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생각할 때면, 그는 그녀의 모든 것, 특히 어린아이처럼 맑고 선한 표정을 띤 자그마한 얼굴과 처녀다운 가냘픈 어깨 위에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옅은 금빛 머리칼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앳된 표정은 날씬하고 아름다운 몸매와 어우러져 그가 기억하는 그녀의 독특한 매력을 이루었다. 그러나 매번 그를 놀라게 하는 것은, 바로 상냥하고 고요하고 진실한 그녀의 눈빛과 특히 언제나 레빈을 마법의 세계로 이끄는 그녀의 미소였다. 그는 그 마법의 세계에서 어린 시절에도 좀처럼 맛보지 못한 감동과 부드러움을 느꼈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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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믿을 수 있겠니. 매일 밤 내가 절망하지 않은 채 불을 끈다는 걸. 동이 트기 전에 새로 눈을 떠야 하니까. 더듬더듬 커튼을걷고, 유리창을 열고, 방충망 너머로 어두운 하늘을 봐야 하니까. - P83

오직 상상 속에서 얇은 점퍼를 걸쳐입고 문 밖으로 걸어나갈 테니까. 캄캄한 보도블록들을 한 발 한 발 디디며 나아갈 테니까. 어둠의 피륙이 낱낱의 파르스름한 실이 되어 내 몸을, 이 도시를 휘감는광경을 볼 테니까. 안경을 닦아 쓰고, 두 눈을 부릅뜨고 그 짧은 파란 빛에 얼굴을 담글 테니까. 믿을 수 있겠니. 그 생각만으로 나는가슴이 떨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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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마치 자신보다 어린 학생을 설득하려는 듯 차분하고 슬프게.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니. 그러니 바로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이데아는좋음의 이데아와 관계맺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니. 서울과 베네치아와 프랑크푸르트와 마인츠의 광장들이 같은 하루에 모두 존재하는 것과 같이고개를 흔들면서 나는 너에게 물었지. 하지만 말이야. 만일 소멸1 이데아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말이야...... 그건 깨끗하고 선하고 숭고한 소멸 아닐까? 그러니까, 소멸하는 진눈깨비의 이데아는 깨끗하게. 아름답게, 완전하게, 어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진눈깨비 아닐까?
너는 고개를 저었지. 이것 봐. 죽음과 소멸은 처음부터 이데아와방향이 다른 거야. 녹아서 진창이 되는 진눈깨비는 처음부터 이데아를 가질 수 없는 거야.
네 말을 들은 순간, 덧없는 전 세계가 빛을 잃었지. 그러나 영원히 녹지 않은 채 흩날리는 진눈깨비, 영원히 바닥으로 내려앉지 않는 진눈깨비의 세계는 여전히 어두운 환영처럼 내 눈앞에 펼쳐져있었어.
이것 봐, 라고 너는 다시 달래듯 말했어.
어둠에는 이데아가 없어. 그냥 어둠이야, 마이너스의 어둠. 쉽게•말해서, 0이하의 세계에는 이데아가 없는 거야. 아무리 미약해도•좋으니 빛이 필요해. 미약한 빛이라도 없으면 이데아도 없는거야•정말 모르겠어? 가장 미약한 아름다움, 가장 미약한 숭고함이라도•좋으니, 어떻게든 플러스의 빛이 있어야 하는 거야. 죽음과 소멸의 이데아라니! 너는 지금 동그란 삼각형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야.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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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반응도 하지 않은 채 그 사람은 물끄러미 나를 건너다보았어. 그때 내가 느낀 이상한 절망을 너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 여자의 침묵에는 두려운 데가, 어딘가 지독한 데가 있었어. 오래전죽은 삐비의 몸을 하얀 가제수건에 싸려고 들어올렸을 때⋯⋯⋯⋯ 우리가 얼어붙은 숟가락으로 파낸 작은 구덩이 속을 들여다보았을 때 - P77

세계는 환이고 산다는 건 꿈꾸는 것이다. 라고 그때 문득 중얼거려보았다.
그러나 피가 흐르고 눈물이 솟는다. - P71

잘생긴은하지만 믿을 수 있겠니. 매일 밤 내가 절망하지 않은 채 불을 끈다는 걸. 동이 트기 전에 새로 눈을 떠야 하니까. 더듬더듬 커튼을걷고, 유리창을 열고, 방충망 너머로 어두운 하늘을 봐야 하니까. - P83

오직 상상 속에서 얇은 점퍼를 걸쳐입고 문 밖으로 걸어나갈 테니까. 캄캄한 보도블록들을 한 발 한 발 디디며 나아갈 테니까. 어둠의 피륙이 낱낱의 파르스름한 실이 되어 내 몸을, 이 도시를 휘감는광경을 볼 테니까. 안경을 닦아 쓰고, 두 눈을 부릅뜨고 그 짧은 파란 빛에 얼굴을 담글 테니까. 믿을 수 있겠니. 그 생각만으로 나는가슴이 떨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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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차리기의 경험을 경험의 전면으로 나오게 하고, 생각,
이미지, 느낌, 감각 지각이 배경으로 물러서게 하십시오. 순수한 알아차리기의 경험에 주목하십시오. 누구나 바라는 평온함과 행복이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알아차림을 알아차리십시오. - P52

온함이며, 마음의 활동 여부와는 상관이 없고, 오히려 그에앞서는 평온함입니다. 즉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passethunderstanding‘ 평온함입니다.5경험하는 중에 발생하는 어떤 것도 알아차림의 경험을 늘리거나 줄이지 못합니다. 영화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스크린에는 아무것도 추가하거나 없애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알아차리기는 지식을 습득하거나 특정 경험을 한다고 해서 결코 강화되지도 않고 손상되지도 않습니다. 알아차리기는 경험에서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고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특정 경험으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않으며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알아차림은 그 자체로 온전하며 완전하고 충족되어 있습니다. 알아차림의 본질이란 행복 그 자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행복은 마음, 몸, 세계의 상태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모든 상태, 환경, 조건으로부터 자유로우며, 독립적이고 이유 없는 기뿐입니다.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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