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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그들이 절대 하지 않는 것들
나쓰가와 가오 지음, 고정아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8월
평점 :
■ 스마트한 그들이 절대 하지 않는 것들에 한가지를 추가로 덧붙이고 싶다. 그것은 '자기계발 서적을 읽지 않는다' 이다. 이미 자신의 길을 확실히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 즉 '스마트한 그들'은 자기계발 서적의 소재로 자신을 내어줄진 모르겠지만 그 책들을 읽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면 자신만의 길을 가기에도 바쁜데 남의 것을 기웃거릴 여유나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것들이 함량미달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스마트하게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것들의 큰 맹점의 하나는 '절대초인'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현세에 노력으로 실현 가능하지 않다는 데 있다. 수많은 '스마트 인'들에게서 작가가 필요한 장점들만 모아 만든 각 챕터의 내용을 온전히 실천하려면 '초스마트인'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초스마트인은 샤이언인들에게나 가능할 따름이지 지구인들에게는 가능하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지구인들이 자꾸 자기계발서에 눈길이 가는 것은 '불안'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즐겁기만 한 음주가무 혹은 드라마 본방사수에 지친 어느날 문득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번뜩 스치는 특별한 날이 있다. 아마도 하도 놀아제낀 나머지 놀이의 임계점에 다달한 순간, 구석에 쳐박혀 있던 자아가 불안에 잠깐 눈을 뜨는 현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날은 이상하게도 꼭 서점에 들르게 된다. 그럴때 바로 우리의 눈을 확 잡아 끄는 것이 바로 자기계발 서적이다. 이럴땐 그것들도 나름대로 쓸모가 있으니 그것은 자아가 눈뜬 특별한 날을 몇일 혹은 길게는 한달정도 연장시켜 주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잘 정리된 '스마트한 그들'의 따라하고픈 조언들은 우리를 고양시키고 자극해 주긴 한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자극 받는 것은 '스마트한 그들'의 위치이다. 성공한 그들의 부와 명예가 부러운 거다. 그것이 부러워 그들의 방법을 따라해보고자 하지만 결코 따라 할 수는 없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스마트인' 마다 제각기 다른 환경과 재능의 수준과 성격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혜에 따라 표출되는 장점들을 밑도 끝도 없이 우리 삶에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마트한 그들은 절대 자기계발 서적을 읽을 필요가 없다.
■ 이 책은 기획의도까지는 좋았다. '~하는 00가지 방법' 류의 양산형 자기계발서의 허구를 잘 짚어 내었고,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에서 흔하게 주장하는 것들을 뒤집어 까는 역발상까지도 괜찮았다. 예를 들면 시간관리를 효율적으로 해야한다는 통념을 뒤집어 오히려 여유를 가지고 딴짓도 좀 해야 스마트해진다는 주장이 그런 것이다. 자기계발서를 바라보는 인식이 앞선 나의 고민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뭔가 참신하고 새로운 주장이 나올법 하다가 제목만 남기고 사라진 느낌이랄까? 사실 '~하지마라'는 또 뒤집어보면 '~하지마라라는 것을 해라'란 의미다. 결국 내용에 참신성이 없으면 '~해라'나 '~하지마라'나 거기서 거기란 소리다. 아쉽게도 그 틀을 벗어날 만큼의 독창적이거나 자아를 두드려 깨울 만한 자극을 주지 못한 또 하나의 양산형 자기계발서가 되고 말았다. 아울러 너무 가볍다. 논리의 전개가 조악하거나 근거로 삼은 케이스들이 부실하고 빈약하다. 내용이 틀렸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실 자기계발서의 조언이 맞고 틀리고가 어디있겠는가. 문제는 얼마나 설득력있고 공감을 자아내는가 인데 그런 면에서 약하다는 소리다. 이런 책은 나도 쓰겠다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작가도 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쓴 것 같지는 않다.
■ 자기계발서에도 레벨이 있다. 아주 간혹 훌륭한 인문학적 성찰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진중하게 쓰여진 것들이 있다. 이런 책은 자기계발서라기 보단 고전에 가깝게 긴 시간동안 읽힌다. 한 20~30년 쯤 묵어도 계속 읽히는 자기계발서가 있다면 그런 책들은 정말 볼 가치가 있다.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나 코비의 7가지 습관 정도가 그런 반열에 오른 책이 아닐까 싶다. 굳이 자기계발서를 읽자면 이런 검증된 책들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