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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판사 교수의 와인 교과서
우판사 지음 / 지식여행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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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이하고 묵직한 느낌의 카베르네 쇼비뇽 레드가 좋겠군요. 음~ 나파벨리산 오퍼스 원이 어떨까요? 빈티지는 포도 작황이 좋았던 09년 산이 좋겠네요. 미국의 로버트 몬다비와 프랑스의 샤토 무통 로칠드가 합작해서 만든 아주 훌륭한 와인이랍니다. 파커포인트 100점을 받았던 와인이죠. " 이거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와인 한병을 설명하기 위해서... 와인의 이름은 물론이요, 포도의 품종, 생산년도, 생산지, 생산자 그리고 그 와인에 얽힌 역사 등등 엄청난 지식이 요구 된다. 아울러 와인의 종류는 수도 없이 많다. 하루에 한병씩 다른걸 마셔도 늙어 죽기 전에 모든 와인을 마셔보진 못할 지도 모른다. (그렇게 마실수도 없다. 재벌이 아니고서야...저 오퍼스원은 한병에 70만원쯤 한다.) 그래서 와인은 참으로 독특한 술이다. 술을 마시는 목적이 취하는 것, 취기를 통해 고민도 잊고, 흥을 돋우기도 하고, 친분도 돈독히 하는 것이라고 하면 사실 주종은 뭐가 되었던 상관이 없다. 자신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소주던, 맥주던, 양주던 골라 취하면 그만이다. 우리가 비싼 양주를 시키는 것에 주저하는 건 주머니 사정 때문일 뿐 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이놈의 와인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주머니 사정이 두둑한 천하의 술꾼이라도 와인 앞에서는 주눅이 들 수 밖에 없다. 와인바의 와인리스트를 보면 머리가 빙빙 돌 뿐만 아니라, 사실 제대로 와인명을 읽을 수 조차 없다. 어찌 안 쫄 수 있겠는가. 정말이지 술 마시는데도 공부가 필요한 유일한 술이 바로 이 와인이 아닌지 싶다. 배우지 아니하면 즐길 수 없는 술, 배우면 배울수록 미궁에 빠져들지만 즐거워 지는 술. 이것이 와인이 아닐까 한다.

 

키스의 느낌을 책으로 배울 수 없는 것 처럼, 사실 와인을 책으로 배울 순 없다. 마셔보지 않고서야 어떻게 맛을 알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책 밖에 답이 없다. 이 책 우판사의 와인교과서는 사실 교과서라고 불리울 만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못하다. 와인의 간략한 역사, 포도 종류 등등에 대한 기본지식 등이 맛뵈기로 있고 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은 와인 생산지이다. 각 국의 와인 생산지에 대해 세부지역, 포도 품종, 대표 와인, 품질 등급 등을 주 내용으로 한다. 내용의 분량으로 보면 입문서 인데, 내용의 구성은 사실 입문서라고 불리우기는 조금 아쉽다. 지역 보다는 보다 와인 그 자체 대한 이야기가 많았으면 좋은 입문서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반면, 올 컬러 판에 넓직넓직한 지면에 사진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은 보기 편하고 좋다. 저자인 우판사란 분은 한국 소믈리에 협회 회장을 맡고 계신 분인데...여러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기도 하는 등 와인계에 유명하신 분이가 보다. 그래서인지 책의 말미에 부록으로 소믈리에 자격증 시험문제가 들어 있다. 재미삼아 풀어보는 것은...좋지 않다. 좌절하게 된다.

 

■ 이런 와인 책을 보다보면 부작용이 있다. 마시고 싶어지는 것. 그래서 책에서 갓 읽어낸 따끈따끈한 지식을 가지고 마트나, 와인바에서 와인 리스트를 보면서 아는 척 좀 할려고 치면 여지없이 좌절하게 된다. 와인은 역시 책으로 배우긴 한계가 있다. 그냥 쫄지 말고 친지 들과 즐기면서 자주 마셔보는게 정답이 아닐까 싶다. 이번 주말에는 집에 쟁여논 와인 중에 아무거나 하나 까서 마셔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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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와 그 적들 - 콤플렉스 덩어리 한국 사회에서 상처받지 않고 사는 법
이나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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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들은 비슷한 수준의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대체로 더 피로하고 불행하다? 내가 경험적으로 느끼는 바로는 그렇다. 갤럽에서 조사한 행복지수가 147개국 중 97위라는 수치를 제시하지 않아도 대다수 우리 국민은 그렇게 느낄 것 같다. 석유 한방울 안나는 척박한 땅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박터지게 공부해서 힘겹게 대학가고 취직해도 먹고 살기에 빡빡하고, 온갖 싸이코패쓰들이 날뛰어 우리의 아내와 딸들은 밤거리가 무섭고, 연일 서울 불바다를 외치는 먹통 김씨 왕국 때문에 전쟁날까 두렵고, 이런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두패로 나눠 오늘도 세금을 열심히 낭비하고 계시는 정치인들도 답답하다. 주변에 뉴스들과 정황들이 온통 회색빛이라 우리들의 마음을 무겁게 짖누른다. 우리 한국인들을 왜 이렇게 불행한가? 심리학자 이나미는 한국인의 심리적 측면에서 우리 사회의 병패를 그리고 그 원인을 찾는다. 그 것은 바로 '한국인의 콤플렉스'에서 유래한다.

 

■ 저자는 한국인의 콤플렉스 12가지를 지적한다. 물질, 허식, 교육, 집단, 불신, 세대, 분노, 폭력, 고독, 가족, 중독, 약한자아가 그것이다. 이러한 콤플렉스에 빠진 한국인들은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덫에서 허우적거리고, 소통에 서툴러 불신하며, 잔뜩 화가 나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안을 찾지 못해 외롭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 원인은 우리의 힘겨운 근대사에서 찾아 볼 수가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겪었다. 식민 지배, 외세에 의한 독립, 민족 분단과 전쟁, 군부 쿠테타, 압축 성장 등 비슷한 서구의 국가들이 아예 겪어보지도 못했거나, 수세기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온 것들을 백년도 안되는 시간안에 겪었다. 급속한 역사의 변동을 겪으며 외형적인 시스템이나 소득수준등은 선진국에 가까워 졌으나 우리의 내면에 깊은 상처와 부작용을 남겨온 것 같다. 사회의 계층구조가 비정상적(식민, 전쟁, 쿠테타)으로 수차례 뒤바뀌면서 안정적 계층구조가 붕괴되었고, 압축 경제성장 속에서 정경유착, 부정부패 속에서 역시 비정상적인 부의 축적을 보아왔다. 우리 국민의 의식속에 물질에 대한 집착과 동시에 편법과 부정을 통한 축재가 오히려 당연하다는 생각을 품게 만들었다. 권위적인 독재문화의 잔재가 여기저기에 남아있고, 급격한 서구화 때문에 전통적 가치와 서구적 가치가 혼재하여 갈등을 초래한다. 역사가 외압없이 천천히 변해오며 다져질 수 있는 소통, 합의, 공감 등이 형성되며 만들어지는 시민의식이 성장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 상대적으로 선진국에 비해 우리 사회가 갈등으로 혼란스럽고, 우리가 불행하게 느끼게 되는 주 원인이 아니었을까? 

 

■ 저자는 융 심리학이 지향하는 '개성화'를 우리사회 불행의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주변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내면을 진지하게 들여다 보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대로 사는 것이 개성화이다. 한마디로 쿨하게 자신의 길을 가라는 것인데, 사실 해결책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 그리고 막상 우리의 불행을 단시간에 해결할 방법은 찾기 어려울 것 같다. 남들 만큼 잘 배우고 잘 살아야 하고, 주변에는 온갖 편법들이 난무하고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험난한 한국사회에서 쿨하게 자기길을 가며 남의 눈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는게 어디 쉬운일 인가? 그리고 이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롤모델도 없다. 결국, 우리도 시간을 가지고 자생적으로 성숙하고 품격있는 시민의식이 성장하기를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 이게 무슨 방법을 통해서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목소리는 작을 지 모르지만, 이런 성숙한 시민들이 서서히 늘어가고 세력화 되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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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굿워크 전략 - 세상과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 함께 성장하라!
필립 코틀러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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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사회적 책임, 혹은 사회공헌 활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또한 이러한 활동이 전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은 우리 한국 기업들 사이에는 아직 부족한 듯 하다. 기업의 사회공헌하면 떠오르는 것은 연말연시에 집중된 불우이웃돕기 기부 (남들 다 하니깐 안하면 안될 것 같아 그냥 돈 몇푼으로 때우거나), 혹은 고아원이나 사회복지시설에서의 직원봉사활동 등 (하기싫은 직원들 등떠밀어 보내 인증샷 찍고오기 수준)의 것들이다. 하지만, 우리기업들도 몇몇 대기업에 한정되어 보이긴 하지만 인식의 변화가 시작된 듯은 하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도 CSR 부서가 생겼고, 과거와 같은 성금이나 직원봉사활동과는 다른 회사의 특성 (제품, 전략)과 연계한 보다 세련된 CSR 활동들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CSR이 기업경영의 중요한 축으로 인정받거나, 회사 전체의 경영전략과 연계되어 활용하는 수준은 아닌 듯 하다. 우리 사회의 수준도 이제 기업들에게 단순히 회사 잘 운영해서 직원 잘 먹여살리고, 외화 잘 벌어와서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라고 요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기업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보다 큰 공익에 기여하는 사회적 자본을 창출하라고 요구하는 단계까지 성숙한 듯 하다. 이러한 시대적인 요구에 발 맞추어 우리 기업들도 생각이 바뀌어야할 시기이다. 아울러, 기업의 CSR 담당자들도 전략적 CSR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방법론들을 익혀야 한다고 본다. 필립 코틀러의 '굿워크 전략'은 바로 이런 CSR 활동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데 아주 좋은 기초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필립 코틀러는 기업의 CSR 활동을 이제는 의무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활동으로 정의한다. 이제 소비자들의 선택이 제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편익 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활동이나 제품으로 인해 발생하는 공공의 이익까지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실제로 CSR을 경영의 주요 어젠다로 삼고 있는 기업들이 브랜드 이미지 측면 뿐만아니라 재무적인 측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기업의 경영전략과 연계한 전략적 CSR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CSR 활동을 6가지의 카테고리로 구분하여 풍부한 케이스와 각 활동별 실무적인 지침을 제시해 주고 있다. 마케팅 측면의 공익 캠페인, 공익연계 마케팅, 사회 마케팅과 기업 측면의 사회공헌 활동, 지역사회 자원봉사, 사회책임 경영 프렉티스가 그것이다. 이 사례들과 분석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전략적 CSR에 대한 개념과 구체적인 그림들이 그려진다.

 

■ 그렇다면, 전략적 CSR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자면 기업의 CSR이 궁극적으로 기업의 이익과 연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CSR은건전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거나, 기업의 홍보에 도움이 되거나 심지어는 매출과 시장점유율 까지 증대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시작은 CSR 사업의 선정부터 시작된다. 해당 활동이 기업의 특성과 맞아야 하고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고 타켓 소비자군에 폭넓게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자동차회사의 예를 들어보자.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공익 캠페인), 차량 판매당 일정금액을 환경단체에 기부(공익연계 마케팅), 범 국민 교통질서 지키키 캠페인 (사회 마케팅), 교통자녀 유자녀 돕기 기금 (사회공헌), 장애인 이동수단을 위한 차량 및 기사 지원 (지역사회 사회봉사), 생산공장에 친환경 프로세스 구축 (사회책임 경영 프렉티스) 등이다. 보면 모든 활동이 자동차와 관련된 사항으로 연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식으로 CSR 활동을 기업의 사업이나 잘 할 수 있는 것에 연계하는 것이다. 아울러 외부 파트너(주로 사회단체, 공공기관)를 숙고해서 선택하며, 활동에 대한 홍보전략을 구축하며, 마지막에는 이러한 활동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물론 무엇보다도 CSR 활동에 대한 진정성과 투명성이 중요하며, 장기적으로 활동을 전개하여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CSR의 프로세스가 마치 경영전략을 구축하듯 이루어져야 한다.

 

■ 앞서 예를 든 사회공헌 활동들은 실제로 우리회사에서 하고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이 통합된 전략적 고려하에 사회와 소비자들에게 일관된 메세지를 전파하면서 장기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는 못하다. 이제 겨우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나 봉사활동 수준에서 탈피했다고 할까? (물론 이 두개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활동들이 여러 부문에서 개별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더욱 그렇다. 우리 기업들도 진정성 있는 사회자본의 생성과 더불어 이익도 함께 누릴 수 있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보다 많은 고민들과 시도들이 필요하다고 보이며, 무엇보다도 인식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 측면에서 필립 코틀러의 책은 이 분야에 대한 실제적인 지식과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고 있다. CSR 관련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기초서 및 필독서로 자리잡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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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결국 삼성전자인가 - 잡스의 혁신을 넘어선 갤럭시S의 이야기
김병완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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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스마트폰은 아이폰5 이고아이패드도 사용한다. 아이폰 3GS에 이어 두번째 쓰는 아이폰이자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세상이 온 이후에는 삼성폰을 사본적도 고려해본 적도 없었다. 애플빠까지는 아니지만, 아이폰이 열어준 신세계는 정말 놀랍고 쇼킹했다. 그리곤 다음폰도 역시 당연히 애플이 될거라 생각했었고 삼성은 이제 진부한...하드웨어나 잘 만드는 회사로 치부했었다. 그러나 사실 이번 아이폰5를 사기전에는 노트2를 심각하게 고려해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아마도 짐작컨데 다음번 폰을 바꿀 시기가 오면 노트3나 노트4 혹은 갤럭시5나 6로 갈아탈 듯 하다. 아이폰에게 더 이상의 혁신이 없다면. 일개 소비자인 나의 경험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2009년부터 지금까지 3년간 일어난 일과 정확히 일치한다. 옴니아나 만들면서 국내 통신망사업자들과 결탁해 아이폰 국내출시나 막고 있던 회사가 아이폰 국내출시로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이하고...불과 3년만에 상황을 완전히 역전시켰다. '12년말 기준으로 스마트폰을 포함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것이다. '09년도에 스마트폰 시장점유을 1.8%였던 삼성이 '12년에 31.3%를 달성했다니 기적같은 일이다. (애플은 15%) 예전부터 삼성이 평범한 회사는 아니었다고 생각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보여준 저력은 정말 놀랄 정도였다. 혁신을 내세운 애플의 위력앞에 노키아, RIM(블랙베리)등이 다 고전할때, 같이 고전했던 삼성만 다시 치고 올라왔다. 정말 대단한 회사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고, 내가 다니는 회사가 삼성과 경쟁하는 제품이 거의 없다는 것이 다행스러울 정도이다. 삼성도 한국의 대기업일진데 도대체 왜 뭐가 다른걸까?

 

저자는 삼성의 경쟁력을 '스마트 하드워킹'이란 표현으로 요약한다. 정말 기가막힌 조어다. 내가 직관적으로 가지고 있던 생각과 거의 일치했다. 요는 이거다. 삼성의 인재들은 혁신, 창조란 측면에서 분명히 애플보다 약하다. 그러나,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빨아들여온 삼성 인재들의 평균적인 능력은 혁신과 창의를 빼고는 애플 못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기업 특유의 저돌성과 속도 그리고 월화수목금금금의 문화가 있다. 애플의 미국 연구원들이 칼퇴근할때, 창의성은 약간 부족하지만 그런대로 우수하고 미친듯이 일하는 삼성의 연구원들은 눈에 불을 켜고 타도 애플을 외치며 야근에 특근을 하며 갤럭시S를 탄생시켰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한 이후 애플이 4, 4S, 5의 세가지 제품군을 출시하는 동안 삼성은 S, S2, S3, 노트, 노트2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개발주기를 엄청나게 단축시킨 것이 삼성의 힘이다. 물론 아무 기업이나 야근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뒷받침해줄 시스템을 삼성은 갖추고 있었다. 마케팅 능력은 그다지 차이가 없었을 것이고, 타 부분에서 발생한 엄청난 수익으로 볼때 투자 여력면에서는 애플을 능가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기존에 쌓아둔 세계최고의 제조기술이 있었다. 애플의 위탁생산 방식과 달리 직접생산하는 삼성의 강점은 제조나 물량공급의 측면에서는 애플이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었다. 즉 하드워킹과 기존의 경쟁력이 애플을 따라잡을 수 있는 힘이 되었을 것이고 이게 스마트 하드워킹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과에 확실히 보상하는 삼성의 문화가 이런 직원의 희생을 뒷받침 했을 것이다. 실제로 갤럭시 개발 주역들은 모두 파격적인 승진을 했다. 정말 무서운 회사다. 한국 기업문화의 긍정적 측면을 잘 살리고, 서구의 합리적 기업문화까지 더해진 삼성은 아마 향후에도 쉽사리 무너지진 않을 것같다. 물론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전환한 이후의 환경은 큰 도전이겠지만 말이다.

 

■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 전쟁을 통해 삼성의 경쟁력을 분석하고자한 기획의도는 좋았으나...사실 이 책의 내용은 기대이하였다. 저자가 삼성의, 더군다나 핸드폰 개발부서에서 일하던 분이라 뭔가 내밀하고 흥미진진한 개발 에피소드나 삼성의 진정한 경쟁력들을 볼 수 있을줄 알았는데...사실 딱 신문기사 수준이다. 내용도 두서가 없고, 통계자료 몇개 빼고는 별로 분석이라 할 것도 없고, 그냥 직관적인 느낌으로 쉽게쉽게 쓴 책이다. 스마트 하드워킹이란 멋진 조어 빼고는 볼만한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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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전략 - 한국식 성장전략모델
문휘창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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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경제 발전사에 있어서 원조받는 국가에서 원조하는 국가로 발전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정말 멘땅에 헤딩하듯 시작해서 이 만큼 먹고 살게 된 것은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될 듯 하다. 땅도 좁고, 인구도 적고, 천연자원도 없고, 자본도 없고...한국의 경제발전 케이스는 정말 유례없이 독특한 사례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우리가 오늘날의 성과를 이루게 된 요인은 무엇일까. 문휘창 교수는 전통적인 분석의 틀로는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불가능하다며 새로운 분석틀로서 이른바 'K-전략'을 제시한다. 경제적 요소 뿐 아니라 정치, 국민성 등의 요소까지 종합하여 4가지 요소를 도출하여 이를 한국의 경제성장의 동인으로 파악하면서 아울러, 기존의 4요소를 발전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것이 향후 한국경제가 보다 더 나아가기 위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제시한다.

 

■ K-전략은 과거 한국경제의 발전의 중요 요인을 4가지로 분류한 것이다. 이는 민첩성(Agility), 벤치마킹 (Benchmarking), 융합 (Convergence), 전념(Dedication)이고 머리글자를 따 K-전략의 ABCD로 명명했다. 각 요소는 다시 각각 기초요소와 심화요소 한가지씩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4가지 요소와 더불어 한국경제의 국제화 전략이 오늘날을 만들어 낸 것으로 분석한다. 민첩성은 빨리빨리로 대표되는 우리경제의 스피드를 말한다. 우리기업들의 빠른 의사결정과 추진력은 다시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벤치마킹은 이른바 따라잡기 전략이다. 모방과 모방+알파는 과거(현재 역시) 우리기업의 기술축척 과정에 중요한 요소였음은 분명하다. 융합은 우리의 독특한 재벌시스템을 통한 성장을 말한다. 과도 많고, 현재 대중의 미움과 질시를 받고 있지만, 경제발전 과정에 있어서 재벌의 역할은 분명히 공도 존재한다. 사실 여기까지는 다른 많은 연구에서 다루어진 예가 많고 그리 신선한 것은 없지만, 마지막 전념 부분에서 나름 의미있는 분석이 나오는 듯 하다. 전념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우리 아버지 세대들이 흘린 피와 땀이다. 한국의 경제발전 초기에 다른 비슷한 국가와 한국이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은 한국인의 근면, 성실이었다. 잘살아보자는 이른바 '경제적 동기'가 정말 강했고 이것이 다른 요소들의 밑바탕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요소에는 정말 공감한다. 선진국이 칼퇴근할때 우리는 야근하면서 (효율성을 떠나 투입량을 무지막지하게 늘리는 방식) 따라잡은게 아닌가. 이게 정말 무시하지 못할 요소라 본다. 애플이 1년에 한대씩 아이폰을 내고, 삼성은 몇개월만에 갤럭시 후속작을 내는 이런 속도의 차이 (개인적으로 삼성이 애플을 따라잡은 결정적 이유라 본다)는 투입시간의 차이다. 아마 서양애들은 이런 요소를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할 수도 없고...어쨋든, 이런 4요소와 더불어 수출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개방과 국제화 전략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요인이 한국의 유례없는 성공을 낳았다는 것이다.

 

■ 한국경제의 발전 요인을 여러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바라본 것은 의미가 있으나...사실 K-전략으로 명명할 만큼의 깊이있는 분석은 아니다. 거시-미시적으로 깊이 있는 분석과 연구 수준은 아니고 뭐랄까...경제지의 심층분석 기사정도의 깊이로 밖에 안보인다. 예를 들면, 4가지 요소가 그랬다면, 왜 우리는 남들과 달리 빠르고, 경제적 동기가 강했을까에 대한 분석 정도는 있어야 의미있는 분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그게 궁금하다. 그냥 우리의 국민성이 그랬다고 하기엔 의문이 남는다. 같은 유교권이나, 아시아 계통 민족들 중에 왜 우리만 빨리빨리 일까? 왜 우리만 잘살아보자고 그렇게 아웅다웅 했을까. 일본이 승승장구하던 시절, 미국의 경영학자들은 이런 일본의 강점을 깊이 있게 연구하여 수많은 결과들을 낳았다. 아울러, 어떤 기업이 독특한 성과를 내면 이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도 많다. 구글과 애플관련된 경영서적이 얼마나 많은가. 경제경영서를 보면서  삼성과 현대 등을 이 정도로 깊이있게 분석한 우리 경영학계의 연구성과는 없는지 항상 아쉽게 느꼈었다. 우리의 기업관련 경영서적들을 보면, 찬양일색의 직원용, 내부용 연구나 창업주의 에피소드를 다룬 책밖에 없다. 좀 더 균형있고 진지한 분석이 있어 우리의 위치를 정확히 알게 해주는 그런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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