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큰애에게 읽어주었는데 이번에 작은애에게도 읽어주었다. 서스펜스가 넘치는 전래동화다. 두 아이 모두 이야기 전개에 푹 빠져 감상했다.

아마도 이 이야기는 옛날옛날 먼 옛날 막내 여동생을 시샘한 어느 오빠가 지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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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순으로 작품을 실은 선집을 10권서부터 거꾸로 읽어내려 갔다. 7권을 읽어야 할 차례에 도서관 책을 누가 먼저 빌려간 탓에 1권을 되짚어 골랐다. 식민지 시대 한국 단편소설들을 삼일절에 읽은 게 공교롭다.

중고등학생 때 읽었다고 까불랑거렸던 작품을 다시 접하니 묵직했다. 이상의 ‘날개‘는 그만한 나이에 이해할 수 있는 단편이 아니었다. 이번에 읽고 나서 그 멋들어짐과 나른함에 진정 박수쳤다. 첫 문장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와 마지막 문장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를 싸이월드 미니홈피 대문 프로필에 옮겨 적었던 겉멋든 시절이 문득 기억났다.

황석영 선생이 염상섭을 한국 근대문학의 출발지로 지목한 점이 흥미로웠다. 염상섭의 단편 ‘전화‘가 이 선집에 실린 첫 작품이다.

˝근대문학은 염상섭에 이르러 비로소 애매모호한 계몽주의를 벗어나 근대문학의 형상을 갖추기 시작한다. ... 염상섭이 매 작품마다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끈덕지게 추적하고 있는 ‘돈‘의 행방에 대한 관심은 주목할 만하다. 소설이 아무리 고상하고 고매한 이념을 표방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돈‘으로 표상되는 자본주의 삶의 양식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결국 소설이란 세속의 산물에 다름 아니라는 것.˝(신수정 평론가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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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같은 시 공원에서 만난 아이 둘과 어른 둘의 시선.

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뻔하지 않은 그림을 선보이는 앤서니 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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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풍요만 추구하면 자멸, 더 나은 사회제도로 교체해야 필생


“…한국 역시 과거보다 훨씬 더 부유해졌고 더 풍요로워졌다. 그러나 오늘날 자본주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류는 오히려 과거보다 훨씬 더 심각해진 정신질환이나 사회악으로 몸살을 앓게 되었다. …왜 물질적 풍요는 인류에게 행복이 아닌 불행을 강요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많은 지식인이 불평등을 제시했다. …

…오늘날의 자본주의 세계는 사회적으로는 더 많은 경제성장을 향해,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돈을 향한 전력 질주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풍요에 중독되어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인류는 불안을 방어하기 위해, 불안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돈과 물질적 풍요에 의존하게 되었고, 결국 풍요중독자가 되었다.

인류가 풍요중독에서 속히 빠져나오지 못하면 멸망을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은 인류가 지금과 같은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22세기를 맞이할 수 없을 것이라 경고해왔다.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와 기후 변화는 이런 경고가 단순한 기우가 아님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인류가 풍요중독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지 못한다면 환경파괴는 절대로 막을 수 없을 것이고, 22세기는 오지 않을 것이다.”


새해 들어 ‘쎄게’ 주장하는 책을 만났다.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이나 행복수준은 오히려 떨어진 한국을 꼬집는 의견은 언론이나 서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인 심리학자 김태형처럼 “인류는 자본주의를 넘어서야 한다”며 “한국인들, 나아가 인류는 사회주의 혹은 사회주의에 근접한 제도로의 교체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과감히 말하는 사람은 최근 보기 드물다. 진심은 그러하다 해도 사회주의라는 말에 대한 반감과 과거 이 용어를 오염시킨 세력에 대한 불쾌한 기억 때문에 변죽을 울리다가 대충 얼버무릴 수밖에 없는 게 한국 사회의 분위기다.

지은이는 극단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불안을 줄이는 작업부터 시작해서 사회제도를 교체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앞서, 한국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힘을 집중해야 할 과제로

1. 불안 해소(무상교육과 무상의료, 임대주택제도 등을 통해 생존 불안 해소, 경제적 격차를 줄이고 평등 수준을 높여 존중 불안 해소),

2. 기본소득제(연대의식과 공동체의식 함양),

3. 조직민주주의(직장이나 민생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제도화하고 실현),

4. 평화 체제로의 전환(분단체제 극복)

을 든다.

장곡동이라는 동네에 머물며 지은이가 부르짖는 체제와 제도 변화를 생각해본다. 무언가 거창한 그림만 어렴풋이 보이고 당장 해야 할 과제가 손에 잡히진 않는다. 하지만 장곡동 또한 풍요중독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 사회의 한 부분이다. 큰 그림이 변하면 장곡동도 변할 수밖에 없고, 장곡동이 달라지면 큰 그림도 다르게 그려질 것이다. 동네에서부터 풍요중독사회의 대안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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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리가 뽑은 2020년 올해의 책>

해마다 하는 작업이다. 2020년 한 해 동안 내가 만난 책 가운데 골랐다. 언제나 그랬듯 내 맘대로 정한 기준에 따라 뽑은 것이다. 출간연도가 2020년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1. 아파트 민주주의 (남기업, 이상북스)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 갖고 참여하기. 아파트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로 설 것이다. 이 책 독후감을 장곡타임즈에 실었다. 그리고 그 소식을 페이스북 통해서 저자에게 알리기도 했다.

2. 시흥, 그 깨끗한 희망 (주영경, 열린출판사)

장곡타임즈 편집장님이 시흥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시절 쓴 칼럼을 묶은 책. 시중에서 구매하긴 어렵다. 나는 편집장님한테서 직접 얻었다. 주로 2011년에 쓴 글들이 모여있다.

장곡타임즈에서 찾아 읽기 시작한 편집장님의 칼럼은 맛깔났다. 언제부터인가 주요 일간지에 실리는 하나마나 한 소리들을 멀리하다 보니 이제 내가 챙겨 읽는 필자는 꼽아봤자 서넛이 안된다. 요즘 편집장님이 선보이는 글을 택배 기다리듯 기다렸다가 꼬박꼬박 읽고 있다.

책에서는 시사성 있는 글들도 좋았지만 서해 승봉도 기행문이 기억에 남았다. 글을 읽고 나서 나도 그 섬에 가고 싶어졌다.

* 올해의 책 역대 선정작
2013년
1.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아포리아)
2.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웅진지식하우스)
3.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김영사)

2014년
1. 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문학사상사)
2.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메디치)
3.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 민음사)

2015년
1. 모멸감 (김찬호, 문학과지성사)
2. Charlotte‘s Web (E.B. White, HarperCollins)
3. 유시민의 글쓰기특강 (유시민, 생각의길)
4. 소수의견 (손아람, 들녘 ) / 디마이너스(손아람, 자음과모음)
5. 언어의 무지개 (고종석, 알마)

2016년
1. 장성택의 길
2.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3. 오래된 연장통
4. 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2017년
1.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민음사)
2. 사형수 오휘웅 이야기 (조갑제, 조갑제닷컴)

2018년
1. 소년 (다니자키 준이치로, 민음사)
2. 아홉번째 파도 (최은미, 문학동네)
3.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북한 현대사>
(역사문제연구소 기획, 웅진지식하우스)
4. 얼굴 (연상호, 세미콜론)

2019년
1. 오픈북 / 불가촉천민 (이두리, 라루책방)
2. 연필로 쓰기 (김훈, 문학동네)
3. 이방인 (카뮈,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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