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 창비시선 452
정현우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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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택배 박스가 천사의 숨을 싣고 왔습니다

테이프 포장을 뜯으니 보라색 눈이 뽀득입니다

눈덩이를 뭉치는 마음으로 천천히 읽어봅니다

손이 아리면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그런 감정을 느껴보면서 시 속 아이의 주변을 떠올립니다

이가 시리는 시편들을 곱씹습니다


아, 나 혼자 읽을 수는 없겠습니다

이 시집과 저는

사계절 겨울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따뜻했지만 녹지 않는 눈덩이를 크게 뭉쳐서

옆마을로 굴려봅니다

다른 누군가가 마저 굴릴 수 있도록


함께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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