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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의 독배 -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이노우에 마기 지음, 이연승 옮김 / 스핑크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성녀의독배 :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2019년 초판)
저자 - 이노우에 마기
역자 - 이연승
출판사 - 스핑크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83p
드디어 기적증명 탐정 우에오로 조가 돌아왔다!
미스터리한 신흥종교 집단살인사건의 기적증명으로 기존 미스터리체계의 공식을 전복하여 평단의 새로운 충격을 안기며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미스터리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의 반가운 속편이 우리곁을 찾아왔다! 기적을 증명하고자 사건의 인위적 가능성과 트릭을 하나하나 제거하는 파란머리 탐정 우에오로 조가 돌아온 것이다. 전작을 뛰어넘는 속편답게 기존의 신박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욱 정교해진 기적같은 사건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추리대결이 숨쉴틈 없이 펼쳐지는 작품 [성녀의 독배]이다.

[가즈미 님 성녀 전설]
옛날 옛적 이 마을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가씨 가즈미가 살았다. 이 가즈미에 반한 영주는 가즈미를 성으로 데려가려 하지만 가즈미의 강한 거부로 시도는 묵살되고, 이에 화가난 영주는 가즈미의 아빠를 불러들여 질책한다. 겁을 집어먹은 아빠는 단숨에 딸을 밧줄로 묶어 영주에게 바친다. 성에서 이레 밤낮을 흐느끼던 가즈미는 갑자기 영주를 찾아가 영주의 뜻에 따를 것이며 거부한것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협죽도가 피어있는 성 아래 정원에서 사람들을 초대해 직접 끓인 차를 대접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일, 가즈미는 협죽도 잔가지를 삶은 물로 차를 끓여 그곳에 참석한 양 집안의 남자들을 몰살 시켜버린다. 이후 양가의 혈통은 끊기고 성터에는 협죽도가 울창하게 자라난다.
[독배 사건]
아버지가 다와라야 가문에 진 빚때문에 억지로 다와라야 가문의 장자와 결혼하게 된 신부 세나는 원하지 않는 결혼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작정으로 가방에 비소를 담아 다와라야 집으로 향한다. 마을에 내려오는 가즈미 전설로 결혼전 시댁에서 일주일을 머무는 풍습을 지키기 위해 다와라야 집에 머물던 세나는 결국 자살을 실행하지 못하고, 결혼식 아침이 밝아온다. 양가의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TV방송국 취재까지 나올 정도로 떠들썩한 결혼식이 시작되고 결혼식의 막바지인 양가 가족들이 술잔을 나눠마시는 순서가 오고 신랑과 신무, 양가 가족들이 하나의 술잔으로 술을 나눠 마시고, 공연을 위해 결혼식을 찾아온 이웃의 강아지가 우연히 이 술잔의 술을 핥아 먹는다.....그뒤....느닷없이 신랑과 신랑의 아버지, 그리고 신부의 아버지 그리고 강아지가 고통스럽게 쓰러지고....이내 사망해버린다.
같은 술잔을 나눠 마셨으나 남자들만 죽어버린 기묘한 사건...
이것은 성녀 가즈미 님이 내린 천벌인가? VS 누군가의 독살 사건인가?
인간의 이성과 지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영역 이른바 기적의 사건인 것인가?!!!
이번 기적증명은 마을에 내려오는 성녀 전설에서 비롯된 독살사건이다. 사건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결혼식 의례로 술잔을 돌리는 순서. 술을 마시는 순서는 신랑->신부->신랑 아버지->신랑 어머니->신랑의 첫째 여동생->신랑의 둘째 여동생->강아지->신부 아버지->신부 고모. 이중 피해자는 세 사람과 개, 즉 신랑, 신랑 아버지, 신부 아버지 그리고 개로서 피해자들 사이에는 무조건 생존자가 포함되 있는 순서인 것이다. 그렇게 미스터리한 독살 사건은 발생하고, 신랑의 가족들은 신부의 가방속에 담겨있던 독극물 비소를 근거로 신부에게 범죄의 의혹을 씌운다. 그순간 우연히 이 결혼식장에 있던 야쓰호시 렌과 야오 푸린은 범인 찾기에 동참하게 된다.
뭣보다 다시 만난 탐정 우에오로 조도 반가웠지만 그밖의 전작의 개성넘치는 주변 캐릭터들을 속편에서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는데, 이번 [성녀의 독배]에서는 주인공 탐정보다 탐정의 조수이자 천재 소년탐정 야쓰호시 렌과 탐정에게 1억엔을 빌려준 전직 살인청부업자 사채꾼 야오 푸린이 작품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전작에서 격투게임? 혹은 역전재판을 떠올리게 하는 다소 과한 연극적 증명배틀 연출에 대한 호불호를 의식한듯 이번 작품에서는 과장된 연출은 최소화하고 서사성을 강조하여 사건에 캐릭터를 녹여내 좀더 자연스럽고 탄탄한 스토리적 측면을 보강한다.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는 구성으로 1부는 [명탐정 코난]을 연상케 하는 초딩탐정 야쓰호시 렌을 필두로 생존한 신랑과 신부의 가족들의 범인찾기 설전을 중심으로 검증이 이루어지고, 2부에서는 등장인물과 무대를 바꿔 우에오로 조와 야오 푸린이 몸담고 있던 삼합회의 보스와의 목숨을 건 기적증명 배틀이 이루어진다. 한마디로 1부는 우리에게 익숙한 미스터리의 맛(물론 엄밀히 따지면 다른 맛이긴 하지만..)을 보여주며 작가의 페이스를 따라가게 만들고, 2부에서는 다시금 전작과 마찬가지의 기존 미스터리 공식과 반대되는 신박한 증명배틀의 묘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뭐랄까...작가가 독자를 배려한다고 해야나하 조련질 한다고 해야하나...좌파와 우파를 모두 아우르는 영리한 구성을 취한다고 할 수 있을듯...
끝없이 떠오르는 용의자와 트릭 그리고 이 트릭을 깨부수는 반박과 증명이 무차별 포격하며 반전의 묘미를 쉴새없이 충족하는 찰나 느닷없이 밝혀지는 진범의 정체에 놀라고......이 진범으로 드러나게될 대망의 결말에 또한번 충격을 받는다. 전작에 비해 더욱 탄탄해진 스토리와 충격적 진실...-_- 이 기적의 배틀에 참전할 자신이 있다면...당신도 범인찾기에 도전해 보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