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너 자매 을유세계문학전집 114
이디스 워튼 지음, 홍정아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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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중립적이다. 읽고 나서는 비참한 사람들이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하다 싶었다.
나머지 두 편 징구, 로마열은 지난번 단편집에서 읽었던 이야기였다.
세 작품 중에서 버너자매는 제일 길고, 제일 강렬하다.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막막할 지경.
뉴욕의 한 뒷켠, 오래된 건물의 지하1층에 개인 바느질이나 비슷한 일을 하면서 두 자매가 별일 없이 그럭저럭 살고 있었지, 그런데, 어느날 언니가 동생의 생일선물로 사준 시계. 가 발단이 되어, 단조롭던 자매의 일상으로 한 남자가 등장하지. 그 남자는 겉으로 보기에 어딘가 병이 있어 보였으나, 손에 시집을 들고 있을 정도로 배운 사람 같다고 두 자매는 생각하지.
그리고 두 자매는 각자의 방식으로 이 남자에게 관심이 가지.

세월이 한참 흐르고 나서, 동생은 언니에게 말하지, 언니는 그 시계를 나에게 선물하지 말았어야 했다...라고.

이 자매에게 경계해야 할 일은 무엇이었을까.
생의 단조로움을 겁내지 말았어야 했을까?
미래의 어떤 것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가지지 말았어야 했을까?
어떤 상식적인 남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서로 의지하며 살고 싶은 소망을 가지지 말았어야 했을까?
아니면, 동생이 수고롭지 않게 시계를 사 주는 선의조차 가지지 않았어야 했을까?
그도 아니라면, 인생이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간다는 것을 그저 속수무책으로 받아들이며 사는 수밖에 없는 것일까? .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든다.
순진한 두 자매가 품은 인생에 대한 작은 소망들이 인생이 얼마나 매몰차게 박살내어 주는지 목도하는 쓸쓸함. 너무 적나라해서, 슬픈 이야기다. 

다시 생각해 보니, 이디스 워튼은 남자에 기대어 인생이 바뀌길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어서 끝내, 비극으로 이어질 뿐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건가.
단조롭지만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었던 자매가, 예상을 뒤엎는 나쁜 남자와 얽히면서 자신들의 삶조차 침몰시키는 사정은, 현실에도 종종 있을 법한 일일 터.

사실 책을 사기 전에 이미 출판사에서 제공한 작은 소개를 보고 결말이 비극임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비극일 줄은...
그래서 좀 날이 좋을때 읽으려고 계속 옆에 제쳐 두었더랬다.
날이라도 화창해야 덜 침몰할 것 같아서. 그런데 계속 떠다니는 이 기운은 뭐지?
이 비참한 기분은 무엇인지...이 쓸쓸한 기운은 무엇인지...
가을과 겨울에 읽으면 더더욱 이야기의 분위기에 압도될 것이니, 읽고 싶은 분들은 조심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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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테레사 > 밑바닥에서 삶의 진실을 발견한 작가

ㆍ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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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트리스의 예언 비룡소 걸작선 63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소피 블랙올 그림,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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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눈물을 주었다.
어느 대목이었나 기억도 안나지만, 인생의 어떤 비의를 엿본 뒤의 느낌?
돌이켜보니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잘 안 넘어간다.
이유가 뭔지 곰곰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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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소 퍼즐 - 주기율표, 500p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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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자잘해서 잃어버리면 못 찾을 가능성 99퍼.
이지만 ..언니가 심심할 때 한다고 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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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들꽃 한빛문고 14
윤흥길 지음, 허구 그림 / 다림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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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책 맞나 싶을 정도로 삶의 비릿한 맛을 느끼게 한다.
어른 책인가?
전쟁은 아이들에게도 너무 큰 비극이고,혼란이란 거..
반전,반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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