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찾아서
크리스틴 페레-플뢰리 지음, 김미정 옮김 / 니케북스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잠자는숲속의공주를찾아서 (2016년 2쇄)

저자 - 크리스틴 페레-플뢰리

역자 - 김미정

출판사 - 니케북스

정가 - 13900원

페이지 - 372p



현대판 잔혹동화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제목부터 설정까지...동화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변주한 작품이란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고, 16살, 물레에 찔려 깊은 잠에 빠진 공주....그리고 공주를 깨울 왕자....이 동화속 키워드를 얼마나 현대적 감각의 스릴러로 재탄생 시켰을지가 이 작품의 재미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유명 동화를 잔혹 버전으로 변주하여 인기를 끈 시리즈 하면 '고바야시 야스미'의 [앨리스 죽이기]등의 잔혹동화 시리즈가 떠오르는데, 죽이기 시리즈나 이 작품이나 요는 익숙한 동화의 설정을 비틀어 얼마나 새로운 세계를 선보이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이 선보이는 살인의 법칙은 충분히 충격적이고 미스테리어스한 매력적 변주였다고 평할만하다. 



23년간 발견된 5명의 사체.

모두 금발의 아름다운 소녀들로 

손끝의 바늘자국 외엔 어떠한 외상도 없는 상태.

그리하여 살인마는 르 루에(프랑스어로 물레란 뜻)라는 별명을 얻는다.

소녀의 부모들은 소녀의 장례 후 무덤에 묻는고,

르 루에는 무덤을 파헤치고 묻혀있던 소녀들의 시체를 

도굴하는 엽기행각까지 벌인다.

그리고 르 루에의 살인예고 편지를 받은 한 소녀의

16세 생일이 다가오는데....


16살 생일을 5개월 앞둔 아리안은 우연히 학교 수업중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남자를 발견하고 호기심에 소형 카메라로 남자의 사진을 찍는다. 집으로 돌아온 아리안은 사진을 현상하는데 우연히 그 사진을 아빠가 발견하고 출처를 묻는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한 아리안의 말을 들은 아빠는 사색이 되어 그길로 이사준비를 하고, 어려서부터 이유도 모른체 이사를 다녔던 아리안은 반항심에 가출을 결심한다. 부모 몰래 집안을 빠져나가려던 아리안은 부모의 이야기를 엿듣게 되고, 그동안의 이사의 이유가 연쇄살인마 르 루에의 살인예고 편지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생일이 지날때까지 집을 떠나 있겠다고 마음먹은 아리안은 그길로 장거리 버스를 잡아 타는데.....



16살의 물레의 저주를 내린 마법사는 금발 로리타 시체에 이상 도착하는 연쇄살인마로...금발의 아리따운 공주는 가출 소녀 아리안으로...그럼 공주를 깨울 왕자는 누규?...-_- 아리안을 돕는 경찰 쥐드가 왕자롤인가...어쨌던...의도조차 베일에 가려져 긴긴 시간동안 마을의 금발 소녀들과 부모를 공포에 떨게 만든 연쇄살인마라는 설정은 꽤 신선하게 다가왔고, 작품에 호기심이 일게 만드는 도입부였던것 같다. 도망소녀 아리안과 경찰 쥐드, 살인마의 시선이 교차되면서 연쇄살인범 '물레'의 떡밥을 슬슬 풀기 시작하는데 살인범의 정체도 그렇지만 금발 소녀, 16살 생일직전, 피해자가 모두 같은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점 등 일종의 정형화된 살인법칙이 살인의 이유를 궁금하게 만들면서 몰입감을 고조시키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중반부를 넘어서부터 힘이 떨어지는게 느껴진다. 동화를 파격적으로 변주하려는 강박의 부작용인지 초반의 설정을 수습하지 못하는건지, 뒤로 갈수록 치밀한 인과보다는 우연에 의지한 전개가 빈번해지고 아무리 질풍노도의 제어안되는 사춘기 16세 소녀라지만 그녀의 객기에 가까운 행보는 납득하기 힘든 무리수로 보여진다. 하지만 어수선한 중반부를 넘기면 그래도 결말엔 나름 반전의 반전인 이중반전을 준비해두고 있으니 판단은 각자의 몫으로 남기련다. -_-



다소 아쉬운 점이 눈에 띄지만 또 막히는 부분없이 가독성은 괜찮아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페이지 터너형 스릴러였던것 같다. 익숙한 동화의 변주와 신선한 도입부, 그리고 결말의 반전이 돋보이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찾아서]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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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살인사건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3
에드거 월리스 지음, 허선영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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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수선화살인사건 (2019년 초판)_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3

저자 - 에드거 월리스

역자 - 허선영

출판사 - 도서출판양파

정가 - 12800원

페이지 - 343p



대부호의 의문의 죽음.

대부호의 시체 위에 놓인 수선화 한다발.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등장인물 모두를 의심하라.



[킹콩]의 원작자로 알려진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다.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은 지금까지 [트위스티드 캔들], [네 명의 의인]이 먼저 기출간되었는데, 본인은 걸작선 두 번째 작품인 [네 명의 의인]을 통해 '에드거 월리스'를 처음 접했다. 정의를 위해 발기하는 자경단 위원들의 세상을 향한 저항을 그리는 고전 미스터리는 백년을 훌쩍 뛰어넘는 1900년대의 클래식한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는데, 이번 신작은 과연 어떤 이야기로 독자를 1900년대로 타임워프 시켜줄지 사뭇 기대되었다.



영국의 초부호 손튼 라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경리 오데트에게 추파를 던지다 제대로 일침을 당한다. 자존심이 구겨진 손튼은 그녀를 혼쭐내주기 위해 그가 교도소에서 후원했던 전과자 샘 스테이와 계략을 짜고 복수의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우연히 손튼의 사무실을 찾은 손튼의 친척관계인 형사 존 탈링은 오데트에게 첫눈에 반하고, 그녀에게 손튼이 복수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귀뜸한다. 그리고 몇일뒤...하이드파크 공원에서 손튼 라인이 가슴에 총상을 입은체 시체로 발견된다. 발견 당시 천으로 된 실내화를 신었고, 실크 잠옷은 가슴의 총상에 틀어박혀있고, 그 위에는 의문의 수선화 한다발이 놓여 있었다. 존 탈링은 사건 직후 곧바로 오데트의 집을 찾아가지만 오데트는 흔적없이 사라져 버렸고, 그녀의 집에서 총상을 틀어막은 잠옷의 나머지 옷가지가 발견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의문의 살인과 함께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용의자로 등장시키면서 진짜 범인을 찾아내는 정통 추리로서의 재미를 추구한다. 초반부터 복수를 획책하던 악질 사장이 느닷없이 시체로 발견되면서 독자에게 어퍼컷을 날리고 이후 다양한 캐릭터들(심지어 수사를 진행하는 우리의 주인공 존 탈링과 그의 미스터리한 중국인 조수 링추까지)의 애매한 알리바이와 드러나는 증거들로 꾸준히 잽을 날리다 마지막 진실의 카운터 펀치를 날리며 독자를 그로기 상태로 다운 시키는 작품이었다. 각 챕터마다 엎치락 뒤치락 용의자가 급변하는 반전의 상황이 지속되니 끝까지 집중하고 보게만들더라는....


살짝 캐릭터들을 정리해 보자면.....


손튼 라인 : 시인이자 백화점 사장, 이기적이고 독단적 성격으로 적이 많다.

존 탈링 : 형사이자 탐정, 손튼 라인의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을 유일한 상속자

화이트 사이드 : 존 탈링의 경찰 동료, 날카로운 직관력으로 수사를 돕는다.

링 추 : 중국 전직경찰, 뛰어난 무술실력의 소유자, 과거 상해에서 손튼과의 접점이 있음

오데트 라이더 : 부유한 가정사를 숨기고 손튼의 백화점에서 경리로 근무, 손튼 사망 직후 잠적

샘 스테이 : 각종 범죄로 교도소를 들락날락함, 손튼이 물심양면으로 원조하여 손튼을 은인으로 여김

밀버그 : 손튼 백화점 매니저, 손튼 사망 후 백화점의 경영권을 담당, 공금 횡령 의혹이 있음     



자...사망자 손튼을 제외하고 이 다섯명중에 살인범이 있다!!! ㅋ 머...이런 살인범 찾기가 추리소설중 가장 최고의 유희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떡밥과 단서들이 즐비하게 널려있으니 그저 즐기면 된다! 다만 작품이 쓰인 시기가 시기인만큼 지금의 과학수사를 통한 증거주의 수사보다는 형사들의 직관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예를들어 살인사건 발생 후 모든 증거가 오데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우리의 열혈형사 존 탈링은 사랑의 콩깎지 덕분에 애초부터 오데트의 결백을 주장하며 범인을 피할 단서들을 찾는데 혈안이 되는 중립적이지 못한 눈먼 모습을 보인다. -_-;;; 결말의 진실도 다소 비약스러운 면이 없잖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이 드러나기 전까지 독자를 서서히 쪼는 맛은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수선화의 꽃말은 자기 사랑, 자존심, 고결, 신비이다. 그렇담 과연 시체위에 놓인 수선화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사랑에 눈 멀어 정신 못차리는 우리의 주인공 존 탈링보다 무술의 달인이자 냉혹하고 잔혹한 고문기술자 링 추가 더욱 매력적으로 그려지는 작품 [수선화 살인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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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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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타워 (2019년 2판 1쇄)

저자 - 릴리 프랭키

역자 - 양윤옥

출판사 - RHK

정가 - 15800원

페이지 - 509p



엄니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참말 다행이네



화려하게 수놓은 벚꽃위로 아늑한 조명을 받으며 우뚝 솟아있는 도쿄타워 그리고 그 사이에 걸린 초승달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표지에 빠다냄새 물씬 풍기는 저자의 이름. 이 책의 첫인상은 차가운 회색 도시를 따뜻하게 녹이는 트랜디한 러브스토리일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첫 페이지를 펼친 순간부터 이 책이 그려가는 이미지는 우리의 기억속에 자리잡은 7,80년대 정감 넘치던 그 시골모습이 펼쳐지는 반전 아닌 반전을 보인다. -_-;;; '릴리 프랭키'...도무지 일본 작가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특이한 펜네임에 '릴리'라는 단어 때문에 여성작가일거라고 생각하고 작품을 읽다보니 엥~ 작품속 주인공은 남자 아닌가...여성이 써낸 남자 이야기인가 생각하지만, 남자가 아니고서는 절대 상상만으로는 알 수 없는 성인지적 감수성이 풍겨나 아무래도 이상케 생각하면서 완독했더니 그제서야 마지막 '옮긴이의 말'에서 작가의 정체가 드러난다....성인포르노 제작사 SOD의 베스트 AV선정대회의 총재를 역임하는가 하면 아이들의 인기 캐릭터 오뎅군을 탄생시킨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름을 날리는 환락과 동심을 넘나드는 극단적이고 상상을 초월하는 이색적인 경력에 한번 놀라고 그외에도 동화작가, 아트디렉터, 디자이너, 뮤지선, 작사 및 작곡가, 연출가, 사진가, 소설가, 배우 등의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다재다능한 재능에 놀라고, 마지막으로 작가의 역량을 모두 쏟아부은 이 작품 자체에 놀라버렸다. 



'장난삼아 어머니를 업어보고 너무나 가벼워서 눈물을 흘리느라 세 걸음을 못 갔네.' _366p



언제나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존재, 대가를 바라지 않고 모든 것을 헌신하는 가장 고결한 이름, 한번쯤 목 놓아 불러보는 이름 어머니...이 작품은 저자의 어머니가 병환으로 몸저 누은 시기부터 써내려간 어머니(작품에선 '엄니'라고 표현된다.)를 위한 눈물과 후회의 사모곡이다. 본가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던 저자의 가족은 저자가 세 살때 엄니가 아버지의 집을 나와 외가쪽에서 별거하면서 엄니의 손에 자란다. 그뒤 15살에 진학을 위해 작은 시골 탄광 치쿠호를 떠나 도쿄로 상경하고 그렇게 고등학교, 대학교, 백수생활을 전전하면서 십수년간 홀로 방탕하고 무가치한 삶을 이어온다. 변변한 직장도 없이 쪽방촌에서 노숙자 생활을 이어온 저자 마사야의 나이는 어느새 서른, 엄니는 60세 할머니가 되버리고...홀로 힘겹게 아들을 뒷바라지한 엄니는 결국 시골생활을 정리하고 도쿄 아들의 집에 함께 기거하게 된다. 유달리 붙임성이 강하고 손이 큰 엄니 덕분에 아들의 집은 매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그 덕분인지 아들의 일도 순탄히 풀려나간다. 그렇게 아들과 엄니의 몇 년간의 행복한 시간이 지날때쯤....숨어있던 불행이 고개를 내밀면서 모자사이에 이별의 시간이 찾아오게 되는데....



어떤 픽션 보다도 가장 현실적이고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글은 자신이 직접 체험하고 경험한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걸 다시한번 깨닫게 만든다. 진실성이야 말로 가장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기인 것이다. [응답하라 1988]이 연상되는 작가의 70년대 기울어가는 탄광촌의 유년시절은 내가 경험했던 80년대와 너무나 닮아있어 그때 그시절의 향수에 흠뻑 젖게 만들고, 홀몸으로 어떠한 일도 가리지 않고 온몸이 부서져라 뼈빠지게 고생해서 아들 대학 보내놨지만 아들래미는 수업일수가 모자라 재적당하고 그야말로 날백수 생활로 황금같은 청춘을 허비하는 모습은 방탕했던 나의 이십대 대학생활을 떠올리게 만든다. 분명 고향에 갈때마다 점점 굽어가는 등과 거칠어져 가는 엄니의 손을 보면서 뭣하나 재대로 이룬것도 없이 방종한 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 씻을 수 없는 죄책감과 혐오감이 들고 이렇게 살면 안된다는 위기감에 다시금 의지를 다지지만 그 의지도 엄니의 집을 나서면서부터는 급속도로 희석되고, 어느새 전과 같은 잉여인생이 쳇바퀴 돌듯 이어진다. 아...불효자는 웁니다....ㅠ_ㅠ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동질감이 아들 한정인지 딸들도 같은 느낌을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방탕-후회-각성-어게인 방탕'의 부모 가슴에 대못박는 불효자 로테이션이 너무나도 같아서 마음 한구석을 죄책감으로 후벼판다. 더군다나 무뚝뚝하지만 정많은 엄니는 아들에게 그 어떤 싫은 소리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힘든 하루를 버텨내시니...그땐 멍충이 같이 왜 그 사실을 몰랐을까...아니...알면서도 청춘이란 객기에 현실을 외면했던거겠지...



그렇게 강인하고 강철같았던 엄니는 어느샌가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가 되버리고, 조금만 기다리면, 조금만 자리 잡히면 꼭 효도라리라 생각했던 그 조금을 기다리지 못하시고 곁을 떠나버린다. 그나마도 평온하고 편안히 가시지 못하고...암 수술과 항암치료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안식을 찾으시니...그 깊은 죄송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작품을 읽으면서 나의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이 무척이나 떠올랐고 마지막 힘겨운 투병장면에서는 눈물도 꽤나 많이 흘린것 같다. 눈물을 쥐어짜내는 감정과잉의 신파가 아닌 과하지 않고 덤덤하게 그려가는 저자의 이야기는 오히려 감정을 출렁이면서 가슴 먹먹하고 애틋한 감동을 선사한다. "우는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다면 전철에서 읽는 건 위험하다." 정말로 중년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감정이 메말라 버렸다고 생각했던 나조차 폭풍 오열 하게 만든 작품이다. 



"인간이 어머니로부터 태어나는 한, 이 슬픔을 면할 수 없다. 인간의 목숨에 끝이 있는 한, 이 공포를 마주쳐야 하는 것이다." _495p


'어머니는 욕심 없는 것입니다.

내 자식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내 자식이 큰 부자가 되는 것보다

하루하루 건강하게 지내주기만을

진심으로 바라고 기원합니다.

아무리 값비싼 선물보다

내 자식의 다정한 말 한 마디에

넘칠 만큼 행복해집니다.

어머니란

실로 욕심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머니를 울리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몹쓸 일입니다'  _496p



아...젠장...그렇잖아도 어버이날 본가에서 부모님과 작은 다툼이 있었는데 ㅠ_ㅠ 이토록 사무치게 후회되는구나....정말로 진부한 이야기지만 부모님께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내야 겠다고 생각했다. 하루에도 끊이지 않고 끔찍한 존속살인 기사가 탑뉴스를 장식하는 가족의 의미가 쇠퇴해버린 이때에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일깨우게 만드는 너무나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하는 강력추천하고픈 작품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이니까...어머니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자식이기에....먼저 떠나 보냈던, 아직 곁에 계시던 어머님의 무한한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게 만드는 선물이자 축복같은 작품이었다. 



덧 - 작가의 이력에서 가장 놀랐던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 주연으로 출연했다는 것이다. -_-;;;;; 하여 차가운 인텔리 아빠역을 생각하며 검색해보니 상대편 집안의 가나하지만 사랑으로 아이들을 키우던 자유분방한 아버지였더라는...뭔가 작품을 읽으며 그렸던 이미지와는 괴리감이 있어 살짝 혼란스러웠다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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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귀신 탐정단 1 - 두 개의 얼굴 오싹오싹 무서운 이야기 시즌2
앨리스 지음, 카툰TM(정은정) 그림 / 서울문화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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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신비아파트귀신탐정단 1 : 두개의 얼굴 (2019년 초판)_오싹오싹 무서운 이야기 시즌 2

글 - 앨리스

그림 - 정은정

출판사 - 서울문화사

정가 - 10800원

페이지 - 147p



공포와 추리의 크로스오버



딸래미들이 즐겨보는 만화 [신비 아파트]의 또다른 스핀오프가 나왔다. 이번엔 공포에 추리를 크로스오버한 아동용 공포추리물이란 새로운 포멧으로 다가왔다. 토종 한국 애니 [신비 아파트]가 워낙에 대박을 쳐서인지 공포, 추리, 오컬트 등등 다양한 공포장르에 만화, 소설, 드라마, 애니, 극장판, 게임, 뮤지컬 등등 매체의 경계를 넘어서는 창작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우리 애들은 이거저거 안가리고 다 좋아하니 가랑이가 찢어지겠다..-_-;;; 어쨌던, 초딩 탐정단이 새롭게 출간되었고, 일단 아이에게 주기 전에 내가 먼저 검수차원에서 읽어봤다...라고 하지만 나 역시 아동용, 성인용 가릴것 없이 공포 오컬트물은 워낙 좋아하기에 내가 먼저 선점했다능...ㅎㅎ



이번 귀신잡는 초딩 탐정단엔 애니의 기존 멤버 외에 탐정단을 위한 새로운 멤버 명채희라는 소녀가 추가 투입되어 스핀오프로서의 오리지널리티를 더한다. 입고있는 옷 부터 벌써 깅엄체크의 홈즈가 떠오르니 누가봐도 초딩탐정을 상정하고 만든 캐릭터라는걸 알 수 있다. 이번 1권에는 총 5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고, 첫번째편의 귀신사건을 통해 귀신 탐정단이 결성된다. 아동용이지만 몇장의 삽화 외엔 글로 채워져 있어 생각보다 글밥은 많은 편이다. (이제 책을 더듬더듬 읽는 첫째에겐 혼자 보기엔 아직 무리일것 같고, 아무래도 애들 읽어주려면 입 꽤나 아프겠다...ㅠ_ㅠ) 대부분 하리내 학교 친구들의 이야기지만 특이하게 아이가 등장하지 않고 성인이 등장하는 단편도 실려있다. 



1. 살아 있는 책

어느날 길거리에서 주은 만화책을 들고 집에 온 상민은 강아지 토리와 함께 만화책을 편다. 그러자 갑자기 책을 향해 짖어대는 토리에 놀란 상민은 토리에게 줄 간식을 가져오기 위해 토리를 두고 방을 나가고, 방에 돌아온 상민은 토리가 흔적도 없이 없어진것을 알아챈다. 그런데 어디선가 들리는 토리의 울음소리....그 울음소리를 따라가던 상민은 크게 놀라고 만다. 소리가 들리는 곳이 만화책 속이 아닌가!!! 그리고 책을 향해 손을 뻗친 상민은 책속에서 나온 갈고리 손에 의해 만화책 속으로 순시간에 빨려들어가버린다. 한편, 하리와 현우, 강림은 며칠째 학교를 결석한 상민 때문에 상민의 집으로 찾아가는데.....

- 귀신들린 만화책과 만화책속의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는 설정은 흔하다면 흔한 설정이고....잘나가다 만화책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이 귀신이 낸 수수께끼 4개를 맞춰야 한다는 것때문에 벙찐 작품이었다. ㅎㅎㅎ 아...그래...이거 초딩용이었지..-_-;;; 



2. 두 개의 얼굴

어찌됐던 상민의 실종을 통해 하리와 현우, 강림은 귀신 탐정단을 개설한다. 그리고 새로운 회원으로 명채희를 영입하고, 본격적인 탐정단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에게 날아온 카톡 메시지엔 친구가 거울을 무서워 못본다는 사연으로 첫번째 탐정 의뢰를 받는다. 신입회원 명채희는 소녀를 만나고 소녀가 거울만 보면 거울 속에서 자신과는 다른 얼굴이 튀어나온다는 것을 듣게 된다. 과연 거울 속 소녀의 정체는 누구일까?....

- 죄짓고는 발뻗고 잠 못잔다는 의미의 단편이다. 전통적으로 거울이 영계의 통로이자 자신을 비추는 거울속 내가 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근원적 공포를 담은 작품이다. 



3. 너를 초대한 이유

제약회사를 나와 산속에 틀어박혀 신약을 개발중인 도윤은 같은 동려였던 지태에게 보관중인 독초를 들고 자신에게 전해주기를 부탁한다. 지태는 도윤의 말에 따라 독초를 들고 깊은 산속 산장을 찾아가지만 도윤은 찾을 수 없고 산장을 관리중인 청각장애 노인이 지태를 맞이한다. 도윤을 만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산장에서 머물게 된 지태는 기괴한 일을 목격하는데....

- 앞서 말했지만 이 단편만 초딩애들이 나오지 않고 성인들이 등장하는 괴담이다. 한편의 공포 미스터리 분위기를 내려한듯한 작품인데, 결말이 애매한것 같기도 하고..-_-;



4. 나를 찾아 줘

귀신 탐정단에 나타나던 검정 길고양이를 돌보던 아이들은 고양이가 가고난뒤 찢겨진 작은 종이 쪽지를 발견한다. '나를 찾아 줘' 라고 쓰인 쪽지의 미스테리한 말 그뒤 매일 찾아오던 고양이는 더이상 탐정단을 찾아오지 않고...뜬금없이 남루한 노숙자가 사무실을 찾아온다. 그런데 노숙자의 행동이 뭔가 이상함을 느낀 현우...노숙자가 하는 행동이 검정 고양이의 행동과 똑같은것이 아닌가..

- 인간의 손,발톱을 먹은 쥐세끼가 인간으로 둔갑한 전래동화가 떠오르는 단편이다. 물론 실상은 전혀 다르지만....이 단편 역시 초반의 전개를 제대로 마무리 하지 못하는 결말이 아쉽다.



5. 여우의 사랑

짝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 느티나무 아래 땅속에 묻고 하늘을 향해 여우처럼 울부짖으면 그 사랑이 이루어 진다는 여우의 전설이 학생들 사이에 떠돌고, 기현이를 짝사랑하던 민지는 속는셈 치고 전설대로 실행한다. 그리고 다음날 기현은 민지에게 방과후 따로 보자는 말을 전하는데.....

- 짝사랑과 질투는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의 감정이겠지...그 감정에 구미호를 믹스하여 괴담으로 탄생시켰다.



부제는 귀신 탐정단이지만 의뢰를 받고 미스터리한 일을 해결한다는 형식상의 탐정단일뿐 단편속에 힌트를 찾아 트릭을 해결하는 식의 작품은 아니었다. 그냥 일반 공포괴담의 변형판이랄까. 익숙한 괴담 이야기들을 따라가며 즐기면 되는데 괴담 특유의 여운을 남기려는 의도인지 하나같이 결말이 애매하게 끝나서 아쉬움이 따른다. -_- [신비아파트 월화수목공포일]은 만화 포멧임에도 강렬한 결말이 공포를 주는데...근데 이게 또 어디까지나 내 기준에서 느끼는 강도이니...초딩들에겐 먹힐지도 모르겠다. [명탐정 코난]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공포 탐정단은 새로운 신선한 조합이 될 것같아 흥미로울 것 같다. 다음에 나올 2편은 공포 수위나 추리적 요소를 좀 더 넣었으면 좋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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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 문신가 스토리콜렉터 73
헤더 모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북로드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아우슈비츠의문신가 (2019년 초판)

저자 - 헤더 모리스

역자 - 박아람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54p



신은 죽었다



인간이 행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이고 오만에 찬 잔학행위, 20세기 최대의 대학살이라 불리는 홀로코스트의 악몽이 다시금 되살아난다. 정녕 선동과 세뇌 집단주의가 이같은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인가? 때때로 이같은 역사적 실화들을 보면서 정녕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걸 깨닫게 된다. 이 작품은 2차세계대전 당시 죽음의 수용소라 불리던 아우슈비츠와 비르케나우 수용소에서 물밀듯 밀려드는 유대인과 소수민족의 팔목에 이름대신 죄수번호를 직접 문신했던 한 남성의 불굴의 생존기이자 목숨건 절박한 사랑기이다. 작가는 실제로 생존했던 이야기속 주인공 랄레를 만나 4년간 심도깊은 인터뷰를 진행했고 랄레의 진술과 엄정한 팩트첵크를 통해 이 팩션을 완성해냈다.



슬로바키아에서 3남매의 둘째아들로 성장한 랄레는 점차 심각해지는 전운의 분위기 속에서 가족 구성원중 1명을 독일을 위한 노역에 차출하지 않으면 가족 전체를 차출시킨다는 독일의 엄포에 가족을 대신해 스스로 노역을 자원한다. 수백명을 우겨넣은 열차칸에 갖혀 수일을 선채로 이동한 랄레는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한다. 그곳은 역사상 최악의 킬링필드, 아우슈비츠 & 비르케나우 수용소였다. 도착하자마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은 쓸모 있는 사람과 쓸모 없는 사람들로 분류되었고, 러시아어와 독일어에 능통하지만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랄레는 수용소 건설 노동자로 분류된다. 하루하루 부실한 음식과 무리한 노동의 강도로 체력은 고갈되가고 급기야 아침이 되도 일어나지 못하는 동료들이 늘어간다. 랄레 역시 이대로는 한계라고 생각되던 그때 그의 남은 인생을 뒤바꿀 한번의 기회가 찾아오니....바로 수용소로 전입되는 사람들의 팔목에 번호를 문신으로 새기는 '테토비러'(문신가)로 뽑힌 것이다. 그리고 생사를 넘나드는 막노동꾼보다는 비교적 안전한 보직을 받게된 랄레 앞에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여성이 그에게 문신을 새기기 위해 기다리는데.....   



[쉰들러 리스트], [피아니스트] 등등 비극적 홀로코스트를 이야기 했던 영화와 작품들을 만나오지만 70년전의 이 참혹한 비극은 접할때마다 충격과 절망 그리고 인간에 대한 회의로 다가온다. 우리 역시 아직까지도 일제치하라는 상흔이 남아있기 때문일까...실화가 주는 묵직함과 유사한 역사적 피해자라는 동질감 그리고 인간이길 포기한 극한의 잔학성은 이렇게 다시 한번 나의 가슴속 아물어 있던 딱쟁이를 뜯어내고 손톱으로 후벼파는 고통을 남긴다.



어젠 나를 살렸던 동료가 오늘은 싸늘한 시체가되고

아이와 노인은 가장 먼저 화장터의 재가되어 하늘에 흩날린다.

하루 하루 지옥같은 수용소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속에

미치지 않고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 내일의 희망을 위해,

절망의 지옥 한복판에서 오롯이 피어나는 애절한 사랑....



신은 죽었고, 세상은 지옥이며, 더이상 인간은 없다. 본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적. 자신을 잠식하는 죽음의 공포와 극단적 고독감 속에서 타인을 향한 감정은 마지막 탈출구가 아니었을까?.... 



랄레의 생존과 함께 자신의 손으로 직접 문신을 각인한 소녀 기타와의 비극적이고 숭고한 사랑이 극적으로 대비를 이루며 커다란 감동을 선사한다. 제 한몸도 건사하기 힘든 상황에서 누군가와 정을 나누고 그녀를 위해 목숨바쳐 헌신하는 모습은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 핀 한떨기 꽃처럼 더욱 깊은 의미와 진한 향기를 풍긴다. 물론 랄레가 생존을 위해 행했던 행동들이 누군가에겐 독일군의 앞잡이짓으로 혹은 간교한 모사꾼으로 비춰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고 랄레를 손가락질 하는 이는 없으리라...그 상황에 놓인다면 그 누구라도 랄레보다 더 인도적으로 행동하지는 못했을테니까 말이다. 오로지 생존과 사랑하는 연인의 안위. 그밖의 감정은 사치일뿐.



"자기도 영웅이야. 실카와 자기가 살아남는 쪽을 택한 건 나치놈들에 대한 저항이야. 삶을 붙들고 있는 건 저항 행위라고. 영웅적인 행동이야."


"그럼 자기는 뭐야?"


"나는 동족을 해하는 데 동참하라는 제안을 받고, 살아남기 위해 그쪽을 택했지. 훗날 가해자나 조력자로 재판을 받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자긴 나의 영웅이야!."   _202p



참혹한 홀로코스트에서 살아 남는것. 생존이야 말로 참혹한 역사의 기록을 다음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생존이야 말로 모든 대의와 가치를 초월하는 최우선 조건이라 생각된다. 동포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야 말로 지옥같은 삶을 이겨내는 힘의 원천이자 생의 원동력인 것이다. 극단의 민족주의와 광기의 암울한 역사. 그 속에서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생존한 생존자들이야말로 살아있는 역사이자 최후의 저항자인 것이다. 그런 숭고한 영웅들의 위대한 여정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벅찬 감동과 함께 진하고 강렬한 울림을 남긴다.



"나는 그녀의 팔에 숫자를 새겼고, 그녀는 내 심장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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