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쓰레기통 속에 있다 - 맥도날드 창업자 레이 크록의 꿈과 성공의 일대기
레이 크록 지음, 장세현 옮김 / 황소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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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문화를 대표하는 맥도널드의 시작은 캘리포니아의 작은 드라이브인 레스토랑에서부터 였다. 자동차의 대중화와 함께 유행한 다른 드라이브인 레스토랑과 LA 근교에서 맥도널드 형제가 운영하던 그 식당은 그리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러나 어느날부터 그 식당은 달라진다.

“형제는 다양한 메뉴와 매장 배치를 실험한 끝에 결국 그럴듯한 방식을 찾아냈다. 바비큐그릴을 치우고 메뉴를 25가지로 단순화했으며 햄버거를 규격화했다. 모든 햄버거에 케첩과 머스터드를 바르고 양파와 두 조각의 오이피클을 넣었다. 또 직원이 자동차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대신 고객이 판매 창구까지 주문하고 음식을 직접 받아가도록 했다. 이러한 조치로 레스토랑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형제는 자신들이 고안한 새로운 개념의 사업방식을 ‘스피디 서비스 시스템’이라 이름 붙였다.” (로저 마틴)

패스트푸드 시스템을 고안한 것이다. 요리의 초보인 아르바이트생이 해도 동일한 품질이 유지될 수 있는 표준화, 품질은 유지하면서 저가에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의 개념을 만들었다. 밀크 쉐이크 기계를 납품하던 레이 크록은 형제가 고안한 시스템의 가능성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직업상 전국의 레스토랑을 돌아다녀야 했던 그로선 형제가 고안한 시스템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형제는 레스토랑 네 곳을 추가로 열었고 맥도널드 형제는 그정도에 만족했다. 그러나 크록은 더 큰 가능성을 보았다. 크록은 미국 전역에서 나아가 전세계에서 그와 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것을 상상했다. 그러면 크록 자신의 밀크 쉐이크 제조기도 형제의 체인망과 함께 성장할 것이다.

그러나 “’저기가 우리 형제의 집입니다. 아주 마음에 드는 집이지요. 우리는 저녁이면 포치에 나와 앉아 해가 지는 것을 보기도 하고 이 레스토랑을 내려다보기도 합니다. 평화로운 생활이지요. 문제를 새로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우리는 지금 인생을 즐기고 있어요. 그게 우리가 원하는 전부입니다.’

그의 사고방식이 나하고 너무도 달라 생각을 다시 정리하는데 몇분이 걸렸다. 그의 생각을 놓고 토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운 제안을 햇다. 다른 누군가로 하여금 그들을 대신해 새 매장을 열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들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나 역시 그 체인점에 멀티믹서를 판매할 수 있을 터였다.

‘어려울 겁니다. 누가 우리 대신 새 매장을 열겠습니까?’ 그 말을 듣자 강렬한 확신이 나를 감싸는 듯했다. 나는 몸을 앞으로 기울리며 대답했다. ‘내가 하겠습니다!’” 그 이후는 우리가 아는 맥도널드의 역사이다.

맥도널드 시스템은 형제가 고안했다. 그러나 발명가가 자신의 발명으로 돈을 버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발명으로 돈을 버는 것은 사업이기 때문이다. 발명과 사업의 재능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종이컵 영업을 하면서 오랜 경험을 쌓았고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요식업의 생리에 정통한 크록은 사업에 맞게 형제의 시스템을 개량해나간다.

“크록은 스피디 서비스 시스템은 그 자체로 혁신적이긴 하지만 직원들이 상황에 따라 자의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여전히 크다고 생각했다. 완벽하게 규격화된 레스토랑 운영을 꿈꾸던 크록은 스피디 시스템을 개선해 맥도널드 시스템을 엄밀한 과학의 수준으로 간소화했다. 햄버거를 ‘정확히’ 얼마나 오래 익히고 직원을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고용하며 매장의 위치는 ‘정확히’ 어떻게 선정하고 각 점포를 ‘정확히’ 어떻게 운영하며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프랜차이즈를 할지 등을 세밀하게 규정하는 것이다.

크록은 맥도널드 형제의 통찰력으로부터 만들어진 최초의 영업과정에서 불확실성과 불명료함 그리고 직원의 자의적 판단을 가차 없이 제거했다. 각각의 단계에 적용되는 표준 작업지침을 세밀하게 개선함으로써 크록은 ‘다소 장사가 잘되는’ 햄버거 레스토랑 체인 맥도널드를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규모로 확장했다. 미국의 작은 도시에서 ‘제법 성공한’ 기업이엇던 맥도널드가 미국 전역 구석구석에 체인점을 거느리게 되기까지는 채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로저 마틴)

크록의 자서전인 이책은 크록이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그런 일을 했는지를 솔직하게 경영자의 시각에서 기술한다.

미국인답게 낙천적이며 따분함을 증오하고 모험을 좋아하며 고집쟁이에 전형적인 외향성 성격인 크록이 영업으로 경력을 쌓은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사업에도 적합한 것은 당연하다. 다른 사람이라면 은퇴를 준비할 나이에 전 재산을 걸고 일을 벌린다? 가족은 이해하지 못햇다. 좋은 직장에 좋은 경력을 팽개치고 서른 다섯에 처음 자기 사업체를 차릴 때도 가족은 이해할 수 없었다. 크록이 맥도널드를 창립했을 때 그의 나이 50대 후반이었다.

그 나이에 새로운 모험을 찾아나서 맥도널드란 이름을 세상에 알렸을 때 그는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기적처럼 보였다. 그러나 크록은 충분히 준비가 된 사람이었고 사업가로서 완성된 사람이었다.

맥도널드의 문화를 말할 때 신뢰란 말이 항상 따라다닌다. 돈을 내는 고객에겐 가치있는 물건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납품업자와 가맹점은 같이 성장하는 운명공동체로 생각하고 직원 역시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는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문화를 말한다.

예를 들어보자. “내가 이 시기에 내렸던 근본적인 결정 중에는 맥도널드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본질 및 향후 발전 방향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것도 있었다. 맥도널드는 매장 운영자들에게 식재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결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사는 개별 운영자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는 것이 내 신조였다. 운영자의 성공이 곧 내 성공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가 운영자를 상대로 장사를 하는 입장이 되면 그처럼 성의껏 돕기가 어렵다. 한편으로는 운영자를 파트너로 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에게 물건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은 근본적으로 모순된 일이다.”

그런 문화는 크록이 자신의 영업경력에서 체득한 것이다. “세일즈맨으로서 나의 철학 중 하나는 내가 판매하는 물건이 고객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파는 물건이 고객의 영업에 보탬이 되지 않을 때는 할 일을 제대로 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자신의 가치를 아는 사람의 철학이다. 크록은 성공한 기업가가 되었을 때나 햇병아리 시절이나 크록의 철학은 한결같았다.

크록은 이책에서 그런 가치관들이나 외식업에서 경력을 쌓으면서 사업안목을 키워나간 과정들, 그런 안목으로 어떻게 맥도널드를 키웠는가를 솔직하면서 담담하게 써나간다.

물론 이책에도 다른 경영자들의 자서전처럼 경영론이 언급된다. “아무런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어야 하지요. 무모하게 달려드는 것과는 달라요. 그건 미친 짓이지요. 하지만 필요할 때가 되면 자신의 전부를 걸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무언가를 진정으로 믿는다면 그 목표를 향해 자신이 지닌 모든 것을 남김없이 쏟아부어야 합니다.”

흔한 말이다. 그러나 크록은 흔한 말을 되풀이하려고 이책을 쓰지는 않는다. 이책은 어디까지나 그의 자서전이다. 그런 이론은 그런 결론이 얻어진 이유가 그 자신의 경험이 같이 언급된다.

리스크를 감당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렵다. 모험을 좋아하는 성격인 크록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모험을 하지 않으면 무언가를 걸지 않으면 얻을 것도 없다. 영업이란 일 자체가 그런 일의 모험의 연속이다. “그런 역경이 없었다면 아마 훗날 그보다 훨씬 심한 역경이 닥쳤을 때 견뎌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는 이 시기를 거치며 힘든 문제가 발생해도 좌절하지 않고 버티는 법을 배웠다. 한꺼번에 여러 거지 문제에 매달려 고민하지도 않았으며 아무리 상황이 심각해도 괜한 걱정으로 잠을 설치는 일은 없도록 햇다. 말은 쉬워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것이었다. 나는 스스로 고안한 자기최면을 통해 그것을 가능케 했다.”

이책에서 크록이 말하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일뿐이다. 거창한 경영철학이나 이론을 말하지 않는다. 대학문턱도 가보지 않은, 고등학교도 마치지 않은 크록은 그런 거창한 이야기들을 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의 이야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은 크록 자신의 삶에서 그 자신이 경험한 것들이기에 그리고 그 경험들이 구체적으로 말해지기 때문에 이책의 가치는 거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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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균열 - 2011 다보스 리포트, 부의 이중 속도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사무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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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매경에서 매년 발간하는 다보스포럼 보고서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이전과 달랐다고 이책은 말한다. “다보스를 하나의 커다란 축구장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무대에서 뛰는 축구선수들은 대부분 유럽, 이묵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이들이 다보스에 모여서 향후 축구의 룰을 세팅하는 일을 담담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전 세계에서 잘 뛰는 선수들이 유럽, 미국에 죄다 포진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2011년 다보스포럼의 화두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전 세계경제는 3가지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3 Speed’ 이론이다. 그 3가지 속도 중 첫번째 주자는 ‘신흥국’이다. 두번째가 미국이고 세번째는 유럽이다. 과거 재빠르게 달리던 미국, 유럽은 이제 전 세계에서 ‘못 뛰는 축구선수’로 전락했다.”

‘New Rality and Shared Norm’이란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올해 중국측 참석자의 수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고 이책은 말한다. 중국 참석자는 10년전의 5배인 66명이었다.

작년 다보스포럼은 조심스런 낙관론이 대세였었고 올해는 그 기대대로 세계경제는 완연하게 회복세를 타고 있다. 문제는 그 회복세가 불균등하다는 것이고 그 불균등이 세계경제에 불균형과 불안감을 키운다는 것이다.

“신흥국이 성장하는 것은 전 세계경제에도 좋은 일다. 그러나 신흥국 경제만 따로 성장하기 때문에 전 세계 자본금이 모두 신흥국에 몰”린다.

예를 들어 YUM은 “2011년 전 세계적으로 약 900개의 KFC, 피자헛, 타코벨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80%가 이머징 마켓에 집중돼 있으며 특히 중국 한 곳에 세워지는 매장이 500~600개가 될 전망이다.

선진국의 막대한 국가 부채는 앞으로 또 한 번 선진국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미국의 고용이 살아나지 않는 이유도 바로 국가의 정책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잇을지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기업들은 2011년 분명히 예전과는 달리 미래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고용을 중장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이유는 국가 부채의 증가 등으로 미래 정책 불안감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선진국 정부들이 푼 막대한 유동성은 선진국에서 빠져나와 신흥시장으로 이동했다. 그 결과 신흥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되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신흥시장의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과 원자재 가격의 급등이다.”

다보스에서 지적된 최대의 위험은 “원자재 가격 급등(인플레), 신흥시장의 거품, 그리고 국가 채무의 위험 등 3가지이다. 모두 선진국의 느린 성장과 신흥시장의 빠른 성장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세계경제의 균열은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로 이어진다. 다보스포럼에서 이는 ‘G-Zero’란 말로 요약되었다.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같은 신흥국 세력이 날로 강해지며 국제사회의 세력이 점점 균등해지는 가운데 향후 10년 동안 뚜렷한 지도국이 없는 체제를 말한다.”

금융위기로 선진국 특히 미국의 리더십이 약화되면서 그 빈자리를 G20이 메웠다. 1,2회 G20 정상회담은 성공적이었다. 워낙 현실의 압력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회담은 실질적 내용이 없는 말잔치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 위기가 스그러든 이상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현실적으로 G20을 대체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 그렇다고 “기존에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했던 국가들은 현재 국내문제에 정신이 없어 글로벌 거버넌스를 할 여력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G-제로 이론의 주창자인 블레머는 기존의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던 국가들이 글로벌 리더십 부재가 201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 후에는 글로벌 리더십은 지역적 리더십으로 나뉘어질 것이라 본다. “남미, 북미, 걸프 지역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그러나 그는 아시아의 경우 지역적 리더십을 발휘할 국가가 없다고 본다. 중국과 인도는 서로 갈등을 일으키고 일본은 리더십을 발휘할 의지가 없다.”

“세계경제의 위기 요인과 패러독스들은 그대로 유로존 내부에서”도 반복된다: “서로 간의 갈등, 그리고 그 갈등을 조정해 줄 국제적 장치나 슈퍼파워의 부재. 유로존의 핵심 문제는 조지 소로스의 발언 대로 독일과 비독일 경제권의 성장속도 차이다. 마치 신흥국과 건진국의 속도 차이 때문에 갈등을 빚고 있는 전 세계경제의 축약판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EU는 이번 남유럽 재정위기에서 볼 수 있듯이 그 갈등을 조정하는데 정치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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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경제학 - 실제 하버드대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
천진 지음, 최지희 옮김 / 에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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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영어 원제를 말하듯이 하버드대 경제학과의 강의노트를 책으로 만든 것이다. 목차를 보면 언론에서 많이 들어본 사람들이 나온다. 로렌스 서머스라든가 교과서저자로 유명한 맨큐 등이다.

 

이책의 저자들은 유명대학의 교수인만큼 학문적 실력만이 아니다. 정치에도 관여한 경력이 풍부하다. 책상머리에 붙어 있는 학자가 아니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학과의 수업과는 달리 수식이나 그래프만 설명하다 마는 강의가 아니라 실제 현실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엿보인다. 목차의 제목만 보더라도 그런 강의 성향은 충분히 짐작이 갈 것이다. 미국의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에 대한 분석과 해법이라든가 FTA에 대한 견해, 워싱턴 컨센서스, 왜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났는가, 그린스펀의 저금리 정책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었나, 미국정부의 재정정책, 에너지 정책, 오바마의 뉴딜과 같은 미국의 경제현실 뿐 아니라 세계의 패권국답게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나 국부펀드, 지속가능한 성장 등 이책은 현실의 주제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하버드라는 이름이 왜 그렇게 유명세를 얻는가를 충분히 알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내용은 좋은데 그 내용을 담는 형식이 문제다. 한두 강의가 아니라 여러 수업을 한권으로 담으려다 보니 간략하게 요약정리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한 시간 강의가 5페이지 내외로 그친다. 강의에서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은 지면으로 옮겨지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내용까지 높은 압축비율로 줄어든다면 어떻겠는가? 마치 논문의 abstract를 읽는 기분이 든다. 내용만 건지는 것이라면 굳이 이런 책을 볼 필요가 없다. 가령 맨큐의 경우 직접 쓴 교과서가 번역서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 교과서의 내용이 내용전개의 완결성에서 훨씬 뛰어나다. 더군다나 ‘~카더라’며 남의 말을 옮기는 식으로 정리된 문체도 생동감을 크게 떨어트린다
 

평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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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혁명 - 소셜이 개인의 화두라면 클라우드는 기업의 화두이다
찰스 밥콕 지음, 최윤희 옮김, 서정식 감수 / 한빛비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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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는 최근 클라우드 형식 데이터베이스인 하둡 내에서 실행하는 소프트웨어의 사례를 제시햇다. 하둡은 한 번에 서버가 최대 4천대 작동하고 서버를 총 2만 5천 대 내장한 클러스터들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하둡은 웹상의 개별 사이트에서 얻은 데이터들을 자세히 살펴본다. 하둡이 없다면 결과물을 분유하는 데 너무도 오랜 시간이 걸려서 그 작업이 완료되기도 전에 새로운 사이트들이 웹상에 나타나고 검색 결과물은 구식이 되고 말 것이다. 하둡의 도움을 받으면 웹상의 색인 작업이 72시간 안에 끝나므로 야후 웹 검색은 웹의 실제 상태에 비해 단 3일만 늦을 뿐이다.”

검색엔진의 일반적인 사업방식이다. 야후의 경우는 오히려 규모가 소소하다. 검색엔진 빙을 위해 마이크로소프가 2010년 9월 시카고에 연 데이터센터를 보자. “센터의 콘크리트 바닥에는 트럭 한대가 세워져 있었고 트럭 뒤에는 서버들로 가득 찬 컨테이너가 실려 있었다. 컨테이너에서 짐을 내리는 대신 전원을 연결하자 2,000여 대의 서버가 즉시 살아났다. 건물의 1층에는 이미 작동중인 컨테이너 11개와 추가 컨테이너 44개분의 여유 곤간이 있었다. 2층의 다소 전통적인 올림마루 형식의 데이터센터 내에서는 벌써부터 하드웨어가 윙윙거리고 있었다. 서버 30만대를 수용하게끔 설계된 이 시설은 마이크로소트프 서버 및 툴 사업부 사장 밥 무글리아의 표현으로 그가 아는 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데이터센터라고 한다.’

그러나 전체 서버 수로는 구글을 따라갈 수 없다. 공개되지 않았지만 구글의 전체 서버수는 1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한다. 전 세계 12군데에 흩어진 구글의 데이터센터는 ‘정확하면서 빠른 검색’이란 구글의 경쟁력이 어디서 나오는가를 알 수 있게 한다.

구글의 검색이 정확한 것은 전 세계의 모든 웹 페이지를 자체 서버에 백업하기 때문이다. 다른 엔진들도 그렇게 하지만 구글이 더 정확한 것은 업데이트의 주기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서버의 압도적인 물량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검색결과에 있어 네이버와 같은 업체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기에는 국내시장은 협소하다.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업체는 비즈니스 모델로 볼 때 검색엔진이 아니라 포털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

규모 덕분에 정확한 동시에 빨라진다. 전 세계에서 가장 선호되는 엔진인 만큼 트래픽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 트래픽을 감당하면서 빠른 반응속도를 보이는 것 역시 물량 덕분이다.

인상적인 시스템이다. 그러나 “거대한 인터넷 데이터센터가 클라우드의 특징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기는 하지만 클라우드를 규정하는 결정적 요소는 아니다. 아마도 클라우드의 가장 주목할만한 특징은” 외부인들이 거대한 데이터센터의 자원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아마존의 EC2 서비스가 클라우드 컴퓨팅을 대표하는 예로 본다. EC2와 같은 서비스가 기업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소니의 사례를 보자.

“2009년 6월 25일 마이클 잭슨이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이하자 (소니뮤직의) 사이트는 음악구입을 원하는 팬과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댓글을 남기기 원하는 사람들로 갑자기 넘쳐나 서버가 다운되었다.” 경영진은 당연하게도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려 했다. 그러나 그러려면 훨씬 더 많은 서버와 저장 공간, 더 넓은 대역폭을 구입해야 하는데 평상시에는 추가로 구축한 인프라는 놀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엄청난 낭비가 되는 것이다.

소니뮤직은 사이트를 재설계했다. “트래픽이 필요에 따라 음악을 구입하는 쇼핑객과 단지 정보를 찾는 방문자라는 두 줄기로 나뉘도록 했다. 거래 업무는 소니의 전용 서버에서 관리하고 정보를 찾는 방문자는”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EC2 서버로 돌려지게 했다.

“또 다시 유사한 수요가 발생하는 경우 트래픽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즉시 10대의 서버를 추가로 작동시킬 수 있다. 이 같은 신축성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대기업 데이터센터와 구별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소니의 사례처럼 클라우드 때문에 ”기업 데이터센터 운영비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하거나 일시적인 요구 때문에 컴퓨터 용량을 급히 늘ㄹ여야 하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은 인터넷에 있는 대규모 서버 클러스터에 의지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다.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최대 업무량 대신에 안정적인 업무량 수준에 맞추어 준비하게 될 것이다. 분기 말 회계나 연말 결산과 같이 드물게 업무 수요가 급증할 경우에는 그 수요를 외부 클라우드로 넘기면 된다.”

클라우드의 자원은 막강한 컴퓨팅 파워만이 아니다. 클라우드에 탑재된 소프트웨어도 이용할 수 있으며 내부 데이터센터를 유지하기 위한 관리인력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비용은 갈수록 떨어진다.

이책의 초반 내용이다. 이책의 후반은 실제 클라우드를 구축할 때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적인 기술적인 측면과 시스템 논리를 살펴보며 클라우드를 업무에 어떻게 통합하는가를 자세히 다룬다.

이책의 구성은 클라우드에 대해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책 한권이면 그 개념이 무엇이고 실제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러나 짐작할 수 있듯이 이책의 내용은 테크니컬하다. 책의 내용은 독자적인 IT 부서가 있을 정도의 규모가 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그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이 독자층으로 상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책의 내용도 어느 정도 IT 분야의 지식, 기업에서 실제 운용되는 사정을 아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클라우드라는 용어 자체가 아직은 특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IT 분야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컴퓨터 분야의 잡지를 읽을 수 있는 정도이고 어느 정도 IT 분야의 트렌드를 이해하고 있다면 읽는데 부담이 없도록 쓰여져 있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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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국은 서구를 위협할 수 없나 - 미국 MIT 최고 전문가 집단이 분석한 중국 경제의 실체
에드워드 S. 스타인펠드 지음, 구계원 옮김 / 에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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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일어났던 축제와도 같은 시위에 거의 한 명도 빠짐없이 휩슬려 참여했던 중국의 도시 시민들은 피할 수 없는 정부의 탄압 앞에서 감정적으로 녹초가 되었으며 정신적으로도 패배감을 맛보고 있었다. 1989년 늦여름이 되자 중국 사회에는 공포라기보다는 심각한 사기 저하 분위기가 팽배했다. 중국은 다시 일어나기 어려워 보였다.”

천안문 사태가 일어난 해는 개혁개방 정책이 10년째였다. 그러나 개혁개방은 어디까지나 사회주의를 보존하기 위한 개량이었기에 체제의 외곽에서 점진적으로만 진행되었다. 농촌에선 개혁개방이 실제였지만 체제의 근간인 도시에선 달라진 것이 없었다. 바뀐 것이 있다면 물가폭등, 부정부패 같은 것 뿐이다.

“20년 전에 중국을 방문했던 사람들은 중국의 도시들에서 독특한 특징을 발견했다. 바로 어둠이었다. 당시 중국의 도시 중심가에는 가로등이 매우 적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명을 밝힐만한 활동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상점이 띄엄띄엄 보이긴 했지만 대개의 상점은 문을 일찍 닫았다. 식당, 국수집, 찻집 등의 서비스 시설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민간이 운영하는 운영하는 만두가게하도 문을 여는 날이면 금방 호기심을 끌었다. 외식을 할 수 잇는 장소! 뭔가 할 일! 새롭게 시도해볼 대상!”

천안문 사태가 일어났을 때까지도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방식으로 조직되었고 운영되엇다. “당시 중국 사회에서는 오늘날의 시장, 지역사회, 사회적 네트웤을 구축하는데 기반이 되는 관계란 전혀 없었다. 사실 예전 중국의 도시 사회는 사업가 정신, 기업, 시민들의 상호작용, 더 나아가 사람의 이동 자체를 ‘방해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구조나 다름없었다. 국가에서 정한 제도적인 계층구조 내에서 철저히 통제를 받는 사회였으며 공산당 최고위층에서부터 일반 국민의 직장 깊숙한 곳까지 퍼져 있는 일련의 명령체계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였다.” 그러나 1989년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졋다.

천안문 사태를 진압하려면 피를 흘려야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자기나라 국민에게 총을 겨누고 탱크를 앞세우는 정부는 권력의 정당성을 그 순간 포기해야만 한다. 정부의 총 앞에서 무기력하게 된 것은 국민만이 아니었다. 총을 겨눈 정부 역시 무기력하게 된 것은 마찬가지였다.

무력진압은 “시위자들의 주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바로 전통적 사회주의의 특징인 사회계약이 중국에서 이미 유명무실해졌다는 것. 국가에 대한 자부심, 국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국민의식, 미래는 현재보다 밝을 것이라는 믿음, 국민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주리라는 지도층에 대한 신뢰는” 그해 탱크 앞에서 사라졌다. 국민에게 총을 겨누었을 때 “사실상 사회주의 중국은 하나의 국가로서 일종의 사회적 질서로서, 정치체제로서 이미 수명이 다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충격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그해 두번째 위기가 나라 밖에서 날아왔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련이 해체되었다. “사회주의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나라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 그 무엇은 경제발전이 되었다. “덩샤오핑이 결연하게 경제발전을 ‘절대적인 규칙’으로 선언한 것도 바로 이러한 상황과 시점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이후 중국정부가 한 일을 저자는 ‘혁명이 없는 혁명’이라 부른다. 천안문의 충격 이후 개혁은 더 이상 “사회주의를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라를 구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에 가까웠다.” 나라를 구할 수 있다면 공산당이 정권을 잡는다는 것 이외에는 무엇이든 성역은 없었다.

“이후에 이어진 혁명적인 변화들은 여러 측면에서 국민과 국가 사이의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엇다. 새로운 사고방식, 미래가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분명하게 제시해줄 새로운 사상이 필요햇다. 지금 힘들더라도 꾹 참고 희생하면 국가와 국민이 모두 훨씬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고 국민을 설득해야 했다.”

방향을 잃고 필사적이 된 중국의 눈에 미국이 보엿다. 세계유일의 슈퍼파워가 된 미국, “19세기 후반 중국의 지식인들이 영국을 바라보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20세기 후반의 중국은 호감을 갖든 그렇지 않든 활발한 개인주의, 협력을 도모하는 시민 정신, 역동성, 에너지가 모두 합쳐진 나라로 미국을 바라보았다. 미국은 적극성, 목적의식, ‘모든 잠재력의 실현’을 상징하는 나라였다. 반면에 톈안먼 사건의 혼란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중국은 정반대엿다. 답답하고 조심스럽고 수동적이고 무기력했다. 중국은 연료가 다 떨어져버렸지만 미국은 프로메테우스와 같이 힘이 넘쳐흘렀다.”

이후 중국에선 “사회주의에 대한 끊임없는 구호가 사라지고 ‘현대화’와 ‘세계화의 궤도에 올라타기’라는 정부의 새로운 공식 목표가 그 자리를 대신햇다. 이 모든 노력을 포괄하는 것이 바로 현대적이고 완전한 시장경제를 구축한다는 목표였다. 100년 이상 추구해온 ‘현대화’라는 이상은 이제 시장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그것도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서구의 선진국들이 정립해놓은 특정한 제도적 체계에 따른 시장이었다

덩샤오핑이 여러 번 강조했듯이 발전은 ‘절대적인 규칙’이었다. 그러나 이제 발전은 단순한 GDP의 성장보다는 현대화와 동의어로 간주되는 사회적인 제도 전체의 구축을 의미하게 되었다. 발전은 서구 선진국에게는 있지만 중국에게는 없는 모든 것이나 다름없었다.”

저자는 이런 상황이 100년전과 같다고 말한다. ‘세계화의 충격’이란 제목의 리뷰에서 다루었듯이 19세기는 동북아에 있어 정체성의 위기였다. 천하란 세계질서가 서구의 국제질서로 패러다임 변환이 일어난 시기였고 세계질서의 전환과정에서 자신의 위치를 재정의해야 하는 정체성의 위기를 겪었다. 천안문 사태를 전후한 중국의 사정 역시 마찬가지라고 저자는 말한다.

“1980년대에 사회주의의 개혁을 주친한 사람들의 노력과 마찬가지로 1880년대에 노후한 체제를 개혁하고자 했던 사회 지도층도 기존의 신념을 유지한다는 의지만은 분명했다. 이들은 사실상 유교의 핵심 가치를 거부하기보다는 오히려 유교적 가치를 다시 살릴 해결책만을 모색했다. 그러나 중국이 청일전쟁에서 처참하게 패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제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핵심 윤리가 희생되더라도 어떻게든 부와 국력을 쌓는 것으로 바뀌었다. 1990년대 초기의 사회주의처럼 유교의 정통성도 당시에 비판을 받거나 공식적으로 배척되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조용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궁극적인 목표의 자리에서 밀려났다.”

두 역사적인 시기를 비료하면 분명한 유사점이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으로는 국내에서 신념의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 외부에서 해답의 모색, 기존의 사회구조를 완전히 뒤엎을만한 외국의 제도적인 해결책을 직접 도입하려는 강력한 의지 등을 꼽을 수 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말의 상황에서 공통적으로 분명하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외부의 강대한 국가가 정의한 현대화를 성취하려는 집3단적인 의무감과 국가 전체의 노력이다.” 그리고 저자는 현대화의 실제 과정을 ‘제도의 아웃소싱’이라 부른다.

“중국의 변화를 주도한 핵심요인은 바로 제도의 아웃소싱이었다. 중국은 미국과 같이 발달한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의 제도를 아웃소싱햇다. 즉 사회적 규칙을 정의하는 권한을 제3자에게 이양한 셈이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아주 적극적으로 중국으로의 진출을 시도했는데 그 이유는 보다 심층적인 측면에서 중국이 국내의 제도를 정의하고 그 결과 자국의 발전 방향을 형성하는 권한을 이런 해외기업들과 기타 외부의 주체들에게 신속하게 위임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국내산업 기반이 비약적으로 개선된 것은 물론이고 생산 효율이 대폭 향상되었고 기술이 발전했으며 경영 기술도 크게 개선되었다. 동시에 중국 산업은 지금까지 모든 것을 생산하는 독자적인 국가산업체제에서 벗어났다. 그 대신 주로 외국기업들이 주도하는 훨씬 커다란 글로벌 퍼즐의 한 조각, 또는 극히 일부분인 몇 조각을 제공하는 기업들의 집합으로 변모했다.”

중국이 혁명이 아닌 혁명을 하려 했을 때 우연히 세계는 세계화의 파도를 타고 있었다. 그 파도를 탄 중국의 경제발전은 일본과 한국이 고도성장을 하던 시절과는 조건이 달라져 있었다. 세계화 이전 국제화 시절 발전햇던 일본과 한국은 국가경제를 부분적으로만 세계경제의 네트웤에 연결했다. 외국자본이 아닌 국내자본이 경제성장을 주도하도록 했고 국가가 전체 프로세스를 관리햇다. 그러나 세계화의 시대엔 더 이상 그런 전략은 먹히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세계화의 이미지는 ‘세계는 평평하다’보다 ‘렉서스와 올리브’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무역, 국제적인 경쟁, 평등화 등의 현상은 여러 측면에서 오래전부터 익숙한 개념이다. 그러나 예전에는 볼 수 없던 그야말로 현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현상은 수많은 산업을 아우르고 전 세계를 기반으로 생산활동을 조직하는 역량이다.

세계화가 되면서 생산과정이 여러 단위로 분할되엇다. 전통적인 소유권의 구조에서 보면 이는 생산과정의 탈수직화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새로운 다기업 생산체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수직적인 명령체제를 수립해 확실히 조정하고 통제해야ㅐ 한다. 이와 동시에 이 명령체제는 단일 기업의 경계를 넘어 네트웤을 통해 운영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이런 네트웤의 세계는 평평하지 않다고 말한다. 네트웤이 작동하려면 정점에서 네트웤을 통제하는 소수의 기업이 있고 이들이 규칙을 정하고 나머지는 규칙을 따른다. 중국이 뛰어든 세계는 그런 과두정의 세계였고 중국은 규칙을 받아들이고 명령을 받는 입장이었다.

“중국은 1990년대 초반에 이러한 글로벌 생산 시스템과 밀접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이때 중국의 행보는 치밀한 고심 끝에 마련한 장기적인 비전이나 산업을 일으키고 경쟁자를 따돌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정반대에 가깝다. 중국은 최대한 빨리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세계경제에 뛰어들었다.”

네트웤에 연결되기 위해 중국은 “선진국들 특히 미국의 주도로 생성되고 정의된 규칙에 따라 운영되는 게임에 참여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중국의 개혁을 주도한 사람들은 서구 선진국들이 만든 규칙에 따라 세계경제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의도가 어떠했든 현대 역사에서 가장 독특한 정치사회적 변화를 중국 내부에서 이끌어냈다.”

“생산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상호작용은 별다른 조율없이 적당한 거리에서 이루어지는 교환이 아니라 엄격하고 정교하게 조율된 공동 생산체제이다. 이러한 종류의 시스템에 ㅜ깊숙이 통합되려면 개발도상국 내의 경제제도가 공급사슬을 선도하는 주체들에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생산 시스템 전체에 걸쳐 제도적인 조화를 모색하거나 반드시 공식적으로 규정한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생산과 관련된 핵심영역에서는 어느 정도 제도의 일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핵심영역들은 대부분 국경을 넘나들며 다양한 경제,. 정치제도 하에서 운영된다. 이것이 바로 세계화가 만들어낸 세계의 진정한 모습이다. 결국 생산이란 관점에서 보면 정치와 경제의 괴리라는 가정 전체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그 규칙은 “무역을 위한 장벽 낮추기, 낮은 관세율, 기본적인 환전 체계 등” 기본적인 것부터 자유로운 노동시장이란 사회주의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까지 시장경제의 모든 것이었다. 아웃소싱은 경제를 넘어 정치까지 포함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공산당의 문호개방, 법치주의, 시민운동의 용인 등. 경제의 규칙을 아웃소싱하기 위해선 정치 역시 바뀌어야 했기에 이는 필연적이었다.

“제도의 아웃소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중국의 정치와 경제가 동시에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즉 정치와 경제가 서로 맞물려 윺기적으로 빠르게 발전한다는 뜻이다. 극렇다면 글로벌 생산체제에 합류한 것은 하나의 중요한 발전요인이 된다. 그러나 수많은 연구가 중국 정치경제의 발전이 서로 어긋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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