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스 - 자아를 찾은 아이 - 교육학 시리즈
버지니아 M. 액슬린 지음, 정영하 옮김 / 연암사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첫 장의 책을 넘기고 난 후부터 난 이 책에 매료되어 한 권을 완전히 읽을 때까지 다른 일을 하나도 하지 않았다. 책을 읽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지금의 나는 이 책에 너무 사료 잡혀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딥스가 매우 사랑스러운 아이이며, 엑슬린 선생님의 치료방법이 정말로 훌륭하다는 것이다. 이제는 좀 정신을 차리고 책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해 보아야겠다.

딥스는 행동이상을 보이는 아이였지만 일반학교에 다녔다. 일반학교에 다녔지만, 그 곳의 일반 교사들은 딥스에게 관심을 가졌고, 딥스를 배려해 주었다. 그리고 다른 학생들도 딥스를 특별히 거부하거나 심하게 놀리거나 하지 않았다. 그저 같은 반의 한 학생이라 여겼다. 여기서 정말 미국이라는 나라와 우리나라의 차이를 많이 느꼈다. 미국은 아이들의 다양성을 인정해 주고 있으며, 각각의 아이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적절한 교육적 조치를 취하려고 애썼다. 정말로 하루빨리 우리나라도 어떤 학생이든지 간에 교사가 학급의 모든 아이들을 파악하고 적절한 교육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생각이 다시 한번 간절히 들었다.

난 딥스를 지켜보며 아이들에게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 가도 깨달을 수 있었다. 딥스는 재능이 뛰어난 아이였지만, 남들 앞에서는 행동이상 증세만을 보였다. 그것은 딥스의 부모가 딥스를 이해하고 사랑해 주는 태도를 보였기보다는 강압적이었고, 아이에게 바라는 것이 너무 많았고 상처 주는 말을 많이 했기 때문이었다. 딥스는 부모가 하는 말을 모두 알아듣고 있었으며,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모두 느끼고 알고 있었다. 난 아무리 아이라 하더라도 하나의 인격체이며 존중받아야 하고 부모는 결코 아이를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아이는 결국 부모에게서 받은 정신적 타격 때문에 그러한 행동이상 증세를 보인 것이었다. 이는 아이들에게 있어서 가정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하는 부분이었다.

이런 딥스를 치료하는 엑슬린 선생님의 치료법은 내게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흔히 우리가 생각할 때, (어쩜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행동이상 증상을 아이가 보일 때, 그 아이를 더욱 더 사랑으로 돌보아 주고 감싸주고 보살펴 주어야 한다는 생각만을 한다. 왜 아이가 그러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딥스 선생님은 그것이 문제의 해결책이 아님을 알고, 그 아이 스스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서 자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거기에 따른 놀이치료를 시작했다. 선생님은 결코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지도 않았으며, 아이가 하는 모든 행동을 관찰했으며,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 보여 주었다. 그러니까 거의 아이가 하는 대로 놔두었던 것이다. 나는 책을 읽으며 과연 이렇게 해서 치료가 가능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품었다. 단지 아이 혼자 놀이를 하는 것으로만 비추어 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딥스는 평소 자신의 가지고 있었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놀이를 통해서 알 수 있게 했으며 기분 나쁜 일이나 좋지 않았던 일들을 놀이를 통해서 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선생님과의 대화는 한두 마디씩 늘어갔고, 그러한 과정의 끝에 딥스는 가족과도 친구와도 사회와도 어울리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딥스가 가지고 있는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한 아이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 책은 나에게 가슴 깊이 다가왔고, 앞으로 내가 특수교사가 일을 하는데 있어서 희망과 교훈을 남겨 두는 책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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