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아스트로룸 - 인류가 여행한 1천억분의 8
오노 마사히로 지음, 이인호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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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아스트로룸 : 인류가 여행한 1천억분의 8 (2019년 초판)

저자 - 오노 마사히로

역자 - 이인호

출판사 - 아르테(arte)

정가 - 17000원

페이지 - 347p



쥘 베른부터 대우주시대까지...



일본의 인기 우주만화 [우주형제]의 캐릭터 '무타'가 그려진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 이 책은 현재 나사에서 진행중인 '마스 2020 프로젝트'에서 로버 자동운전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중인 레알 엔지니어 '오노 마사히로'가 쓴 스페이스 키드들을 위한 우주탐사 안내서이다. 뜬금포 [우주형제]작가의 삽화는 저자가 만화 [우주형제]의 감수에 참여한 답례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실제 우주탐사에 대한 꿈을 갖고 이를 위해 차근차근 노력하여 꿈을 이룬 작가의 모습이 [우주형제]속 '무타'와 흡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작품은 스페이스 키드들을 위한 입문서 답게 150년전 '쥘 베른'의 [달세계 탐험]부터 현재의 진행사항, 그리고 저자가 바라본 미래상까지 누구나 손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쓰여있다. 챕터별 주제만 봐도 이 책에 담긴 내용에 대해 어느정도 알 수 있을듯 한데, 간단히 살펴보자면,



1. 지구에 '무언가'가 싹트다.

'쥘 베른'부터 처음 우주로켓의 시대를 연 로켓의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폰 브라운'과 로켓 과학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미소냉전 시대 불붙은 우주경쟁을 통해 급격히 발전한 로켓기술과 성과를 이야기 한다.  



2. 작은 한 걸음

미소의 우주경쟁은 정점에 달하고, 마침내 미국은 '암스트롱'을 달에 착륙시키면서 소련에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초파리를 실어보낸 인류 최초의 우주발사에서 달탐사까지 그 짧은 시간동안 달탐사의 성공을 이룩한건 물론 '폰 브라운'과 '암스트롱'과 같은 유명인들의 노력이 뒷받침 되었겠지만 저자는 그들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했던 수많은 엔지니어들의 이야기를 하려한다. 최초의 달궤도 랑데뷰를 주장했던 평범한 과학자 '존 후볼트'와 우주선의 오류방어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담당했던 프로그래머 '마거릿 해밀턴'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꾸준한 노력으로 성공을 견인할 수 있었던 이야기가 흥미를 자극한다.  



3. 1000억 분의 8

달에 땅을 밟았지만 인류는 여전히 우주에 무지한 상태, 나사는 무인우주선을 통해 태양계의 행성을 탐사하려 한다. 그중 대표적 무인우주선으로 보이저 1,2호의 발사비화와 보이저 탐사선의 성과를 이야기 한다. 그동안 어둠에 가려져 있던 화성과 목성, 토성....그리고 그 위성들을 통해 지구외 생명의 흔적을 찾기위한 과학자들의 험난한 여정에 가속도가 붙는다.



4. 우리는 고독한가?

분자생물학으로 외계의 생명체를 찾아내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손쉬운 연구를 위해선 화성의 토양을 가져오는 것이 가장 효과적 방법임을 깨닫는다. 이를 위해 3회에 걸쳐 화성에 로버와 우주선을 착륙시켜 화성의 토양을 가져오려는 마스 2020 프로젝트가 현재 진행중이고, 물로 뒤덮인 목성의 위성 유로파도 탐사 준비가 한창 진행중이다. 또한 화성의 테라포밍에 대한 저자의 전망을 언급한다.



5. 호모 아스트로룸

과학자들은 캐플러 우주망원경을 통해 수많은 외계 행성들을 찾아내고, 이후 발전된 우주망원경을 우주로 쏘아올려 더 많은 행성들을 찾아내고 스펙트럼을 통해 행성들의 대기질을 파악하고 생명체의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수천 억개의 별들중 지구의 문명과 비슷한 행성을 찾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간 호모 아스트로룸으로 우주를 향해 발을 내딛게 되는 미래의 그 날을 그려낸다.




"나도 일곱 살 때 '무언가'에 감염된 후 이용당하고 있다. '무언가'는 내게 화성 탐사차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켜서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라는 꿈을 이우려 하고 있다. 또한 '무언가'는 내가 이 책을 쓰게 만들었다. 이 책의 행간에도 '무언가'는 숨어 있다. 그리고 독자인 당신의 마음속에 숨어들어, 당신을 이용할 기회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  _88p



로켓부터 달착륙, 신비한 태양계 행성들의 모습과 지구외 생명체를 찾기위한 끈질긴 노력, 그리고 인류의 미래까지...이 모든 발전의 원동력을 '무언가' = '상상력'으로 규정짓는 저자의 의견에 크게 동의하고 공감하게 된다. '쥘 베른'부터 '일론 머스크' 까지...멈추지 않는 상상력이 세계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한창 상상력을 무럭무럭 키워나갈 스페이스 키드들에게 이 책은 최고의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실 작품속 각 챕터들을 읽으면서 그동안 읽었던 우주과학서들이 떠올랐다. 챕터1의 로켓이야기는 '엘랑'작가의 [프로젝트 로켓]의 내용과 흡사했고, 챕터2의 미소우주경쟁과 달착륙 스토리는 아폴로 프로젝트를 책으로 냈던 '제프리 클루거'의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과 '암스트롱' 전기 [퍼스트맨]의 내용과 겹쳤고, 챕터4, 화성 탐사에 대한 이유와 전망은 '데이비드 와인트롭'의 화성탐서 전문서 [마스]의 내용을 축약한듯 보인다. 그외에도 무인탐사선과 우주망원경이야기는 '엘랑'작가가 진행하고 있는 팟캐스트 [우주별곡]에서 다뤘던 내용들이었기에 굉장히 편하고 익숙하게 읽은 것 같다. 결론은 여러 우주과학 도서들의 축약판이랄까...우주 초심자들을 위한 최고의 입문서 내지 안내서라는 말이다. 



무한하고 광할한 우주에서 어떻게든 멀리 나아가고자 발버둥 치는 인간을 저 머~~~~언 외계의 누군가는 과연 어떻게 보고 있을까?....그들의 유니언에 편입할 날이 과연 올 수 있을까?.....화성에 성공적으로 테라포밍하여 콜로니를 건설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전에 인류 스스로 자멸할지....어떠한 상상도 가능케 만드는 곳....우주..그리고 우주의 인간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친절한 설명서 [호모 아스트로룸]이었다.



이 책을 읽고 우주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다면 이 책에 담긴 거의 대부분의 내용과 함께 숨겨진 비화, 야화들이 난무하는 버라이어티 우주전문 팟캐스트 [우주별곡]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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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멀리 사라져버린
루 버니 지음, 박영인 옮김 / 네버모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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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멀리사라져버린 (2019년 초판)

저자 - 루 버니

역자 - 박영인

출판사 - 네버모어

정가 - 15800원

페이지 - 557p



남겨진 자가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




여기 강도살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실종된 언니를 찾아 헤메는 간호사도 있죠.


자, 오늘은 누군가를 잃고 살아남은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 남녀를 만나보겠습니다.


네버모어의 신작 [오래전 멀리 사라져버린] 입니다.



*메커비티상 최우수 작품상

*에드거상 최우수 작품상

*앤서니상 최우수 작품상

*배리상 최우수 작품상



영미 유수의 추리/범죄 문학상을 휩쓸며 미국을 뒤흔든 미스터리 화제작이 네버모어에서 출간되었다. 육중한 볼륨과 화려한 수상내역으로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치솟던중 출간과 동시에 작품을 영접했다. 지울 수 없는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두 남녀를 통해 상실의 아픔과 고통에 힘겨워하고, 남겨진자가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에 짖눌려 신음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깊이있고 진중한 작품이었다. 



[26년전] 

(와이엇, 15살)

오클라호마시티...여름, 블록버스터의 계절, 쇼핑몰과 함께 있는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와이엇은 일과를 모두 마치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이 있던 방의 문을 두드리전 사람이 영화관 관리자 빙엄씨가 아닌 가면을 쓴 권총강도라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얼마후...가면과 스타킹을 뒤집어쓴 3명의 강도에 이끌려 영사실 바닥에 엎드린채 숨죽이던 6명에게 곧이어 지옥의 심판이 내려진다. 탕....탕....탕...탕....탕.......경찰에 의해 잃었던 정신을 차린 와이엇은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후두부에 총상을 입고 참혹한 시신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로지 와이엇만이 유일한 생존자였던 것이다......


"왜 난 여기 이렇게 살아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죽은 거죠?"



(줄리애나, 12살)

마을에서 열린 박람회장에 언니 제네비에브와 함께 구경온 줄리애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떠들썩한 분위기, 풍선터트리기 게임으로 딴 핑크팬더 인형을 품에 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날은 점차 어둑해지고, 13살부터 마약을 흡입해온 언니는 또 약생각이 났는지 줄리애나에게 10달러를 건네주고 15분뒤에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인파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그게 줄리아나가 언니 제네비에브를 본 마지막 순간이되버렸다....


"시끄러워. 15분이면 돼. 알았지? 잠깐이라도 여기서 좀 벗어나야겠어."



[26년후, 현재]

(와이엇, 41살)

과거의 트라우마를 영리하게 숨긴채 탐정업을 하던 와이엇은 절친의 간곡한 부탁으로 다시는 밟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던 고향 오클라호마시티를 십수년만에 방문한다. 절친의 의뢰내용은 5살 딸과 함께 힘겹게 살아가던 이혼녀 캔디스가 우연히 유산으로 라이브홀을 인수하게 되었고, 그 홀을 인수한 직후부터 누군가로부터 해꼬지를 당하고 있으니 그 누군가를 찾아내 중지시켜달라는 것이다. 처음엔 가벼웠던 해꼬지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랄하고 위험해지면서 와이엇은 캔디스의 주변인물들을 만나며 범인을 찾아나서고, 그런 정신없는 와중에도 와이엇의 뇌리를 파고드는 그날의 처참한 기억이 와이엇을 괴롭히는데.....



(줄리애나, 38살)

26년간 끊임없이 언니를 찾아 헤메는 줄리애나는 병원의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그날의 기억을 수없이 되뇌이고 그 안에서 실종된 언니의 실마리를 찾기위해 노력한다. 그러던중 언니가 줄리애나를 위해 따낸 핑크팬더를 건네던 풍선게임지기의 소식을 듣게되고, 망나니로 소문난 그를 만나기 위해 홀로 그가 자주찾는 술집으로 향하는데.....



참혹한 범죄에 희생당한 가족이 그 아픔을 이겨내지 못해 삶이 피폐해지고 점차 망가져가는 모습을 그리다가 종국에는 그 절망을 집념으로 승화시켜 살인자에게 복수하는 식의 미스터리 스릴러는 그동안 다수의 작품으로 만났던것 같다. 하여 이 작품의 다소 강렬한 도입부와 이후 등장인물들의 행보를 보며 이 작품도 역시 여타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사건을 잊지 못한 관계자의 끈질긴 수사로 인한 단죄로 마무리되는 작품일 것이라 생각했다. 허허...그러나 보기좋게 나의 예상은 빗나가 버렸다. 이 작품은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좀 더 깊이있는 정서를 다룬달까...원죄 자체에 포커스를 맞춘다기보다는 그 예상치 못한 범죄로 남겨진 자에게 촛점을 맞추는 작품이었다. 그들 내면의 고통과 갈기갈기 찢겨버린 마음의 상처가 26년이란 시간의 간극을 뛰어넘어 우리에게까지 생생하고 처절하게 다가오는...심오하면서도 서정적이고 슬프고도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이 작품이 유수의 범죄 문학상을 석권한 것은 이 끝을 알 수 없는 깊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작품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발생되었던 두 건의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1987년에 벌어진 레스토랑 체인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1981년 주정부 박람회에서 2명의 소녀가 사라진 사건을 각색하여 그려낸다. 작품에서 그리는 두 건의 사건이 실제 사건을 얼마나 충실히 재현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현실감과 무게감은 증가하니, 작품을 더욱 공감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어찌됐던...26년간 철저히 외면해오던, 26년 내내 끈질기게 집착해오던...두 남녀는 생각지도 못한 순간, 예상치 못한 우연으로 그들을 끈질기게 붙들고 있던 비극적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극적 단서를 얻게된다. 그리고 흐릿하게 감춰져있던 진실이 비로소 명백하게 드러나는 마지막 결말의 순간....다른 의미로 또 한번 놀라게 된다. 우리가 갖고 있던 고정적 관념을 깨끗이 무시하는 결말이 주는 울림에 말이다. (그러나 이 결말로 인하여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기억에 갖혀 헤어나오지 못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남겨진 자들의 죄책감에 공감하고, 흐릿한 기억의 단서를 따라 사건을 되돌아보며 어지러져 있던 퍼즐을 맞춰가는 추리의 재미를 선사한다. 치밀한 플롯과 1인칭으로 전개되는 과감하고 독창적인 서사는 캐릭터에 오롯이 감정이입하게 만든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위트와 재치 넘치는 농담을 던지는 와이엇의 미소 뒤에 가려진 진짜 얼굴과 마주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이 작품이 주는 여운의 깊이는 더욱 더 깊어지리라....생각해보면 이 작품에 앞서 네버모에에서 출간했던 작품 [네온 레인]과 더불어 범죄를 통해 인간이 받게되는 비극을 함축적 은유로 아름답게 그려내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오래전 멀리 사라져버린 그들을 잊고 족쇄같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그들 자신의 인생을 위해 살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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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탐정 이상 4 - 마리 앤티크 사교구락부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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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섬탐정이상 4 : 마리 앤티크 사교구락부 (2019년 초판)

저자 - 김재희

출판사 - 시공사

정가 - 14300원

페이지 - 431p



경성바닥을 주름잡는 모던보이들의 네번째 탐정 일지



비정상적 집착과 사랑을 소재로한 비극적 사랑이야기 [표정없는남자]로 처음 만난 '김재희'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실존인물인 시인 '이상'과 소설가 구보 '박태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경성에 위치한 제비 다방을 거점으로 문학가와 탐정업을 병행하는 독특한 상상을 바탕으로 탄생한 [경성 탐정 이상]시리즈가 어느덧 네번째 시리즈로 돌아온 것이다. 서스펜더를 차고 넥타이를 맨 이상과 흰색 셔츠를 입은 구보가 함께 찍은 흑백사진을 모티브로 [경성 탐정 이상]이 출간되었고, 개화기 직후 일본을 통해 밀려오는 서양 문물로 인하여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된 독특한 시대상을 작품에 녹여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작가에게 2012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안겨준다. 그리고 어느덧 네번째 시리즈가 세상에 나왔다. 차근차근 시리즈를 거듭해 오는동안 이야기는 더욱 탄탄해지고, 이상과 구보 콤비의 합은 더욱 견고해 졌다. 한국적 팩션의 대가가 그려낸 역사추리소설 [경성 탐정 이상 4 : 마리 앤티크 사교구락부]이다.      


 


망자가 예약했던 양복을 헐값에 사고 악몽에 시달리는 구보, 군산 히로스 가옥의 지주가 잃어버린 병풍, 산장에서의 만난 사람들이 구술하는 릴레이 괴담, 고급기생 연쇄살인사건 등등등...경계없는 다양한 소재들과 기상천외한 사건이 여덟가지 이야기속에 가득 차있다. 작가에게 일제치하라는 암울한 시대적 배경은 경성 탐정이란 무대의 족쇄라기 보단 자유로운 상상의 날개로 작용하나 보다. 실존 장소에서 벌어지는 가공의 사건을 실존 인물이 수사하고, 실존 역사를 통해 실마리를 잡고 해결한다. 리얼과 픽션의 절묘한 조화가 이야기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그 현실기반의 무게감이 독자에게 몰입감을 선사한다. 전작 [표정없는남자]를 접한 이후 작가의 SNS를 팔로우 했는데, 그때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SNS 사진속 옛장소들이 이 작품속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작품에 대한 열정과 최대한 팩트에 입각하려는 프로페셔널한 작가의식이 빛을 발한다.



일화. 주인 없는 양복 

양복점에 걸려있던 이태리 200수의 실크 양복을 헐값에 구매한 구보는 양복을 가져온 직후 부터 악몽에 시달린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이상과 구보는 고가양복에 대해 추적하고, 이 양복의 주인이 영화사 대표였으며 권총 오발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는 것을 알게되는데.....

- 현세에 원한이 사무쳤기에 구보의 꿈에 나타나는 거겠지...-_- 대표의 죽음에 의심을 느낀 상과 구보는 사고사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생각지 못한 진실과 마주한다. 싸다고 덜컥 집어오면 귀신들린 물건을 집어올 수도 있다는거....



이화. 군산의 보물창고 

군산 히로스 가옥에 거주하는 미곡상 갑부 선경묘는 구보와 상에게 보물창고에 숨겨놓은 고가의 병풍을 찾아달라고 의뢰한다. 몇일전 투전판에서 병풍을 걸고 도박을 해서 졌지만 집으로 무사히 돌아온 선경묘는 보물창고에서 잠이 들었고, 깨어나 보니 자신 뒤에 있던 병풍이 사라져있었다는 것. 이에 상과 구보는 투전판을 돌며 병풍에 대해 정보를 케려하는데....

- 단순한 미술품 도난사건인줄 알았는데, 뒤로 갈수록 생각지도 못한 기괴하고 추악한 변태적 성욕이 얽혀 있더라는....이 단편의 배경이 되는 히로스 가옥은 나도 군산 여행을 가서 직접 구경했었다. 이 낡은 가옥으로 이런 기괴한 이야기가 탄생하다니 ㅎㅎ  



[요기가 군산 히로스 가옥이다]



삼화. 고래의 꿈 

'구보 선생. 이상 선생 살려주시오. 나는 배홍동이란 사람인데 나를 구하고 싶으면 종로의 열대 수족관을 찾아오시오.' 우연히 들른 우편국 화장실에서 자신들을 지목한 낙서를 본 이상과 구보는 수족관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배홍동의 딸을 만나 아버지가 실종되었다는 말을 듣는다. 그런데 주기적으로 낙서를 지우는 우편국의 낙서는 아버지가 실종된 이후에 쓰인 것이니...이 미스터리한 실종사건을 위해 상과 구보는 배홍동이 자주 찾던 지인이 있는 시골로 향하는데....

- 미스터리한 실종, 사이비 오컬트 교단, 이상 성욕....소재들은 취향이었으나 죄를 짓고 그 죄책감을 발설하고 싶은 욕망?...그 전후관계의 진상은 나로선 납득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부디 드넓은 바다에서 고래의 꿈을 꾸길.... 



사화. 백운산장의 괴담 

상의 제안으로 느닷없이 백운상을 오른 상과 구보는 백운산장에서 하룻밤을 기거하고, 각자의 이유로 산장에 함께 머물던 부보상, 학생, 사투리 사내, 산장주인은 야심한 밤 각자가 아는 괴담을 하나씩 이야기하는데.....

- 스포일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 단편을 읽으면서 '교고쿠 나쓰히코'의 [항설백물어] 첫번째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행봉위!!!! 그들이 이야기하는 괴담도 재미있고 짜여진 판도 흥미로운 작품이다.

 


오화. 조선미인보감 살인사건 

명월관의 에이스 기생 두 명이 인력거에서 내린 직후 목졸라 살해당하고, 다른 한명도 살해당할뻔한 위기에서 가까스로 도망친다.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잡기위해 상과 구보는 평소 기생들을 스토킹 하는 사람이 없는지 조사하고, 살아남은 기생을 스토킹 하던 청년이 있었음을 알아낸다. 그길로 상과 구보는 스토커의 집을 찾아가는데....

- 이 단편의 팩트 소재는 [조선미인보감]이다. 일제강점시기 1918년에 실제로 출간된 무려 611명의 조선 예기들의 사진과 프로필이 수록된 기생보감이라니!!! -_-;;; 허허...당시 출간의도는 모르겠고 그냥 지금의 내 상식선으로 생각해 볼땐 약간은 외설적 아스트랄한 책이랄까...머...그건 그렇다 치고...이 단편에서 매력적인 여성 소설가 탐정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다음 다섯 번째 시리즈에 출연을 예약하는듯 하고, 법정재판, 이상적 집착, 포비아 등등 다양한 재미와 반전을 숨겨놓고 있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론 이 단편집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육화 카프 작가의 실종 

독립운동에 연루되어 도주중이던 작가가 경성 차이나타운 청식당에서 실종되고, 사라진 작가를 찾기 위해 상과 구보는 이 청식당을 찾아가는데....

- 아이들의 노래에서 힌트를 얻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국내던 서양이던 아이들이 부르던 노랫말이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청식당의 기구한 사연역시 [놀라운 TV 서프라이즈]에서 접했던 사연이었기 때문이다. (이것 마저도 팩션의 반영인가?!!! ㄷㄷㄷ) 



칠화. 마리 앤티크 사교구락부 

앤티크 접시를 판매하는 사교구락부에서 열린 귀부인 티타임에서 한 노부인이 떡을 먹다 질식해 사망한다. 상과 구보는 이 질식사가 부인들의 파벌에 의한 의도적 사고인지 조사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부인들의 모임에 나가 한명 한명과 대면하는데....

허영에 가득찬 귀부인들의 민낯이 가차없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당시 돈으로 양반을 사고 갑자기 부자가 된 상인들이 많은걸로 알고 있는데, 출신성분을 감추기 위해 외국문물에 돈을 퍼붓는 가식과 허영이 깊게 베어있다. 머...지금이야 다르겠냐만은...불란서 향수로 가려본들 두 손에 깊게 베인 거름냄세가 쉽게 가시겠는가...내면의 성숙을 외면한채 외면만을 가꾸는 물질만능주의를 꼬집는 작품이다. 작품속 사망사건의 진실 역시 얼마전 9시 뉴스에서 봤던 기사를 떠올리게 하니...이 모든것이 팩션으로 귀결되는 팩션 마스터 작가의 빅픽처구나!....



팔화. 극장 주임변사의 죽음

단성사에서 변사를 보던 주임변사가 마약을 남용한채 밧줄을 목에 묶고 자살한 채로 발견된다. 이 자살을 조사하게 된 상과 구보는 본인의 성별과 반대되는 극을 연기하는 연기자들을 만나며 사건에 근접하는데.....

- 딱 보면서 영화 [패왕별희]가 생각나더라. 흠...이것도 스포성인가?...-_-;;; 



경성에서 빠지라면 섭한 세련된 모던보이들의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진지한 열혈 탐정기였다. 극도로 암울한 일제강점기이자 문인으로선 사회에 아무런 힘도 쓸 수 없어 오로지 두문불출 글밖에 쓸 수 없었던 소외된 예술가였지만 이렇게 작품으로나마 순사도 해결하지 못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시원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대적 암울함을 상쇄하는 활기찬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는게 좋았다. 100년전 과거의 시대를 이야기 하고 있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현재의 이슈들이 녹아있음을 알 수 있다. 고리짝 낡은 옛날옛적 이야기가 아닌 현대의 감각으로 되살아난 경성이 익숙하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오는건 바로 그 조화로운 신구의 조합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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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한강 세트 - 전5권
김세영 지음, 허영만 그림 / 가디언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오! 한강 1 : 해방 (2019년 초판)

오! 한강 2 : 6.25전쟁

오! 한강 3 : 전쟁 이후

오! 한강 4 : 독재

오! 한강 5 : 투쟁

글 - 김세영

그림 - 허영만

출판사 - 가디언

정가 - 60000원

페이지 - 264, 228, 256, 172, 216p



해방 직후 부터 6.29선언까지... 두 부자를 통해 바라본 격동의 한국사



이름이 바로 브랜드인 '허영만'화백의 초기작이자 실로 암울하고 폭풍과도 같았던 한국 현대사에 휘말린 부자의 인생을 통해 객관적 시선으로 시대를 바라보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대작 대하역사 만화가 25년만에 부활했다. '허영만'화백과 함께 [미스터 Q], [타짜] 같은 인기작을 함께 했던 만화작가 '김세영'의 시대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글과 지금의 농익은 화법과는 다른 느낌의 거칠지만 힘이 넘치는 작화를 보이는 초기 '허영만'화백의 그림이 만나 1945년부터 1987년까지 격동의 42년을 5권 분량의 만화에 성공적으로 담아 내었다. 



[1~2권]

일제치하 말...깊은 촌구석 시골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농사를 짓던 소년 이강토는 지주의 횡포로 친구를 잃은날 해방의 소식을 접한다. 한국을 지배하던 일본인은 물러가고 자유의 바람이 불어오지만 이강토가 체감하는 실상은 여전히 전과 다를바 없었다. 그러던중 우연히 일본 소녀가 놓고간 물감과 화구로 그림의 맛을 본 강토는 열정과 재능을 그림에 쏟아붓고, 부모를 어렵사리 설득하여 그림을 배우기 위해 동생들과 엄청난 농사일을 뒤로하고 서울로 향한다. 정식교육을 받지 못해 힘겨워하던 강토에게 소련에서 넘어온 사회주의 이념은 그동안 지긋지긋하게 겪어온 계급사회에 대한 혁명적 이념으로 다가온다. 그사이 투표를 통해 남한에서는 대한민국이, 북한에서는 조선인민공화국이 수립되고 이념으로 갈등하던 이강토는 자신을 돌보던 형님을 따라 북한으로 월북한다. 북조선에서 강렬한 자본주의 비판의 그림으로 지위를 얻은 강토는 사회주의 이념에 영혼을 잠식당하고 급기야 자신이 직접 6.25전쟁에 자원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처절한 전쟁이 시작되고...생과 사의 고비를 넘어가며 남한군의 포로로 붙잡힌 강토는 남한과 북한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한다. 그렇게 남한에 머물게 된 강토는 전쟁으로 폐허가된 남한에서 살아남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데.....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로선 일제탄압의 종식을 고한 광복 해방과 동족간 이념의 차이로 인하여 발발된 비극적 전쟁 6.25는 솔직히 교과서에서나 봤을법할 정도로 멀게만 느껴진다. 더군다나 수능시험을 위해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나로선 국사 교과서에 나온 짧막한 몇 줄과 사진 몇 장으론 당시의 자세한 상황을 이해하지도 못할뿐더러 당장 생활과 연관이 없어 무관심했던것도 사실이다. 그런의미에서 젊음으로 분기탱천한 이십대 청년 이강토의 눈으로 바라본 이념간의 분쟁이 극에 달했던 혼란의 시기는 내게 다른 어떤 매체보다 더욱 자세하고 생생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그저 자유롭게, 잘살아보고자 자신의 신념을 지지하고 토론하던 친구들과 동포들은 결국 열강의 이권다툼과 권력욕에 물든 몇몇 인물들 때문에 하루 아침에 총부리를 겨누는 철천지 원수가 되버린 것이다. 혁명사상에 고취되 매일 피분수를 뒤집어 쓰던 이강토가 결국 이상과 현실의 처절한 괴리로 정신이 붕괴되는 장면은 전쟁 이후 69년간 분단으로 단절되어 살아가는 우리의 아픔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라 너무나 아프게 다가왔다. 



[3~4권초반]

어찌됐던 처참했던 전쟁에서 살아남은 강토는 북에서 만났던 여성이 자신의 아들을 출산한뒤 무사히 남한으로 내려와 극적으로 재회하고 동거하게 된다. 폐허속에서 아내와 어린 아기를 보살피기엔 일자리도 없고 능력도 없어 힘들기만 하고 강토의 고뇌와 방황은 더욱 깊어진다. 하지만 강토의 아내는 초인적인 생활력으로 가정을 꾸려나가고 강토에겐 그림으로 성공시키기 위해 뒷받침 한다. 하지만 강토는 좀처럼 붓을 들지 못하던 강토는 정치로 눈을 돌리는데.....



이승만 독재를 거쳐 박정희와 전두환까지...독재의 트리플크라운은 한국 근현대사의 어두운 그늘이다. 허나 민주주의의 도약과 약진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피흘리고 희생하던 시기이기도 하였으니 피의 화요일이라 불리는 4.19혁명은 독재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몸바친 국들의 시체위에 이루어진 성과였던 것이다. 강토 역시 어수선한 시류에 말려들어 자신과 뜻이 맞는 정치가를 지지하지만 권력앞에 인간이길 거부한 정치깡패들에게 또다시 휘둘리고 좌절하게 된다. 그렇게 지쳐버린 강토는 세상과 담을 쌓고 그림에 매진하게 되고, 자신이 겪어온 삶의 철학을 그림에 접목하여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드디어 화가로서 이름을 날리게 된다. 드디어 이강토의 기나긴 방황의 끝에 다다른 것이다.



[4권 중반 ~ 5권]

이강토의 셋째 아들 석주는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듯 혈기왕성한 미대생이다. 전두환의 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운동권 학생회를 조직하고 데모에 참여하는 열혈운동가이다. 하지만 정부의 압제는 점차 심각해져만가고, 데모에 참여했다가 검거된 석주는 그길로 군대로 강제 입대하게 되고, 강압적인 군대문화속에서 현실과 고민하게 된다. 안정적이고 부유한 삶과 억압과 굴종의 저항의 삶...그 기로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고뇌하는 석주의 선택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던 이강토는 어느덧 중년이 되어 뒤로 물러나고, 이야기의 포커스는 강토의 셋째 아들 석주에게로 넘어간다. 거리에 최루탄 냄세가 끊이지 않던 전두환이 정권을 잡던 시절. 광주사태를 지나 1987년 6.29선언이 발표되어 전두환이 내려오기 전까지의 위험했던 석주의 학교생활이 펼쳐진다. 80년도에 태어나 격변의 80년대를 함께 했지만 그저 기억속에만 흐릿하게 남아있는 시대였다. 하지만 얼마전 연휴를 빌어 방영한 영화 [1987]을 보면서 얼마나 불합리하고 암울한 시대였는지를 깨달았고 지금의 민주주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는지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속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치는걸 느낄 수 있었는데, 4권과 5권은 영화에서 봤던 운동권 학생들의 고뇌가 잘드러나 있는 작품이었다. 학생들의 힘으로...나아가 그들에게 공감하고 용기낸 시민들의 힘으로 일구어낸 6.29선언과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국민들의 함성을 보면서 이것이 국민의 힘으로 성취한 민주주의라는걸 깨닫게 된다. 이 모든것이 바탕이되어 얼마전에도 촛불집회를 통해 한번더 국민의 힘을 보여주지 않았는가.... 



수십년의 시간, 격변의 시대, 두 남자의 인생이 숨쉴틈없이 펼쳐진다. [타짜]를 통해 검증된 스토리텔링과 군더더기 없는 그림은 그들의 인생속으로 몰입시키고 그들의 감정을 함께 공감하게 만든다. 굵직한 이야기와 함께 강토와 석주의 사랑을 시대의 운명속에 녹여내니 안타깝고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가슴아프게 다가오고 이내 딱딱한 역사만화가 아닌 한 인간의 파란만장한 인생만화로 변화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시대에 떠밀려버린 우리의 할아버지, 아버지의 이야기...그 보편적인 감성이 '허영만'화백의 최대강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만화는 1987년에 안기부의 의뢰로 2년간 만화잡지에 연재된 만화라고 한다. 반공주의를 위해 만들어 달라던 안기부의 제안에 연재동안 내용에 관해 터치하지 않는 조건으로 수락했다고 하는데, 전두환에서 정권의 바통을 넘겨받은 노태우 정권 역시 자유주의 성향은 아니었던 만큼 이 만화의 연재 자체가 '허영만'화백과 '김세영'작가님에겐 커다란 도전이자 저항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다만 그런 태생적 배경때문이었는지 박정희 독재가 생략되고, 전두환의 만행이 다소 약하게 그려지는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제와 억압에 굴하지 않고 작가 정신으로 그려낸 격동의 현대사라는 점에서 뛰어난 대작이라는 것은 명약관화이니 다시금 세상에 나와 빛을 볼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분단과 독재...아프고 피하고 싶은 역사지만 우리가 끝까지 마주봐야 하는 책임이기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다음 세대를 이어갈 청소년들이 꼭 읽어봐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비록 비극적 역사일지라도 그것을 반면교사 삼아 현재를 바꿀 수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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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커빌가의 개 1
이토미야 무기 지음, 김미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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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커빌가의 개 1 (2019년 초판)
저자 - 이토미야 무기
역자 - 김미림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정가 - 12000원
페이지 - 351p



외모, 능력, 잠재력 최강의 초보기사 좌충우돌 성장기



그동안 여러 작품을 읽어왔고, 여러 장르의 라이트 노벨을 읽어왔지만 판타지 라이트 노벨은 처음 접하는것 같다. 누구나 '라노벨'이라는 말을 들었을때 떠올릴법한 왕과 공주, 마물과 마법이 공존하는 그 판타지 세계를 말이다. 사실 제목만 보고서는 '홈즈'시리즈에 나오는 [바스커빌가의 개]를 떠올리며 중세 추리물? 정도로 생각했는데 -_- 막상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받아보니 내가 생각했던것과는 다른 의미의 [바스커빌가의 개]였다.



대대로 바스커빌 왕가를 지켜오던 후작가문 포말하우트가의 둘째 아들 와이스는 왕립학원을 졸업하고 별다른 직업 없이 집안에만 파묻혀 있던 니트족(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일본의 신조어.)이었다. 그러다 부모의 반강제적 강압으로 왕녀 아멜리아의 근위기사로 임명되고, 왕녀를 최측근에서 호위하던 새내기 기사 와이스는 시시각각 왕녀에게 다가오는 위협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그녀를 향한 음모를 파헤치면서 점차 아멜리아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자신을 발견하는데....



결국 제목의 의미는 바스커빌 왕가를 지키는 사냥개 포말하우트 가문을 가리키는 동시에 왕녀의 근위기사인 와이스를 지칭하는 제목이기도 하고....실제로 진짜 개인 도베르만까지 등장하는 복잡한 중의적 제목이라고 볼 수 있을듯하다. 어쨌던, 판타지 라노벨은 처음이지만 한때 즐겨봤던 판타지계 라이트노벨의 조상이라 부를 수 있는 [슬레이어즈]라 부르고 [마법소녀 리나]라고 쓰는 애니를 즐겨봤던지라 크게 무리없이 읽을 수 있었다. 



워낙 내공이 없다보니 다른 라이트 판타지들과 비교하기는 그렇고 독특하게 다가왔던 설정이라면 각 인물들은 소환수라고 부르는 소환술을 사용하여 전투를 벌이는데, 단순히 마물이나 몬스터를 떠올리던 내게 '체셔', '3월토끼', '매드해터(미친모자장수)'등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속 캐릭터를 소환수로 설정하고 있고, 각 캐릭터의 특징을 살려내 전투하는 모습이 특이하면서도 반갑게 느껴졌다. 또한 상황에 따라 SD미니 사이즈에서 거대 사이즈로 변화되고 각 소환수는 각각의 의식을 가진 독립된 개체로 나오는 설정은 [디지몬]혹은 [피카츄]와 흡사하여 익숙하게 느껴졌다. 왕과 귀족관계가 분명한 중세 계급사회를 배경으로 동화속 캐릭터들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는 기묘한 판타지 세계라...거기에 [딸기 100%]류의 하렘물 뺨치는 (자신은 전혀 자각하지 못하는) 초매력의 주인공과 그 주인공에 가슴설레며 짝사랑하는 뭇 여성들과의 답답하면서도 달달한 로맨스가 펼쳐지니 나같은 초심자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던것 같다.



"최강의 착각계 근위기사, 각성하다!"



바스커빌 왕가를 위협하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비밀결사의 위협과 왕녀를 지키기 위해 서서히 진정한 기사로 각성해 가는 와이스의 성장스토리. 앤드(AND) 일본 애니의 전형적 캐릭터인 외모+능력치+잠재력은 최강의 스탯을 가졌으나 눈치는 제로인 우리의 히어로 와이스의 엉뚱한 모험이 유쾌하게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일본 웹소설 연재사이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는데, 애니로도 만나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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