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 대안 경제‘ 5부작에서 제일 두꺼운 책이다. 두꺼운 것도 그렇지만 내용의 어렵기도 다섯권 중 으뜸인 것 같다. 다른 책 두권 읽는 느낌으로 읽으면 될 것 같다. 요즘 내용-형식, 사물-관계, 위치-방향 , 실재-과정 등의 쌍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경제 분야에 있어서 생산소비가 아닌 조직에 초점을 맞춰서 얘기를 전개하고 있는 것이 흥미롭고 도움이 되었다.
88만원 세대의 속편이라고 하는데 이론편에 대한 실전편이라고 해도 좋을 것같다. 우석훈 선생의 태도 중에 참 좋아하는 것이 후배들을 끌어들여 함께하는 것이다. 박권일 기자와 협업도 대학생들과 공저도 신선하고 뿌듯하다. 다만 십년이 지난 지금, 선생의 예언이 나쁜 쪽으로 상상을 넘어 적중된 것이 암울할 뿐이다.
책을 산 건 십 년 전인데 이제야 읽었다. 당시의 이십대 88만원 세대는 이제 삼십대가 되었다. 당시의 삼십대 구매자였던 나도 사십대가 되었고 십년이 지나서 해결된 건 없고 오히려 지금의 사오십대, 그러니까 88만원 세대를 가까스로 빗겨간 당시 삼사십대가 가장 어려움에 처한 현실을 보고 있다. 그나마 현재 이삼십대나 육칠십대는 정부의 관심이라도 받고 구제책 마련의 소식이라도 듣는다. 사오십대를 위한 정책은 없다. 이런 현실에서 드는 생각은 ˝옆집 유대인이 잡혀갈 때 침묵하고 앞집 공산주의자가 잡혀갈 때 침묵했더니, 내가 잡혀갈 때도 모두가 침묵하더라.˝는 뼈아픈 얘기다. 젊은 세대의 아픔을 외면하고 어려움에 등졌더니 결과는 선배 세대인 내가 힘들어지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은 없고 시간은 넘쳐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나쁘지는 않다. 이제라도 ‘행동‘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