과 같은 복합적인 스트레스 요인을 수반하며, 이러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지속적인 스트레스 노출로 인해 스 트레스 메틸화가 더욱 강하게, 더욱 광범위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 불평등이 심화된 사회에서는 이 스트레 스가 세대를 넘어 축적된다. 만성적 스트레스를 경험한 부모는 스트레스 조절 능력이 저하되고, 이는 자녀 양육 방식에 영 향을 미친다. 경제적 빈곤은 부모가 '슈퍼 양육'을 실천할 여유와 자원을 박탈한다. 인종적•민족적 차별은 사회 경제적 지위와 무관하게 추가적인 만성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렇게 불평등은 스트레스 메틸화의 사회적 증폭기로 기능하며, 불안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고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키팅은 이것을 '스트레스 전염병(stress epidemic)'이라고 부른다. 불안은 개인 의 신경생물학적 취약성에서 시작될 수 있지만, 사회적 불평등은 이 취약성을 지역사회 전체로, 그리고 다음 세대로 확산 시키는 구조적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당뇨, 심혈관 질환, 우울증의 사회적 분포가 불평등의 분포와 일치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스트레스 메틸화가 집단적 수준에서 누적된 결과다.<br>불안은 유전자에 새겨진다. 임신 중 어머니의 만성 스트레스, 생애 초기의 부적절한 양육, 사회경제적 박탈과 차별이라는 환경적 경험이 스트레스 메틸화를 통해 유전자 발현 패턴을 변화시키고, 이 변화가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불안의 대물림은 나약함의 유산이 아니라, 생물학과 환경과 사회구조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현상이다. 키팅의 연구가 가져다주는 메시지는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다.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영구적이지 않다. 따뜻한 양육, 안정적인 환경, 지지 적인 사회관계망은 스트레스 메틸화 패턴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뇌는 청소년기에도, 성인기에도 변화한다. 마음챙김(mindfulness), 정서 조절 훈련, 신뢰할 수 있는 인간관계는 생물학적 수준에서의 회복을 가능하게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차원의 개입이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사회적 불평등이 만들어낸 구조적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조기 아동 교육 지원, 부모 양육 프로그램,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적 투자야말로 불안의 세대 간 대물림 고리를 끊는 가장 근본적인 처방이다. 우리는 불안을 물려받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회복력도 물려 줄 수 있다. 그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환경을 바꾸는 일에서 시작된다.태그<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0/21/cover150/890129996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102170</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몸이 마음을 만든다 - [몸이 마음을 만든다 - 무기력 시대, 몸과 마음의 역량을 높이는 회복의 과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08612</link><pubDate>Sun, 31 May 2026 20: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0861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299917&TPaperId=1730861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2/38/coveroff/89012999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299917&TPaperId=1730861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몸이 마음을 만든다 - 무기력 시대, 몸과 마음의 역량을 높이는 회복의 과학</a><br/>윤대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많은 도구가 있는데, 왜 우리는 점점 더 지쳐가는 걸까. 스마트폰에는 명상 앱이 깔려 있고, SNS 피드에는 긍정 확언이 넘쳐흐르고, 서점에는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관한 책이 쏟아진다. 이 시대만큼 '마음 관리'에 대한 지식과 방법론이 풍부했던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울증 환자 수는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무언가 근본적으로 잘못되고 있다는 신호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문제는 방법의 부족이 아니다. 방향의 착오다. 오랫동안 우리는 마음의 문제를 마음 안에서만 해결하려 했다.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고, 의지를 다잡고, 더 강해지려 애썼다. 하지만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에서 생각을 바꾸려는 시도는 때로 상황을 악화시킨 다. 억지로 밀어넣은 긍정은 현실의 감정과 충돌을 일으키고, 그 간극은 자책과 무력감으로 돌아온다. 마음을 바꾸려다 오히려 더 깊이 무너지는 역설이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우리는 오래된 편견 하나를 내려놓아야 한다. 마음의 문제는 정신과에서, 몸의 문제는 내과에서 다룬다는 구분이다. 이 구분은 편의를 위한 제도적 경계일 뿐, 실제 인체의 작동 방식을 반영하지 않는다. 뇌는 몸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기관이다. 체중의 약 2%에 불과하지만, 전체 에너지의 20% 이상을 사용한다. 이 사실만으로도 많은 것이 설명된다. 혈당이 불안정하고, 염증 수치가 높고, 세포 속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저하되면, 뇌는 충분한 연료를 공급 받지 못한 채 작동해야 한다. 그 결과는 피로, 집중력 저하, 감정 기복, 무기력이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의 문제다. 최근 의학계에서 주목받는 대사정신의학이다. 우울, 불안, 무기력 같은 정신적 증상 을 혈당, 콜레스테롤, 염증 반응, 호르몬 균형, 장 건강이라는 몸의 언어로 함께 읽으려는 시도다. 스탠퍼드 의대와 하버드 의대 부속 병원에서도 관련 임상•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일부 선진적인 의사들의 독특한 시각이 아니라, 의학 전체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음을 뜻한다. 흥미로운 임상 사례가 있다. 오랫동안 가족 관계의 갈등으로 상담을 받아 온 중년 남성이 있었다. 수년간 대화를 나눠도 나아지지 않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혈액 검사 결과를 함께 살펴보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혈당은 당뇨 전 단계였다. 고지혈증 약과 오메가3를 처방한 지 3개월 후, 그는 "이상하게 예전보다 덜 예민해졌다"고 말했다. 심리 상담도, 관계 훈련도 아닌, 콜레스테롤 수치의 안정이 감정의 파도를 잠재운 것이다. 몸과 마음은 이토록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마음의 고통이 기분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제 임상적으로도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은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지속적인 분비를 유발하고, 이는 혈관 건강을 해치고, 혈압을 올리고, 내장 지 방을 축적시키고, 세포의 노화를 앞당긴다. 마음속의 고통은 혈액 수치에 흔적을 남기고, 세포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중에서도 가장 끈질기고 은밀한 감정 독소는 '반추'다. 반추란 지나간 일을 계속 되새기며 그 안에 머무는 사고 패턴이 다. "나는 왜 이럴까",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라는 답 없는 질문의 반복.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은 이미 지나간 사건을 지금 이 순간의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시간이 흘러도 몸의 스트레스 반응은 꺼지지 않는다. 과거는 끝났지만 신체는 여전히 그 순간 속에 갇혀 반응하는 것이다. 반추는 "이제 그만 생각해야지"라고 결심한다고 멈추지 않는다. 그것이 반주의 본질이 다. 뇌가 위협과 불확실성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비롯된 패턴이기 때문에, 의지만으로는 끊어내기 어렵다. 필요한 것은 반 추가 시작되는 순간을 알아차리고, 추상적인 생각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하며, 어떤 신체 상태에서 어떤 생각이 반복 되는지 패턴을 파악하는 훈련이다. 반추를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개입 가능한 '과정'으로 이해할 때, 비로소 그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더 강한 의지가 아니다. 더 많은 긍정적 사고도 아니다. 필요한 것은 몸-마음 시스템을 회복시킬 수 있는, 작지만 직접적인 개입이다. 마음이 어수선할 때 숲에서 20분을 걷는 일. 불안이 치솟을 때 4초 들이마시고 6초 내쉬는 호흡 하나. 무기력한 날 단백질이 풍부한 따뜻한 국물 한 그릇. 이것들은 자기계발서에서 흔 히 보는 표면적인 처방이 아니다. 코르티솔을 낮추고, 미주신경을 활성화하고, 뇌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생리학적 개입이 다. 몸을 먼저 안정시킴으로써 마음이 회복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 이것이 대사정신의학이 제안하는 회복의 순서다. 특히 AI가 일상을 빠르게 재편하는 지금, 인간의 뇌는 전례 없는 정보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 '브레인 프라이'라는 신조 어가 등장할 만큼, 머릿속이 타들어가는 듯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계가 더 많은 일 을 처리해줄수록, 정작 인간의 뇌는 더 많은 판단과 선택의 부담을 지게 된다. AI는 피로를 모르지만, 우리는 여전히 몸을 가진 존재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AI 시대일수록 몸의 기반을 돌보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마음을 억지로 다잡는 기술보 다, 몸이 마음을 받쳐줄 수 있도록 대사 역량을 키우는 일이 먼저다.<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br style="font-family: Roboto, &quot;Noto Sans KR&quot;, &quot;PingFang SC&quot;,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Microsoft YaHei UI&quot;, &quot;Malgun Gothic&quot;,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14px;">회복은 어느 날 갑자기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무너지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완벽한 평온을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흔들린 후에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 그것이 진정한 회복 탄력성이다. 그 힘은 의지에서만 오지 않는다. 잘 먹고, 충분히 자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 혈당이 오르내리는 패턴을 살피고, 수면이 부족할 때 불안이 커진다는 사실을 아는 것. 반추가 시작될 때 생각 대신 몸을 움직이는 것. 이 모든 작은 선택들이 쌓여 몸-마음 시스템을 다시 세운다. 우리는 지금 질문을 바꿔야 할 시대에 서 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2/38/cover150/89012999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023820</link></image></item><item><author>koogi386</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화폐의 종말 - [화폐의 종말 - 디지털 화폐부터 조개껍데기까지, 거꾸로 읽는 돈의 역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07354</link><pubDate>Sun, 31 May 2026 10: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7015249/1730735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139976&TPaperId=1730735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2/78/coveroff/k80213997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139976&TPaperId=173073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화폐의 종말 - 디지털 화폐부터 조개껍데기까지, 거꾸로 읽는 돈의 역사</a><br/>이완배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얼마 전 나는 오래된 서랍을 정리하다가 교통카드 하나를 꺼냈다. 플라스틱 카드였는데, 이제는 그조차도 스마트폰 안에 들어가 있다. 서랍 한켠에는 10년 전 해외여행에서 쓰다 남은 지폐 몇 장도 있었다. 색이 바래고 구겨진 그 종잇조각을 보 며 문득 생각했다. 이것이 여전히 '돈'인가? 그리고 더 근본적인 물음이 뒤따랐다. 애초에 '돈'이란 무엇이었는가? 우리는 매일 돈을 쓴다. 그러나 우리가 매일 만지는 것은 이제 돈이 아니다. 화면 속 숫자를 탭 한 번으로 옮기고, QR코드를 들이 밀고, 손목의 워치를 단말기에 가져다 댄다. 지폐는 점점 낯선 물건이 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어떤 나라에서는 이미 완전히 낯선 물건이 되었다. 스웨덴에서는 교회 헌금도 카드로 낸다. 노르웨이의 일부 버스는 아예 현금을 받지 않는다. 중국 에서는 노점상 앞에도 QR코드가 붙어 있다. 화폐의 물리적 실체는 인류의 손에서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빠져나가고 있다. 단순한 결제 방식의 진화가 아니다. 이것은 인류가 수천 년간 쌓아 온 신뢰의 형태 자체가 바뀌는 사건이다.<br>2008년 금융위기의 폐허 속에서 사토시나카모토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논문 한 편을 공개했다. 그것이 비트코인의 시작이었다. 당시 세계는 리먼브라더스의 붕괴를 목격하며 중격에 빠져 있었다. 수십 년간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금융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이다. 사람들은 깨달았다. 그들이 믿었던 것은 은행이 아니라 은행이 만들어 낸 환상이었다. 비트코인은 그 환멸 위에서 태어났다. 국가도, 은행도, 어떤 중앙 권력도 없이 작동하는 화폐. 수학적 알고리즘과 블록체인 기술이 신뢰를 보증하는 화폐. 이 아이디어는 인류가 수천 년간 국가와 기관에 위탁해 온 '신뢰'를 코드로 대체하겠다는 철학적 선언이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약속한 바를 완전히 이행하지 못했다. 탈중앙화를 외쳤지만, 결국 소수의 대형 채 굴자들이 네트워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가치의 안정성을 표방했지만, 하루에 30퍼센트가 폭락하고 다음 날 다시 20퍼 센트가 오르는 롤러코스터를 반복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문제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교환의 수단'으로 쓰기보다 '투 기의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으로 커피를 사는 사람은 없다. 비트코인을 들고 내일의 가격을 기다리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br>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실패한 실험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비트코인은 화폐에 관한 가장 중요한 질문 하나를 세상에 던졌다. "우리는 정말 국가가 보증하는 신뢰가 필요한가?" 이 질문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실험으로 이어진다.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의 가격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달러나 실물 자산에 가치를 고정함으로써, 암호화폐의 기 술적 장점은 살리되 가격 변동성은 억제하겠다는 시도다. USDT, USDC 같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실제로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2022년 루나•테라 사태는 스테이블코인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알고리즘'에 의해 달러 가치에 연동된다던 테라UST는 단 며칠 만에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되었다. 시가총액 수십 조 원이 증발했고, 수많은 투자자들이 재산을 잃었다. 알고리즘이 신뢰를 대체할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결국 알 고리즘도 인간의 신뢰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처절하게 배웠다. 여기서 화폐의 본질이 다시 한번 드러난다. 화 폐는 기술이 아니다. 화폐는 신뢰다. 그 신뢰가 국가에 의해 보장되든, 알고리즘에 의해 보장되든, 공동체의 합의에 의해 보장되든,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화폐는 존재를 멈춘다.<br>민간 영역에서 디지털 화폐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국가들은 결코 손을 놓고 있지 않았다. 중국은 이미 디지털 위안화를 수억 명의 국민에게 보급하기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은 디지털 유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조차 디지털 달러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즉 CBDC는 기존 화폐와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첫째, 중간 매개자인 상업은행 없이 중앙은행이 개인에게 직접 화폐를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다. 둘째, 모든 거래가 디 지털로 기록된다. 셋째, 정부가 화폐의 사용 조건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돈, 특정 기간 안에 쓰지 않으면 소멸하는 돈, 특정 품목에만 사용할 수 있는 돈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진다. 이것은 혁명적 편의성인 동시에 전례 없는 통제의 가능성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화폐 권력을 손에 쥔 국가는 항상 그 권력을 지배의 도구로 활용해 왔다. 조선 말기 고종 정부가 당백전을 남발해 경제를 붕괴시킨 것도, 일제가 화폐정리사업을 통해 대한제국의 경제 주권을 박탈한 것도, 박정희 정부가 화폐개혁으로 정치적 통제를 강화하려 했던 것도, 모두 화폐 권력이 정치 권력과 불가분의 관 계임을 보여 준다. CBDC가 완전히 구현된 세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국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시민의 계좌를 동결하거나, 특정 정치적 행동에 연루된 사람의 자금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거나, 정권에 비협조적인 기업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즉각 실행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편의성의 이면에는 감시와 통제라는 어두운 가능성이 도사 리고 있다. 그럼에도 CBDC의 도입은 피하기 어려운 흐름처럼 보인다. 금융 소외 계층에 대한 접근성 확대, 현금 관리 비 용의 절감, 불법 자금 흐름의 차단 같은 명분들이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술의 도입 여부가 아니라, 그 기술이 어떤 가치를 지향하며 설계되느냐다.<br>2차 세계대전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는 달러를 기축통화로 확립했다. 세계는 달러를 믿었고, 달러를 통해 거래했다. 그 믿음의 근거는 명확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금 보유국이었고, 달러는 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유일한 화폐였다. 1971년 닉슨이 금 태환을 포기하면서 그 근거는 사라졌다. 그럼에도 달러 패권은 유지되었다. 이번에는 금이 아니라 미국의 군사력, 경제력, 그리고 석유 결제에서의 독점적 지위가 달러를 지탱했다. 세계는 미국을 믿었고, 미국을 믿었기 때문에 달러를 믿었다. 그러나 지금 그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이 러시아의 달러 자산을 동결하자, 세계 각국은 충격을 받았다. 달러 자산이 언제든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진 것이다.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을 중심으로 한 탈달러화 움직임은 '달러라는 신뢰 시스템'에서 벗어나려는 지정학적 선택이다. 무역 분쟁을 전방위로 일 으키며 동맹국에도 관세 폭탄을 던지는 미국의 행보는, 역설적으로 달러 패권의 기반이었던 '아틀라스로서의 미국'이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허물고 있다. 세계의 질서를 지탱하겠다는 의지를 포기하는 순간, 세계가 그 대가로 달러에 부여했던 신 뢰도 함께 약해진다. 그렇다면 달러 이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역사는 하나의 패권 통화가 몰락한 후, 새로운 통화가 즉각 그 자리를 채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기축통화의 교체는 수십 년에 걸친 지각 변동이다. 파운드가 달러에 자리를 넘겨주는 데도 수십 년이 걸렸다. 그 과도기 동안 세계는 혼돈과 불안 속에서 새로운 신뢰의 닻을 찾아 헤맸다.​수천 년의 화폐 역사를 가로질러 온 이 여정 끝에서 우리는 하나의 진실에 다다른다. 화폐는 언제나 바뀌었다. 조개껍데기에서 금속 주화로, 금속 주화에서 지폐로, 지폐에서 신용카드로, 신용카드에서 디지털 코드로. 그러나 화폐가 바뀌는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신뢰다. 인류는 자신이 믿을 수 있는 것을 화폐로 삼았다. 금을 믿었을 때는 금화를 썼고, 국가를 믿었을 때는 지폐를 썼고, 기술을 믿기 시작하자 비트코인을 만들었다. 그 믿음의 대상이 바뀔 뿐, 신뢰를 거래하고자 하는 인간의 근본적 욕구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화폐의 종말'이라는 선언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화폐는 언제나 그 시대 사람들의 믿음을 반영하는 거울이었다. 우리가 지금 어떤 화폐를 만들어 가느냐는,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믿고 어떤 세계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화폐의 역사가 막을 내리고 있다면, 그 빈자리에 무엇을 채울지는 결국 우리의 몫이다. 두려움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불안이 아니라 지혜로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기를 바란다. 새로운 화폐의 탄생은 곧, 새로운 신뢰의 탄생이다. 그리고 새로운 신뢰는 언제나 인간의 선택에서 시작된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2/78/cover150/k80213997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027814</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