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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의 지식 - 9가지 질문으로 읽는 숨겨진 세계
윤수용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7월
평점 :
✏️ 이 책은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동시에 낯설 수 있는, 여러 나라의 사회 문제를 다룬다. 덴마크·싱가포르·미국·아이슬란드·일본·프랑스·영국·이탈리아·중국, 총 아홉 나라의 명암을 통해 각 사회의 이면을 보여준다.
📚 덴마크는 흔히 ‘행복한 나라’로 인식되지만, ‘역사적 아픔을 함께 이겨낸 덴마크인’과 ‘그 집단에 속하지 않은 사람’ 사이의 간극이 크다. 이로 인해 다른 집단과 인종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사회의 어두운 면으로 드러난다.
싱가포르는 ‘지는 것,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뜻하는 ‘키아수’ 문화를 소개한다. 타인보다 뒤처지거나 손해 보지 않으려는 욕망은 시민의식의 부재로 번지고, 결국 STOMP(시민 저널리즘)를 통한 상호 감시와 비난으로 이어진다.
미국은 남부 사람들의 ‘친절함’ 이면을 살핀다. 노예제와 남북전쟁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이 친절함은 아픈 과거를 가린 채 이어져 왔다. 이 부분은 특히 흥미로워, 미국 역사에 대해 더 알고 싶게 만든다.
이탈리아는 청년들이 부모와 함께 사는 가족주의적 가정 형태가 많다. 고용 불안정과 높은 실업률 속에서, 부모 집에 머물며 생활비를 절감하고 결혼이나 독립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전략을 택하는 것이다. 안정적인 일자리, 주거, 독립, 결혼은 서로 긴밀히 얽혀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와 물질주의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80~90년대생들은 물질적·경제적 성취를 중시하지만, 높은 부동산 가격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과 미래에 불안을 느낀다. 일부는 ‘탕핑‘을 선택해 적게 벌고 적게 쓰며 경쟁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이들의 모습은 자본주의의 모순을 떠올리게 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주의 이념은 여전히 공식으로만 존재할 뿐 실현되지 않는다.
✏️책은 각 나라의 명암을 보여주면서, 직접 언급되지 않은 ‘한국’을 떠올리게 한다. 전쟁·식민 경험, 저출산, 경제 문제, 이념 갈등, 복지와 자본주의의 충돌 등 한국 사회의 장면들이 시선 너머에서 얽힌다.
저자가 적지 않은 10번째 나라, 그러나 독자가 읽으며 아홉 번이나 소환하는 ‘한국’. 그 시선이 더해질 때 이 책은 비로소 완성된다.
✏️ 각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알기 쉽게 풀어낸 덕분에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도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각 장을 읽은 뒤 한국과 비교하며 토론하는 활동을 곁들이면, 우리나라의 역사·경제·문화·사회는 물론 세계에 대한 이해까지 한층 깊어질 것이다.
북플레저에서 도서를 제공받음.