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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처럼 이끌어라 - 나를 단단하게, 조직을 유연하게 만드는 고전의 힘
이강재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월
평점 :
논어의 내용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해석의 논쟁으로 사화까지 벌어졌을 정도로 해석에 대한 분쟁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왔습니다. 특히 "“廏焚子退朝曰傷人乎不問馬"의 해석에서 박세당은 공자가 마구간의 말까지 무사한지 물어보았다고하여 공자는 동물까지 모두 고려하였다는 해석과 말은 무사한지 묻지 않았다고하여 인물성이론(異論)을 주장하는 학설간 대립이 있을 정도로 논어에 대한 논쟁은 공자 사후 2000년이 넘은 후까지도 이어져왔고 지금도 그 이론은 계속해서 학설간 대립이 이어지는 구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법학 또한 해석의 대립이 있어 기본적으로 1설과 2설의 대립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으며 그 가운데 학설이 정립된 것을 "통설"이라는 단어로 확실히 못박고 있습니다. 그만큼 인문학의 미덕은 학설대립. 즉, 논쟁이 그 미덕이 아닐까합니다. 연구가 활발하다는 것은 그만큼 연구할 가치가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논어처럼 이끌어라는 우리에게 고전이지만 지금도 통용될 수 있는 그 미덕을 전하려는 의도로 집필되었습니다. 공자와 관련하여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는 저자는 논어의 고루함을 탈피하여 현실에서 접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일단사 일표음 재누항은 예전부터 주로 쓰던 단어였습니다만 이것이 논어에서 나온 말인지는 알지못한채 그냥 상용어구처럼 써왔었습니다.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많이 알려진 문구입니다만 제가 알고 있었던 파편적인 지식들이 정리되는 느낌은 많이 받았습니다. 이 책의 제목에서 "이끌어라"는 의미처럼 리더에게 필요한 인문학을 전파하고 있었습니다.
최근들어 인문학을 강의하는 컨텐츠가 늘어남에 따라 강사가 전해주는 인문학을 비판없이 수용하는 흐름도 보이고 있습니다. 유튜브나 강의에서 파편적으로 던져주는 인문학을 진리처럼 받아들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게 보이고 있어 그 걱정스러움도 조금씩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토론에서 근거제시로 유튜브에서 진위가 판명되지 않은 근거를 제시하여 본인의 주장을 강화하려고 하는 경우를 자주 봤었습니다만 그런 파편화된 지식을 조금이나마 이어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비록 현대사회에서 인문학이라고 한다면 서양철학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대부분의 철학서는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키케로, 소크라테스 등의 그리스 철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만 논어는 현대 사회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철학서라는 것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덕업고 필유린이라는 짧은 구절은 본인이 인싸가 아님을 탓하지 않고 스스로 내면을 닦아 덕을 쌓는다면 자연스럽게 인싸가 될 수 있다는 소위 "인싸되는 법"을 알려주는 지침서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보통신과 이동수단의 발달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과거보다 완화된 지금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사고와 행동방식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만큼 철학에 대한 단어의 의미 "생각해봄"을 통해 본인의 내면을 돌아보는 것이 그 무엇보다 강조된다고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